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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서도 번뜩이는 것은 병기였다. 대체 무슨 일인가? 실상 무무곡은 인적이 드문 황지였다. 일 년 가야 이 곳을 찾는 사람이란 고작 한, 두 사람에 불과할 정도였다. 이따금씩 사냥꾼이 짐승을 잡기 위해 들어서는 경우도 있었으나 그들도 밤낮이 구별 없는 짙은 안개 때문에 대개는 깊숙이 들어가지 못하고 돌아 나가기 일쑤였다. 스스-- 스스슥--! 암흑 속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의 숫자는 점차로 불어났다. 그러다 문득 개중 누군가가 입을 열었다. "대체 무슨 연유로 이렇게 삭막한 곳에서 집회를 연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군." 다른 사람이 그 말을 받았다. "우리야 알 수 있나? 그저 윗쪽에서 시키는 대로 할 뿐이지." "쩝! 오늘밤은 심상치가 않단 말이야. 오면서 일월맹 놈들을 보지 않았나? 그 놈들이 얼씬거리는 것은 아무래도 수상하다구." 같은 시각. 비슷한 대화는 다른 곳에서도 들려 오고 있었다. "흐흐... 다섯 개 분타의 인원을 모두 집결시키다니 무슨 일이 있기는 있는 모양이군." "요즘 들어 삼성림 놈들이 뜸하다 했더니 별일도 다 있군. 불원간 큰 충돌이 있을 조짐이던데, 혹 그 일 때문이 아닐까?" "그야 알 수 없지. 하지만 이 곳은 정말 음침하이. 이런 데서 싸워야 한다면 사양하고 싶은 걸?" "그렇지 않아도 양타주께서 미리 말씀이 계셨네. 부근에서 삼성림의 회천궁(廻天宮) 놈들이 출몰하니 주의하라고 말일세." 정녕 기이한 일이었다. 한밤중, 무무곡에 몰려 든 인영들은 각기 다른 집단에 소속된 자들로 하나같이 왜 이 곳에 모이게 되었는지를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 무무곡은 넓다. 그리고 이를 입증하기라도 하듯 가장 깊숙한 쪽에는 또 다른 부류의 인물들이 줄곧 침묵을 유지한 채 대기하고 있었다. 그들은 대략 이백여 명쯤 되었는데, 모두 소매에 색색의 띠를 두르고 있었다. 그 표식은 강호인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것으로써 바로 삼성림의 구대신궁 가운데 회천궁 인물들이 신분을 구분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단이었다. 결국 무무곡에는 적어도 삼개 세력이 동시에 운집해 있다는 말이 되었다. 그 중에는 삼성림을 비롯해 일월맹, 그리고 신비에 가리워진 천의회의 고수들까지도 포함되어 있었다. 달이 떠올랐다. 그러나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달빛은 무무곡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했다. 짙은 안개가 모두 차단해 버리기 때문이었다. 불현듯 어딘가에서 처절한 비명이 들렸다. "으악--!" 그것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게 했을 뿐 아니라 섬뜩하고 불길한 예감을 불러 일으켰다. 곡내에서 은잠하고 있던 인물들은 저마다 가슴이 써늘하게 식는 것을 느꼈다. 그들은 각처에서 따로 명을 받고 이 곳으로 왔으며 최고의 수뇌들은 아직 당도하지도 않은 상태였다. 따라서 그들은 명령체계가 갖추어지지 않았고, 이로 인해 더 없이 불안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크아악--!" 또 한 차례의 비명이 들려 왔다. 그것은 실로 모골이 송연해지는 순간이었다. 이렇게 되자 인영들은 자신도 모르게 하나, 둘 병기를 뽑아들기 시작했다. 그것은 위기에 대한 본능적인 반사 작용이었다. 휘이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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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호가행 제5권 검궁인 저 42장 뇌정삼식(雷霆三式) 소리가 들린 곳을 향해 전력으로 질주해 갔다. 꽤 많은 날짜가 지나고 있었다. "또 그... 고맙다는 말......." 주서혜의 음성이 격정을 띄었다. 그녀는 진일문이 떠날 때면 언제나 고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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