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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샘플 분석을 마친 참이었다. 끝났다는 걸 알리자마자 결과를 듣기 위해 달려온 연구진은 자신들이 도출해 낸 결과도 같이 들고 왔다. 아무 래도 그쪽은 사람이 많다 보니까 조금 더 빨리 끝났던 면도 있는 것 같 았다. 배너는 보기 좋게 작성한 서류를 그들에게 건네주고, 옆으로 바짝 걸어서 합류했다. 다른 팀이 각자의 소신에 맞추어 연구를 하면 좋다. 서 로가 놓친 부분도 다른 부분에서 살펴볼 수 있었다. 아무래도 체질상 평 범한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게 마음속에서부터 꺼려지는 배너에게는 이런 식으로 나누어지는 시스템이 달가울 수밖에 없었다. 연구진들까지 훈련을 전부 마친 쉴드의 정식 요원이라고 해도 주먹 한 번에 날아갈 게 분명한 사람들 생각을 하면 괜스레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도 미안해졌다. 샘플로 활용할 부분은 무척이나 많았다. 괴물의 부피가 굉장히 컸기 때 문이었다. 두 팀뿐만이 아니라 스무 팀이 달라붙어도 충분했다. 실제로 달라붙어서 혼신의 힘을 쏟아 시간을 버리고 있는 연구진은 몇 팀 더 있 었다. 단지 쉴드에 소속된 사람들이 그 요원 무리와 배너밖에 없을 뿐이 었다. 엄연히 말해서 배너가 쉴드에 소속이 되어 있는 건 아니었지만, 이 름 정도는 얹고 있으니 그럭저럭 얼굴을 내밀어 볼 정도는 되었다. 사실 토니가 개인적으로 타워 안에 마련해준 연구실이 훨씬 더 좋기는 했지만,


결과를 나눌 수 있는 동료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런 감정은 조금 희석 되었다. 필수적으로 도출해 낸 결과는 있었지만, 그밖에 나머지는 중요하다고 생각한 항목을 알아서 선별한 것이었다. 화면조차 보지 못하고 실내에서 버티고 있던 연구원들은 배너의 판단을 더 존중했다. 그래도 그는 직접 눈앞에서 그 괴물을 보았고 상대까지 한 사람이었다. 한 사람, 따지자면 토니라는 한 사람이 더 있기는 했지만 그는 귀찮은 일에서 빠져나가는 능력은 배너보다 탁월했던 데다가 이런 탁상공론적인 일에 흥미도 없었 다. 그는 자비스가 축적해 놓은 괴물의 생체 데이터를 넘겨주는 것으로 할 일을 마쳤다. 그 정도만으로도 퓨리는 토니를 무사히 놓아주었다. 막 의견이 갈리는 항목을 발견하고 배너가 입을 열려고 했을 때. 아무리 쉴드 내라고 해도 고작 무전 연락 정도를 토니가 듣지 못할 리 는 없었다. 보안이 철저해서 파고들 틈을 주지 않는다고 해도 그건 쉴드 밖에서의 이야기였다. 안에서 돌아다니면 무전 정도는 그의 능력으로 얼 마든지 엿들을 수 있었다.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어지는 게 예로부 터 사람의 심리였기도 해서 퓨리는 몇 번 경고를 주다가 한숨을 쉬었다. 들은 걸 밖에 내돌리거나 데이터로 만들어 놓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서 그것 또한 토니의 자유의사에 맡겨졌다. 연구실 문 앞에 바짝 달라붙어 비죽비죽 웃고 있는 토니를 처음 발견 한 건 브루스 배너였다. 문을 등지고 있던 연구원들은 서류에 정신이 팔 려 뒤에서 왔다 갔다 하는 사람의 기척을 느끼지 못했다. 게다가 바로 뒤 도 아니고, 유리문으로 막혀 있기까지 했다. 이번에도 또, 배너는 이번에 도 또 토니가 무전을 엿들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배너가 가장 먼저 연락한 건 퓨리였고, 그 음으로 전한 건 다른 층에 있는 연구원들에게였 다. 이미 배너보다 먼저 결과를 냈기 때문에 그들은 배너의 연락만을 기 다리면서 대기하고 있었다. 반응은 빨랐다. 그들의 속도에 맞추어서 이 앞까지 오려면, 거의 동시에 얻은 정보가 아니고서는 거의 불가능했다.


