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u on Google+


쏘옥 올라온 귀, 동글 말린 꼬리. “야, 치?” “멍.” 유이는 어쩔 줄을 모르고 달려드는 야치를 꼭 잡았다. 배구공을 품에 안던 것과 비슷하게 잡아버렸지만 습관이 그러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공보다는 말랑말랑하고 이리저리 꼬물꼬물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 다르지 만. 사람에게 꼬리도 귀도 달릴 리 없으니 이건 분명 장난이다. “멍.” “아닌가. 지, 진짜 같기도 하고.” 유이는 장난감치고는 거세게 흔들리는 꼬리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모 터라도 달아놨나 생각해봤지만, 아무래도 기계로 흔드는 것치고는 왔다 갔다 움직이는 게 자연스럽게. 게다가, 게다가-. 유이는 견디지 못하고 손을 뻗었다. 야치의 머리색을 꼭 닮은 금빛 털의 귀가 그녀의 손을 기다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머리카락 사이에서 까딱까딱 흔들리고 있었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침을 꿀꺽 삼켜가면서 잔뜩 긴장까지 했다. 귀에 닿기 직전에 야 치가 먼저 그녀의 손을 향해 머리를 불쑥 들이밀었다. “앗!” 유이는 화들짝 놀라 뒤로 훌쩍 뛰었다. 아주 잠깐이었지만 따끈한 온기


와 보들보들한 털의 감촉은 손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유이는 제 손을 내 려 보았다. 가만히 서 있는 유이가 이상했는지 야치는 졸래졸래 그녀를 향해서 걸어왔다. 물론 뒤에 달린 커다란 꼬리는 여전히 좌우로 살랑살랑 흔들리고 있었다. 꼭 한 번만 만져달라고, 유이를 유혹하듯이. 그 따끈폭신한 감촉을 모른다면 몰라도 이미 알고 있었다. 조금 전보다 는 확실히 진정되기도 했고. 유이는 다가오는 야치를 향해 손을 뻗었다. 야치는 자리에 가만히 멈추어 주었다. 조금 전에 유이가 놀란 모습을 봤기 때문인지 그녀는 자리에서 기대라도 하는 것처럼 눈을 가지런히 감았다. 유이는 조심조심 걸어가 얌전히 내려뜨려 진 귀를 쓰다듬었다. 손바닥을 간질이는 보드라운 감촉에 저절로 뺨이 붉어졌다. 나름 목소리를 죽였다고 생각했지만, 행복한 비명이 입 밖으로 저절로 비어져 나왔다. 유이의 목소 리를 듣자마자 야치는 꼬리를 붕붕 휘둘렀다. 여전히 그녀는 눈을 꼭 감은 채였지만, 왔다 갔다 움직이는 꼬리만으로도 기분이 좋다는 걸 알 수 있었 다. 유이는 내친김에 손을 더 움직여 야치를 마구 쓰다듬었다. “…잘 따르네.” “으응?” 유이가 잘못 보지 않았다면, 카게야마의 얼굴에 미세하게 떠오른 표정 은 엄청나게 아쉽다는 얼굴이었다. 유이가 왜 그러느냐 물어보기도 전에 카게야마는 저지의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그가 꺼낸 물건에 유이뿐만이 아니라 체육관에 있는 전원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조그마한 주머니였다. 오오, 카게야마가 준비한! 비장의 무기! 카게야마의 옆을 끊임없이 기웃거 리던 히나타가 주먹을 높게 치켰다. 아무래도 그가 준비하는 모습까지 전 부 보고 있던 게 틀림없다. 어디에 쓰는 비장의 무기일지 궁금해할 필요도 없었다. 카게야마는 야 치의 앞에 작은 주머니를 휙휙 흔들었다. 아무리 보아도 관심을 끌려고 하는 행동이 분명했다. 정작 관심을 보여야 하는 야치는 유이의 뒤로 쏙


