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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다. 너도 아직 날 사랑하고 있다는 거 알고 있어. 그런데... 어떻게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될 수 있는 거야? 내가 안보이니? 내가?] 시연은 그녀의 어깨에 올려진 그의 손을 털어냈다. 차갑게 굳어지고 있었다. 여전히 눈물을 감추지 못 하고 있으면서고 그녀의 얼굴이 차갑게, 냉정하게 변해가고 있었다. [난 안보였어요? 내가 당신 앞에서 그렇게 매달리며 지옥에서 꺼내달라고 했을 때... 그땐 내가 안보여 서 그런 건 가요? 어떻게 그렇게 이기적이에요? 당신 밖에 몰라요? 당신 감정만 중요한 거에요? 다른 사람들은 한번도 생각 못 해봤어요? 나.. 솔직히 못 믿겠어요. 당신은 지금 당신의 애완동물이 새주인에 게 적응하고 지내는 것에 화가난 것 뿐이에요. 그런 이기적인 감정에 사랑이란 이름 같다 붙이지 말아 요] 시연은 그의 앞에서 냉정히 돌아서 그녀의 방으로 돌아가 문을 잠갔다. 언제가 그가 그녀를 향해 문 들 잠그엇듯이 그녀는 그를 향해 문을 잠그었다. 모두 묻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눈을 떴을 때 그녀의 눈을 가득채우던 이 방이 들어왔을 때 시연은 자신이 한순간도 이곳을 그리워하지 않은 적이 없다는 것 을 깨달아버렸다. 그러나... 두려웠다. 너무나 아프게 그를 사랑했던 만큼... 또 다시 아플까봐... 그리고 그 녀 때문에 아파할 민우 때문에 그녀는 더더욱 이곳에 있을 수 없었다. 언제나 따스한 미소를 잃지 않고 지어주는 민우였다. 다른 남자의 아이까지 가졌다는 말을 들었음에도 그녀에게 여전히 따스한 마음으로 대해준 사람이었다. 그런 그를 버릴 수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 감정이 뭐란 말인가? 이곳, 이방에 있 으면서 이제야 안식처로 돌아온 것 같은 편한 느낌은 뭐란 말인가... 강혁은 시연으로부터 철저한 외면 을 당하고 있었다. 그녀의 주위에서, 그녀가 산책이라도 하면 몇걸음 떨어진 곳에서 그녀를 따라 느긋하 게 걷는 그의 존재를 무시하며 시선조차 주지 않아도 그는 항상 그렇게 항상 그녀의 가까이에 있었다. 식사를 하면서 좋은 하루 보냈냐며 일상적인 질문을 해도 시연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의 외면에도 끊 임없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 시연은 어김없이 들고있던 수저를 놓고 자리를 일어섰다. [그렇게 애쓸 필요 없어요. 그래도 난... 남지 않을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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