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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장의 장주인 이원외는 주변에 널리 알려진데 반해 실체를 드러내지 않아 언제나 신비한 존재였다. 그러한 이원외가 극진히 모신다는 손님이 바로 이 두 청년이기도 했다. 어쨌든 한창 혈기방장한 나이에 한가하게, 그것도 벌써 두 달 여에 이르도록 하루종일 낚시질만 하고 있는 두 사람은 이래저래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해가 기울고 있었다. 이때쯤이면 늘 그랬던 것처럼 아마도 두 청년은 서로 약속이라도 한 듯 낚시도구를 챙기리라. 그러나 오늘따라 두 사람 중 누구도 일어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특히 검은 옷을 입은 청년은 더 무심한 기색이었다. 찌는 물 속으로 숨은지 오래였으며 낚싯대 끝이 계속 끄덕이며 그를 부르고 있었다. 필시 고기가 걸려 있는 게 틀림 없건만 그는 낚싯대를 끌어올릴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 옆의 백의청년은 그런 그에게 달리 말을 하지 않았다. 그로부터 한참이 지나자 고기가 제 풀에 바늘에서 떨어져 나갔는지 찌는 다시 떠올랐다. 아울러 낚싯대도 정상을 되찾았다. 백의청년은 그제서야 비로소 물었다. "허형, 무슨 생각을 하고 있소?" 흑의청년이 무감동한 음성으로 반문했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 것 같소?" 백의청년은 씨익 웃었다. "허형의 생각을 알면 내가 어찌 물어 보았겠소?" "그럼 내가 아무렇게나 꾸며 얘기해도 진형은 모르겠구려?" "후후...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오. 지금 내가 물은 것은 나름대로 느끼는 바가 있어서니까." "그렇다면 진형이 내 속을 들여다 보았단 말이오?" 백의청년, 즉 진일문은 삿갓을 약간 들어 올렸다. 그러자 석양빛에 그의 준수한 얼굴이 드러났다. 그의 입가에는 의미를 감춘 듯 신비한 미소가 드리워져 있었다. 허무영. 그는 진일문과 이가장에 머물면서 이렇듯 낚시로 소일을 하고 있었다. 황룡사가보로부터 곧장 이 곳으로 끌려온(?) 그였다. 실상 허무영으로 말하자면 모든 의혹의 열쇠를 쥐고 있는 장본인이었다. 하지만 그는 늘상 입을 굳게 다물고 있어 진일문 측에 막대한 고심을 안겨 주고 있기도 했다. 진일문은 사가보에 닥친 위난을 해결해 준 후로 그 배후 세력인 천마신궁에 대해 궁금한 점이 너무도 많았다. 그리하여 허무영을 추궁하고자 했으나 그동안 아무 소득도 얻지 못했다. 그렇다고 고문이라는 수단을 동원할 수도 없었다. 그것은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허무영에게만은 절대로 통하지 않을 방법이었다. 삶과 죽음을 희롱하는 냉소주의자에게 어떤 고문인들 제대로 먹혀 들겠는가? 진일문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장자(莊子)의 추수편(秋水篇)에 한 일화가 있소이다. 어쩐지 우리들의 대화가 그것과 흡사하다는 생각이 드는구려." 허무영은 입맛을 쩍 다셨다. "재미있겠군. 어디, 들려 주겠소?" 진일문은 빙긋 웃으며 얘기를 꺼냈다. "장자가 혜자(慧子)와 함께 호수에 있는 다리 위를 거닐고 있었소. 그 때 장자가 물을 내려 보면서 말했소. '피라미가 나와 조용히 노네. 저것이야말로 저 고기의 즐거움이네.' 그 말을 듣고 혜자가 말하기를, '자네가 물고기가 아닌데 어찌 물고기의 즐거움을 아는가?' 라고 했소." 그러자 의외로 허무영이 그의 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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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호가행 제5권 검궁인 저 42장 뇌정삼식(雷霆三式) 소리가 들린 곳을 향해 전력으로 질주해 갔다. 꽤 많은 날짜가 지나고 있었다. "또 그... 고맙다는 말......." 주서혜의 음성이 격정을 띄었다. 그녀는 진일문이 떠날 때면 언제나 고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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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호가행 제5권 검궁인 저 42장 뇌정삼식(雷霆三式) 소리가 들린 곳을 향해 전력으로 질주해 갔다. 꽤 많은 날짜가 지나고 있었다. "또 그... 고맙다는 말......." 주서혜의 음성이 격정을 띄었다. 그녀는 진일문이 떠날 때면 언제나 고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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