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

Vol.11 2013. August.

20대를 위한 시사매거진 듀르나

1


Dear. Diurna Readers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된다는 것은, 거짓말을 배워가는 과정을 의미하는 지도 모르겠네요. 지금 우리는 수많은 거짓말과 함께 살아가고 있고 늘 달콤한 거짓말의 유혹에 쉽게 빠져들곤 합니다. 지금 약간의 거짓으로 편해질 수 있고, 모두의 눈을 속일 수만 있다면. 이런 마음으로 현실에 접근하려는 이들은 많아지기만 합니다. ‘선의의 거짓말’이라는 말이 있듯이, 거짓말은 잘만 활용하면 서로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는 도구가 됩니다. 하지만 거짓말을 무분별하게 사용한다면 상대방의 말의 귀를 기울일 수 없게 되고 우리 사이의 믿음은 그 의미가 퇴색될 것입니다. 계속되는 거짓말에 길들여져, 이를 사실처럼 받아들이는 실수를 하게 되는 것이죠. 이렇게 거짓말은 우리의 삶에서 그 존재감을 나날이 키워만 갑니다. 최근 몇 개월 동안 국민에게 피로감만 던져주는 NLL 공방과 국정원의 대선개입 사태는, 어느

듀르나 무료 전자책 서비스 http://ridibooks.com

진영이든 누구든 거짓말을 계속해서 하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올바른 진실을 말해줄 이는 아무도 없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우리는 많은 정치적, 사회적 이슈에서 거짓말을 사실로 믿어버리는 실수를 이번에도 저지를 수 있습니다. 우리 시대 거짓을 가려낼 수 있는 힘을 가진 언론은, 현재 올바른 사실을 위해 얼마만큼 노력하는지 의구심을 들게 합니다. 정치도 언론도 한 목소리로 거짓말을

공식 블로그

한다고 믿는 순간 국민의 불신과 무관심은 극에 달할 것이고 사회에 대한 바른 의견을 힘주어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거짓말에 가려진 진실을 밝혀내는데 저희 듀르나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정직함, 투명성, 쇄신을 외치며 한편으로는 거짓말을 서슴지 않는 많은 이들. 그들의 진실은 언젠가 세상에 드러날 것이며 이에 대한 국민의 판결은

www.diurna20.com

무엇보다 무서운 것임을, 절실히 깨닫기를 바라며 듀르나의 열한 번째 외침을

페이스북 facebook.com/diurna20

시작합니다.

2


Contents_Attention plz!

8P

기획

“암행어사, 광주에 가다 ” 지난 19일, 광주시가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유치를 위한 정부문서를 위조한 혐의로 발칵 뒤집어졌다.

지난 4월 2일 광주시는 FINA(국제수영연맹)에 대회유치의향서를 내는 과정에서 정부의 승인 없이 수정한 내용에 관해 국무총리와 문화부 장관의 서명을 위조했다. 광주시는 해당 내용을 바로 수정했으나, 문화부가 위조 사실을 엄중히 다루겠다고 선포한 가운데 관련 부처에 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하필 이 시점이 FINA가 광주를 2019년 세계선수권대회 개최도시 선정과 겹쳤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들리는

16P

가운데, 우리의 암행어사가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광주로 향했다.

12P

국제

“그 해, 아랍의 봄은 겨울보다 추웠다” 지난 7월 이집트 유혈사태로 약 130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아랍의 봄’의 여파는 튀니지와 리비아를 거쳐 확산되는 한편 혼란은 지속되고 있다. 첫 직접선거로 탄생했던

About Campus

이집트지도자 무함마드 무르시의 퇴임을 비롯해 튀니지와 리비아의

“사립대학재단의 간 큰 행동은 어디까지인가“

지도자들이 반정부 시위로 잇따른 죽음을 맞이했다. 날마다 계속되는 시위와 폭력, 이집트 군부와 공안기관의 움직임에 시민들은 과거의

사립대학재단의 각종 개인부담금 대납

정치/경제적 불안과 다시 마주하게 됐다. 민주주의를 향한 시민들의

실태가 밝혀졌다. 교육부의 특정 감사 결과, 44개의 대학이 교직원의

열망이 아랍국가의 재건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혼돈에 휩싸이게 된

몫인 개인부담금을 교비로 대납해왔던 것이다. 일부 대학들은 대납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사실이 적발되자 변명을 늘어놓기 바빴고, 교육부는 적절한 시기에 제대로 처신하지 못했다. 이에 학생들과 시민단체는 사학연금 대납 환수를 향한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대학 측도 나름대로 할 말이 있다고 하니, 그들의 발언과 앞으로의 태도에 주목해 보자.

16P

22P

기획

과연, 누가 누구를 조종했는가, 뮤지컬 <쓰릴 미> 2007년 한국 초연 이후 소극장 사상 전례

없는 흥행기록과 섬세한 갈등 구조로 매년 화제가 되었던 뮤지컬 <

“듀르나가 선정한 정치인 Up&Down ”

쓰릴 미>가 돌아왔다. 미국 전역을 충격에 빠뜨렸던 전대미문의 유괴

가장 가까운 나라라 그런지 망언도 더 잘

캐스팅으로 주목받았다. 오종혁, 정상윤 페어와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들리는 나라 일본! 이번 호에서는 일본의 ‘

팀의 연출에 힘입은 이번 공연 역시 모두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망언인사’들을 살펴보기로 한다. 위안부 망언을 합리화하려 한 하시모토

39도를 웃도는 무더운 8월, <쓰릴 미>의 긴장감으로 더위를 식혀보는

도루 일본 유신회 공동대표 겸 오사카 시장, 위안부 망언의 전적도

것은 어떨까.

살인사건을 바탕으로 한 <쓰릴 미>에서는 신예들을 제친 무서운

모자라 동아시안컵 축구대회 한일전에서 일본 과거사 반성을 촉구하는 플래카드를 비난한 시노무라 하쿠분 문부과학상, ‘나치식 개헌’을 옹호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 망언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올바른 한일 관계가 가능할 수 있을지. 국제

3


Staff & Contents

PREVIEW

CURRENT ISSUE

CULTURE

02 에디토리얼. 디어듀르나 리더스

05 시사피디아

20 책

03 어텐션 플리즈

06 찰나

22 공연

04 스텝 & 콘텐츠

08 광주문서위조 12 어바웃캠퍼스 14 칼럼희망버스 16 업앤다운 18 국제기사 아랍

발행인

경영지원팀

_모든 문의는 듀르나 공식 메일인

박민정/윤지연 contact@diurna20.com

윤지연 jyyoon@diurna20.com(팀장)

contanct@diurna20.com으로

유승희 shyoo@diurna20.com

보내주시면 됩니다.

[듀르나 공식 메일]

정인걸 faalponce@naver.com _듀르나에 게재된 모든 컨텐츠에

편집장 박민정 mjpark@diurna20.com 기자팀 이기택 ki-tacc@khu.ac.kr 최은정 cej604@hanmail.net 황서연 pinkangie@naver.com 김남영 skadud1229@gmail.com 김정현 jhkim33770@gmail.com(스페인)

사진팀

대한 권리는 듀르나에 귀속됩니다.

김명진 kamj9438@hotmail.com

©Diurna

김현준 han_insrol@naver.com(수습)

All rights reserved

윤혁진 yhj9616@naver.com(수습) ISSN 2287-6669 디자인팀

등록번호 성동, 라00070

정윤아 unajeong@nate.com

등록일 2012년 10월 26일 발행일 2013년 04월 20일

교열팀

(듀르나 04·05월 호)

김찬솔 1heoseo1@gmail.com

발행처 듀르나 (박민정/윤지연) 주소 서울시 성동구 광나루로 190A 1203

4


2.국정원 국정조사 는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여야 양쪽 의 공방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 사실상 무산 경전이 벌어지면서 고성이 오가기 김현, 진선미 의원의 사퇴로 시작부 터 잡음이 많았던 국정원 국정조사

이것만은 알고 넘어가자!지난 한 달의 이슈를 정리하는

시사피디아

글 김남영

도 하며, 양측은 욕설과 막말도 서슴지 않았다. 잇따른 충돌에 지난 7 월 26일에는 국정원 기관보고가 무산되고, 증인채택 문제로 여야가 합의를 보지 않으면서 사실상 국정조사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국 정조사가 파행된 이후 민주당은 거리로 나가 장외투쟁을 진행 중이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논란을 1.정상회담 노무현 종식하고자 여야 합의로 2007년 정 대화록 원본 상회담 대화록을 열람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문제는 대화록이 발견되지 않 없음 판명 은 것이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지

다. 국조 정상화를 위해 여야는 4일 원내지도부 회동에 합의했다. 무

난 7월 22일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증발 논란과 관련, '국가기

다. 마침내 7일에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록원에 대화록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처음 대화록이 만들어진 것

을 포함한 증인 29명 채택에 합의했다.