숨어서 고개만 내밀고 있었지만. 추욱 늘어진 귀와 미동도 않는 꼬리 때 문에 유이는 카게야마가 내민 주머니와 그녀를 번갈아 보면서 고개를 갸 웃거렸다. 동물을 키워본 적도 없고 평소에 관심도 잘 가져보지 않아서 모르지만 귀랑 꼬리를 그럭저럭 달고 있더라도 야치는 자그마한 소녀였 다. 귀꼬리뿐만이 아니라 얼굴에도 싫다는 기색이 가득했다. 오히려 니시 노야가 카게야마의 주머니에 더 관심을 가졌다. “그게 뭔데?” “닭가슴살 샐러드.” “오, 맛있겠다!” 야치는 유이의 등에 얼굴을 묻었다. 유이는 저도 모르게 바짝 긴장했 다. 사람의 온기야 항상 공을 치면서 묻었던 열기 때문에 익숙했지만, 한 가지 익숙하지 않은 게 오늘의 그녀에게는 달려 있었다. 사람의 체온보다 너끈히 높아서 유난히 등을 자극하는 귀의 온기가 있었다. 카게야마가 야치에게 한눈을 온통 팔고 있을 때, 유이는 정작 뒤에서 왔 다 갔다 고개를 움직이는 니시노야를 볼 수 있었다. 카게야마에게 알려주어 야 할까 잠시 고민하는 와중에, 역시 선수라고 니시노야의 움직임은 재빨랐 다. 뒤에서 소리 없이 특기인 리시브로 주머니만 홱 낚아채어 가는 날쌘 움 직임에는 아무리 카게야마라고 해도 방도가 없었다. 카게야마는 순식간에 주머니를 빼앗겼다. 그에게서 드물게 볼 수 있는 당황한 표정이었다. 그래도 그는 언제까지 당황만 하고 있지 않았다. 니시노야가 주머니를 열기 전에 카게야마가 달려들었다. 니시노야는 황급히 주변을 보다가 손 을 흔드는 히나타를 시선에 잡았다. 패스, 패스! 주머니가 공중을 휙 날고 히나타는 높게 뛰었다. 카게야마의 머리 위로 무사히 주머니를 잡아내고 바닥에 여유로운 동작으로 구르는 히나타를 보자마자 카게야마는 몸을 움직였다. 히나타는 제 앞까지 쏜살같이 달려드는 카게야마에 당황하면서 주머니를 아무 데나 던졌다. 그럴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지 니시노야는 주머니를 휙 낚아챘다. 카게야마는 이제 니시노야도 주머니도 아무런 상


관없다는 듯 히나타를 잡아채서 쭉쭉 당기고 있었다. 투닥투닥 다투기 시 작하는 둘을 보면서 니시노야는 주머니를 열었다. 닭가슴살 샐러드는 니 시노야의 차지가 되었다. 구경하면서 먹는 게 세상에서 제일 맛있어. 샐 러드가 아니라 팝콘이라도 씹는 표정으로 니시노야는 훗 웃었다. “그러니까 이 상황이 이상하지 않다는 거야?” 유이가 주변을 돌아보면서 제대로 된 의문을 제기할 수 있었던 건 그 럭저럭 그들의 다툼이 끝나고 난 다음이었다. 카게야마는 히나타와의 일 전으로 부스스한 머리카락을 한 채로 니시노야에게서 주머니를 돌려받았 다. 야치를 위해서 일부러 가져온 샐러드는 정작 그녀가 거들떠보지도 않 아서 누가 먹든 상관없다고 했지만, 그래도 그는 니시노야에게 빼앗긴 게 조금 분해 보였다. 야치는 아주 조금, 아주 조오오오금 나아졌다. 유이의 뒤에 죽은 듯이 꼭 붙어 있다가 간신히 옆자리까지 왔다. 고작해야 한 걸음 나선 것뿐이 었지만 유이는 야치를 열심히 쓰다듬으면서 마구 칭찬을 해주었다. 잘했 어요, 히토카. 부원들에게 항상 응원을 건네는 게 주장의 역할이었지만 부원도 아닌 사람에게 그렇게 칭찬을 하고 있는 건 어색했다. 하지만 유 이는 몇 번씩의 칭찬 끝에 간신히 살랑살랑 흔들리는 야치의 꼬리를 볼 수 있었다. 그제야 마음이 푹 놓였다. 이쪽으로 오라고 살짝 당기는 동작 에 이번에는 순순히 옆까지 왔다. 그래도 무언의 경계선이라도 있는 양 움직이지 않아서 유이는 옆자리의 야치를 쓰다듬어 주기만 했다. 역시 한 쪽 팔은 야치를 위해서 순순히 상납한 후였다. 그녀는 유이의 옆에 꼭 붙 어서 떨어지지 않았다. “그러니까 사람에게 갑자기 귀가 달린 거 말이지?” “그래!” 유이는 순순히 대답하는 다이치에게 바락 소리 질렀다. 지금은 배구공 에서 손을 놓고 있다고는 해도, 정말 여기 있는 아무도 야치의 귀와 꼬리 를 보면서 가슴을 부여잡고 놀란다거나 뒤로 펄쩍 뛴다든가, 그와 비슷한


