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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진남호. 그의 몰골은 처참했다. 몸 어느 한 곳도 성한 데라곤 없었으며, 어느 부분은 살점이 뭉턱 떨어져 나가 있기도 했다. 하지만 전삼대가 질려 버렸듯 그의 기세는 변함이 없었다. "후후후... 맞는 사람은 나인데 어찌 네가 더 못 견디느냐?" 전삼대는 허탈한 음성으로 낮게 읊조렸다. "나 전삼대는 너같이 지독한 놈은 처음 봤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차라리 존경심이 일 지경이다." 전삼대는 그 한 마디를 내뱉고는 철문을 닫으며 나가 버렸다. 혼자 남게 된 진남호는 음울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과연 이런 고초를 겪을 만한 가치가 있을까?" 애초부터 도독부의 군사들에게 끌려온 것은 계획의 일부였다. 아앵의 절대적인 공헌(?)까지도 실은 그의 복안에 미리 포함되어 있던 부분이었다. 또 사흘간 밤낮없이 고통을 당했다고는 하나 이런 식의 매질이란 그에게 있어서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 그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갖가지 극형을 두루 경험해 보았던 위인이었다. 다만 심중에서 치미는 모멸감이 견디기 힘들 따름이었다. '으음, 어쩔 수 없지. 이미 쏘아진 화살이니 결과를 기다리는 수밖에는........' 진남호는 이어 한 가지 의문을 떠올렸다. '반희빈, 대체 그녀가 천마신궁과 무슨 관련이 있단 말인가?' 비록 뇌옥의 사슬에 감겨 있었으나 그의 눈빛은 결코 고문을 당하고 있는 죄수의 그것이 아니었다. 오군도독부로 돌아온 반희빈은 내내 안절부절이었다. 죽어라 연구한 끝에 어느 정도의 추리는 서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그 해결이었다. '만일 내 짐작이 틀리지 않는다면.......' 그녀는 입술을 악물더니 나직히 불렀다. "아앵." 아앵은 그 소리를 듣자 재빨리 방문 밖에 시립했다. "네, 하명하세요. 아가씨." 그녀는 반희빈의 기색이 초췌해진 것을 보고는 벌써부터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었다. 경위야 되었든 자신으로 인해 섬기는 아가씨가 괴로와하고 있으니 마음이 편할 리가 없었다. "이리 들어 오너라." "네." 방안으로 들어선 아앵은 반희빈을 마주 대하자 자신도 모르게 잔뜩 움츠러 들고 말았다. 죄지은 있는 만큼 두려운 감정은 숨길래야 숨길 수가 없었다. 반희빈이 이를 모를 리 없었다. 그녀는 탄식하며 입을 열었다. "아앵, 너지?" "아, 아가씨께선 지금 무슨 말씀을......?" "숨길 필요 없다. 아앵, 너밖에는 그럴 사람이 없어. 대체 이 집안에서 너 말고 누가 나에 대해 있단 말이냐?" 아앵은 일순 눈앞이 캄캄해지는 것을 느꼈다. 곁에서 함께 지낸 덕에 반희빈이 영리하다는 사실은 있었지만 설마하니 막바로 여기까지 짚어 내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것이다. 아앵은 털썩 무릎을 꿇었다. 실상 그녀의 최대 약점은 거짓을 둘러댈 줄 모르는 것이기도 했다. "용... 용서해 주세요, 소비는 다만 아가씨가 걱정되어서......." "알고 있다. 네가 나를 위해서 그랬다는 것을. 또 너 자신을 위해서도, 그렇지 않으냐?" "아, 아가씨......."

어찌

것이

알고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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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호가행 제5권 검궁인 저 42장 뇌정삼식(雷霆三式) 소리가 들린 곳을 향해 전력으로 질주해 갔다. 꽤 많은 날짜가 지나고 있었다. "또 그... 고맙다는 말......." 주서혜의 음성이 격정을 띄었다. 그녀는 진일문이 떠날 때면 언제나 고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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