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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통권 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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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토크} 편집부에서

느낌으로 이어지는 치유릴레이 공감인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모든 활동가들의 마음속에 공통적으로 남아있는 것이 있습 니다. 치유적인 존재가 되기 위해서 ‘충조평판(충고.조언.평가.판단)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활동가들이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아!’하고 느낌이 왔다고 합니다. 원하지 않은 충고와 진심을 느 낄 수 없는 조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냉정한 평가나 판단 때문에 주눅이 들었거나 상처를 받고, 또한 기분까지 망쳤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야기를 하면서 상처 주지 않으려 조심은 했지만 ‘충조평판’은 그것과 다른 것인 줄 알았다고 고백합니다. 대신 이제는 말하는 사람의 감정과 느낌에 집중하고, 그 마음이 어떤지 질문하며 공감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느낌은 존재의 근원입니다. 느낌과 감정을 주제로 다룬 최근의 연구들은 느낌이 생각보다 더 근본적 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뭘 해야겠다는 결정은 그 결정을 알아차리는 것보다 먼저 일어납니다. 예를 들어 옷가게에서 마음에 드는 옷을 발견하고 사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해 봅시다. 실험 결과는 이 와 같은 상황에서 옷을 사야겠다는 결정을 알아차리는 뇌의 영역보다 약 0.3초 빠르게 감정과 느낌 을 관장하는 뇌 영역이 활성화되는 걸 보여줍니다. 결정을 알아차리는 것(생각 영역)보다 결정 자체 (느낌 영역)가 먼저 일어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건 이미 알고 있다고 느낍니다. 그럼에도 이야기를 다시 하는 이유는 느낌에 확신을 주어 자신 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치유적인 만남을 위해 ‘충조평판’을 하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것의 출 발은 내가 느꼈던 치유적인 분위기임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그 느낌은 충조평판을 하지 않겠다는 또 다른 결심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치유릴레이는 느낌의 이어짐이고, 느낌은 결심에 의해 다시 태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느낌의 존재이기에 사람을 치유할 수도 마음을 상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글 2

하효열 사단법인 공감인 대표


차례

004

비스듬히 세상보기 {포토에세이} 떨어진 꽃

006

잊을 수 없는 밥상 푸른 동치미

008

아름다운 만남 맘프를 만나고 발견한 내 안의 또 다른 나 -전민희님

012

활동가 칼럼 당신이 선택한 컬러가 들려주는 이야기

표지

최선영

instagram.com/doeun_choi

013

심리처방전 {홀가분} 가슴이 시키는 일

014

치유의 시간 나를 만나는 시간

015

참여의 시간 치유를 선물해 드립니다

016 통권 10호

공감카툰 내 마음을 만났던 찰나

2020년 7월 27일 발행 발행처

사단법인 공감인

주소

서울시 성동구 뚝섬로1나길 5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 G501

전화

02-557-0852, 0853

전자우편

mom@gonggamin.org

홈페이지

www.gonggamin.org

발행인

하효열

편집위원

변춘애 박현희 김동민

디자인

황주란

017

육아일기 울어야 웃을 수 있다

018

공감인은 지금 활동 스케치

020

우리 이웃 이야기 정의의 오류

022

마음충전소 책이야기 - 우럭 한 점 우주의 맛

023

헬스인사이드 여름에도 나아지지 않는 비염, 왜?

본 소식지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글쓴이의 의견으로 공감인의 입장과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024

우리 함께 해요 3


4


비스듬히 세상보기 {포토에세이}

떨어진 꽃 긴 화려함을 뽑낼 때는 영원할 것 같았는데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뚝 떨어져 버렸다. 당혹스럽다.

햇빛이 잘 드는 단독주택 마당에서 주인의 손길로 걱정 없이 꽃을 피웠다. 관능적인 붉은 꽃을 피우며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많은 이들의 질투를 받을 만큼 눈부셨다.

화려한 순간은 너무나 짧았다. 시간이 지나면 떨어질 거라는 것을 알았지만 이 외로움과 쓸쓸함은 어쩔 수가 없다.

사진·글

김군욱

2014년 맘프4기로 참여했다. 이후 치유활동가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맘프는 나를 깊게 들여다보게 한다. 5


잊을 수 없는 밥상

푸른 동치미 글

박복선

천천히 가지만 방향은 잘 잡고 가는 평등한 삶을 꿈꾸고, 실천하며 변화하려 합니다. 2020년 상반기 맘프에 참여해 따뜻함을 나누는 삶을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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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웠던 부모님의 시골 밥상 고등학생 때 일찍 취업해 집을

어느 날, 다섯 번 버스를 갈아

고 김장김치와 아직 덜 익어 푸

떠나 서울에서 사회생활을 시작

타고도 한참을 걸어서 시골집에

른 맛이 나는 동치미를 꺼냈다.

했다. 도시는 밤이 없었다. 깜깜

갔다. 마당에 들어설 때는 해가

서울에서는 보기 힘든 하얗고

해야 할 밤은 밝았고, 많은 사람

뉘엿뉘엿 지고, 붉은 노을은 서

소금에 잘 절여진 동치미 무 한

은 바쁘게 움직였으며, 시끄러

쪽 산 능선을 선명하게 드리우

덩어리였다. 손질된 돼지갈비를

웠다. 그리고, 밤하늘엔 별빛이

고 있었다. 그냥 마당에 들어섰

준비해 두었던 석쇠 위에 올리

존재하지 않았다. 어둠을 모르

을 뿐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고 소금을 대강 뿌려 아궁이에

는 가로등과 네온사인만이 있을

마음 이상하게 뭉클했다. 눈에

숯불을 다독여 그 위에 올렸다.

뿐이었다. 도시는 역동적으로 움

익은 안채와 오래전에 심었던

금방 부엌 바닥에 근사한 저녁

직이며 살아있는 거대한 생명체

청포도 나무의 앙상한 넝쿨, 엄

밥상이 차려졌다.

같았다. 처음에는 이런 모든 것

마가 혼수로 가져왔다던 돌 절

들이 활기차게 느껴졌다.

구통까지 모두 그 자리에 있었

아궁이 속 장작 불, 내 입에 익숙

다. 그 순간 난 무언가에게 위로

한 김장김치와 푸른 동치미 맛.