반응은 보이지도 않았다. 처음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던 유이가 야치에게 다 미안해질 정도였다. “왜 안 이상하겠어, 엄청 이상하지.” 갑자기 강아지 귀와 강아지 꼬리를 짠하고 달고 나타난 야치 히토카. 스가와라는 가볍게 웃으면서 야치의 머리에 손을 올렸다. 오늘은 귀여운 머리띠를 하고- 그의 말은 거기까지였다. 손에 걸리는 따끈한 감각은 스 가와라가 언젠가 마구 쓰다듬어주던 동네 커다란 강아지의 귀와 굉장히 비슷했다. 스가와라는 잠시 고민하다가 야치의 귀를 슬쩍 잡아당겼다. 들 어올 때부터 한마디도 없이 조용히 서 있던가 싶더니, 그가 귀를 잡아당 기자마자 야치는 비명을 질렀다. 그 소리에 깜짝 놀라 모두가 돌아보았다. 이거, 아무래도 가짜 아닌 것 같아. 난감한 표정의 스가와라가 이야기하 자마자 신기한 구경거리라도 되는 듯 우르르 달려들었다. 혼란스러운 표 정의 야치를 가운데 두고서 체육관 모두는 그녀의 귀를 한 번 당겨보거 나 꼬리를 쓰다듬어보거나 한 번씩은 해 보았다. 처음에야 이리저리 쓰담 는 손길에 헤실헤실 웃던 야치는 마구 쏟아지듯 내리는 손길의 포화 속 에서 결국 잔뜩 울상을 지었다. 놀라운 속도로 구석으로 도망가 쏙 숨어 버리는 걸 보고 나서야 간신히 손이 멈추었다. 그리고 그제야 부원들은 의견을 모았다. 저거 진짜 같아, 아무래도 진짜 같아. 그렇지? 진짜 같다니까. 당겨도 빠지지 않고 만져도 따뜻하게까지 하 다. 사람에게 갑자기 귀랑 꼬리가 생기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지만, 실제 로 그렇게 말도 안 되는 일이 눈앞에서 벌어졌는데 뭘 어찌하겠는가. “혹시 잘못 안 걸지도 모르니까 조금 더 탐구해봅시다!” 야마구치의 얼굴에 탐구할 생각은 아무리 봐도 없었다. 손을 쥐었다 폈 다 하며 그는 아직까지 손에 남아 있는 보드라운 털의 감촉을 생각했다. 옆에서 츠키시마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아무래도 그는 배구만큼이나 조그마한 강아지에게 쏘옥 홀려버린 모양이었다. 말을 꺼낸 만큼 제일 처음 걸음을 옮긴 것도 야마구치, 그리고 날아오


는 배구공에 턱을 세게 얻어맞은 것도 마찬가지로 야마구치가 처음이었 다. 아무래도 연습하기 위한 체육관이다 보니 구석에 공을 가득 쌓아두었 다. 야치가 쏙 숨어버린 건 그 구석이었다. 처음에는 전혀 할 줄 모른다 고 고개만 휙휙 젓던 소녀였는데 그래도 그사이에 어느 정도 보고 배운 건 있던 모양이다. 야치는 접근하는 게 달갑지 않은 것처럼 가까이 다가 오는 사람에게 연신 배구공을 날려댔다. 힘은 조금 없었지만 의외로 겨냥 이 정확했기 때문에 다들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렇다고 순순히 얻어맞아 주는 건 배구부의 이름에 걸맞지 않다. 몰랐을 때면 모를까 알면 순순히 피할 수 있다. 아직까지 빨개진 턱을 부여잡고 있는 건 덕분에 야마구치 한 사람밖에 없었다. 다가가면 다가가는 대로 공이 날아온다. 공이 떨어질 때까지 버티는 방 법도 있었지만, 그렇게까지 싫어하는 사람에게 다가가는 것도 무리다. 니 시노야가 옆에서 깡충깡충 뛰면서 몇 번이나 야치에게 우리가 기억나지 않느냐고 물었지만, 대답 대신에 그는 공을 하나 선물 받았다. 물론 그 와중에도 멋진 리시브로 받아내서 박수까지 같이 받았다. 그들을 제대로 기억 못 하는 것 같다고 판단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야치와 최근에 친 해진 미치미야를 생각해 낸 건 다이치였다. 그 말을 듣자마자 물어보고 온다고 잽싸게 튀어나간 건 히나타였고. 남아 있는 부원들은 사이좋게 고 개를 갸웃거렸다. 히나타가 미치미야의 반을 알고 있는지는 아무도 몰랐 다. 도와주러 가야 되지 않겠느냐고 고민하는 사이에 히나타는 무사히 유 이를 데려왔다. 유이는 히나타의 손에 이끌려 문을 빼꼼 열자마자 달려드 는 야치를 받아들었다. 그리고, 이하 생략. 야치는 세상에서 제일 반가운 사람을 만난 것처럼 유이에게 얼굴부터 시작해서 몸을 이리저리 부벼댔다. 처음에야 당황했지만 처음뿐이다. 유 이는 금방 행복해졌다. 나머지 부원들은 야치를 한번 슬쩍 바라보기만 할 뿐 건드리는 걸 포기했다. 그들이 다가올 때마다 야치는 귀도 꼬리도 바


