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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 Culture Review Jou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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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제4차산업시대 A.I와의 전쟁에서 아티스트들은 삼아남을까? 특집인터뷰 천상의 손성완. 오월에 만나다.

2018 may.jun. VOL.14

값 4800원

사:각 2018 may.jun VOL14


2018 소헌문화예술아카데미

2018년 소헌문화예술아카데미 교양강좌 일정 날

강좌 주제

강연자

강의시간

3. 17 셋째 토요일

莊子의 도가사상

이완재 (영남대 명예교수)

3. 24 넷째 토요일

개성적인 詩, 재미있게 읽기

이태수 (시인, 전 매일신문 논설주간)

4. 7 첫째 토요일

현대사회와 인간소외

박승위 (영남대 명예교수, 전 부총장)

4. 21 셋째 토요일

大同思想의 현대적 의미

홍우흠 (모산학술 연구소장)

5. 12 둘째 토요일

펄벅과 한국문화 다시보기

최종고 (서울법대 명예교수, 한국인물전기학회장)

5. 19 셋째 토요일

孝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

김시우 (성산효대학원 교수, 부총장)



6. 2 첫째 토요일

김위홍, 여왕을 세우다

이문기 (경북대 교수)

6. 16 셋째 토요일

대구의 문화예술

홍종흠 (전 매일신문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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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30 다섯째 토요일

시대와 여성

최미화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

9. 2 첫째 토요일

소헌 선생의 삶과 예술

김기탁 (서예가, 전 국립상주대 총장)

9. 15 셋째 토요일

한국서예의 현재와 미래

이동국 (예술의전당 수석큐레이터)

10. 6 셋째 토요일

대구근대미술의 선구자들

김영동 (미술평론가)

10.20 셋째 토요일

한국과 외국 주거 이야기

구본덕 (영남대 교수)

11. 3 첫째 토요일

한국전통건축 읽기

장석하 (경일대 교수)

11.17 셋째 토요일

한국의 사찰건축 이야기

이중우 (건축가, 계명대 명예교수)

12. 1 첫째 토요일

예술가곡 공연과 해설

손정희 (테너, 대구예술가곡회장)

12.15 셋째 토요일

베토벤 음악 해설과 연주

김영준 (바이올리니스트, 서울시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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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17:00

**사정에 의해 일정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

대구 수성구 화랑로 134-5 (만촌동 1330-33) T053.751.8089 http://blog.naver.com/sohen106


Photo Review 사진으로 보는 리뷰

정혜원 사진전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자연과 다큐를 촬영하는 사진작가 정혜원의 7번째 개인전이 김결수갤러리에서 열린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에 걸쳐 마다가스카르 사람들의 일상과 인물을 주제로 촬영한 사진을 선보인다. 작가는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촬영했지만 이곳 마다가스카르 사람들은 왠지 모르게 많이 다름을 느꼈다고한다. 전시기간 2018. 5.25 - 6.10 김결수갤러리 문 의 전시장 010-4501-2777 작가 010-4963-7805 windy0700@naver.com


Art & Culture Review Journal

서기 2018년 5. 6월 호 (통권 14 호)

NO.14 손성완 _ 遷想 _ 66x100cm _ 혼합재료 _2003 대한민국청년 비엔날레(대구, 문화예술회관) 자료제공 _ 손영인 2016년 11월 7일 재등록 대구중, 마00007 격월간지 발행일 2018년 5월 4일 발행인 강금주 관리총괄 조성희 편집부장 박현정 객원취재기자 문미현 이동희 변유빈 이영현 김민상 손태린 양준혁 서미현 손현민 송효주 명예기자 정한주 정도영 박소영 이지희 발행처 사각디자인팩토리 인 쇄 부경인쇄 053.257.8830

sagak@naver.com http://blog.naver.com/sagaknews https://www.facebook.com/sagaknews @sagak_story @sagaknews @sagak_story

사각문화뉴스 http://sagaknews.com/

*본지에 실린 컬럼이나 리뷰는‘사각’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책자에 실린 사진은 본지의 허락을 받고 사용해야 합니다.


Contents 기획 4 기획 제 4차산업사회 시대 : A.I와의 전쟁에서 아티스트들은 살아남을까? 14 특집 인터뷰

리뷰 REVIEW 48 공연 리뷰 연극 연극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연극 라소몽 대구연극제 참여작 3편

손성완 12주기 추모전

연극 순간에서

-천상(遷想 )의 손성완 오월에 만나다!

연극 마르지않는 것

인터뷰 20 가야금 연주자 로사앙상블 대표 정미화 24 현대미술작가 김영세

음악 비아트리오 김광석 클래식 무용 2018 아양신인안무가페스티벌 오페라 나비부인 62 전시리뷰 유리상자 아티스트 프로젝트2018 GAP 전

칼럼 COLUMN

욜로, 오-작가여!(You Only Live Once)’

28 음악이야기

서울 사랑의 묘약

30 특별기고1 32 藝術 담론 36 대중 음악 38 대중문화 읽기

소셜문화N

40 파리에서 온 편지

64 인터뷰 싱어송라이터 김강주

44 특별기고2

66 영화 리뷰 68 추천도서 ·앨범

포토리뷰 1 정혜원 사진전 19 사진으로 보는 프리뷰 : DIMF 23 열전읽기 39 대구컬러풀페스티벌


기획 : THIS ISSUE

제 4차산업사회 시대 :

A.I와의 전쟁에서 아티스트들은 살아남을까? 최신 외신 기사에서 고흐풍의 그림들이 여럿 선보였는데 충격적이게도 그 그림들은 고흐그림을 데이터화해 서 습득한 AI 즉 컴퓨터가 그린 그림들이었다. 그 보다 충격이었던 것은 ‘딥드림’(컴퓨터이름)이 그린 29점의 작품은 지난해 2월 샌프란시스코 미술 경매에서 총 9만7000달러(약 1억1000만원)에 판매됐다. ‘작품’ 중에 는 한 점당 8000달러(920만원)에 팔린 것도 있다. 벌써 사람의 능력치를 넘어 서고 있는데 우리 문화계 예술 인들은 어떻게 미래를 대비하고 예측할것인가?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기획 : THIS ISSUE

intro 4 차산업혁명시대 , 예술의 생존

사물인터넷 , 로봇 , 인공지능 , 모바일 , 무인자동차 , 나노 , 바이오기술 , 3D 프린터등이 4 차산업을 이끄는 소재 들이다 . 이런 첨단기술이 예술가는 이런 변화를 어떻게 바라볼것인가 ? 이제는 인공지능예술에 대한 막연한 두 려움과 거부감이 인공지능예술가 등장을 막을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 작년 2017 년 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에서는 인공지능 등 4 차 산업과 예술이 결합된 미디어아트 축제가 성황 리에 열렸다 . 어렵게 느껴졌던 4 차 산업의 대한 두려움을 예술과 결합된 관람객의 관심을 크게 받기도 했다 . 이상호 컨설팅박사는 문화예술산업 , 4 차 산업혁명에 그 길을 묻다에서 예술이 어떻게 기술을 활용하면서 문화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이동욱박사는 우리가 느끼는 모든 감정을 규칙으로 표현 할 수 없는 한 모방은 가능하나 근본적인 창작은 어려운 것이다 . 결국 도구를 어떻게 잘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다 라고 했다 . 현대미술부분중에 미디어아티스트 하광석 작가는 오히려 창조적 활동을 하는 예술가들이 4 차 산업혁명의 새로 운 시대의 주역이 될 것이라고 했다 . 마지막으로 완벽한 로봇디바 에버를 연출했던 이회수교수는 오히려 예술가들의 영역이 그 어느 때보다 가장 필요한 직업 중 하나가 예술이라고 했다 . 대부분의 예술가가 4 차 산업혁명의 첨단 기술과 상상력이 만나 예술의 창작 범위를 확대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 그 중심에는 창의적인 사고를 가진 집단이 더 활발하게 움직인다고 본다 . 본지 필진들의 언급처럼 4 차 산업혁 명 시대에는 인터넷과 인공지능이 결합하여 서비스와 생산성은 더욱 발전할 것이고 4 차 산업혁명의 중심에 있 는 융합은 사회 전반적으로 혁명으로 다가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글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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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방향을 주도할 것인지 고민을 던졌다 .


기획 : THIS ISSUE

문화예술산업, 4차 산업혁명에 그 길을 묻다. 이상호 코레아트 대표 / 컨설팅학 박사

디지털 산업의 발전이 많은 것을 변화 시키고 있다. 3차 산업인 IT산업을 지나, 지금은 4차 산업인 ICT산업으로 활성화되고 있다. 특히, 정보공유 및 빅데이터의 활용은 생활 패턴 의 변화와 더불어 새로운 경제적 가치사슬도 생겨나고 있다. 4차산업혁명은 인공지능,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만물인터넷(IoE), 3D프린팅, 청색기술 등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초연결, 초지 능, 초융합을 기반으로 사회 전반에 다양한 시대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변화하는 지금,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을까?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인간이 주도적 으로 그 변화와 형성에 기여할 것인지, 예술이 어떻게 기술을 활용하면서 문화예술의 방향을 주도할 것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 다. AI시대의 예술은 이전의 시대와 많이 다르다. 창작방식과 유통방식이 전적으로 달라진 만큼 예술의 개념적 성격이 더욱 강조될

베를린필하모닉 홈페이지 https://www.digitalconcerthall.com/ 디지털 콘서트홀 - 공연을 실시간 보고 들을 수 있는 스트리밍서비스 페이지 한국어 서비스 도 가능하니 들어가서 쉽게 서비스신청가능하다. 나중에는 VR이나 4D로 서비스 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공연장도 영화촬영 스튜디오처럼 디지털화된 융복합적 개방형 창작공연장이 되어야 한다. 하나의 작품을 완벽하게 공연하고 그 현장에서 감동 그대로 촬영하고 재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이를 통한 예술 성과물의 보관과 대중 접근성의 용이함이 바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기도 하다.

것이고 기술에 대한 인간 중심적 이해를 토대로 창의적 데이터 축적을 주도할 것이다. 이러한 축적된 데이터는 정보재로서의 활용을 고민하게 되고, 그 예술 성과물이 가져오는 접근성 확대는 또 다른 전략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테크놀로지와 예술 융 합은 오래전부터 지속되었으나 인공지능처럼 기계와 지능을 가지고 창의적인 예술 활동을 직접하는 경우는 없었다. 이러한 고민의 해결 방안을 어떤게 있을까? 미디어 파사드 또는 3D영상, 홀로그램 백스크린 기법 등을 융합하여 무용이나 뮤지컬, 오페라 등을 재연출한다고 보자. 여기 에 영상무대, 음향 및 조명, 특수효과 등을 재조합하면 또 다른 표현으로 융합된 총체적 예술 작품이 될 것이다. 많은 투자로

그 감동을 공연 현장처럼 언제든지 볼 수 있고, 창작료나 지적소유권 등이 동시에 해결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예술가의 상상은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는 현실 가능한 얘기이며 지금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그때의 감동이 보존 될 수 있고 시스템적 보완과 저렴한 이용료로 제작될 수 있도록 하드웨어적인 준비가 된 곳이 있을까? 아마도 없을 것이다. 바 로 이런 문제들이 공공의 공연장이 해야 할 일이고 나아가야 할 방향이 될 것이다. 공연장도 영화촬영 스튜디오처럼 디지털화된 융복합적 개방형 창작공연장이 되어야 한다. 하나의 작품을 완벽하게 공연하고 그 현장에서 감동 그대로 촬영하고 재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이를 통한 예술 성과물의 보관과 대중 접근성의 용 이함이 바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기도 하다. 인간은‘상상’을 통해 새로운 가치와 욕구를 실현하고자 한다. 그러므로 인간의 욕망과 유희를 자극하는 새로운 예술과 일들 이 생겨나는 것이다. 문화는 인간관계 중심의 가치를 지향하며 고정불변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한다. 오늘도‘상상’의 자전거를 밟으며 흔적의 조각 속에 미래를 꿈꿔본다‘오래된 미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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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상을 준비하고 무대설치에 고민하며 준비했던 예술가의 많은 시간과 노력들이 공연 후 담배연기처럼 사라진다.


