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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다 나와!” 와장창창. 가게의 탁자 하나가 완벽하게 부서지는 소리였다. 튼튼해 보였 던 나무탁자 하나는 못과 다리가 분리되어 바닥으로 나뒹굴었다. 조금 전까 지 그 위에 얹혀 있던 술잔이니 술병이니 그릇과 안주 덩어리도 마찬가지였 다. 판자 위에 떨어진 유리잔이 썩 무사하지는 않았다. 유리가 깨지는 소리 도 당연히 그 위에 섞여들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괴력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소리 한 번 빽 질렀을 뿐이다. 굳이 따지면 힘이 센 건 맞지만, 그녀는 탁자 위에 손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술을 한 번에 들이켜고 탁자에 내려놓고.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목소리를 높였다. 꺄아아아, 높은 괴성이 주점을 꽉 채우고 사람들은 귀를 막았다. 간신히 고개를 들고 있는 몇 사람이나 덜덜 떨리던 탁자가 부서져 조각나는 걸 볼 수 있었다. 옆 탁자에서 술병을 낚아채었어도 아무도 말리는 사람이 없었다. 블랙 카 나리는 손에 쥔 술병의 목을 수도로 날리고 그대로 목구멍으로 꿀꺽꿀꺽 들 이부었다. 한 병이 비워지는 건 얼마 걸리지도 않았다. 그녀는 다시 빈 술병 을 탁자에 쾅 내려두었다. 그와 동시에 탁자에 앉아있던 술꾼들이 벌떡 일 어나 구석으로 도망갔다. 이미 부서진 제 탁자는 내버려 둔 채로 카나리는 방금 막 도망간 사람들 의 탁자 위에 발을 턱 하니 올렸다. 취해서 붉어진 얼굴에는 취기뿐만이 아 니라 화 또한 함께 어려 있었다. 카나리는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그녀 의 시선이 닿는 곳의 사람들은 입만 꾹 다물고 움찔거렸다. 탁자 위를 주먹 이 치는 건 한순간이었다. “방금까지 내 여자 훔쳐보던 놈들 있잖아! 빨리 안 튀어나와?” “잠깐만, 좀 진정해.” 이대로 내버려 두면 두 번째 탁자마저 위태로울 지경이다. 이미 부서져 버린 하나는 되돌릴 수 없었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그녀의 음파를 미리 막 을 수 있었다면 이런 일도 벌어지지 않았겠지만, 자타나 또한 술에 어느 정 도 취해 있었다. 평소보다 느린 반응을 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카나리가 소리를 지른 건 갑작스러웠다. 탁자가 부서지는 광경을 실시간으로 바라보


며 자타나는 그녀의 소리를 뒤늦게 막기 위해서 주문을 외워야 했다. 낭랑 한 목소리는 평소라면 주목을 받고도 남을 터였지만, 이번만큼은 카나리가 내지르는 공기의 울림에 턱 하니 묻혀버렸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자타나 는 그래서 아무런 시선을 받지 않았다. 카나리는- 시선을 받기는 했지만 아 무도 그녀와 눈을 마주하려 들지는 않았다.

결국 자타나는 직 접 걸어 카나리의 앞을 막아서야 했다. 탁자와 바짝 붙어 있었기 때문에 어 쩔 수 없이 탁자 위에 몸을 걸치고 앉아서. 의자는 나동그라진 지 오래고 카나리가 다리를 얹은 쪽에 무게가 실린 탁자는 금방이라도 넘어질 것처럼 삐걱거리고 있었다. 균형을 잡기 위해서 자타나는 탁자의 끝부분에 비딱하 고작 자타나가 끌어당기는 힘으로 그녀는 오지 않았다.

게 무게를 실었다.