짝 세우고서 매섭게 노려보았다. “그러는 게 무리도 아니지. 으음, 너무 만졌다고 해야 하나.” 스가와라는 하하 웃으면서 턱에 손을 올렸다. 그들이 깊게 고민하는 건 배구뿐이다. 이상하다고 하는 생각보다 누가 먼저 외쳤는지, 정말 보들보 들하다는 외침에 맞추어서 야치에게 달려들었다. 마구마구 쓰다듬은 건 사실 스가와라가 제일 많았다. 귀찮을 정도로 괴롭혀 댔으니 저렇게 기가 막혀라 질색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조금. 조금이라고 말하는 정도가 얼마만큼인지 잘 몰랐지만, 유이가 바라볼 때마다 시선을 맞추지 못하고 고개를 돌리는 부원들을 보면 짐작이 갔다. 그들의 조금은 분명 너무 과 한 감이 있었다. “그래서 어쩌면 좋죠?” 사실 유이라고 별다른 생각을 하고 있던 것도 아니다. 그냥 야치를 자 연스레 쓰다듬는 손이 하나 추가된 것뿐이었다. 여러 명 거센 손길만을 받다가 천천히 쓸어주는 유이의 손길이 아주 마음에 든 건지 야치는 눈 을 쌩끗 접으면서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뭐어야, 저 차이 나는 대접. 불만스레 타나카가 한 마디 내뱉었다가 츠키시마의 비웃음 어린 얼굴만 맞이했다. 귀도 꼬리도 아무리 만져보아도 진짜였다. 당겨도 떨어지지 않고 비명 만 얻었다. 이도 저도 안 먹히는 상황에서 그들이 쓸 수 있는 방법은 없 었다. 심지어 야치가 찰싹 달라붙어 있는 유이마저. “널 따르니까 데려가는 게 좋겠어.” “내가?” “이 상태로 집에 돌려보낼 수도 없잖아.” “그도 그렇지만.” 스가와라가 옆에서 다이치의 의견을 거들었다. 어쩌면 말이지, 내일이면 돌아올지도 모르잖아? 태평한 소리에 유이는 입을 비죽 내밀었다.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그러므로 그냥 내버려 두겠다. 그 말을 유이에게 납득시


키기 위해서 노력한 건 스가와라뿐만이 아니었다. 니시노야를 앞세워 히나 타와 타나카는 여러 명이 한 몸처럼 손짓 발짓을 동원해 설명을 했다. 어 느 날 쨘 하고 나타난 야치 히토카가, 쨘 하는 귀여움처럼 쨘 하고 귀여운 걸 달고 있는데. 설명하고 있는 목소리에 열이 가득 올랐다. 이제 그들은 유이가 야치를 데려가는 걸 아예 당연시하고 있었다. 개는 귀엽지, 언제 그렇게 의견을 모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숫제 주제가 바뀌어 버렸다. 거기에 카게야마가 한마디 보탰다. “난 고양이 파야.” 순식간에 분위기가 깨졌다. 셋은 카게야마를 홱 노려보았다. 시선에 힘 이라도 있다면 그대로 토비오를 꿰뚫어 버릴 것만 같았다. 카게야마는 그 제야 괜한 말을 꺼냈다는 걸 눈치챘는지 당황한 표정으로 주춤주춤 뒷걸 음질 쳤다. 후배들이 열혈 정신으로 설명해주던 걸 지켜보던 스가와라가 웃으면서 덧붙였다. “나는 토끼가 좋더라.” 배구 연습이 아니면 가끔 상황이 맞지 않을 때가 있었다. 그때가 이런 때였다. 상큼한 얼굴로 웃으면서 제 취향을 덧붙이는 스가와라는 솔직히 눈치가 없어 보였다. 아무리 그래도 선배에게 덤빌 수도 없고, 얼굴을 이 래저래 마주 보는 세 명을 보면서 스가와라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몇 발 자국 떨어진 곳에서 그 소란을 지켜보던 츠키시마가 불퉁한 표정으로 안 경을 치켜올렸다. “아니, 도대체 왜 그 이야기를 하는 거야.” 눈치가 없는 사람을 꼽자면 자리에 한 명이 더 있었다. 츠키시마의 뒤 에서 살금살금 접근한 야마구치는 훌쩍 뛰어서 그의 어깨에 친한 척 팔 을 얹었다. “츳키는 햄스터 파지?” “…야마구치.” 츠키시마는 헤헤 웃는 야마구치에게 말없이 발길질을 했다. 그쯤 되면


