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27

Page 93

과거의 일을 들추는 강혁의 말에 이회장의 얼굴이 창백하게 굳어지고 있었다. [그 기술을 바탕으로 참으로 튼튼해 지셨더군요. 한영규 사장과 그의 부인을 자살로까지 몰아서 말입 니다.] [자... 자네 누군가?] [16 살에 미국에 고아처럼 버려진 그분의 아들입니다. 당신 때문에 한순간에 부모를 잃고 한국으로 돌 아올 비행기표도 구하지 못한 체 살아남으려고 밑바닥에서 벌레처럼 산 한영규사장의 아들. 부모님의 장례식조차 보지 못한 그 분의 아들이지요. 누구냐고 묻는 걸 보니 기억은 하고 계신가 보군요. 이회장 님] [그....그...건 기업이란 건 원래 그런 거 아닌가. 자네도 해봐서 알텐데...] [당신은 그런 식으로 이만큼 키웠습니까? 교수였던 아버지가 하실 수 있는 건 연구와 기술개발 뿐이 었습니다. 당신은 그분이 평생을 바쳐 만들어낸 기술을 가로채 간 것이고. 그것도 아주 비열한 방법으로 말입니다. 16 년을 기다렸습니다. 당신에게 되돌려주기 위해. 이젠 당신이 받을 차롑니다.] [무... 슨 말인가?] [선우반도체 합병건. 취소됐음을 알려주는 겁니다.] [말도 안돼. 그렇게 일방적으로 취소하면 자네가 손해배상을 해야 할텐데...] [손해배상이라, 아마도 저에게 손해배상을 하셔야 할 듯 한데요. 조작된 회계 자료로 인해 그 동안 우리가 헛된 시간과 돈을 들인 것에 대해서 말입니다. 그리고 한국 정부에 공식으로 항의를 보낼 예정 입니다. 기업의 감사에 좀더 철저하든지 아니면 적어도 외국기업과 합병을 추진하려는 기업의 회계사는 제대로 된 자질을 갖춘 사람을 쓰라고 말입니다. ] [안...돼...] 이회장의 눈에 그의 기업이 뿌리부터 흔들리는 것이 보였다. 이대로 합병이 무산된 것이 보도 된다면 회생할 수 없을 정도로 타격을 받을 것이다. 합병을 담보로 끌어다 쓴 돈도 엄청난데... [아 잊을 뻔했는데... 그 동안 댁의 따님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에는 감사를 드려야 겠군요. 아주 훌 륭한 따님입니다. 특히 침대에서는 말입니다.] 그 말에 시연은 사색이 된 얼굴로 강혁을 보았다.


Issuu converts static files into: digital portfolios, online yearbooks, online catalogs, digital photo albums and more. Sign up and create your flip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