은 확실하다.

국회 밖에서는 국정원의 정치개입을 규탄하는 촛불집회가 한 달 이상

2007년 10월 3일, 조명균 전 청와대 안보정책비서관은 평양에서 열린

지속하고 있다. 6월 21일부터 진행된 촛불집회는 지난 3일 서울 청계

남북정상회담에 배석해, 회담 전체를 녹음했다. 청와대는 상태가 좋지

광장에서도 열렸으며, 참가인원은 3만여 명으로 추산된다. 국정조사

않은 녹음 복원을 위해 특수장비가 있는 국가정보원에 녹음기를 보냈

가 사실상 파행되면서 국민들의 분노가 커졌고, 이에 따라 집회에 참

다. 국정원은 정상회담 회의록 초안 2부를 작성했고 종이문서로 된 1

가하는 인원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형식적인 부분만 진행하는 양

부를 청와대로 보냈다. 조 비서관은 이를 토대로 자신이 받아 쓴 메모

상을 보이는 부실 국조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는 언론의 분석이

와 각종 자료를 취합해 최종본을 전자문서로 만들었다. 대통령기록물

다. 국조가 용두사미로 끝나버릴 경우 국민의 분노는 단순히 촛불에

관리법상 대통령기록물은 전자문서로 생산하도록 의무화돼 있다. 이

서 멈추지 않을 것이다.

산되었던 국정원 기관보고는 5일에 결국 진행되었다. 증인채택 문제 에서는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여야가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 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의 '동행명령 보장' 문제로 대치한 데 이어 이 번에는 민주당이 '김무성·권영세' 증인채택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

때가 2007년 12월쯤이다. 김만복 전 국정원장도 회의록 작성 과정에 관여했다. 조 비서관은 회의록 최종본을 청와대 전자업무관리시스템

이미 원전비리 사건으로 김종신

인 e지원에 올렸다. 이는 노 전 대통령에게 보고됐다. 청와대는 국정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을 비롯한

원에서 받은 초안은 폐기했다. 참여정부 당시 ‘e지원’에서 보관되다가,

전·현직 한수원 임직원 7명이 구속되고 전 한수원 부장 1명이 불구

문서변환시스템인 RMS를 통해 외부문서로 하나 더 만들어졌고, 그것

속 기소된 상황에서, 검찰의 원전 비리 수사망이 정치권으로 향하고

1)

이 국가기록원으로 넘겨졌다.

3.원전 비리

있다. 원전비리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3일 이명박 정부에서의

따라서 국정원 대화록, e지원 대화록,

RMS 변환 대화록, 총 3개가 있는 것이다.

권력 실세로 꼽히는 이른바 '영포라인' 출신의 핵심 브로커 원전 납품

여야 반응은 보고 이후 노 전 대통령이 폐기했느냐에서 갈린다. 새누

업체의 오모 부사장을 10억 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했다. MB

리당은 애초 청와대가 이관하지 않고 폐기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야

정부에서 '영포라인'이 원전 수출에 상당히 깊이 관여해 왔다는 점에

권의 친노 인사들은 대통령기록관으로 정상적으로 이관했다는 주장

서 오 씨가 정권 실세의 힘을 업고 정치권과 한수원의 연결고리 역할

을 하고 있다. 지난 25일 새누리당은 회의록 실종과 관련된 인사들을

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정관계가 연루된 것으로 밝혀지면 게이

검찰에 고발했으며, 이에 반해 30일 민주당은 ‘대화록 실종’ 특검법안

트로 비화할 조짐도 보인다.

을 발의했다. 여야는 각각 NLL 정쟁 종식을 선언했으나, 여전히 정국

한편, 부품 시험성적서류 위조 사건으로 원전 가동이 멈추면서 한국

은 경색되어 있으며,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기에 사건의 끝은 보이

전력이 입은 9,700억 원 손실 전부를 한수원이 떠안았다. 정부기관인

지 않는다. 하지만 중요한 사초(史草) 실종과 관련하여 기록보관에 문

한수원이 부담을 지게 되면서 원전 비리로 생긴 비용은 국민의 혈세

제가 있었는지 확인하는 것은 정쟁을 떠나 반드시 밝혀야 하는 일이

로 충당되게 됐다. 원전 의존 정책과 한수원 내 ‘순혈주의’가 이 같은

다.

사태를 불러왔다는 비판이 거세지면서 박근혜 정부의 원전 관리 정책 이 시험대에 올랐다. 원전이 중요한 에너지원인 만큼 정권이 바뀌었 다고 모르쇠로 나가서는 안 될 것이다.

1) 참조기사 : 넘겼나 없앴나.. '노무현 임기말' 석 달의 진실, 경향신문 2013.07.23

5


찰나 사진 김명진

여러분의 꿈은 무엇인가요? 여러분의 소망은요? 우리는 꿈과 소망이 무엇인지조차 모른 채, 그저 현실에 충실한 삶만을 살아가도록 강요당하고 있습니다. 원대한 꿈도, 무지개 같은 소망도 품어보지 못한 채 좋은 대학에 입학해야 하고, 좋은 직장에 취직해야 좋은 사람이 되는 그런 가치관을 가진 세상 의 한가운데 있습니다. 그 결과 이 세대 대부분의 청소년과 청년들은 오로지 대학 합격과 공무원이 되는 것이 삶의 최종 목표 가 되어버린 지 오래되었습니다. 대학 합격과 공무원이 행복의 정상은 아닐 텐데 말이죠. 알면서도, 공교롭게도 우리 모두는 철밥통을 원하고, 관광지에 와서도 우리의 진정한 꿈을 쓰는 것이 아니라 합격의 소망을 적 습니다. 합격 권하는 사회, 힐링을 위한 여행을 하면서도 진정한 꿈과 소망을 적지 못하고,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는 일상과 똑같은 여행 지.

6


7


암행어사, 광주에 가다 - 2019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유치 목적 정부문서 위조사건 글 최은정

* 이 기사에 수록된 일화는 최근 발생한 사건을 소재로 하여 가상으로 구성한 것 입니다. 실제 사건 및 당사자와는 직접적 관련이 없음을 밝힙니다.  

묘지 옆에서 은거한 적도 있으며 웬만한 산짐승은 맨손으로 때려잡을 정 도로 담력이 센 암행어사에게 임금의 지령이 떨어졌다. 남쪽 지방에서 귀 신이 자꾸 출몰한다는 소문이 있으니 내려가 어떤 사정인지 알아보라는 것이었다. 걸어서 꼬박 하루가 걸려 도착한 곳은 광주라는 마을로, 기름진 밭과 포 근한 날씨와는 달리 침울한 기운이 감돌았다. 사람들은 모이기만 하면 적 의에 가득 찬 표정으로 무언가를 수군대기 일쑤였다. 주막에 들른 어사는 술을 마시는 척 옆에 앉은 장정들의 대화를 엿들었다. 대화의 내용인즉슨, 나라에서 재정지원을 끊으니 이제 망하게 되었다는 푸념이었다. 어사가 순진한 투로 사정을 물으며 끼어드니, 한 사내가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나라에서 갑자기 우리 마을에서 열리는 국제 수영대회를 지원하지 않겠 다지 뭐유. 대회를 유치한답시고 들어간 돈이 얼만디, 인제 와서 이도 저도 아니게 될 것이 빤하니 그렇쥬.” “대체 왜 그런답디까?” “아, 이 작자 여긴 정말 처음이구먼. 글쎄 대궐에서 온 그 문화부 관리란 놈이 수영대회개최 마을로 선정되는 날 밝혀버렸으니 말이지라.” “밝힌 게 무언데?” 암행어사의 질문에 장정들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한숨 을 푹 쉬며, 마을 수령들이 사또 밑에서 일하는 화공을 시켜 공문서를 위조 했다고 말한다. “나라에서 준다는 지원금이란 것이 옆 마을 대구의 육상대회 지원비 발끝 에도 못 미치니, 머리 쓴다고 문서를 살짝 바꿨는디, 그게 화근이 돼서 문 화부 관리한테 딱 걸렸지 뭐유.” “이게 다 음모여. 영남지방에서 관리들이 많이 배출되니 고것들 편의만 봐주는 거지.” “그 화공만 불쌍허게 됐어. 사또 놈이 저는 위조사실을 몰랐다 허니.” 어 사가 더 자세한 사정을 묻자 장정들은 그렇게 궁금하면 직접 화공을 만나 보라며 더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8


수소문 끝에 찾아간 화공은 한 차례 순검들의 조사를 받은

“위조 자체가 문제란 생각은 하지 않소? 과정이 부정하면 대

터라 많이 지쳐 보였다. 어사는 화공의 집에서 하루 머물 수 있

회를 열 수 있다 해도 수영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열심히 연습

느냐고 물었으나 그는 이를 거절했다.

