희망리포트 201602 - 불안한 청춘, 대학을 말하다

Page 44

낮다는 점에서 강의의 질을 보장하기 힘든 조건에 처해있다.7) 대학은 교양교 육 강화 요구에 대응하는 저비용 임시방편으로 이들을 활용하고 있다. 학부의 교양과목 대다수를 시간강사들이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대학의 기업화 가 진행되면서 교수평가 기준으로 ‘좋은 강의’보다는 논문과 연구 실적이 중 시되는 현재 상황 역시 대학교육의 질을 떨어트리고 있다.

교수가 수업에 대해 고민하는 게 아니라,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팀플(팀플레이 (team play)의 줄임말)발표만 맡겨놓고, 자기는 논문 쓰기에 바쁘고…. (유정)

교수님들도 강의하시잖아요. 근데 다른 학생들 얘기 들어보면 시간강사가 더 잘한 다, 왜냐하면 교수님들은 연구에만 집중하시니까라고 해요. (교수님들은 수업할 때) 아무것도 안 갖고 들어와요. (시원)

그냥 취업 식으로 교육하는 교수님들도 처음에는 안 그러셨을 것 같단 생각이 들 었어요. 처음에는 분명히 많은 것을 가르치고 싶어 하셨을 텐데, 위에서도 얘기가 나오고 그렇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시스템적으로 그렇게 돼버리는 건 아닌가. 그래 서 (좋은) 교육을 보장받을 수 없는 게 비단 그 쪽(교수)의 문제만은 아닌 거죠. (상진)

삼성경제연구소의 『대학 혁신: 7대 유형별 전략』에 따르면, 철저한 성과 중 심의 교수평가제도는 연구실적 우수 교수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교수의 연 구 비중을 높이는 한편, 강의 부담을 줄여주는 등 책임 강의 시간수를 다양화 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삼고 있다(2006:142). 이처럼 교원성과급을 도입함 으로써 대학의 교수는 학자라기보다는 인위적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 임없이 자신의 인적자본을 개발해야 하는 주체로 간주된다(이상룡, 2015). 자 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교육에 바치는 사람이 아니라 연구비를 많이 따오는 사람, 그리고 연구 결과를 수익성 높은 제품으로 탈바꿈시키는 사람이 오늘날 7) 도너휴(2013)에 따르면, 정년보장은 교수들이 지적인 노동의 자율성을 유지하고 일률적인 표준화를 거부할 수 있게 하는 제도적 장치였다. 이 제도가 사라지면서 교수직의 비정규 직화는 가속화될 수밖에 없었고, 교수는 교육자나 학자가 아니라 학생이라는 소비자를 위 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이 되었다. 도너휴는 교수가 이미 완성된 교육 소프트웨어를 관리하고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관리직이 되었다고 지적한다.

42


Issuu converts static files into: digital portfolios, online yearbooks, online catalogs, digital photo albums and more. Sign up and create your flip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