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Daily

Page 18

 2011년 6월 14일 화요일

건강한 당신

B3

우리 음식 지킴이 이진원의 요리 칼럼

다이어트와 오이소박이

-오이소박이 재료오이 1.5kg 소금 2T 소로 쓸 파 다진 것 5T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면 서로 하는 인사가 살이 빠졌다, 몸이 불었다 하는 것들입니다. 때로는 자신의 다이어트는 물론 넉넉한 친구 의 다이어트까지 걱정해주는데 그때는 포도 다이어트, 황제 다이어트 등 별별 다이어트 들이 다 등장합니다. 그럴 때 자기는 큰일 났다고 징징거리는 사 람이 꼭 있는데 알고 보면 살이 쪘다고 우는 사람이 가장 날씬한 사람입니다. ^^ 저의 친구 중에도 전화만 하면 “우리 애들 어렸을 때 말야, 시장 가서 바지 샀을 때... 네 가 사려던 바지 허리가 껴서 내가 입었잖아?” 라는 말을 절대 빠뜨리지 않는 이가 있습니 다. 속이 없거나 유치한 친구가 아닌데 아마 도 지난날 자기 허리치수가 저보다 가늘었다 는 사실이 늘 위안이 되나 봅니다. 그럴 때면 “하하~ 그랬다. 그랬어”라고 말 해주는데, 그것은 뭐 뛰어난 인품이 있어서 가 아니라 저 역시 한때는 40kg도 안된 적이 있기에 몸무게와 나와는 상관이 없다고 마 음 놓고 착각하며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사실 요즈음 한국여자! 하면 떠오르는 것 이 ‘아름답다, 피부가 곱다!’입니다. 요즘같이 외모가 중요한 세상에 한국! 하 면 아름다움이라니… 특히 너무나들 좋아하는 걸 그룹을 보면 정말 인형같이 날씬하고 아름답습니다. 그러니 한류의 중심에는 드라마, K Pop뿐 만 아니라 화장품, 성형 같은 것이 얼마나 큰 몫을 차지하는지 말할 필요도 없이 알게 됩 니다. 하지만 가끔은 아이고… 할 때도 있습니다. 어느 부자 사모님. 아쉬울 것 없이 풍족하지 만 언제나 배가 고픕니다. 아무리 가난한 사 람이라도 가끔은 삼겹살을 구워 마늘이랑 상추랑 입이 터지게 먹기 마련인데 그 사모님 은 밥 한 공기 알기를 돌같이 알기에 평생 굶 주리며 살아갑니다. 또 언젠가는 대담프로그램 방송을 보게 되 었는데 방청석에 여성 방청객들이 많이 있었 습니다. 언뜻 비치는 모습이 하나같이 날씬 하고 아름다웠습니다. 아마도 무슨 의견을 묻는 상황이었는지 이런저런 질문들이 오가 는 가운데, 문득 진행자가 “여기 계신 분 중

고춧가루 1/3C 다진 마늘 3T 생강즙 1t 설탕 1t 새우젓 1T 소금 ~

에 김치 담글 줄 아는 분 계십니까?” 하며 손 을 들어보라고 하더군요. 순간 조용했습니 다. 그때 그 누구도 손을 들지 못했습니다. 왜 그랬는지 그 순간 참 ‘안쓰럽다...’는 생각 이 들었습니다. 그 미모 속에 들였을 수많은 시간과 노력들 이 왜 그리 안쓰러웠을까요? 본인의 즐거움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나 젊은 여성들이었고 앞으로 그렇게 살아가기 에는 세상살이가 너무 어렵다는 현실이 슬펐 습니다. 물론 그 중 몇몇은 백마 탄 왕자를 만 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대다수에게는 스 스로가 이루고 꾸려가야 할 생활이 있고 고 달픔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렇게 소중한 미모는 조금씩 무 너지고 초라해지겠지요. 외모가 중요한 사람이 그것을 잃는다면 얼 마나 비참하게 느껴질까? 어쩌면 그 진행자가 ‘김치를 담글 줄 아십 니까?’고 물은 것은 젊은 여성들에 대한 깊 은 사랑과 우려의 표현이었으리란 생각이 들 었습니다. 날씬함, 아름다움 그리고 먹고 살 아야 할 김치. 그것은 지금 그들이 무엇을 생 각하고 살아야 하는지 알려주는 깨우침이며