했던 백성들이 제대로 기를 펼 수 있겠습니까, 허허.” 어사는

“한밤에 갈 곳이 없어 그러오. 이 마을엔 밤중에 귀신이 나온

짐짓 웃으며 화공의 눈치를 살폈으나, 화공은 따라 웃지 않았

다고 들었소만…….”

다. 오히려 그의 얼굴에는 약간의 분노마저 서려 있었다.

“생긴 것은 멀쩡한 작자가 미신을 믿는구먼.” 화공이 피식 웃

“물론 나와 수령들이 위조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이런 조치는

으며 말했다. 어사는 은근슬쩍 그의 방 안에 발을 들여놓으며

분명히 우리를 못살게 하려는 관리들의 수작이 분명하오.” 화

다시 부탁하자, 화공은 그의 행색을 훑어보았다.

공은 말을 마치고 일어섰다.

“보아하니, 날 또 조사하러 온 순검인 게로군. 이미 다 드러난

“여기 오래 있지 않는 것이 좋을 거요. 어차피 사또도 고발당

마당이니 말 못할 일도 없지. 내가 대회 승인 문서를 날조한 장

하고, 나도 계속 소환조사를 받게 생겼으니 계속 있다간 순검

본인이오. 내가 그런 부분에서는 천부적인 기질이 좀 있지. 아

이라도 의심받기 좋지.” 엉덩이를 툭툭 털고 밖으로 나가는 화

무튼, 문서를 제출하던 지난봄에, 내가 관리들의 서명을 새로

공을 물끄러미 보던 어사는 곧 수사 일지를 펼쳐 들어 무언가

그렸소.

를 적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왜 문서를 위조했는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우리 마을을 위해서 그랬소. 어쨌든 수영대회를 성공적으 로 개최해야 할 것 아니오? 나라에서 영남지방의 편의만 봐주 니까. 나도 그에 따른 적절한 대처를 한 거요. 그런데 그 문화 부 관리의 입초사 때문에 우리 입장만 곤란해졌소. 문서를 위 조한 건, 이미 우리 선에서 다 해결한 문제였단 말이오. 그런데 하필 거사를 치러야 할 이런 중대한 시점에서 옛 사건을 들추 다니, 너무 비겁하지 않소? 재정적 지원에 차별을 두는 저들은 생각 않고, 방만한 재정을 규제해야 하네 마네 하며 마치 우리 만 잘못한 것인 냥 몰아세우니. 게다가 이게 나 혼자 저지른 일 이냐면 그것도 아니야.” 어사가 관련된 사람들의 행적을 물었 으나 화공은 거기까지는 자세하게 대답하지 않았다.

‘위조 사건의 진상을 좀 더 상세하게 밝혀 사또와 화공, 연루된 모든 이들의 책임을 묻는 것이 옳다. 애초 계획하던 대회를 개최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정당한 절차를 따르는 대회를 여는 것이 마을에도, 수영을 사랑하는 백성들에게도 이로울 것이다. 허나 시비를 가리는 행위의 시점이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 고, 그간 지역감정을 은근히 조장해 왔던 점도 무시할 수는 없으니, 원성을 피하기는 어렵다. 이러다 아무 런 지원 없이 사또가 대회를 강행하기라도 한다면 그야말로 재정파탄으로 이어질 것이니 큰 문제로다. 광 주 백성과 관리들 사이에 진 깊은 골에서 마패를 꺼낸들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겠는가. 자주 출몰해 마을 을 흉흉하게 한다던 귀신의 정체는 다름 아닌 서로를 원망하는 마음의 편협함이었거늘.’

9


지난 19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유

지난 19일, FINA는 광주를 2019년 세계선수권대회 개최도시로 선정

치를 위한 정부문서를 위조한 혐의로 강운태 광주광역시장을 고발하

했고, 문화부는 같은 날 광주시의 공문서위조 사실을 발표했다. 문화

고, 기존에 55억 원으로 약속했던 대회 유치비용을 지원하지 않기로

부는 지자체의 이벤트성 스포츠 행사로 인한 지자체의 방만한 재정운

했다. 조사 과정에서 광주시의 문서 위조는 실제 발표보다 훨씬 이전

영을 막고, 위조 사실을 엄하게 처벌하는 조치라 밝혔다. 문화부 노태

에 이루어졌고 문화부가 이미 이를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강 체육국장은 고발 시점이 늦춰진 점에 관해 수영대회의 원만한 유치

작년 10월 19일, 기획재정부 국제행사심의위원회는 광주시의 대회

에 영향을 미칠 것을 고려해 법적 조치를 미뤘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유치를 최종 승인했고, FINA(국제수영연맹)에 유치의향서를 냈다. 지

실무자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즉시 자로잡은 것을 이미 알고 있으면서

난 4월 2일, 광주시는 FINA에 제출하는 유치신청서 초안¹ 에서 정부

유치 결정 시점에서 위조 사실을 공개한 정부에 반발했다. 이는 대회

의 승인 없이 “2011 대구세계육상대회 지원액 수준(739억 원)을 지원

유치에 광주시가 결격사유가 있는 것으로 비추어질 것을 염려한 반응

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김황식 국무총리와 최광식 문화부 장관의

으로 보인다.

서명을 위조했다. 이 같은 사실은 4월 26일, FINA 실사단과 정홍원 국

강 시장은 문서 위조 사실을 유치위원회 사무총장의 보고 이전까지

무총리의 면담 문건을 미리 작성하던 과정에서 발견되었다. 광주시는

몰랐다고 말했지만, 이번 사건과 관련해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했다.

해당 내용을 바로 수정하고, FINA에는 기존 정부 공문과 같은 내용의

문화부가 지자체의 과도한 행사 유치를 규제하는 관계 법령의 개정을

공식문서를 제출했다.

추진한다고 밝힌 가운데, 검찰은 지난 23일부터 수사에 착수했다. 26 일, 광주시청을 비롯하여 대회유치위원회 사무실과 대회유치상담업체 등 관련 부처의 압수수색이 이루어졌다. 검찰은 수집된 자료에 근거하 여 사건의 경위를 조사하고 소환 조사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2012년 10월 19일 … 기획재정부 광주시의 세계수영선수권 대회 유치 최종 승인, FINA에 수영선수권대회 유치의향서 제출 2013년 04월 02일 … 광주시, FINA에 제출하는 공식 유치신청서 초안에 조작된 정부문서 첨부 2013년 04월 26일 … 문화부, 문서 위조 사실 발견 2013년 05월 01일 … 실사단 면담에서 조작 내용 바로 잡은 문서 제출 2013년 06월 27일 … 유치신청서 원본으로 최종 제출 2013년 07월 19일 … 문화부, 광주시의 정부 문서 위조 사실 공개, 광주시장 고발 FINA, 광주시를 2019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개최도시로 최종 확정 2013년 07월 22일 … 문화부, 사건 관련 입장 발표, 광주지검에 수사의뢰 공문 발송 2013년 07월 23일 … 검찰 광주시 수사 착수 2013년 07월 24일 … 대회 유치 실무자 6급 공무원 화공 외 두 명 소환조사 2013년 07월 26일 … 광주시청 관련 부서 사무실 압수수색

¹ 문화부 국제행사의 유지·개최 규정은 10억 원 이상의 국고지원을 요청하는 국제행사는 그 개최의 타당성 여부를 문화부 국제행사심 의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한 후, 기획재정부 소속심사위원회의 최종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최종 승인 후 지자체 및 체육 단체장은 국 제기구에 유치 의향서를 제출해 참여 의사를 밝힌다. 해당 국제기구는 세계선수권대회 같은 단일 종목 대회의 경우, 유치 지원국의 총리 와 체육관련 정부 부서장의 보증서를 요구한다. 광주시는 유치 신청서를 제출하는 이 과정에서 정부 보증서의 내용과 함께 총리와 장관 의 서명을 위조했다. (참고 : 문화일보) * 이 기사는 7월 26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10


이것만은 알고 넘어가자!지난 한 달의 이슈를 정리하는

시사피디아 4.CJ 게이트 ▲2013.5

금융정보분석원(FIU), CJ그룹의 수상한 해외 자금흐름 포착해 검찰에 통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가 내사 착수

▲5.21

검찰, CJ그룹 본사·제일제당센터·경영연구소 및 임직원 자택 등 13곳 전격 압수수색

▲5.22

검찰,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에 압수수색 영장 집행하고 2008년 이후 CJ그룹에 대한 세무조사자료 확보. CJ그룹 재무담당 성모(47) 부사장 소환조사

▲5.24

검찰, 한국거래소에서 CJ그룹 계열사 주식거래자료 확보

▲5.25

한국예탁결제원에서 CJ그룹 계열사 주주명부 확보

▲5.28

검찰, 신한은행 본점 압수수색해 CJ그룹 해외대출 및 부동산매매 관련 금융거래 자료 확보. 홍콩·싱가폴 사법당국에

▲5.29

검찰, 이재현 CJ그룹 회장 장충동 자택 압수수색.

