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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뭘 그렇게 나쁜 짓을 했다는 거예요? 레오니는 결혼하고 싶어하지 않았단 말이에요. 안 그렇다면 그 애가 왜 켐프스톤의 영주를 딱 잘라 거절했겠어요?] 주디스는 과감하게 따지듯 물었다. [그녀가 날 거절한 데에는 당신이 모르는 이유가 있었소.] 롤프가 불쑥 끼여들며 냉정하게 말을 이었다. [부인, 당신이 레오니에게 했던 짓은 마땅히..... 그렇지만 난 당신에게 볼일은 없소. 내가 당신에게 요구하는 건 당신의 명령들을 수행하는 사람의 이름이오. 그 어떤 명령이든 간에.] 그녀는 고집스럽게 턱을 치켜올렸다. [여기에 내 명령을 따르기를 주저할 사람은 한 사람도......] 윌리암이 부르르 떨며 또 그녀를 때렸다. [그가 알고 싶어하는 걸 말해. 안 그러면 정말이지---.] [리처 캘베리예요!] 주디스는 그 이름을 내뱉으면서도 어쩌면 자신에게 자비를 베풀지도 모른다고 희망이 일었다. 끊는 리처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생각하지도 못했고, 그를 보호할 생각은 더더군다나 없었다. [그..... 그는 우리 하급 장교인데, 레오니는 그가 어떤 자인 줄 알고 있어 레오니를 윽박지르기에 적합한 사람이었어요.] 롤프는 윌리암이 하고 싶은 대로 주디스를 처리하게 내버려두고, 돌아서서 방을 나갔다. 막사에서 몬티윈 부하들과 함께 있는 리처 캘베리를 찾아냈을 때, 롤프의 표정은 달라졌다. 그는 분노를 마음 깊숙이 감추었다. 그 남자는 거대한 짐승 같았다. 살찐 팔과 가슴, 거대한 두손. 레오니가 무지막지하게 맞았을 건 뻔한 일이었다. 작은 레오니가 이런 엄청난 체격의 남자에 대해서 스스로를 방어한다는 건 도저히 불가능했다. 이런 괴물을

견뎌낼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니,

그녀는

얼마나

용감하고

얼마나

어리석었던가! 그녀에서는 전혀 승산이 없었다. 따라서 그 대가로 리처 역시 오늘 그 어떤 승산도 갖지 못하리라. 리처는 롤프 던버트의 이글거리는 눈빛을 보고서 그가 왜 자신을 찾아 왔는지는 재빨리 깨달았다. 그는 궁지로 몰고 간 그 의리 없는 주디스에게 욕을 퍼부었다. 그렇지만 그녀가 윌리암 영주의 딸을 때리라고 그에게 명령했을 때, 그렇게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예상하고 있었다. 귀족이라는 특별한 신분의 레오니를 구타하면서도 리처는 짜릿한 쾌감을 느꼈지만, 그녀의 특별한 신분은 그의 행위를 죄로 만들었다. 그에게 누가 그 짓을 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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