‘광란의 아리아scena della pazzia’를 A.I가 부른다고? 이회수 오페라 연출가

뤽 베송 감독의‘제5원소’(The Fifth Element)라는 영화가 있다. 1997년 작품이니 벌써 20년 전 상영되었던 영화다. 내용 중 외계 생명체가 오페라“루치아 디 람메르무어라”에 나오는‘광란의 아리아’(scena della pazzia)를 부르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을 보면서 오페라 아리아를 인간보다 더 잘 부르는 존재가 있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2018년‘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완벽한 로봇디바 에버”를 연출을 하면서 신기하게도 제5원소의 장면이 다시 떠올랐다. 물론 에버는 로봇이고 영화는 외계인이었지만 그때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판타지(fantasy)가 20년 후 현실로 다가 온 것에 대한 충격이 상당했던 것은 사실이다 . 요즘 가장 많이 듣게 되는 말 중 하나가‘제4차 산업혁명’이다. 제4차 산업혁명은 로봇이나 인공지능(AI)을 통해 실재(實在)와 가상이 통합돼 사물을 자동적, 지능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가상 물리 시스템의 구축이 기대되는 산업상의 변화를 말한다. 이 새로운 물결 속에서‘문화예술은 어떻게 반응해야 할 것인가’가 예술계의 가장 큰 고민 가운데 하나이며, 시대에 맞는 인재 양성을 위한 대학의 가장 큰 이슈이자 사회 전반의 화두(話頭)이다. ‘STEAM’라는 말이 있다. 과학 (Science ), 기술 (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예 술 (Art), 수학(Mathematics) 즉 모든 학문 의 융합을 뜻한다. 이 융합의 중심에는‘창의성’(creativity)이 가장 중요하며 앞으로 예술은 누가 어떻게 창 의성을 가지고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창의성은 대체할 수 없는 독보적인 인간의 영역이다. A.I도 인간의 창작물이며 인간의 지식을 습득하고 데이타화 시켜서 발전해간 다. 뤽 베송 감독의‘제5원소’(The Fifth Element) - 광란의 아리아 장면


완벽한 로봇 디바 에버 공연 한 장면 우측이 로봇이다. -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부분이며 대체 불가한 영역이라 할 수 있다. 처음 자동차가 생겼을때 말을 타고 10시간 가던 길을 자동차로 1시간에 가는 것이 가능했을때 사람들은 9시간의 여유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했다. 세탁기가 보급됐을 때 사람들은 적어도 하루 3시간의 여유를 가지게 될 것이라 말했다. 컴퓨터가 생기자 사람들은 마침내 일로부터 해방됐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떠한가? 수 많은 예언가들의 예상과 달리 24시간이 모자른 현대인이 더 많아지고 더 피곤한 삶을 살며 더 빠르고 소모적인 현대에 살고 있는것이 현실이다. 인간은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존재이다. 삶이 바빠질수록 좀 더 느린 편안함 속에서 안정을 찾고 싶어하는 동물이다. 예술은 그런 휴식처를 제공하고 인간이 에너지를 낼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을 준다. 또 인간이 창작을 가능하게 하는 영감이나 창의력 을 낼 수 있게 하는 것도 예술이다. 제 4차혁명시대, 앞으로 예술가들의 영역이 사라질까 우려하는 소리가 많다. 시대에 따라 예술 형태의 유기적 변화는 불가피 하다.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가장 필요한 직업 중 하나가 예술가가 아닐까? 그렇기에 미래 예술가들은 AI와의 싸움에서 더욱 존재 가치와 독보적인 영역을 가질 수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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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부분에서 A.I가 인간을 대신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창의성의 응집체라고 할 수 있는 예술 분야는 인간이 독보적으로


기획 : THIS ISSUE

4차 산업혁명과 예술 하광석 미디어 작가

고대 철학자들과 예술가들은 세계의 자연적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많은 가설과 주장을 펼쳐왔다. 이들은 세계의 혼돈 속 에 질서와 다양성의 근원을 찾고자 했고, 운동과 변화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질료와 형상의 관계는 무엇인가? 등 물리학의 기초가 되는 질문들을 던졌다. 이들이 던진 질문과 설명은 수천 년 동안 기초과학의 토대가 되었고 과학의 발전 을 유도해 왔다. 인간의 창의적 사고를 따라 검증하고 발전해 가든 과학은 순식간에 철학을 추월하여 더 이상 뒤처져있는 철학과 예술이 필요 없다는 듯이 혼자 앞서가고 있다. 이러한 과학과 기술의 발전은 산업혁명을 일으키고 인류의 삶을 바 꾸기 시작했다. 산업혁명의 시작은 석탄을 이용한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기계화 생산을 가능하게 했다. 그 이후에 2차 산업혁명은 전기 를 이용하여 자동화 생산라인을 구축하여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했다. 3차 산업혁명은 컴퓨터의 발전으로 인터넷이라는 거 대한 가상공간을 구축하고 정보 기술 시대를 열었다. 정보 기술을 기반으로 시작된 4차 산업혁명은‘초연결성(HyperConnected)’,‘초지능화(Hyper-Intelligent)의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인공 지능(AI), 사물 인터넷(IoT), 클라우드, 빅데 이터, 모바일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경제, 사회 전반에 융합되어 혁신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차세대 산업혁명을 뜻한다. 인공 지능, 사물 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 등 지능정보기술이 인간과 인간, 사물과 사물, 인간과 사물을 연결 해 더 지능화된 사회로 변화시키고 있다. 이는 기존이 산업혁명과 확연히 차별화되어 더 광범위한 변화의 가능성을 가지 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거대한 기술적 변화는 규모와 속도가 매우 크기 때문에 우리 사회구조를 매우 빠르게 변화시키 고, 매우 강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능화된 사물과 기계들이 많은 사람들의 일자리에 대체되어 더욱 심각 한 양극화를 가지고 올 것이다. 예술 분야 또한 이러한 변화에 안전하지만은 않다. 기술 중심의 4차 산업혁명은 예술 산업 에 매우 위협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미술은 인류의 시작과 함께 끊임없이 자연의 대상을 재현 하고자 노력했다. 많은 화가들은 실재 색을 재현하고자 안료를 개발하고, 공간을 재연하기 위해 그림 안에 원근법을 표현했다. 이후 기술의 발전 으로 대상을 그대로 복제하는 사진을 발명하고, 그 사진은 시간까지 재현하는 움직이는 그림 즉 영상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은 대상을 완벽하게 재현하고 체험할 수 있는 가상현실(VR)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초지능화 로 발전된 인공지능(AI)이 화가를 대신하여 그림을 그리고 있다. 기술적 기교를 중요시하는 예술 활동은 더 이상 인공지능 화된 기계의 기술을 따라가지 못할 것이다. 산업혁명 이후 물질적 가치만을 중요시하는 사회구조 속에 철학과 예술적 활동이 소외되는 반면 과학과 기술적 가치에만 주목하고 발전 시켜왔다. 이러한 양극화된 불균형적 발전은 개념을 상실한 과학기술이 우리 사회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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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광석 작 _ Reality_Illusion, Variable Size 가변크기, Digital Video & Sound, Beam Projector, Dome Mirror, Water, 2016

것을 우리는 경험해 왔다. 4차 산업 혁명은 이러한 불균형을 줄이고 성공적인 발전을 위해 브리콜라쥬(bricolage)라는 핵심 개념을 중요시하고자 한다. 브리콜라쥬란 한정된 자료와 도구로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창조적이고 재치 있는 기술 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브리콜라주의 예로 스티브 잡스 자신이 그 모든 기술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기술과 재능을 조합하여 최고의 가치 있는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예술가의 창의적 사고와 활동이 4차 산업을 성공적 으로 이끌 중요한 요인으로 보는 관점인 것이다. 홀로 독주하던 과학기술이 개념을 상실한 체 더 나아갈 방향을 잃고 방황하면서 창조적 활동을 하는 예술에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이다. 기술적 가치만을 추구하는 예술적 활동보다 창의적 사고를 중심으로 창조적 활동을 하는 예술가들이 4차 산 업혁명의 새로운 시대의 주역이 될 것이다.


기획 : THIS ISSUE

미래에 인공지능 로봇이 예술가를 대신할 수 있을까? 이동욱 박사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지난 3월 초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완벽한 로봇 디바 에버”공연을 마치 고 난 후 받은 질문 중에 하나는“박사 님, 로봇기술이 더 발전하면 로봇이 인 간 배우를 대신할 수 있지 않을 까요?” 라는 질문이었다. 로봇을 개발하는 과 학자로서 로봇이 인간을 위해 널리 쓰 이는 것은 바라는 일이지만, 정말 인간 의 고유한 분야라고 여겨지는 예술분야 에도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이 인간을 대신하게 될까?

hansonrobotics(http://hansonrobotics.com/)에서 개발한 로봇 소피아 그녀(?)는 여러나라에서 시민권도 획득하고 인터뷰나 모델로 활동하며 여러나라로 다니며 홍보중이다. 우리나라에도 개발자와 함께 왔었다. 한때‘로봇으로서 지구를 멸망시킬 생 각이 있냐?’라는 질문에‘그렇다’대답을 해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그러나‘쇼’였다는 논란도 있다. 사진 출처 http:// sophiabot.com/

최근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은 텔레마 케터와 같이 단순반복적인 일 뿐만아니 라 고소득 전문직인 회계사, 변호사, 의 사의 직업까지 대체 가능할 것으로 전

망되고 있다. 또한 최근에 인공지능으로 작성된 소설, 인공지능이 작곡한 음악, 고흐의 화풍을 따라한 만들어진 그림까지 등장 하면서 인공지능의 영역은 인간의 고유한 영역이라고 생각한 창작의 영역까지 들어온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인간과 기술을 조금 더 이해한다면 위의 질문에 대한 대답에 조금 더 가까이 갈 수 있을 것 같다. 기술의 측면에서 먼 저 인공지능의 구현원리에 대하여 살펴보자. 인공지능을 구현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규칙을 직접 넣어 주는 방법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규칙을 찾아내는 방법이다. 최근‘딥러닝’이라는 인공지능 방법은 데이터에서 규칙을 찾아내 는 방법의 일종이다. 결국 인공지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지식을 규칙으로 넣어주던가 데이터를 주고 학습을 시키는 방 법을 사용해야 한다. 따라서 인공지능이 예술작품을 창작하기 위해서는 예술적인 감각(능력)을 규칙으로 만들어 넣어주거나, 많은 예술작품을 데이 터로 제공해야 한다. 이러한 일이 가능할까? 우리는 어떤 선이나 곡선을 보고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은 그 선 차체가 아름다운 것이 아니고 우리가 그 것을 아름답게 느끼는 마음을 가졌기 때문이다. 우리는 마음으로 느낄 수는 있지만 그런 느낌이 어디에


‘완벽한 로봇 디바 에버’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로봇팀 _에버 오른쪽 이동욱박사

이터로 제공하여 그와 유사한 창작물을 만드는 것은 가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경우에도 창작의 범위는 고흐의 화풍을 따 라하는 작품에 한정된다. 현재 인공지능이 만든 소설이나 음악은 데이터를 학습하는 방식으로 구현된 것이다. 우리가“우리가 느끼는 모든 감정”을 규칙으로 표현 할 수 없는 한 모방은 가능하나 근본적인 창작은 어려운 것이다. 인간 배우를 대신하는 로봇의 가능성을 본다면 제한적으로는 가능하겠지만 이 또한 근본적으로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 이유는 우리는 립싱크 하는 가수는 실력이 없고 립싱크 무대에는 감동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이 노래 그 자체 보다 그 노 래가 나오는 배경(스토리)까지도 관심을 갖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로봇이 스스로 판단해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배우의 목소 리와 행동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효과는 반감 될 것이다.(에버의 목소리와 행동은 소프라노 마혜선씨께서 해주셨음) 물론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같이 대리자(매개체)로서 로봇의 역할은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공연 끝나고 제일 많이 들은 질문 중 하나가“에버가 노래를 진짜로 불렀나요? 립싱크를 했나요?”였다. 만약에 태양의 서커스에 나오는 배우가 로봇으로 대체 되었다고 한다면, 로봇이 사람보다 재주도 잘 넘고 더 고난이도의 기술 을 쓸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태양의 서커스를 보고 우리가 감동을 받는 이유는 기술의 난이도 자체보다도 보통 사람의 몸 으로 표현 할 수 있는 수준에서 배우가 그 한계를 뛰어 넘어섰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인공지능 로봇이 우리의 예술적인 능력을 뛰어넘을 수 없다고 해도 안심해서는 안된다. 인공지능 로봇의 시대는 다가오고 있 고, 결국 기술은 창작의 도구로서 다양한 방법으로 사용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로봇을 극복해야 하는 대상으로 보기보다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즉 협력자 또는 도구로서 이용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과 기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 도구를 잘 사용하는 예술가가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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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오는지 잘 설명하지 못한다. 이것이 우리의 느낌을 규칙으로 만들기 어려운 이유이다. 두 번째 방법과 같이 고흐의 작품을 데


특집 : 인터뷰


5월은 떨어지는 벚꽃처럼 분주하고 너무 빠르게 시간이 흘렀다. 잠시 머무르다 가는 그림자처럼 10년의 세월이 지나갔다. 누군가에게는 기약의 시간이었을 테지만, 붙잡고 싶은 사람에게는 속절없는 시간이었을 테다. 5월 19일부터 일주일간 서현교회 1층에 자리잡은 GNI갤러리에서 故 손성 완 작가의 유작과 예술가 친구들의 작품으로 오월에전를 가진다. 그의 기일에 맞춰 추모전시를 가진 지 12년째다. 故 손성완 작가 추모전시인 오월전을 준비하고 있는 문강 류재학(서예가) 류종필(화가,동구아양아트센터) 박경배(화가) 신상욱(조각가) 손영인(손성 완 동생) 씨와 동구아양아트센터 뒷동산에서 만났다. 지난 10여 년의 이야기와 앞날의 계획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 그립다... 잊지 않고 싶다 - 박경배(화가)

손성완 작가의 죽음은 동료작가들에게 커다란 충격을 주고 그 파급력은 굉장했다. 류종필 작가의 경우 그림의 주제가 바뀌었다. 나 역시 그림에 대한 생각이 변했고, 더욱 열심히 하겠다고 결심했다. 그만큼 그 친구의 영향은 컸다. 커다란 파도 같았다. 우리는 친구이며, 화우다. 잊지 말자는 취지로 시작한 첫 전시가 벌써 12회를 맞았다. 무엇보다 잊지 말자는 간곡한 바람이 있었 다. 이번 추모전시는 지난 전시와 마찬가지로 손성완 작가 유작과 함께 생전 같이 작업 했던 사람들이 참여한다. 현재로는 60여 명 정도 생각한다. 좀 더 욕심을 낸다면 손성완 작가에 대한 재조명의 기회도 갖고 싶다. . # 재조명이 필요하다 - 류종필 (화가, 동구아양아트센터 전시담당)

지금 화단에 보면 손성완 작가의 작품과 유사한 것이 눈에 띄기도 한다. 물론 그립고 안타깝다. 안타까움은 있지만 이것을 가지 고 들어내서 이슈화하자는 것은 아니다. 기회가 되면 재평가 될 것이라는 생각은 든다. 그런 부분에서 유작들을 지역 미술관이 기증 받으면, 좀더 체계적인 관리가 있을 것이고 재조명의 기회가 많아지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실제로 가족들과 기증의 문제를 논의한 적도 있었지만 여러 가지 문제로 흐지부지되었다. 대구에 왕성하게 활동하다가 요절한 작가들이 있다. 한 번의 이슈가 되는 추모전을 가지기도 하지만 우리처럼 서로 부담없이 참 가해서 매년 추모전을 가지는 것은 흔하지 않다. 하지만 앞으로 좀더 발전하려면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된다. 언젠가는 더 나은 환경에서 손성완 작가가 재조명을 제대로 받는 그런 날이 오기를 바란다. # 작품관리가 힘이 든다 - 손영인(손성완 동생)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다가 요절한 작가를 둔 가족이지만 그냥 일반인일 뿐이다. 회사다니는 직장인이다. 일반인이 갤러리를 운영 하는 일은 정말 힘든 일이고 돈이 있다고 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런 점에서 형을 기억하는 추모전을 벌써 12년을 같이해온 스승 과 친구들이 한없이 고마울 뿐이다. 사실 작품관리가 힘이 든다. 가정집 방 한 칸에 보관하고 있는 실정이다. 워낙 대작이 많은데 다가... 당연히 작품 수가 얼마인지, 어떤 종류의 작품이 있는지 알 수 없는 실정이다. 한지로 만든 작품이다 보니 외부기온에 따른 작품훼손이 늘어난 다. 마음 같으면 어디 기증하고 싶지만 그것조차 제대로 안 되고 있는 편이다. 기증받는 입장에서는 종류별로 원하는 장르만 선택 하려 하기도하는것 같다. # 작품기증은 시급한 문제다 - 신상욱(조각가)

우리가 단순히 친구를 기억하는 행사로만 이렇게 하는 것은 한계 다. 기증의 문제는 시급한 문제다. 기증을 하게 되면, 단순히 가 족입장에서 수입이 생기지만 그것보다 작품보관을 온전히 할 수


시카고아트페어

퀼른아트페어 출품 _ The flower is blooming _ 60x6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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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있는 것은 개인의 보관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곳에 작품이 있어야 된다.

