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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오왕 합려는 듣자하니 무인(武人)이라 하던데, 형님께서 검을 만드는 솜씨가 아주 신기하여 오나라의 백성으로 맞아 들여 살게 한 것인가 본데, 그것이 어째서 화근이 되었다는 것입니까?] 그 남자, 간장(干將)이 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오왕 합려는 무인이지만, 성격이 아주 제멋대로라네. 천하 만물을 모두 자기 멋대로 하려고 하는 사람이네. 그는 우리 부부가 만든 검을 한번 보고는 영원히 자기 혼자만 소유하려 고 마음 먹고는 사람을 보내 말하기를, <과연 너희 두 부부의 보검 만드는 솜씨는 천하 일품이다. 너희 두 사람은 오나라의 백성이 되어 오직 오나라를 위해서 만 검을 만들도록 해라. 과인이 명하노니 너희 두 부부는 반 년 내에 쇠를 진흙처럼 깍을 수 있고 훅 불면 머리카락을 자 를 수 있고 단 칼에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보검을 만들도록 해라. 만약 만들지 못하면 과인이 너희 간씨 문중의 모든 사 람의 목을 베겠다.> 이렇게 말했다네! 이제 그 약속한 기한이 가까웠으니, 만약 그러한 보검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간씨 문중의 생명을 어떻 게 건질 수 있겠나? 자네가 한번 말해 보게나. 이 간장이 저 화로 속에 들어가, 나 한 사람의 몸으로 가족 전체의 생명을 구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말이네!] 간장의 아내인 막야(莫邪)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남편께서는 소첩이 잉태하고 있는 것을 아시고는 자기의 몸 을 바쳐서 검을 만들려는 결심을 더욱 굳히신 거예요! 아아, 남편은 일생 동안 검을 만드는 일을 영광스럽게 생각하셨었 는데, 뜻밖에도 그가 결국 그 검을 만드는 일로 인해 죽게 되었으니...] 막야는 말을 할수록 슬퍼져서 눈물을 주르르 흘렸다. 귀곡자는 여자가 우는 소리를 가장 무서워했다. 왜냐하면 그 가 어렸을 적에 숙모의 울음소리에 놀란 적이 있었기 때문이 었다. 숙모는 채찍으로 그를 때릴 때마다 항상 울면서 큰 소 리로 외치곤 했었다. [맞아라! 맞아라! 이것은 네 숙부가 잘 되길 바라기에 숙모 가 모진 마음을 먹고 너를 때리는 것이다!] 귀곡자는 숙모가 우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반항하고픈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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