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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FEBRUARY

2013

SPECIAL PRESENT F O R Y O U 너에게 선물하고 싶은 세 가지 연인끼리, 인생의 선후배끼리 애정을 나누는 2월, 또 하나의 선물을 준비할 시간이다. 남녀 스페셜리스트 10명에게 물었다. 모양보다 취향을, 가격보다 가치를, 트렌드보다 변치 않음을 기준으로 삼은 그들만의 특별한 선물은 무엇인지, 그 서른 가지 리스트를 들어본다. EDIT LEE SOOBIN + ASSIST LEE JUNGYOON + PHOTO KIM EUN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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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선답 禪物禪答 1 지금까지 받았던 선물 중 가장 특별했던 것은? 2 내가 한 선물 중 가장 뿌듯했던 것은?

3 선물을 선택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4 이것만은 말아달라, 진중히 사양하고 싶은 선물은? 5 선물을 고르는 나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6 지금 가장 선물을 주고 싶은 사람은?

선물하고 싶은 가치 있는 위스키 세 가지

선물하고 싶은 나를 위한 유니크한 딴짓거리 세 가지

글렌파클라스 패밀리 캐스크

빈티지 위스키는 증류소의 역사를

어린 시절 이야기 책과 사진첩

고스란히 담고 있기에, 기념할 만한

아이들은 자신들이 철들기 전의

인생의 역사인 결혼이나 탄생 선물로 잘

모습과 생활을 모른다. 철들고 난 후는

어울린다. 글렌파클라스 패밀리 캐스트는

기억하겠지만. 딸인 채린과 하린에게

176년 동안 한 가문이 소유•경영한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어

글렌파클라스 증류소의 자부심을 담은

선물하고 싶다. 사진까지 포함해서. 절대

위스키다. 1953년부터 1997년까지 매년

출판사에서 출판하지 않고 손으로 제본해

빈티지 위스키를 싱글 캐스크와 캐스크

3권만 만든다. 채린과 하린, 나 한 권씩.

스트랭스로 만나볼 수 있다.

완벽한 식탁 소품이 들어 있는 장

글렌드로낙 싱글 캐스크 빈티지

테이블보를 포함해 식기, 잔, 컵 등

완벽한 식탁 세트를 마련해 장 속에

글렌드로낙 증류소의 1972년 빈티지는

넣어 선물하고 싶다. 그 장 속에는

이제껏 마셔본 모든 위스키 중에서도 몇

사람을 초대할 때 필요한 모든 식기류와

손가락 안에 드는 맛이었다. 특히 ‘코리아

소도구들이 내 스타일대로 수납된 상태.

에디션’이라 명명된 1996년 빈티지는

손님을 초대하기 위해 이 장을 여는 순간

오직 한국 시장을 위해서 위스키 한

어떤 손님이 와도 자신 있는 식탁을

통을 통째로 병입한 최초의 빈티지인데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위스키 통을 선정할 때 직접 참여했기에

현실로부터 도망갈 수 있는 곳의 열쇠

개인적으로 애정이 깊다.

집. 사람들은 찾을 수 없고 볼 수 없지만,

현존하는 스코틀랜드 증류소 중에서

스프링뱅크

누구도 찾아올 수 없는 곳에 있는 작은

가장 전통적인 수공업 방식을

그 안에 들어가 있으면 세상이 보이는 곳.

고수하는 스프링뱅크.

그곳에 들어갈 수 있는 열쇠를 선물하고

대량생산이 불가능하다 보니 그 가치보다

싶다. 떠나고 싶을 때, 숨고 싶을 때,

명성이 덜하다. 아는 사람만 아는

도망가고 싶을 때, 피하고 싶을 때, 쉬고

진짜배기란 소리. 최근에

싶을 때 언제든 갈 수 있다. 물론 서울은

매우 오랜만에 만들어낸 스프링뱅크

아니다.

21년은 심지어 1200병만 생산했다고. 진정한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비밀스레 권하고 싶다.

