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M_2015_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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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정보

화에 적용 되어야 한다는 것에 50년을 바쳐왔음을 알게 되었다.

오른손, 왼손을 사용하는 운지 공학적 문제를 연구한 적도 없

제대로 된 한글 기계화만이 우리 한민족이 잘 살 수 있다는 신

고 사용 빈도에 따른 배치도 아니었다. 특히 치명적인 문제는 “

념은 한국 10대 고집쟁이에 들기에 충분했다.

도깨비 불”현상이다. 초성과 종성을 자음하나로 묶어 버린 탓 에 생기는 문제인데, 아주 무식하고 앞뒤 가리지 않는 관료주의

한글을 제대로 사용하자는 것이 주요 Key Word였다.

의 산물이었다.

평일에도 박사님은 새로운 해법이나 컴퓨터관련 의문이 생

2벌식의 “도깨비불” 현상은 한글 입력 시 중간에 반드시 의

기시면, 밤낮 없이 고조된 목소리로 전화를 하실 때가 많았다.

도하지 않은 글자가 나타났다 사라지는 것이 반복되는 현상이

이미 여든을 훌쩍 넘기셨지만 한글 기계화 집념과 정열은 정말

다. “사람”을 입력하면 “살”이라는 글자가 나타나고 다음의 “ㅏ”

나이가 무색할 정도였다.

음이 오면 다시 헤쳐모여 “사라”로 그리고 “ㅁ”이 오면 “사람”으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타자기나 식자기가 글 문화의 중심

로 변화한다. “살만하다”에는 “삶” “많” “핟” 등 관계없는 글자

에서 물러나고 있었고 그 자리를 컴퓨터가 대신하고 있었다. 영

가 매 글자마다 반복이 된다. 중간에 오타라도 생기면 그 다음

어권 역시 컴퓨터 Software가 자리 매김 중이었다. 대표적으

글자들은 줄줄이 엉망이 된다.

로 “WORDSTAR”라는 Word Processor와 Spread Sheet(지

박사님의 주장은 이러한 잘못 제정된 자판배열을 바로 잡

금의 Excel) Program이 필수 PC Program으로 자리 잡고 있

자는 것이었다. 기이한 현상 때문에 생기는 문제보다 더 심각한

었다.

문제는 따로 있다. 글을 갓 배우는 아이들의 인성형성에 큰 영향

무서운 속도로 PC가 보급되고 있는 만큼 석박사 과정의 학

이 있다고 필자는 생각하는데, 연필로 쓸 때에는 “사람”은 “사”

생들과 한글 학자, 언론인들로 박사님 댁은 한글에 관심을 갖고

“람”의 순서로 써 내려가지만 컴퓨터를 접하면 “도깨비불” 현상

있는 모든 사람들이 새로운 정보를 교환하고 서로의 의견을 수

에 배운 것과는 판이하다.

렴하는 사랑방 역할을 하였는데 주로 한글의 기계화에 관한 문

“사랑”을 연필로 쓸 때 “살”을 쓰고 뒤의 모음 때문에 “살”

제가 주제였으며 특히 자판 배열, 컴퓨터내부 코드 등 사용 시

을 지우개로 지우고 “사”로 고친 다음 “랑”을 씁니다 하고 가르

의 문제를 두고 때로는 언쟁을 벌리기도 했다.

치면, 배우는 것과 컴퓨터 사용 원칙이 일치 한다는 것에 50점

언제나 논쟁의 중심은 한글 입력 방식 이었다. 지금 우리가 컴퓨터에 사용하고 있는 자판은 1982년 KS X5002 “정보처리 용 건반 배열”에 의해 제정된 표준 두벌식 자판이다.

은 된다고 본다. 하지만 선생님은 정신병원으로 벌써 실려 간 뒤 의 일이겠지만... 영어로 글을 쓰는데 A가 B로 다시 A로 반복적으로 전단

특징은 자음을 왼편에 모음을 오른편에 배치하여 구조가

어에 걸쳐 일어난다면? 아마 미국 국민들은 폭동이 일어났을 것

간단하지만 한글의 구성 원리에 맞지 않는 문제로 “도깨비 불”

인데 한국은 의외로 잠잠 했다. 그나마 공병우 박사 주변의 동조

현상이 있다.

세력만이 달밤에 외로운 나팔을 불고 있는 격이었다. 전 국민의

3벌식은 초성을 오른편에, 중성(모음)을 가운데, 종성을 왼

가림만 하면 그만이라는 사조가 팽배한 가운데 무관심으로 치

편에 배치하였다. 2벌식의 장점은 구조가 간단하다는 외에는 장점이 없다.

한글 2벌식 자판 100

월간 세탁인 2015/3

의식이 오래 지속된 군부 정치에 어지간하면 다치지 말고 내 앞

달아 있었던 국민성 탓 이었다.

한글 3벌식 자판 www.koreancleaner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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