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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ependent rock magazine vol.62 / www.elephant-shoe.net / 2012 SEPTEMBER TABLOID 11

THE MOONSHINERS 모험광冒險狂의 로큰롤 라이프

PINK iSSuE

우리가 이상한 게 아니라 사랑에 목숨 걸지 않는 네가 이상한 거야

Mu S ic

내 피부색에 맞는 음악 고르기

S PEc iA L

올림픽 폐막식의 탈을 쓴 영국 대중음악 자랑 쇼


Small Talk with Music / EPISODE : 런던

Editor's Note 웹진으로부터 62호. 타블로이드로 11호. 햇수로는 6년. 이 기나긴 시간 중에서 2012년 8월이 가장 바쁘고, 가장 힘들었습니다.

石군

NAT KING COLE - WHEN I FALL IN LOVE Album : Love is the Thing (1957)

작년 여름 런던에서 3주 정도를 엘리펀트 슈의 기자 Julian Kim의 집에서 머물렀다. 그때까지 그를 만났던 적을 다 합쳐도 다섯 번이 안 되니 그리 친한 사이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짜증 한 번 내지 않았다. 오히려 나를 위해 가이드부터 요리사, 티켓 구매 대행, 쇼핑 등 온갖 것을 함께 했다. 그리고 맞이한 마지막 날, 출국 심사를 위해 줄 서 있는 동안 뒤를 돌아보면 그가 항상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문을 통과하기 직전 마지막으로 돌아보며 인사를 하고, 문을 통과한 후 나는 정말로 엉엉 울었다. 그가 남자라는 사실에.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서 사흘 동안 세 개의 데일리 매거진 발행 슈퍼소닉 페스티벌에서 한 개의 데일리 매거진 발행 그리고 바로 이 9월호 매거진 발행 하지만 2012년 8월이 가장 즐겁고, 가장 행복했습니다.

JEE

엘리펀트슈라는 이름으로 정말 많은 사람이 모여서 함께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우리가 이렇게 뭉쳐서 할 일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Blur - Girls and Boys Album : Parklife (1994)

JUNE군과 1년 동안 한 번도 다투지 않았지만, 첫 대전(大戰)은 바다 건너 영국, 그것도 제일 좋아하는 도시 런던의 옥스포드 스트리트 한가운데에서였다. 어쨌든 우리는 결혼을 했고 많은 게 변했다. 이제는 이틀에 한 번 꼴로 옥스포드 스트리트로 간다. 에휴!!

2012년 8월 28일 石군

JUNE

Queen - Keep Yourself Alive Album : Queen (1973)

런던에는 좋아하는 것들 천지다. 브릭 레인, 테이트 모던, 아스날, 프레드 페리, 닥터마틴, 벨고, 카나비 스트리트, 캠든 타운, 포토벨로 마켓, 영국 밴드와 록 페스티벌, 뉴 크로스... 쓰다 보니 런던으로 날아가 JEE양과 옥스포드 스트리트의 새로운 기억을 만들고 싶다.

이지선

SLIPKNOT - PSYCHOSOCIAL Album : All Hope Is Gone (2008)

ELEPHANT-SHOE tabloid issue No.11 / 2012-9-1

런던에 갔을 때 가장 구경하고 싶었던 곳은 바로 JUNE의 동생 집. 다녀왔던 친구 말에 따르면 세상에서 제일 더러운 집이었다. Julian과 함께 찾은 그 집은 정말 <쏘우> 같은 공포영화에나 나올 법한 곳이었다. 만취한 채로 화장실에 들어서자 정말 정신이 확 들었다. “아무것도 몸에 닿으면 안 되겠다.”라는 생각으로 잔뜩 긴장해서 일을 본 후 손을 닦으려고 세면대를 보니 수도꼭지에 민달팽이가 처덕처덕 붙어있었다. 악몽 같았다.

Editor-in-Chief 石군 / ewanjj@naver.com First Director June / dafunk@hanmail.net Director JEE / seg1129@naver.com Julian Kim / comfortingsounds.vol1@hotmail.com 맹선호 / pluto116@naver.com 용식 / bleutk@gmail.com Creative Director Jiyang Kim / pinkymallow@naver.com Mr.Yun / djmou@hanmail.com Art Director NOKID / starfucker6@naver.com 이지선 / aniklee@naver.com 윤희진 / hujjin@naver.com Registration Number / 마포,라00343 Published by Elephant-Shoe / www.elephant-shoe.net Printed by 솔텍 / 서울 중구 필동2가 120-1 *엘리펀트슈 타블로이드의 본문은 아모레 퍼시픽에서 제공하는 아리따 글꼴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All Rights Reserved 2012 Elephant-Shoe

Julian Kim

Arctic Monkeys- Brick by Brick Album : Suck It And See (2011)

런던은 참 매력적인 도시다. 외양은 보수적이고 전통을 고수하는 듯하면서도 도시를 감싸는 공기에는 자못 진보와 창의성이 함께 느껴진다. 한여름 밤의 향연처럼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런던 올림픽은 막을 내렸지만, 매일 밤 로큰롤 음악이 끊이지 않고 들려오는 이 도시는 사람을 여전히 설레게 한다.

용식

THE BEATLES – HEY JUDE Album : Hey Jude (1968)

런던에 잠시 살았던 적이 있다. 희한하게 런던에서는 유독 길에서 술을 많이 마셨다. 그때마다 친구들과 함께 고래고래 노래를 부르곤 했다. 빠지지 않고 불렀던 곡은 비틀즈의 Hey Jude. 어느 날 우리가 다니던 학원으로 이상한 발음으로 밤마다 노래 부르는 학생들이 있다고 항의가 들어왔다. ‘이상한 발음’에서 우리는 좌절했다. 그때까지 우리가 브리티시 악센트를 사용한다고 믿고 있었다.

맹선호

PULP - BAR ITALIA Album : Different Class (1995)

런던 소호 번화한 골목의 작은 카페 바 이탈리아는 펄프에 따르면 ‘상처입은 영혼을 위한 유일한 장소’이다. 술집조차 11시면 문을 닫는 영국에선 드물게 24시간 영업하기에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이나 파티피플에겐 가사 그대로 ‘집에 갈 수 없고 잠들 수도 없는 우리가 갈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 이탈리아의 진짜 매력은 사람 구경이다. 데이빗 보위도 단골이라는 훌륭한 커피를 주문하고, 몇 안 되는 야외 테이블에 낯선 이들과 나란히 앉아 소호 사람들을 구경하다 보면 일상에서 조금씩 긁혀 온 상처쯤은 가뿐히 치유되는 기분이다.

NOKID

T-REX – I LOVE TO BOOGIE Album : [OST] Billy Elliot (2002)

6년 전에 딱 한 번 유럽여행을 갔었다. 첫 번째 나라는 무조건 영국 런던. 로큰롤의 본고장이기도 하지만 뮤지컬로도 유명하다. 그 유명하다는 웨스트엔드로 가서 뮤지컬도 몇 편 보고 그랬지만 유독 <빌리 엘리어트>는 스케줄이 될 때 마다 표를 구하기가 어려웠다. 출국을 하루 앞두고 환불 표라도 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극장 앞에 서서 기다렸지만 결국 보지 못했다. 거리에서 멍하니 <빌리 엘리어트> 간판 네온사인 그라데이션만 보고 있었다. 갑자기 영화의 오프닝이 생각난다. 침대를 뛰어오르는 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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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L E P HA N T - S HO E


CONTENTS

2012 SEPTEMBER TABLOID no.11

THE MOONSHINERS 04 rOck’N’rOLL LifESTyLE 싫은 걸 싫다. 좋은 걸 좋다고 얘기할 수 있는 것이 로큰롤이다!

08 day and Night,

Sun and Moon, Summer and Winter.

해가 떠 있을 때에도 달은 떠 있다. 해가 떨어지기까지의 시간은 짧지만, 밤은 길다.

09 푸른 밤의 BEAT! 10 rOck’N’rOLL BGM 영화 같은 로큰롤 라이프에 주제곡 하나 없을쏘냐?

12 fESTivAL virGiN 문샤이너스 팬 윤초보의 페스티벌 첫경험

SP EC TRUM

RE V IE W

알고 있지만 의식하지 않았던 48개의 핑크

SUMMER SONIC 2012

20

26 O RIG IN A L SOUND N OV E L

I SSU E

우리가 이상한 게 아니라 사랑에 목숨 걸지 않는 네가 이상한 거야

연 22

MU S I C

SP ECIAL

내 피부색에 맞는 음악 고르기

올림픽 폐막식의 탈을 쓴 영국 대중음악 자랑 쇼 24

23

28 H ITC H H IK E R’s G U ID E

글램 록, 그 시작과 끝 <2>

29 E LE P H A N T-S H O E

3


THE MOONSHINERS

BIOGRAPHY 2006.08 문샤이너스 결성 2007.12 1st EP [The Moonshiners Uprising] 2008.10 영화 <고고70>차승우, 손경호 출연 2009.07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2009 2009.09 1st Album [모험광백서(冒險狂白書)] 2010.08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 2010 2011.05 그린플러그드 페스티벌 2011 2011.07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 2011 2011.08 2nd Album [푸른밤의 BEAT!] 2012.08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2012

vocal 차승우, guitar 백준명 bass 최창우, drum 송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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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L E P HA N T - S HO E

WORDS : JUNE, PHOTOS : JiYang,Kim


“싫은 걸 싫다, 좋은 걸 좋다고 얘기할 수 있는 ‘솔직함’이요.” “저는 ‘솔직함’에 ‘순수함’이라는 단어 하나를 덧붙일게요.” “로큰롤이요? 글쎄요...실제로 저는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식상한 얘기지만, ‘자유의 추구’ 더 나아가 ‘인간애의 전달’이라고 믿어요.” Q. 오늘 문샤이너스와 나누고 싶은 얘기는 ‘로큰롤 라이프 스타일’

경호 / 저는 거의 단벌에 가까운 수준이에요. 옷이 없는 편은 아닌데,

이에요. 우선 자신만의 로큰롤에 대한 정의가 있나요?

항상 비슷하게 입어요. 청바지에 맘에 드는 셔츠죠.

준명 / 싫은 걸 싫다, 좋은 걸 좋다고 얘기할 수 있는 ‘솔직함’이라고

창우 / 편하고 심플한 스타일이 좋아요. 청바지에 티셔츠요.

생각해요.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그런 걸 점점 잊게 되잖아요. 창우 / 준명이 의견에 ‘순수함’이라는 단어 하나를 덧붙일게요.

Q. 따로 도전해보고 싶은 패션 스타일이 있나요?

음악을 하거나 생활을 하는 데 있어 순수함은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승우 / 뱀파이어 스타일이요. 몇 년 전에 유행했던 고딕 스타일이

경호 / 로큰롤? 글쎄요...실제로 저는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정작 다른

아니라 드라큘라 백작 같은 이미지, 그러니까 망토와 리본 타이도

뮤지션들의 인터뷰를 읽고 나서야 ‘아, 그런가?’라는 정도에요.

해야 하고, 머리는 올백, 화장은 창백하게 하는거죠. 이 복장으로

승우 / 식상한 얘기지만, ‘자유의 추구’인 것 같아요. 그 안에

공연하고 싶어요.

‘인간애’가 없으면 방종으로 흐르게 되니, 하려고 하는 음악도 ‘인간애의 전달’이라고 믿어요. 제가 듣고 자란 로큰롤 음악도

준명 / 저는 중세시대 몰락한 귀족 스타일이요. 다 죽어가는 말을

마찬가지였죠.

매력적인 것 같아요.

타고 거리를 돌아다니는 상상을 해봤어요. 그 시절 옷이 굉장히 경호 / 공연할 때 해보고 싶은 스타일이 딱 하나 있어요. 상의를

Q.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인터뷰니까 각 멤버들의 기상 시간과

벗고 연주하는 거죠. 상체를 자신 있게 드러내는 드러머들이 항상

일과가 궁금해지네요.

부러웠어요. (일동 웃음)

승우 / 단지 기상 시간이 불규칙할 뿐이지, 잠을 자는 평균시간은 규칙적이에요. (일동 웃음) 제일 편하게 일어나는 시간은 12시에서 2시

Q. 음악 외에 취미는 뭔가요?

사이고, 가끔 아침에 일어나면 기분이 좋기도 해요. 아주 가끔이요.

승우 / 검도를 시작한지 8개월 됐어요. 당장 운동을 안 하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제는 기초 대사량이나 체력에 신경이

Q. 보통 저녁이나 새벽에 주로 작업을 하는 뮤지션들의 특성

쓰여요. (웃음) 자전거와 검도 둘 다 도움이 많이 돼요. 스트레스도

때문이기도 한거죠?

풀리구요.

승우 / 맞아요. 대낮에는 생각을 풀어놓는 작업이 안 되더라고요.

창우 / 저는 권투가 취미에요. 체육관 다닌 지 2년 정도 됐는데,

아무래도 해가 져야지 정리도 잘되고 아이디어도 쉽게 나오는 것 같아요.

공연할 때 확실히 좋아요. 예전에는 너무 힘들었지만, 권투를 시작한 후에는 날아다녀요.

Q. 다른 분들은 어떤가요?

경호 / 뭐가 있지? 아! 자전거를 승우랑 같이 타요. 와이낫의 대우,

준명 / 저는 은행업무가 끝나는 시간에 일어나요. 그래서 매번

델리 스파이스의 준호, 크라잉 넛을 비롯해 록 밴드 멤버들끼리

공과금을 못 내고 있어요. (웃음) 사실 인터넷 뱅킹을 얼마 전에 알게

자전거 타는 모임이 있어요.

돼서 그나마 다행이에요. 경호 / 불규칙한 건 마찬가지인데, 오늘은 아침 9시 반에 일어났어요.

Q. 와이낫의 대우 형과 델리 스파이스의 준호 형이 주축이 돼서 만든

나이가 드니까 잠이 없어지네요. (일동 웃음)

모임이죠?

창우 / 저는 결혼도 했고, 아기가 있어서 굉장히 규칙적이에요.

경호 / 그 둘은 자전거에 대해 심하게 공부를 하면서 타죠.

멤버들과 늦게까지 술을 마셔도 아침 7시면 반드시 일어나요.