▲5.30

금융감독원에 'CJ 차명계좌' 개설 의심 국내 금융기관 5곳 특별검사 의뢰

▲6.4

검찰, 이모 전 일본법인장(CJ재팬) 소환조사

▲6.6

검찰, 신동기 CJ글로벌홀딩스 부사장 소환조사 중 긴급체포

▲6.7

검찰, 신 부사장에 대해 구속영장 청구

▲6.8

법원, 신 부사장의 구속영장 발부

▲6.13

검찰, CJ그룹 회장실장·CJ제일제당 경영지원실장·CJ㈜ 대표이사(사장) 등 역임한 전직 임원 하모(60)씨 소환조사

▲6.20

검찰, 중국으로 도주한 김모 전 CJ그룹 회장실 재무담당 부사장에 대해 체포영장 발부받고

▲6.21

검찰, 갤러리서미 홍 대표 2차 소환조사

▲6.22

검찰, 이재현 회장에 25일 소환 통보

▲6.25

검찰, 이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17시간 조사 뒤 귀가

▲6.26

검찰, 이 회장의 구속영장 청구

▲6.27

검찰, 신동기 부사장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

CJ그룹 해외 차명 의심 계좌에 대한 형사사법공조 요청

지명수배. 고가 미술품 거래를 통한 CJ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 등과 관련해 갤러리서미 홍송원 대표 소환조사

▲7.1

법원, 이 회장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후 구속영장 발부. 이 회장 서울구치소에 구속수감.

▲7.18

검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이재현 회장 구속기소. 성 부사장, 전직 임원 하모씨, CJ 일본법인장 지낸 배모씨 등 전·현직 임직원 3명 불구속 기소, 중국에 있는 김모 부사장 기소중지

△검찰이 지난 5월 CJ그룹 수사에 착수한 이후의 사건 일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비자금 수사가 이 회장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 되면서 마무리되어가고 있으나 검찰의 화살은 국세청으로 향했다. 국세청은 2006년 이 회장의 주식 이동 과정을 조사해 탈세 정황을 확인했지 만, 세금을 한 푼도 추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CJ 측의 로비가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2006년 하반기 CJ그룹에 대한 국세청의 세무조사 및 납세 업무 등과 관련해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미화 30만 달러와 고가의 명 품 시계를 받은 혐의로 허병익 전 국세청 차장을 지난 27일 구속했다. 이어 검찰은 CJ그룹이 전군표 전 국세청장에 대해 세무조사 무마 및 편의 제공 목적으로 뇌물을 제공하고 로비를 벌인 정황을 포착해 수사했고, 지난 3일 3억 원대 금품을 받은 혐의로 체포된 전 전 국세청장에 대한 구 속영장이 발부됐다. 전 전 청장은 2006년 7월 국세청장 취임을 즈음해 CJ그룹 측에서 미화 30만 달러를 챙기고 그해 가을에 고가의 명품 시계를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를 받고 있다. 전 전 청장은 먼저 구속된, 당시 국세청 납세지원국장이던 허 전 차장을 통해 신동기 CJ글로벌 홀딩스 부사장으로부터 30만 달러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 전 청장은 지난 2007년 7천만 원대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데 이어 또다시 구속 수감되는 불명예를 안게 되었다.3) 지난 1일에는 송광조 서울지방국세청장이 CJ그룹의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연루된 의혹으로 사의 를 표명했다. 검찰은 국세청 전·현직 수뇌부의 금품수수가 더 없는지 지속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 전 전 청장뿐 아니라 역대 국세청장 19명 가운데 구속되 거나 검찰 수사를 받은 사람은 모두 8명에 달하고, 지난 5년 동안 금품수수로 징계를 받은 세무공무원만 500명 이상이다. 국민의 혈세를 담당하 는 공무원이 끊임없이 비리 논란에 노출되고 있는 것은 비단 부도덕한 개인만의 문제는 아니다. 세무조사 대상 선정과 과세 기준을 명확하게 드 러내고, 세무 공무원에 대한 처벌 법규를 엄격하게 개선해야 한다. 참조기사 : CJ그룹 비자금 사건 수사 일지, 연합뉴스 2013.07.18 전군표 前국세청장 구속영장 발부…서울구치소 수감(종합), 연합뉴스 2013.08.03

11


간 큰 행동은

사립대학재단 의

어디까지인가 - 사립대학재단 의각 종 개인부담금

대납 실태 글 이기택

국 사립대를 대상으로 교육부가 특정감사에 착수한 결과, 44개 대학이 교직원이 내야 하는 각종 개 인부담금 2,080억 원을 등록금 등 교비로 대납한 사실이 지난 7월 3일에 드러났다. 이에 명단 공개 를 원하는 부정적 여론이 일자 교육부는 해당 대학의 명단을 7월 5일에 공개했다. 연세대의 대납 규

모(524억 6,480만원)가 가장 큰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아주대(192억 원)와 한양대(177억 원), 영남대(135억 원), 계명대(122억 원), 숭실대(95억 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들 대학은 교직원 노동조합과 체결한 협약내 용에 개인 부담 연금을 대신 내주는 사안을 집어넣는 등 부당한 대납 관행을 계속 하다 이번 감사에 적발됐다.

나날이 거세지는 비판 여론, 교육부는 강 건너 불구경

환수를 약속하며 나선 일부 대학들

학생과 학부모단체들의 비난 여론은 들끓고 있다. 또한, 정치권에서도

감사결과 발표와 함께 즉각 전액 환수를 약속한 대학들도 있다. 단국

여야가 한목소리로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각각

대와 한성대는 교직원 단체연금 개인부담금 전액을 환수할 방침으로

당내 논평과 원내 대책회의를 통해 오래된 비정상적 관행을 바로잡아

알려졌다. 단국대 측은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어 전액 환수하기로 결정

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부 대학들은, 수당 형식으로 교직원들

했음을 밝혔다. 한성대는 2012년 2월 이후 교육부 지침에 따라 사학

에게 지급한 것은 기본임금 인상을 피하기 위한 궁여지책이라는 의견

연금 개인부담금 7%를 개인 급여에서 부담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표

을 밝히며 현행법상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를 감독해야 할 교육

하며 정기적인 외부감사로 투명하고 건전한 자금 관리를 이어간다는

부는 초반 강제적으로 환수하기 힘들다는 뜻을 보여 많은 비난을 받았

입장이다.

고, 이후 교육부는 뒤늦게 회수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태도를 바꿨다. 이번 명단에 포함된 한양대와 세종대도 등록금으로 대납한 교직원 연 금 개인부담금에 대해 환수할 뜻이 있음을 발표했다. 한양대 측은 재 단에서 보전해주는 방안과 교직원 본인들이 환수하는 방안 등 환수 방 법을 논의하고 있다. 세종대도 환수하는 방법을 마련해 이른 시일 내 교육부에 보고하겠다는 방침이다.

