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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도 있었고, 또 어떤 기녀는 투실투실한 젖가슴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기도 했다. 진일문도 이 소동에 놀라 밖으로 뛰어 나왔다. 그러나 내용을 알게 되자 그는 그만 멍해지고 말았다. 범인은 허무영이었다. 그가 각 방의 문을 벌컥벌컥 열어 제끼고는 안에 든 사람들을 향해 힘차게 방뇨를 해버린 것이었다. 이런 괴행은 실로 듣지도, 보지도 못했었다. 진일문은 어이가 없어진 나머지 실소할 수밖에 없었다. '쯧! 그토록 술을 마셔 대더니만.......' 그의 심정이 이러니 졸지에 변을 당한 손님들은 오죽하겠는가?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허무영은 그게 아니었다. "으하하하... 더러운 것들! 오줌 벼락이나 맞아라." 그는 혀 꼬부라진 소리로 고함을 지르며 이리저리 도망치는 사람들을 쫓아가 아직도 오줌을 내갈기고 있었다. 이 때, 진일문은 볼 수 있었다. 허무영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는 것을. 그것은 좀체로 내비칠 수 없는 사나이의 눈물이자 불운한 영웅의 회한이 깃든 눈물이기도 했다. 허무영. 그는 미쳐 버린 듯 울다 웃기를 거듭하면서 지난 밤에 마셨던 백로송엽주를 오줌 줄기로 만들어 뿌려대고 있었다. "으흐... 으하하하... 으허헉......." 허무영의 발작은 방안에 돌아와서도 그치지 않았다. 그는 백치 같은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흘려 내고 있었다. 진일문은 역시 묵묵히 그가 하는 대로 내버려 두었다. 곁에서 청하가 그 광경을 바라보다가 무서운지 몸을 움츠렸다. "저 분... 혹 병이라도 있으셨던 것 아니에요?" 진일문은 담담히 말했다. "아니, 세상에 다시 태어나기 위한 진통일 뿐이다." 청하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세상에 다시 태어나요?" 아마도 그녀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모양이었다. 진일문은 스스로에게 고하는 기분으로 말을 이었다. "숨을 쉰다고 해서 다 사는 것은 아니다. 요는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한 것이지. 그러기 위해서는 때에 따라 알에서 깨어나는 아픔도 겪어야 한다." 청하는 여전히 알아듣지 못하고 눈만 깜빡거렸다. 바닥에서 뒹굴고 있던 허무영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 "맞아! 흐흐흐... 나 같은 놈에게는 그런 아픔이 필요하지. 흐흐흐... 그러나 내가 뒤집어 쓰고 있는 이 놈의 알은 너무 단단하단 말이다. 흐흐흐......." 진일문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허형, 알이 그대로 알로써 머물러 있는 법은 없소. 왜냐하면 그 속에는 비상하려는 몸짓이 들어있기 때문이오." 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럼 기다리겠소. 당신이 스스로 나를 찾아 오시오." 진일문은 말을 마치자 미련없이 자리를 떴다. 그가 막 방밖으로 나왔을 때였다. 뒤에서 허무영이 그에게 물었다. "자네, 정말 나를 놓아 주는 건가?" 진일문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대꾸했다. "세상에 지기를 믿지 않으면 누구를 믿는단 말이오?" 고개를 든 허무영의 얼굴이 몇 차례나 변화를 일으켰다. 그러다 문득 그의 눈에서 기광이 번쩍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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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호가행 제5권 검궁인 저 42장 뇌정삼식(雷霆三式) 소리가 들린 곳을 향해 전력으로 질주해 갔다. 꽤 많은 날짜가 지나고 있었다. "또 그... 고맙다는 말......." 주서혜의 음성이 격정을 띄었다. 그녀는 진일문이 떠날 때면 언제나 고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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