승우 / 자전거가 파기 시작하면 끝이 없더라고요. 두 분이 추구하는 게 이탈리아 클래식 바이크라서 저의 비치크루저는 모임에서 쌀집

Q. 문샤이너스의 패션에 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네요. 추구하는

자전거 취급을 받고 있어요. (일동 웃음)

패션 스타일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승우 / 협찬이 다양하게 계속 들어와서 몸만 가면 입혀주고 그랬으면

Q. 마지막으로 준명 씨.

좋겠어요. 지금 협찬 받고 있는 브랜드도 굉장히 좋아하지만 다른

준명 / 저도 운동해요. e-스포츠요. (웃음) <LOL>이라는 게임을

브랜드도 입어보고 싶네요. 요즘 자전거에 취미가 생겨서 여름에는

하면서 희로애락을 맛보고 있어요. 짧게는 6시간, 길게는 20시간까지

거기에 특화된 옷을 입어요. 캘리포니아 해변 스타일에 대해 공부 좀

하는 운동이라 굉장히 힘들어요.

했죠. (웃음)

경호 / 준명이가 제일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 같네요. (일동 웃음)

준명 / 문샤이너스의 음악은 레트로적이니까 복고풍으로 입고, 페이션츠라는 밴드는 펑크밴드니까 펑크 스타일로 입어요.

E LE P H A N T-S H O E

5


Q. 로큰롤 라이프 스타일이다보니 술이 빠질 수 없겠죠? 에피소드가 있으면 소개해주세요.

Q. 방송 촬영 후 느낀 점이 많았겠네요.

준명 / 문샤이너스 에피소드는 아니고 경호 형이 3호선 버터플라이 시절 때 얘기에요. 형이 공연

준명 / 방송은 불편한 것들을 어쩔 수 없이 요구하게 되고, 그걸 참지 못하는

전에 스트레이트로 양주를 쉬지 않고 드시는 거에요. 그래서 제가 괜찮으시냐고 했더니 “까짓 거!

멤버들을 보면서 생각했어요. ‘우리는 록 밴드였구나!’라고요.

괜찮아!”라고 하면서 무대에 올라가자마자 거의 주무시는 수준이 되셨죠. 10라운드 뛰고 그로기 상태가 된 권투 선수 같은 모습이었어요.

승우 / 많이 개선되었지만, 우리나라 방송이 록 밴드에 대한 이해도가

경호 / 공연 중에 베이스가 뛰쳐나간 뒤 다음날 저랑 같이 못 하겠다는 장문의 문자를 수십 통

밴드의 방향을 설정해 주는 데 있어 최근의 방송 녹화는 긍정적인 경험이었다고

보냈어요. (일동 웃음)

생각해요.

Q. 엄청난 이야기네요. 문샤이너스에 관한 에피소드는 없나요?

Q. 화제를 바꿔볼게요. 4명이 문샤이너스를 함께 하면서 최고와 최악의 순간이

승우 / 노브레인 시절 워낙 많은 사건이 있었기 때문에 문샤이너스는 별다른 얘깃거리가 없는

있었겠죠?

편이죠. 기본적으로 멤버들 모두 방송이 아닌 이상 간단하게 기분이 좋을 정도로 술을 마시고 무대에

승우 / 최고의 순간은 2008년도 펜타포트에요. 준명이가 들어오면서 4인조 라인업이

올라가요. 습관이 됐죠.

만들어지고 가진 첫 번째 페스티벌 무대인데다, 마지막 곡 ‘로큰롤 야만인’을 처음 연주한

경호 / 살짝 마시지 않으면 공연이 잘 안 되더라고요.

날이었어요. 관객들이 공연이 끝난 후에도 계속 후렴구를 부르던 장면이 짜릿한 추억으로

준명 / 저는 멤버들 중 유일하게 술을 안 마시기 때문에 커피를 쓰리 샷 정도 마시고 올라가요. 술

남아있어요.

대신 커피로 기분을 맞추죠.

준명 / 저희 멤버들 간에 트러블이 생겨 정말 난리가 난 적이 있어요. 감정적으로 최악이었을 그때

많이 떨어지는 건 사실이에요. 영국과 일본처럼 시간이 해결해 주겠죠. 그리고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임한 공연이 있었는데, 그 공연이 모든 걸 날려버릴 만큼 너무 좋았던 거죠.

6

Q. 최근 ‘불후의 명곡’을 촬영했는데, 방송은 공연과 많이 다르죠?

최악이 최고의 순간으로 바뀐 그 공연을 잊을 수가 없어요. 아마 멤버 모두 공연으로 치유 받는

승우 / 환경 자체가 많이 다르더군요. 중압감을 가진 상태에서 오랫동안 대기를 해야 하고 제약 역시

기분이었을 거예요.

많으니까 ‘이거 좀 재미가 없군’이란 생각을 했어요. 그동안 해왔던 라이브 공연이 저희와 잘 맞고,

경호 / 맞아요. 좀 웃기게 얘기하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준명이가 말한 그 공연이 제일 기억에

자유로웠던 거죠.

남네요.

경호 / MC들이나 출연진 모두 호의적이었고 잘해주려고 했지만, 우리가 방송이란 시스템에

창우 / 저는 초창기 때 ‘로보’에서 했던 라이브가 생각나요. 사운드가 너무 좋았고, 멤버들끼리의

어울리지 않았던 거죠. 밴드로서 입장이 있는 상태에서 관계자들한테 미안한 마음도 들고. 어쨌든

합도 처음이라고 믿기 힘들 어려울 정도로 잘 맞았어요. 준명이가 술을 안 마시는데 크랜베리

굉장히 복잡한 심경이었어요.

보드카를 마신 것도 기억나네요.

E L E P HA N T - S HO E


Q. 반대로 최악의 순간은 언제였죠? 창우 / 아까 얘기했던 방송이죠. 경호 / 음...저도 그렇죠 뭐.

Q. 다른 분들도 ‘로큰롤 에피소드’에 대해 얘기해주세요.

준명 / 저는 안 그래요. 2007년 미니앨범 [업라이징]이 나왔을 때 가진 공연에 일본 밴드들도 오고,

준명 / 어린 시절 전축에 전자 기타를 꽂아 한 번에 망가트린 사건이 아닐까 싶네요. 기타를 두

관객들도 많이 와주셔서 성황리에 끝났거든요. 근데 뒤풀이 비용이 150만 원이 나온 거예요. 저는

손으로 들고 아버지께 혼나면서 ‘기타를 잘 쳐서 꼭 아버님께 좋은 전축을 사드려야겠다’고

술을 한 잔도 안 마셨거든요. 아직도 마음에 담아 두고 있어요. 내 돈! (웃음)

마음먹었죠.

승우 / 준명이 없었을 때 클럽 쌤에서 가진 첫 공연이 최악이었어요. ‘그냥 하면 되겠지’라고 쉽게

경호 / 불후의 명곡 방송에서 처음으로 스모키 눈 화장을 한 모습이 말그대로 ‘롹킹’해 보이더군요.

생각했는데 엄청난 결과가 벌어졌죠. 첫 곡 연주하자마자 ‘멘탈 붕괴’가 와서 한 달 정도 가더라고요.

Q. 이제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듣고 싶네요. 해외 페스티벌에도 섭외되었다고

(웃음)

들었어요. Q. 최고와 최악을 비교해서 들으니 더 재밌네요. 그럼 각자 문샤이너스라는 밴드를 떠나 가장

승우 / 해외 페스티벌은 아직 확정된 건 아니니까 결정되면 바로 말씀드릴게요. 일단 9월 1일

로큰롤다운 사건들도 얘기해주세요.

엘리펀트 슈 공연을 잘 마치는 게 목표에요. (웃음)

승우 / 일본 유학시절 당시 ‘배틀 오브 닌자만즈’라는 일본 밴드가 주최하는 록 페스티벌에 한국 밴드 ‘락 타이거즈’가 참여했던 적이 있어요. 저도 ‘락 타이거즈’와 함께 뒤풀이 장소에

Q. 엘리펀트 슈 릴리즈 파티는 바다비라는 조그만 공간에서 진행되잖아요. 어떻게 보면 밴드

있었는데, 미국 밴드 멤버들이 술자리에서 일본 여자에게 자꾸 치근덕대더라고요. 그 광경을

입장에서 모니터 환경을 비롯해 장소가 불편할 수 있을 텐데요.

보고 불끈했고, 만취상태에서 그 사람들한테 한국말과 영어를 섞어 쌍욕을 해댔죠. (웃음)

승우 / 바다비라는 공간은 작지만 우리는 대규모 페스티벌 무대와 똑같은 양의 땀을 흘릴 것이고, 똑같은 에너지를 쏟아 부을 거에요. 무대의 크기와 상관없이 저희는 같은 마음으로 연주를 해요.

Q. 그래서 어떻게 됐나요? 승우 / 생각해보니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실수한 거잖아요. 아니나

오히려 클럽 공연이 관객들과의 시너지가 더 크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엘리펀트 슈 파티 역시 기대가 돼요.

다를까 ‘배틀 오브 닌자만즈’의 리더가 전화를 하더군요. “너 어떻게 하려고 그랬냐?” 그래서 “미안해요. 초면에 실례했어요.”라고 했더니 대뜸 이렇게 말하는 거예요. “야. 너 우리 밴드 기타로 들어와라.” (일동 웃음) 그렇게 일본에서의 밴드 생활이 시작됐어요. 지금 생각해봐도 로큰롤스러운 에피소드네요.

Q. ‘똑같은 양의 땀을 흘린다’라는 말에 감동이 있네요. 인터뷰를 하고 나니 문샤이너스의 활동이 더 기대 돼요. 일동 / 엘리펀트 슈 1호의 커버 스토리였던 것도 생각나고, 문샤이너스 입장에서도 즐거운 인터뷰였어요. 9월 1일에 뵐게요.

E LE P H A N T-S H O E

7


Day and Night, Sun and Moon, Summer and Winter.

WORDS : 石군 , ILLUSTRATION: 김윤정

해가 떠 있을 때에도 달은 떠 있다. 해가 떨어지기까지의 시간은 짧지만, 밤은 길다.

근간을 둔 빅 밴드와 함께 브라이언 세쳐 오케스트라(The Brian

큰롤 뮤지션 중에 내가 처음 관심을 가진 대상은 제리

작아지고 있다. 로큰롤에서 시작된 록 음악은 다양한 형태의 장르로

리 르위스(Jerry Lee Lewis)이다. 중학생이던 그때

발전하며 여전히 계속되고 있지만, 그 원류라 할 수 있는 로큰롤은

Setzer Orchestra)를 만들었다. 그는 이 팀에서 로커빌리 음악과

이승환에게 푹 빠져 있었고, 이승환의 노래 ‘제리 제리

그렇지 못했다. 많은 사람이 이를 구닥다리 음악이라 생각했고,

스윙 음악의 융합을 시도했다. 이는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뒀고,

고고’가 제리 리 르위스를 위한 노래라는 인터뷰를 보고 그에게

그러다 보니 뮤지션은 로큰롤을 메인으로 삼지 않았다. 그저 앨범

스트레이 캣츠나 솔로 활동 때보다 더 큰 인기를 얻었다. 이후 전

관심이 생겼었다. 가사 중 “불타는 피아노, 너만이 할 수 있어.”를

수록곡 중 한두 곡 정도에 쓰이는 양념으로만 활용했고, 이에

세계에서 빅 밴드 중심의 로큰롤 밴드들이 생겨났고, 저마다의

그대로 옮겨놓은 것처럼 피아노를 부숴버릴 듯이 연주하고 있는

리스너들은 그 트랙들을 위트로 받아들였다. 이 구조가 반복되며

특색을 내세우기 위해 새로운 스타일을 흡수하며 발전하고 있다.

그를 보며, ‘아 피아노로도 록 음악을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로큰롤은 점점 더 촌스러운 음악으로 치부되고 있다.

했다. 게다가 제리 리 르위스가 사촌 동생이랑 결혼했다는 것을 알고는, ‘역시 록커!’라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여기서 좀 더 멀리 가보자면 아예 꼬맹이였던 때에는 무슨 노래인지도

1950년대 미8군 부대의 스타였던 신중현을 중심으로 시작된

멈춰 있다면 그건 록이 아니다.

모른 채 “삐빠빠룰라~”라고 흥얼대며 돌아다녔다. 이 노래는 진 빈센트(Gene Vincent)의 ‘Be-Bop-A-Lula’였다. 그리고 <블루스 브라더스> 영화를 보고, 또 게임을 하면서 들은 ‘Peter Gunn Theme’도 자주 흥얼거렸다. 나이를 먹고 나서 음악적 취향이 조금

한국의 로큰롤 역사도 세계의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다. 1973년 신중현이 기타와 보컬을 맡고 이남이가 베이스, 권용남이 드럼을 맡으며 결성된 신중현과 엽전들의 활동 중단과 함께 한국의

‘Rock Will Never Die’는 록 음악계에서 가장 유명한 격언이다. 이 말대로 록 음악은 한때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지금도

로큰롤도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70년대에 들어 진지하게 민주화 운동을 하던 젊은이들의 눈에는 로큰롤 음악을 즐기는

여전히 가장 영향력 있는 음악 장르이다. 이는 아마도 멈추지

젊은이들이 한심해 보였고, 의식 있는 자라면 민중가요라 불리는

생기기 시작할 무렵부터는 브라이언 세쳐(Brian Setzer)의 로커빌리

않고 계속해서 변화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전 음악의 발전형으로

포크 음악을 들어야 했던 시대였다. 덕분에 로큰롤의 자리를

음악을 좋아했고, 그는 나에게 있어 여전히 라이브를 보고 싶은

변화하기도 하고, 또 가끔씩은 전혀 새로운 것을 만들기도 했다.

포크 음악이 대체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민주화투쟁은 쉽게

뮤지션 1순위이다.