먼저 알아차리고 피할 만도 했는데 야마구치는 아무것도 못 하고 긴 다 리에 걸려서 홱 넘어져버렸다. 흥, 고개를 치키며 걸어가는 츠키시마의 뒤에서 야마구치는 다리를 움켜잡고 엄살을 피웠다. 턱에 이어서 오늘 받 은 두 번째 공격이었다. 츠키시마가 끼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백히 밝혔음 에도 뒤에서 다른 부원들은 소란했다. 개니, 토끼니, 고양이니, 거기에 누 가 먼저 꺼냈는지 모르겠지만 호랑이까지 튀어나왔다. 동물이란 동물이 전부 튀어나올 정도의 소란을 보다가 유이는 문득 꼬옥 잡는 손길을 돌 아보았다. 시무룩한 표정의 야치가 그녀를 꽉 부여잡고 있었다. 유이는 저도 모르게 야치를 폭 끌어안고 체육관이 떠나가라 외쳤다. “나, 난 강아지가 어어어엄청 좋아요!” 야치의 귀가 쫑긋 섰다. 그걸 보면서 유이는 눈가에 안도의 눈물을 담 을 정도로 안심했다. 여자 배구부 주장을 맡아와서 그런지 목소리 하나는 자신 있었다. 그런 목소리로 외치니 소란도 가라앉았다. 시선이 전부 제 게 집중된 걸 보고 유이는 귀까지 새빨갛게 붉혔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와중에 스가와라가 여전히 경쾌한 표정으로 웃었다. 두 손을 짝 마주치는 모습이 원수같이 보였다. “그럼 결정됐네. 하루만 데리고 있어 줘.” “아.” 그럴 생각이 없다고 재빨리 부정하려고 했지만, 유이의 가장 큰 방해물 은 역시 배구부 부원들이 아니라 그녀에게 붙어 있는 야치 히토카였다. 야치는 꼬리를 빙빙 흔들었다. 그녀를 올려보는 표정에는 신뢰가 가득 쌓 여 있었다. 그 얼굴을 보면서 아무래도 안 되겠다며 고개를 저을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유이는 야치를 꼭 끌어안았다. 하루만, 응. 딱 하루만. 눈 물을 머금고 하루를 이야기하는 유이의 앞에서 배구부 부원들은 저마다 하루면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태평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렇게 생각 하지 않았지만, 이왕 결정된 거. 하루뿐이면 정말 괜찮을지도 몰라. 유이 는 야치의 손을 꼭 잡았다. 뾰족하게 올라온 건 귀 한 쌍과 꼬리 하나뿐


이었지만, 그녀의 손은 복슬복슬한 털이 없어도 충분히 보드랍고 따뜻했 다. 그 온기에 가슴이 두근 떨렸다. “강아지 캔.” 도리도리. “으음, 개 껌.” 도리도리. “목줄- 자, 잠깐! 목줄은 뭔데? 이거 무슨 플레이야?” 하루만 하루만 이야기는 했지만 다들 그녀를 꺼려서 그런 건 아니었다. 귀여움을 독차지하던 매니저를 밀어낼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강아지 야 치는 그들이 처음부터 마구 잡아당긴 탓인지 영 그들을 따르지도 않았고, 게다가 아무리 강아지 귀꼬리를 달고 있다고 해도 남자와 여자를 같은 집에서 재우는 건 문제가 있었다. 부원실이나 체육관에 가두어두는 것도 생각해보았지만 그건 확실히 소녀에게 외롭고 가혹하다. 그 많은 선택지 가운데 야치를 얌전히 집에 돌려보낸다는 게 보이지도 않는 걸 보고 유 이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야 저런 모습으로 돌려보낼 수는 없잖아. 입을 모아 말하는 부원들의 목소리가 생각보다 상식적이었던 까닭에 유이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확 실히 집에서 본다면 놀라서 당장 뒤집어질 모습이었다. 하루 놀러 갔다는 걸로 치고, 다음 날도 돌아오지 않으면 어떻게 할 생각이냐 물었지만 그 건 일단 다음날이 되어봐야 알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유이도 깊게 생각하는 일에는 별반 소질이 없었다. 듣고 보니까 그럴싸 하기도 했고, 벌써 해가 떨어져서 바깥이 깜깜하기도 했다. 게다가 이렇 게 매달리는 야치를 두고 가면 불쌍하잖아. 유이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고 개를 큼지막하게 끄덕였다. 좋은 생각이라는 칭찬을 한동안 듣다가 유이 는 검은 비닐봉지를 품에 가득 받아들었다. 이게 뭔가 싶어 눈을 동그랗 게 뜨자 부원들이 너도나도 입을 열었다. 야치를 그냥 보낼 수는 없고 걱