이기진 물리학자

학기 중 강의 전날엔 술을 절 대 마시지 않을 정도로 자기 관리에 철저하려고 노력하지 만 종종 정체성을 확인할 수 없는 일들을 벌인다. 퍼즐같이 어지럽고 복잡한 삶 속에서 한 조각 한 조각 뭔가를 맞춰가 고 있는 물리학자. 동시에 작 가이자 그림 그리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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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머니께 받은 글러브. 이를 계기로 ‘초딩 야구팀’에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부동의 포지션 캐처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그 후 야구를 통해 자신감을 얻고, 세상을 배우고 그림을 배우고 물리학을 시작했다. 2 알센에게 선물한 털 스웨터. 알센은 7년을 함께 일했던 아르메니아 출신의 물리학 박사였다. 그가 서울에 오던 해 겨울 털실로 짠 스웨터 를 선물했다. 7년 후 다시 만났을 때 그는 빛이 조금 바랜 그 스웨터를 여전히 입고 있었다. 3 그냥 지나가는 선물은 하지 않는다. 목도리 하나라도 진정 그 사람이 바라고 좋아할 선물을 한다. 따라서 많이 가진 사람에게는 선물할 필 요를 못 느낀다. 4 건강 보조식품. 미국에서 오는 제자나 친구들이 그렇게 비타민, 로열젤리, 오메가3를 선물한다. 한 통에 비타민이 300알이나 있다. 언제 다 먹겠는가? 건강은 본인이 챙기는 거다. 5 관심과 관찰. 그 사람이 좋아할 물건과 기억에 남는 선물을 한다. 선물은 진정 좋아할 사람, 필요한 사람에게 가야 한다. 6 나 자신. 여행 중에도 많은

유용석

싱글몰트 코리아 대표

싱글 몰트위스키에 대한 호기심에서 출발해 동호회 운영 과정을 거쳐 국제적인 위스키 테이스팅 행사인 위스키 라이브를 국내에 도입했다. 약 70종의 싱글 몰트위스키를 국내에 소개하고 있다.

1 내 인생의 가장 큰 축복이라고 할 수 있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집안의 맏며느리인 아내. 2 아버지의 임종 날, 갓 태 어난 둘째 아이를 데리고 산후조리원을 떠나 집으로 돌아오던 참이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직전 마지막 순간에 손자를 보여드릴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얼굴을 만지며 희미하게 웃으셨다. 3 선물을 받는 상대방이 어떤 것을 좋아 할지 어떤 것이 필요한지 가장 먼저 신경 써서 그에 맞는 선물을 고르려고 애쓴다. 선물과 함께할 메시지에도 신경 쓴다. 4 어떤 종류의 선물이든 감사히 받지만, 날짜 촉박한 공연 티켓 같은 선물은 좀 곤란하다. 나도 스케줄이 바쁜 사람이라고. 5 특별한 선물에는 특별한 사연을 담으려고 애쓰는 편이다. 선물의 가격 등 외적인 부분보다는 전달하 려고 하는 메시지에 신경을 쓴다. 싱글 몰트위스키 선물할 때는 빈티지를 고려한다. 6 아내. 결혼할 때 10주년이 되 면 해주겠다던 약속을 지켰다. 이제 결혼 20주년을 바라보고 있다. 뭘 줄지 지금부터 열심히 연구하려고 한다.

사람의 선물을 생각하지만 정작 내게 주는 것은 등한시했다. 이제는 나에게 선물하고 집중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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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하고 싶은 시간이 담긴 빈티지 물건 세 가지

선물하고 싶은 내 남자를 위한 남다른 패션 아이템 세 가지

실버 커프링크스

라바우먼의 부토니에

깔끔하고 은은한 광택을 내는 실버

보일 수 있는 아이템. 어떤 부토니에를 하느냐에

1930년대에 제작한 것인데, 주문한

부토니에는 작은 변화만으로도 패션이 남달라

커프링크스는 스웨덴의 은세공 장인이

따라 위트 있는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진중한

사람의 이니셜이 각인되어 있다. 남자에게

사람으로 보일 수도 있다. 특히 직접 만든

액세서리는 쓸 만한 오토매틱 시계와 개성이

부토니에를 선물하는 것은 내가 그 사람에게

드러나는 펜, 커프링크스 정도면 충분하다고

바라는 이미지를 선물하는 것이다. 나 역시

믿는다.

직접 만든 앙증맞은 부토니에를 선물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 사람이 내게 귀여운 사람이 되길

아라비아 핀란드의 루스까 Ruska 커피잔

원하는 마음을 담아.

북유럽의 대표적인 세라믹 브랜드

프레드 포스텐 팔찌

아라비아 디자이너였던 울라 프로코페 Ulla

팔찌는 묘한 물건이다. 패션 액세서리기도

Procope가 1960년대 디자인한 제품.