그럼에도 그 모든 것들을 우리는 록이라고 통칭하고 있다. 록 음악이

끝나지 않았고, 아무리 한국사람이 한 많은 사람이고 한 많은

이렇게 발전하고 있는데, 그 아버지 격인 로큰롤이라고 가만히

음악을 좋아한다 하여도 포크 음악만으로는 풀 수 없는 울분이

생각해보면 나는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로큰롤의 영향을 받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앞서 내가 가장 사랑하는 뮤지션이라 밝힌

쌓이기 시작했다. 그게 80년대였고, 이때부터 한국에도 메탈

살았다. 그리고 그 영향이 크고 작고의 차이가 있을 뿐, 다들 영향을

브라이언 세쳐는 스트레이 캣츠(Stray Cats)라는 80년대를 휩쓴

밴드들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이 거친 음악은 많은 이들의 지지를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오며 로큰롤의 영향은 점점

로큰롤 밴드를 해체한 뒤 솔로 활동을 시작했다. 그 후 스윙 음악에

얻었지만 양지에서 다수의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 9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는 대중가요가 크게 인기를 누리기 시작했고, 밴드 사운드는 점점 갈 곳을 잃기 시작했다. 물론 이 와중에도 로큰롤 밴드들은 계속해서 멋진 음악을 만들어냈다. 그들의 끈질김 덕분에 이제는 로커빌리 밴드로만 구성된 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현재 그 중심에는 문샤이너스가 있다. 이들의 성공에는 물론 차차라는 스타의 힘, 밴드의 훌륭한 기교와 안정된 사운드, 그리고 화려한 무대매너 등의 역할이 컸지만, 단지 이 때문만은 아니다. 나는 무엇이든 받아들이고, 변화하려고 하는 이들의 태도가 이들을 스타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차차는 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로큰롤에 대해 이야기했었다. “8비트의 드럼과 기타 솔로가 들어가야만 로큰롤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밥 말리의 음악이든, 배호 아저씨의 음악이든 내가 들었을 때 로큰롤이라는 느낌이 든다면 전 그 음악은 로큰롤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생각하는 로큰롤이란 제가 할 수 있는 한 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에요.” 실험과 변화를 향해 열려있는 문샤이너스는 지금보다는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밴드이다. 하지만 그들이 걸을 길은 여타 밴드들보다도 더 힘든 길일 것이다. 한국의 대중이 다시금 밴드 음악에 마음을 열기 시작했지만, 그 여파가 아직 로큰롤 사운드까지는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직 한국은 대중가요만이 환하게 빛나고 있는 여름의 한복판에 있다. 한여름은 낮이 길어 해가 떠 있음에도 달이 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이때에도 달은 빛나고 있지만, 굳이 달이 있는 쪽을 찾아서 보지 않는 이상은 달이 떠 있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다. 하지만 해와 달이 함께 떠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고, 이내 밤은 찾아온다. 그리고 겨울을 향해갈수록 밤은 점점 더 길어지고 달의 역할도 더 커진다. 그 긴긴 밤이 찾아왔을 때 얼마나 달이 환하게 빛날 수 있는가는 여름날의 햇살을 얼마만큼 받아놨느냐에 달려있다. 그리고 지금 여름은 끝나가고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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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LE P H A N T-S H O E 9 ILLUSTRATION : NOKID


손경호 drum The Beatles [Meet the Beatles] (1964) Q. 로큰롤라이프에 있어서 가장 의미 있는 곡은 뭔가. 하나만 꼽으라면 꼽을 수 있나? Q. 그래도 하나만 꼽아 달라. 어렵다. 굳이 꼽으면 비틀즈(The Beatles)의 ‘I Want To Hold Your Hand’다.

차승우 vocal

Q. 차승우와 똑같은 곡을 꼽았다. 아 그런가? 어렵게 꼽았다. 바꾸라고 하지 마라. Q. 비틀즈 음반은 많이 가지고 있나? 이미 갖고 있더라도 왠지 하나 더 갖고 싶어지는 게 비틀즈 음반이다. 이 곡이

The BeatleS [I Want To Hold Your Hand] (1963)

수록된 [Meet the Beatles]가 그렇다. CD도 많이 들으면 닳긴 닳더라. 가지고 있는 음반 중에 상처가 가장 많다.

Q. 로큰롤 라이프에 있어서 가장 의미 있는 곡은 뭔가. 비틀즈의 ‘I Want To Hold Your Hand’다.

Q. 가사에 대한 느낌은 어땠나? 소년의 풋풋함이 느껴지는 가산데. 가사를 이해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땐 나도 소년이어서 특유의 발랄하고 풋풋함에 매료되었다.

Q. 어떻게 접했나. CM송이 담긴 테이프를 통해서다. 이 곡이 가구회사 광고에 쓰였었다. Q. 느낌은?

Q. 어떻게 접했나. 지금은 없어졌는데 <이종환의 밤의 디스크 쇼>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매일 비틀즈 노래를 한 곡씩 틀어줬었다. 그때는 오히려 라디오에서 팝을 더 많이 틀어줬다.

음악적으로 백지상태였던 지라 이 곡이 주는 충격은 상당했다. 평범한 꼬마의 인생에 서광이 비치는 느낌이랄까?

Q. 처음 들었을 때랑 지금이랑 느낌이 다른가? 왠지 비슷하다. 나이도 먹고 음악도 하고 있기 때문에 나 스스로 상황은 변했지만, 곡은 그대로이지 않나. Q. 문샤이너스 음악을 통해 본인이 이 곡을 통해 느꼈던 감성을 전달해 주고 싶은 건 아닌가? 이 곡 특유의 발랄함은 따라 할 수가 없다. 뭐, 아이유라면 할 수 있을까? Q. 현재 로큰롤 라이프에 있어서 이 곡을 언제 듣는가? 어릴 적 함께 음악 듣던 친구를 만나면 가끔 듣게 된다. 근데 요즘은 양수경의 ‘사랑은 창밖에 빗물 같아요’를 즐겨 부른다. 듣고 있다가 보면 이때껏 좋은 것들을 많이 놓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The Beatles - I want to hold your hand 10

E L E P HA N T - S HO E

ROCK

영화 같은 로큰롤 라이프에 주제곡 하

Q. 처음 들었을 때랑 지금이랑 느낌이 다른가? 똑같다. 특유의 전율은 여전하다. Q. 이 곡의 가사는 소년의 풋풋한 사랑을 연상케 한다. 그렇게 볼 수도 있고 좀 더 넓게 보면 인류애를 담은 곡이라고 볼 수도 있다. Q. 초등학교 5학년 때 그런 성숙한 생각을 한 건가? 그건 아니다. 살면서 느꼈다. 그때는 멜로디 특유의 에너지에 마음을 빼앗겼다. Q. 현재 로큰롤 라이프에 있어서 이 곡을 언제 듣는가? 자연스럽게 접할 때 그 짠함이 더한 것 같다. 원래 우연히 라디오에서 잊고 있던 곡을 접할 때 감동이 더 하지 않나.

The Beatles - I want to hold your hand


CK’N’ROLL BGM

하나 없을소냐?

WORDS : 용식, PHOTO : JiYang,Kim

최창우 bass

백준명 guitar

Morrissey [Kill Uncle] (1991)

The Clash [The Clash] (1977)

Q. 로큰롤 라이프에 있어서 가장 의미 있는 곡은 뭔가.

Q. 로큰롤 라이프에 있어서 가장 의미 있는 곡은 뭔가.

모리세이(Morrissey)의 ‘Sing Your Life’다.

더 클래쉬(The Clash)의 ‘Complete Control’이다.

Q. 어떻게 접했나.

Q. 어떻게 접했나.

13살 때 밴드를 시작하면서였다.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많이 들었을 때였다.

18살 때였다. 무대에 오르기 전 같은 팀 형이 이 곡을 틀었었다. Cheer up 하자는 의미였다.

Q. 느낌은? Q. 느낌은?

행복했다. 힘을 받는 느낌이었다.

그전까지도 많은 록 음악을 들었지만, 이 곡은 그때 당시의 상황과 딱 맞물리는 Q. 사실 모리세이의 음악은 우울하다. 우울한 곡에 힘을 얻는건가? 가사 때문인 것 같다. 가사 속의 아이러니들이 전혀 생소하지 않다. 나만 이런

느낌을 주었다. 모든 것들을 완벽하게 컨트롤 하고 싶은 욕심? 뭐 그런 거지 않았나 싶다.

감정을 갖고 있는 건 아니라는 위안을 준다. Q. 욕심만큼 되고 있나? Q. 그럼 이 곡에서 공감했던 아이러니가 있었나? 13살 때다. 그런 걸 알 리가 없지 않은가. 단지 ‘사랑하고 혐오하는 것들에 대해

쉽진 않지만 노력은 하고 있다. 요즘엔 음악을 시작하는 어린 친구들에게 내가 이 곡을 통해 느꼈던 감정을 비슷하게라도 심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노래해라’ 라는 가사가 와 닿았다. 솔직하게 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Q. 현재 로큰롤 라이프에 있어서 이 곡을 언제 듣는가? Q. 현재 로큰롤 라이프에 있어서 이 곡을 언제 듣는가? 최근 지인과의 술자리에서 들었다. 술자리가 있을 때마다 떠오르는 노래다.

Morrissey - Sing Your Life

공연하러 가는 중에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기 위해 듣는다. 엠씨스퀘어나 마찬가지다.

The Clash - Complete Control E LE P H A N T-S H 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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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STIVALVirgin

록 페스티벌을 처음 찾은 윤초보(25세, 회사원) 꿈에 그리던 문샤이너스의 차승우를 만나다! WORDS : 이지선 , PHOTOS: 石군, 이윤수

2012년 8월. 문샤이너스의 차차를 너무나 좋아하는 회사원 윤초보양은 여름 휴가동안 문샤이너스의 공연을 보기 위해 난생처음 록 페스티벌에 가 보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그녀의 페스티벌 첫 경험은 상상했던 것과 많이 달랐다.

록 페스티벌이 뭔지 하나도 모르는 그녀는 별 생각없이 하이힐과 샤랄라 원피스를 챙겨 펜타포트로 출발!

이렇게 펜타포 트가 도될 까?

뭐.. 뭐지?

차차 의자에 앉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여유롭게 공연을 관람하는 상상도

에러1 울퉁불퉁한 자갈밭

에러2 엄청 큰 사운드

현실

에러3 외로움

그래도 아주 사알짝 적응이 된 마지막날, 오늘은 드디어 문샤이너스를 보는 날! 야심차게 준비한 플랜카드를 들고 드림스테이지로 향하는 길.

히히..드디어 오늘이닷!

툭!

뭔가 발에 채임.

차차한테 보일라나?

엥? 다. 입니 ~ 띠롱 폰주인 은 핸드 하신분 지 옆 구 견 이 발 스테 출입 드림 테이지 게 정말 백스 요원에 정말 안전 주시면 니다. 맡겨 하겠습 감사

누가 칠칠맞게 핸드폰을 흘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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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L E P HA N T - S HO E

띠롱~ 핸드폰 주인입니다. 발견하신분은 드림스테이지 옆 백스테이지 출입구 안전요원에게 맡겨주시면 정말정말 감사하겠습니다.

흐음.. 난 착한 여자니까 가져다 줘야지.


그 시간. 드림스테이지

저.. 혹시 이 핸드폰..

앗! 내 폰!

으아아~~ 저 멀리 보이는 분은 차차? 진짜? 레알 차차??

내 핸드폰.. 누가 주웠줬으려나....

오호라. 그럼 백스테이지 구경할래요? 문샤 멤버들도 만나고.

고마워요. 뭔가 보답을 해야할 것 같은데...

실은.. 제가 차차님보러 여기까지 온거예요.ㅎㅎㅎ

어색 어색

어색

여긴 내 핸드폰 주워다 주신 고마운 분-

안녕하세요. 윤초보라고 합니다. 아하하하하하 x 3 이게 꿈 이래 생 시래?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인증샷 한방!

공연 들어가기 전까지 신곡 들어볼래요?

이후 공연 전까지 차차와 꿈에 그리던 시간을 보냈으나 너무 긴장해 영혼이 유체이탈한 윤초보양.

무대 옆에 서있었던 것 같긴 한데.. 공연이 어땠는지는 기억에 없고........

히잉

핸드폰에 남은 인증샷만이 꿈이 아니었다는 증거로 남았을 뿐. E LE P H A N T-S H 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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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ew

WORDS : 용식

다음에 또 올거라 그냥 넘겨버리기엔 지금 우린 나이가 적지 않아요

KEANE 현대카드 컬쳐프로젝트 07 2012.9.24 MON PM 8

@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거라는 믿음이 생겼다. 제아무리 도도한 뮤지션이라 해도 한국

2004년도, 킨의 데뷔 앨범 [Hopes and Fears]에는 ‘ 피아노 록’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기타를 대신한 건반 사운드는 대중적인

관객들의 열광적인 반응에 녹아나지 않은 이들이 없기 때문이다.

록 음악을 만들어 내며 전 세계 5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2009년 ETPFEST를 통해 내한했던 킨(KEANE).

게다가 영국 음악잡지 큐 매거진(Q Magazine)과 브릿 어워드(Brit

‘ Everybody ’ s Changing ’ 이 끝난 후 보컬 톰 채플린( Tom Chaplin)은 감격한 표정을 보이며 믿음을 넘어 확신까지 심어주었다.

출발이었다. 하지만 데뷔앨범의 대성공은 밴드의 미래에 무거운

이제는 내한공연을 한 번이라도 한 뮤지션은 꼭 다시 한국을 찾을

이번 공연은 그 표정이 진심이었음을 증명하는 동시에 앞으로의 투어 일정에서 한국이 빠지지 않을 거라는 또 다른 믿음을 만들어 낸다.

Award)의 최고 앨범 부문까지 차지하니 말 그대로 센세이션한 짐을 지어준다. 두 번째, 세 번째 앨범에서 ‘ 피아노의 서정적인 멜로디’를 벗어나기 위한 실험들은 팬들과의 괴리감을 만들어 내며 변신에 대한 호불호를 갈리게 한다. 이번 네 번째 앨범 [Strangeland]에서는 변해야 한다는 강박감에서 벗어난 걸까? 피아노가 들려주는 서정적 멜로디에 집중한 사운드는

EXPECTED SETLIST You Are Young Everybody’s Changing Bend and Break Nothing in My Way Spiralling Silenced by the Night Is It Any Wonder? We Might as Well Be Strangers Sovereign Light Café This Is the Last Time Somewhere Only We Know Crystal Ball Bedshaped

데뷔 앨범을 연상케 한다. 특히나 ‘ Watch How You Go ’ 같은 곡에서는 피아노라는 악기가 가지고 있는 서정성을 극대화한다. 새 앨범의 곡들이 이번 공연의 셋 리스트를 주로 채운다고 봤을 때, 데뷔 앨범 이후 음반들을 굳이 찾아 듣지 않았더라도 그리 어색하게 다가오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번 앨범에서 어쿠스틱 버전으로도 공개된 ‘Disconnected’, ‘Silenced By The Night’, ‘Sovereign Light Cafe’ 같은 곡들을 라이브로 직접 들어볼 기회가 될 것이다. 사실 킨의 내한 공연 소식을 들었을 때 마룬5(Maroon 5) 공연만큼의 매진 속도를 기대했었다. 하지만 다소 비싼 표 값 때문인지 아니면 앞선 앨범에 대한 괴리감 때문인지 다행히도(?) 아직 표가 남아있는 상태. 다시 한국을 찾을 거라는 확신에는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 숨어있다. 언제 다시 올지는 모른다는 점. 5년 일수도 10년 일수도 있다. 5년이라는 시간이 그리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그렇다면 지금 나이보다 다섯 살 더 먹는다고 생각해 보자. 당신의 고민해결에 조금은 도움이 될 것이다.