받는 느낌을 받았다.

그날 부엌에서의 따뜻했던 온기

반면 내가 자란 시골은 어디를 보아도 산과 들로 가득했다. 산

가 사진처럼 박혀 있다.

과 들이 옷을 갈아입는 풍경과

부엌 아궁이에 불을 때고 있던

논과 밭에 곡식들의 씨가 뿌려

아빠는 아무런 말 없이 일어나

지금 생각해 보면 품에 끼고 있

지고 거두어들이는 다양한 모

아궁이 앞 앉은뱅이 의자를 내

던 자식이 타지 생활로 지친 몸

습에서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게 내주었다. 아궁이 속 불은 따

으로 집에 내려온다니 무엇보다

있었다. 그러나 도시는 사람들

뜻했고, 묘하게 나의 마음을 다

도 밥을 먼저 챙겨 먹이고 싶었

의 옷차림에서만 계절이 존재

독였다. 타닥타닥 소리 내는 붉

을 것이다. 장작을 때고 음식을

했다. 병풍처럼 높게 세워진 회

은 장작 아래에 숯이 제법 쌓여

준비하며 기다리고 있던 부모님

색빛 건물, 계절의 변화에 무심

있었다. 반들반들 손때 묻은 부

마음이 고스란히 녹아든 저녁 밥

한 회색빛 도시.

엌살림은 아궁이에서 나온 까

상이었다.

만 연기 그을음과 잘 어울린다 몇 개월 지나 도시 생활 속에서

고 생각했다.

해석되지 않는 피곤함이 몰려왔

‘집이구나!’ ‘나는 엄마 아빠가 계신 집이 그

다. 몸과 마음이 지쳐갔다. 역동

갑자기 밖으로 나간 아빠가 양

적이며 활기찼던 도시에서 이방

푼을 들고 오셨다. 엄마는 이미

인 같은 나를 만날 수 있었다. 시

그게 무엇인지 알고 있다는 듯

부엌 흙바닥에 금세 차려진 밥

간이 흘러 이곳 생활에 적응하

동그란 양은상을 펴 부엌 바닥

상에 둘러앉은 우리는 충분히

려 노력해도 그 무리에 속하지

에 놓고 행주로 대충 닦았다. 그

행복했다. 그 느낌은 지금도 강

못할 것 같은 불안감이 들었다.

러고는 작은 종지에 소금을 담

렬하게 살아있다.

리운 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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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만남

맘프를 만나고 발견한 내 안의 또 다른 나 전민희 치유활동가

장정아 · 속마음버스 현장매니저

사진 황주란 · 공감인 선임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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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찰하는 사람, 전민희

을 것 같다는 인식이었다.

여느 해와 같이 푸르고 쾌청한 여름이 찾아왔지

“그런데 제가 원래 변화하는 시대에 익숙해 하고

만 우리를 둘러싼 상황들은 낯설기만 한 2020년

알려고 하는 사람은 아니었거든요. 이상하게 요

이다. 마음을 나타내는 표정들을 마스크로 가려

즘은 뭔가를 알아가는 것이 너무 재미있어요. 무

야 했고, 따뜻한 두 손을 마주 잡기가 주저되었으

모하다 싶을 정도로 용기 내서 이것도 하고 싶고,

며, 사람 사이의 거리는 예전보다 멀어져야만 했

저것도 알고 싶은 꿈이 생겨요. ‘맘프’에서의 사

다. 이렇게 어제와 다른 오늘, 오늘과 다른 내일

람들, 활동들, 이런 것들이 크나큰 모티브가 돼

을 경험하는 날들 속에서 전민희 리더 치유활동

서 제 삶에 전환점이 된 것은 확실한 것 같네요.”

가를 만났다.

공감하는 사람, 전민희 “코로나19가 터지기 3개월 전쯤, 제가 친구한테 이런 말을 했어요. ‘나는 이다음에 양지를 고아

그가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이하 맘프)」

만든 따끈하고 맛있는 미역국이 먹고 싶은데, 30

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16년 상반기 나편을 수료

년 후에는 내가 끓일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

하면서부터다. 결혼 후의 삶을 남편의 뒷바라지

잖아. 아마 그때는 AI 세대가 돼서 터치하면 끓여

와 자녀 둘을 공부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며 살아

진 것이 나올 수도 있겠지. 내가 원하는 건 획일

왔다. 20여 년 가까이 ‘엄마’로서의 역할을 충실

화된 그런 맛이 아니라 엄마가 끓여줬던 정겨운

히 해 내며 그게 ‘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이

맛이 그리운 건데. 나이가 들어 거동이 불편해져

들이 성장하며 엄마의 손을 떠나 자신의 길을 걷

서 요양원이나 의료 기관에 누워 있을 때쯤 차가

기 시작하고, 갱년기가 찾아오며 ‘나는 뭐지?’라

운 기계들로 가득 차있을 것 같아. 그런 때가 오

는 생각이 들었다.

면 난 사람의 온기를, 눈빛을 그리워하겠지.’ 그때 친구들이 그런 걱정을 왜 벌써부터 하냐고 말했

“어느 날 밤이었는데요, 나 혼자 집에 덩그러니

지만 코로나를 겪고 나서는 제 말에 공감한다고,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든 거예요. 그 동안은 운동이

이제 그런 고민들을 하고 있다고 그러더라고요.

나 취미 활동하면서 나름대로 시간을 보내고, 만

내 자존감이 올바로 서지 않으면 앞으로 세상 사

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고 믿었어요. 돌이켜보

는 게 너무 힘들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면 우울감이 약간 있었던 것 같은데, 인정을 안 했 죠. 그때 내가 내 삶을 산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

현재의 이런 상황은 그에게도 여러 성찰할 거리

더라고요. 나는 남편, 자식들한테서 성취감을 얻

들을 던져준다고 한다. 평소에도 4차 산업, 포노

으려고 했었구나. 이런 고민이 밀려올수록 더 우

사피엔스(핸드폰 없이 생활하는 것을 힘들어하

울해졌어요. 아이들이 학원 간 새벽에 혼자 밥을

는 세대) 등 변화하는 흐름에 관심이 많아 책을

먹기가 싫어 옥수수를 먹었는데 다 먹은 옥수수

읽고, 관련 강의들을 듣곤 했는데 그가 깨달은 것

를 보니까 마치 나 같은 거예요. 알맹이 다 떨어

은 앞으로의 시대에 공감할 수 있는 능력, 사람,

져 나가고 가벼운 옥수수 속대….”