곡선에 둥글게 드러낸 어깨가 잘 보이는 자세였다. 자타나의 목소리 때문이 아니더라도, 딱 시선 가운데를 막고 있기 때문에 카나리는 그녀의 모습에 시선을 줄 수밖에 없었다. 아래 위로 자타나를 훑어보고서 카나리는 입가에 만족스럽게 웃음을 머금었다. 조금 전까지 화를 내고 있었다는 건 까맣게 잊어버리기라도 한 것 같았다. 놀랍지는 않았다. 원래 술이라는 게 다 그렇고 술에 취한 사람이 다 그렇다. 다만 다른 사람도 아니고 초인적 능력을 가진 히어로이니만큼 행여나 일이 더 커지지 않도록 자타나가 옆에서 막아주는 것뿐이었다. “뭐야, 자타나. 유혹이라도 하는 거야?” “이봐, 술을 너무 마셨어. 그러게 주량 자랑은 왜 하는 거야.” “으응- 너 오늘따라 좀 예쁘구나.” “너무 많이 마셨다니까.” 자타나는 쯧 혀를 찼다. 샐쭉 웃는 카나리의 시선 앞에서 화를 내려고 해 도 어떻게 화를 낼 수 없었다. 자타나는 탁자 위 카나리의 다리를 슬쩍 밀 었다. 꼼짝없이 자리를 지킬 것만 같던 그녀는 순순히 손짓에 밀려나 주었 다. 탁자에서 떨어지자마자 휘청거리는 카나리를 부축해, 자타나는 얼굴을 가리기 위해 자신의 모자를 빌려주었다. 그녀는 마술을 사용하는 사람. 모자 그러려던 바는 아니었지만 미 한 다리의


모자를 꺼내는 정도의 마술은 항상 준비하고 다녔다. 크기 만 다른 모자를 나란히 머리에 쓰고 그들은 술집을 나섰다. 가라앉은 분위 기는 어떻게 할 수 없었지만, 적어도 부서진 탁자의 몫은 할 수 있다. 자타 나는 품에서 지갑을 꺼내 주인에게 아무렇게나 던져주었다. 당연히, 카나리 안에서 또 다른

가 저지른 일이니만큼 카나리의 지갑이었다.

떻 든 탁자값은 받아야겠다는 의지가 섰는지 주인은 눈 치를 보면서도 지갑을 헐레벌떡 확인했다. 현금이 모조리 사라진 지갑을 그 들에게 도로 던져주었을 때야 카나리는 자타나의 목에 팔을 둘렀다. 빨갛게 달아오른 뺨을 자타나에게 멋대로 비비느라 애써 그녀가 씌워준 모자가 벗 겨질 뻔했다. 자타나는 카나리를 슬쩍 밀어내면서도 술집을 한 바퀴 둘러보 았다. 카나리는 이미 생각이 그녀에게로 온통 옮겨가 있다고는 해도, 자타나 는 당연히 잊지 않았다. 그녀는 일단 카나리보다 술을 덜 마셨다. 그 와 에도 어 게

드리겠습니다! 자타나는 그녀의 특기로 다른 사람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자랑스레 여겼다. 카나리와 약속이 있는 날에 도 마찬가지였다. 탁자 하나를 차지하고 둘이 나란히 앉자마자 시선이 집중 되었다. 객관적으로 보아도 자타나도 카나리 눈에 확 띌 정도의 미인이었다. 여자들 둘만, 남성 하나 끼이지 않고 술병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걸 보면서 주변에서 꽤나 불편한 시선이 쏟아져 왔다. 하지만 이런 시선을 유리하게 바꾸는 건 다름 아닌 자타나가 언제나 하던 역할이었다. 아까 전부터 그녀 들을 노리던 남자 두 쌍의 시선이 거세어지더니 탁자에서 일어났다. 히어로 의 역할을 하는 만큼 불순한 시선에는 민감할 수밖에 없다. 자타나는 그들이 다가오기도 전에 냅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술잔을 기울 이고 있던 카나리의 시선도 별 볼 일 없는 남자 두 명에게서 자타나에게로 옮겨왔다. 의자 위로 폴짝 올라선 자타나는 술을 마시고 있던 모든 사람들 의 주목을 받았다. 두 팔을 펼치고 이리저리 돌아보다가, 자타나는 모든 시 선이 모였을 때 비로소 배 위에 팔을 올리고 과장스레 인사했다. “여기 모여 있는 여러분, 술만 마셔서는 흥이 부족한 법!” 마술을 선보여


“아가 가 말도

잘하네!”