당신의 여름밤 추억을 만들어줄 퍼즐 한 조각

토마스 쿡 - 노래할 때

2012.9.7 ~ 9.23 FRI PM 8 / SAT PM 6 / SUN PM 5 @ 학전블루 소극장

좋아하는 뮤지션이 매년 비슷한 시기에 공연을 한다면 그 때 만큼

토마스 쿡은 그가 활동하고 있는 밴드 마이 앤트 메리와는 다른

기다려지는 시기가 있을까 싶다. 토마스 쿡이 지난해 4회 공연의

사운드를 들려준다. 마이 앤트 메리를 통해 밴드의 에너지를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올해는 조금 더 여유 있는 아홉 번의 공연으로

보여준다면 토마스 쿡을 통해서는 차분하고 부드러운 소리를

찾아온다. 장소는 학전블루 소극장. 입구의 故 김광석의 추모비가

들려준다. 대표적인 곡은 2집 [Journey]에 수록된 ‘집으로 오는길’.

관객들을 맞이하는 곳으로 과거의 수많은 포크 뮤지션들이 거쳐 갔던

자신에게 하는 질문과 위로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곡을 녹음할 때에

곳이다. 그도 언젠가 이 의미 있는 장소와 함께 회자되고 싶은 걸까?

너무 감정이입이 되어 노래녹음이 오히려 힘들었다고 하니 작은

무심코 넘어가기엔 이 장소와 그는 너무 잘 어울린다.

공연장을 가득 채울 그의 진심 어린 울림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곡이 될 것이다. 작년 2집 앨범 발매 기념공연에서 그는 ‘다음엔 기타 한 대 들고 관객들과 만나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한 암시인지 얼마 전 그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이번 공연을 통해 날것

EXPECTED SETLIST

그대로의 어쿠스틱 사운드를 들려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토마스

단출하고 담백할 것이다. 반면에 이한철, 이승열, 페퍼톤즈,

노래할 때

주윤하(보드카레인), 조정치 등의 게스트진은 어느 공연보다도

다시 비가 내리네

무게감이 느껴진다. 2집 앨범 전반에 대한 디렉팅을 한 김동률의

불면

불참은 아쉽지만 매일 다른 게스트와 만들어 내는 무대는 매번 다른

솔직하게

즐거움을 줄 것이다.

쿡과 기타 하나만이 무대 위에 올라있는 모습은 그의 음악만큼이나

아무것도 아닌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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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오는 길

그의 음악은 비가 그치고 맑은 공기가 가득한 여름밤과 어울린다.

청춘

거기다 잔잔한 바람까지 불어준다면 금상첨화. 때문에 지금보다는

특별한 사람(마이 앤트 메리)

조금 선선해질 9월의 한복판이 그의 소리에 더 귀 기울이기 좋은

파도타기

때이다. 당신이 토마스 쿡의 공연을 보고 나온 날 밤, 어느 때보다도

폭풍 속으로

시원하고 상쾌한 바람이 불길 바란다. 당신이 맞닿을 그 공기와 그의

4시 20분(마이 앤트 메리)

음악이 합쳐져 잊지 못할 추억의 퍼즐을 완성할테니 말이다.


RECOMMENDED ALBUMS

가벼움이 장점이라면, 가벼워짐에 망설임은 없다.

Gossamer

부르면 충분하다. 이들은 이번 앨범을 만들 때 자신들의 강점인

2012. 09 ELEPHANT-SHOE CHART

듣기 쉽고 신나는 가벼움에 집중하고자 한듯하다. 평범한 이들은

* 이 차트는 향뮤직의 8월 음반 판매량을 기준으로 합니다.

Passion Pit 2012.7.20 Columbia

2007년 미국 캠브릿지에서 결성된 패션 피트의 음악을 이야기할 때 일렉트로팝, 신스팝, 인디팝 등의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한 두 번째 앨범은 앞의 수식어는 빼고 그냥 ‘팝’이라

파격을 시도하려고 할 때 생각한다. ‘이렇게 해도 될까?’ 하지만 이들은 망설이지 않았다. 자신들이 가진 기본 사운드에 ABBA나 시저 시스터즈(Scissor Sisters)의 팝 느낌을 더했다가, 다음 트랙에는 R&B, 그다음은 힙합이 더해진다. 가벼워짐에 망설임이 없는 이들의 이번 앨범의

1

My Feet Don’t Touch The Ground (AND I’M SO WINDED I CAN’T SING FOR YOU TODAY) 조휴일

무게는 0g에 가깝다.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세련됨과 깔끔함

THE MIDSUMMER STATION Owl City

2 골든-힛트 모음집 / [앵콜요청금지] 브로콜리 너마저

3 1집 - The First

이스턴 사이드 킥 (Eastern Side Kick)

2012.8.20 Universal

근래 이렇게 귀에 쏙쏙 감기는 멜로디를 들어본 적이 있었나 싶을

4 1집 - Haute Couture 글렌 체크 (Glen Check)

정도로 세련되고 깔끔하다. 그 정점은 앨범의 두 번째 트랙인 ‘Shooting Star’와 타이틀 곡 ‘Good Time’. 하지만 블링크 182(Blink 182)의 보컬 마크 호퍼스(Mark Hoppus)와 작업한 ‘Dementia’은 록킹한 사운드를 들려주며 ‘엇, 이런 노래도 있네?’라고 반응하게 한다. 앨범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사운드는 분명 신스팝이지만 곡들 중간마다 뚜렷하게 터져 나오는 드럼 소리는 오히려 신스록에 가까운 느낌을 준다. 하지만 이 같은 록킹함도 시원하고 청량한 범주에 놓여있어 지금까지

5 2집 - 곶

생각의 여름

6 실내악 외출 (EP) 가을방학 & 김재훈

7 1집 - 욘욘슨 이랑

유지해온 아울 시티의 색을 간직하면서도 팝 적으로 진화한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8 3집 - Somewhere 슬로우 쥰 (Slow June)

록에는 연주 음악이 포스트 록밖에 없어?

Major Fang Island 2012.07.24 Sargent House

요즘 한국의 인디씬에서 한참 사랑받고 있는 장르인 포스트 록은 현재의 모든 음악 장르 중에서 가장 대표적이고도, 대중적인

9 聯 (연) (EP) [MINI LP 사이즈 버전] 델리스파이스 (Delisp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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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 Ending (MINI ALB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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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집 - Ready To Go!

12

2집 - Don’t You Worry Baby (I’m Only Swimming)

연주 음악이다. 이 장르 음악들은 보통 두 가지 범주에 속한다. 무지막지하게 거칠거나, 너무나도 서정적이거나. 그러다 보니 극단의 감정상태가 아닌 이상 쉽게 손이 가는 음악은 아니어서 가끔

이 앨범은 절반 이상이 노래가 없는 연주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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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몰래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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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rlfriend (EP) [브로마이드 증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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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onst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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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집 - 3rd K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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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집 - Sh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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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집 - 2집 나온 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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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집 - Grow To G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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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약간의 촌스러움 내지는 예스러움이 묻어나지만, 록 음악에 한창 빠져들 때가 생각나며 흥겨워지는 것이 이 앨범의 매력 포인트!

홍대에도 후크송은 존재한다

THE FIRST 이스턴 사이드킥 Eastern Sidekick 2012.8.17 플럭서스뮤직

무심한 듯 내던지는 가사가 불친절하게 다가온다. 한국식으로 재해석했다 하더라도 개러지 록은 여전히 익숙지 않다. 하지만 이들의 음악은 진중하다. 별다른 기교 없이 원래의 것을 들려준다. 온갖 멋을 부린 음악들 사이에서 이스턴 사이드킥의 원초적인 사운드는 오히려 신선하다. 사운드를 더 매력적으로 만들어 주는 건 단순하고 반복적인 가사와 멜로디로 이루어진 후렴구. 특히 첫 트랙 ‘다소낮음’과 타이틀 곡 ‘무지개를 위한 싸움’ 같은 곡에서는 가요만큼이나 귀에 감기는 멜로디와 가사가 후크송을 완성한다. 그리고 ‘ 떡 ’ 은 마지막까지 타이틀 곡 후보였던 만큼 긴장감 넘치는 드럼

룩 앤 리슨 (Look And Listen)

검정치마 (The Black Skirts)

보컬이 없는 음악을 듣고 싶을 때에는 결국, 포스트 록이 아닌 다른 것을 듣는다. 이런 상황에 팽 아일랜드의 음악은 좋은 선택이 된다.

야광토끼

이호석

몽구스 (Mongoose)

메써드 (Method)

킹스턴 루디스카 (Kingston Rudieska)

브로큰 발렌타인 (Broken Valentine)

집나온 거위

루싸이트 토끼

무키무키만만수

사운드로 그들의 색깔을 가장 잘 드러내고 있다. E LE P H A N T-S H 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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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2012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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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OONSHINERS/ PHOTO: DING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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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NK 핑크는 컬러가 아니야, 애티튜드지! Pink isn’t a color, it’s an attitude!

마일리 사이러스(Miley Cyrus) (1992~ )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힐러리 더프와 린제이 로한. 그 뒤를 잊는 디즈니 스타!

ILLUSTRATION: 윤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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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 소시지

SPECTRUM 알고 있지만 의식하지 않았던

어릴 적 도시락에 빠지지 않던 반찬. 달걀물을 입혀 부쳐 먹을 때의 고소함과 담백함은 어릴적 향수를 자극한다. 더 질 좋고 다양한 맛의 소시지가 잔뜩 등장했지만, 여전히 밥반찬과 술안주로 인기가 있다.

venus PINK c1m51y14k0

Aerosmith Pink

WORDS: 용식

48개의 핑크

sunset PINK c10m40y31k0

Nick Drake Pink Moon

핑크배트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매년 5월 둘째 일요일인 어머니 날(Mother’s Day)을 기념해 일주일간 핑크색 방망이를 사용한다. 관련 수익금은 유방암예방 기부단체인 Susan G. Komen for the Cure에 기부된다.

cherry PINK c0m39y3k0 달샤벳 핑크 로켓

핑크(P!nk)

sherbet PINK c5m27y23k0

2000년, 앨범 [Can’t Take Me Home]으로 데뷔했으며 남편에 대한 통쾌한 복수의 내용을 담은 ‘So What’이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곡이다. 유대계 백인 이면서도 흑인에게 전혀 뒤지지 않는 성량을 들려주며 세 번의 그래미, 다섯 번의 MTV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snowy PINK c0m34y13k0 핑크 다이아몬드

PERSIAN PINK c0m67y45k0

꿈의 다이아몬드라 불리며 무색 다이아몬드보다 최고 100배 이상 비싸다. 2010년 제네바 소더비 경매에서 24.78캐럿의 핑크 다이아몬드 반지가 한화로 520억에 낙찰되었다. 광산에서 채굴되는 100만 캐럿의 다이아몬드 중 핑크 다이아몬드로 판매할 수 있는 제품은 1캐럿 정도로 가장 희귀한 다이아몬드 중 하나로 꼽힌다.

pepita PINK c4m88y36k0

P!nk So What

핑크 팬더(Pink Panther)

핑크 리본 캠페인

동명의 분홍색 표범이 나오는 애니메이션으로 영화, TV 애니메이션, 만화 등으로 제작되었으며 국내에서는 1993년 10월부터 약 2년 동안 MBC에서 방영되었다. 대사가 거의 없으며 누구나 들으면 알만한 재즈풍 주제가가 매 에피소드마다 흘러나온다.

유방암에 대한 의식을 고취시키고 조기 검진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1992년부터 시작된 캠페인으로 국내에는 2001년부터 시작됐다. 한 국내 화장품회사가 후원하는 마라톤 대회가 관련 행사로는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posy PINK c1m74y12k0 vivid PINK c0m60y29k0 hotsie PINK c1m65y1k0 20

E L E P HA N T - S HO E

sun kissed PINK c8m79y47k0

gypsy PINK c11m94y42k1

Bruce Springsteen Pink Cadillac


분홍 돌고래

Pink Martini Splendor in the Grass

lilac PINK c5m32y16k0

‘아마존강돌고래’ 또는 ‘보토’라고 불리기도 한다. 밤이 되면 아름다운 여자로 변신해 마을 사람들을 유혹한 후 수중도시 엥깔찌로 납치해간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온다. 자이언트 판다, 난쟁이 하마, 봉고, 오카피와 함께 세계 5대 희귀동물 중 하나이다.

fantasy PINK c0m39y8k0

핑크 리본 주식회사 순수한 의미로 시작되었던 유방암 캠페인이 거대 상업자본과 결탁하면서 점차 상업적 홍보의 각축장이 되어버린 상황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바라본 다큐멘터리 영화. 고통받는 여성의 삶을 위해서가 아니라 기업의 도구로 유방암이 다루어지고 있는 현실을 꼬집고 있다.

sweet PINK c9m49y12k0

강애리자 분홍 립스틱

John Mellencamp Pink Houses strawberry PINK c2m84y47k0

neon-PINK PINK c0m43y5k0 peppy PINK c14m93y28k0

rose PINK c3m49y22k0

핑크 하우스(The Pink House)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집무를 보는 공관으로 스페인어로는 Casa Rosada라고 불린다. 신고전주의(Neoclassic) 양식으로 지어졌으며 건물 외벽이 밝은 핑크색으로 칠해져 있다. 역대 대통령들이 사용했던 집기들이 전시되어 있는 박물관도 함께 위치해 있다.

tahiti PINK c5m66y9k0

핑크영화 핑크영화는 남녀의 정사를 주로 다루지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포르노와는 차별화된다. 포르노에서는 남성 중심의 폭력적인 성적 환상을 담아내지만 핑크영화는 낭만적이고 환상적인 분위기에 초점을 둔다.

ruby PINK c16m69y4k0

분홍 코끼리 공식적인 명칭은 ‘흰 코끼리’로 평상시에는 적갈색 피부를 띄지만, 물에 젖으면 분홍색으로 변한다. 과거에 국왕이 불변한 관계에 있는 신하들에게 흰 코끼리를 선물했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어 코끼리를 신성시하는 불교 국가에서는 흰 코끼리를 정치 변혁과 행운의 상징으로 여긴다.

peony PINK c14m82y15k0

Prince Pink Cashmere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 영국의 록 그룹으로 초기에는 사이키델릭 록을 들려주었으며 후기로 가면서 프로그레시브 록 음악으로 변하였다. 철학적인 가사와 실험적인 음악 그리고 의미심장한 앨범커버로 현재까지도 록 밴드 중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있다. 싱글을 제외하고도 정규앨범만으로 약 1억 2천만 장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raspberry PINK c4m67y2k0 mexicali PINK c19m88y32k1

flip PINK c18m90y26k0

sugar plum PINK c22m89y1k0

Hide Pink Spider

E LE P H A N T-S H O E

21


:color ISSUE

우리가 이상한 게 아니라 사랑에 목숨 걸지 않는 네가 이상한 거야.

