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

황보인의 물음에 사영화는 간단히 답했다. "귀선생께서 밤에만 발견할 수 있는 희귀한 약초를 구하러 가신다고 했어요. 귀빈이시니 당연히 동행을 해 드려야죠." "밤길이 위험하거늘, 다른 사람을 시키십시오." "아니에요. 자고 있는 사람들을 깨우기도 그렇고, 귀선생은 제가 모셔 왔으니 안내도 제가 해 드려야죠." 황보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조심해서 다녀 오십시오." 그러나 두 남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그의 눈은 기이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는 어둠 속에서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귀불여, 어찌 보면 무공이 측량할 길 없이 높은 자 같기도 하고 어찌 보면 무공을 전혀 모르는 자 같기도 하니......." 그도 곧 몸을 돌렸다. 옥수미랑 독고준. 화원에서 홀로 서성이고 있는 그는 별호답게 여전히 준수했다. 미풍에 금삼자락을 휘날리고 서 있는 그의 모습은 어떤 여인일지라도 한 눈에 반해 버릴 정도로 뛰어난 미남이었다. 하지만 그의 표정은 전에 없이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는 최근 들어 생긴 현상으로써 그 이유는 한 여인 때문이었다. 정녕 믿지 못할 일이었다. 언제고 손만 뻗으면 어떤 여인이라도 취할 수 있었던 그가 아닌가? 실제로 여인에 관한 한 그는 항상 자신감에 넘쳐 있었다. 그런데 이번의 경우만은 예외였다. 그가 마음에 두고 있는 여인이 평범한 여인이었던들 이런 일은 결코 없었으리라. 그 여인이란 바로 황룡사가보의 금지옥엽인 사영화였다. 독고준이 사영화를 소유하고자 한 것은 아주 오래 전부터였다. 사영화는 절세적인 미색을 지니고 있기도 했지만 그녀를 얻는 것은 곧 차기의 사가보주가 된다는 의미였기 때문이다. 그의 최대 경쟁자는 아무래도 사형인 백의유검 성낙수였다. 성낙수는 서열상으로 그렇거니와 나이가 위인지라 혼처가 달리 정해지지 않은 이상 의식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그러나 이런 조건에도 불구하고 독고준은 그 경쟁에서 꽤 낙관적인 기분을 가질 수 있었다. 그것은 성낙수가 다른 면이라면 몰라도 최소한 여인의 마음을 끄는데 있어서 만큼은 자신의 적수가 못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인품, 언행 등의 감탄할 요소들을 갖춘 성낙수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솔직히 매력과는 별개였다. 사영화도 그를 어려워 하기는 했지만 이렇다 하게 관심을 보인 적은 없었다. 독고준. 그는 음울한 얼굴로 사영화의 아름다운 얼굴을 떠올렸다. 따지고 보면 그가 불안해하는 것은 그녀의 마음이었다. 사영화는 마교에 인질로 잡혀갔다 돌아온 후로는 그를 대하는 태도가 싹 바뀌어 있었다. 물론 성격적으로도 많이 달라져 있었으나 유독 그에 대한 감정에서 큰 변화를 보였다. 그렇다고 그녀가 무례하게 군 적은 없었다. 아니, 전보다 오히려 깍듯하게 사형으로써 예우를 하고 있었다. 독고준은 바로 이 점이 마음에 걸렸다. 그것은 바꾸어 말하면 그만큼 거리감이 생겼다는 뜻이 된다. 또한 이는 그녀의 마음이 혹 다른 곳에 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빌어먹을!" 파앗!

b8-5  

영웅호가행 제5권 검궁인 저 42장 뇌정삼식(雷霆三式) 소리가 들린 곳을 향해 전력으로 질주해 갔다. 꽤 많은 날짜가 지나고 있었다. "또 그... 고맙다는 말......." 주서혜의 음성이 격정을 띄었다. 그녀는 진일문이 떠날 때면 언제나 고맙다고...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