나아가 이런 직업군이 더 필요하며 없어지지 않 9


아름다운 만남

어느 하루는 덜컥 겁이 났다. 얼굴이 붉어질 정도

요. ‘언제 추웠지?’ 생각해 보니, 30살 때 아버지

로 올라오는 열기에 아파트 베란다 문을 열었는

가 폐암으로 6개월 선고를 받았는데, 약이 없는

데, 12층에서 캄캄한 밑을 내려다봐도 높게 느껴

폐렴 바이러스로 인해 채 한 달도 안 돼서 병원에

지지가 않는 것이었다. 아래에는 폭신폭신한 목

서 돌아가셨거든요. 문득 그날이 제일 추웠구나

화솜 이불이 깔려 있겠다는 기분, 떨어져도 그다

싶은 거예요. 제 차례가 와서 얘기를 하는데 나

지 아프지 않겠다는 기분이 들자 자신도 모르게

도 모르게 눈물이 막 나오더라고요. 실은 제가 평

뒷걸음질을 쳤다. 다시 들어온 적막한 집 안에서

소에 누구의 이야기에 집중을 하거나 공감을 잘

그는 소리 내어 엉엉 울었다.

하는 사람은 아니었거든요. 누가 어떤 상황을 얘 기하면, 조언, 충고, 판단을 했었지요. “나 같으

“이런 모습을 가족한테 보이면 안 된다고 생각했

면….” 이러면서 말이죠. 그런데 조원들이 자기

어요. 다음 날 낮이 되면 더 밝게, 이런 생활을 반

얘기를 하는데, 제가 들으면서 공감을 하고 있는

복했죠. 그날도 운동 마치고 집에 오는 길에, 지

거예요. 그 사람의 아픔에 질문을 하는 사람이 아

역 신문이 보여서 뭐 배울 것 없나 살펴보니, 「누

니었는데, 그러고 있더라고요. 여기는 참 이상한

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가 눈에 띄었어요. 왠

곳이다, 혼자 생각을 했죠.”

지 끌리는 거예요. 내가 엄마가 없는 것도 아닌 데, 진짜 엄마를 얘기하는 것 같은 느낌은 아니었

6회차 동안 맘프를 만나며 의문이 드는 순간도

어요. 그냥 그 말이 포근하게 다가와서 용기 내서

있었다. 하지만 의문이 들기에 더 알고 싶다는 생

전화를 걸었지요.”

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다 보니 치유활동가로 서의 4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그리고 타 존재

가기 전까지는 ‘이게 뭐지?’라는 마음이었지만,

에 공감하는 마음은 ‘사람을 알고 싶다’에서 ‘사

막상 가서는 조금의 반감도 있었다. 낯선 사람들

물을 알고 싶다’로 이어져 최근의 활동 중 테이블

과 마주 앉아 밥을 먹는 것이 쉽지 않아 처음에는

에 장식해 두었던 꽃과 교감하는 따스한 경험도

많이 먹지 못했었다. 평소 에 사용하지 않는 단어들, 표현들을 쓰게 하는 이곳 에서 마음을 여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추웠 던 날’, 저보고 먼저 얘기 를 해 보래요. 한 번도 이 런 것에 대해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어서 얼른 말을 못 하겠다, 마지막에 얘기 를 해도 되는지 물어봤어 10


하게 되었다.

리더 치유활동가로 선정되어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이다. 지금은 잘 하려고 하기보다는 누구든지

“맘프 프로그램 세팅 시 테이블 위에 꽃을 두는데

편안하게 자기 얘기를 꺼낼 수 있게 하고, 찬찬히

너무 예쁘고 향이 좋은 거예요. 그걸 휴지에 싸서

들어주는 것이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다.

집에 갖고 왔죠. 그런데, 얼마 전에 남편이 그 꽃

최근의 교육 중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는 질문에

이 뭐냐고 묻더라고요. 제가 말했죠. ‘이 꽃이 테

다른 사람의 몸 끝과 내 몸의 끝이 닿았던, 몸으

이블 위에서 사람들 이야기를 다 들어준 꽃이거

로 이야기 나눈 시간들을 떠올렸다.

든, 얘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래서 이게 쓰레기 통에 들어가는 게 너무 마음이 아팠어.’ 집에 와

“처음 맘프 참여하면서 ‘눈물도 말이에요.’ 이 말

서 컵에 꽂아 두었는데 이 꽃이 3일이 되어도 물

이 가슴에 참 와닿았었거든요. 우리가 말을 안 해

도 맑고, 향도 그대로고 시들지를 않는 거예요. 나

도 무언의 대화가 가능하지만, 몸으로도 어떤 메

도 모르게 꽃하고 대화를 했어요. ‘어머, 너 이렇

시지를 전할 수 있구나. 사람마다 그 해석이 다

게 힘든 이야기를 다 듣고도 마음 안 다쳤니?’ 제

르기도 했는데, 저는 그게 신기하고, 새롭고, 좋

가 이제는 사물하고도 대화를 하더라고요. 그 꽃

았어요.”

이 일주일 지나자 시들었는데 버리는데도 마음 이 아팠죠. 이제는 사람뿐만 아니라 사물의 마음

최근 누군가 ‘너에게 맘프가 무엇인 것 같니?’라

도 알고 싶어요.”

