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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2019년 8월 16일 금요일

HANHO KOREAN DAILY

시론 금.요.단.상

암묵적 편견도 위험

고직순 편집인 (editor@hanhodaily.com)

“매춘부냐?” “당신도 혹시 개고기 먹느냐?” 멜번의 한 의료기관으로 이주해 일 을 하고 있는 캐나다 출생의 한국계 여성 산부인과 의사 겸 부인과 전문 의인 앨리스 한(Dr Alice Han)이 최 근 NSW 지방 도시를 여행 중 당한 인종차별 사례(5월 중순)를 고발한 것 이 뒤늦게 일부 호주와 한국 언론에 보도됐다. ▲ 관련 기사: 한호일보 8월 9일자 http://www.hanhodaily.com/news/arti cleView.html?idxno=60971 하버드 출신의 한국계 의사가 호주

정착 초기에 당한 ‘호된 인종차별 사 례’를 보면 호주의 지방 소도시나 농 촌 지역에서 아직도 아시아인에 대한 편견이 여전함을 여실히 드러냈다. 아시아계 여성이 혼자 밤에 모텔 (NSW 그라프톤 소재)에 투숙하려고 하자 모텔 주인(백인 중년 남성)은 “매춘부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신 분증을 보여주며 의사라고 했고 타이 어가 고장 나서 모텔에 투숙하려고 한다는 설명을 했지만 다른 지엽적인 태도(인터넷 사용 등)를 빌미삼아 결 국 모텔 숙박을 거부당했다. 다음날 그녀는 코프스하버로 가기 위해 그라프톤 기차역으로 가던 중 길거리에서 한 백인 중년 남성으로부 터 “성매매를 하러 그곳에 가려고 하 는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불과 24 시간 사이 이런 ‘황당한 질문’을 두 번 씩 받았다. 모텔 주인은 방송 기자에게 “최근 한 아시안 여성이 비슷한 핑계를 대고 투 숙한 뒤 매춘을 해서 쫓아냈다”면서 그런 이유 때문에 매춘부냐는 질문을 두 번씩 했다고 설명하고 “나도 투숙 객을 골라 받을 수 있다”고 항변했다. 경찰에 인종차별이라며 불만을 제기 했지만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 이 해프닝이 인종차별인지에 대해 서는 찬반 논쟁이 있을 수 있다. 보다 근원적인 문제는 닥터 한이 지적한대 로 주류 사회(백인들, 앵글로계)가 인 종적으로 낮선 사람들에게 갖는 ‘암 묵적 편견(implicit bias)’에서 드러 나는 간접적인 인종차별 행위다. 특

히 원주민, 흑인, 중동계, 아시아계가 공격 대상이다. 닥터 한은 “잠시 이들을 만났을 뿐 인데 불구하고 무례한 질문(매춘부인 가?)을 던진 것은 이들(백인 중년 남 성들)이 나의 외모(아시아 여성)를 기 준으로 ‘인종적 프로파일링(racial profiling, 인종에 따라 부정적인 혐 의를 두는 행위)’에 근거한 선입견을 가졌기 때문이다. 이것도 명백한 차 별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는 토론토에서 멜번으로 이주해 살면서 내가 한국계라는 점과 관련해 ‘개고기를 먹는가?’라는 질문을 자주 받았다. 또 캐나다 출신임에도 불구 하고 “영어를 잘 한다는 말을 듣곤 했 다”면서 이런 암묵적 편견이 문제라 고 지적했다. 은연 중 몸에 밴 암묵적 편견은 누 구나 가질 수 있다. 교육과 삶의 경험, 또 배려하는 자세를 통해 적나라하게 (naive) 드러내지 않는 훈련이 필요 하다. 특히 다문화사회인 호주에서는 더욱 그렇다. 비영어권 이민자들이 주류사회를 대상으로 이런 점을 지적 하는 것이 때론 거북하거나 피곤할 수 있지만 매체를 통하거나 직간접적 으로 주류사회에 꾸준히 불만을 제기 할 필요가 있다. 그런 시정 노력이 없 으면 암묵적 편견은 당연시(고착)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싸우지 않고 방 치할 경우, 그 다음은 “그런 편견이 싫으면 네 출신국으로 돌아가!”라는 공격을 받을 것이다. 미국에서 대통 령이 그런 짓을 하고 있으니..