하지만 한편으로는 수갑같이 보인다. 반지가

핀란드어로 루스까는 ‘가을 동안 아름답게

사랑을 약속하는 고전적인 방법이라면 팔찌는

단풍 들었던 숲의 색깔이 바뀌는 모습’을

도발적인 방법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수갑을

의미한다. 유약의 특성 때문에 자연스러운

채우는 것이다. 그리고 여자에게는 흔한

브라운 컬러 얼룩이 생기는데 어느 하나

액세서리지만 남자들이 쉽게 시도하지 못하는

똑같은 컬러와 패턴을 가진 제품이 없다.

아이템이기 때문에 센스 있게 팔찌를 한 남자는 멋져 보인다. 특히 프레드 포스텐 팔찌를 한다면

가죽 포트폴리오 케이스

미니멀하면서도 특별해 보일 것이다.

친구가 되어 함께 늙어가는 물건이 있다. 스웨덴의 1970년대 빈티지인 이 물건은

캄포마르지오 다큐먼트 홀더

대학원 논문을 쓰며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캄포마르지오 다큐먼트 홀더는 참 실용적이다.

했을 때에도, 중요한 미팅이 있었던 순간에도

합리적인 가격의 브리프 케이스라 할 수 있지만

언제나 함께했다. 한 세기 전 누군가가 그랬듯

미니멀한 디자인과 예쁜 색감, 질 좋은 디자인

내 20대의 치열한 기억이 고스란히 남아

덕분에 패션 아이템으로도 손색없다. 여자의

있는 물건이기에, 그 가치를 이어갈 특별한

패션 포인트가 되는 클러치백과 다름없다.

이정은 패션 디자이너 이탈리아 마랑고니 Instituto

Marangoni 출신으로 베르사체, 비비안 웨스트우드 인턴 등을 거쳐 David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근무했다. 1997년 자신의 브랜드 ‘라바우먼’을 론칭해 과감한 디자인을 선보여왔다. 선물만큼은 자신의 취향보다 상대방의 취향을, 파격보다 진심을 담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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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주고 싶다.

1 큰 곰 인형. 가끔 남자들이 자기 몸만 한 곰 인형을 여자친구에게 선물하곤 한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런 선물을 할 수 있는 순수함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깨달았다. 2 티파니 다이아몬드 목걸이. 좋은 사람에게 과감 하게 선물한 것이라 기억에 남는다. 3 포장의 컬러. 디자인할 때에도 내가 가장 신경 쓰는 것이 컬러다. 우울 한 날 화려한 색상의 옷 하나만으로도 기분이 즐거워지듯, 안에 선물을 품고 있는 포장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 라 받는 사람이 선물에 대한 기분 좋은 상상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4 화장품은 정말 사양하고 싶다. 여자에 게 화장품은 아주 내밀한 물건이라 자신에게 맞는 제품만 쓰는 경향이 있다. 내가 쓰지도 않을 화장품을 받게 된다면, 정말 처치 곤란이다. 5 포장에 먼저 신경을 쓴다. 6 어머니. 어머니는 항상 내게 선물을 주는 사람이 다. 원하는 것은 뭐든 해주셨고 원하지 않아도 해주려 하시는 분이다. 앞으로는 내가 어머니에게 항상 선물하 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안지훈 빈티지 컬렉터 창창한 20대를 핀란드와 스웨덴에서 보내며 오래된 물건의 가치와 이야기를 찾는 일에 관심을 두게 됐다. 그 이야기를 <빈티지 팩토리>라는 책으로 담았다. 현재 두 번째 책 작업 중이다.