Rock’n Roll Pink Love Story

WORDS : 石군

Y O B D A B

BAD GIRL “누구도 날 길들일 수 없어.” 마일리 사이러스(Miley Cyrus)

“네 남자친구를 들이받고, 널 업고 도망가겠어” 피트 도허티(Pete Doherty)

마일리 사이러스란 이름이 한국에서는 그리 유명하지 않지만, 미국에서는 국민 여동생 급 인기를 누리고

2000년대 영국을 휘어잡은 보이 밴드 리버틴즈는 보컬 피트 도허티(이하 피트)의 마약 중독으로 해체된

있다. 한국의 국민 여동생이 마냥 청순하고 귀여운 캐릭터라면, 개방적인 미국의 국민 여동생은 상당히

것이라 멤버들은 말했다. 하지만 정작 스캔들의 주인공인 피트는 이 사실을 부정하고, 칼 바렛과의 마찰

과감하다. 이에 부합해 마일리 사이러스는 거의 매일 이슈를 만들어 내고, 그중에는 꽤 자극적인 것들도

때문에 해체된 것이라 주장했다. 하지만 그의 마약 스캔들은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터져 나오고 있어

있어 여러 의미로 린제이 로한의 뒤를 잇고 있다는 평을 얻고 있다. 린제이 로한과 딱 6살 차이가 나는

그의 주장은 점점 더 힘을 잃고 있다. 그의 마약 스캔들은 다른 유명인이 과속딱지를 떼인 사건보다도

20살의 마일리 사이러스는 디즈니를 통해 데뷔했다. 한나 몬타나(Hannah Montana)라는 프로그램에서

주목을 못 받을 지경에 이르렀으나 다시금 주목할만한 사건이 터졌다. 톱 모델인 케이트 모스(이하

평소에는 자신이 가수 한나 몬타나임을 숨기며 학교를 다는 여학생 역할을 따내기 위해 오디션을 봤다.

케이트)가 베이비쉠블즈(Babyshambles)의 녹음실에서 코카인을 흡입하는 사진이 데일리 미러 표지에

하지만 떨어질 것이라 직감했던 것일까? 그녀는 자신의 춤과 노래를 촬영하여 디즈니로 보냈고, 실제로

실린 것이다. 베이비쉠블즈는 피트가 리버틴즈 해체 후 활동 중인 팀이었고, 이 사건이 터지기 얼마 전인

그 영상 덕분에 그녀는 주인공 역할을 따냈다. 그때 그녀의 나이가 고작 12살이었으니, 어렸을 때 부터

2007년 4월 11일에 둘이 커플임을 밝혔던지라, 케이트의 마약 사건은 전적으로 피트 때문이라 여겨졌다.

얼마나 영악했는지 알 수 있다.

이후 탑모델이었던 케이트는 다수의 업체에서 광고 해지 및 손해 배상 청구가 쏟아지며 명성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이 커플은 아랑곳없이 그들의 사랑에만 집중했다.

결국 이 시트콤은 빅 히트를 했고, OST를 통해서 그녀의 음악 실력까지 주목받았다. 바로 앨범 작업이 진행되었고, 첫 앨범으로 한 앨범 수록곡 중 네 곡이 차트 1위를 차지한 최연소 여성 뮤지션이 되었다.

이 사랑의 시작은 2005년 1월 케이트 모스의 31번째 생일 파티였다. 이때 피트 도허티와의 첫만남을 가졌고,

그녀의 인기가 늘어날수록 사람들은 그녀의 사생활을 궁금해했고, 특히 누가 그녀의 남자친구가

이후 둘은 계속해서 교류했다. 그녀는 피트 도허티의 공연장을 찾았고(심지어 그녀가 노래를 한 적도 있다.),

될 것인가에 관심이 쏠렸다. 결국 파파라치에 의해 남자친구와의 데이트 사진이 공개되었는데, 그

또 반대로 케이트 모스의 패션쇼를 그가 찾기도 했다. 커플임을 공식으로 밝힌 것은 앞서 이야기한대로

주인공은 디즈니 채널에 출연하던 동료 닉 조나스(Nick Jonas)였다. 그는 배우이면서 동시에 조나스

2007년이었다. 이미 많은 이들이 연인 사이일 것이라 추측했기 때문에 놀라움보다는 축하의 반응이 더

브라더스(Jonas Brothers)라는 과거 핸슨(Hanson)처럼 형제로 이루어진 밴드의 프론트 맨이기도 하다.

많았다. 이런 반응은 케이트 모스와 피트 도허티 둘 다 최고의 패셔니스타였고, 그 둘의 데이트 사진은

그 또한 많은 소녀팬을 거느리고 있었기에 많은 소녀팬이 피눈물을 흘리며 저주했다. 그 때문인지 이

웬만한 화보보다도 멋졌기 때문일 것이다. 연일 쏟아져 나오는 파파라치들에 의한 커플 화보는 더 많은

둘은 생각보다 빨리 헤어졌고, 그녀는 배우이자 모델인 저스틴 가스톤(Justin Gaston)과 만났다. 이에

팬을 낳았지만, 이 화보는 그리 긴 시간 연재되지 못했다. 연애 발표로부터 불과 3개월 후인 2007년 7월

많은 소녀팬이 안도했겠지만 불과 얼마 후 그녀가 닉 조나스와 다시 만나 데이트한 것이 파파라치에게

결별했기 때문이다.

포착되어 다시 피눈물을 쏟았다. 게다가 저스틴 가스톤와 함께 침대에 누워있는 사진까지 공개되자 순수한 여동생으로 남아있길 바라는 남성팬들 또한 질타를 퍼부었고, 슬슬 그녀는 자신의 여동생

많은 팬이 아쉬워하기도 했지만, 누가 케이트의 다음 남자친구가 될 것인가를 더 궁금해했다. 왜냐하면,

이미지가 싫어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데이즈드 앤 컨퓨즈드의 편집장인 제퍼슨 핵(Jefferson Hack)뿐만 아니라 많은 여성의 워너비인 조니 뎁(Johnny Depp)과도 사귀었었기 때문이다. 기대에 부응하며 불과 몇 개월이 지나지 않은 2007년 말

22

그때 마침 청소년 성장 드라마인 <라스트 송(Last Song)>에 출연했고, 이 영화의 상대역인 리암

킬스(The Kills)의 기타리스트 제이미 힌스(Jamie Hince)와의 데이트가 시작됐고, 2008년에는 약혼을 했다.

헴스워스(Liam Hemsworth)와 연애를 하게 되었다. 이후부터 그녀는 자신의 성인 이미지를 대대적으로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11년 1월 1일 둘은 결혼 했다. 약혼으로부터 결혼까지의 3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것은

부각하기 시작했는데, 이때 발표한 앨범이 [Can’t be Tamed (길들일 수 없어)] 이다. 리암도 그녀를 길들일 수 없었는지 마일리 사이러스는 리암과 헤어졌다고 공표했다. 그러나 불과 며칠 후 둘은

바로 피트 때문이었다. 피트는 제정신으로도, 술과 마약에 취해서도 그녀에게 계속해서 연락했고, 그때마다

다시 사귄다고 말했고, 이어 그녀가 리암에게 보낸 누드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그 후에도 그들은

어깨에 들쳐메고 도망가 버리고 싶었다.”고까지 말했다. 결혼 후인 지금도 피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헤어졌다 만났다를 몇 번이나 반복했다. 그러던 올해 5월 31일, 리암이 3.5캐럿짜리 다이아몬드 반지로 프로포즈했고, 이 둘은 약혼 소식을 알렸다. 요약하자면 3.5캐럿 다이아몬드로 그녀를 길들인 것인데,

“그녀는 지금도 술에 취해 나에게 전화한다.”고 밝혔다. 이게 사실이든 아니든, 어쨌든 불쌍한 것은 힌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힌스는 한 인터뷰에서 “나는 20년 동안 채식주의자로 살아왔으나, 그녀를

리암이 기억해야 할 것은 그녀가 16살 생일을 캘리포니아 디즈니랜드를 전세 내서 보냈으며, 그 비용이

위해 그만두었다.”라고 말했으니 이쯤 되면 로커 중 애처가로는 으뜸이겠다. 아니면 공처가이거나. 왠지

30억이었다는 것이다.

모르게 킬스 음악의 강렬함이 조금은 무뎌진 느낌이다.

E L E P HA N T - S HO E

케이트 모스는 흔들렸다. 심지어 피트는 2009년 한 인터뷰에서 “그녀의 남자친구(힌스)를 들이받고, 그녀를


:color

MUSIC

내 피부색에 맞는 음악 고르기 피부색도 다 다른데 듣는 음악이라고 같을까?

WORDS : 石군

붙여보겠다. 악기에 별로 관심이 없는 이라면 단순히 보컬에 큰

차별 금지 캠페인 광고인 ‘모두가 살색, 모두가 하나’라는 표어이다.

이놈의 문제투성이인 ‘ 살색 ’ 은 사실 백인의 표준 피부색이라 생각하면 된다. 이는 핑크에 가까워 보였고, 빨간색과 하얀색을

이 광고가 뜨면서부터 한국에서는 물감이나 크레파스에 있는

조합하면 만들어질 것 같았다. 하지만 그 외에도 노란색과

좋아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앞서 이야기한 물감의 ‘살색’과 별반

‘살색’이란 명칭에 대한 논쟁이 생겼다. 이게 흑인들을 비하하는 것이라며 분개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실상은 그 살색이 우리

파란색이 필요한데, 나는 이런 색의 조합을 생각하지 못했다. 즉,

다르지 않다. 당신의 취향에 맞는 음악을 만들려면 베이스나 드럼을

그 살색은 물감을 섞어서 만들 수 없었던 것이 아니라, 내가 제대로

섞어줘야 한다. 앞서 미술을 처음 배울 때에도 제한된 색을 쓰는 것이

황인이 아닌 백인의 살색이라는 것을 거품 물던 그들은 알고

혼합하지 못한 것뿐이었다. 그러니 나는 돈을 원망할 것이 아니라

좋다는 것은 음악에도 적용된다. 록 음악을 처음 듣는다면 다양한

있었을까? 그들은 은근슬쩍 백인과 우리가 비슷한 피부색을 가지고

내 무식함을 탓했어야 했다. 게다가 그림을 배울 때에는 여러

악기 구성의 밴드보다는 기타, 베이스, 드럼, 보컬로 이루어진 4인

있다고 생각하며 흑인에게 동정표를 던진 것은 아니었을까?

가지 색을 쓰는 것보다는 소수의 제한된 색을 쓰는 것이 좋다고

구성의 밴드 음악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어쨌든 끝도 없이 길어질 인종 문제에 대한 이야기는 그만 접어둔 채, 이 살색, 아니 정확한 표현으로 정정하자면 연한 핑크색에 관한

하니, 나는 제대로 된 배움의 길을 걷고 있었던 것이다. “화가가 작을수록 팔레트는 커진다. ” 라는 말이 이를 뒷받침 하는데,

그 시작의 좋은 예로는 작년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을 통해

이야기를 좀 더 해보자.

풀이하자면 진짜 대가들은 몇 가지 색만 가지고도 다양한 색감을

한국을 방문했던 악틱 몽키즈(Arctic Monkeys)가 있다. 모든

피부색이란 단어를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베네통의 인종

비중을 두고, 멜로디를 연주하는 기타를 조금 섞은 핑크빛 음악을

표현할 수 있는데 반해, 실력이 없는 이들이 팔레트에 많은 종류의

밴드들이 화려한 연출을 할 때, 이들은 무대 뒤에 흰 천만을 건 채

어렸을 적 미술 시간을 생각해보면, 돈 좀 있는 친구는 아코디언처럼

색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나는 20색 물감을 가진 부자

무대에 올랐다. 그리곤 처음부터 끝까지 그저 음악만으로 승부했다.

긴 박스에 들은 20색 물감을 썼고 그렇지 않은 친구들은 8색을 썼다.

아이들을 부러워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결국 피부색을 표현하기

그들의 이런 뚝심이 음악에도 잘 녹아있어 이들의 음악은 취향을

이 때 20색의 물감에는 살색이 있었지만, 8색에는 없었기에 8색을

위해서 살색이라고 하는 핑크빛 물감을 쓰는 것보다는, 그리려는

분석하는데 적합한 샘플이다. 대부분의 곡에서 기타, 베이스, 드럼이

가진 아이들이 살색을 얻기 위해서는 세 가지 방법을 쓸 수 있었다.

대상에게 맞는 색을 혼합하는 것이 옳은 방법이었던 것. 게다가

균형감 있게 제역할을 하다가도, 곡에 따라 특정파트를 매력적으로

아니꼽지만 20색을 가진 친구에게 갖은 아부를 하여 빌리거나,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 하얀색만 있으면 황인, 흑인, 백인 그 누구의

부각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앨범을 들으며 만약 베이스가

자신이 가진 여덟 가지 색을 섞어 살색을 만들거나, 예술감각을

피부색도 표현할 수 있으니, 물감을 섞어 쓰는 것만으로도 ‘나는 인종차별을 반대합니다.’라고 어필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누가

매력적이었다면 좀 더 베이스가 부각되어 있는 밴드, 예를 들자면

극한으로 끌어올려 피부색을 파란색 또는 빨간색으로 칠하거나. (8, 90년대 반공 포스터에서 공비의 피부는 빨간색이었던 것을

알아주겠느냐마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꼬리를 물고 음악을 찾아 듣다 보면, 자신의

레드 핫 칠리 페퍼스(Red Hot Chili Peppers)의 음악을 들어보는 취향에 딱 맞는 밸런스를 가진 음악을 찾게 된다. 그 밸런스대로

기억해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참 창의적이고예술적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주로 돈 많은 아이는 깍쟁이라 안 빌려주거나 엄청나게

서양에서는 한 때 머리 색깔에 맞춰 옷 색상을 조합했었다. 하지만

혼합된 색이 바로 당신의 음악적 취향이 띄고 있는 색이다. 그리고 그

생색을 냈기에 빌리기는 싫었다. 그리고 나의 창의력을 선생님들은

지금의 패션 트렌드는 피부톤에 맞추고 있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색을 찾는 여정 속에서 음악적 기호의 폭이 훨씬 넓어지는 부수입도

무시했기에 빨간색을 쓰는 것도 좋은 선택은 아니었다. 이에 물감을

물론 진짜 피부톤에 맞추는 것이 아닌, 취향이 띄고 있는 색상에 맞는

노릴 수 있다. 그러고 나면 당신은 음악에 있어서만큼은 더는

섞어 살색을 만들려고 했지만 단 한 번도 20색 물감에 들어있던

음악을 골라야 한다는 것이다. 음악 장르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지만,

살색을 만들어 내지는 못했다. 아마도 나는 그때 돈의 위대함을

록 음악의 기본 구성은 기타, 베이스, 드럼, 그리고 보컬이다. 그리고

‘살색’을 핑크빛이라 말하는 실수를 하지 않게 될 것이다. 이제 자신의 색을 찾을 수 있겠는가? 축하한다. 당신은 이제 음악 취향으로도

깨달았던 것 같다.

