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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길을 그처럼 빨리 달릴 수 있는 말은 흔치 않다. 이 점을 감안한다면 그 말은 희대의 명마임에 틀림없었다. 마상에는 흑의를 입은 한 인물이 타고 있었다. 반희빈이었다. 마침내 그녀는 오군도독부를 빠져 나와 홀가분하게 사냥을 즐기고자 하는 것이었다. 어느 새 그녀는 궁장으로 틀어 올렸던 머리도 길게 풀어 내려 검은 끈 하나로 질끈 동여매고 있었다. 자세히 보기 전에는 그녀가 여인이라는 것조차도 알 수가 없을 정도였다. "호호호! 홍아, 우리 한 번 신나게 달려 보자." 히히히힝--! 반희빈의 활기 찬 웃음 소리, 그리고 주인의 기분을 아는 듯한 말울음 소리가 허공에서 한 차례 진하게 어우러졌다. 동시에 홍아라는 말은 눈부신 속도로 질주하기 시작했다. "추려! 저 말은 분명 추려다." 한 사내. 행색으로 미루어 그가 사냥꾼이라는 것은 한 눈에도 알 수 있었다. 언제부터인지는 알 수 없으나 그는 반희빈이 사라진 방향을 응시하며 중얼거리고 있었다. 턱밑에 아무렇게나 까칠하게 자라 있는 수염을 제외하고는 제법 영준한 청년이다. 서늘한 빛을 발하는 그의 눈에는 어느 덧 감개무량한 표정이 떠오르고 있었다. "정녕 의외다. 이 곳에서 추려를 다시 만나다니......." 그는 입가에 의미심장한 미소를 매달았다. "반희빈, 매우 특이한 여인이다. 모든 면에서 일반적인 상식을 벗어나고 있구나." 청년은 반희빈이 타고 있는 말을 비롯하여 그녀 자체에 대해서도 꽤나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그의 눈이 순간적으로 기오한 빛을 뿜어냈다. "그런 여인에게 근접하는 방법이란 한 가지 밖에 없다. 그것은 그녀와 마찬가지로 상식선을 벗어나서 행동하는 것 뿐이다." 청년은 가볍게 어깨를 흔들었다. 스슷--! 그의 신형은 흡사 행운유수처럼 눈깜짝할 사이에 숲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정말이지, 분통이 터져서 돌아 버릴 지경이었다. 그것도 한 두번이라면 모를까 벌써 몇 번째인가? 활을 당겼으되 평소와는 달리 실패만을 거듭하고 있으니 말이다. 반희빈은 호흡을 조절하며 십여장 밖에 서 있는 한 마리의 노루를 향해 활시위를 당겼다. '이번에야 설마.......' 핑--! 화살 한 대가 허공을 가르며 쾌속하게 날아갔다. 그러자 명중이 되었는지 노루는 펄쩍 뛰어 올랐다가 그대로 쓰러졌다. '아! 드디어 성공이군.' 반희빈은 희열에 싸인 채 말을 몰았다. 그녀의 활솜씨라면 이미 정평이 나 있는 터였다. 능히 백보 밖에서도 솔방울을 쏘아서 맞출 수 있는 수준이었다. 과연 죽은 노루의 목에는 붉은 깃털이 달린 화살이 꽂혀 있었다. 그것은 물론 반희빈이 쏘았던 화살이었다. 반희빈은 미소를 떠올리며 말에서 훌쩍 뛰어 내렸다. 그리고는 화살을 뽑아 내기 위해 노루의 목에 손을 가져갔다. 그런데 그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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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호가행 제5권 검궁인 저 42장 뇌정삼식(雷霆三式) 소리가 들린 곳을 향해 전력으로 질주해 갔다. 꽤 많은 날짜가 지나고 있었다. "또 그... 고맙다는 말......." 주서혜의 음성이 격정을 띄었다. 그녀는 진일문이 떠날 때면 언제나 고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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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호가행 제5권 검궁인 저 42장 뇌정삼식(雷霆三式) 소리가 들린 곳을 향해 전력으로 질주해 갔다. 꽤 많은 날짜가 지나고 있었다. "또 그... 고맙다는 말......." 주서혜의 음성이 격정을 띄었다. 그녀는 진일문이 떠날 때면 언제나 고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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