Sa:Gak

있고, 기증받은 입장에서는 자체 내에서 기획할 때 도움이 된다. 우리는 손성완 작가작품을 빌려서 추모전을 하면 된다. 가장 의미

#예술적 자식에 대한 사제 - 문강 류재학(서예가)

10년을 한 추모전, 이제 영원히 간다고 생각한다. 성완이는 내가 대학을 졸업하고, 처음으로 서화실을 열자마자 그림을 배우러 온 첫 제자이다. 아버지 손에 이끌려 왔다. 공부보다 그림에 재능이 있으니 나한테 그림을 가르쳐 달라고 했다. 혼자 집에서 그린 그림을 보니 대단했다 . 당시 중학교 2학년인 학생치고 다양한 그림을 그렸고 많이 그렸다. 보통사람과 다르다고 느꼈다. 매일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그림을 배우러 왔었다. 고등학교 때 계명대학교 주최 전국미술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아서 4년 장학생이 되었다. 당시 홍익대에서도 반년 장학생에 선발 되기도 했지만, 형편상 대구계명대학교에서 공부를 했다. 이후 취직을 하고, 가정을 일구고, 후원회도 생기고, 당시 40대에 가장 주 목받는 작가로 성장하였다. 성완이는 내게 늘 특별했다. 같이 있으면서도 특별한 날을 꼭 따로 챙겨줬다. 성완이처럼 인성이 좋고 그림도 좋고 열심히 하는 제 자들이 잘 없다. 그 먼 수월리 산 속에 있을 때도 일해주고 퇴근했던 제자이다. 어찌 애틋하지 않을 수 있겠나! 똑같이 해줘도 나한 테 대하는 것을 보면 천양지차다. 2002년 석용진 류재학 2인전을 두산갤러리에서 전시를 한 후 자주 만나질 못했다. 후원회, 외국전시…. 항상 상황이 안 좋을 때는 여러 가지가 한꺼번에 온다. 운명을 다르게 만드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마지막에 본 것은 스위스 전시가기 전에 만났다. 혈압이 높으니 약을 챙겨가라고 당부를 했다. 나 역시 중국에 전시가 있어서 5월 5일 중국에 서 준비를 마치고 나니 한국에서 성완이 소식이 왔다. 2주 전시를 마치고 나서 돌아가니 모든 상황은 끝났다. 어이가 없었다. 1주기 추모전을 여는 것을 보고 2주기 때는 내가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 그래서 자 료도 모으고 글도 짓고,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유작전을 열어주었다. 자랑 같아서 창피하지만 어찌 스승이 제자 유작전을 열어주겠 는가? 반대로 생각하면 제자가 어떻게 하였길래 스승이 유작전을 해주었겠는가? 부끄럽지만 그 정신을 알리고 싶었다. 성완이 개인을 떠나 예술하는 사람의 정신을 살려가자는 것이다. 예술혼이 남다른 것을 살려야한다. 또 사도와 선후배의 참된 길 을 살린다는 것도 중요하다. 사도가 없어지고 용역관계가 되었다. 스승을 잘 따르는 것이 대증하는 중요한 길이라는 것을 상기시켜


Sa:G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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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한다. 마지막으로 동양화가 폐과되면서 우리나라 그림이 왜 죽 는지 사인도 밝히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혼이 빠진 것이다. 우 리나라 그림은 죽고 서양그림은 살아있다. 만약에 성완이 같은 친 구가 아직도 살아있으면 모교에 동양화과가 없어지질 않았을 것이 다. 성완이는 예술적인 자식이다.

성완이라는 친구를 잊지 못하고 기려나가자는 추모전시는 단순 행 사이지만 ‘누가 재정만 대주면 손성완이라는 상징적 인물을 재조 명 할 수 있을 터인데...’ 그런 마음으로 살아왔다. 나는 성완이 를 25년 키웠다. 다시 성완이 같은 제자를 만들 수 없다. 성완이가 바젤가기 전에 그림공부를 제대로 하라고 했다. 화론부 터 공부하고 글씨도 제대로 써라. 감각으로 하지 말고, 도장도 제 대로 새겨라고 했다. 제대로 공부하고 싶다고 답했다. 만약 지금 살았다면 지금의 그림과 차원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당시 40대 유 명작가에서 지금 50대 대표작가가 되어 있을 것이라는 상상을 하 기도 한다. Sa:G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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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욕심을 부린다면 독지가가 나타나 이름으로 재단을 만드는 그런 현명한 사람이 나타나기를 원한다. 그 기념관안에는 제대로 遷想 _ 90x65cm _ 한지위에 혼합재료 _ 2005

된 동양화과에 대한 교육, 성완이 같은 후배양성, 관련 도서관을 운영하고 싶다. 슬프다! 성완이가 살아있다면 내 작품까지 맡기고 편안하게 갈 수 있을 텐데….

결국에는 예술가들의 사후에 남겨진 작품에 대한 관리와 함께 예술혼이 남다른 예술가들의 재조명은 반드시 필요하고 미리 준비 해야 될 일이다. 그 몫은 독지가의 기념관설립에도 해법이 있다고 본다. 2018년 5월19일 손성완 추모 ‘오월에전’을 준비하면서, 12년을 달려온 친구들, 스승과 동생이 손성완 작가를 기억하는 짧은 기록을 남긴 다.

인터뷰 강금주 사진 조성희 _ 자료사진제공 손영인

생전 문강 류재학 스승과 함께


Photo Preview 사진으로 보는 프리뷰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DIMF 개막 코앞에...

Sa:G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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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작 _ 체코의 메피스토 한장면

12번째 DIMF가 2018년 6월22일 체코의 ‘메피스토’를 시작으로 개막한다. 국내외 공식초청작품으로는 영국 ‘플래시댄스’, 체코 ‘메피스토’, 러시아 ‘로미오 와 줄리엣’, 중국 ‘Mr & Mrs single’, ‘청춘’, 대만 ‘Meant to meat’, 프랑스 ‘아이 러브 피아프’, 한국 ‘피아노포르테(제11회 DIMF 창작뮤지컬상 수상작)’가 공 연 되고 특별 공연작으로는 뮤지컬 ‘투란도트’(대구), 뮤지컬 ’외솔’ (울산), ‘열두개의 달’ (충북)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해마다 열리는 만원의 행복이나 스타데 이트, 딤프린지, 백스테이지 투어도 기대한다. 올 해는 어떤 뮤지컬 스타가 대구를 뜨겁게 할지도 기대된다. 사진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제공


INTERVIEW 인터뷰Ⅰ

지역 예술인으로, 김병호류 가야금을 전수 해 가고 있는 가야금 연주자로, 전통을 고수하면 서도 국악이 재미 없고 지루하다는 사람들을 위하여 다른음악과의 콜라보나 변화를 꾀하기 도 하면서 우리 국악을 지키기위하여 노력하는 정미화 로사 앙상블 대표를 만났다.


가야금 연주자 정미화를 저희 독자에게 소개해주세요.

저는 50년째 가야금을 연주하고 있는 가야금 연주자 정미화입니다. 8살 때부터 김병호류 가야금 산조를 배웠고, 계명대에서 가 야금을 전공한 뒤, 서울대 대학원에서 김죽파류 가야금 산조를 공부했어요. 이후에 문화 행정에도 관심이 생겨 영남대 행정학 박 사과정도 공부했어요. 현재는 김병호류 보존회 대구·경북 지회장을 맡고 있고,‘로사앙상블’대표로 활동 중입니다. 가야금이란 악기에 대해 소개해준다면.

가야금은 창호지 바로 건너에서 들었을 때 가장 아름다운 악기예요. 우륵이 만든 가야금은 이후 가야에서 신라로 귀화 오면서 신라에서 많이 사용되었어요. 이때 일본이 신라에서 문물을 많이 가져가면서 그때 당시의 가야금 2대가 일본 쇼소원에‘신라금 (시라기고도)’이라는 이름으로 보존되어 있어요. 그 뒤로 법금(法琴)이라는 이름의 정악 악기가 원형을 계속 유지하면서 사용되 어왔어요. 현재도 대학 입시 때 전통 국악을 연주하는데, 이때 사용하는 악기가 법금이에요. 법금은 궁중에서 사용되었기 때문에 빠른 곡을 연주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조선 말엽에 개량된 악기가 산조 가야금이에요. 크기가 법금보다 1.5배 정도 작아지고 길 이도 짧아졌어요. 조선 시대의 애이불비 사상으로 산조 가야금은 민속악에서 사용되었어요. 일제강점기를 겪으면서 악공을 모두 쫓아내어 법금을 세습한 악공이 700명에서 50명으로 줄어들었고, 이때 판소리와 같이 산조가 많이 연주되기 시작했어요. 약 30 년 전부터는 25현 개량 가야금이 나와서 가야금으로 창작도 가능하고 관현악단을 꾸릴 수도 있게 되었어요. 북한에서는 이전부 터 개량해서 가야금을 사용해왔고요. 같이 국악 전체를 같이 배웠어요. 국악의 모든 반주가 장구로 이루어지기 때문이죠. 장단을 칠 수 있는 능력이 없으면 가야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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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장단을 끌고 갈 수가 없어요. 가야금의 농현(弄絃, 현을 희롱함) 주법으로 여러 악기가 섞여 있는 속 깊은 소리를 낼 수 있는지

Sa:Gak

요즘은 전문화가 되어서 가야금이면 가야금, 거문고면 거문고 이렇게 연주하지만, 옛날에는 장구, 가야금, 창, 민요, 춤, 단소와

가 승음(承音, 음을 얻음), 일종의 득도를 얻을 수 있는지 판가름이 나죠. 서양악은 화성 중심이지만 국악의 특징은 선율 중심이 에요. 선율을 어떻게 농현하여 승음을 얻는가가 관건이에요. 가야금을 시작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어머니께서 학교의 무용선생님이셨어요. 어머니께 무용을 배우다가 어머니께서 제일여중에 재직하실 때에 근처에 계시던 최금 란 선생님께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매일매일 가서 악보도 없이 종이에 적어 배웠어요. 이후에 어머니께서 은퇴하시고 무용학원 을 차리셨는데 거기서 무용과 가야금을 자연스럽게 몸에 익혀 왔어요. 전공할 생각은 없었지만, 가야금으로 대학갈 수 있다 해서 계명대에 들어갔어요. 학교를 다니면서 안맞는 것 같아 서 휴학을 하고 영문과에 들어가려고 했었어요. 그런데 끝까 지 이거(가야금)를 하고 있네요. 운명 같아요. 전통악기 연주자로 사는 삶은 어떠한가요?

전통 악기는 개인 수양과 연관되어 있어요. 가야금을 사랑하 고 가야금을 가까이함으로 인해서 삶의 굴곡을 풀어낼 수 있 었어요. (가야금이) 정말 많은 행복을 줬다고 생각해요. 그렇 지만 국악이 대중적으로는 아직 인기가 없고 서양악에 비해 티켓이 안 팔리기 때문에 국악 단체를 이끌어오면서 어려움이 있죠. 공연을 자선으로 할 수는 없잖아요. 그리고 지원금이 공 연 예산에 비해 많이 부족하죠. 제반적인 부분에 있어서 어려 움을 겪다보니 너무 지치는 것도 있어요.


로사앙상블 공연장면 _ 로사앙상블제공

로사 가야금 앙상블을 운영하고 계시는데 로사 가야금 앙상블은 어떤 단체인가요?

로사 가야금 앙상블은 1999년에 가야금 전공자끼리 시작했어요. 구성원 모두가 가야금 전공자로 이루어져 있어요. 앙상블 결성 당시에 25현 개량 가야금이 나와서 연주할 기회가 늘어났었어요. 합주도 가능하고 반응도 좋았고요. 그렇게 10명 정도로 시작한 앙상블은 현재 45명 정도로 이루어져 있어요. 해마다 산조와 창작곡 중 정해서 한 해를 한 장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올해는 법금으로‘산조’공연을 준비를 하고있고, 내년에는 로사가 20주년을 맞이해요. 그래서 축제 분위기로 창작곡 위주의 공연

Sa:G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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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계획 중 입니다. 로사 가야금 앙상블을 통해서 얻어낸 성취는 무엇이 있을까요?

로사 가야금 앙상블을 통해서 가야금을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해왔어요. 워크숍을 갖거나 창작곡을 연주할 수 있어서 앙상블 구성 원 개인의 기량이 올릴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여러 장르의 음악인들과의 합주를 통해서 음악적 소화 능력을 늘릴 수 있고, 또 이 앙 상블 안에서 또 다른 가야금 단체를 만들어서 공연 하기도 하거든요. 실력 향상뿐만 아니라 전공자들 간의 정보교환을 할 수 있다 는 점이 큰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가야금 연주자 정미화의 소망은?

가야금이 피아노처럼 한 집에 한 대씩 보급이 되어서 전 국민이 가야금을 조금씩 연주하거나 관심을 가질 수 있었으면 해요. 그럼 가야금을 배우려면 어디로 가야 할까요?