이 네 가지의 조합을 통해 다양한 색깔을 갖게 된다. 임의로 기타를 빨간색, 베이스를 노란색, 드럼을 파란색, 보컬을 하얀색이라

‘나는 인종 차별을 반대합니다.’라고 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를 누가 알아주겠느냐마는. E LE P H A N T-S H 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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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폐막식의 탈을 쓴 영국 대중음악 자랑쇼 The Olympic Closing Ceremony with British Music

WORDS : 맹선호 PHOTOS : London Olympic Official

Be not afeard; the isle is full of noises - The Tempest Rush Hour ♪Emeli Sandé Read All About It (Part III) ♪ Urban Voices Collective Because (The Beatles song) ♪Julian Lloyd Webber + London Symphony Orchestra + Stomp Salut d’Amour

운동선수들이 꿈꾸는 골드도, 온갖 디자인에 사용되는 유니언 잭의 블루나 레드도 아니었다. 어쩌면

Street Party ♪Madness Our House

creative director / choreographer Kim Gavin musical director David Arnold

스포츠와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핑크가 이번 런던 올림픽의 컬러였다. 거리 곳곳의 핑크색 올림픽 안내 표지판, 핑크와 퍼플의 스태프 유니폼, 선명한 핑크와 아쿠아 블루로 칠해진 경기장 바닥은 눈이 부실 정도로 과감했고 또 낯설었다. 런던은 이 낯선 색들을 세련되게 뽑아냈고, 밝고 경쾌하고 활기찬 런던의 ‘eccentric’한 매력을 런던 올림픽 개, 폐막식에서 마음껏 뽐냈다. 형용사 eccentric은 별나고 기이하다는 뜻이지만 그 속에는 당당함이 가득 차 있다. 개막식에서 대니 보일은 언더월드와 함께 그토록 당당해하는 영국의 온갖 문화를 뽐냈고, 폐막식에서 런던은 제일 자신 있는 대중음악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리고 웬만한 페스티벌들 뺨을 치고도 남을 이

♪ Parklife (Blur song)

전무후무한 영국의 노래자랑 쇼는 지난 보름간의 올림픽을 전 세계인들과 축하하며 즐기기 위한 완벽한 애프터 파티였다.

♪Pet Shop Boys West End Girls

MAIN STADIUM 올림픽 주경기장의 중앙 바닥을 가득 채운 영국 국기는 영국이 배출한 현대미술계의 스타 아티스트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의 작품

♪One Direction What Makes You Beautiful ♪ Spelbound (<Britatin’s Got Talent> Winner) A Day in the Life (The Beatles song) ♪Ray Davies (The Kinks) Waterloo Sunset

♪Emeli Sandé Read All About It (Part III) Entrance of the Flags and Athletes ♪Elbow Open Arms One day Like This

Is this the real life Is this just fantasy

♪ Liverpool Philharmonic Youth Choir + John Lennon Imagine 주 경기장 객석을 가득 채운 70,799개의 LED 판넬이 일렁이는 전파를 만들어내며 프레디 머큐리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Bohemian Rhapsody’의 인트로가 잦아들고 청각장애 어린이를 포함해 다양한 청소년들로 구성된 합창단이 수화와 함께 ‘Imagine’을 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대형 영상으로 존 레넌이 나타났다. 오노 요코가 올림픽을 위해 특별히 리마스터한 영상 속 그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동안 주 경기장 한가운데로 모여들기 시작한 하얀 조각들이 어느샌가 존 레넌의 얼굴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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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L E P HA N T - S HO E

♪George Michael Freedom ‘90 White Light 까만 가죽옷을 쫙 빼입고 홀로 등장해 춤추고 노래한 조지 마이클은 ‘Freedom ‘90’을 부르고 난 후에 올림픽 폐막식에서 세계인을 상대로 신곡 발표를 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Kaiser Chiefs Pinball Wizard (The Who song) 한때 영국을 휩쓸었던 모즈족들이 우르르 스쿠터를 타고 주 경기장으로 들어섰다. 보컬 리키 윌슨이 청청 패션을 뽐내며 함께 등장했는데, 국내 모 채널의 중계에서는 “카이저 치프스입니다. 영국의 전설적인 밴드죠.” , “네” (한참 정적) , “더 후의 핀볼 위자드를 부릅니다.” 라고 소개되는 바람에 졸지에 카이저 치프스가 영국의 전설적인 밴드로 등극하는 해프닝(이라고 부르기에는 한국에서는 너무 사소하지만서도.)이 벌어졌다.

♪Annie Lennox Little Bird

A Symphony of British Music

♪ David Bowie medley including Fashion

BBC 방송의 런던 올림픽 주제곡 ‘First Steps’를 만든 맨체스터 밴드 엘보우의 공연이 시작됨과 동시에 런던 올림픽 참가국의 깃발과 선수들이 입장하기 시작했다. 머큐리 상에 빛나는 엘보우는 화면에 거의 비치지도 못하고 선수 입장 배경 음악으로 전락해버리는 굴욕을 당했다. 노래 길기로 유명한 엘보우가 두 곡이나 부르고 난 후에도 만 명이 넘는 선수단은 다 입장도 하지 못해 경기장에는 그 전에 연주되었던 ‘Park Life’ 같은 곡들이 반복 플레이 되었다.


Entrance

♪Singer Song

Exit

Section

♪The Who Baba O’Riley See Me, Feel Me My Generation 비록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더 후는 비틀즈, 롤링 스톤즈와 함께 언급될 정도로 전설적인 영국 밴드이다. (카이저 치프스는 아직 아니다.) 기타를 부수는 무대 매너로 유명한 더 후는 ‘브리티시 인베이전’의 주역이었을 뿐만 아니라 영국 국기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밴드이다. 그들의 음악이 낯선 이들조차도 밴드의 로고는 익숙할테고, CSI의 팬들 또한 이번 폐막식에서 반가움의 탄성을 내뱉었을 것.

♪The showcase of Rio Olympics 영국의 폐막식 후, 많은 사람들이 동정의 목소리를 냈다. “다음 올림픽은 어떡하라고!” 하지만 브라질을 무시하지 말 것. 비록 폐막식에 모습을 드러낸 브라질의 스타 중 펠레의 얼굴만이 낯익을지라도 리우 출신의 세우 조지와 직접 나오진 않았지만 쇼케이스에서 다 함께 불렀던 ‘Aquele Abraço’의 질베르토 질은 이미 세계적인 매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뮤지션.

♪Take That Rule the World 로비 윌리엄스는 빠졌지만 테이크 댓은 성화가 꺼지는 주 경기장을 불꽃으로 가득 채우며 세계를 지배했다.

Handover to Rio

Finale

Olympic Flame Extinguishment

♪Queen + Jessie J We Will Rock You 마치 살아온 듯한 영상 속의 프레디 머큐리가 이끄는 목소리에 관객석은 그가 시키는 대로 합창했고, 노란 재킷의 그가 나비떼로 변해 사라지며 퀸의 브라이언 메이의 기타 솔로가 주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곧 퀸의 드러머 로저 테일러와 영국의 레이디 가가라고 일컬어지는 신예 제시 제이가 합류해 ‘We Will Rock You’로 전 세계를 뒤흔들었다.

♪Queen Brighton Rock

♪Freddie Mercury Voice from Live at Wembley Stadium

♪Muse Survival 런던 올림픽 공식 주제곡에 빛나는 뮤즈가 빠질 수 없다. 유니언 잭이 그려진 티셔츠와 특유의 번쩍이는 슈트를 입고 괴기스러울 정도로 ‘eccentric’한 무대를 선보였다.

♪Electric Light Orchestra Mr. Blue Sky ♪Eric Idle Always Look on the Bright Side of Life (Monty Python song) ♪Beady Eye Wonderwall (Oasis song) 맨시티의 우승을 기념하는 오아시스의 결합을 올림픽에서 보았으면 더욱 좋았으련만 노엘 갤러거는 올림픽을 거부하고 비디아이가 영국의 국민노래 ‘원더월’의 떼창을 이끌었다.

♪ Fatboy Slim Right Here, Right Now The Rockafeller Skank

♪ Tinie Tempah + Jessie J – Written in the Stars ♪Taio Cruz Dynamite ♪ Jessie J + Tinie Tempah + Taio Cruz You Should Be Dancing (The Bee Gees song)

♪ Jessie J Price Tag

♪ Ed Sheeran + Richard Johns (The Feeling) + Nick Mason (Pink Floyd) + Mike Rutherford (Genesis) Wish You Were Here (Pink Floyd song) ♪ Russell Brand + London Symphony Orchestra Pure Imagination (Willy Wonka & the Chocolate Factory) I Am the Walrus (The Beatles song)

‘우리는 셰익스피어도 있고, 비틀즈도 있고, 베컴도 있고, 뮤지컬도 좀 하지만, 이 세계적인 행사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파티는 요즘 유행인 페스티벌을, 아, 그것도 우리가 잘하는 거 알지?, 빵빵한 라인업으로 한번 해줄테니 재미있게 놀려무나 ’ 라고 말하는 듯한 폐막식은 전 세계의 음악 팬들에게 최고의 올림픽으로 기억될 것 같다. 게다가 이렇게 수많은 밴드가 출연했음에도 콜드플레이, U2, 롤링 스톤즈 같은 밴드들의 이름이 끊임없이 떠오르는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는 부러움을 넘어 질투조차 나지 않는다.

♪Spice Girls Wannabe Spice Up Your Life 런던을 대표하는 블랙 캡을 타고 나타난 90년대 세계를 휩쓸었던 걸 그룹 스파이스 걸스. 주 경기장을 달리는 블랙 캡 지붕에 하이힐을 신고 서서 노래하던 그녀들의 공연은 약간 민망했지만, 런던 올림픽 덕에 볼 수 있었던 특별한 이벤트였다.

아, 그런데 런던 하이드 파크에서 블러, 뉴 오더, 스페셜즈, 듀란듀란, 스노우 패트롤마저 총출동한 올림픽 기념 콘서트가 있었단 이야기는 했던가? 뭐, 그래도 라디오헤드가 올림픽 때 우리나라에서 또래오래 치킨에 심취해있었다는 사실에 작은 위안이라도 삼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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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ERSONIC 201 너무도 다른 도쿄와 오사카, 칵스로 대동단결! 도쿄와 오사카의 차이 도쿄는 에스컬레이터를 탈 때 빨리 걸어 내려가는 사람과 서서 내려가는 사람의 위치가 한국과 반대이다. 그런데 신기한 건 오사카는 도쿄와 반대, 즉 한국과 같다. 어떤 이유로 에스컬레이터의 룰이 반대인지는 모르겠으나 도쿄와 오사카, 이 두 도시는 꽤 많은 것들이 다르다. 맥도날드를 지칭할 때도 도쿄는 ‘마크’, 오사카는 ‘마크도’이다. 횡단보도에서 빨간불일 때 도쿄에서는 신호를 무시하는 사람을 거의 보지 못했지만, 오사카에서는 쉽게 볼 수 있다. 아마 상인들이 중심이 된 상업도시인 오사카와 사무라이 문화 중심의 정치도시 도쿄의 지역적 특성이라 유추해보지만 자세한 건 더 공부를 해보아야겠고, 일단 일본 친구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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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친구 : “도쿄 사람들은 너무 약았지. 한마디로 재수 없는 깍쟁이들이야.” 도쿄 친구 : “오사카 사람들은 매너가 없어. 촌스럽기도 하고.” 어쨌든 글라스톤베리를 비롯해 섬머소닉, 레딩 페스티벌 등등을 헤집고 다닌 지 어언 7년째,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오사카의 섬머소닉을 취재할 기회가 왔다. 그것도 한국 밴드로는 처음으로 정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며 도쿄와 오사카 두 도시에서 공연을 하게 된 칵스와 함께 말이다. 취재가 결정되자마자 이번 기회에 록 페스티벌을 통해 도쿄와 오사카를 비교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내 페스티벌 도쿄 도쿄라고는 하지만 따져보면 섬머소닉은 치바라는 도시에서 열린다. 도쿄와 오사카 모두 텐트가 필요한 후지 록 페스티벌과 달리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출근해서 즐기면 되는 도심형 페스티벌이라는 특징을 가진다. 특히 도쿄는 야구장인 마린 스테이지와 바다 옆 비치 스테이지가 있긴 하지만 마운틴, 소닉, 레인보우 스테이지가 모두 마쿠하리 메세 국제 전시장에 있어 실내 페스티벌 느낌이 강하다. 물론 가든 스테이지와 아일랜드 스테이지를 얘기하며 “그렇지 않아요!”라고 하면 할 말이 없지만 록 음악에 관심이 많아 일본까지 간 사람들이 타임라인을 보며 맘에 드는 공연을 고르다보면 마운틴과 소닉 스테이지에 꽤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되므로 체감 상 ‘더’ 그렇다는 말이다. 참고로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전체로 시장을 넓히고 싶어하는 섬머소닉 주최 측의 의지를 반영하듯 장기하와 얼굴들, 국카스텐, 구남과여라이딩 스텔라, 글렌체크를 비롯해 중국,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밴드들이 참여하는 ‘아시안 콜링’이란 이름의 아일랜드 스테이지가 작년에 비해 커졌으며, 이디오테잎이 참여한 전야제 역시 더욱 큰 규모로 치러졌다.

