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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이의 생장을 살핀다. 건듯 불어오는 바람결에 잘게 흔들리는 수도원 마당의 이 담쟁이 잎을 경당 안 창 문 틈으로 바라보는 것은 묘한 즐거움과 더불어 마 음 속 저 깊은 곳까지 시원한 생명의 기운을 느끼게 할 만큼 매력적이다. 긴긴 겨울을 이기고 다시 그 생동의 약진을 하는 이 신비스런 기운은 도대체 어디에 기인하는 것일까. 한참 이 담쟁이 잎의 생장에 주목하다가 문득 한결 같이 나를 응시하는 경당 감실에 시선이 가 멈춘다. 붉은 감실 등이 한없이 차가울 수 있는 금속성의 감 실 장식과 어쩌면 저렇게 잘 어울릴까. 나는 무릎을 꿇고 아침 성무일도 가운데 독서기도를 펼친다. 알 렉산드리아의 성 치릴로 주교의 요한복음 주해가 독 서로 나와 있다. 늘 하던 대로 나의 기도 소리가 분 향과도 같이 경당에 은은히 흘러가도록 소리를 놓아 준다. 지상의 가장 지고한 은총은 이미 우리 마음 안에 심어진 사랑의 아름다움, 곧 예수성심에 스민 하느님 시선과의 일치를 열렬히 구하는 가운데 얻어질 것이다. 예수성심에 대해 이제 저 감실 안에 ‘영원한 신 비’로 숨 쉬고 계신 지존하신 숨결에 내 마음을 가 닿게 하는 기도를 한다. 그리스도의 거룩한 마음은 한 영혼이 어떠한 비참한 궁핍의 순간에서조차도 절 망하지 않도록 영혼을 일으키는 마음이다. 영혼을 진 5

이냐시오의 벗들 2013년 6월호  

예수회에서 매달 발행하는 소식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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