1 대학을 졸업할 때 아버지께서는 젊은 시절 사용했던 손목시계를 주셨다. 사회인이 된 아들에게 선뜻 시계를 물려주신 것은 자신의 인생에 대해 책임을 다해 살아가라는 가르침이었다. 2 작년, 결혼하는 직장 동료에게 빈티지 커피잔 세트 2개를 선물 했다. 물건을 구입했던 골동품 상점 할머니가 말하길, 평생 서로 사랑하고 보살핀 노부부의 것이라 했다. 선물 받은 부부는 무 엇보다 물건에 얽힌 이야기를 좋아했다. 일 년이 지났지만 두 사람은 행복하게 산다. 3 물건의 가치를 알아줄 수 있는 사람인 가를 파악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가치란 금전적으로 환산했을 때의 그것이 아니라, 물건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와 히스토리 에 대한 가치를 말한다. 4 여행지에서 사온 열쇠고리와 같은 기념품. 받는 사람 한 명 한 명을 고려하지 않은 선물이기 때문에 반갑지 않다. 5 그 사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고 선물을 선택하는 편이다. 아무나가 아닌 누군가를 위한 선물을 고른다. 6 스 웨덴에서 막 작가 생활을 시작한 친구. 유학 시절, 나는 오래된 물건들을 수집하면서 그 속에 숨은 이야기를 찾았고, 친구는 취 미로 소설이나 연극희곡을 썼다. 그에게 주려고 1960년대 일본 파일롯의 만년필을 구했다. 일본의 예술 평론가이자 좌파 지식 인이었던 시게오 하야시다의 여행 트렁크 주머니에서 나온 것인데, 이 스토리를 듣는다면 친구는 분명 펄쩍 뛰어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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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수 <월간미술> 편집장

전숙희 와이즈건축 대표, 건축가

우리나라 최고 권위의 미술전문지 <월간미술>에서 17년째 일하고 있다. 편집장만 15년째. 전문성과 대중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편집장이라는 직업상 많은 이들에게 영감과 자극을 줄 수 있도록, 전방위로 몸을 던져 뛰어다니고 있다.

선물하고 싶은 눈여겨봐둘 신진 작가 세 명

선물하고 싶은 한 번은 가봐야 할 우아한 건축 세 가지

1 군대 있을 때 지금의 아내가 사

강준영

절두산 병인박해 100주년 기념성당

준 <세계현대시인선집>. 날 꿈 꾸게 했다. 2 후배에게 준 양복 재 킷. 나와 함께 있다는 느낌을 받았 단다. 3 선물하는 내가 당당해 보 이지 않을까봐. 가격에서나 정성

전통적인 달 항아리와 옹기 항아리와 같은 도자기에 현대미술을 접목시킨 작업을 한다.

집약적으로 매핑하지만, 지도가 기호화되기

참형당한 것을 추모하여 ‘절두산’이라 명명하고,

전에 만들어진 고지도는 서술적이고

최우람

성당과 함께 절벽에서 한강을 보는 풍광 때문에

잡는 게 제일 어렵다. 일단 금액이

최우람 작가. 놀랄 만큼 정교한 기계

선물로.

고도화•다분화되어 몇 가지 내용을

© No place like home series- I love you (ceramic type 1) glazed ceramic, 50x50x50cm, 2011

최근 갤러리현대에서 개인전을 열었던

것으로. 6 큰딸. 내년 대학 입학

잠두봉이라 불린 작은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다.

1 고지도 책인 <Atlas Maior of 1695>.

지도 보는 것을 좋아한다. 현대 지도는

구한말 천주교 박해로 많은 천주교도들이 이곳에서

현대적 도예의 차세대 유망주라 생각한다.

에서나. 4 싸고 큰 것. 5 가격대를 잡히면 유니크한 쪽으로. 다정한

절두산 순교성지는 누에머리를 닮았다 해서

이로재, 과스메이 시겔 앤 어소시에이츠 Gwathmey Siegel & Associates Architects New York 를 거쳐 2008년 와이즈건축을 시작했다. 근작으로 ‘전쟁과 여성인권박물관’, ‘Y House’와 통인동 ‘이상의 집’을 계획했으며, 현재 여러 집단과 연결해 건축 놀이를 지속하고 있다.

생명체를 만드는 ‘키네틱 아티스트’다. 미술의 영역을 확장시킨 공을 세웠고 실제 작품도 구조적으로 우수하다. 대중에게 미술과 기계에 관한 이색 컬래버레이션으로 친근함을 준 범상찮은 작가다. © Pavilion, 2012 Choe U-Ram and Gallery Hyundai, Seoul

김정욱

얼마 전, 갤러리 스케이프 Skape에서 개인전을 마쳤다. 동양화가로서 꾸준한 작업의 응결이 ‘빛나는 것들’을 만들었다. 어둡고 그로테스크한 표정을 넘어선 슬픔의 검은 성상화가 가슴을 울린다. 한결같은 감성이 고맙다. © 003 Jungwook Kim, 2012, Korean ink on Korean paper, 27x21.7cm

그 자리에 성당을 세웠다. 초가지붕을 연상시키는 가장 좋아하는 장소다. 새벽녘 강변에 차를 세우고 성지에 올라 동트는 것을 보면 더욱 운치 있다.