12


언제부터 대학은 사학연금 부담을 떠안기 시작했는가

대납, 올바른 해명과 실질적 환수를 대학에 바랍니다

연세대는 개인부담금 대납액이 524여억 원으로, 가장 많은 개인부담

사학연금 대납 환수에 대학생들과 시민단체들이 발 벗고 나섰다. 연세

금을 대납한 대학이 되는 ‘영예’를 안았다. 연세대는 지난 2000년 3월

대 총학생회는 재단 측에 ‘전액 환수’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부터 사학연금을 대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2000년 이후부터

매년 등록금 인상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한 학교가 정작 학생들과 협

대학들은 사학연금 개인부담금을 떠안았다. 이는 1997년 외환위기 이

의 없이 등록금을 함부로 지출하는 편법을 저질렀다며 학교 측을 비판

후 교직원 임금이 동결되기 시작한 시점이다. 각 대학의 노조들은 기

했다. 동국대 총학생회도 "학교 당국은 책임 있는 해명과 입장표명을

본급 인상을 포기하는 대신에 각종 수당을 늘리는 방식으로 협상을 진

해야 한다"는 탄원서를 내며 재단의 환수 약속을 받아낸다는 주장이

행했으며, 물가인상률에 해당하는 임금인상분을 충당하기 시작한 것

다.

으로 밝혀졌다.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학생들도 기자회견에서 "교육부의 환 이 같은 관행은 사립대의 등록금이 지속해서 오른 2000년대 초반부터

수 방침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대학생들이 학교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계속됐다. 그 후 고액 등록금에 대한 비난의 여론이 일어 교직원들의

벌여 환수 투쟁에 나설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시민단체 중 하나인

임금인상이 억제됐다. 그러나 임금인상분을 충당하기 위한 개인부담

반값등록금국민본부도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 감사결과 대학이 사

금이 보전됐고, 다양한 수당이 교직원들에게 지급됐다. 한편 대학 교

학연금 개인부담금 등을 교비회계 등으로 지급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직원들은, 이번 대납 사실이 밝혀진 데 대해 일반 기업이 직원복지를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또한 “사학 재단의 대납 시기는 반값등록금에

위해 각종 보험이나 자기계발비를 지원해 주는 사례를 생각하면 내심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던 때와 정확히 일치한다”고 지적하기도 했

억울한 면도 있다는 의견이다.

다.

투명한 감독과 관리로 사립재단의 예산 운용이 이뤄져야 투명한 감독과 관리로 사립재단의 예산 운용 이뤄져야 정작 대학에 돈을 내는 학생이나 학부모는 ‘눈 뜨고 코 베인 격’이 됐

대학의 연금 대납 관행에 대해 교육부는 어떠한 대책을 보일지 주목해

다. 대학 본부와 교직원 당사자 외엔 아무도 이런 관행이 있음을 알 수

볼 만하다. 지금처럼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한다면 여론의 뭇매를 피해

없었다는 점이 대학의 연금 대납이 문제가 되는 가장 큰 이유라 할 수

가기는 힘들 것이다. 재발 방지책을 내놓는 선까지 대처해야 한다. 대

있다. 교육비를 부담하는 학생·학부모에게 이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학들도 지금까지의 예·결산 자료를 공개하며 해명할 부분이 있다면

알리기 위해 대학은 예·결산 자료를 공개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학은

해명하고, 떳떳이 사죄하는 것이 어떨까. 공정하고 투명한 회계과정을

많은 이들이 신경 쓰지 못하는 사이 연금 대납에 대해 암묵적 거래를

갖출 수 있는 방안을 그들 스스로 고민해보기를 바란다.

지속해왔다.

13


폭력적 시선에 갇힌 희망 -현대차 울산공장 희망버스 폭력시위 사태 글 최은정

지난 20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앞에서 희망버스 집회 참가자 중 일부가 무단으로 공장 울 타리를 허물고 안으로 잠입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죽봉을 휘두르고 폭력이 발생하는 등 시 위대와 사측 용역의 충돌로 순식간에 집회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현대차는 신승철 민주 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관련자 25명을 폭력 혐의로 고소했고 박현제 현대차비정규직회장을 포 함한 시위 가담자에게 2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26일에는 폭력행위 주도 혐의 로 간부 배 씨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민주노총 역시 정몽구 현대차 회장과 사측 인사를 폭 력 행위 등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최근 이 같은 폭력시위 때문에 현대차 사태를 다루는 보도의 초점이 ‘당시 현장의 폭력성’에 만 집중되는 것으로 보인다. 중앙일보는 "희망으로 포장한 이들이 돌아가고 남은 건 폭력뿐" 이라는 박맹우 울산 시장의 발언을 기사의 제목으로 삼아 강조했고(2013.7.27.), 미디어스는 오피니언에 ‘애초부터 희망버스는 탈선버스다’ 란 제목의 글을 실었다. (2013.7.29.) 사실 현대차 농성은 10년이나 지속 되어왔던 고질적인 노사갈등의 한 사례다. 이번 사태가 단순히 현장을 강조하는 보도에만 그쳐서는 안 되는 이유다. 2004년, 현대차 사내하청 업체 127개와 9,000개가 넘는 공정에서 불법파견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어 현대차 울산공장은 지난 2010년과 2012년 제조공정 대부분이 불법파견이라는 판결을 받았고, 대법 원은 현대차 비정규직 근로자 최병승 씨에게 불법파견을 인정한 바 있다. 그러나 현대차 측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거부하고 비정규직을 신규 채용하겠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이에 최씨 의 철탑 고공농성이 시작되었고, 지난 20일 울산공장 앞 집회를 주도했던 희망버스는 최 씨와 함께 고공농성을 벌이던 천의봉씨를 격려하며 사내하청 불법파견 문제의 해결을 촉구하기 위 한 목적으로 출발했다. 여느 집회처럼 집회 참가자들끼리 서로 소통하며 시대의 문제를 논의 하기 위한 문화제 등 평화적이고 합법적인 자리들이 마련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사 전 계획에 없던 폭력시위가 발생했다.

14


희망버스? 폭력버스?

문제는 20일에 있었던 폭력시위를 필두로 한 보도에 ‘희망

집회에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인다. 겉으로 드러난 목

버스’가 ‘폭력버스’로 인식될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다. 현대

적이 하나로 들린다고 그들의 생각조차 하나일까. 사람들은

차 사태로 희망버스가 그 목적의 순수성을 의심받게 된 것

하나의 목적을 내건 집단을 이루었지만, 그 속에 관련된 이

은 현장을 보도하는 언론이 ‘폭력’에 꽤 민감했던 탓이다. 울

해관계는 서로 무수히 얽혀 있으며, 참가자들의 가치관까지

산공장의 울타리를 무단으로 걷어내고 죽봉을 휘둘렀던 시

단일하지는 않다. 희망버스 집회에 참가한 사람들 중 일부

위대가 폭력을 행사했던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언론이 이

는 느꼈을 것이다. 그들의 생각과 폭력 시위대의 생각은 달

를 비판하고 노조의 반성을 촉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랐음을, 그리고 곧 희망버스의 목적에 반하는 폭력이 그토

그러나 이것만으로 폭력적 의도를 희망버스 집회 전체에 확

록 막으려던 기업의 폭력을 결국 감추는 결과를 초래하리란

장·적용하여 그 정당성까지 논하는 것은 조금 과하지 않나

사실을 말이다. 갑작스레 발생한 폭력사태로 집회 전체를

싶다.

폭력 시위대로 몰아세웠던 울산시와 언론의 공격은 희망을 말하고자 달려온 이들에게 절망이 되었다. 희망버스는 스스

객관적인 시선에 따라 사실을 보도한다는 언론은 폭력을

로 변질된 것이 아니라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에 의해 왜곡

행한 시위대의 의도와 행위를 희망버스 집회 참가자 전원

당한 것이다.

에게 적용하는 오류를 범했다. 박맹우 울산시장은 울산 지 역 신문에 희망버스를 불법행위로 규정하는 광고를 내며 폭

쇠파이프를 휘두르고 공장 울타리를 뜯어내는 것만이 폭

력시위의 모습과 희망버스를 교묘하게 연결했다. 광우병 소

력은 아니다. 일부의 사실만으로 희망버스를 불법행위로 매

수입 금지, 반값등록금 등의 구호를 내건 집회를 좌파의 선

도하고, 나아가 노동조합의 존재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동으로 매도했던 낡은 지난날들의 방식이 또 한 번 등장했

비약적 시선 역시 폭력이다. 이번 사태에서는 폭력 시위를

다. 이제 희망버스가 일부의 잘못을 계기로 아예 폭력버스

보도하고 절차에 따라 처벌하는 문제도 중요하다. 또한, 언

로 둔갑할 차례다. 물론, 집회에 참여한 다른 사람들의 의사

론 역시 이를 객관적으로 보도하며 불법 시위로 집회의 경

에는 상관없이 말이다.