정은 되고, 그 마음을 담아서 이것저것 사 왔으니까 같이 나눠 먹으라는 친절에 유이는 눈물이 핑 돌았다. 몇 번이나 고맙다고 인사하며 뒤돌아서 는 그녀의 등에서는 매니저 씨를 잘 부탁한다는 부원들의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 집에 와서 풀어본 검은 봉지에는 강아지 간식과 용품이 가득 있었다. “나눠, 먹으라고?” 내가 개야, 뭐야. 봉지에서 꺼낸 걸 쭈욱 늘어놓고 유이는 팔짱을 꼈다. 집에 개라도 키웠으면 몰아서 주겠다만, 이대로라면 쓸모가 없다. 다행히 근처에 이웃집이 개를 키웠던 걸 생각하고 유이는 간식들을 하나하나 봉 지에 집어넣었다. 야치에게 줄 생각은 없었지만, 혹시 그래도 하는 생각 이 머리를 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유이는 봉지에 넣기 전에 하나하나 야치의 앞에 보여주었다. 야치는 물론 모든 물건에 고개를 저었다. 개 목 줄에 와서는 뒤로 구르다시피 물러나 벽에 붙었다. 개 귀나 개 꼬리가 있 다고 해도 역시 개 목줄은 너무하다고 생각하고 있던 건 마찬가지였지만. 야치의 반응이 과장되고 귀여웠기 때문에 유이는 배를 잡고 깔깔 웃었다. 벽에 찰싹 붙은 야치는 그녀의 손에서 개 목줄이 사라질 때까지 가까이 다가가지 않을 것처럼 굴었다. 유이는 한창 웃다가 결국 목줄까지 넣은 봉지를 찬장 깊은 곳에 밀어 넣었다. 오늘 간식은 스테이크다, 냉동실에 넣었던 얼린 고기를 생각하고 유이는 팔을 걷어붙였다. 그 목소리를 알아 들었는지 야치는 귀를 쫑긋 세웠다. “히토카 씨, 우리 같이 맛있는 거 먹자.” 옆에 다가온 야치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유이는 다정스레 말했다. 그 녀가 알아듣는지 알아듣지 않는지는 모르겠지만. 굳이 강아지 귀를 달고 있어서 그러는 건 아니라, 원래 운동이라는 게 에너지를 잔뜩 소모하는 일이다. 매번 끼니를 든든히 챙겨 먹지 않으면 다음 날 연습부터 당장에 곤란해진다. 오늘은 같이 밥을 먹어줄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 며 유이는 냉동실에서 얼린 스테이크를 꺼냈다. 꽁꽁 포장된 걸 따뜻한


