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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바쁜 사람인데도 나를 위해 긴 시간을 할애해 주었어요. 이 사업을 어떤 식으로 시작했는지, 성 안의 무척 많은 부분을 새롭게 한 이야기, 성의 역사 속에 일어났던 여러 변화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어요. 저곳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호텔이 된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예요. 저렇게 아름답고 호화로우며, 멋진 조각이나 골동품과 회화로 가득차 있기 때문이고말고요…" 죠디의 목소리는 점점 가늘어지더니, 잠시 말을 끊었다가 겸손하게 덧붙였다. "이런 이야기라면, 몇 시간 이야기해도 끝나지 않아요." "너의 파트너에 대해서 묻고 있는 거야." "아아, 그렇지요." 죠디의 눈은 생기를 띠며, 수정처럼 번쩍번쩍 빛났다. "그가 얼마나 매력적이고 자상한가는 이야기했어요. 다 털어놓으면, 첫째로는 그가 굉장히 멋쟁이라서 압도당했어요. 그렇지만 나중에는 그쪽에서 나의 기분을 즐겁게 해 주었어요. 그리고 저 낭만적인 분위기 속에서 식사할 무렵에는 완전히 점잖아요. 어떻게 해서 나는 이렇게 핸섬한 신사와 정원이나 크리브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커다란 창 아래의 은밀한 특별석에서 함께 식사를 할 수 있는지 이상하여 어찌할 바를 몰랐어. 마치 옛날 이야기 같은 것이구말구요." "벌 할아버지가 주변을 돌아다니는 것이 싫다고 말하지 않았니?" "아니요. 실제로 두 사람은 만나서 서로를 좋아하게 되었어요. 브레이크 씨는 정원수 한 사람에게 작은 집을 안내하게 했어요. 몇 주간이나 비어 있었기 때문에 즉시 살 수 있게끔 되어 있지 않았지만, 가구만은 갖춰져 있었어요. 그러자 벌 할아버지는 옷상자를 가지고 곧 이사를 했어요." 죠디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계속 말하다 보니 로셀이 갈 곳이 없는 벌 할아버지를 내쫓으려 했던 일이 생각나서 어쩔 수 없이 생각나지 않도록 감정을 억눌렀다. "브레이크 씨가 벌 할아버지 같은 사람을 필요로 한다니, 도저히 생각할 수 없어. 할아버지가 되어서 어떤 이득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그 반대가 아니냐 말야. 그런데도 브레이크 씨는 벌에게 작은 집을 제공했다는 거야?" "그럼요." 죠디는 처음의 것을 무시하며 대답했다. "영지 속에는 무척 많은 작은 집이 있어요. 대부분은 원래 사슴 사냥터였던 곳으로 사람의 눈에 띄지 않도록 있어, 호텔의 종업원, 주로 정원사가 쓰고 있어요." "정원사라고." 로셀은 혼자말을 했다. "내 아파트에는 정원조차 없는데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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