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2014

LEE JAE HO

몽

실몽실한 몸통, 강아지 같기도 하고 쥐 같기도 한 얼

을 괴물이라는 단어로 지칭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인간 존재 자체

굴, 부엉이 얼굴에 동물의 몸을 한 기괴한 생명체, 우

가 이 지구상에서 괴물이기도 하다. 무분별한 자연개발, 전쟁, 폭

리가 알고 있는 어떤 동물의 형상과도 유사하지만 그

력, 제3세계 미성년자 노동력 착취 등 현대인들 스스로가 괴물이

렇다고 특정 동물과 닮았다고 할 수 없는 형상을 한 생명체가 화

되고 있을지 모른다. 어쨌든 우리의 일상에서 만나게 되는 괴물들

면 가득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 이 특이한 형상들의 창조자인

은 이야기 속에서보다 신문이나 방송에서 더 많이 접하게 되는 것

이재호 작가는 이것들을 몬스터(monster)라고 소개한다. 몬스터

같다. 인간이 만든 상상의 존재는 시대에 흐름에 따라 은유적 표

는 우리 말로 표현하자면 괴물이나 괴수이다. 이 괴물이나 괴수는

현의 대상이 되면서 이야기 속에 존재하는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동서양에서 유사한 의미로 사용된다. 물론 그 형상은 각기 다르지

현실에도 존재하는 공포의 대상이 된 것이다.

만 전 세계의 고대 전설이나 신화에서 괴물은 영웅과 대립적인 존

그렇다면 이재호의 작품에 등장하는 괴물은 무엇을 의미하는

재로 등장하고 있는데 이 괴물들은 인간 내부의 폭력성과 동물의

것일까? 괴물이 작품에 등장한다고 이야기하면 다수의 사람들은

형태가 기묘하게 결합되어 나타난다. 시대가 변화면서 신화시대

부정적인 의미를 가진 대상을 상징하는 무엇을 그렸었을 것이라

의 괴물들과 현대의 괴물들은 다른 형식으로 등장한다. 전설과 신

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의 작품에서 괴물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떠

화의 괴물들이 동물과 인간의 결합을 통해서 인간이 갖고 있는 동

올리는 괴물처럼 보이지 않는다. 애니메이션을 즐기는 사람이라

물성을 이미지화되었다면 현대의 괴물들은 인간이다. 현대 사회

면 일본 만화 ‘이웃집 토토르’의 순수한 마음을 가지지 않으면 만

에서는 일반적으로 잔악 무도한 인간이나 천륜을 어긴 사람들 등

날 수 없는 숲의 정령(토토르)을 떠올리게 된다. 코믹 애니매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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