창덕궁 후원

여느 궁궐과 마찬가지로 서울 시내에 있는 궁궐은 도심 속 별천지다. 문루를 지나면 이내 빽빽한 도시의 모습을 걸러내듯 다른 세상을 보여준다. 그중에서도 창덕궁의 백미는 단연 후원이다. 계절을 바꾸면 색과 소리를 달리하고, 혼자 가면 호젓하고 여럿이 가면 오붓하다.

몽촌토성

백제 시대에 지어진 수비 성인 몽촌토성은 동쪽에 흙으로 쌓은 흔적이 남아 있다. 비탈면에 소나무 숲이 자리하고 있어 사철 푸른 경관을 연출하고,

낭만적이다. 2 수필. 결혼과 동시에 유학을 떠나 부모님 생신을 함께하지 못하게 되어 부모님께 글로 지어드린 집을 선물했다. 아버지께서 고희를 맞으시면서 그 글을 나에게 돌려주셨다. 3 이름값이나 값어치 좋은 것보다 받는 이에게 전달하고 싶은 의미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대학 동기들과 은사님 환갑을 맞아 오래된 다기 상을 선물했다. 훌륭하게 지도해주신 감사의 상과 같은 의미였다. 4 받는 이의 취향이나 쓰임새와 무관하게 관광지나 백화점에서 급하게 산 물건. 5 받는 이를 오래 두고 관찰하는 편이다. 잘 쓰고 닳으면 좋은 물건, 선물이라는 생각이다. 6 나보다

능선을 지나는 산책객들의 모습은 근사한 풍경화를

날 더 잘 챙겨주는 20년 지기 친구. 정작

보는 듯하다.

이 친구에게는 무심한 편이었다. 그가 수집하는 조그만 장식 인형 중 품절되어 사지 못했던 물건을 눈여겨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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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하고 싶은 인생의 방점이 될 책 세 가지

선물하고 싶지만 숨겨두고 싶기도 한 명반 세 가지

파이 이야기

Marc Jordan

내가 꼭 보고 싶은 영화 1순위,

<This is How Men Cry>

<라이프 오브 파이>의 원작이다. 완전히

음악을 듣는 것은 자신과 마주하는 것이다.

이해하지 못하는 다른 존재와 어디까지

세상을 향했던 안테나를 잠시 접고, 자신의

우정을 나누고 함께 살 수 있을까?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 마크 조던의 음악은

그 존재가 내 생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눈물을 흘리는 것을 금지당한 남자들을 위한

있을까? 주위 사람과 갈등을 빚어본 사람은

앨범이다. 평생을 투사로만 살 순 없다. 위로가

이 망망대해 위의 고독한 여행을 이해할

필요한 남자에게 마크 조던은 최고의 선물이다.

것이다.

Koop

레미제라블

<Coup De Grace : The Best of the Koop>

인간성 안에는 위대한 것이 있다.

긴 겨울, 싱싱한 나뭇잎 하나 찾아보기 힘든

보통은 스스로 모를 만큼 숨어 있다.

삭막한 도시에서 무작정 봄을 기다리는 것은

<레미제라블>의 바리케이드 장면을 보면

지루한 고행이다. 쿱의 음악은 플랫해진 삶에

인간이 얼마나 위대한 존재인지를 알 수

그루브를 부여한다. 이들의 음악을 듣는 순간

있다. 위대한 것을 보면 우리도 위대해질 수

1/3쯤 가벼워진 체중과 삶의 무게를 느끼게 될

있다. 위대한 작가가 낳은 최고의 작품은 책

것이다. 추천 곡은 ‘I See A Different You’.

그 자체가 아니라 위대한 독자들이다.

손지연

안나 카레니나

<메아리 우체부 삼아 내게 편지 한 통을>

안나는 세계문학사상 가장 멋진 여자다.

그녀는 어설프다. 정통을 벗어난 창법과

우리를 움직이는 것은 뜨거움과 힘이다.

감정의 표현이 때론 낯설다. 그러나 그것이

이 책을 통해 무엇이 우리를 조금이라도

또한 그녀의 매력이다. 프로페셔널의 익숙함이

마음 뛰게 할 수 있는지 생각해볼 수 있다.