각 구 문화회관이나 문화센터에서도 가야금을 많이 수업하고, 또 방과후 학교에도 가야금 수업이 있어요. 가야금은 가까이에서 배울 수 있어요. 관심만 있다면요. 로사 가야금 앙상블의 2018년 계획은

6월 1일 소극장 퍼펙토리에서‘산조의 감흥, 가야금을 입히다’라는 제목으로 로사 가야금 앙상블의 산조 가야금 공연을 기획하 고 있어요. 25현 가야금 산조 1곡도 넣을 거예요. 11월에는 김병호류 가야금 산조 전 바탕과 제가 쓴 창작곡으로 독주회를 준비하 고 있어요. 국악이 다른 순수음악 장르와 같이 대우를 받는다면 그건 조금 섭하다. 좀 더 관심 받을 필요가 있고 좀 더 지원에 있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순수예술이 지원 없이 살아남기 어렵다고 하듯, 국악은 더욱 그런 분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원에 있어서 지원금도 중요하지만 대중 들에게 국악이 매력있는 음악이고 듣기 쉬운 장르임을 알리는 프로그램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정미화 대표와 인터뷰 후에 들었다. 인터뷰 박현정 사각객원기자 | 사진 조성희


열전 熱傳:읽기의 즐거움

Sa:G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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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호랭이 - 봄,여름,가을,겨울 _ 김진혁

멋진 건축 공간을 조성한 기업체로 부터 호랑이를 주제로 한 대형그림을 의뢰 받았다. 예전부터 호랑이를‘민족지사 안중근’으로 표현한 그림을 그린적이 있었다. 흔쾌히 계약하고 동시대에 맞게 시대정신을 담은 조선 호랑이 100호 4점 연결의 그림을 그렸다. 민화풍<조선호 랭이-봄,여름,가을,겨울>의 백두산 지대에 서식하는 아무르 호랑이다. 단원 김홍도,고송유수관 이인문, 우석 황종하, 내고 박생광, 고암 이응로 등이 조선호랑이를 다양하게 그렸다. 나는 지금의 2018년 나 자신 의 모습이자, 우리민족의 모습을 이미지화한 남과 북이 하나되는‘동아시아 호랑이’를 표현했다. 어~~어~~흥!!

학강미술관

제공

42427 대구 남구 마태산길 30(이천동) T 010.4811.4542


INTERVIEW 인터뷰Ⅱ

바람처럼 살다 . 길 위에서 머물다 . 현대미술작가

Sa:G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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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세


사각인터뷰 2 최근 수성아트피아전시 <바람은 집을 짓지 않는다>라는 타이틀로 전시를 열고 작업에 매진 중인 김영세 작가를 그의 작업실에서 만났다. 사실 은둔에 가까울 정도로 작업실에 파묻혀 사는 그는 피카소의 작업량을 예로 들었다. 24시간이 모자라는 그의 열정을 들어보자. 최근 전시 제목이‘바람은 집을 짓지 않는다’이던데, 그것이 의미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어떤 장르라든지 기법들? 그런 것들의 모양이나 특성들이 있잖아요? 거기서 벗어나서 자유분방한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사 람들이 보통 집을 짓는 의미라 하면 안정되고 지속성을 꼽을 수 있는데 집을 짓지 않음으로써 안정됨이나 고정된 것 없이 자유 롭게 어디든 갈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어요. 작업 방식이 채우지 않고 닦아내는 방식이라고 하는데 전시 제목과 연관이 있는 건가요?

연관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할거에요. 전통적인 작업 방식은 주로 붓으로 작업을 하는데 정형화 되있다라는 느낌을 줍니다. 근 데 그 생각을 깨면 어떤 것이든 도구화를 시킬 수가 있잖아요? 그것을 발견해서 사용했다고 생각하면 조금은 관련이 있지 않을 까 싶네요. 화면에 접촉하는 헝겊이나 걸레의 상태 등이 작업 과정에서 의도된 것들을 내가 원하는 대로 의도되지 않게 우연성 을 빌어 작업할 수 있더라고요. 그림을 그릴땐, 이렇게 그리자 해도 헝겊이든 걸레이든 캔버스에 내지르기 시작하면 또 의도라 는 것이 무의미해져 버리는거죠. 내가 그리되 그리는 과정을 컨트롤 할 수 없음으로써, 즉 집을 짓지 않는 무방비의 상태가 되 버리기때문에 더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지 않을까? 의도되지 않는 것을 의도하고 있습니다. 본인만의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굉장히 어려운 이야기인데요. 사실 특징이 있다고 할 수도 있고 없다고도 할 수도 있어요. 지금 나이가 꽤 많지만 많다고 생각 비가 되어있는 그런 길 위에 있고 싶어요. 기존작업은 선과 면들이 기하학적으로 짜여있는데 현재 작업 방식과 다른것 같아요. 갑자기 바뀐 것 같은데 그 계기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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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 않고 항상 나를 찾아 나서는 길 위에 있다고 생각해요. 바람이 머물러있지 않듯 바람이 집을 짓지 않듯 저도 항상 떠날 준

일단 예전 작업 방식과는 제 성격이 맞질 않았어요. 한 가지만 20, 30년 하는 것도 못 하겠더라고요. 저는 그래서 사과만 20,

바람은 집을 짓지않는다 _ 100x80cm _ acrylc on canvas _ 2018

바람은 집을 짓지않는다 _100x80cm _ acrylc on canvas _ 2018


사각인터뷰 2

Sa:G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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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집을 짓지않는다 _ 112x162cmx5 _ acrylc on canvas _ 2017 _ 전시장면

30년 그리시는 분들 보면 정말 존경스러워요(웃음). 5년 후에는 또 바뀔지도 몰라요. 어쨌든 중요한 건 제가 그린다는 거예요. 바람도 머물러있지 않고 집을 짓지 않듯 저도 길 위에 서있으면서 항상 변화하고 작업방식도 내 현재 삶에 따라 철학에 따라 움 직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아티스트 김영세표 그림이란 건 불변하니깐요. 그리고 돌아 갈 수도 있고요. 제 삶과도 맞지 않 나 싶어요. 바람처럼 자유롭다는 것은 돌아갈 여유도 있다는 생각이고 길 위에서 떠남은 되돌아올 여운도 남긴다는 것이니까요. 홍익대에서 학부를 보내시고 독일유학 후 대구에 활동한 계기가 무엇인가요?

대구에서 유년기를 보내고 학교는 홍익대를 갔고 또 독일 뒤셀도르프 국립미술대학에 유학을 가 독일에서 한 9년 있었어요. 한국으로 돌아온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제 아들의 정체성 문제가 제일 컸죠. 아이를 독일사람으로 키울지 한국 사람으로 키울지에 대한 고민... 그래서 저는 이 아이에게 일단 고향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했고 한국으로 돌아왔죠. 서울에서도 2년은 있었는데 범을 잡으 려면 범의 아가리에 있어야 한다고 해서 잠깐 살았어요. 나라는 범을 잡기 위해서... 그런데 다시 한국에 오니 서울에서 못 살겠더라고요. 독일은 조용한데 거기서 9년을 살다 보니 서울은 너무 시끄럽더라고요. 사람도 너무 많고 그래서 제가 유년기를 보낸 대구에 왔어요. 부모님도 대구에 계시고 하니깐요. 2018년도에 하고 싶은 계획이 있으신지요?

일단은 지금 작업을 집중적으로 할 계획이에요. 다음 전시 때는 한 가지 색조로만 해보고 싶어요. 흰색이나 빨간색 등 여러 가


작업실에서 김영세작가

지 색으로 하는 것도 좋지만 한 번쯤은 저의 모든 에너지를 집중시켜서 한 가지만 해보려고 해요. 그러니까 한 가지 주제, 한 가 27 Sa:Gak

지 색으로 하는 것을 이번에는 굳게 마음먹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남기고 싶은 말

현재 고민은 내게 남은 시간이 많이 없다는 것을 깨달아요. 피카소 같은 경우 평생 동안 한 5만 개 정도 작품을 남겼다고 해요. 하루에 한 작품씩 만들어도 100년 동안 36,500점이잖아요? 그렇게 하려면 두 작품 이상 남겼다는 말이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 는 실패한 작업을 얼마나 많겠어요. 꼭 많은 게 좋은 거는 아니겠지만 전시를 하려면 작품이 그래도 어느 정도는 있어야 하잖아 요? 대구 작가들 해주고 싶어도 작품이 없어서 전시 못 하는 사람들 많아요. 따로 하고 싶은 말은 더 없고 그저 제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작업하고 싶어요. 그리고 서로 잘났니 마니 그런 얘기도 좋지만 끝나고 나서는 서로 열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분위기나 소통을 하고 싶어요. 나 자신을 은둔형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사람 만나 기도 부담스럽고, 일단 사람들이 술을 너무 좋아해요(웃음). 그 술 먹으면서 대화하는 시간이 아깝고 다음 날 작업에도 지장을 주니깐 작업을 더 못하게 되고 악순환이 오잖아요. 한때 그런 분위기가 좋았지만 이젠 작업실에 조촐히 혼자 술하고 말죠. 지금은 인터뷰니까 이런 얘기를 하지만 공식적인 세미나를 가도 이런 대화를 잘 안 해요. 대한민국 자체가 대화를 잘 안 하는 것 같아요. 교육 자체가 발표도 잘 안 하니까 본인 주장을 말하기 어렵고 학문적인 얘기보다는 잡담을 주로 하게 되고 그런 게 아쉬워요. 예술과 토론, 예술과 철학 이런 교육이 선행 됐으면 하는 바람이고 그것이 예술을 바라보는 눈도 키워서 관람객도 많 아졌으면 합니다.

인터뷰 정리 양준혁 사각객원기자 | 사진 조성희


Column | 음악이야기

유럽! 생활속의 예술을 만나다 -2 Serial Coulmn 최재혁 | 대덕문화전당 공연기획

#4. 스웨덴 스톡홀름 대성당 성가대의 수준

스웨덴 스톡홀룸 감라스탄지구(Gamla Stan)에 갔을 때 일이다. 일정 중에 마침 일요일이 되었고 종교의식을 방해하면 안 될 것 같아서 미사(Missa)시간이 되기 전에 서둘러 들어간 곳이 스톡홀 름 대성당(Slottskyrkan)이었다. 나와 같은 여행객들이 성당 여 기저기에 있었는데 사제가 미사를 집전하는 강대상 쪽에서 환상적 인 하모니(Harmony)가 들려왔다. 어린 학생부터 청년, 중년,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의 남자들이 악 기도 없이 아카펠라로 성가연습을 하고 있었다. 감동적인 것은 성 가대의 수준이다. 한국의 전문 합창단에서도 들어보지 못한 완벽 한 화음감. 음향의 조화, 음색의 어울림이 전해져 온몸이 찌릿해 오는 전율을 느꼈다. 사진 촬영하는 소리가 방해가 될 것 같아서 Sa:G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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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으로 촬영하며 숨을 참고 있었던 순간이 기억에 생생하다. 우리나라에서 예체능교과는 주요교과에서 밀려 기타 등등 과목으 로 취급당하는데 비해 스웨덴은 초, 중, 고 모든 학년 교육과정에 서 특히 합창을 강조하기도 하고 합창을 특별 교육과정으로 삼는 고등학교도 있다고 한다. 어린아이의 미성과 중년의 부드러운 중저음에 노년의 여유로운 음색까지 더해져서 더할 나위 없는 아카펠라를 만들어 내는 스톡 홀름 대성당의 성가대(성가대라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추측이 다)를 촬영하면서 느낀 것은 대단한 연주회가 아니어도 어디서든 쉽게 참여해 볼 수 있고 감상할 수 있고 표현할 수 있는 유럽의 문 화가 마냥 부러웠다는 것이다.

상) 스톡홀름대성당 내부 / 하) 벨베데레 궁전

비 오는 광장에서 젊은 피아니스트가 연주를 하고, 비를 맞으면서도 기꺼이 음악을 즐기는 수많은 청중들이 있고, 고개를 돌리면 크고 작은 홀에서 음악이 흘러나오는 곳. 그레고리안 성가(Gregorian chant)와 힙합(Hip hop)이 좁은 골목에서 공존하는 곳. 생 활이 모두 예술이 되는 곳. 나에게 유럽은 그런 곳이었다. #5. 아~~! 비엔나

오스트리아 비엔나는 수많은 음악가들이 동경했던 도시이다. 귀족들이 따분한 일상을 보내거나 사교적인 모임을 할 때, 친구들과 모여 파티를 열 때, 언제나 그들에게는 음악이 있었다. 잘츠부르크에서 살던 모차르트도 비엔나를 동경해마지 않았다. 비엔나로 여행지를 정했을 때 공연정보를 검색하느라 며칠 동안 공을 들였건만 관람 후기들이 좋지 않아 현장에서 결정하기로 하 고 여행을 떠났지만 막상 비엔나에 도착했을 때는 축제 기간이 아니어서 다양한 공연을 볼 기회가 없었고 정기적으로 연주를 하는 단체들도 휴가기간이거나 보고 싶은 공연들이 아니어서 자연스럽게 박물관 밀집지역으로 발을 돌리게 되었다. 비엔나에 도착하자마자 서둘러 간 곳은 벨베데레 궁이었다. 오스트리아의 대표 화가인 구스타프 클림트(Gustav klimt)와 에곤


좌) 미술사박물관 입구

우) 미술사박물관 전시 작품

쉴레(Egon Schiele)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벨베데레 궁전은 터키전쟁의 영웅 오이겐 폰 사보이(Eugen von savoyen) 왕자의 여름별궁으로 현재는 클림트의 작품을 가장 많이 전시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평생을 빈에서만 살았던 예술가이자 나이 서른에 이미 부와 명성을 거머쥐었던 천재화가. 빈의 자랑에서 빈의 스캔들메이커로, 다시 빈의 스타가 된 클림트는 모차르트와 함께 전 세계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있었다. 오래된 궁을 비워두거나 궁 자체를 관광 상품으로 만들지 않고 대표적인 예술작품을 전시하 면서 시설을 유지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고(직원들 중엔 어르신들이 많았다.) 오스트리아의 예술을 전 세계에 알려 자랑하는 전략 은 대한민국이 꼭 배웠으면 하는 부분이다. 데미 회화관, 미술사 박물관, 자연사 박물관, 레오폴드 미술관, 현대미술관 등이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 밀집해 있다.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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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히 모두 둘러볼 엄두가 나지 않아 오스트리아의 자존심이라고 하는 유럽의 대표적인 미술관인 미술사 박물관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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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나에는 벨베데레 궁전 외에도 수많은 박물관, 미술관들이 있는데 외곽으로 응용미술관을 비롯해 역사박물관, 조형미술 아카

