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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라는 몸을 떨며 귀를 막았다. 코럴 보닝턴은 그런 갤라를 바라보더니 잔을 비우고 긴 속눈썹을 내리깔았다. "왜? 어째서 그런 일을?" 갤라는 망연해 있었다. "보수가

좋았거든요.

그땐

가난했으니까.

템스

강가의

오래

집을

돈이

필요했지요." 갤라는 앨러나의 이야기를 생각해 냈다. "l0 만 파운드를 주고 산 집 말이군요?" 갤라는 다소 반감을 품은 채 말했다. "그러고 보니 누군가 얘기했군." 콘은 조용히 응대했으나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았다. "살아 남은 게 행운이었군요. 부상당하진 않았습니까?" 리차드가 경외하는 표정으로 콘을 바라보았다. "때로는요. 하지만 당시에는 대단하게 생각지도 않았습니다. 젊었고, 무서운 것도 몰랐지요.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서부터는 이리저리 전전하고 있었던데다 자동차 경주 이외엔 삶의 의미도 별로 느끼지 못하던 때였으니까요. 랠리드라이버로는 별로 돈을 벌 수 없어요. 큰 상을 받을 땐 별도지만 시험운전사가 돈 버는 데는 좋은 자리지요." "집을 사고, 그 다음은?" 갤라가 재촉했다. "집을 가지고 나서 조금 안정이 됐지요. 그래서 밤낮없이 일을 했습니다. 그 집은 오랫동안 손질을 하지 않은 상태여서 손이 많이 갔어요. 지붕은 모두 다시 바꿨습니다. l8 세기의 타일을 구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다음엔 토대의 보강, 이 작업은 콘크리트에 관해 상세한 지식을 갖고 있는 친구와 함께 했습니다. 그 다음엔 벽에 붙은 널빤지를 갈아붙이고 회칠을 했습니다. 뭐든지 다 했죠. 운전과는 크게 달라 처음엔 여간 힘들지 않았지만." "그랬겠지요." 앨러나는 그의 전모를 이해한 것이 아니었다. l7 살의 앨러나에게는 그 이면에 숨겨진 고생까지는 보이지 않았던 것이리라. "그렇게 하여 상당한 이득을 보고 팔았군요?" "내놓기가 아까왔지요. 하지만 금전적으로는 이익을 좀 본 게 사실이에요. 그 돈으로 스트라토스 모터스를 샀습니다. 그곳은 웨스트엔드에서도 알려진 자동차 가게였는데, 불경기 때 기울고 말았습니다. 노신사 두 분이 경영하고 있었는데 현대적인 경영에 밀린 거지요. 빚이 불어나고, 업계에서는 두 사람을 전염병 환자 대하듯 피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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