건함을 훼손한 자들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공고히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현대차 노사갈등의 근본적 원인을 규명하고, 이렇게 오래도록 사 측과 노동자 측의 타협이 이 루어지지 않은 배경을 찾아 문제 해결책을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눈앞의 폭력을 단죄하는 데에만 주목한 나머지 이를 기회 삼아 자신의 이해관계를 관철하려는 사 측과 왜 곡된 시선의 은밀한 폭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 하 나, 둘 놓쳐버린 폭력이야말로 모두가 진정으로 원하는 희 망을 폭력의 테두리 안에 가두어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15


------------------------------------------------------------------------------------------------------------------------------------------------------------------------------------------------------------------------------------------------------------------------------------------------------------------------------------------------------------------------------------------------------------------------------------------------------------------------------------------------------------------------------------------------------------------------------------------------------------------------------------------------------------------------글 김남영 ------------------------------------------------------------------------------------------------------------------------------------------------------------------*이번 주는 해외입니다. 가까운 일본에서 망언을 일삼고 있는 인사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4일로 발표된 지 만 20년이 되는 고노 담화 가 계승될 수 있을까요? ------------------------------------------------------불안한 한일 관계는 앞으로 어떻게 진행이 될까요? ------------------------------------------------------1) 1993년 고노 요헤이 당시 일본 관방장관의 발표를 통해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하고 사죄한 담화 ------------------------------------------------------------------------------------------------------------------------------------------------------------------30일 마이니치 신문의 보도로는, 시노무라 하쿠분 문부과학상은 최근 동아시안컵 축구 ------------------------------------------------------대회 한·일전에서 한국 응원단이 일본의 과거사 반성을 촉구하는 내용의 대형 플래카드 ------------------------------------------------------를 내건 것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합니다. "그 나라의 민도(民度)가 문제가 된 ------------------------------------------------------다. 만약 일본 국내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면 다른 응원단이 제지하지 않았겠느냐"며 "솔 ------------------------------------------------------직히 말해 유감"이라고 말했습니다. 시노무라 문부상은 이미 망언의 전적이 있습니다. ------------------------------------------------------그는 2007년 제1차 아베 내각의 관방부장관이던 시절에 "위안부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 ------------------------------------------------------지만 부모가 딸을 파는 일이 있었을 뿐 일본군이 관여한 것은 아니다. 종군간호부나 종군 ------------------------------------------------------기자는 있었지만, 종군위안부는 없었다"는 망언을 한 바 있습니다. 일본 응원단이 일제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승천기'를 꺼내 휘두른 행동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는 ------------------------------------------------------데,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좋은 눈을 가지고 있나 봅니다. ------------------------------------------------------------------------------------------------------------시모무라 하쿠분 문부과학상 ------------------------------------------------------------------------------------------------------------------------------------------------------------------------------------------------------------------------------------------------------------------------------하시모토 도루 일본유신회 공동대표/오사카 시장 ------------------------------------------------------------------------------------------------------------지난 7월 5일, 하시모토 도루 일본유신회 공동대표는 일본 정부가 과거 미군용 위안 시설을 만든 ------------------------------------------------------사실을 거론하며 본인의 위안부 망언의 합리화를 시도했습니다. 하시모토 대표는 오키나와시에서 열린 참의원 선거 거리연설에서 "(미국의) 오키나와 점령기에 일본 정부가 RAA(특수위안시설협 ------------------------------------------------------회)를 만든 것은 역사적 사실"이라며 미군에 대해 "당신들도 여성을 이용한 적이 있었다"고 말했 ------------------------------------------------------습니다. 이미 그는 지난 5월 일본군 위안부 제도에 대해 "그 정도로 총탄이 오가는 상황에서 정신 ------------------------------------------------------적으로 신경이 곤두서 있는 강자 집단에 위안부 제도가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라도 알 수 있는 일" ------------------------------------------------------이라며 "왜 일본의 종군 위안부 제도만 문제가 되느냐. 당시는 세계 각국이 갖고 있었다"고 망언 ------------------------------------------------------해 국제적인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더 나아가 자신이 오키나와 주둔 미군 지휘관에게 '풍속업(향락 ------------------------------------------------------업)을 더 활용하라'고 제안한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남의 나라 죄 없는 국민을 성노예로 삼은 것을 ------------------------------------------------------반성하기는커녕 당당히 합리화하고 있는 모습이 질릴 정도입니다. ------------------------------------------------------------------------------------------------------------------------------------------------------------------16 -------------------------------------------------------------------------------------------------------------------------------------------------------------------

듀르나가 선정한 정치인 Up&Down 1)

Down 1

Down 2


----------------------------------------------------------------------------------------------------------------------------------------------------------------------------------------------------------------------------------------------------------------------------------------------------------------------------------------------------------------------------------------------------------------------------------------------------------------------------------------------------------------------------------------------------------------------------------------------------------------------------------------------------------------------------------------------------------------------------------------------------------------------------------------------------------------------------------------------------------------------------------------------------------------2) ---------------------------------------------------------------------------------------------------------------------------------------------------------------------------------------------------------------------------------------------------------------------------------------------------------------------------------------------------------------------------------------------------------------------------------------------------------------------------------------------------------------------------------------------------------------------------------------------------------------------------------------------------------------------------------1) 3)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1) 하시모토 일본유신회 대표, 2)시모무라 하쿠분 문부과학상, 3)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 -------------------------------------------------------29일 아소 부총리가 한 말이 가관입니다. "독일의 바이마르 헌법은 아무도 모르는 사이 -------------------------------------------------------에 바뀌었다. 그 수법을 배우면 어떤가"라고 말했습니다. 그의 발언은 나치가 행한 방법 -------------------------------------------------------으로 개헌을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돼 일본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그가 언급 -------------------------------------------------------한 '나치식 개헌'은 1933년, 히틀러가 행정부에 포괄적 법률 제정 권한을 위임하는 수권 -------------------------------------------------------법을 통해 독일 최초의 민주주의 헌법인 바이마르 헌법을 폐기한 것을 말합니다. 후에 발 -------------------------------------------------------언을 취소한다고 말했지만, 국가 수뇌부에 있는 사람이 제국주의의 향수를 품고 있어 앞 -------------------------------------------------------으로의 한일관계에도 난항이 예상됩니다. ----------------------------------------------------------------------------------------------------------------------------------------------------------------------------------------------------------------------------17 ----------------------------------------------------------------------------------------------------------------------------------------------------------------------

Down 3


그해, 아랍의 봄은 겨울보다 추웠다 글 이기택

7월 8일,

트 시민이 숨졌다. 그리고 27일에 최악의 유혈

튀니지, 리비아인들과 함께 ‘아랍의 봄’이라 일컬어지며, 자신의 권리

사태가 이집트에서 다시 벌어졌다. 카이로 외곽인 나스르 시티에서 시

를 지키기 위해 싸우던 이집트인들. 그들의 노력 끝에 역사상 처음으

위를 하던 이슬람 시위대를 경찰이 무력 진압한 것이다. 이는 최소 75

로 ‘무함마드 무르시’라는 국민이 직접 뽑은 대통령이 탄생했다. 그러

명의 사망이라는 끔찍한 결과를 초래했다. 그 전날에는 이집트 알렉산

나 집권 1년 만에 2,200만 명의 이집트인들이 서명하며 그를 반대하

드리아에서 전 이집트 대통령이었던 무르시 찬반 세력 충돌이 벌어져

기 이르렀고, 결국 7월 3일에 군부 쿠데타로 인해 무르시 전 대통령은

일곱 명이 죽었다. 7월 한 달에만 130명가량의 시민이 이집트에서 죽

퇴임했다.

이집트군의 발포로 시위하던 50여 명의 이집

은 것이다.