미술사 박물관을 대충 둘러보고 길 건너에 있는 역사박물관으로 가겠다는 야심찬 계획은 입구에 들어섰을 때부터 허망한 꿈이 되었다. 건물자체가 작품인 미술사 박물관은 16~17세기 회화, 고대 이집트 유물에서부터 유리공예 등 총 40만점이 전시되어있 는 곳이었다. 1층 첫 번째 전시실에 들어섰을 때 만해도 건물의 크기나 구조에 대해 아무런 정보가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로마숫자를 보며 다음 방으로 또 다음 방으로 돌다보니 어느새 두 시간째 길을 잃고 같은 작품을 세 번째 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 닫게 되었다. 유명한 작품들은 여러 나라 언어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통역가이드기기가 있고 전시실 가운데는 편히 앉아서 여러 각도로 감상할 수 있는 의자, 쇼파들이 있는 것도 우리나라 미술관과 비교되는 부분이었 지만 더 놀라운 것은 바닥에 앉은 채로, 구조물에 기대서서 그림을 따라 그리고 있는 학 생들이 있고 박물관 직원 누구도 그들을 제지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미술관이 곧 학교가 되고 거장의 작품이 선생님이 되는 현장이었다.“왜 불편한 곳에서 그림을 그 리고 있느냐”는 질문에“그림수업 중인데?”라고 대답하는 여학생은 보고 있는 그림과 는 전혀 다른 그림을 스케치 하고 있었다. 집에서 편하게 그려도 될 것 같은 데 왜 사람 들이 북적이고 자세도 불편한 미술관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자신의 그림을 그리고 있는 걸까? 차마 부끄러워 물어볼 수는 없었지만 아마도 거장의 작품에서 전해지는 영감이나 분위기, 화법들을 자기 작품에 승화시키려는 의도가 아니었을까? 모차르트에게서 작곡법을 배운 적인 없는 베토벤도 작품을 통해 모차르트의 작풍을 이 해하고 자신의 작품으로 승화시켰던 것처럼. 클림트의 제자이지만 클림트와는 느낌도 화법도 전혀 다른 쉴레처럼, 미술사박물관 전시실 바닥에서 자신의 그림을 그리고 있던 학생들은 멀지 않은 미래에 또 다른 클림트로, 쉴레로 떠오르는 예술가들이 될 것 같았 다.

벨베데레 궁전에 있는 클림트‘키스’원작


특별기고

작가가 주인공인 테이프 컷팅 SPECIAL REVIEW 리뷰어 김결수 | 전시기획자 화가

남북정상회담 장소가 판문점 평화의집으로 결정이 되고 남과 북의 만남에 최적의 회담 환경을 만들기 위해 건물 내부 리모델 링을 급하게 진행 했다. 평화의집 회담 장면은 실시간 방송을 통해 접하며 미술가 입장에서 성큼 와 닿는 풍경이 평화의 집 회담장과 만찬장, 복도 등 에 걸려있는 새로운 작품들이다. 한반도 분단의 상징인 평화의집에 걸려있는 작품들이 준비하고 계획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역사적 현장으로 기록될 회담 장소에 급조된 느낌은 문화가 곧 나라의 힘이란 이 시대에 문화행정의 이중적 잣대로 보여 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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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움과 함께 이 시대 미술가로서의 존재감에 자부심을 가지게 한 장면이었다. 대구도 미술과 관계된 국제행사를 비롯해 예술관변단체, 순수예술단체등에서 진행하는 크고 작은 국제전시를 비롯해 많은 전 시가 이루어지며 성공적 전시가 되기 위해 시작부터 마침까지 세심한 계획으로 동분서주 한다. 주최와 주관, 기획출품작가와 인적관계부터 시작해 예산 확보 등 많은 준비과정과 노력이 필요함으로 여러 분야의 사람과 관 계자들의 도움을 청하기도 하 초대하여 미술문화 창출의 자리를 빛내주기를 바라기도 한다. 전시시작을 알리는 시간이 되면 내외빈 참석 여부 확인을 시작으로 식순에 따라 테이프(Tape) 컷팅(Cutting)을 하게 된다, 매 번 일어나는 크고 작은 전시 첫 날 많은 내 외빈을 초대하여 식순에 따른 내빈소개에 이어 인사말, 축사, 격려사로 시작을 알리 는 이벤트를 연출한다. 이러한 퍼포먼스 속에서 작가들이 주인공임을 망각하고 출품작가로서의 위치를 아무른 생각 없이 스스 로 격하시키며‘을’의 행태를 취해온 것 같다. 대중음악과 연극은 출연자의 주목에 관객들에 의해 환호를 받고 문학은 독서에 의해 소설가, 시인으로 존경받게 되고 하물 며 사람을 웃게 하는 개그클럽 마저도 브라운관을 통해 관객에 의한 주인공임을 전달하게 된다. 우리 미술 전시는 어떠한가? 많은 작가들은 폼잡는(?) 사람들의 단상을 보며 박수를 치고, 매번 똑같이 반복되는 얘기를 설교 듣는 기분으로 서 있어야하 며, 식 행사가 마치면 작품관람에는 크게 관심 없이 형식적으로 전시 작품들을 둘러보고 바쁘다는 이유로 자리를 떠나는 풍토 가 대구라는 지역에서는 오래 지속되고 있는 현상이다. 감투 쓰고 꽃 달고 폼 잡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작품을 출품한 주인공들은 본의 아니게 언제나 들러리 아닌 들러리로 서서 초대받아온 손님들의 자리를 채워주고 있는 형식 이 된지 오래되었는데, 아직 바뀌고 있지 않음을 우리 미술인들은 알아야할 것 같다, 이러한 일련의 일들을 보아 미술기획 주최, 주관 대표자와 미술인들도 각성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전시행사 초대 손님은 물론 미술과 관계된 전문인들과 작가간의 협력적 관계로 발전하며, 행사의 주최가 작가가 되고 정신적 육체적 고통으로 탄생된 작품을 주제로 서로의 진정성 있는 축하와 격려가 필요한 것이다.


김결수작 _ 전시전경

의 논쟁 중심에 있었고, 지금은 대기업의 갑질이 24시간 내내 방송되고 알려지면서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깍아 내리는 일들이 진행되고 있다. 물론, 힘들게 많은 시간과 정신적 고통을 투자하여 발표하는 작가로서는 찾아주신 손님을 극진히 대접하는 것이 우리의 미풍양 속이라 하더라도 미술에 관계되는 화랑, 평론, 기획, 콜렉터와 작가, 초대 손님들의 아름답고 의미 있는 소통으로 작가가 주인공 이 되고, 앞으로의 작업과 내용이 발전적으로 될 수 있는 자리 매김과 미술가 스스로의 책임감 있는 행동과 프로정신으로 전시를 만들어감이 무엇보다 중요하리라 본다. 결론적으로 전시 개막일 많은 작가와 관람객을 초대하여 모셔놓고 일부 인사들의 가슴에 꽃 달고 흰 장갑 끼고 테이프 컷팅하 고 사진 촬영하는 지금의 모양새는 결코 시대적으로 앞서 가야할 미술인 우리들에게는 곱지 못한 모습이라 생각된다. 여러 전시들의 주최 주관과 내빈은 주인공이 될 수 없다. 전시출품작을 창출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한 작가들이 주인공이 되 고 전통, 문화, 예술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로 창의적 행사기획력으로 문화적 요소에 새로운‘혼’을 불어넣는 미술계가 되어야 한 다. 미술인 행사가 권력을 가진 사람, 명예를 가진 사람, 능력을 가진 저명인사들의 손과 말을 빌려 행사의 시작을 알리고 출입 을 허가하는 모양새를 벗어나 솔직한 축하와 만남의 자리로, 의미 있고 실속 있는 행사 시작으로, 건전한 문화발전의 계기로 삼 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오래전부터 아이를 낳으면 집 대문에 금(禁)줄을 쳤다. 금줄이란 새끼줄에 숯, 고추등을 메달아 아이가 태어났음을 알리며 주인 이 허락하기 전에 출입을 공식적으로 하지 말라는 의미를 새기고 있다. 금줄을 걷는 시간부터 방문자들의 축하를 받는다는 의미 를 내포하고 있는데 왜 우리는 다 잊었을까, 새 생명이 건강히 태어났음을 모두에게 알리고, 이 세상에서의 출발을 건강히 할 수 있도록 잠시만의 시간을 가지고 축하 속에 서 지켜봐달라는 깊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데, 우리 미술인도 오행에서 오색과 오음이 아름다운 이 세상을 모두 나타내듯이 컷 팅의 상징인 코사지, 흰 장갑과 가위를 버리고 내외빈, 관객과 작가들이 함께 하는 마당에서 오색 테잎을 손에 손에 쥐고 다들 정신적으로 사는 일에 모두 다가 함께하는 테이프 컷팅이면 얼마나 좋을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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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투 운동이 문학, 연극, 영화, 미술 등 장르를 망라하고 들불처럼 일어나 우리 예술인들의 자성의 목소리로 반성과 비판


Column : 藝術담론

어떤 날, 어떤 시간, 어떤 곳에서 Serial Coulmn 조준호 | 갤러리 분도 협력큐레이터

새벽 5시. 잠이 들 듯 말 듯 하다가 결국엔 포기하고 기호식품을 사러 나섰다. 손님 하나 없는 동네 편의점. 계산대 한구석 토익 참고서가 눈에 들어온다. 이 시간에 글이 눈에 들어올까 싶다가 살짝 무거워진 기분으로 요즘 즐겨듣는 노래를 귀에 꽂았다. 물 먹은 솜뭉치 같던 마음이 조금씩 건조됨이 느껴진다. 음악은 듣는 순간 즉각적인 반응을 끌어낸다. 그런 점에서 음악은 미술보 다 몇 단계 위에 위치하는 것 같기도 하다. 시각예술과 청각예술을 같은 층위에 놓고 비교하는 것 자체가 어폐가 있지만, 미술 은 음악보다는 전달됨에 있어 다소 느긋함을 요한다. 때로는 작품의 이해를 돕기 위한 배경지식이나 설명이 필요하기도 하고. 사실 우울할 때 우리는 그림을 보기보단 음악을 듣는 경우가 많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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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을 통해 감동이나 위로를 받기 어렵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은 게 아니다. 미술의 역할 또한 그것에만 국한되는 것 역시 아니 고.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기도 하고, 재테크의 수단으로서 재화로 환원되기도 한다. 선지자의 역할도 마다하지 않으며, 계몽의 선두에 서기도 한다. 하지만 미술이 우리 마음을 보듬고 안아주는 낭만적인 역할을 맡을 때 나는 가장 가슴이 뛴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을 뿐이다. 개인적으로 뱅크시의 벽화 속 인물들이 그러하고, 이미경 작가의‘구멍가게’가 그러하다. 편의점을 나와 집 으로 가는 동안 내게 위안과 평화를 건넨 작품들을 나열해본다. 누구에게나 내 인생에 최고의 감동을 안긴‘인생 영화, 인생 음악’이 있을 텐데, 내게 있어‘인생 미술’이라 부를 수 있는 작품 은 무엇이 있을까. 앞서 나온 뱅크시, 이미경 외에도 카미유 코로가 보여주던 옛 프랑스의 풍경. 르누아르의 빛. 강운의 구름 등 이 후보작으로 떠올랐다. 강운 작가의 구름 연작은 한참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할 때 봤던 작품이라 가끔 마주치면 그때 감정이 생각나는 것 같아 좋아한다. 파란하늘 보단 까만 밤하늘을 더 많이 보던 때라 그랬겠지만, 몽글몽글 예쁜 하늘이 올려다보지 않 아도 볼 수 있어 좋았다. 그렇지만 가장 유력한 후보는 2009년 영천 시안미술관에서 선보였던 김호득 작가의 수조 설치작업이 아닐까 싶다. 어둠이 내려앉은 3층 전시실에 들어서면 거대한 벼루를 연상시키는 나지막한 수조가 나타난다. 먹물을 머금어 깊이를 가늠하 기 힘든 검은 수면 위에 일정한 간격으로 조금씩 낮아지는 새하얀 한지가 수면에 닿기 직전이다. 잔잔하게 이는 물결이 조명 빛 을 붓 삼아 전시장 안 가득 그림을 그리며 퍼져나간다. 고요한 정적과 물결 가운데 상념은 잠기고, 감정들은 수면 위로 떠오르 는 묘한 경험. 기억을 더듬어 되새김질하니 또 다르게 다가온다. 어릴 때 읽은 책을 어른이 돼서 다시 읽는 기분처럼. 놀랍게도 9년의 시간이 흐른 뒤, 지금 몸담은 갤러리 분도에서 김호득 작가의 전시를 내 손으로 준비하는 행운이 따랐다. 김호 득 작가의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는 수묵 작업과 아크릴 작업들이 각각 1, 3층 전시실에, 기대하던 수조 작업은 2층 전시실에서 펼쳐진다. 전시장에 깔린 어둠과 먹물을 담은 수조는 같은 포맷이지만 분도에서는 한지 대신 108개의 명주실이 전시장 한복판 을 수놓으며 내려온다. 어둠 속에서 흔들리는 물결은 머리(이해)보다 가슴 깊숙한 곳에 먼저 닿는다. 마치 음악 같다. 이 설치작업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2, 3일 간격으로 수위를 체크하고 증발하는 양만큼의 물을 다시 채워 넣어야 한다. 그리고


김정윤, Boys room, Offset Print on Paper, 42x59.4cm, 2015

김정윤, But I like AJ, Pen Water color on Paper, 51.5x72.8cm, 2016

김호득, 흔들림-문득, 공간을 느끼다, 시안미술관 설치전경, 2009

전시가 끝나는 5월이 되면 늘 그랬듯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다시 하얀 공간만이 남아있을 것이다. 그러기 전에 되도록 많은 사 람이 보았으면 했고, 주변 지인들을 초대해 안내자 역할을 자청했다. 말이 큐레이터지 그다지 말은 필요하지 않았다. 신기하게도 모두 가벼운 탄성과 함께 한동안 말없이 바라만 볼 뿐이었다. 잘 모르겠지만 어쩌면 같은 마음이었을까. ‘아플 만큼 아팠다 생각했는데 아직도 한참 남은’1 것 같고‘내가 될 수’있는 방법을 아직은 모르기 때문에. 그래서 겪는 슬픔이 잠시나마 가라앉는 기분이 들어서일까. 보는 순간 눈길을 끄는 장식적이고 아름다운 작품이 있는가 하면 지긋이 바라보며 느리게 즐기는 작품도 있다. 그리고 한시적으 로 존재했다가 이내 사라져버려 머릿속에서만 꺼내볼 수 있는 작품들이 있다. 후에 입가에 맴도는 노랫말처럼 오래오래 마음에 남 는. 작은 액자에 쏙 넣을 수 없는 설치작업들은 그래서 더 매력적인지도 모르겠다. 잠깐 슥 나타났다가 어느 순간 사라진다. 그걸 알아서 더 아쉽고 그렇기 때문에 더 의미 있게 다가온다. 우리 생활에 미술이 없어도 살아가는데 지장은 없지만, 오로지 미술만이 채워줄 수 있는 부분들이 분명히 있다. 한 폭의 아름다운 풍경화가 전해주는 향수에 그리움을, 세상에 대한 탐구가 담긴 추상회화로 텅 빈 마음을. ‘어떤 날 어떤 시간 어떤 곳에서’2 누군가의 고독한 마음을 위로해주는 그런 미술을 또 만나기를 기대해 본다.