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고 한다. 때에 따라 바뀌기 도 하지만 지금 그의 대답은 ‘스무고개’이다. ‘마

도전하는 사람, 전민희

음’이라는 정답에 도달하기 위해 “너는 그 상황 이, 그 말이 왜 힘들었는데?”, “그래서 너는 어떻

공감인에서 어르신공감단, 상담학교, 경청의 방 등

게 했어?”, “그러고 나니까 지금 너의 마음은 어

다양한 치유활동을 해 왔던 그는 2019년에 신규

때?”와 같은 질문을 하면서 맞춰 가는 것이 꼭 스 무고개 같다는 생각이 들 었기 때문이다. 이런 과 정들을 기꺼이 마주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만의 도전 을 이어가는 리더 치유 활동가 전민희는 ‘변화하 는 것은 두려운 것이 아 닌, 아직 만나지 못한 나 를 만나는 것이구나’라는 멋진 깨달음을 주는 사람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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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 칼럼

당신이 선택한 컬러가 들려주는 이야기 글

김미나

인연을 통하여 스스로를 비춰보고, 잘 비춰줄 수 있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영향을 준다. 루미나 컬러 연구

정은 「마음:온-누구에게나 엄마

소 트루 컬러 시스템(LUMINA

가 필요하다」 프로그램 속 ‘오늘

나 자신과 잘 지내고 친해지고

True Color System)에서는 ‘당

의 이야기’에서 ‘조별 나누기’를

싶어서 시작했던 것이 그림 그

신은 당신이 선택한 컬러들이

할 때와 매우 흡사하다. 컬러테

리기였다. 그림을 그리고 그 위

며, 당신 존재의 필요를 나타낸

라피스트로서 활동하면서 자신

에 내가 원하는 컬러로 마음이

다.’고 한다. 즉, 컬러는 마음의

에게 끌렸던 컬러들이 꽁꽁 숨

가는 대로 채색할 수 있어 즐거

언어이고, 현재의 나 자신의 모

겼던 마음을 헤아려주는 것 같

웠다. 가끔은 내면에서 올라오

습을 잘 반영해 주는 도구이다.

아서 순간 울컥하고 위로 받는

는 감정들이 무엇인지 몰라 말

분들을 자주 만났다.

로 설명하기 어려웠다. 그런 감

나의 크레파스 팔레트 안을 보

정들을 컬러로 마음껏 표현할

면 자주 쓰는 컬러는 부러져 있

이렇게 컬러와 공명하는 과정

수 있어서 감정이 분출되는 느

고, ‘빨간색’이 제일 짧다. 내가

은 컬러를 통해 내 마음이 ‘공

낌을 받았고, 밑 그림 위에 채

사용하는 컬러다이어리를 보면

감’받은 느낌을 경험하게 해준

색을 하고 나면 마음이 후련했

화가 났거나, 분노를 표현하고

다. 또한 이런 경험을 하게 되면

다. 컬러와 마음이 어떻게 연결

싶을 때 주로 빨간색을 많이 쓴

내면의 자아가 탄력을 받아 마

이 되는지 궁금하여 컬러테라

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컬러다이

음의 목소리에 귀를 잘 기울이

피 공부를 전문적으로 배웠고,

어리와 팔레트를 보면서 ‘아, 내

게 된다. 그런 과정을 통해 스스

지금은 컬러테라피스트로서 활

가 억압된 분노가 참 많구나’라

로를 치유할 수 있는 사람이 되

동을 이어가고 있다.

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었다.

는 것 같다.

컬러는 자연의 빛에서 오고, 빛

이렇게 주기적으로 컬러다이어

나와 연결되어 있는 분들을 통

은 주파수(파장)로서 눈을 통하

리로 나의 마음 상태를 기록하

해 나의 내면을 비춰보고, 타인

여 우리에게 들어온다. 눈을 통

여 감정을 쏟아내면 마음이 좀

도 잘 비춰 줄 수 있는 사람이

해 들어온 컬러는 감정과 긴밀

진정되어, 한 발 떨어져서 내 감

고 싶다.

히 섞여 우리의 생각과 행동에

정을 다시 볼 수 있었다. 이런 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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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처방전 {홀가분}

*

가슴이 시키는 일

정리 치유자 정혜신 선생님과 심리기획자 이명수 선생님이 공동 창작한 {홀가분} 이야기! 나를 응원하는 ‘심리처방전’으로 자기 스스로를 다독이며

김동민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사는 다정한 전사. 2013년 송파 맘프2기를 시작으로 최근에는 청년편 진행치유활동가로 함께했다.

마음의 에너지를 가득 채워보는 것은 어떨까요?

한 조사에 의하면, 호주 사람들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직업은 목수랍니다. 이어서 타일공, 페인트공 등 육체노동을 하는 직업이 2, 3, 4위를 차지했고요. 변호사, 회계사, 정신과 의사 등 전문성을 가진 직업들은 조사대상 10개 직업 가운데 8, 9, 10위에 불과합니다. 사회가 그런 방향으로 흘러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아니라 현재 호주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런 에피소드를 접하다 보면 인간의 관점도 진보할 수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유쾌한 상상이 꼬리를 물고 일어납니다. 사회적 지위가 아니라 개인의 삶 자체를 중시하는 사회는 생각만으로도 근사합니다. 우리 현실에서는 아직 실감이 안 가는 얘기지만요. 20대 중반을 넘긴, 안정적이며 사랑스러운 제 후배 한 명은 남자친구가 호주 사람입니다. 얼마 전 자기 여자친구를 만나러 한국에 온 그 호주 남자의 현재 직업 또한 빌딩 유리창을 닦는 일이라네요. 앞으로의 꿈은 고공에서 간판이나 유리창을 청소하는 회사를 설립하는 것이고요. 그 후배와 남자친구를 보면 절로 유쾌해집니다. 인간의 관점이 진보한 덕분으로, 전도가 유망한 청년을 남자친구로 두게 된 후배에게 축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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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의 시간

나를 만나는 시간 정리

신수경 · 공감인 속마음산책 매니저

2020년 상반기 속마음산책에 참여하여 오롯한 나를 만나는 경험을 한 화자와 공감자의 솔직 담백한 소감을 짧게 나눕니다.

“사람의 마음이 이렇게나 다양한 빛이 있다는

“친구의 추천으로 <속마음산책>을 신청하게 되

것에 놀라고 감동했습니다. 대화의 소중함을 느

었는데, 처음에는 모르는 사람과 속마음을 이야

끼고, 감사함이 차오는 순간이었습니다.”