씩 거나하게 들이킨 채였다. 얼 굴이 벌게진 남자 하나가 팔을 휘둘러 그녀를 연호했다. 그에 따라 환호성 이 따라 나왔다. 시선을 집중시킨 그녀가 무얼 하려고 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던 사람들이었지만, 자타나가 그녀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실크햇을 손 위에 든 순간 표정이 달라졌다. 마술! 마술이구만!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 모 르겠지만 다들 손을 마주쳐서 짝짝 박수를 쳤다. 자타나는 입가에 웃음을 머금고 모자를 들었다. 사람들이 기대하는 마술. 자아, 그럼. 흔해 빠졌긴 해 도 모자에서 뭔가 꺼내는 걸로 시작하죠. 하얀 비둘기가 팔랑 날아오르고 순식간에 술집은 요란해졌다. 건배! 자타나의 마술이 하나씩 펼쳐질 때마다 요란하게 건배하는 소리가 울렸다. 건배! 그 목소리에는 자타나의 바로 앞에 앉은 카나리도 섞여 있었 다. 자타나는 가끔씩 술잔을 들어 건네주는 카나리의 손을 잡았다. 술잔도 슬쩍 옮겨 잡고 천장 높이 치켜들었다. 멋진 마술과 즐거운 기분과 흥겨운 시간이 늦은 주점에서는 이미 다들 몇 잔

시간에 대고.

“건 !”

배 청하 자마자 사람들은 마찬가지로 목소리를 올렸다.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술을 단 한 번에 들이켜 술잔은 비었다. “워후, 이거 기분 좋은데. 역시 네 마술은 끝내준다니까.” 자타나가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을 때, 이미 그녀들에게로 쏠리 는 시선 대부분은 사라지고 없었다. 바뀐 분위기 속에서 사람들은 자타나의 마술 이야기와 기분 좋게 떠들만한 소재를 몇 번씩 하고 또 했다. 자타나는 손에 쥔 술잔을 내려놓자마자 어깨 위에 처억 걸쳐지는 무게에 돌아보았다. 카나리의 앞에는 이미 빈 술병이 몇 개나 쌓여 있었다. 빨갛게 달아오른 얼 굴을 한 채로 카나리는 자타나를 끌어안았다. 앉자마자 끌어당기는 힘 때문 에 자타나는 본의 아니게 자타나의 품에 안겼다. 그녀를 꼭 끌어안은 카나리의 입에서는 알코올 냄새가 풀풀 났다. 한 병, 아무래도 술에 취하면 기분이 올라가기 마 이다. 자타나가 건 를


세 병. 자타나는 카나리의 앞에 나란히 쌓인 빈 병을 눈짓으로 세었 다. 카나리와 앉아서 나란히 비운 건 두 병이었지만, 자타나가 일어선 그사 이에 멋대로 세 병씩이나 늘어 있었다. 병을 하나씩 들어서 한 방울도 남지 않게 비어버린 걸 확인하고 자타나는 고개를 저었다. 카나리의 주량이 약한 편은 아니었다. 적어도 히어로로서 단련된 체력이 허락하는 만큼은 마셨다. 하지만 그게 도수 높은 병을 세 병 넘게 비울 정도로 강하다는 건 아니 었다. 그 정도면 어지간히 술꾼으로 태어나거나 처음부터 초인의 육체를 가 지고 있어야 했다. 세 병은 카나리에게도 강한 양이었기 때문에, 자타나가 앉았을 때 이미 그녀는 거나하게 취해 있었다. 카나리는 취해서 해롱해롱 꼬이는 목소리로 자타나에게 말을 걸었다. 그녀를 끌어안는 팔과 균형을 잡 지 못해 자꾸만 툭툭 떨어지는 머리가 그렇게 기분 나쁘지는 않아서 자타나 는 팔을 뻗어 그녀의 등을 툭툭 쓸어주었다. 혼자서라도 마시려고 해도 이 미 탁자에 남은 술은 없었다. 한 병 더 주문할까 싶었지만, 그녀의 입에만 들어갈 것 같지는 않았다. 카나리는 취하기는 했지만 기운이 남아 있었고 자타나는 거기에 더 술을 먹여서 돌아갈 때 번쩍 들어 안은 채가 되고 싶지 두 병,

는 않았다.