물에 넣어놓으면 금방 구울 수 있을 정도로 빨리 녹는다. 야치는 조금 심 심했는지 정말 강아지처럼 유이의 방 안 모든 곳을 하나씩 하나씩 들여 다보고 있었다. 그래도 성격이 어딜 가는 건 아닌지, 정말 가만히 보고만 있을 뿐 건드린다든가 움직인다든가 만져본다든가 하는 건 조금도 하지 않아 유이는 작게 웃어버렸다. 자기도 배가 고프기도 했고, 온통 시달렸 을 야치를 위해 빨리 맛있는 걸 만들어 주고자 하는 일념에 유이는 손을 바삐 움직였다. 프라이팬 위에 두른 기름이 지글지글 끓는 소리를 냈다. “짜-안, 스테이크-” “멍!” “-덮밥입니다…….” 원래는 유이 자신의 몫으로 넣어둔 것이었다. 그러니까 1인분이었다는 이야기다. 유이는 스테이크를 불 위에 올린 순간 크기를 보고 그걸 뒤늦 게 깨달았다. 이걸 가지고 두 명이 나누어 먹으려면 아무래도 부족하다고. 샐러드와 소스를 만드는 대신에 허겁지겁 밥을 했다. 잘 구워진 스테이크 를 반으로 또옥 잘라서 유이는 밥을 담은 밥그릇 위에 반쪽의 스테이크 를 하나씩 올렸다. 소스를 붓기는 했지만 덕분에 스테이크 본연의 맛이라 고는 싹 날아간 스테이크 덮밥이 탄생해 버렸다. “미안해, 야치. 이것밖에 없어.” 더 먹을 걸 찾아보려고 했지만 시간도 없고 애초에 다른 사람과 같이 먹을 걸 전제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양이 부족한 건 마찬가지였다. 유이 는 수저를 야치 앞으로 밀어주면서 우는소리를 했다. 모처럼 야치가 집에 온 김에 실력 발휘라고 할까 싶었더니. 스테이크야 그냥 구우면 끝인 요 리였지만 번거롭지 않은 대신에 맛이 끝내주게 있는 요리였다. 스테이크, 덮밥. 유이는 젓가락으로 괜스레 밥 위에 올려진 스테이크를 꾹꾹 찔렀다. 동양과 서양의 혼합식이라고 생각하면 완벽하겠으나. 그녀는 야치의 얼굴을 살폈다. 그녀를 위해서 이렇게 한 건데 야치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도 저도 따질 것 없이 상황 종료다. 막 수저를 집 어가던 야치의 시선과 딱 마주쳤다. 야치는 유이에게 눈을 쌔액 휘어 웃어주었다. 담뿍 맑은 표정이 얼굴에 서리는 걸 보고서야 유이는 간신히 안심할 수 있었다. 애초에 야치가 정 성을 담아 준비한 걸 싫어할 거라고 생각한 데서부터 잘못 판단한 셈이 었다. 스테이크도 밥도 마음에 드는지 야치는 두 손을 모아 잘 먹겠다는 표시를 했다. 그 와중에도 입에서는 멍멍 소리밖에 나오지 않았다. 유이 는 문득 손을 뻗어서 그 귀여운 머리를 폭 눌러주고 싶어졌다. 식탁 앞이 라 그만두기는 했지만. 잘 먹겠습니다, 야치를 따라 고분고분 인사하고 유이는 밥을 한 숟가락 입에 넣었다. 그래도 소스를 듬뿍 뿌린 탓인지 생각보다는 먹을 만했다. 야치도 어지간히 배가 고팠는지 고개 한 번 들지 않고 스테이크 덮밥을 전부 먹어치웠다. 조그마한 입으로 오물오물 씹어 삼키는 걸 가끔 슬쩍슬 쩍 쳐다보면서 유이는 즐거운 저녁 식사를 했다. 후식으로 씻은 과일을 입에 쏙쏙 밀어 넣어주는 건 다른 사람은 알지 못할 행복이었다. 옆에 찰싹 달라붙어 있는 야치에게 먹여주고 입에 넣어주기를 반복하 다 보니 벌써 한 바구니가 텅 비어버렸다. 먹어야겠다고 생각했으면서도 유이는 막상 하나를 입에 넣을 때마다 예쁜 웃음을 돌려주는 야치를 보 며 자기 입에는 과일 하나 가져다 대지 못했다. 불룩한 볼이 아삭아삭 소 리와 함께 과일을 씹어 넘기는 걸 보면서 유이는 야치의 머리만 사락사 락 쓰다듬어주었다. 하나둘 먹여주다 보니 바구니가 금방 텅 비었다. “더 줄까?” 도리도리. 그녀의 표정만 봐도 알 수 있었다. 하나도 더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배부르다는 얼굴. 유이가 빈 바구니를 가져다 놓기 위해 일어서기 전에 야치는 먼저 그의 무릎을 자치하고 발랑 누워버렸다. 한참 부스럭대 는 머리카락이 간지러워서 유이는 야치가 그녀의 무릎 위 적당한 자리를 잡는 내내 깔깔대는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한참을 뒤적거린 후에야 야치는 자리를 잡았는지 편안한 표정으로 눈 을 감았다. 눈을 감기 전 고개를 살짝 치켜 유이와 시선을 마주하는 걸 잊지 않았다. 매일매일 코트를 달리고 굴러가면서 연습을 했다. 하나의 공이라도 더 치기 위해 한 번의 공이라도 더 받기 위해 있는 힘껏 달리 고 또 달렸던 다리였다. 부드러운 살 대신에 탄탄한 근육이 서려 있었다. 하지만 야치는 그녀의 다리가 마음에 쏙 든 것 같았다. 게다가 유이도 고 작 요만한 무게 하나 감당 못 할 리 없었고. 그녀와 시선을 마주한 야치의 입매가 만족스럽게 휘어졌다. 유이는 덩 달아 웃어주었다. 슬쩍 휘어져 있던 눈꼬리를 원래로 돌릴 쯤에, 야치는 이미 고개를 묻고 잠이라도 잘 준비를 하고 있었다. 눈을 감고 몸을 웅크 린 그녀가 정말 잠이 든 건 순식간이었다. 담요라도 덮어주고 싶어 움직 일 때마다 야치의 머리에 돋은 조그마한 귀가 같이 쫑긋거렸고, 그래서 유이는 결국 벽에 기대어 다리만 뻗은 채 야치의 베개가 되어줄 수밖에 없었다. 오늘은 피곤했다. 연습을 끝내자마자 히나타에게 끌려오다시피 불려와 서는 다짜고짜 야치를 넘겨받았다. 그녀의 모습에 놀란 가슴도 있고 아무 래도 집에 손님이 와 있다 보면 이래저래 신경을 더 쓸 수밖에 없는 노 릇이었다. 게다가 어쨌건 저녁 식사도 배불리 먹었고. 과일이야 그녀 대 신에 날름날름 먹어주는 야치를 보고 있다 보니 말 그대로 먹지 않아도 배가 잔뜩 불렀다. 따뜻하고, 작고, 귀엽고. 그녀의 무릎을 차지하고 야치 는 새근새근 규칙적인 숨소리와 함께 잠이 들어 있었다. 조용한 방에서 혹시라도 야치를 깨울까 봐 유이는 행동 하나 생각 하나 조심히 할 수밖 에 없었다. 다행히 이제까지 단련된 튼튼한 다리는 유이의 생각대로 꿈쩍 도 하지 않아주었다. 반복되는 숨소리를 듣고 있다 보니 마찬가지로 잠이 왔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건 운동부가 가져야 하는 필수적인 습관이었다. 괜한 연습 을 더 한다고 밤을 지새우는 것보다 컨디션을 조절하는 게 더 영리한 행