아닌, 아마추어의 풋풋함이 귀를 쫑긋 세우게

그리고 조금이라도 나은 인간이 되려면

만들기 때문이다. 물론 그녀가 아마추어라는

어떻게 해야 하나를 고민했던 레빈이란

뜻은 아니다. 느낌에 대한 표현이다. 떠나간

남자 주인공을 얻을 수 있다.

사랑에서 아직 헤어나오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그리워져라’를 강추한다.

김태훈 팝 칼럼니스트 잡지사 기자로 출발해 음반사 마케터, 프로모션 팀장, 공연 기획자, 방송국 작가, DJ, 기업 자문위원, 연애 칼럼니스트 등 한 번에 외기도 힘든 수많은 직업을 거쳐왔다. 여전히 음악과 연애에 푹 빠져 산다. 그리고 글을 쓴다.

1 카메라. 옛 지인에게 낡은 디지털카메라 한 대를 선물 받았다. 이런 첨언과 함께. ‘사진을 찍는

다는 것은 생의 한 순간을 강렬히 음미하는 것이다.’ 2 시계. 시계를 선물하며 곧 시간을 선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 인생의 한 부분을 선물했으니까. 3 상대가 받아본 적 없는 선물일 것. 선물의 여러 의미 중 하나는 ‘나를 잊지 말라’는 것이니 누군가가 했을 것 같은 선물은 리스트에서 제외. 4 먹는 음식. 예를 들면 케이크, 홍삼, 영양제 등. 집에 많이 있다. 5 백화점이나 상점들을 어슬렁

거리며 걸어다닌다. 머릿속으론 그 사람에 대한 상상을 하면서. 6 노코멘트.

정혜윤 CBS 라디오 PD CBS 라디오에서 <김미화의 여러분>이란 라디오 프로그램을 제작 중이다. <삶을 바꾸는 책 읽기> 등 다수 책과 관련된 책을 썼고, 내 인생에 영원히 붙잡고 싶은 사람들을 모은 <사생활의 천재들>을 출간할 예정이다. 열렬한 책 애호가다.

1 선물은 이야기가 있을 때 특별해진다. 평범한 와인 한 병이지만 나를 만날 때까지 매일 들고 다

녔던 사람이 있었다. 기습적으로 마음을 찌르는 무언가가 있었다. 아마도 주는 사람의 마음이었 을 것이다. 2 엄마 대학원 등록금 내드린 것. 엄마가 “대학원 다니는 게 정말 기쁘다. 너 때문에 이런 것도 알게 되었다”고 말씀하실 때, 나 역시 선물을 받은 것만 같았다. 3 선물 받을 사람. 언 제 웃더라. 언제 감동하더라. 어떤 결핍을 가지고 있더라. 무엇 때문에 힘들어하나. 그런 생각을 해본다. 4 대가성 선물이라면 뭐든지 사양. 선물이야말로 이해관계에서 완전히 벗어났으면 좋겠 다. 5 그냥 어떤 걸 보면 한 사람이 떠오르는 순간이 있다. 이 음악을 들려줘야지. 이 이야기를 들 려줘야지. 결국 사람에 대한 관심이 선물을 불러오는 것 같다. 6 열정이 충만하지만 그 열정을 이 해받지 못하는 사람들. 열정이 가득한 사람들이 점점 외로워지는 시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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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하고 싶은 내 인생의 황홀한 맛 세 가지 애플티

푸드 스타일리스트 언니가 만들기 시작하던

선물하고 싶은 잊지 말아야 할 역사적 사건 세 가지

것을 나도 같이 만들게 됐다. 우리 자매는 농장 다니는 것을 좋아하는데 직접 농장에서 공수한 사과로 담가 제 철에만 먹을 수 있는 애플티는 행복감을 가져다준다. 식초랑 물로 박박 닦고 손수 얇게 썰어 설탕에 재운 뒤 한 달의 시간 동안 뜸을 들이면, 농밀한 애플티 준비 완료. 겨울이 든든해진다.