야외 페스티벌 오사카

칵스의 선전

오사카 섬머소닉 역시 시내가 아닌 차로 40분 정도 이동해야 되는 ‘마이시마’라는

칵스 바로 앞의 뮤지션은 일본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는 캬리 파뮤파뮤였다. 실제 이렇게까지 인기가 있는지 전혀 몰랐고 공연장에 몰린

인공섬에서 열린다. 오사카는 도쿄와 달리 스테이지가 적다. 도쿄는 총 8개

인파를 보고서야 감을 잡았다. 오전 11시 30분 팀인데 더 이상 들어갈 자리가 없어 ‘입장제한’이 걸리는 게 말이 되나 싶었다. 어쨌든 칵스

스테이지, 오사카는 4개 스테이지. 물론 스테이지가 적다보니 티켓 가격도 차이가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 물론 좋아하는 뮤지션의 공연이 끝나면 바로 이동하는 것이 페스티벌의 특징이지만, 엄청난 인파 중 몇 명이라도 자리에

난다. 도쿄는 2일 권이 27,000엔 오사카는 22,500엔이다. 하지만 확실한 특징이

남게 만든다면 성공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캬리 파뮤파뮤 이후 남아있는 일본 관객에다 도쿄는 마운틴 스테이지에서 유입된 관중, 오사카에서는

있었다. 바로 야외 페스티벌의 느낌. 4개 스테이지 중 3개가 야외에 있다 보니

2층 좌석에 남아있던 관객이 합쳐져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칵스의 공연을 보기 시작했다. 대충 봐도 3,000명이 넘는 숫자였다.

도쿄와 비교해 도심에서 탈출한 느낌이 더 강하게 들었다. 특히 커다란 언덕 위에 위치해 하늘에 맞닿을 듯한 마운틴 스테이지는 ‘마운틴’이란 단어와 100% 맞아

칵스의 연주가 시작되고 기분 좋은 장면이 곳곳에서 연출됐는데, 관심 없다는 듯이 누워있던 많은 수의 일본 관객들이 첫 번째 곡 ‘사랑춤’에서

떨어지는 무대였다.

몸을 일으켜 앉더니 세 번째 곡 ‘오리엔탈 걸’에서는 일어섰고, 후반부 ‘트러블 메이커’부터는 신나게 몸을 흔들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거기다 처음 곡부터 마지막 곡까지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뷰직의 파운더 ‘파펑크’ 박훈규의 임팩트 강한 세련된 영상이 더해져 음악에 큰 힘이 실렸다. 심지어

섬머소닉 출연진은 이런 식이다. 토요일 오사카 공연 팀은 공연이 끝난 뒤 바로

일본 스태프들은 영상을 담당한 파펑크에게 다가와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들었고, 섬머소닉 관객들도 음악과 영상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었던

도쿄로 가서 1박을 하고 일요일 도쿄 공연을 하고, 반대로 첫날 도쿄에서 공연을

칵스 무대에 큰 박수를 보냈다.

한 팀은 다음날 오사카 공연을 위해 바로 이동을 하는 것이다. 국내 밴드들이 섰던 ‘아시안 콜링’ 무대가 오사카에는 없었고, 이디오테잎은 금요일, 자우림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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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해외 페스티벌을 보고 취재하면서 항상 가졌던 ‘우리도 일본처럼 제대로 된 밴드가 영국에서 투어를 하고 페스티벌에 나오면 어떨까’라는

토요일 도쿄 공연만 있었던 관계로 칵스와 인피니트만 도쿄에서 공연을 마치고

바람과 섬머소닉 무대 위 칵스 멤버들의 땀으로 뒤범벅 된 모습이 교차되면서 뭔가 말로 표현하기 힘든 복잡한 감정이 밀려왔다. 어쩌면

오사카로 넘어왔다.

K-POP처럼 해외진출이 활발해지는 한국 밴드들의 시작점이 지금 이 자리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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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er sonic %

WORDS, PHOTO: JUNE

더 많은 사진과 지면 관계상 싣지 못한 기사는 엘리펀트슈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세요.

그린데이와 탁구를 잠시 화장실을 갔다가 호스피탈리티 존으로 가보니 ‘핑, 퐁, 핑, 퐁’ 칵스 이수륜이 누군가와 열심히 탁구를 치고 있었다. “누구랑 치는 거야?”라고 물으려는 순간 질문을 할 필요가 없어졌음을 깨달았다. 수륜과 게임을 하고 있는 사람은 내가 너무나 잘 아는 사람이었다. 물론 상대방은 당연히 나를 모르지만 말이다. 그린데이의 베이스 마이크 던트와 신나게 탁구를 치고 있는 수륜. 뭔가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게임이 워낙 긴장감 있게 흘러 오히려 누가 시합의 승자가 될 것인가로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결과는 21-19 칵스 수륜의 승리였다. 그냥 승리도 아니고 그린데이로부터 이끌어 낸 승리. 이 비현실적인 탁구 게임의 인증샷을 남기기 위해 셔터를 눌렀고 마이크 던트 역시 흔쾌히 인증에 동참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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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참고로 수륜은 그린데이와의 경기 후 인피니트의 남우현과 만원 내기 두 번째 시합을 가졌다. 그리고 그 만원의 주인은 남우현이었다.

프란츠 퍼디난드와 칵스 수륜이 그린데이와의 에피소드를 남겼다면 베이시스트 박선빈은 프란츠 퍼디난드의 기타 니콜라스 매카시와 사진 한 장을 남겼다. 섬머소닉 공연에 참여한 아티스트들은 각각의 스테이지를 이동하는 길이 따로 있어 백스테이지로 쉽게 갈 수 있는데 마침 메인 스테이지 뒤편에서 프란츠 퍼디난드의 공연을 20분 남겨두고 니콜라스 매카시와 선빈이 마주치게 된 것이다. 간단하게 인사를 하고 사진을 같이 찍은 두 뮤지션. 몇 년 뒤 칵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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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밴드가 되어 프란츠 퍼디난드를 다시 만나 지금 이 사진을 보여준다면 의미가 크지 않을까 싶다.

사일런트 디스코 매년 글라스톤베리에 갈 때마다 찾는 장소가 사일런트 디스코였는데, 이번 섬머소닉에 사일런트 디스코가 있었다. 뭔지 잘 모르는 선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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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에 DJ 두 명이 있는데, 스피커를 통해 음악을 듣는 게 아니고, 무선 헤드폰으로 듣는 거야. 헤드폰에는 채널이 2개가 있어서 DJ 둘 중 하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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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순간 선택하면 돼. 두 명의 DJ가 대결을 하는 구도지”라고 설명했다. 무선 헤드폰을 벗으면 사람들이 음악이 없는 상태에서 허우적거리는 것처럼 보이나 헤드폰을 쓰면 사람들의 몸짓이 이해가 되는 재미있는 콘셉트이다. 말 그대로 침묵의 디스코. 참고로 두 채널의 무선 주파수가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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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폰에 잡혀도 잡음이 안 나는 것이 사일런트 디스코만의 기술력이며, 이들은 다른 뮤지션들처럼 보수를 받고 전 세계를 돌며 DJ 공연을 한다.

섬머소닉 호외 올여름 엘리펀트슈가 펜타포트와 슈퍼소닉에서 데일리 매거진을 만들었다. 데일리가 얼마나 힘든 작업인 걸 알게 되었는데, 섬머소닉 애들은 3시간 뒤에 공연 소식을 전하는 호외를 찍어내고 있었다. 페스티벌 사이트 내에 인쇄소라도 있는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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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한국의 차이 섬머소닉의 이야기를 백스테이지 위주로 하다 보니 시스템적으로 앞서있는 일본에 대한 놀라움과 칭찬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야기의 본질은 ‘일본처럼 해야 한다’ 혹은 ‘일본을 따라 해야 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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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 아니다. 페스티벌 역사가 더 오래된 영국과 일본의 현실이 어떤지

오사카 섬머소닉의 야외 오션 스테이지 도쿄 섬머소닉에서 인피니트가 공연했던 마운틴 스테이지 오사카 마운틴 스테이지로 가는 길 칵스의 무대, 화려한 바지가 돋보이는 수륜 도쿄 섬머소닉에 설치된 월 페인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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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 퍼디난드와 선빈의 인증샷

파악하고 기본적으로 취할 건 취하며 우리식으로 발전시켜야 된다는

그린데이의 마이크 던트와 탁구 대결 인증샷

것이 요지이다. 국내 업체들이 TV를 만들기 시작했을 때 지금처럼

무선헤드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춤을 출 수 있는 사일런트 디스코

일본을 앞서리라고 생각이나 했겠는가. 그렇게 생각하면 ‘한국하면 음악

섬머소닉의 공연 호외, 사진에 실린 인물은 바로 장근석.

페스티벌!’이라는 세상이 오지 말라는 법도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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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ORIGINAL SOUND NOVEL

앨범 커버에 덧붙이는 단편 소설 WORDS : 봄꿀

는 개를 보았다. 부서진 시계, 그리고 빨간 귀와 코를 가진 인형을 보았다. 그건 아톰을 닮기도 했고, 미키마우스를 닮기도 했다. 저 인형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언제, 어디서였는지는 모르겠다. 파란 하늘, 초록색 잔디, 색색깔의 앙증맞은 꽃들. 하지만 그것은 모두 진짜가 아니다. 어디선가 음악소리가 들려온다. 나는 그게 어디서부터 흘러나오는 건지 알고 싶다. 저 소리는 진짜일까? 음악 소리는 내 마음을 편하게 해주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나 자신을 나약하게 만들까봐 걱정이 된다. 문득 음(音)이 미묘하게 갈라지고 있다는 느낌에 사로잡힌다. 그것은 더 이상 음악이 아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나는 그게 차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라는 것을 알았다. 깜빡 잠이 든 모양이었다. 11월의 새벽공기는 무척 차가웠다. 차 안에 구겨져 있던 터라 온 몸이 아팠다. 나는 시간을 확인했다. 3시 15분. 그녀가 주먹으로 차 창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도로에는 주차된 차들이 몇 대 있었지만, 사람이 타고 있는 건 내 차 뿐이었다. 불이 켜진 집도 없다. 다만, 건너편에 있는 모텔의 거대한 네온사인만 번쩍번쩍거리고 있었다. 그렇지, 모두들 자신의 편안한 침대에서 잠들 시간인 것이다. 깨어 있는 건 퉁퉁 부은 도둑 고양이들과 가출한 불량 청소년, 그리고 부랑자들 뿐이다. 나는 차의 창문을 열었다. “위험하게 이런 데서 잠들면 어떡해요?” “그래서 차문이랑 창문이랑 다 잠근 거잖아. 근데 왜 차에 타지 않고?” 그녀가 창문 안으로 얼굴을 들이밀면서 대답했다. “당신이 같이 좀 가줘야 할 거 같아요.” “뭐?” “혼자서는 못 들어가겠어요.” 나는 차에서 내렸다. 그녀는 두 손에 작은 상자를 들고 나를 올려다 보았다. 그녀는 자세가 아주 똑바르다. 한때 무용수였기 때문이다. “무서워요.” 나는 그녀의 차가운 볼을 꼬집으며 말했다. “무서울 거 없어.” “무서워요, 무서워 죽겠어요.” “좋아, 내 말 잘 들어. 당신은 지금 케이의 물건을 돌려주려고 온 거야. 그 집에 들어가서 그걸 두고 나오면 돼. 하지만 당신이 만약 돌아가고 싶다면 당장 돌아갈 수도 있어. 내가 데려다 줄게.” 그녀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잠자코 땅만 쳐다보고 있었다. 어디선가 버려진 고양이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잠시 후, 나는 그녀에게 이끌려 케이가 살았던 낡은 아파트 입구로 걸어 들어갔다. 케이가 죽었다. 나는 두시간 전에 그녀의 전화를 받았다. 그녀는 횡설수설했다. 여하튼 정리해보면 케이가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것이다. 자세한 건 모르겠다. 차가 호수에 빠졌다던가, 뭐 그런 종류였다. 그녀는 케이에게 받았다는 상자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그걸 한번도 열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케이에게 돌려줬어야 하는데 이제 케이가 죽었으니 어쩌면 좋아요?” 나는 케이를 직접 만나본 적도 없고, 그러니까 당연히 얼굴도 몰랐다. 그저 그녀가 이 년 전까지 만나던 사람이라는 사실만 안다. 아마도 진지하게 만나오던 관계였던 것 같다. 내가 알기론 그랬다. 하지만 여러가지 일이 터지고 그들은 헤어졌다. 케이는 파일럿이었는데, 그녀와 헤어질 즈음에도 여전히 파일럿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알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케이가 무척 부유한 남자였다는 점이다. 왜 이런 거지같은 동네에서 살다 죽었는지 도통 모르겠다. 케이의 집에 가서 상자를 두고 오자고 말한 건 나였다. 하지만 그건 그냥 농담이었다. 진짜로 그녀가 그렇게 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당신이 같이 가줘야 해요.” 살아 생전 한번도 만나지 못했던, 이제는 죽은 사람이 된 남자의 집에 가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집 안으로는 들어가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고 온 건데, 결국 이런 식으로 낡고 어두운 엘리베이터에 올라타게 된 것이다. 그녀가 아무 버튼도 누르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 5 ‘ 버튼을 눌렀다. 엘리베이터의 형광등은 금방이라도 꺼질듯이 지지직거렸다. 이윽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더럽고 좁은 복도에는 오줌 냄새가 났다. 그녀는 아주 잠깐 휘청거렸다. 나는 케이의 현관문 앞에 있는 화분 받침에서 열쇠를 꺼내서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그녀는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나는 그녀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했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에 대해 더 이상 생각하지 않을 참이었다. “당신이 열어요.” 그녀의 얼굴은 아주 창백했다. 나는 그녀가 진짜로 쓰러지지나 않을까 걱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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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리스파이스 - 聯‘연’

되어서 그녀를 한번 감싸 안았다. 그런 후에 열쇠를 열쇠구멍 안으로 넣고 돌렸다. 문을 열기 직전에 그녀가 내 손을 잡고 나를 제지했다. “잠깐만요.” 그녀는 아주 오랜시간동안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아니, 그렇게 오랜 시간은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그녀의 턱 밑을 어루만지며, 다정하게 말해주었다. “이것봐, 예쁜이. 만약 당신이 돌아가고 싶으면 여기서 돌아가도 돼.” 그녀는 눈을 내리깔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녜요. 아녜요.” “만약 당신이 돌아가기를 원한다면…….” 그녀는 다시 한번 힘주어 말했다. “아녜요, 들어가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게 문을 열자마자 내가 한 생각이었다. 내가 무슨 기대를 했던 걸까? 케이의 유령이라도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것일까? 집 안은 깔끔했다. 원룸 형태로 되어 있었는데, 가구가 아주 많아서 사람이 사는 곳이라기 보다는 가구 창고 같다는 느낌이었다. 집 안의 전등은 모두 껴져 있었지만, 맞은편 건물의 네온사인 때문에 자극적인 붉은 빛이 거실에서 깜빡깜빡거리고 있었다. 이런 곳에서 어떻게 잠을 이룰 수 있었을까? 식탁 위에는 먹다 남은 칠면조 샌드위치와 식은 커피가 있었다. 나는 남은 샌드위치를 한 입 베어물었다. 나쁘지 않았다. 찬장을 열었더니 거기에는 고급 위스키와 진, 그리고 버번이 있었다. 컵을 두 개 꺼내 진을 반쯤 따랐다. 그녀는 머리에 쓴 스카프도 벗지 않고, 코트와 장갑도 그대로 착용한 채로 방 한가운데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마치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법을 잊어버린 사람 같았다. 그녀는 그저 그렇게 서서 창 밖을 바라보았다. 네온사인의 빛이 그녀의 뒷모습에 기다란 음영을 만들었다. 그녀는 정말 아름다웠다. 나는 항상 그녀와 결혼하기를 바랐다. 항상, 죽을 때까지, 내 곁에 있어주기를. 그녀에게 다가가 진 한 잔을 건넸지만 그녀는 받아들지 않고 고개만 가로저었다. 내가 다시 찬장 쪽으로 가서 술을 따르고 있을 때, 그녀는 여전히 거기에 서서 장갑도 벗지 않은 채, 상자의 포장을 벗기기 시작했다. 내가 그녀에게 다가가려고 하자, 그녀가 낮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 “오지 마세요.”

