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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0 6 통진당 재장악 노리는 옛 당권파, 비대위 쇄신안 난타 종합 한국·종합

2012년 목요일 2012년 6월 6월 21일21일 목요일

<주한미군 철수 재검토 등>

당 대표 경선 앞두고 공청회 열어 비당권파 몰아붙여 통합진보당 옛당권파가 ‘복권’을 꾀하고 있다. 오는 25~29일 당 대표 선거를 통해서다. 당 재 장악을 노리는 옛당권파의 카드는 ‘진보의 정 체성’이었다. 이상규 의원 주최로 20일 열린 ‘당 정체성, 당원에게 듣는다’란 공청회는 혁 신비대위와 비당권파에 대한 성토장이었다. 사회를 본 이상규 의원은 말끝마다 혁신 비 대위와 비당권파를 비꼬았다. 이 의원은 “혁 신 비대위는 명망가들 좋아하시잖아요, 저희 는 이름 없는 칙칙한 당원들만 모여 있는데” 라고 말했다. 김민웅 성공회대 교수, 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 정태인 새로운사회를여는 연구소 소장 등이 혁신 비대위의 ‘당 새로나 기 특위’와 세 차례 토론회를 한 걸 꼬집은 말 이다. 특위가 이번 대표 선거 때 해당 지역 투

국가보안법·종북 논란 거론하며 20일 국회에서 통합진보당 정체성 토론회가 열렸다. 김미희·이상규 의원, 이혜선 전 민주노동당 노동위원장(왼쪽부터) 등이 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김형수 기자

“진보 정체성에 안 맞는다” 주장 방청석선 옛 당권파 발언 땐 환호 비당권파 순서 되면 야유·고함 표율이 50%를 넘어야 투표로 인정하던 규정 을 폐지한 걸 두고는 “자기들이 맨날 지는 선 거(만 하니까), 죽어도 안 되는 선거니까…. 선 거를 재밌고 감동적으로 치를 자신 없다는 걸 스스로 인정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당 대 표 선거에서 옛당권파가 유리하다는 점을 과 시한 거다. 이번 대표 선거에 옛당권파는 강 병기 전 경남부지사를 밀고 있고, 비당권파는 강기갑 혁신비대위원장이 출전한다. 이들은 비당권파가 내놓은 쇄신안이 진보진 영의 정체성과 맞지 않다는 주장을 하면서 국 가보안법 문제도 끄집어냈다. 이의엽 전 정책위 의장은 “(혁신 비대위의 쇄신안을 보면) 북한 에 대해 얘기할 때 놀랍게도 근본적 정세가 빠 져 있다. 바로 국가보안법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을 비판하는 건 무한정 권장되지만

광화문광장 간 손학규

북을 내재적 관점으로 보 자고 하면 종북으로 몰 리고, (북한이) 뭐가 잘 못된 거냐고 하면 사법 적 제재를 당하는 것 아 니냐”며 “사상의 자유에 따라 얘기하면 수갑을 채 이의엽 우는데 어떻게 논쟁이 가 능하냐”고 했다. 그러면서 “한 명은 글러브 끼 고…. 이게 공정한가? 어떤 주장이든 할 수 있 는 자유가 먼저 얘기돼야 검증과 논쟁이 가능 하다”고도 했다. 공청회에 참여한 120여 명의 당원은 옛당권 파가 발언하면 박수를 치고 환호했고 다른 비 당권파 당원이 발언하면 야유를 하거나 소리 를 질렀다. 한 방청객은 이상규 의원에게 공개 토론회를 제안한 비당권파 박원석 의원 측 보 좌관에게 “보좌관이 의원한테 오라 가라 하 나. 제안을 할 거면 (박원석 의원이 직접) 와서 해야지”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이번 통합진보당 대표 선거는 야권연대 지속 여부뿐 아니라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운명’과 도 직결된다. 현재 이석기·김재연 의원은 당의 제명 결정에 ‘시간끌기’로 맞서고 있다. 둘은 제 명 결정에는 반발하면서도 이의신청은 계속 미 루다가 이의신청을 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인 20 일 서류를 제출했다. 비당권파 중심으로 구성 된 당 중앙당기위는 21일 첫 회의를 열고 신속 하게 징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1심 제명 결 정에 열흘 남짓 걸렸던 것을 감안하면 이달 안 에 제명 절차가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 나 옛당권파가 다시 당을 장악하면 설령 이들 이 출당되더라도 복당(復黨)을 추진할 수 있다. 다만 옛당권파가 재집권할 경우엔 민주당 과의 연대 전망은 밝지 않을 수 있다. 야권 내 에서 옛당권파가 고립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해찬 대표는 19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머지 않아 구성될 새 지도부의 입장을 보고 야권연 대 지속 여부를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류정화 기자 jh.insight@joongang.co.kr