18


"아랍의 봄" 봄을 버리고 예전으로 ‘회귀’하려는 일부 아랍인들 그리고 이에 또다시 맞설 아랍인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이집트 국민 중 식량난을 겪는 인구는 전체의 약 17%에 달한다고 한다. 현재 이집트 인구 절반가량이 하루 2달러가 되지 않는 돈으로 살아가며, 청년 실업률은 40%에 육박하고 있다. 이 집트의 최대 외화 수입원이었던 관광산업도 휘청거리는 실정이다. 화 폐의 가치는 하락했으며 연료 수입이 힘들어져 전력난 또한 심각해졌 다. 고질적인 사회문제인 위험한 교통 시스템, 높은 문맹률도 여전히 존재한다. 영국 가디언지 등 세계 유력 언론들은 "아랍의 봄은 아랍의 문제점을 전 세계에 알렸지만 진보하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다른 '아랍의 봄'의 진원지 튀니지, 리비아에서도 유혈사태가 잇

한편, 이집트에서는 잠자코 있던 군부가 어지러운 국가를 바로잡는

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튀니지의 좌파 정치연합인 대중전

다는 명분으로 등장했다. 이집트에서 군부는 60여 년간의 통치경험을

선 지도자 초크리 벨라이드가 총살당했다. 또한, 야권 지도자인 무함

가진 집단이다. 이집트의 국민들은 또다시 큰 혼돈과 맞닥뜨리게 됐

마드 브라흐미는 자택 주변에서 괴한에게 총탄 10여 발을 맞고 26일

다. 기존 군부의 통치 속에서 다시 살아나가야 하는지, 자신들의 손으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브라흐미의 죽음에 맞춰 일어난 반정부 시위

로 뽑은 지도자를 믿어야 하는지. 그리고 그 혼돈은 지난 유혈사태와

과정에서 시위대 1명이 사망했고, 경찰차에 설치된 폭탄이 터지기도

같이 잔혹한 ‘폭력’의 형태로 드러나고 있다.

했다. 이처럼 반정부 시위가 야권 지도자들의 잇따른 죽음 이후 튀니 지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아람의 봄’의 발원지이자, 혁명 이후 민주화를 모범적으로 적용했던 튀니지와 ‘영생의 독재’를 꿈꾸던 카다피 전 리비아 대통령을 축출한

리비아에서는 26일 야권 정치인이자 유명 변호사인 압둘 살람 알 무

리비아의 노력도 약 2년여가 지난 지금이다. 독재로 인해 구속받던 삶

스마리가 괴한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무스마리가 숨진 곳은 2011년

과 질서가 와해된 현재의 혼란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리비아 혁명의 요람이라 일컫는 벵가지라는 곳이었다. 무슬림 형제단

이미 많은 노력을 기울인 아랍인들은 민주 정치를 올바르게 받아들이

이 무스마리 암살단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반정부 시위는

고 그 기초를 쌓는 경험에 힘을 합치기 많이 버거워하고 있음이 현실

계속해서 이어졌다. 27일에는 벵가지의 한 교도소에서 1,000명이 넘

이다. 이러한 정치적인 문제를 넘어 경제와 복지 관련 사안도 큰 걸림

는 죄수들이 소요를 틈타 탈옥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돌로 작용하고 있어 아랍 사회의 통합이 더욱 어렵기만 하다.

이집트인들은 시위를 통해 오랜 시간 그들의 권리를 주장해왔으며,

최근 이집트와 리비아에서는 과거 독재정권 시절 악명을 떨친 공안

그 결과 민주주의에 입각한 절차로 대통령을 선출시키기에 이르렀다.

기관이 다시 등장할 조짐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봄을 버리고 예전

그야말로 봄이 왔음을 느꼈던 그들이다. 그러나 이미 악화된 삶의 모

으로 ‘회귀’하려는 일부 아랍인들, 그리고 이에 또다시 맞설 아랍인들

습은 봄의 햇살이 빗겨간, 혹독한 겨울의 시련을 닮아 있었다. 2011년

까지. 한동안 여러 신문의 국제면은 아랍소식으로 떠들썩할 것이다.

여러 아랍국가에서 찾아온 ‘민주화의 봄’은 아랍인들의 사회적, 경제적

많은 아랍인들에게, ‘아랍의 봄’은 결코 쉽게 얻을 수 있던 말이 아니었

인 삶의 향상까지 가져오지 못했다. 세속주의자와 이슬람주의자 등 수

다는 것이 보다 진한 기억으로 남아있길 바란다.

많은 반대 그룹들의 충돌과 알력 다툼이 민주화를 위한 아랍인의 개혁 을 소용없게 만들고 있다.

19


당신들로 인해 유지되는 나의 세계 D. 리스먼, 『고독한 군중(The lonely crowd)』 글 최은정

“뭐, 좋아하세요?” 사람들의 대화가 시작되는 흔한 레퍼토리 중 하나다. 이런 질문을 던지다 보면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음 악과 영화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돌아오는 대답은 비슷한 답일 텐데도 늘 같은 질문을 한다. 낯선 이들과의 관계에서 취향을 공유하는 것 이외에 딱히 할 것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나와 그들 사이에 무언가 공통점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인지도 모른다. 취향의 공유는 그들과 나 사이의 거리를 좀 더 가깝게 해 줄 것이다. 둘 이상의 관계에서 혼자서만 특별한 습성을 갖고 있다는 우월감이 자리할 공간은 많지 않다. 오히려 사람들과 나 사이에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은 일종의 안도감을 만들어 준다. 혼자였다면 고독했을 이들이 같은 관심을 갖고 모여 군중이 된다. 무 언가를 같이 하는 한, 군중은 낯설지 않다.『고독한 군중』은 서로 닮았다는 안도감으로 군중의 따뜻한 품을 파고들기를 좋 아하는 고독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사회 변동에 따른 성격에 관한 고찰 -

집단의 문화를 세습하는 과정에서 사회화를

들과의 관계에 초점을 둔다. 소비성향이 강한

전통지향형, 내부지향형, 타인지향형

경험한다.

그들은 어릴 때부터 대중매체의 영향으로 다

17세기 유럽에서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

양한 규범을 습득하고, 변화무쌍한 사람들과

미국의 사회학자 리스먼은 미국 사회의 변

하는 시기인 ‘과도적 성장’ 단계의 사회는 내

의 관계 속에서 자아를 형성하는 법을 배운

동과 문화 차이에 따라 달리 나타나는 세 가

부지향형 성격을 탄생시킨다. 내부지향형 인

다.

지의 사회적 성격을 제시한다. 전통지향형,

간들은 금욕주의적 환경에서 엄격한 교육을

리스먼의 성격구조 분석은 서구사회의 변동

내부지향형, 타인지향형 성격이 바로 그것이

받고 자라 전 생애에 걸친 목표의 실현과 더

에 기반을 둔다. 그러나 각 사회는 다른 사회

다. 그는 성격구조를 설명하는 방법으로 인구

불어 개인의 덕성을 완성하는 것을 미덕으로

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에 있기 때문에

통계학을 제시한다.

삼는다. 이들은 훈련과 통제를 통한 독립적인

어느 사회든 고립된 구조만 지속할 수 없다는

생활방식에 익숙하며 위로부터 규범을 습득

점을 고려할 때, 그의 진단은 현대인 전반에

한다.

유효하다고 보아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그는

우선 출생률과 사망률이 유사한 수준으로 높은 ‘잠재적 고도성장’ 단계의 사회에서는 전통지향형 성격이 형성된다. 잠재적 고도성

마지막 단계인 ‘초기적 인구감퇴’ 단계의 사

이러한 성격 유형들은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장의 사회에서 개인은 질병과 굶주림의 위험

회는 중년층과 노년층의 구성 비율이 증가하

동시에 발생하며 집단의 문화에 따라 차이를

에 노출된 대신, 집단의 운명에서 분리될 위

는 현대사회로 타인지향형 성격을 형성한다.

지닌다고 말한다.

험을 느끼지 않으며 족장이나 샤먼이 전승한

타인지향형 인간들은 성취보다는 주위 사람 20


무엇 때문에 그 일을 하고 있습니까? - 취향

정에서의 힘든 훈련이나 고립은 견뎌내야 함

취향을 공유하며 그들 사이에 형성된 문화에

의 사회화

을 끊임없이 자신에게 주지시킨다.

적응해 나간다. 그 때문에 이들은 무언가를

반면 타인지향형 인간은 부모 역시 자신의

할 때,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 그들에게서

리스먼은 세 성격 중에서도 특히 내부지향

가르침에 확신이 없는 가치 혼란의 시대에 태

고립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며, 사명감 보다는

형과 타인지향형을 중점적으로 비교하며, 현

어났으며, 대중매체와 동료집단(개인과 관계

뒤처지지 않으려 남들을 따라가는 경향이 강

대 사회에서 좀 더 비중 있게 나타나는 타인

를 맺는 타인들로 형성된 집단)에서 오는 다

하다. 이들은 다양한 생활방식과 취향을 갖지

지향형 성격에 집중한다. 그가 말한 바로는,

양한 영향을 받고 자라났기에 질서 있는 관념

만, 나름의 삶을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적

내부지향형 인간과 타인지향형 인간이 무언

을 습득하기 어렵다. 따라서 어떤 일에 임하

인 ‘취향의 사회화’를 이룬다. 지나치게 특이

가를 하는 과정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부

는 그들의 동기는 다양하며 내부지향형 인간

한 자의식은 무리에서 떨어져 나가게 할지도

분은 ‘동기’이다. 내부지향형 인간은 어렸을

처럼 특정한 지향점을 설정한 상태에서 이루

모른다는 공포 때문에 결국 이들은 서로 비슷

때부터 가정에서 습득한 규범에 따라 높은 이

어지는 것이 아니라 즉각적이고 쾌락적인 경

비슷하게 살아갈 수밖에 없다.

