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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로, ‘과거’가 지어지다 당연한 얘기지만, 관광지로 개방된 드라마 촬영장 은 히트작 드라마의 인기에 기댄다. 사극 ‘태조 왕건’ 의 경북 문경 세트장이 그랬고, 드라마 ‘올인’의 제주 세트장이 그랬다. ‘해상왕 장보고’의 전남 완도 세트 장도 마찬가지다. 뜨겁게 달궜던 인기는, 식을 때도 금방이다. ‘신드롬’이라 불렸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 를 누렸던 드라마 ‘태양의 후예’. 드라마를 다 찍고 부 숴버린 세트장을 태백시가 다시 짓기까지 하면서 관 광객을 받았지만, 지금은 찾는 이가 거의 없다. 이 드 라마에 함께 출연했다가 결혼까지 골인한 송중기·송 혜교 커플의 이혼이 아니었어도 사정은 마찬가지였 을 것이었다. 전남 순천의 드라마촬영장. 여기도 시작은 한 편의

규모 작지만 젊은층 많이 찾아

전남 순천의 ‘드라마촬영장’, 경남 합천의 ‘영상테마

드라마였다. 김수현 극본의 2006년 드라마 ‘사랑과

파크’, 그리고 경북 경주의 ‘추억의 달동네’. 영화나 드

야망’. 1987년 처음 방송돼 엄청난 성공을 거뒀던 주

라마 촬영을 위해, 또 관광객 유치를 위해 만든 세트

말연속극을 2006년에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드라마

“나 때는 말이야…”로 시작하곤 하는 어른들의 일

장입니다만, 오래전의 경관을 정교하게 모사한 공간

는 1960년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상반된 성격의

장연설을 풍자하는 말이지요.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이 마술처럼 과거의 시간으로 데려다주는 곳입니다.

두 형제가 겪는 인생 역정과 가족사를 다뤘다. 순천

혹여 명절 밥상 앞에서 ‘왕년’ 운운하다가는 소위 ‘꼰

그곳에서는 잊힌 줄 알았던, 그래서 기억의 저편에

의 드라마촬영장에 가장 먼저 들어섰던 건 이 드라

대’ 취급을 면치 못하실 겁니다. 하지만 여기서만큼은

가둬져 있던 따스한 기억들이 거짓말처럼 되살아납

마의 주인공이 어렸을 때 살았던 순천읍내, 서울로 올

괜찮지 않을까요. 추억을 차곡차곡 담아놓은 오래된

니다. 긋는 순간 화르르 성냥에 불이 붙어 환해지는

라가 살게 되는 달동네와 1980년대 서울 변두리다.

상자를 꺼내볼 수 있는 곳.

것처럼 말입니다.

‘라떼는 말이야….’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어른을 비 꼬는 유행어입니다.

중년 이상 나이의 독자들이 ‘나 (젊었을) 때’로 되돌 아갈 수 있는 곳입니다.

www.juganphila.com

순천의 촬영장이 무엇보다 돋보이는 건 ‘디테일’이

이웃과 나누며 살 줄 아는 사람들이 살았던 이런 누

다. 다른 촬영세트장이 드라마의 인기나 주연 배우

추한 마을에, 희망이 깃든 새해는 축복처럼 왔습니다.

의 명성에만 기댈 때, 이곳은 작고 사소한 옛것의 풍

주간필라 JAN 31.2020-FEB 6.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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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Phila Times Vol 1050 January 31st 2020  

Jan 31st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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