독립공원 택한 문재인

광장시장 찾는 정세균

대선 출마선언 장소의 정치학 광화문 광장, 서대문 독립공원, 종로 광장시 장…. 민주통합당의 대선 주자들이 출마를 선언했 거나 곧 선언할 장소다. 이들 장소는 사람이 모 여드는 공간이라는 기능성 외에, 나름의 정치 적 의미를 지닌다. 대선 주자들이 유권자들에 게 전달하려는 비전과 메시지가 각각의 공간적 맥락을 타고 증폭돼 전파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에서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14일 세종대왕상이 있는 광화문 광장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고, 같은 당 문재인 고문은 17일

강한 메시지 필요한 야권 도전자들 자기 정체성 드러낼 공간서 출사표 서대문독립공원을 택했다. 역시 같은 당 정세 균 고문도 종로 광장시장(26일)을 낙점했다. 야권 주자가 고른 출정장소의 공통점은 옥외 의 툭 트인 공간이라는 점이다. 새누리당 정몽 준 의원과 김문수 경기지사는 국회 기자실에서 출마선언을 했다. 이재오 의원은 국회 의원동산 에서 출마를 선언했는데, 이 역시 국회라는 울 타리 안의 공간이었다. 이명박 대통령도 2007년 5월 한나라당 당사에서 출마선언을 했었다. 야권주자들이 ‘장소’에 정치적 의미를 두는 건 메시지 때문이다. 여권 주자들은 ‘출마 선 언문’을 통해서만 메시지를 전하려고 하는 반 제14746호 40판

면 야권 주자들은 보다 입체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려 하는 양상이다. 도전자이기에 더 강 한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본다는 것이다. 서울 대 송호근(사회학) 교수는 “야당 정치인은 장 소가 자신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본인의 이미 지를 부각시킨다고 파악하고 있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장소를 고르는 또 다른 기준은 역사다. 선 거란 ‘정통성을 얻기 위한 경쟁’이다. 역사를 통해 정통성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손학규 고 문은 ‘세종대왕 리더십’을 내세웠다. 광화문 광장은 다른 후보들도 가장 원했던 장소였지 만, 손 고문이 선점했다. 문 고문이 독립공원 을 택한 건 1975년 민주화운동으로 수감됐던 서대문형무소가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새누 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각을 세우 며 정통성의 우위를 드러내려 했다. 광장의 기원은 시장이다. 시장은 대중의 생 활 터전이다. 종로 광장시장을 택한 정세균 고 문은 “경제성장의 원동력을 서민·중산층으로 부터 찾아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경제발전의 과실이 대다수 국민에게 골고루 퍼지게 하겠 다”는 메시지를 준비하고 있다.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은 지금은 사라진 여의도 광장에 100만 명이 넘는 인파를 모은 적이 있다. 그러나 삼김(三金)시대를 마지막으 로 ‘100만 군중’의 집회는 사라졌다. 강인식·손국희 기자 kang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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