살살 달랬다. 다시 한 번 손을 들어서 술을 주문하려 는 그녀를 말리고 대신에 얼음을 가득 채운 유리컵을 부탁했다. 술과 물을 구분 못 할 지경이 되기는 했는지 카나리는 손에 쥐여준 물잔도 아랑곳하지 않고 꿀꺽꿀꺽 마셨다. 딱 봐도 오늘의 데이트는 이걸로 글렀다. 자타나는 카나리가 반쯤 남겨둔 물잔을 쥐고서 그대로 목에 들이부었다. 술은 많이 마시지 않았다. 마술 도중에 흥을 돋우기 위해 관객들과 겨룬 몇 잔뿐이었 다. 대신에 말을 많이 해서 그런가 목이 바짝바짝 탔다. 시간이아 그렇게 늦지는 않았지만, 더 마실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다 음 날 숙취를 걱정하면서 자타나는 지갑을 들었다. 취한 사람을 내버려 두 는 건 원래 곤란한 일이었지만 그래도 고작해야 일어났다 오는 짧은 시간이 다. 잠깐 카운터에서 계산하고 오는 정도라면 별다른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물론 자타나의 계산은 카나리에게라면 그렇듯이 영 맞지 않았다. 자타나는 카나리를


몸을 돌리기 무섭게 카나리는 비틀거리며 자리에 섰다. 탁자 에 다리를 쾅 올려놓는 순간, 그 요란한 소리 때문에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 술 을 치르고

었다.

빙빙 꼬이 던 목소리도 그렇게 내지를 때만은 선명하기 그지없었다. 취한 사람의 생각 은 알코올 냄새만큼 빙빙 돈다. 자타나와 함께 짝짝 웃고 이야기하던 게 방 금 전인데도 불구하고 그녀는 금방 다시 화를 냈다. 분명 둘이 막 들어왔을 때 음흉하게 훔쳐보던 시선은 여럿 있었다. 그런 사람만 데려다 멱살을 잡 는다고 해도 한두 명이 아니었다. 자타나도 카나리도 매력적이었고 시선은 어딜 가나 당연히 따라왔다. 둘 다 거리를 걸으면서 그런 시선에 대해 불평 은 했지만 히어로는 항상 시선을 받는다. 시선의 내용이야 조금 달랐지만 워낙 매력적인 걸 어쩌겠느냐면서 농담으로 넘어갔다. 물론 기분이 좋을 리 가 없었다. 그냥 참고 넘어갈 뿐이었다. 적어도 술이 들어간 카나리는 그걸 그냥 넘길 생각이 없어 보였다. 저녁의 바람은 시원했다. 카나리는 자타나에게 이제 아주 두 팔로 매달려 있는 채였다. 술 때문에 열이 올라 후끈해진 살갗이 맞닿았다. 자타나는 그 나마 하나 빈 팔로 화끈거리는 얼굴에 손부채질을 했다. “난- 다른 건 몰라도 말이지.” 카나리는 자타나에게 얼굴을 폭 기댔다. 화사한 금발이 어깨를 타고 미끄 러졌다. 간질간질 어깨를 스치는 감각에 자타나는 조심스레 머리카락을 모 아 카나리의 귀 뒤로 넘겨주었다. 전투에 긴 머리카락은 딱히 도움이 되는 요소가 아니었다. 카나리는 몇 번이나 머리카락을 잡으면서 자를까 말까 고 민했다. 자타나는 그 고민을 듣고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머리카락이 거치적 거린다면 언제든 묶어줄 테니까. 손가락 사이에 걸리는 금발을 쓰다듬으면 서 자타나는 잔뜩 아쉬운 목소리를 냈다. 원체 한 번 고집한 건 굽히지 않 는 카나리였기 때문에 자타나는 마술로라도 돌려낼 생각을 하고 있었다. 카 나리는 그래도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다가 대신 자타나에게 등을 돌렸다. 어서 묶어 줘, 자타나. 자타나는 잠깐 눈을 깜박이다가 고운 머리카락을 손 카나리는 주변을 둘러보면서 하나하나 눈을 마주 다. 취해서


