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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정보 # 위미리에 동백나무를 심은 까닭

수목원을 차릴 생각으로 조성한 숲이

제주에서 동백으로 이름난 마을은 서

아니어서 공간은 그리 넓지 않다. 올겨

귀포시 위미리와 신흥2리다. 위미리의

울 개장을 앞두고 땅을 사들여서 면적

동백 군락은 드물게 내력이 전하는 숲

을 두 배로 늘렸지만 그래 봐야 수목원

이다.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쯤 열

전체 면적은 9920㎡(3000여 평)다. 하

일곱의 나이에 이곳 위미리로 시집온

지만 하나하나가 부케 꽃다발처럼 다

현맹춘 할머니가 심어 길렀다. 품팔이

듬어진 40년 수령의 굵은 애기동백나

로 번 돈 35냥으로 ‘버둑’이라 불리던

무가 늘어선 공간은 동화 같은 아름다

황무지를 사들여 농사를 짓던 현 할머

백은 한꺼번에 꽃이 피어나 화려하기

니는, 거센 바닷바람 때문에 농사를 망

이를 데 없다.

진가는 외지 관광객이 먼저 알아봤다.

움을 뽐낸다. 반짝이는 초록의 이파리를 가진 동백

치자 한라산 자락에서 토종 동백 씨앗

동백숲 안쪽 애기동백나무는 건설업

한 섬을 따다 여기에 심었고 그게 자라

을 하는 현 할머니의 손자 오덕성(67)

오 씨의 부인 한길순(67) 씨가 들려준

닥 붙어 피어났다. 나무는 절반이 초록

서 지금의 숲이 됐다는 것이다. 현 할머

씨가 증조할머니의 유지를 잇기 위해

이야기. 4년 전쯤 겨울에 이웃 감귤밭

이고, 나머지 절반이 빨강이다. 동백나

니는 제주 4·3사건이 벌어지던 1953년

심은 것이다. 평소 유난하게 나무를 좋

주인에게서 카메라를 든 관광객이 애

무 사이사이에 종려나무와 야자나무

세상을 떠났다.

아했던 오 씨는 1977년부터 위미리의

기동백 군락 주변을 수시로 찾아온다

도 있다.

위미리 동백숲은 마을 한가운데 있다.

귤밭 밭둑에다 동백나무를 정성껏 심

는 얘기를 그냥 흘려들었다고 했다. 어

겨울 제주 여행에서 감성적인 사진을

방풍림으로 심은 숲이라 동백나무는

었다. 토종 동백은 아니고 일본 원산의

느 해인가 가족들이 인근의 선산에 다

찍기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흐린

돌담 주위를 둘러 울타리처럼 자란다.

‘사상까’ 품종의 애기동백이었다. 동백

녀오는 길에 ‘우리도 꽃 구경 하고 가

날이었지만, 이른 아침부터 수목원은

빽빽한 동백 군락을 생각했다면 실망

나무가 수십 년을 자라 옮겨 심어야 할

자’며 애기동백 군락지에 들렀더니 동

관람객으로 가득 찼다.

하기 십상이다.

정도로 굵어지자 아예 귤밭의 귤나무

백숲에 관광객들이 가득해서 깜짝 놀

동백수목원 길 건너편에는 ‘동백낭’이

토종 동백은 1월 중순을 넘겨야 꽃이

를 베어내고 그 자리에다 차례로 애기

랐단다. 이런 과정을 거쳐 3년 전에 위

란 카페가 있다. 동백꽃으로 울타리를

만개하니 위미리 동백숲에는 지금 꽃

동백나무를 옮겨 심었다. 별 뜻 없이 임

미리 마을 한쪽에 오성덕·한길순 부부

삼고 제법 멋진 별채 건물까지 거느린

이 거의 없다. 어쩌다 한 송이씩 꽃잎을

시로 심었던 애기동백을 한데 모아놓으

가 운영하는 ‘동백수목원’이 처음 문을

운치 있는 카페다. 수목원을 둘러본 뒤

터뜨렸다. 토종 동백 숲은 화려하다기

니 볼 만했다.

열었다.

다리쉼을 하기 좋은 곳이다. 카페 주변

# 동백을 꽃다발처럼 가꾸다

나무에 절정에 이른 동백꽃이 다닥다

보다는 수수하고 은은하다. 위미리의

오 씨는 취미 삼아 틈날 때마다 애기

동백수목원은 최근 몇 년 사이에 겨

에는 동백나무가 빽빽하게 자라고 있

토종 동백숲 안쪽에는 산다화, 그러니

동백나무 전지 작업을 했다. 오 씨가 이

울 제주 여행에서 가장 뜨거운 명소로

어 동백수목원이 문을 열기 전에는 이

까 애기동백이 지금 만개했다. 애기동

렇게 애지중지 돌본 애기동백 군락의

떠오른 곳이다. 수목원이라지만 애초에

곳이 애기동백 꽃 감상의 명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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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필라 JAN 10.2020-JAN 16.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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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Phila Times Vol 1047 January 10th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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