기해야 하는 게 부담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어느

-2020년 상반기 속마음산책 1회차 공감자

새 공감자에게 속마음을 이야기하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공감자가 들어주는 게 편안했고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공감자와 화자의 역할에 한정되지 않고, 그저 사

-2020년 상반기 속마음산책 2회차 화자

람 대 사람으로 서로의 속도에 맞춰 대화를 이어 갔습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휴대폰 없이 90분의 대화를 이어간다는 것만으로도 서로의 깊은 속

“가족이나 나를 아는 사람이 아닌 낯선 사람이

마음을 나누기에 충분했습니다. 빠르지도 않고,

들어주는 공감. 그것만으로 답을 찾을 수 있었습

느리지도 않은 걸음으로 채워진 속마음산책. 서

니다. 제가 좀 더 건강해지면 공감자로 활동하러

로에게 내일을 살아갈 힘이 되었습니다.”

오겠습니다.”

-2020년 상반기 속마음산책 3회차 공감자

-2020년 상반기 속마음산책 4회차 화자

“두 이야기가 만나며 서로의 마음에 울림을 주

“아무런 대가 없이 이런 좋은 시간 갖게 해주셔

고, 그 가운데 따스함과 배움을 느꼈습니다. 함

서 감사합니다. 분명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

께 듣고 고민하면서 저의 나아갈 방향도 더 뚜렷

람이 저 말고도 많을 것 같습니다. 가족에게도 편

이 보이게 됨에 큰 힘을 얻었습니다. 화자와 함

하게 말하기 어려운 부분을 솔직히 말할 수 있었

께 걸었던 서울숲의 푸르름 같이 마음에 신선함

습니다. 해결할 수는 없어도 내 말을 들어주고 공

이 불어오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감해 주는 것만으로도 힐링 됩니다.”

-2020년 상반기 속마음산책 4회차 공감자

14

-2020년 상반기 속마음산책 5회차 화자


참여의 시간

치유를 선물해드립니다 글

이신혜

‘슬프다, 힘들다’ 하는 감정이 충분히 수용되는 사회를 꿈꾼다. 마음 아픈 사람들을 도우며 그들과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일을 하고자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화자와 속마음산책을 끝내고 마무리 대화를 나누는 공감자 이신혜님(오른쪽)

낯선 곳에서 낯선 이를 통해 나를 찾기까지 어느 날 갑자기 닥친 변화로 모

대는 날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새 내 마음 역시 그 빛을 닮아가

든 것이 엉망이 되어 갈피를 잡

걱정이 머리 속에 가득 찼다. 한

는 듯했다.

지 못하던 때가 있었다. 혼란스

발 두발 공감자와 발맞춰 걷기

럽고 답답했다. 주위 사람들에

시작했고, 서울숲을 온몸으로

그 후로 많은 시간이 지났다. 그

게 나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위

느끼며 걷다 보니 차츰 긴장했

시간 나와 함께해준 공감자에

로 받고 싶었지만, 예상치 못한

던 마음이 풀어지는 듯했다. 어

대한 고마움이 크게 남았다. 충

그들의 말에 상처를 받거나 혼

느새 내 옆에서 귀 기울여주는

고나 조언하지 않고 내 이야기

란은 더 커져갔다.

공감자와의 대화에 집중하게 되

를 묵묵히 들어주며, 나의 감정

었고, 나의 이야기가 하나 둘 시

에 집중해 주며, 내가 알지 못했

그러다 우연히 공감인의 속마음

작되었다. 그렇게 한참의 시간

던 감정을 바라 봐주며 함께 했

산책을 만났다. 초록의 싱그러

이 지났고 어느새 나는 울고 웃

던 그 시간이 나에게는 큰 선물

움으로 가득하고, 코끝으로 전

으며 나의 속 깊은 이야기를 풀

이었다.

해져 오는 숲의 냄새가 향긋했

어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랬던 내가 지금은 매

다. 그 곳에서 나는 난생처음 만 산책이 끝난 후 내가 느꼈던 감

주 공감자로 서울숲을 찾고 있

정들을 잊지 못한다. 혼탁했던

다. 누군가에게 받았던 마음으

‘괜한 이야기를 하게 되는 건 아

마음이 한층 차분하게 정리된

로 내가 치유 받았듯이, 내 진심

닐까?’, ‘이런 이야기를 하면 상

느낌이었고 가벼워졌다. 주저리

이 다른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주저리 이야기하며 그동안 많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용

은 생각들로 가리워졌던 나의

기 내어 이곳을 찾아준 이들이

감정들이 드러나면서 명쾌해졌

공감 받고, 위로 받고, 치유되길

다. 서울숲과 어우러지듯, 어느

소망한다.

난 사람을 공감자1로 마주했다.

1

전문 상담가가 아닌 우리와 같 은 시민들로, 한 존재에 깊이 주목하고 집 중하는 사람.

15


공감카툰

내 마음을 만났던 찰나

요즘 자전거를 타요. 일단 다리를 열심히 움직여요. 제 다리의 움직임보다는 나무와 하늘이 눈에 더 들어옵니다. 그 순간만큼은 가만히 있고, 자전거의 페달을 파란 하늘과 나무들이 대신 밟아줘요. 스르륵 바람을 옆에 끼고, 드르륵 자전거와 함께 얼마나 흘렀는지 알 수 없이 앞만 보는 그 순간, 햇빛과 그늘을 오가는 마음으로 저는 들어갑니다. 글·그림

이경미

kyeongmileee

2018년 알바상담소편에 참여하며, 내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된다는 걸 배웠다. 지금은 그림을 그리며 소통하고 있다. 그림책 「짜장면 나왔습니다」와 「나만의 기타」을 만들었다. 16


육아 일기

울어야 웃을 수 있다 글

한보람

중랑 맘프10기 참여자로 안전하고 따뜻한 엄마 품을 경험한 후, 받은 것을 나누고 싶은 마음에 치유활동가로 함께 활동하고 있다.

건강하게 울어보기 낮잠을 곤히 자던 아기가 깨자

던 아기였다. 잊힐 리가 없지, 그

토닥해주니 기대서 훌쩍댄다. 정

마자 갑자기 울기 시작한다. 비

냥 넘어가질 리가 없지 싶어 다

말 안전한가? 정말 괜찮은 건가?

명을 빽 지르며 집이 떠나가라

급히 감정을 읽어줬다.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순간들.