상을 추구한다. 이들의 초점은 ‘위대한 인간’

우가 많다. 타인지향형 인간은 다양한 자원의

이라는 목표의 실현에 있으며, 이를 향한 과

‘소비자’로서 기능하고, 동료집단에서 다양한

파티가 끝난 집 - 타인지향 시대의 문제점,

파티에 참가한 사람들을 생각해 본다. 어떤

존재 이유와 방향의 상실

느낄 새가 없기 때문이다.

놀이를 하자는 제안이 나왔을 때, 누군가 그

그러나 한바탕 파티가 끝나고 난 후, 타인지

것은 유치하며 경박하다고 비난한다면 사람

향형 인간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직면한다. 친

내부지향형 인간의 인생은 숭고한 목표에

들은 그를 보며 ‘분위기를 깬다’는 식의 반응

구들과 노는 것 말고 정작 자신이 뭘 하고 싶

따른 동기가 좌우하기 때문에, 이상의 좌절로

을 보일 것이다. 파티에서 중요한 것은 함께

은지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혼자 고립되는 밀

인한 환멸은 때로는 한 사람을 나락으로 몰고

어울리는 것이다. 설사 자신과 조금 맞지 않

실의 분위기를 견디지 못한다. 자신의 취향에

가는 위험이 되기도 한다. 이에 비해 타인지

는 부분이 있더라도 다양한 사람들의 가치관

공감해 주고 때론 평가해주는 타인이 사라지

향형 사회는 다양한 가능성을 수용하는 좀 더

을 존중하며 상호 협력하는 바탕에서 함께 즐

면, 타인지향형 인간들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말랑말랑’한 사회다. 타인지향형 인간은 자

기는 ‘파티의 사고방식’. 그것이 타인지향형

갈팡질팡한다. ‘당신’이 사라진 세계에 ‘나’는

신의 독자적인 이상만을 관철하려 하지 않고,

사회에서 지향하는 방식이다. 여러 사람과 함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다시, 군중 속으로의

사람들과 적절히 타협할 줄 안다.

께한 파티는 즐겁다. 흥겨움 속에서 고독함을

도피를 꿈꾸기 시작한다.

차이의 집단, 고독한 군중 - 타인지향형 시

떤 하나의 성격 요인으로 말미암아 부패하게

고독의 해소는 고독한 사람들 속에서 그 관

대의 자율성

되었다는 설명이나, 어떤 사회의 문제 현상을

계를 공고히 함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지, 결

인문학적 관심이나 선구자의 등장 혹은 단일

코 고독이 발생하는 환경 자체를 제거한다는

보통 일반적인 비평가들은 타인지향형 시대

가치의 복귀로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은 환상

의미는 아니다. 설사 군중에서 고립된 상태의

에 제동 걸기를 좋아한다. 내부지향형 인간의

이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오히려 군중 속

외로움을 어떤 수단으로 극복했다고 해도, 불

시대에서 추구하던 인간적 가치의 숭고함은

에 뛰어들어 적응관계를 공고히 하고 그 과정

확실한 현대사회는 또 다른 고독한 관계들을

사라지고 온통 무질서한 쾌락과 소비 취향 속

에서 나름의 자율성을 개발하는 방식으로 다

유발할 것이다. 리스먼이 말한 자율성이란,

에서 흩어지는 개인들만 있다면서 말이다. 리

양한 성격을 절충·개발하라는 리스먼의 대

다양한 가치관의 차이를 충분히 즐기며 고유

스먼의 독창성이 돋보이는 점은 바로 이 대목

안은 좀 더 현실적이다. 그는 지배계급이 조

의 도덕을 정립하는 일이다. 그러한 최소한의

이다. 그는 개인 덕성의 성취를 중시하는 시

종한다고 믿어왔던 군중의 문화는 단일하지

자기 기준마저 없다면 개인은 군중이 이끄는

대로 돌아가자는 인문학적 대안 대신, 현실을

않으며 무수한 차이를 지닌 사람들이 적응해

대로 따라가다 자신을 잃어버릴지도 모르니

받아들일 것을 제안한다. 이때, 현실의 수용

나가는 방식에 따라 복잡한 관계로 이루어져

말이다. 이를 염두에 두는 한, 고독한 군중이

은 다원주의에 기반을 둔 것이어야 한다.

있다고 말한다. 군중의 문화는 집단 내의 차

살아가는 세계는 자칫 방황하기 쉬운 개인을

이 때문에 오히려 독자적인 영향력으로 사회

품어줄 수 있는 따뜻한 공감대의 장이 될 수

에 작용한다는 것이다.

있을 것이다.

불확실한 세계에서 확실한 답을 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러므로 한 사회가 어

21


과연 누가 누구를 조 종 했 는 가 ? 뮤지컬

쓰릴미

두 남자의 치열한 감정의 줄다리기가 돋보이는 2인극 <쓰릴 미>가 돌아왔다. < 쓰릴 미>는 2007년 한국 첫 초연 후 대학로에 소극장 남성 2인극 붐을 일으킬 정 도로 큰 파장을 일으킨 작품이다. 매년 이루어진 재공연을 통해 이 작품은 변화 와 시행착오를 겪으며 단단한 모습을 선보였다. 그런 <쓰릴 미> 팀이 이번 시즌 의 2차 캐스팅을 공개해 화제다.

섬세하고도 정교한 감정의 줄다리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쓰릴미>의 배경은 미국 전역을 충격에 빠뜨렸던 전대미문의 유괴 살인사건이다. 주인공인 수감자 ‘ 나’의 34번째 가석방 심의, ‘나’를 심문하는 목소리들은 34년 전 ‘나’와 ‘그’가 함께 저지른 범죄에 대해 묻는다. ‘나’는 덤덤하 게 34년 전 범죄를 설명한다. 숲 속에 버려진 어린아이의 시 체, 쇠파이프, 염산. ‘나’는 ‘그’와의 관계와 범행계획, 사소한 범 행도구에서부터 체포의 단서가 된 안경을 떨어뜨린 것까지 모든 것을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어린 나이에 법대를 졸업할 정도로 명석한 두뇌를 지닌 ‘나’와 ‘그’. 그러나 ‘그’는 자신이 사 회를 초월한 초인이라는 믿음 하에, 흥미를 충족하기 위해 사 소한 범법행위를 저지르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빈집털이, 방 화로 시작된 범행은 점점 커져 결국 유아를 유괴하고 살인하 는데 이른다. ‘그’의 계획을 다 듣고도 그를 사랑했기에 그에 게 동조할 수밖에 없었던 ‘나’. ‘나’가 ‘그’와 함께 범행을 저지 르고 그 묵인과 동조의 저의가 밝혀지는 90분 동안, 두 사람 의 서로를 소유하기 위한 팽팽한 감정의 줄다리기는 관객을 꼼짝 못하게 압도한다.

22


새로운 캐스팅으로 승부한다 배우가 중요하지 않은 극이 어디 있을까마는, 배우 두 명 에 단순한 무대장치, 작은 소극장, 그리고 피아노 한 대 만으로 진행되는 <쓰릴 미>에서는 특히나 배우가 중 요한 중심축이 된다. 90분간 감정의 진폭을 섬세하 게 그려내야 하는 ‘나’에는 오종혁, 박영수, 신성민이, ‘ 그’에는 정상윤, 임병근, 이동하가 열연한다. 특히 정상윤 은 2009년부터 ‘나’ 역할을 맡아 여러 해 공연을 해왔다. 그 런 정상윤이 새롭게 그려내는 정반대의 인물 ‘그’가 벌써부터 관객들의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그런가 하면 군을 제대 하고 2010년 공연 이후 3년 만에 다시 ‘나’로 돌아온 오종혁 도 있다. 그는 시연 현장에서 예전과는 다른 ‘나’의 모습을 보 여주겠다며 자신 있게 말했다. 두 사람의 시너지가 관객의 마 음을 어떻게 사로잡을지 기대가 된다. 신촌 더 스테이지(The STAGE), 9월 29일까지.

23


Diurna vol.11  
Advertisement
Read more
Read more
Similar to
Popular now
Just for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