이정표였습니다. 그때 김치를 생각하니 우리 김치야말로 최 고의 다이어트 식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 다. 충분한 채소와 생선을 저장해 녹인 젓갈과 육수로 담으니 칼로리 걱정은 물론 입맛도 맞추어주고… 하기야 요즘 일본에서는 많은 여성들이 고 춧가루를 갖고 다닌다고 하더군요. 고춧가루에는 캡사이신이라는 성분이 있 어 지방을 연소시킨다니 음식마다 고춧가루 를 뿌려 먹고 그러는 거지요. 우리야 눈만 뜨 면 보이는 것이 김치이니 당연하다고 생각하 지만 일부러 고춧가루를 들고 다닌다는 그 사람들을 생각하면 우리가 한국인으로 태 어난 것이야말로 대단한 축복이 아닐 수 없 습니다. 또 그것은 가까운 분께 배운 노하우이기도 합니다. 그 부인은 여전히 고우시고 날씬하시기에 비법을 물었더니 항상 평안도식같이 심심한 김치를 가득 만들어 드신다고 하더군요. 그 심심한 김치 국물은 메밀국수에 말아 김 치국수로, 빵을 드실 때도 한 조각의 오이소

박이와 드신다니 그야말로 김치마니아입니 다. 덕분에 평생 맛난 김치를 맘껏 드시고도 건강하고 날씬하시다니… 그것은 나도 할 수 있는 것이기에 룰루랄라 즐거워집니다. 다이어트 김치 하면 아무래도 오이소박이 가 으뜸일 것 같습니다. 중국에서도 오이를 많이 먹으면 미인이 된다고 한다는데 우리는 그 속에 부추를 넣기도 하고 파를 넣기도 하 고 고춧가루와 함께 양파를 넣기도 하니 더 더욱 효과가 있을 겁니다. 특히 오이소박이는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가 선정한 세계 10대 음식의 하나라고 합니다. 우리가 항상 접하기에 한켠에 처박아 두었 던 오이소박이~ 생각해보니 그것은 파랑새였습니다! -------------------------------오늘의 레시피는 오이소박이입니다. 오이소박이에는 파를 송송 썰어 넣기도 하 고 부추를 굵게 썰어 넣기도 합니다. 오이 외 에도 풋고추를 살짝 절이고 소를 넣어 풋고 추 소박이를 만들기도 하지요. 때로는 양파를 넣어 시원하게 만들어도 좋 습니다.

만드는 법 ① 오이를 소금으로 문질러 깨끗 이 씻는다. ② 7cm 길이로 썰어 오이의 약 간 들어간 곳을 찾아 3군데를 위 아래에서 1cm까지 칼집을 넣는 다. ③ 소금을 2T 뿌려 절인다. 오이가 소를 넣을 정도로 부드러 워지면 꼭 짜서 물기를 없앤다. (꼭 짜야 아삭거린다) ④ 파는 고춧가루, 새우젓, 다진 마늘, 생강즙, 설탕을 넣고 도마 에서 살짝 다져 섞는다. 너무 곱 지 않도록 소를 준비한다. 마지막에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또는 푸드 프로세서에 재료를 넣 고 살짝 갈아 쓰면 편하다. 역시 약간 씹히는 정도까지. ⑤ 오이 칼집 낸 곳에 4의 소를 넣는다. ⑥ 항아리나 김치 통에 담을 때 밑바닥에 파의 파란부분을 깔고 소금을 약간 뿌린다. ⑦ 그 위에 오이소박이를 차곡차 곡 담는다. 그리고 양념 담았던 그릇에 물을 붓고 소금 간을 약 하게 한 후 오이소박이 위에 자 박하게 부어준다. 메모- 양파 소를 만들 때는 파대 신 양파를 사용하면 된다.


Issuu converts static files into: digital portfolios, online yearbooks, online catalogs, digital photo albums and more. Sign up and create your flip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