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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미처 피할 사이가 없어 멸절마검에서 절초중의 절초인 멸절건곤을 펼쳤다. 쑤아앙! 밀물같은 검기가 일어나며 천하에서 유명한 멸절마검이 여덟개의 검영에 덮쳐 들었 다. 차차창! 고막이 터지는 듯한 음향과 함께 진궁의 몸은 뒤로 주르르 밀려났다. 그는 멸절건곤을 펼쳤는데도 좌백의 검세를 감당하지 못하고 밀려난 것이다. "이럴 수가......" 그가 놀라 우뚝 서 있을 때, 휘잉! 좌백의 검이 풍차처럼 회전하며 다시 덮쳐 들었다. 이번에는 어이없게도 열 여섯개의 검영이 날아 들었다. 하늘이 온통 검영으로 뒤덮인 것 같 았다. 진궁은 멍하니 서 있다가 악독한 기색을 떠올렸다. 그는 양밗보여주마. 멸절만리홍! 멸절마검중의 최절초이며 천하에서 가장 잔인하다는 멸절만리홍이 가공할 검기를 뿜어대며 좌백에 게 덮쳐 들었다. 쑤아앙......! 좌백의 몸은 열 여 개의 검영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무섭게 회전하며 풍차처럼 덮쳐드는 열 여섯 개의 검. 그리고 끔찍한 파공음을 내며 짓쳐 들어오는 하나의 혈검. 두 개의 정면으로 마주쳤다. 쾅! 검과 검이 부딪쳤는데 어이없게도 벼락치는 소리가 들렸다. 비무대가 온통 지진을 만난 듯 마구 뒤흔들렸다. 중인들은 너무도 긴장되어 숨도 쉬지 못한 채 비무대위를 주시했다. 대위에는 두 사람이 우뚝 서 있었다. 좌백은 손에 눈부신 은검을 든 채 백의를 펄럭이며 우뚝 서 있었다. 그의 전면에는 진궁이 시뻘건 혈검을 든 채 있었다. 두 사람의 몸에는 아무런 상처도 보이지 않았다. 중인들은 누가 이겼는지를 몰라 어리둥절해졌다. 허나 아무도 움직이는 사람은 없었다. 문득 진궁이 눈가를 실룩거리다가 광소를 토해냈다. "크하하...... 좌백! 정말 대단하구나......" 그는 악독한 시선으로 좌백을 노려보더니 몸을 날려 사라져 버렸다. 군웅들은 무슨 영문인지 몰라 어안이 벙벙해져 두리번거렸다. 그때 참관인석에 앉아 있던 이한상이 조용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번 싸움은 좌소협의 승리예요!" 군웅들은 모두 그녀를 주시했다. 그녀는 티한점 없는 깨끗한 얼굴에 별다른 표정을 짓지않고 냉정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마지막 격돌에서 두 사람은 모두 사십 육검을 사용했어요. 진궁이 이십 사검, 좌소협이 삼 십이검 이예요. 진궁은 좌소협의 삼십이검을 모두 막아냈지만 그 여력을 감당치 못하고 내상을 입게 된 것이예요." 그제야 군웅들은 이번 싸움이 좌백의 승리임을 알고 함성을 질렀다. "와아...... 과연 천하제일수다!" "화산고학 만세!" 이번의 격돌은 올해의 영웅대회에서 가장 치열한 것이었다. 군웅들 중 고수들은 많이 있었지만 누구도 그들의 승부에 대해 정확히 알지를 못했다. 헌데 검후 이한상은 그 찰나적인 순간에 그들이 몇 회의 검법을 구사했는지도 모두 알고 있다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제야 중인들은 검후라는 이름이 단순한 허명이 아님을 실감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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