매킨토시 Macintosh의 등장

약 30년 전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가 첫 애플 컴퓨터를 발표하는 순간. 상업적으로 성공한 최초의 마우스와 GUI(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장착한 개인용 컴퓨터였다. 디지털 세상의 시작을 알리는 역사적 순간이었다. 이후로부터 테크놀로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우리 삶의 일부분이 되었다.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수많은 여성 리더들이 배출되고 있는 지금 다시금 상기되는 역사적 순간이다. 현대 역사 에서 혈통에 의지하거나 그 영향을 받지 않고 자신의 능력으로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되었고, 굳은 신념과 뚝심으로 11년 동안 영국을 지배한 대처 수상. 그녀의 자서전을 강력히 추천!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던 순간

바질과 파슬리 페스토

한국의 된장이나 고추장처럼 프랑스 요리 할 때 바질과 파슬리 페스토는 필수 아이템이라 할 수 있다. 빵에 발라 먹고 샐러드나 생선요리에 넣어 먹고 뭐든 가능하다. 이런 맛은 같이 누려야 한다.

로브스터 요리

로브스터는 내게 두 가지 의미가 있는 요리다. 흔치 않은 요리이기에 남자친구가 생기면 선물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꿈의 요리였고, C.I.A를 졸업하고 처음 일한 뉴욕의 프렌치 레스토랑 ‘블레이 Bouley’에서 가장 좋아했던 메뉴다. 버블랑 소스 안에 넣어 일일이 손으로 매만지며 익히느라 손이 거칠어졌던 기억이 남아 있다. 이런 수많은 기억이 담긴 요리를 또 누군가에게 대접하고 싶다.

20세기는 냉전의 시대였고 그로써

흑백논리가 지배했다. 그러나 1989년 11월 9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바로 그 순간, 우리가 지금 영유하고 있는 세계화와 민주주의의 시대가 시작된 것이 아닐까?

© Kangshin Lee

조주희 ABC뉴스 한국지사장 ‘나를 위한 현명한 욕심, 아름다운 욕망은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모토 하나로 자신의 인생과 커리어를 가꿔온 글로벌 특파원. ABC 뉴스에서 뽑은 전 세계 7명의 글로벌 디지털 기자 중 한 명으로 발탁돼 한국뿐 아니라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전체를 담당하고 있다.

1 돈이 없어 힘들었던 20대 중반, 떨어져 있던 아들과 함께 시간 보내라고 여행을 보내주었던

지인의 선물. 2 광고 모델료 받아서 장학생 14명을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 탐방과 문화체험 보 내줬던 것. 3 받는 사람의 취향. 4 유용하지 않은 물건들, 소비 품목이 아니라 버리지도 못하고 집에 쌓아두어야만 할 것들. 예를 들어 취향에 맞지 않는 장식품 같은 것. 5 적당한 가격, 실용 성, 최고의 감동! 6 아흔 넘으신 외할머니께 따스한 날에 꽃이 활짝 핀 곳으로 나들이 선물.

김은희 더 그린테이블 셰프 서래마을 프렌치 레스토랑 ‘더 그린테이블’의 오너 셰프. 미국의 유명 요리학교 C.I.A에서 A.O.S과정을 수료했다. 귀국 후 다양한 매체와 저서를 통해 자신의 요리를 선보였고, 건강한 한국의 식재료로 프렌치 요리를 만들어왔다.

1 3년 전, 레스토랑 오픈 후 한창 힘들던 시기에 이름 모를 고객 한 분이 밑반찬을 만들어 전해주신

적이 있다. 바쁠 때 밥 꼭 챙겨 먹으라는 짧은 메모가 있었는데 눈물이 났다. 몸과 마음이 지쳐있던 내게 위로가 됐다. 2 올 초에 제주도에 놀러 갔다. 레스토랑 운영을 하면서 거의 자리를 비우지 못 하는 상황이지만 과감하게 떠난 여행이었다. 그때 제주도 재래 시장에서 제주 은갈치에 반했다! 부 모님께 제일 물 좋은 놈으로 골라 보내드렸더니, 엄마 평생 그렇게 좋은 갈치는 처음이라며 전화가 왔다. 주는 건 이렇게 행복하다. 3 필요한 것인지? 받는 이의 취향인지? 4 받는 이의 취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선물은 곤란하다. 5 제일 좋은 걸로 하려고 한다. 6 작년, 늦은 나이에 영세식을 받 았다. 바쁜 스케줄로 많은 오해와 번거로움이 많아서 못할 줄 알았는데, 자원봉사자 선생님의 격려 로 무사히 치렀다. 새로 태어나게 해주셨으니 맛있는 식사 대접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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