나는 몇미터 떨어진 곳에서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한동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잠시 후 그녀는 그걸 조용히 식탁 위 식은 커피 옆에 두었다. 그리고 다시 창 쪽으로 다가가 가만히 서 있기만 했다. 나는 식은 커피를 마저 마시고, 상자 안을 확인했다. 상자 안에는 빨간 귀와 코를 가진, 그 플라스틱 인형이 들어 있었다. 그건 내가 삼년 전에 재미 삼아 그녀에게 사 준 것이다. 나는 진을 한 잔 더 따른 후 침대에 걸터 앉았다. “뭐가 그렇게 무서웠던 거야?” 그녀는 나를 쳐다보지 않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녜요, 나는…….” 그녀는 잠실 망설이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나는 무서웠던 게 아녜요.” 이렇게 말한 그녀가 내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녀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그럼?” “나는…… 슬픈거예요.” 그녀는 다시 내게서 돌아섰다. 나는 그녀의 아름다운 뒷모습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녀에게 다가가 입술에 키스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되는 건지 잘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잠시 후 나는 그녀가 점점 내게서 멀어져간다는 걸 알게 되었다. 정말로 그녀는 점점 멀어져서 어느 순간, 나는 방에 홀로 있게 되었다. 밖에서는 네온사인이 번쩍번쩍거렸고, 어디선가 아이들의 비명 소리와 고양이가 죽는 소리가 들렸다. 이제 나는 자동차 안에 있다. 호수를 향해 달려가기 위해 나는 엑셀을 힘껏 밟는다. 어디선가 그녀의 목소리가 들린다. “슬프군요, 케이, 당신이 죽어서 난 정말로 슬퍼요.” 나는 여전히, 꽃이 피어있는 초록색 들판을 바라보고 있다. 다시 어디선가 음악이 들려온다. 이번엔 진짜 음악일까? 하지만 나는 곧 깨달았는데, 그건 음악 소리가 아니라 무언가가 부서지는 소리였다. 무언가가 무너지고, 무언가가 사라지고, 무언가가 영원히 갇히는 소리, 꿈, 음악. 나는, 아무것도 내게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알 것 같았다. 어린 시절의 추억도, 흐르는 시간도, 작고 예쁜 강아지도, 내가 그녀에게 재미삼아 주었던 선물도, 그 무엇도, 그 무엇도…….


EDITOR'S ROOM

Rock’n’Roll Pilgrimage

영국을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로큰롤 성지순례 WORDS , PHOTOS : Julian Kim

Electric Warrior & Ziggy Stardust: 글램 록, 그 시작과 끝 <2> 글램 록의 아버지가 데이빗 보위라면 마크 볼란은 큰아버지랄까? 셰익스피어의 희곡 <The Tempest>의 대사- ‘두려워 말라, 영국이 시끄러운 소리로 가득할 것이다 (Be not afeard, the isle is full of noises)’가 새겨진 대형 벨이 스테디엄 안을 가득 울리며 런던 올림픽이 시작되었다. ‘신비의 섬들 (Isle of Wonder)’ 그리고 ‘영국 음악의 향연 (A Symphony of British Music)’이란 주제의 개막식과 폐막식에 대거 참여한 영국 팝 스타들의 화려한 무대를 보고 있자니 지금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흐릿해진 이가 문득 떠오른다. 그가 만약 지금 살아있었다면 세계인들의 환호를 받으며 무대에 올랐을지도 모르겠다. 이번 히치하이커에서는 데이빗 보위(David Bowie)에 이어 글램 록하면 빼놓을 수 없는 또 다른 글램 록 스타 마크 볼란(Marc Bolan)의 흔적을 찾아가 보려고 한다.

Bolan’s Rock Shrine, Queens Ride & Gypsy Lane, Barnes, SW15 런던 남서쪽의 Barnes라는 마을, 이곳의 퀸스 라이드 부근에는 매우 특이한 나무 한 그루가 있다. 보기에는 그냥 평범한 나무일 따름인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 나무에는 온갖 사진들과 꽃들 그리고 여러 가지 글귀들을 적어놓은 쪽지들로 가득하다. 시간을 되돌려 때는 1977년 9월 16일 새벽, 런던 외곽의 한적한 가로수 길을 달리던 보라색 Mini 1275GT가 도로를 탈선해 나무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운전하고 있던 글로리아 존스(Gloria Jones)라는 여인은 다행히 살았지만, 옆자리에 타고 있었던 남자는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다. 그 남자는 바로 데이빗 보위와 함께 70년대 영국 글램 록의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인물, 마크 볼란이었다. 버클리 스퀘어에 있는 몰튼스 클럽에서 집으로 향하던 중 안타깝게 당한 사고였는데, 그의 30살 생일을 불과 2주 앞둔 때였다. 영국의 미디어는 젊은 록스타의 죽음을 연일 보도했고, 그와 티렉스(T.Rex)의 음악을 사랑했던 팬들과 동료 뮤지션들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장례식에는 데이빗 보위와 로드 스튜어트(Rod Stewert)를 비롯한 록 스타들이 참석해 떠나는 친구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고, 그의 히트곡을 상징하는 백조 모양의 꽃장식이 그 한켠을 쓸쓸히 지키고 있었다. 70년대 글램 록의 짧은 영광과 몰락을 재현한 영화 <벨벳 골드마인>이 개봉되면서, 글램 록에 대한 관심이 잠깐이나마 높아졌던 때가 있었다. 영화 속 주인공의 모델이자 흔히들 글램 록 하면 떠올리는 인물이 데이빗 보위이기도 하지만, 글램 록이 70년대 초반 영국의 가장 첨예한 유행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데는 마크 볼란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보위의 72년도 컨셉 앨범 [The Rise and Fall of Ziggy Stardust and The Spiders From Mars]에 모티브를 제공한 것은 이보다 한해 전에 발표된 티렉스의 앨범 [Electric Warrior]였다. 게다가 글램 록이란 이름의 원천이 된 요란한 화장과 트랜스포멀한 패션, 화려한 무대 연출을 처음 선보인 것도 티렉스의 마크 볼란이었다. 보위의 ‘Lady Stardust’ 의 모델이 마크 볼란이란 것도 너무나 유명한 사실. 데모곡의 원제가 ‘He was alright (a song for Marc)’ 이었으니 말이다. 차 사고가 있었던 나무와 그 주변은 볼란의 사고 이후 팬들에 의해 ‘Bolan’s Rock Shrine’ 으로 지정되어 유지되고 있다. 아직도 매년 세계 각지의 팬들이 그를 잊지 않고 찾아오고 있으며 곳곳에는 시와 편지들, 꽃, 그리고 작은 공룡 피규어 등이 놓여있다. 어떤 이는 그가 죽어서도 편안히 쉴 수 있게 바람에 흔들리면 소리가 나는 풍경을 나무 위에 걸어두기도 했다. 비가 오고 수많은 사람이 다녀가면서 훼손되기도 했지만, 팬들은 이곳에 계단을 만들고 추모비와 흉상을 세웠으며 사람들이 오가며 흔적을 남길 수 있게 보드를 마련해두었다.

Get it On

20th Century Boy

Children of Rev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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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수해 - [군산 물 폭탄] 8월에 내린 폭우는 우리 집 베란다를 흠뻑 젖게 했고, 판매용으로 만든 포스터들을 100장 정도 날려버렸다. 살릴 수 있는 포스터들을 급히 말리려 방바닥 가득 포스터를 펼쳐두고 잤는데, 그건 정말 별거 아니었다. 다음날 본가가 있는 군산에 하루 만에 400m가량의 폭우가 내렸다는 사실! 부모님께서 운영하시는 서점은 언제나 침수가 잘되는 곳이었고 매년 소소하게 피해를 보고 있었다. 걱정되어 아침 일찍 전화해보니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저녁쯤에야 연결되었는데 성인 키 만큼 물이 찼다는 소식. 서점 1층은 완전히 아작이 났다. 서점을 연지 어언 13,4년 되었는데 이제 1층 서점은 접고 2층으로 올라가신다 하셨다. 무력감이 몰려왔다. 돈을 많이 벌고 싶다. 힘이 있으면 좋겠다. 내가 슈퍼맨이었으면. 내 기억 속의 서점은 이제 사라졌다. 이달의 편집장 - 편집장의 호의로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에 가서 라디오헤드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마감 일정상 3일 모두 있지 못했고, 마지막 날은 못 보고 돌아와야만 했다. 편집장 石군에게 무리하게 부탁하여 3일째 새벽 4시경 이천 터미널까지 태워다 달라고 했다. 그런데 내비게이션에 찍힌 이천터미널이 2개였고, 결국 하나를 택했는데 내가 石군을 완전히 물 먹였다. 이천터미널은 20km 정도면 갈 수 있는 것을 50km나 가게 만들었다. 왕복 100km 남짓. 엄청 힘들었겠지. 정말 미안. 이달의 사람들 - 주변에 정말 고맙고 감사한 사람들이 많다. 정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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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 파이터스(Foo Fighters)가 지난달 26일 레딩 페스티벌의 마지막 밤을 장식했습니다. 최근에 발표한 싱글 ‘These Days’의 전주 때 커트 코베인(Kurt Cobain)에게 이 곡을 바친다고 말하며 변함없는

A-Brick 02-3141-0079 A droplet in cafe Annabel Lee Hair Salon Beans To Coffee 02-335-7174 Be.SweetOn BELEF 02-332-6700 B-hind 02-3141-7212 Bob’s Barbie 02-6348-1777 Bubble Beans 02-324-9877 Café 042 Café AA 02-3143-7312 Cafe EIRE Café go ape! 02-332-7701 Café ILSANG 02-595-4146 Café local Cafe MONI Café Nok 02-322-8915 Café ooo 02-335-3008 Café OVEN 02-3141-0089 Café Rachel 02-336-3242 CAFE STYLO 스띨로 02-324-1104 Café SUKARA 02-334-5919 Cafe THE PLAIN 02-3143-1005 Café usine CAFE 롱끌 Café 빨간토끼 070-4405-7441 CAFFEINE LABORATORY 02-303-0316 CBSC International CoffeeLab CHAN’S espresso bar Chic Rabbit 070-4414-4923 CHURRO 101 070-8625-0331 Coffee Seed 02-326-6326 DAL: 02-334-0801 damso 02-3143-7008 dingdong 02-334-3381 enny’s cafe HO DAN SA 070-7717-5344 ian STYLE 02-324-2522 JOEY’S café 02-324-0214 King of Blues 02-337-7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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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했습니다. 너바나(Nirvana)의 멤버였던 데이브 그롤(Dave Grohl)에게는 더 특별한 밤이었을 겁니다.

킹스 오브 리온(Kings Of Lion)의 베이시스트 자레드 팔로윌(Jared Followill)이 모나(Mona)의 닉 브라운(Nick Brown)과 함께 Smoke & Jack al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2010년 이후로 새 앨범 소식이 없었던지라 더 반갑게 느껴지네요. 프로젝트의 첫 싱글 곡 ‘No Tell’을 들어보시죠.

데뷔 당시 ‘아름다운 것들보다 더 아름다운 불협화음’을 들려주며 충격을 주었던 슬레이 벨스(Sleigh Bells)가 두 번째 앨범에 수록된 ‘End of the Line’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했습니다. 영상 중간 멤버들이 자전거를 타고 숲길을 달리는 장면이 멜랑꼴리한 곡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네요.

콜드플레이(Coldplay)의 크리스 마틴(Chris Martin)이 트위터를 통해 이번 뮤즈(Muse)의 새 싱글 ‘Madness’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혔는데요, 지금까지 뮤즈의 곡 중 단연 최고라고 치켜세웠습니다. 좋긴 하지만 최고인줄은 모르겠네요. 직접 판단해보세요.

캐나다 밴쿠버 출신의 4인조 인디 밴드 레이디호크(Ladyhawke)가 4년간의 공백을 깨는 앨범 [No Can Do]를 10월 9일 Triple Crown Audio를 통해 공개합니다. 싱글 ‘You Read My Mind’는 미리 들어 볼 수 있도록 선 공개 했네요.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ley)가 입었던 속옷이 다음 달 맨체스터에서 있을 경매에서 그 가치를 책정받게 되었습니다. 이 속옷은 1977년 그가 공연 중에 입었던 것으로 그 이후 한 번도 빨지 않은 상태로 보관되어 있어 사타구니 부분에 노란 얼룩이 남아있다고 하네요. BBC는 이 삐뚤어진 팬심에 약 만 파운드(1,800만원)의 가치를 예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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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PHANT-SHOE 2012/09 no.11 vol.62  

Korean Independent Rock Magazine ELEPAHNT-SHOE Tabloid 2012 September no.11 vol.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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