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아우라지에서 한강을 향해 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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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에 다리가 놓이다 : 용산구 이촌동

열차가 덜컹대면서 달리기 시작했다. 차 안을 가득 메운 승객들 은 열차가 기적소리와 함께 달리기 시작하자 일제히 창밖을 내다 보았다. 무거운 쇳덩어리였다. 말이나 소가 끌지 않는데도 승객을 가득 태운 열차가 달리고 있는 것이다. 차창으로 퇴락한 시골집들 과 남루한 마을, 개울과 들판이 휙휙 지나가는 바람에 눈이 어질어 질하여 승객들이 탄성을 내뱉었다. 대부분 생전 처음 열차를 타보 는 사람들이었다. 낮은 언덕에서 아이들이 한 줄로 늘어서서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열차는 빠르게 용산 들판을 달려 한강 철교를 건너기 시작했다. 열차를 탄 사람들의 눈이 다시 한 번 휘둥그레졌다. 열차가 한강 위

3부 아우라지에서 한강을 향해 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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