1.2 sondia – 어른(나의 아저씨ost) 가사 중에서


Column : 미술과 놀기

미술관을 벗어난 미술들 Serial Coulmn 장 민 | 디자이너

주변에서 뉴욕에 가본 사람이있거나 혹은 본인이 뉴욕에 가본적이 있다면 한번쯤은 꼭 빨간 사각형의 LOVE 조형물앞에서 사진 을 찍어봤을것이다. 이 조형물은 미국의 팝아트 작가로 유명한 로버트 인디애나의 작품인데, 문자를 이용한 상업적인 그래픽 디 자인으로 논리적이고 강력한 메시지를 대중들에게 전달한다. 로버트 인디애나의 작품들은 뉴욕 외에도 필라델피아, 싱가폴, 신주쿠, 타이페이 등에서도 랜드마크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으며, 심지어 예루살렘에서는 히브리어로 특수 제작된‘LOVE’조형물이 굳건히 자리를 잡고있다. 이처럼 몇몇 작품들은 미술관을 벗어나 의도되었건 의도되지 않았던간에 특정 장소, 특정 건물을 상징하는 랜드마크 역할을 수 Sa:G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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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하고있는 경우가 종종있다. 어찌됐든 성공적인 입지를 다진 몇몇의 작품들은 많은 사람들의 통념 속에서 그 작품을 생각하면 그 장소가 자연스레 떠올릴수있을정도로 훌륭한 입지를 구축했는데, 그렇기에 사람들에게 때로는 포토스팟이 되어주고, 때로는 여행의 길잡이가 되어주면서 도시와 미술작품이 훌륭한 콜라보레이션을 이루어낸다. 도시에는 조경으로써 훌륭한 심미적 장치가 되어주고 도시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소소한 재미를 주며, 도시와 더불어 해당 미술 작가에게도 유명세와 명예를 가져다준다. 시카고의 밀레니엄 파크에는 아니쉬 카푸어의‘Cloud gate’가 있다. 생긴것이 꼭 콩모양 같이 생겨서 Bean이라고도 많이 불리 는데, 이 작품 또한 시카고 밀레니엄 파크의 훌륭한 랜드마크라고 볼수있다. 수직으로 솟아있는 고층 빌딩들 사이에서 유려한 라 인을 가진 이 작품이 고고히 자리를 지키고있다. 반짝거리는 실버 메탈 소재의 _표면은 푸른하늘과 고층 빌딩들,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을 담아낸다. 이 작품은 무언가 단순 유명한 미술작품 그 이상의 느낌을 준다. 그냥 원래 이자리의 주인인것만 같은 느낌을 주면서 주변 경관과 훌륭하게 조화를 이룬다. 여기에 카푸어의 작품을 놓기로한건 누구의 생각인건지 정말 잘한 아이디어라고 말씀드리고싶을 정도…. 우리나라도 위에서 말한 미술작품들을 미술관 밖에서도 볼수가있다. 미술관 밖이라고도 말하기 참 뭐하지만, 이태 원에 위치한 삼성미술관 리움을 가보면, 입구에 들어가기 전 옆 산책로 같은곳에 메탈로 된‘구’들을 합쳐놓아 높게 솟아있는 카푸어의‘Tall tree’를 볼수가있다. 그리고 그옆 에는 마치 하늘을 담는 접시를 연상케하는 오목거울 형태의 ‘The eye’또한 함께 볼 수가있다. 위에서 언급한 작가들

로버트 인디애나 Robert Indiana _ LOVE _ in NEWYORK


의 작품을 볼수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었기에 약간의 억 지를 부린점 양해를 구하며, 또 하나 말씀드렸던 로버트 인 디애나의 LOVE조형물 또한 한국에서 볼수있게되었다. 바로‘대신파이낸스 금융그룹’의 신사옥이 여의도에서 명 동으로 이전하면서 소유 중이던 LOVE조형물을 사옥의 앞 에 배치하기로 결정한것이다. 아직 배치된지 얼마 지나지

시카고 밀레니엄파크아니쉬 카푸어의 Cloud gate

않았기때문에, 과연 이 작품이 위에 언급 했던 많은 인디애 나의 작품들 처럼 랜드마크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할수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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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귀추가 주목된다. 명동을 지나며 앞에서 사진을 찍는 사 람들을 몇 번 본적이있는데, 과연 우리나라에서 이 역할을 앞으로 얼마나 훌륭히 수행할지 눈여겨 볼만한것 같다. 늘 하는말이지만, 미술관이 아닌 곳에서 미술을 만나는것 은 반갑고 즐겁다. 설치 조형물에 대한 것들을 위주로 다뤘 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방법으로 많은 지역과 건물 등에서 미술을 찾아볼 수있다. 앞으로도 다양한 작품들을 한국에서 만나봤으면하는 바람이다.

명동 대신파이낸스 건물 앞 _ 로버트 인디애나 러브조형물


Column : 대중음악

고양이 노래3.

지금은 고양이 노래 전성시대 Serial Coulmn 황희진 | 매일신문 기자

2000년대 이후 고양이 노래는 인디뮤지션들의 전유물이 돼 버린 측면이 없잖아 있다. 다만 그것은 필연이었다. 인간의 사랑 또는 이별을 신파의 문법으로 동어반복해야만 흥행할 수 있는 오버그라운드의 아이돌 그룹 및 발라드 가수들과 달리, 인디뮤지션들은 잔잔한 일상부터 파격적 공상까지 다양한 맥락의 서사를 쓸 수 있었는데, 고양이 서사도 그 중 하나였다. 물론 오버그라운드에 고 양이 노래가 전무했던 것은 아니다. 걸그룹 전성시대에 두 걸그룹이 발표한 같은 제목의 고양이 노래가 있다. 스타일이 상반된다. 먼저 나온‘에이핑크’의‘고양이’ (2012, UNE ANNEE)는 사랑스러운 콘셉트의 에이핑크가 부른 만큼 달콤발랄말랑한 고양이 찬가의 전통을 잇는다.

‘나는 리본고양이 날 잡아보란말야. 좀 재미있겠어. 퍽이나 신나겠어. 너를 따라다녀볼래. 난 어디든지 갈래. 넌 잡힌 Jerry. go. 널 잡을 T.O.M. go. 부비부비부부부. 기분이 좋아. 이미 알고 있잖아. 난 너를 좋아해.’ Sa:G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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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나온‘마마무’의‘고양이’(2016, Melting)는 정반대 분위기다. 소속사 RBW의 설명을 그대로 인용하자면, 한 남자를 두고 벌이는 여자들의 신경전을 고양이의 살랑대는 걸음 속에 감춰진 앙칼짐에 빗대어 표현한 재치가 돋보인다. 노랫말이 정말 그렇다.

‘뻔한 애교와 앙큼한 꼬리 좀 흔들지 마. Don’ t you dare Don’ t you dare. 날을 세워 너를 할퀴어. 아주 살며시 다가가 스치듯 부비지마. 어딜 니 맘대로 자꾸 넘봐. 힘 빼지 말고 저리가.’ 복고풍도 있다. 보이그룹‘신화’의‘고양이’(2015, WE)다. 21세기가 한창 무르익은 시기에 나온 곡이지만, 영락없이 20세기 이 승철과 터보가 구사한 고양이 노래 스타일의 재연이다.

‘새까만 눈동자. Ah Ah Ah Ah Ah Ah. 가만히 눈을 감아. 힐끔 내 머릴 홀려 놔. Ah Ah Ah Ah Ah. 한 마디도 없어 숨 쉴 수 없어. Yeah Yeah. Don’ t Touch Me.’

시대를 풍미 했던‘들고양이들’3집 앨범 /‘산울림’어린이에게 보내는 동요선물 제1집‘개구장이’ - 간간히 동요앨범을 낸 산울림은 어린이들을 제일 배려(?)했던 락그룹이 아닐까?


힙합 프로듀서‘피제이’의‘나비야’(2017, WALKIN` Vol. 2) _뮤직비디오 한 장면

고양이라는 단어를 노래 제목이나 앨범명이 아니라, 뮤지션 자신의 이름에 가져다 쓰는 경우도 적잖게 있다. 네이버 뮤직에서 검색해보니 2010년대 들어 활발히 등장했다.‘토마토 먹는 고양이’ ‘살찐 고양이’ ‘고양이가 물을 싫어해’ ‘나만 없어 고양이’ 년 귀국해 첫 앨범을 발매한’이라는 수식어와‘마음 약해서’(마음 약해서 잡지 못했네. 돌아서던 그 사람. 짜라자짜짜짜.)라는 히 트곡으로 유명한 6인조 혼성밴드‘들고양이들’(와일드 캣츠)이다. 고양이라는 단어 말고도‘Cat(캣)’도 노래 제목, 앨범명, 뮤지션 이름에 꽤 쓰이는 단어다. 고양이를 부르는 오래된 애칭인‘나 비’도 마찬가지. 최근작으로 흑인음악 보컬리스트‘자이언티’가 가사를 쓰고 목소리를 얹은, 힙합 프로듀서‘피제이’의‘나비야’ (2017, WALKIN` Vol. 2)가 있다.

‘낯선 이를 보면 도망쳐버리는 어떤 동물처럼 다가가기 힘들어. 나비야 어디 가. 부끄러워하지 마. 너나 나나 똑같아. 우린 동물도 사람도 아니야. 그 순간 어깨에 올라탔지.’ ‘Hey 음 나비야 what is your name. 자꾸 물어봐서 미안 난 궁금해. 네가 누군지 어디서 왔는지. 근데 네 목걸이에 주소가 써있네.’ 뮤직비디오도 볼만하다. 피제이의 설명에 따르면, 사립탐정이 된 자이언티가 한 여자로부터 고양이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게 되는데, 사실 고양이는 의뢰한 여자더라는 내용이다. 가장 좋은 시(詩)는 동시를 닮았다는 얘기를 변주하자면, 한국 대중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록 밴드‘산울림’의 이 동요는 고양이 노래 수작이다. 관찰과 표현, 그리고 비유 모두 아주 끝내준다. 산울림 멤버 김창완이 노랫말을 썼다. 실은 이 글을 준비할 때 동 요라서 제외했지만, 대중가요의 범주에 넣어도 좋을 것 같아 다시 확인해 보니, 고양이 노래 역사에서 가장 빠른 시기의 작품이기 도 하다. 제목은‘눈은 하얀 고양이’(1979, 어린이에게 보내는 산울림의 동요선물 제1집). 가사 전부를 인용한다.

‘눈은 하얀 고양이. 밤사이 창틀까지 소복이 쌓였구나. 눈은 하얀 고양이. 지붕 위 장독 위로 소리 없이 다녔구나. 내게 알려주면 소리 지를 텐데 달 려가 볼 텐데. 언제 내리는지 언제 오시는지 알 수가 없구나.’(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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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용사’등 20여 팀의 뮤지션이 확인된다. 이 역시 원조는 있다. 수십 년 전에 나타났다.‘동남아시아에서 활동하다 1979


Column | 대중문화

애, 어른 그리고 대한민국 Serial Coulmn 김목겸 | 프리랜서

하나, 시대를 관통하는 예능, 인물, 콘텐츠,...... 시간은 흐르고 유행도 흐른다.

재를 비교하며 놀라는 것일 것이다. 외국인이라 틀릴까?

한때는 먹방이 유행이더니-물론 지금도 흥행중이지만-외국인

우리가 tv보며 정치인, 재벌

출연 예능이 또 대세로 자리 잡았다. 필자도 즐겨보는 프로그램

의 갑질을 보며 느끼는 감정

이‘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서울 , 메이트’외국인을 한국에

을 그들이라 모를까?

초대해서 그들의 눈으로 본 여행견문록이다. 우리가 미처 생각지도 못한 역사공부도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 가며 하게 된다. 우리가 소홀히 생각한 역사의식을, 우리는 잘

‘과거의 올챙이들이 갑자기 부유해지니 자기네들이 뱀인 줄 안 다’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찾아가지 않는 전쟁박물관이나 DMZ, 그들의 여행기를 통해 오

우리가 풍요로워 진 것은 빨리빨리 문화가 한 몫을 했다는 것

히려 배우게 된다. 우리는 쉽게 생각했던, 혹 당연시 생각했던

을 모르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바로 이 빨리 문화가 낳은 병폐

우리나라를 그들은 경이로워하고 놀라워한다.

