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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핫......!" 그는 만면에 오만한 표정을 지으며 내뱉듯 말했다. "아무리 본보의 명예가 추락해 있다고는 하나 사매가 어찌 그런 의원 나부랑이에게 관심을 가진단 말이오? 그것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오." 성낙수는 웃음기를 거두며 정색을 지었다. "사제는 의외로 단순하군. 강호에는 예로부터 숱한 기인이사들이 존재해 왔거늘......." 독고준의 검미가 불쑥 치켜 올라갔다. "그럼 그 자가 변장이라도 하고 있단 말이오?" 성낙수는 묘한 어투로 응수했다. "황보총관이 과거 녹림에서 어떤 별호로 통했는지 아는가?" "흐음?" "백변환요(百變幻妖)! 이 정도면 되었나? 황보총관은 한 눈에 그 자가 변장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네." "그렇다면!" 독고준은 흡사 벼락이라도 맞은듯 몸을 부르르 떨었다. 성낙수가 그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을 이었다. "내게 본시 야심이 없었다면 그것은 거짓말일 걸세. 그러나 이 사형은 사부께서 돌아가신 이후로 많은 것을 생각했네. 나는 앞으로 사제가 사매와 잘 되어 본보를 일으켜 주기를 희망하고 있네. 나도 곁에서 돕겠네. 그래야만 억울하게 눈을 감으신 사부의 영령께서도 한을 푸실 수 있을 것이 아닌가?" 성낙수의 음성은 어느덧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독고준은 한동안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더니 잠시 후에는 태도를 가다듬어 성낙수에게 정중히 포권을 했다. "소제, 부끄럽기 짝이 없소이다. 사형께서 거기까지 생각하고 계신 줄은 꿈에도 몰랐소이다." 성낙수의 눈이 따스한 감정을 담은 채 그를 응시했다. "자네는 반드시 사매를 얻어야 하네. 그래야만 우리 사형제가 서로 뜻을 합칠 수 있네. 그렇지 않은가?" "사형......." 독고준은 감격한 나머지 채 말을 잇지 못했다. 성낙수가 빙긋 웃으며 그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그럼, 나는 이만 들어가 보겠네." 독고준은 출렁이는 시선으로 멀어져가는 성낙수의 뒷모습을 응시했다. 그러다 문득 그는 입술을 기이하게 움직였다. "죽인다! 사매에게 접근하는 놈은 모두......!" 스파앗! 검광이 작렬했다. 놀랍게도 백일홍은 삼십육 조각으로 흩어져 그의 발치에 떨어지고 있었다. 45 장 불륜(不倫)의 업(業) 대해약포(大海藥鋪). 이 곳은 황룡산 기슭에 있는 소규모의 약포였다. 그러나 이 약포의 존재는 의외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그것은 바로 황룡산에서 생산되는 질 좋은 약재 때문이었다. 각 처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곤 했던 것이다. 대해약포의 주인은 장만생(張萬生)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손익 계산에 그다지 연연해하지 않는 인물로서 손님이 없는 날이면 의례 졸고 있기가 일쑤였다. 이경이 넘어서자 장만생은 점포의 문을 닫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그가 기지개를 켜며 늘어지게 하품을 하고 있을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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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호가행 제5권 검궁인 저 42장 뇌정삼식(雷霆三式) 소리가 들린 곳을 향해 전력으로 질주해 갔다. 꽤 많은 날짜가 지나고 있었다. "또 그... 고맙다는 말......." 주서혜의 음성이 격정을 띄었다. 그녀는 진일문이 떠날 때면 언제나 고맙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