모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자르지 않고 내버려 두 었던 머리카락이다. “다른 건 몰라도, 내 여자에게 눈길 주는 건 못 참아. 어디서 그따위 시선 에 끌어 았다. 그녀가

을 들이대는 거야?” “내 여자라니, 그런 소리를

럼 아니라는 거야?”

멋대로 하고.”

“그

“그건 아니지만.”

끝을 조금 흐리는 자타나의 목소리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카나리는 투 덜투덜 불평을 시작했다. 자타나가 끄는 대로 한 발 한 발 걸음을 옮기면서 도 입은 쉴 새 없이 움직였다. 네가 마술사라는 건 좋지만, 지금처럼 모두의 앞에 서는 건 싫어. 너를 훔쳐보는 눈길이 얼마나 많았는데. 긴 팔 옷에 긴 바지 목도리까지 꽁꽁 싸매지 않으면-. 마술을 좋다고 구경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지만 몸매가 드러난 옷에다가 화사하게 웃는 표정을 하고 있는 자타나를 눈독 들이는 사람 또한 많았다. 원래 카나리도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술을 마시려는 생각은 하지 않았 다. 하지만 즐거운 자타나의 웃음을 방해할 수도 없고, 술집의 분위기도 그 녀 때문에 신나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카나리는 그녀를 향해 눈길을 주는 사람이 보일 때마다 한 잔씩 들이켰다. 나가서 발로 걷어차는 대신에 술을 한 잔씩. 한 명에, 한 잔씩. 자타나로 향하는 시선은 많았고 카나리는 어느 새 몇 병째의 술을 들이붓고 있었다. 더듬더듬 꼬인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카나리를 보다가 자타나는 한숨을 쉬었다. 이럴 때 보면 틴에이저들과 다를 바도 없다. 그러니까, 내가 너무 예뻐서. 특히 그녀를 가로막던 순간의 자타나는 누군가 멋대로 데려가 청혼 이라도 할까 겁이 날 정도로 예뻤다면서 카나리는 고개를 톡 떨어뜨렸다. 비비적 자타나의 어깨에 얼굴을 마구 묻는 카나리는 아직까지 하고 싶은 말이 굉장히 많아 보였지만, 늦은 저녁, 아무도 없는 거리, 술에 취한 게 명 백한 목소리로 말을 더 하게 두고 싶지는 않았다. “잠깐만 여기 좀 봐.”


“으응,

뭔- …으응.”

틀어막았다. 적들에게 공포가 되 는 그 음색도 자타나의 앞에서는 항상 너그럽게 사그라들었다. 이번에도 카 나리는 슬쩍 시선을 감고 자타나의 키스를 얌전히 받았다. 몇 번 입술이 이 리저리 맞부딪쳤다. 그러니까 그렇게 몸을 가누지도 못하는 카나리는 정신 이 쏘옥 없는 그 모습마저 예뻐서. 누군가 멋대로 데려가 청혼이라도 할까 겁이 나는 건 이쪽도 마찬가지다. 자타나는 제 입술로 카나리의 목소리를

자타나는 카나리를 끌어안으며 다시 손부채질을 했다. 카나리의 붉어진

귓가는 아마 아직도 깨지 않은 술 때문일지 몰랐다. “술은 좀 적당히 마시자.” 카나리는 대답하지 않았지만, 자타나는 그녀의 품에서 고개를 끄덕이는 움직임을 느끼고 살폿 웃어버렸다.

END

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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