가 건강을 해치니 웰빙이 생겨나고 슬로우 푸드가 생겨난 것 일

그들이 놀라워하는 키워드 중 하나는 치안. 우리는 고개를 갸우

것이고 촛불집회가 만들어 진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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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떠는 우리를 보며 오히려 고작이라 생각한다. 인터넷 와이파

내가 너무 빨리 문화의 단점만 이야기 한 것 아닌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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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 거릴 일이지만 그들은 하루에 한번 일어나는 범죄 소식에 치

것이고 겉만 성숙한 정치인, 재벌들의 미성숙한 갑질이 생겨났을

이.그 속도감과 범위에 놀라고 부러워한다. 찜질방 생맥주 크기

수많은 장점들이야 그냥 넘어가는 것은 눈부신 경제 성장 등등,

와 가격에 놀라워하고 다양한 치킨 매뉴얼에 입을 벌린다.

이미 독자 분들이 다 아는 사실이니까 속 알맹이에 대해서 논해 본 것이다.

둘, 재벌들의 갑질, 정치인들의 막말과 청소년들의 반 예의지국 의식.

셋, 문화 한류. 우리는 빨리 문화를 통해 전 아시아, 이제는 미

70,80년대를 지나 현 2018년. 근 40,50년 짧은 사이에 개발도

국 대륙까지 넘보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겉으로만 건강해 보이

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너무 빨리 우리는 부유해졌다. 먹방, 외국

는 것이다. 어른인 척 하는 건장한 아이의 모습에서 이제는 탈

인, 문화를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재벌, 정치인, 갑질 이야기는

출해야만 한다. 정신적으로 성숙한 국민이 되어야 하고 그래야

무어냐고? 하나로 관통하는 줄기가 있기 때문이다.

재벌도,정치인도 건강해지는 것이다. 우리는 작은 의미에서 그

너무 가난하게 살다가 갑자기 부유해지니 그때의 겸손은 어디

들의 갑질을 욕하고 지탄하지만 문제는 그것이 아니다.

로 가고 갑질이 생겨나고 역사보단, 미용에 관심을 두게 되고 삶

가난하든 부유하든 국민 전체의 문제가 아닌가싶다. 우리가 말

의 긴장감이 없어지니 사돈이 땅 사면 배 아프고, 얼마나 혜택

끝마다 토로하는‘국민성’이라 했던가?‘나는 아니야...뭐가 아

받은지 모르고 국민들은 불평불만 -외국인은 부러워하지만- 재

니야, 국민들 모두, 똑같은 건 아닐까?‘갑질하는 그들도 처음은

벌, 정치인은 갑질. 그런 위에 것들이 머슴에서 양반으로 신분

한 집안의 아이였다.

상승을 갑자기하다보니 올챙이 적 생각을 못하나보다. 여유가 생

그 윗세대의 가난탈출 의식으로 말미암아 그들의 예절 교육은

기니 예능도 먹방이 유행이고 여유가 생기니 우리가 그들을 초대

실패를 보았고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는 것이 맞겠다- 오늘날

하여 변화한 대한민국을 보여주고 뿌듯해 하고 그런데 과연, 그

속이 곪아가는 병을 가지게 된 것이다.

들이 우리 현 문화의 결과를 보고 놀라워하는 것일까?

이제 우리는 겉만 눈부신 황동 요강 그릇을 내려놓아야 할 때이

나는 생각해본다. 그들은 아마도 현 대한민국의 모습에 놀라워

다. 속도 꽉 차고 누구나 경의를 표하는 진정 대접 받을 수 있는

하기보단 그들이 생각하는 가난한 나라가 어찌 이렇게 발전하게

조선백자나 고려청자가 되어야 하겠다. 그래야 진정성 있는, 타

됐을까?

인들이 본 받고 싶어 하는 대한민국인이 되지 않겠는가?

그 과정, 그 이유에 놀라워할 것이다. 현재만이 아닌, 과거와 현


Photo Review 사진으로 보는 리뷰 대구컬러풀 페스티벌

모디라 컬러풀 !! 마카다 퍼레이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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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명실상부한 축제 중 하나기간에인 대구컬러풀 페스티벌이 2018년 5월 5일 ~ 6일 양일간 열렸다. 늘 아쉬운 점은 주말 이틀간 열리는 터라 짧다는 느낌…. 다들 가봐야지 하다간 그냥 끝났네 로 이어질 수있다는 점. 사진은 대구문화재단 축제학교 2기수료한 사람들이 사람들을 위한 문화축제 프로그램을 만들어보자며 모인‘웰던도깨비팀’의 퍼레이드 장면이다. ‘웰던도깨비팀’은 퍼레이드가 어떻게 하면 보다 쉽고 간편하게 시민들이 온전 히 즐기게 할까? 고민하다가 체험형 퍼레이드이자 프린지 퍼레이드로 출전했 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미션을 행하며 결과물을 만들어가는 체험형 퍼레이 드이다. 축제의 묘미를 남녀노소 다 즐거워야하는게 마땅한거 아닌가!!! 사진 웰던도깨비팀 기획자 박세훈 제공


파리에서 온 편지

Exposition « SIGNES SENSIBLES » 15 mai - 8 juillet 2018

Claude VIALLAT, Michel HAAS, Patricia ERBELDING, COSKUN Château du Val Fleury 91190 Gif-sur-Yvette, France www.ville-gif.fr www.laurencedi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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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VIEW 로렌스 디스 Laurence d’Ist AICA국제미술평론가협회회원 독립큐레이터, 미술사학자

Lʼ exposition « SIGNES SENSIBLES » réunit quatre artistes professionnels et reconnus pour lesquels les présences, les figures et les signes de la préhistoire étonnent. Pour ces artistes, les signes pariétaux des grottes touchent au vif la raison de leur passion : pourquoi créer et comment retrouver lʼ authenticité des premières oeuvres ? À un moment de leur parcours, les peintures rupestres sont apparues comme les témoignages magiques, philosophiques, intemporels et spirituels de lʼ art. Lʼ exposition « SIGNES SENSIBLES » laisse affleurer la poésie, la magie et le mystère que soulèvent les oeuvres des quatre artistes. On partage aussi leurs convictions et leurs impressions à travers les entretiens publiés dans le catalogue. En effet, devant les signes de la préhistoire, les quatre artistes disent : se trouver devant leurs semblables il y a 30 000 ans, que cela a été fait hier, que le trait est vivant, que la grotte renferme notre histoire, etc. Lʼ intérêt des artistes pour lʼ art pariétal remonte au début du XIXe siècle. Le plus étonnant est que lʼ on connaissait les grottes mais quʼ avant on ne portait aucune importance à ces signes. Depuis, en Europe, on conserve et on protège les grottes ornées mais aussi celles que lʼ on découvre. Fermées au public ou bien aménagées pour la visite, elles sont toutes étudiées par un nouveau métier scientifique : le préhistorien. Dès les années 1930, les artistes modernes comme Picasso, Miro, Moore se documentent et sʼ intéressent à ces signes immémoriaux. Dès lors, cette connaissance fait partie des sources visuelles des artistes. Pour preuve, les quatre artistes de lʼ exposition sont de générations et dʼ univers différents et pourtant, ils témoignent dʼ une sensibilité commune pour lʼ art pariétal. Claude Viallat est membre fondateur du courant minimaliste « Supports/Surface ». Michel Haas fait partie des artistes figuratifs les plus originaux de la peinture actuelle. Patricia Erbelding représente la nouvelle abstraction contemporaine et COSKUN marque la sculpture contemporaine de son identité expressive et primitive. La grotte préhistorique est autant une vérité géographique quʼ une métaphore existentielle pour lʼ artiste, quand il crée dans son atelier. Claude Viallat a déconstruit la peinture et le tableau dans sa démarche minimaliste. Pourtant, très tôt, il ressent le besoin de plonger sa main dans la peinture et de marquer de vieux objets de son empreinte. Pour lui, la main nous ramène aux questions fondamentales de la peinture qui sont le positionnement, le regard et lʼ outil.


Claude_Viallat_Objet_Main Jaune, 2003, empreinte sur bois flotte, 31 x 36 cm

Patricia Erbelding partage aussi ce sentiment. Les mains seraient les premiers autoportraits de lʼ Homme. Pour elle, lʼ abstraction est un langage universel et la main est le canal qui atteint des domaines qui ne passent pas par la pensée. Lʼ émotion, la mémoire et le ressenti sont véhiculés par la main. Du coup, il nʼ y a plus de date ni de frontière dans ses peintures. La relation au support est importante pour ces quatre artistes. Ils entretiennent un rapport différent aux matériaux, aux textures, de sorte que la représentation nait de la matière. Par exemple, Michel Haas nʼ emploie pas de fond dans ses peintures. Elles naissent du papier quʼ il triture de ses mains. Ses peintures volent sans cadre, sans attache. Au fur et à mesure, elles se multiplient et une composition sans haut ni bas, sans sens de lecture se met en place sur le mur. On pense aux compositions dʼ animaux comme en apesanteur sur les parois rocheuses au temps de la préhistoire. Il cherche à ce que ses peintures entrent en action et que lʼ espace du mur les rende vivants. COSKUN apprécie les matières organiques parce quʼ elles lui rappellent lʼ Homme. Il apprécie le bois et la terre parce quʼ ils ont un rapport avec les origines. Comme lʼ Homme du paléolithique qui enfonce ses doigts dans la glaise, ou qui grave sur la paroi, cʼ est la tension dans la matière qui compte avant tout. COSKUN agit avec des moyens simples, avec ses propres moyens pour exprimer la nécessité vitale quʼ il ressent. Quand il crée, il ressent ce mélange dʼ instinct primitif, dʼ intelligence sensible et de création audelà de soi. Ce qui unit les différences entre ces quatre artistes, cʼ est quʼ ils partagent les mêmes questionnements : quelles leçons tirer des premiers créateurs dʼ images ? Quel enrichissement pour leur démarche ? Ainsi, Viallat, Haas, Erbelding et COSKUN tissent un lien invisible avec lʼ origine de lʼ art, comme beaucoup dʼ autres artistes. Et lʼ exposition se présente comme un éclairage fascinant sur la création contemporaine. COSKUN_ Grotte_I, 2018, ceramique, 25 x 40 x 25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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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ude_Viallat_Objet, 2005, empreinte sur silice et bois, 52 x 21 cm


전시회“SIGNS SENSIBLES”는 선사 시대의 인물 및 표식이 놀라울 정도로 유명한 4명의 예술가를 모았습니다. 이 예술가들에게‘동굴 벽화’는 열정의 핵심인 첫 작품의 진실성을 찾게 하고 어떻게 작품을 만들지를 알려줍니다. 여행의 어떤 시점에 서는, 마법이고 철학이며 시간을 초월한 영적인, 예술의 증언으로 떠 올랐습니다.“SIGNS SENSIBLES”는 참여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시, 마법, 신비를 드러냅니다. 카탈로그에 실린 인터뷰에서 그들의 신념과 인상을 봅니다. 사실, 선 사 시대의 흔적 이전에 네 명의 예술가는 말했다.‘30,000년 전의 그 들 앞에 서보라, 그 선은 살아 있고, 그것은 어제 있었던 것이며, 그 동굴은 우리의 역사 등을 간직하고 있다.’ 동굴 예술에 대한 예술가 들의 관심은 19 세기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가장 놀라운 점은 우리가 동굴을 알고 있었지만 우리가 이 징후에 관심을 갖기 전에는 이 표지판에 아무런 중요성이 없었습니다. 그 이후 유럽에서는 어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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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도 보존하고 보호합니다. 관광객에게 공개된 동굴이나 비공개 동굴이나 모두 새로운 과학 전문 직에 의해 연구됩니다. 1930년대 초 피카소 (Picasso), 미로 (Miro), 무어 (Moore)와 같은 현대 미술가들은 이 초자연적인 신호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지식은 예술가들의 시각적 원천 중 일부입니다. 증거 로, 전시에 참가한 4명의 예술가는 세대와 지역이 달라도 벽면 예술 을 위한 일반적인 감각을 보여줍니다. Claude Viallat는 미니멀리스트의 전류“ Supports / Surface”의 창 립 멤버입니다. Michel Haas는 현재의 회화에서 가장 독창적이고 비 유적인 예술가 중 한 명입니다. Patricia Erbelding은 새로운 현대 추 상화를 대표하며, COSKUN은 표현력과 원시적인 정체성을 지닌 현 대 조각을 작업합니다. 선사 시대 동굴은 예술가가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창작 할 때 실존적 은유와 같은 지리적 진리입니다. Claude Viallat는 미니멀리스트 방 식으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러나 일찌감치, 그림에 손을 담구어 오 래된 흔적의 것을 그립니다. 그에게 우리 손은 회화의 근본적인 모양 과 도구로 되돌아가게 합니다. Patricia Erbelding도 이 느낌을 공유합니다. 손은 인류의 첫 자화상

上) COSKUN_Grotte_IV, ceramique, 2018, 30 x 20 x 8 cm 中) Michel_Haas_Les Amoureux, 2018, technique mixte sur papier, installation, dimensions variables 下) Patricia_Erbelding_Sciaphile, 2014, encre sur papier,100 x100 cm


Michel_Haas_Les Amoureux, 2018, technique mixte sur papier, installation, dimensions variables

이 될 것입니다. 그녀의 추상화는 보편적인 언어이며 손은 생각을 통하지 않는 영역에 도달하는 통로입니다. 감정, 기억 및 느낌 은 손으로 전달됩니다. 갑자기 그의 그림에는 날짜 나라는 경계가 없어집니다. 예를 들어 Michel Haas는 자신의 그림에 배경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림은 종이 위의 손의 떨림으로 태어났습니다. 그의 그림은 고정되지 않고 프레임 없이 살았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그들은 번 식하고 벽의 아래 위가 없습니다. 우리는 선사 시대에 동물의 구성을 무중력 바위벽으로 생각합니다. 그는 자신의 그림을 행동 으로 옮기려 하고 살아있는 벽 공간을 만듭니다. COSKUN은 그에게 인간을 상기시키는 유기 물질을 높이 평가합니다. 기원과 관련이 있는 나무와 땅을 높이 평가합니다. 진흙 덩어리에 손가락을 넣거나 벽에 풀을 꽂는 구석기 시대 사람처럼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긴장감입니다. COSKUN은 자신이 느 끼는 중요한 필연성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을 가진 간단한 수단으로 작업합니다. 그가 창작할 때, 그는 원시 본능, 민감한 지능 과 창작물이 혼재된 것을 느낀다. 이 4명의 예술가들 사이의 차이점을 봉합하는 것은 동일한 질문을 공유한다는 것입니다. 이미지의 첫 번째 제작자로부터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까? 그들의 접근 방식에 대한 어떤 풍요로움이 있을까요? 따라서 Viallat, Haas, Erbelding 및 COSKUN 은 다른 많은 예술가들과 마찬가지로 예술의 기원과 눈에 보이지 않는 연결 고리를 만듭니다. 그리고 이 전시는 현대적 창작에 대한 매혹적인 조명입니다.

