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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일문은 크게 외치며 그 인영에게로 날아갔다. 하지만 그가 막 다가서서 손을 내밀었을 때였다. 인영은 되려 그에게 맹렬한 일격을 가해왔다. "어림없다! 흉적." 쉭! "누님! 소제, 진일문이오. 진정 하시오." 진일문은 예상치 않았던 공격에 급히 한 손을 뻗어 이를 막았다. 그러나 다른 한 손은 그대로 육선고의 무력해져 있는 육신을 받아 안고 있었다. 그는 멀리서부터 이미 그녀가 전신을 피로 적시고 있는 것을 보았던 것이다. "동생!" 육선고는 비로소 그의 품으로 쓰러지듯 안겨 왔다. "죽어라--!" 무너져 내린 벽 쪽에서 살찬 일갈과 함께 시뻘건 장세가 몰려 나왔다. 진일문은 상황을 짐작했던지라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좌수로 비취검을 휘둘렀다. 츠읏! 비취검에서 푸른 전광이 일직선으로 뻗어 나갔다. 진일문이 무의식 중에서도 뇌정삼식의 기수식인 전궁일도를 펼친 것이다. 물론 뇌정도로 펼쳤을 때와는 크게 차이가 있었지만. "헉!" 다급한 신음성이 울렸다. 이어 벽에서 튀어나온 또 하나의 인영은 바로 광무진인이었다. 그는 가슴에서 솟구치는 피분수를 손으로 막으며 경악에 찬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 때, 진일문의 가슴에 안겨 있던 육선고가 숨가쁘게 말했다. "나... 나.... 멸천삼관을... 발동시킨지 오래예요. 빨리 서쪽의 통로로.... 시간이 없어, 동생......." 상황은 너무도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진일문으로서는 더 이상 무엇도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그는 진기를 실어 외쳤다. "모두들 불초를 따르시오--!" 다른 부언도, 피아(彼我)의 구분도 일체 필요치 않았다. 현재의 중인들에게는 그 한 마디면 충분했다. 돌로 된 사방 벽에 쩍쩍 금이 가고 천정이 곳곳에서 무너지기 시작한 지금, 이끌어 줄 구원자 외에 무엇이 더 요구되겠는가? 휘익--! 진일문은 앞서 신형을 날렸다. 그러자 정사의 모든 인물들이 처음으로 한 덩어리가 되어 그의 뒤를 따랐다. 우르르르-- 콰콰쾅--! 군호들이 빠져나가기가 무섭게 광장이 허물어져 내렸다. 삽시에 광장은 거대한 암석들과 흙더미에 파묻혀 그 자취를 감추어 버리고 말았다. 위기의 순간을 아슬아슬하게 넘긴 군호들은 저마다 진저리를 치며 가슴을 쓸고 있었다. 진일문은 품안에 육선고를 안은 채 계속 그녀가 지시하는 대로 달리고 있었다. 뒤쪽에서는 폭음이 연이어 울렸고, 더러는 뭇군호들의 단말마가 섞여 들려 오기도 했다. '아! 저들은 끝내 이 곳에서 부질없이 산화하고 마는구나.' 진일문은 내심 탄식해마지 않았으나 그렇다고 그들로 인해 발길을 멈출 수는 없었다. 그것은 물론 자신을 따르고 있는 더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의식해서였다. '일월맹! 내 절대로 용서치 않으리라.' 43 장 구주동맹(九洲同盟) 꽤 많은 날짜가 지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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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호가행 제5권 검궁인 저 42장 뇌정삼식(雷霆三式) 소리가 들린 곳을 향해 전력으로 질주해 갔다. 꽤 많은 날짜가 지나고 있었다. "또 그... 고맙다는 말......." 주서혜의 음성이 격정을 띄었다. 그녀는 진일문이 떠날 때면 언제나 고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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