운다. 어디가 불편한가 싶어 덜

아기에게 고마웠다. 그 시간을

컥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아

“엄마가 화냈던 거 생각났어?

통과해 주어서. 건강하게 표현

기를 살핀다. 안아주니 몸을 뒤

엄마 무서웠구나. 싫었겠다 우

하고 지나가주어서.

로 젖히며 더 악을 쓴다. 어르고

리 아가.”

달래도 소용이 없다. 이쯤 되니 스멀스멀 짜증이 올라온다.

“물 줄까?” 더 크게 울기 시작한다. 내 눈을

“주뜨!”

똑바로 보면서 정말 말 그대로

“알았어, 주스 줄게. 목마르겠다.”

‘뭐야, 대체 왜 우는 건데, 뭐가

뒤집어진다. 다치지 않게만 받

문젠데. 나더러 뭘 더 어쩌라는

쳐주면서 가만히 지켜봐 줬다.

거야!’

방긋 웃는다. 주스 한 잔을 다 마 시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신나

“세상에. 그렇게 화가 났어~

게 논다. ‘그래. 실컷 울어야 웃

그렇게 무서웠어~”

을 수 있지.’

오른다. 남편과 차 안에서 말다

얼마나 무서웠을까. 얼마나 힘

내가 못해 본 걸 하는 아기가 부

툼이 있었다. 내 언성이 높아지

들었을까. 품에 안기고 보호받

럽기도 하고, 아기로 인해 뒤늦

고 아기는 칭얼대다가 못 들은

아야 하는 사람도 엄마고, 자기

게라도 알아차리고 경험해 볼

척 다른 곳으로 관심을 돌리길

를 무섭게 한 사람도 엄마니 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감사

래 살펴주지 않았다.

마나 혼란스럽고 힘들까 싶어

하기도 하다. 이렇게 소중한 가

마음이 아려왔다.

르침을 주는 존재와 함께하는

아기의 눈빛을 본다. 그 순간 번 뜩 정신이 든다. 어제 일이 떠

아차 싶었다. 갓난아기 때부터

세상이 참 새롭다.

도 병원에서 예방접종하고 오

한 시간을 넘게 울더니 슬금슬

면 밤에 자다 생각나서 흐느끼

금 다가와서 품에 안긴다. 토닥 17


공감인은 지금

활동 스케치 !

! 치유활동가집단 공 감인 소셜임팩트 워크숍 현장

@

2020 사업설명회

질의응답시간

#

2020 사업설명회

가 끝나고 참여한 치유 활동가들과의 단체 사 진 촬영

@

#

18


정리

오혜민 · 공감인 프로젝트매니저

더 나은 치유릴레이를 위해:

의 오프라인 프로그램을 주되게 운영해오던 터라

공감인은 재정비 중

특히 많은 고민들을 했는데요. 논의를 거듭하다 비대면으로 우리편을 진행해보았습니다. 기존에

공감인은 2013년부터 치유릴레이를 이어오며 사

오프라인이 불편하셨던 분들께는 오히려 새로운

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소셜임팩트’ 조직

기회를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요.

입니다. 그런데 이 소셜임팩트를 어떻게 더 확장

하반기에는 본격적으로 비대면 온라인 프로그램

시킬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

을 시범운영할 수 있도록 기획 단계에 있습니다.

이 치유를 경험하고, 이들이 더 퍼져나가 서로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야 하는 시점, 공감

존중하며 소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

인도 더 신중히 대처하여 안전한 환경을 만들 수

요? 공감인이 올해 마주한 질문들입니다. 이 질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문 앞에서 우리는 많은 것들을 새로이 정비하고 있습니다. 낡은 부분은 고쳐 새롭게 만들고, 막연

공감인 2020 사업설명회

하게 생각했던 것을 명문화하면서, 더 치열한 고 민들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 고민들의 끝에, 우

지난 6월, 치유활동가를 위한 사업설명회 ‘2020

리는 새로운 미션과 비전을 설정하게 되었습니

공감인 사용설명서’가 진행되었습니다. 공감인이

다. ‘우리는 공감의 경험을 통해 마음이 건강한

올해 맞이하게 된 변화나 해결해야 할 과제, 연결

사회를 만듭니다’. 그리고 ‘모든 마음이 존중받는

된 파트너들을 함께 소개하는 자리였습니다. 공

일상을 위해 치유릴레이를 이끄는 치유활동가집

감인이 하는 일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 못하셨던

단’이 되고자 합니다. 이 목표를 위해 더 열심히

이들에게는 조금 더 정확한 정보를 드리고, 기존

노력하는 공감인이 되겠습니다.

에 잘 알고 계셨던 분들께는 변화되거나 발전되 는 부분에 대해서 설명드리고자 했었는데요. 치

COVID-19을 넘어:

유활동가분들의 열띤 질문으로 인해 더 풍성해

코로나 시대의 공감인

진 시간이었습니다.(혹시 참여 못하셨던 분들께 서는 당일 행사 요약 영상이 공감인 홈페이지나

이번 상반기는 전 세계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SNS 채널에 업로드되어 있으니 확인해 주세요.)

으로 인해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공감인도 예

앞으로도 계속 치유활동가와 함께 소통하며 무엇

외는 아니었습니다. 3월에 진행 예정이었던 나편

을 바꾸고 무엇을 지켜나가야 하는지 고민해나가

은 5월 중순에서야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 겨우

는 공감인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진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공감인은 대면 위주

19


우리 이웃 이야기

정의의 오류 글

정가한

성소수자 인권활동가. 차별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 중! 2013년 맘프 신나는센터1기로 참가하였고 같은 곳에서 2~3기, 2014년 마포 맘프에서 활동했다.