게다가 분야가 전혀 달라서 정보를 준 이후에 흥미를 보이지 않던 사람 이 떡하니 맞는 시간에 등장했다는 건, 더 할 말이 없다. 배너가 떡하니 입을 벌린 탓에 서류만 들여다보고 있던 연구원들도 다 들 알아차렸다. 손에 서류를 쥐고 천천히 고개를 돌리는 모습은 아주 약 간의 시간차만 있을 뿐 동시다발적이었다. 창밖에서 손을 팔랑팔랑 흔드 는 토니를 보며 연구진들은 저마다 말없이 시선을 교환했다. 차라리 무슨 말이라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었지만, 배너의 바람과는 다르게 그들은 말없이 시끌벅적 들이닥쳤던 모습과 정반대로 소리 없이 퇴장했다. 뒷걸 음질로 천천히.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배너는 말리고 싶은 걸 꾹 삼키면서 멀어지는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들과 교대라도 하듯이 토니는 연구실을 들어왔다. 유리문을 닫고 멀 어져가는 연구원들의 뒷모습을 보다가, 토니는 배너 혼자 남은 연구실이 그보다 반가울 수는 없다는 표정으로 그의 허리를 휘감았다. 토니도 배너도 흙먼지를 잔뜩 들이켰다는 것 말고 나쁜 점은 없었다. 그래도 일은 끝나지 않았다. 쉴드의 일은 원래 어벤져스를 구해내는 게 아니라 시민들을 침략의 위협에서 지키는 것이었다. 토니와 배너를 파내 던 흙구덩이를 온통 뒤져서 그들은 비쩍 마르고 축 늘어진 촉수 괴물의 몸뚱이를 찾아냈다. 거의 껍질만 남아 있는 초라한 행색에다가 죽어버린 탓에 쉽게 찾지는 못했지만, 토니와 배너가 그것과 대치하고 있었다는 점 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그들을 구해낸 곳 주변부터 시작해 천천히 넓혀 가면서 파다 보니 발견되었다. 몸뚱이가 워낙 길었기 때문에 파내는데도 오래 걸렸다. 그들이 영상과 사진으로 보았던 크기보다 훨씬 가늘고 길다 보니 잘못 잡아당기면 중간에 끊어지기라도 할까 봐 더 조심스러웠다. 흙을 바쁘게 치우랴, 긴 몸을 천천히 꺼내랴. 이제까지 알려지지 않았 던 생물이니만큼 좋은 연구 재료가 될 만했다. 조금이라도 손상되면 타격 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 정도로는 흠집도 안 난다니까.”


토니는 그렇게 조심스러울 필요가 없다고 툴툴거렸다. 그 괴물을 직접 마주한 자신의 말이니 믿어달라고 가슴을 탕탕 치는 모습은 자리에 있던 모두가 보았지만, 물론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아무도 제대로 듣지 않았다. 그 괴물의 전체 모습을 본 사람은 토니와 배너뿐이었지만, 배너는 샘플 을 연구하는 일에 바쁜 시간을 보냈다. 제가 처음에 본 건 어둠뿐이었어 요. 처음으로 들었던 건 토니의 목소리였다. 거짓말은 아니었다. 아래 커 다란 공동에서 처음으로 만난 괴물은 배너의 눈에는 그냥 암흑처럼 보였 다. 조심하라는 토니의 목소리가 아니었더라면 제일 처음 한 대 얻어맞은 건 브루스 배너였을지 몰랐다. 배너는 아무렇지 않은 목소리로 대답을 토 니 스타크에게 떠넘겼다. 평소에는 잘 드러나지 않았다뿐이지, 배너도 그 리 요령 없는 사람이 아니었다. 바닥 어딘가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아이언맨 마스크를 찾아야 한 다는 이유로 토니는 아침 일찍부터 출입금지 테이프로 도배가 되어 있는 현장 근처에서 어슬렁거렸다. 헬리콥터를 타고 등장했기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쌓인 흙을 어찌 처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던 쉴드 요원들에 게는 커다란 민폐였다. 프로펠러의 요란한 바람 때문에 흙이 정신없이 날 렸다. 토니만 빼놓고 전부 흙투성이가 됐다. 모두를 며칠 전의 자신처럼 흙을 온통 뒤집어쓴 몰골로 만들어 놓고 토니는 배를 잡고 낄낄거렸다. 토니에게 묻고 싶은 게 있는 사람은 당연히 그를 찾아 바깥으로 나왔 다. 퓨리는 흙 속에서 괴물의 시체와 덩달아 발견된 아이언맨 마스크를 토니에게 건네주었다. 동력을 되돌리는 것만으로 자비스에 쌓여 있던 정 보는 그대로 퓨리에게 전해졌다. 말로 하는 것보다 자료화 된 정보가 훨 씬 더 많은 역할을 한다. 사실상 할 일도 그걸로 전부 끝이 났기 때문에 토니는 남는 시간 동안 누군가가 일을 마치길 기다리며 한없이 뒹굴거릴 수밖에 없었다. 결과가 나왔다고 한 배너의 무전 연락은 그가 그토록 기다리던 일이었다.


Avengers <괴물이 사는 마을> 외전

Cream Cream 날짜 ┃ 2016년 08월 15일 CP ┃ 토니x배너 이 책은 Avengers의 2차 창작으로 작품 및 등장인물과 어떤 현실적 관계가 없는 허구입니다. 이 글의 내용은 원작이 아니며 이 글에 사용된 설정은 2차 창작을 위한 변경 및 재해석을 거쳤음을 안내드립니다. 또한 이 책은 미성년자의 구매가 불가능합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미성년자가 구매, 소장 및 열람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신분증을 확인하는 절차를 모두 마쳤으며 재판매와 대리 구매 기타 등등으로 인한 책임은 책을 소지한 당사자에게 있습니다. ⓒ Copyright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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