자유

오늘은 2019년 8월15일이다. 이 날짜 는 한국 사람들이라면 특별히 설명을 하 지 않아도 ‘광복절’ 이라는 말을 곧장 떠 올리게 된다. 광복이란 말은 ‘빛이 회복 되었다’ 라는 의미 이다. 어둠의 시대가 지나고 빛이 임했다는 말이다. 한일 합방 이 되고 36년의 일본의 압제 하에 있던 나라가 주권을 회복하고 드디어 해방을 맞이 하게 되었고 민족 전체가 자유를 얻 게 된 것이다. 우리의 구 한말의 역사는 부끄러울 만큼 나라와 민족을 지킬 힘이 없었고 정치와 경제, 외교, 안보의 모든 면에서 세계의 변화에 대응할 만한 국가 적 준비와 여력이 없었던 것을 여실히 증 명하고 있다. 그리고 결국, 나라는 타국 의 식민통치를 받아야 하는 수치스런 역 사의 오점을 남기게 되었다. 독립 운동의 국민적 염원과 처절한 노 고가 있었지만 우리의 능력과 성취의 결 과로 광복을 쟁취했기 보다는 오히려 연 합군의 승리와 일본의 패망에 기반한 타 인의 힘에 의해 자유를 얻게 되었다는 것 이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현실이었다. 우리는 그만큼 힘이 없었고 국제정세에 눈뜨지 못했고 외부의 공격과 압제에 대 해 국민을 지킬 국방력과 외교력을 갖지 못했다. 일제 하에 받은 핍박과 억압은 누누히 역사 안에 각인되었고 겪어야 했 던 설움과 억울함은 국민의 정서에 늘 반 감으로 남아 있다. 그래서 해방을 맞이 한지 74년이나 지 났지만 우리는 일본과 축구 시합을 하면 더 이상 축구가 아니고 ‘전쟁’ 이라는 말 을 하곤 한다. 다른 약체 국가에게 지는 것은 용납하여도 일본에게 만큼은 질 수 없다는 것이 국민정서이다. 다행히 근면 하고 성실한 우리 민족은 잘 살아보자는 하나된 마음으로 열심히 일했고 이제 세 계 경제 11-12 위라는 위상을 갖게 되었 다. 우리는 한강의 기적을 자랑하며 자랐 고, 가난했지만 잘 살게 될 것이라는 단 순한 소망을 가지고 지금에 이르렀다. 하 지만, 아직도 갈라진 남과 북은 핵과 안 보의 문제로 남북, 한미, 북미 대화라는 긴 터널을 지나고 있으며, 일본과는 일제

의 과거사 정리로 경제 보복의 갈등으로 외교적 긴장을 늦출 수 없는 현실을 살고 있다. 일본의 경제 보복을 독립전쟁에 비유 하며, 정부는 일본에게 다시는 질 수 없 다는 도전적인 메세지를 던졌다. 우리는 열정이 있는 민족임이 틀림이 없다. 하지 만 역사는 우리에게 실질적인 실력과 국 방력과 외교력을 갖추지 못하면 강대국 의 위세에 휘둘릴 수 밖에 없다는 뼈아픈 교훈을 가르친다. 위안부 문제도 북핵의 문제도 사실 모두 우리의 실제적인 힘의 문제에 기인한다. 감정에 호소하고 강국 의 호의 만을 막연히 기대하는 내실 없는 점잖은 체면은 온 국민을 어둠과 고통의 결박 가운데로 몰아 넣는 무책임을 포장 한 가증한 위선을 감추고 있다. 나라와 주권이 없어 받은 수치스런 설음은 이미 지나간 시대로 족하다. 호주에 처음 발을 들었던 30년 전 한국 을 아는 호주인들은 드물었다. 관심을 일 으킬만한 매력이 없고 그들과 상대할 만 한 실력과 쌓인 경쟁적 자산이 없었다. 나라가 없어 유럽의 강대국 사이에 나 그네처럼 살던 유대인들은 2차 세계 대 전 기간동안 독일과 폴란드를 비롯한 나 라들에 의해 6백만명이 생명을 잃었다. 그 중에는 150만명의 어린 아이들의 죽 음이 포함되었다. 우리나라와 같이 전후 1948년, 2000년 만에 다시 나라를 얻게 된 이 스 라 엘 의 지 도 자 들 은 “Never again..”이라는 슬로건과 더불어, 유대 인들의 유대국가를 세워야 한다는 ‘강한 나라’를 통치 이념으로 삼았다. 그리고 “원수를 갚기 보다는 세상을 치유하자” 는 세계관을 국민의 마음에 각인 시켰다. 전쟁의 종결은 식민 국가들이 독립과 자유를 쟁취하는 기쁨을 주었다. 그리고 지난 70여년의 세월은 우리에게 도전과 성취의 시간들로 증명되었다. 우리는 많 은 독립국가들 중에서도 경제적으로 강 한 나라로 성장하였다. 하지만 정세는 진 정한 강한 민족이 되기 위해 체면을 거둬 낸 냉철한 내실로 채워진 경쟁력이 엄중 한 숙제를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다. 세상

의 진정한 평화와 자유를 향한 위상에 걸 맞는 품격과 헌신의 실체가 세계가 주목 하는 외교와 문화적 시험대에 올랐다. 진 정한 자유는 진정한 진리를 기초로 할 때 비로소 취득되는 필수 절차를 거친다.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고 외쳤던 미국의 독립전쟁을 촉발한 패트릭 헨리 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을 만큼 민족의 자유에 대한 타는 갈망이 있었다. 예수는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고 알려 주었다. 예수를 붙들어 세운 빌라도는 지식과 권력을 거머쥔 엘 리트였지만 그 앞에서도 진리를 알지 못 했다. 이데올로기와 사상이 아닌, 생명 이 약속된 진리여야 만이 진정한 자유를 담보할 수 있다. 특별한 숙제가 위중한 2019년에, 어둠 이 물러가고 빛의 회복을 기념하는 ‘광복 절’에 우리 민족 모두에게 진정한 자유를 주는 진리의 빛이 비쳐졌으면 좋겠다. “참 빛, 곧 세상에 와서 각 사람에게 비 치는 빛이 있었나니… 말씀이 육신이 되 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은혜와 진리가 충만 하더라.” (요한복음1장 9, 14절) 모든 비 진리의 결박으로부터 자유케 하는 오직 그에게, 숙제의 해답이 숨겨 있다.

정원일 (공인회계사 wiju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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