여성의 존엄을 위하여 미국 캔자스 대학교에서 성범죄 생존 여성들이 피해 당시 입었 던 옷을 재현하는 전시회가 열 렸다. 헐렁한 티셔츠와 청바지, 분홍 원피스와 검은 수영복, 한 단체의 기념 티셔츠, 그리고 어 린이의 드레스. 일상에서 흔히 입음 직한 복장이거나 특별한 장소를 위한 색다른 차림이거 나, 전시된 옷들의 형태와 용도 는 모두 제각각이었다. 전시는 사건 당시의 다양한 옷들을 한 데 모아 보여줌으로써 특정한 옷차림이 성범죄의 원인이 된 다는 통념을 단호히 반박했다. ‘그날 어떤 옷을 입었지?’ 이 전 시의 주제이자 성범죄 생존 여 성들이 숱하게 들어온 질문이기 도 했다. 성범죄를 다룬 국내외의 여러 연구와 통계가 피해자의 옷차 20


림, 외모, 행동과 같은 특징은

그에게 보상을 주어야 하는지

고 성범죄 피해자를 대상으로도

피해를 유발하는 원인이 아님

투표를 통해 결정할 수 있는 권

동일하게 나타났다. 흥미롭게도

을 밝힌 것은 오래전의 일이다.

한이 있었다. 이 무리의 대부분

이같이 약자를 비난하는 태도

그러나 피해자에게서 성범죄의

은 고문을 중단하는 것에 동의

는 나이, 성별, 종교, 사회적 지

원인을 찾아내고 그에게 피해의

했다. 나머지 한 무리에는 고문

위 등의 요인보다도 세상이 공

원인을 전가하려는 집요함은 여

이 계속될 것이며 영상 속의 사

정하다고 믿는 정도에 의해 크

전히 그치지 않는다. 평소라면

람에게는 어떠한 보상도 없음이

게 좌우되는 것으로 밝혀져 러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을 사

통보되었다. 실험 결과 영상 시

너의 가설을 뒷받침했다. 세상

소한 행동거지도 유독 성범죄

청 후에 두 무리가 기억하는 영

은 정의롭다는 믿음의 무결함

피해자에게만큼은 중대한 과실

상 속 사람의 인상은 상반되었

을 위해 눈앞의 불의를 무시하

이 된다. 단지 옷차림뿐만이 아

다. 특히 고문의 중단을 선택할

고 합리화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니라 피해자의 귀가 시간, 그가

수 없었던 참여자들은 피해자의

모순적이다.

들른 장소, 그때 왜 술을 마셨고

인상을 부정적으로 설명하는 경

왜 혼자였으며 무슨 이유로 친

향을 보였다. 이들은 한 사람이

스토킹, 불법 촬영, 그루밍 성범

절했는지, 잔인한 질문이 꼬리

무고히 고통받는 장면을 지켜보

죄, 조직의 위계를 이용한 성범

를 물고 이어진다. 악랄하고 비

고도 그를 비난한 것이다.

죄 등 성범죄를 다룬 뉴스가 연

열한 몇몇 사람만의 문제가 아

일 쏟아진다. 누군가에게는 뉴

니다. 심란하게도, 나에게 친근

러너는 위와 같은 의아한 결과

스를 통해 접한 근래의 소식이

하거나 때로는 선하다고 믿었던

를 ‘공정한 세상에 대한 가설’로

겠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가정,

평범한 사람들마저 피해자를 비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사람들

학교, 직장 등 평생에 걸쳐 겪어

난하는 데에 주저하지 않는 모

은 저마다 정의를 추구하며, 불

와야 했을 현실일 것이다. 절대

습을 본다.

쑥 등장한 불의는 이들이 추구

다수의 여성 피해자가 존재하고

하는 정의를 위협한다고 한다.

그에 가해자 대부분이 남성이라

사회심리학자들은 사람들이 약

이때 사람들은 위협받은 정의

는 지금의 사실은 변하지 않는

자 또는 피해자를 비난하고 그

를 회복하기 위해 불의의 해결

다. 남성 권력을 주축으로 하는

들에게 피해의 원인을 전가하

에 나서지만, 할 수 있는 일이

사회 전반이 여성의 존엄을 훼

는 이유를 여러 실험 결과를 통

아무것도 없다면 오히려 불의

손하고 있음은 더없이 확실하

해 설명한다. 사회심리학자 멜

의 피해자를 헐뜯는 것으로 정

다. 공정하고 정의롭다고 믿어

빈 러너는 참여자들이 10분간

의롭고 공정한 세상에 대한 믿

온 세상이 실금을 내며 부서져

고문 받는 사람의 영상을 보게

음을 지켜낸다고 한다. 즉, 피

가는 지금,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고 이후 그 사람에 대한 인상

해자의 불행은 피해자의 탓이

할 것인가. 범죄에 분노하기보

을 묻는 실험을 진행했다. 참여

라고 합리화한다는 것이다. 이

다 피해자의 면모를 들추는 것

자들은 무작위로 나뉘어 두 무

러한 경향은 이후 이어진 여러

은 정의가 아니다. 비난을 멈추

리에 배정되었다. 한 무리의 참

연구에서 가난한 사람, 장애인,

고 불의를 직시하자.

여자들에게는 고문을 중단하고

실업자, 노인, 에이즈 환자 그리 21


마음충전소

{책 이야기 - 박상영 연작소설}

『대도시의 사랑법』 -우럭 한 점 우주의 맛

박현희

자연과 책을 좋아하고 특히 시를 사랑한다. 2013년 맘프2기로 참여한 후 현재까지 행복하게 활동하고 있다.

모든 존재는 비릿하고

를 만났다. 우럭 한 점에서조차

다. 그리고 영에게 여자를 데려

쫄깃한 우럭 한 점의 맛

우주의 맛을 느끼는 그. 그는 영

오라고 결혼 타령을 해댄다. 엄

에게 ‘당신이라는 우주를 좋아

마를 돌보며 영은 그녀가 그저

사랑에 대해서는 더 알고 싶지

한다’고 고백한다. 온 세상을 얻

그녀 자신으로 존재했을 뿐이고

않았다. 너무나 흔히 언급되지

은 것 같았던 시간이 흐르고 영

자신도 그저 자신으로 존재하기

만 어디에서도 그 자취를 찾을

은 그가 자신에게 관심이 있는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을 뿐이

수 없기 때문이다. 마음에 부

것이 아니라 단지 벽에 대고서

라는 생각을 한다.