동이었다. 유이는 잠이 몰려오는 눈동자를 몇 번이나 깜박거렸다. 거기에 야치의 숨소리가 마치 자장가처럼 들리기도 했다. 결국 유이는 벽에 몸을 기댄 채로 야치와 마찬가지로 눈을 감았다. 새 근새근 잠이 든 손은 야치의 머리를 쓰다듬듯 위에 얹혀 있었다. “죄, 죄, 죄, 죄-” “으음.” “죄송합니다아아앗!” 유이의 아침은 방을 쩌렁쩌렁 울리는 야치의 사과와 함께 시작되었다. 벽에 기대어 있는 건 생각보다 불편했기 때문에 멋대로 고개가 헤에 늘 어져 입가에 침까지 흐른 자국이 있었다. 확실히 누워 자는 것보다 불편 했기 때문에, 유이는 야치가 소리 지르자마자 화들짝 놀라 구르듯이 깨어 났다. 반사적으로 입가를 가리고 얼굴을 붉혔지만, 허리를 완벽히 직각으 로 숙이다 못해 엎드려 절이라도 할 것 같은 야치에게는 다행히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야치는 몇 번씩 유이에게 사과했다. 아침에 눈 을 번쩍 뜨고 보니까 왠지 모르게 그녀의 다리를 베개 삼아서 쿨쿨 자고 있었다고. 중간에 한 번도 깨지 않았는지, 아침 해가 환하게 밝았다. 정작 불편한 표정으로 자는 중에도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 유이를 보고 야치는 데굴데굴 구르듯이 그녀에게서 떨어졌다. 최근 들어 조금 친해졌다고는 해도, 이건 친한 사이에도 도저히 할 수 없는 실례였다. 시간을 확인해보 고 날짜까지 넘어간 걸 본 끝에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야치는 유이가 나 지막이 잠꼬대하는 걸 들었다. 별다른 의미는 없는 신음이었지만, 그녀는 제풀에 찔려서 방안이 떠나가라 사과해 버렸다. “제, 제가 어떻게 여기 있는 줄 조금도 모르겠어요.” 유이는 잠이 덜 깬 눈을 비비���서 야치를 살펴보았다. 생각 없이 태평 스레 이야기하던 남자 배구부원들의 말 대로 고작 하루 자고 일어났을


뿐인데 귀와 꼬리는 깔끔히 사라지고 없었다. 영문을 모르겠다고 울먹이 는 표정에서는 확실히 어제저녁의 기억이 싸악 사라지고 없는 것 같았다. 하긴 애초에 멍멍이라고 짖던 대답이 기억났으면 아무리 야치라고 해도 여기서 사과하기보다 빨개진 얼굴을 잡고 냅다 도망갔을 게 분명했다. 유이는 두 팔을 뻗었다. 아무리 기다려도 유이의 대답이 없었기 때문인 지 야치는 푸욱 숙인 허리를 들었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야치 씨, 이리와.” “응?” 야치는 영문도 모르고 유이의 품에 순순히 안겼다. 어제와는 다르게 품 에서 조금 어색한 듯 이리저리 꼬물대는 야치를 끌어안고 유이는 그녀의 머리를 슥슥 쓰다듬었다. 귀는 없지만, 가느다란 머리카락은 여전히 손가 락 끝에서 부들부들 감겼다. “아, 뭔지는 모르겠지만- 기분 좋아.” 야치는 그녀의 품에서 헤실헤실 웃었다. 기분 좋게 추욱 늘어진 야치를 끌어안고 유이는 괜스레 선심 쓰는 척 속삭였다. 같이 아침 식사 하면, 어제는 전부 용서해줄게. 기억도 전혀 나지 않으면서 야치는 고개를 마구 끄덕였다. 오늘도 마찬가지로 멋진 아침이 되겠지, 품 안의 온기를 끌어 안으면서 유이는 야치의 뺨에 제 뺨을 살짝 가져다 댔다. END

Í

HQ! : 배포본

야치가 멍멍 날짜 ┃ 2016년 08월 14일 CP ┃ 유이x야치 이 책은 HQ의 2차 창작으로 작품 및 등장인물과 어떤 현실적 관계가 없는 허구입니다. 이 글의 내용은 원작이 아니며 이 글에 사용된 설정은 2차 창작을 위한 변경 및 재해석을 거쳤음을 안내드립니다. 예쁜 표지를 그려주신 요구르트님 감사드립니다. ⓒ Copyright 2016.


Boww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