담을 주는 당위로서의 사랑만

라도 무슨 얘기를 털어놓고 싶

이 남았으니, 차라리 사랑이라

을 만큼 외로운 사람이라는 것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고. 그

는 단어가 사라지면 더 좋을 것

을 깨닫게 된다. 영도 바로 그

렇지만 단 한 번도 사과하지 않

같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우럭

런 사람이니까. 사실 우리 모두

은 엄마를 영영 용서할 수는 없

한 점 우주의 맛」을 읽으며 구차

는 뼛속 깊이 외로운 거니까. 둘

다고. 영은 이제 생각을 멈추고

하고 미친 욕망 같은 사랑에 한

의 사랑을 부정하는 그의 모습

그녀가 아무것도 모른 채 죽어

대 맞고, 자기 방식으로 아들을

에 영은 좌절했고, 그렇게 관계

버리기를 바랄 뿐이다. 그러나

옥죄는 엄마를 이해하지 않고도

는 끝났다. 사랑은 얼마나 쉽게

‘아름답구나 저무는 것들은’이

견디는 사랑에 두 대 맞았다. 가

변질되어 버리는 찰나의 욕망

라고 말하는 그녀를 영은 오래

벼운 유머 같은 진실의 펀치가

인가.

도록 바라볼 것이다. 모든 존재

삶의 속살을 환히 드러내며 나 를 무너뜨렸다.

는 저마다 하나의 우주이고, 사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엄마는

랑은 당위가 아니라 우주를 껴

영이 고등학교 1학년 때 동네 형

안으며 느끼는 비릿하고 쫄깃한

엄마 병간호에 지친 남자 사람

과 키스를 했다는 이유로 그를

우럭 한 점의 맛이니까.

‘영’은 한 인문학 강좌에서 ‘그’

정신병원 폐쇄병동에 가둬버린

22


헬스인사이드

여름에도 나아지지 않는 비염, 왜? 글

변춘애

방송인이며 『우먼 그레이』 저자. 2013년 맘프1기로 참여, 쎈언니에서 친구로 거듭나는 방법을 깨달았다. 배움의 끈을 놓지 않는, 호기심 가득한 삶을 살고 있다.

여름철 실내 온도 관리가 중요

지 못한다’이다. 그럼 비염 또

능성은 일반적으로 여름에 진

는 감기 환자만 콧물이 유독 많

행된다. 정상적인 코 컨디션을

‘비염’은 크게 ‘알레르기성 비

이 흐르는 것일까? 이유는 크게

생각하고 실내 온도를 낮게 설

염’과 ‘만성 비염’으로 나뉘지만

두 가지다. 콧물이 점막 염증으

정하거나 찬 음식을 자주 먹으

2가지 비염을 명확히 구분하는

로 과하게 늘었을 경우와 콧속

면 좋지 않다. 항상 따뜻하다 싶

기준은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래

통로가 막혀서 콧물이 원래 경

을 정도로 몸과 주변 환경을 유

서 알레르기성 비염 중 하나인

로로 이동하기 어려운 상황 때

지하고, 냉방이 과한 실내에 있

‘통년성 비염(4계절 내내 지속

문이다.

을 경우 마스크 등으로 호흡기 를 보호해 주자. 또한 코 주위

되는 비염)’을 만성 비염으로 칭 하기도 한다. ‘급성 비염’도 있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

의 혈자리를 손가락에 힘을 실

지만 일반적으로 감기로 인한

면 비염 수진율이 겨울에 높아지

어 꾹꾹 눌러 주며 마사지를 하

합병증이며, 보통 한 달 내 자연

긴 하지만, 여름철에도 꾸준하게

는 것도 좋다. 비염은 치료가 어

치유되는 것이 보통이므로 큰

환자가 발생한다. ‘오뉴월 감기

렵지만 꾸준한 관리로 면역력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는 개도 안 걸린다’라는 속담은

높이고, 주변 환경을 잘 케어한

옛말이 되었다. 에어컨 보급률

다면 완화되어 좋은 상태를 유

콧물은 왜 나는 걸까? 콧속 ‘점

이 높아져 실내외 온도 차가 커

지할 수 있다.

막’에서는 보통 하루 1ℓ정도 액

졌다. 그로 인해 냉방병 발병이

을 분비한다. 코에서 폐로 들어

늘고, 여름철 감기가 증가하는데

하나이비인후과 정도광 원장에

가는 공기 가습을 위해 70% 소

기여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르면 혹시 비강 내 구조적인 문제로 야기된 질환이라면 수술

진되고, 30%는 코 점막 보호에 쓰이고 섬모운동을 통해 코 뒤

아울러 건조하고 기온이 낮은

등으로 치료를 해야 할 수도 있

쪽 위장관 쪽으로 내려가며 역

곳에서 더 잘 일어나는 비염은

으니 일단 증상을 느낀다면 병

할을 마무리하는 것이 정상적

습한 여름철에도 계속 이어질

원을 방문해 정밀하게 검사할

인 경로다. ‘ 1 모든 사람은 콧

수 있다. 계절성 비염을 앓던 사

필요가 있다고 한다.

물을 흘린다. 2 하지만 알아채

람이 통년성 비염으로 변할 가 23


후원을 시작하는 방법

다양한 방법으로 공감인에 후원하실 수 있으며 여러분의 응원과 참여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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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회원 (6월 현재 후원자 134명) 강서희

강수연

고영숙

곽나율

곽양이

구보성

권수경

길천우

김경희

김명희

김미나

김미향

김민정

김상우

김성렬

김숙경

김승숙

김영애

김군욱 김원경

김은자

김인실

김정겸

김정란

김정열

김지연(2기) 김지연(4기) 김태완

김현주

김형미

김희진

류경순

박병호

문정환

박경미

박계용

박교문

박도영

박매금

박미자

박수정(2기) 박수정(14기) 박수진

박영주

박정아

박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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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혜

박진선

박현희

백두현

서나래

서맹은

서윤숙

서윤주

서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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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유정

변춘애

송은미

심하늘

안소영

안은숙

안태은

양두환

양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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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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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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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옥

한정현

홍윤경

홍윤희

홍정연

㈜아주자동차공연사

공감인 월별 후원금 현황 2020.03 2,080,000원

*

24

2020.05 1,920,000원

2020.06 2,201,904원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혹시 이름이 빠졌거나 우편물 수령지 주소가 바뀐 분들 및 회비증액을 원하는 분들은

*

2020.04 1,96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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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토크> 통권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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