번역 후 재편집과정에서 오역이 있을 수 있습니다. 번역정리 강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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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Ⅱ

신준민 개인전 : 시간 여행자의 기억 전시작가 : 신준민 Junmin Shin 전시제목 : Adventure 나는 너에게 그림을 들려주고 싶다 전시기간 : 2018. 4. 25 ~ 5. 27 전시장소 : 아트스페이스펄 기획 : 아트스페이스펄 작가론 : 송요비(10AAA 디렉터)

SPECIAL REVIEW 글 / 송요비(10AAA, 디렉터)

시간적 인간의 인간적 시간-기억

2016년부터 일상을‘모험(Adventure)’으로 물리적 우연이 아닌 감각을 통한 새로운 에너지의 만남을 여행하는 작가의 삶이 작 품의 소재가 되고 있다. 작가는 미술의 언어로 세상에서 느끼는 모순된 현재와 과거를 표현한다. 끊임없이 여행하고 끊임없이 떠나 지만, 어디에도 있고, 어디에도 없는 내재한 감각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시간을 대하는 인간의 보편적 태도는‘기 억’과‘망각’의 관계에 관련된다고 한다. 여기에는 이성과 의식작용이라는 차원에서 흘러가는 시간에 대해 인간이 할 수 있는 일 은 시간을 붙들려는 의지를 발현(기억)하거나, 흐르는 시간을 그대로 놓아버리는 것(망각)일 것이다. 따라서 기억과 망각은‘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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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 시간’의 두 가지로 생각 할 수 있다고 한다. 여기에서 시간적 인간이‘기억’이라는 인간적 시간을 형성한다는 것은, 흘러가는 시간을 붙들기 위한 능동적인 행동으로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이는 흘러가는 것 가운데 흐르지 않는 것을 생각하려는 의도적인 노력 이다. 기억은 살아있는‘역동적인 과정’인 것이다. 실천적이고 활동적인 삶에 관한 능동성의 구현은 이처럼 시간을 붙들려는 인간 적 노력인‘기억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는 것이며 인간의 공감과 교감은 이러한‘기억하는 것’을 쉽게 만드는1 이 인간적 시간은 신준민 작가에게 새로운 풍경을 만나게 되는 경험으로 남아 작품의 소재로 등장한다. 작가는 주위를 둘러싼 세계를 항상‘관찰’ 하기도‘무심히 지나치기’도 하는데 어느 날 문득‘기억’속의 풍경과 마주한 풍경이 만나는 순간이 있다고 하였다. 시간 여행자- 낯선 풍경의 낯익은 조우

아트스페이스펄의 한쪽 벽면은 작가의 새로운 설치 공간으로 새로운 해석을 접목한 설치 벽과‘모험(Adventure, 2018)’영상이 자리하였다. 회화에서 시간을 다루는 방식과는 다르게 공간, 빛, 영상, 회화, 설치를 함축적, 시각적으로 제시하는 방법을 택하기 보다 적극적으로 빛과 재료의 조화와 시간에 따른 공간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현재는‘오래 전부터’이미 지나간 시간의 현재 화에 불과하다. 결과적으로 시간에 새로운 질서를 부여하면서 다른 단계를 요약한다.’2 라고 했던 들뢰즈의 시간론은 작가가 시간 을 대하는 태도와 연결되기도 한다. 작가는‘항상 마주하는 풍경이 어느 순간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고, 처음 보는 풍경이 이전에 본 듯하게 느껴지기도 한다.’고 하였다. 영상에서는 일상생활에서 마주한‘낯섦’을 통해 본인의 현재를 되돌아보는 시선이 담겨 있다. 물 위에 떠다니는 환경 오염 물질인 오염이 물에 비친 나무 위를 지나가는 순간은 마치 하늘에 눈이 오는 듯한 착시가 나타 나기도 한다. 설치 벽 오른쪽 편에는 흰색 반구형태의 설치 오브제를 제작하였다. 이는 전 작품에 사용하였던 남은 지구본 반쪽으 로 오락실 버튼, 옷걸이, 스프링, 돋보기 등으로 새로운 움직이는 회전체가 함께 제작되었다. 마치 시간여행에 쓰이는 도구처럼 멈 추어진 시간에서 유일하게 움직이는 사물로 등장한다. 또한 지난 작품에 등장했던‘동물원의 원숭이’가 이번에는 박제 실의 모습 으로 등장한다. 과거에 만났던 동물원 원숭이의 미래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원숭이 이미지가 있는 벽면은 작가가 물과 시멘트를 사 용하여 회화적으로 표현이 첨가되어 제작되었다. 작가는 멈추어진 세상에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요소를 넣어서 이 순간이 과거에 지나 가버린 한 순간이라기 보다는 다시 우리가 마주할 수도 있는 미래 혹은 다시 만난 과거일 수도 있다는 것을 현재의 관객에게 이야기한다. 1  정재요. (2016). 시간적 인간의 인간적 시간에 대한 단상. 시간(時間, time), , 122-134. 2  김선하, (2006). 들뢰즈의 시간론에 대한 고찰 - 『차이와 반복』을 중심으로 : 들뢰즈의 시간론에 대한 고찰, 대한철학확회, 철학연구, Vol.100. 203-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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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Mirror ball_oil on canvas_145.5x112.1cm_2018


시간의 함축-들리고 느껴지는 회화

아트스페이스펄의 가장 넓은 전시 벽에 자리한‘화이트 시티(White City, 2018)’는 작가의 일상에서 익숙한 아파트 건물을 지속 해서 시차를 두고 바라본 경험을 그려내었다. 평면의 회화이겠지만 작가에게는 과거의 경험과 최근의 시간이 겹치는 순간이다. 이 시간의 함축으로서 마치 그 건물 앞에 서서 눈앞을 가로막는 바람 소리와 시야를 가리는 나뭇잎들을 표현하여 관객도 그때 그 순간으로 이동하는 모험을 제공한다. 또한, 화면에 등장하는 아파트는 단일 건물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에 작가가 같다고 느꼈던 건물을 한 건물처럼 담아내었다. 이처럼 작품 소재로 선택되는 풍경들은 작가에게‘기억’되어서 재구성된 화면이다. 이‘기억’에서는 때로는 시간이 중첩되기도 하고 하나의 건물이지만 다른 건물을 보고도 과거에 보았던 그 건물을 떠올리며 화면을 구성하였다. 때문에 신준민 작가의 풍경은 다양한 장소성과 시간성이 중첩되어 서사적인 영화의 줄거리를 담고 있다. 화면에는 여러 날 여러 번의 물감이 화폭에 쌓이고 다 시 뿌려져 덧입혀지는 물감의 층위가 남아있다. 이러한 공기의 흐름의 붓질은‘타워(Tower, 2018)’에서는 바람에 솟구치는 장면 에 관객도 풍경 속의 휘몰아치는 바람의 소용돌이는 느끼게 된다.‘미러볼(Mirror ball, 2018)’에서는 음악과 현란한 조명의 빛이 화폭에 담겼다. 화폭은 마치 동영상처럼 다양한 소리와 감각을 함축하여 관객에게 작가의 과거의 순간을 현재에 공유한다. 의인화된 풍경과 마주친 대상들

만화를 그리고 싶어 회화를 선택했다고 한 작가의 감각적인 위트가 여러 점의 드로잉작품에서 만 날 수 있었다. 마치 살아 움직 46

City(2018)’나‘Mirror ball(2018)’에서의 작가가 외부에서 관찰자의 시점을 가졌다면, 이 드로잉들에서는 작가가 화면 내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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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형태의 하수구 구멍, 자동차 헤드라이트, 건축 파이프들이 그 대상들인데 이들은 서로 대화를 하듯 마주 보고 있다.‘White 마치 공존하는 듯 그 대상들의 목소리를 들려주려 하고 있다. 하나 하나 캐릭터처럼 등장하여 캔버스 프레임은 만화의 콘티와 같 이 구성하고 있다. 작가는“페인팅에서는 때에 따른 그 동안의 풍경들을 중첩했다면 (이번에 설치한) 벽면에서는‘나의 사물(my object)’개념으로 일상을 다니며 보고 몸으로 체화 된 감각을 재료들의 물성과 재질감 색채로 꼴라주”한 것이라고 하였다. 사소한 일상의 사물을 미학적인 대상으로 발견해 낸 작가는 길에서 마주친 우리 주변의 대상을 특별한 생명력을 가진 물체로 재현하였고 이들을 모아 하나의 새로운 공간을 전시하였다. 또한 전‘Everywhere_마차(2017)’에서 다루었던 풍경을 이번에는 벽면 설치에서 재현하였다. ‘Everywhere_마차(2017)’설치에서는 회화에 주요 소재로 등장했던 오브제들(조명, 나팔, 철조망, 오락기)을 사용하여 아치형, 격자, 수평 등의 조형적 구조로 재배치했다. 작가는‘일상을 통한 끊임없는 여행은 또 다른 새로운 만남’을 기대해 본다고 하였다. 실제로 어디든지 갈 수 있을 것 같은 물리적인 구조로 설치했던 것과 달리 이번 설치에서는 물리적으로는 벽면의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Adventure(2018)’영상을 배치하여 시각적으로 어디든지 이동하고 있는 시각적 모험공간을 구현하였다. 실제로 이 설 치 벽면에서는 전작에서 사용하였던 오브제를 다루는 방식을 볼 수 있다.‘진실의 입(2018)’의 인간형태와 가장 유사한 형태가 등 장한다. 이는 실제 존재하는 물건을 나타낸 것이라고 하지만 마치 생명력을 가진 대상처럼 표현하였다. 도시와 자연-사회 속 존재에 대하여

예술가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사회 내 존재’로서도 작가는 고민했던 것 같다. 작업하는 삶과 동시에 본인을 둘러싼 세계의 변화 를 추구하고 그 변화의 흐름에 함께 하는 활동들에 참여하였다. 우리에게 필요한‘사회구성원의 실존을 방해하는 현존재적 조건 의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실존’을‘사회적 실존’3 이라고 하는데‘썬데이페이퍼’,‘예술공간 거인’,‘아트클럽삼덕’등의 활동을 통하여 대구 지역 사회 내에서 본인의 역할을 보여 준다. 서울에 많은 신생공간의 움직임 속에 대구 지역 작가들을 위해서도 다양 한 신생공간의 필요성을 느끼고 지인 예술가들과 함께 두 곳의 예술 공간 운영에 참여한다. 청통에 위치한‘예술 공간 거인’은 거 대한 냉동창고가 전시장으로 탈바꿈한 공간이었고, 대구에 위치한‘아트클럽삼덕’은 소박한 가옥의 형태로 두 곳 모두 기존에‘전 시’를 위해 만들어진 곳은 아니었으나 작가들의 의지로‘예술 공간’으로 재 탄생한 곳이었다. 이 공간의 운영에 직접 참여를 하면 3 박은미, (2008). 사회적 실존의 가능성, 한국철학사상연구회, 시대와 철학/19(4), 189-229.


아트스페이스펄 전시장에서 신준민 작가

서 작품 활동을 했던 작가는 본인이 속한 환경과 사회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태도로 존재하려 노력하였다. 또한, 위 두 곳을 예술 공간으로의 운영하는 것은 우리 주변과 도시 속 과거의 공간들에 대한 현재의 활용과 역할에도 중요한 활동이었다. 으로 본인의 존재를 확인하고 있었다. 작가는 도시와 자연의 모습을 동시에 담기도 하였다. 화면 속에서 도시에서 지나가는 수많은 사람은 없고 건물만 도시의 모습으 로 표현한다. 우리는 어떻게 존재를 알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는 것일까? 스스로가 속한 사회에서 다른 조건들과 관계를 통해‘존 재’를 알 수 있다는 것을 작가는 작품과 그간의 활동으로 말해 준다.‘화이트 윈드(White wind, 2018)’에서 보이는 바람은 중앙 에 펄럭이는 천의 움직임과 스산한 분위기로 보이지 않는‘바람’의 존재를 표현하였다. 영상 작품‘Adventure(2018)’에서 작가 는 도시와 자연의 문제를 떠올리게 한다. 영상은 오염된 하천의 표면 모습에서 시작한다. 인간들이 버린 오물들은 자연을 덮어 버 리고 어둡고 이상한 거품과 알 수 없는 물질들의 덩어리들이 물 위를 떠다닌다. 하지만 그 오염물질들이 물에 비친 하늘과 나무와 어우러져 눈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작가는 도시의 환경의 문제를 작가만의 위트를 담아 제시한다.‘모험’영상은 모순적으로 작가 의 집 주변의 자연환경에서 온 것, 밤, 낮, 물가 등 작가의 시선을 따라 카메라가 이동작가의 회화적 표현과 영상적 구성이 함께 간 다. 그렇다면 도시를 구성하는‘사람들’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유일하게 인간의 형상과 닮은 대상은‘진실의 입(2018)에 등장하 는 형상이다. 화면에서 인간은 스쳐 지나가는 배경이었고 분명 존재감을 표현하였다. 어쩌면 바람과 빛이 사람의 존재를 대신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영상작품이 설치된‘드로잉 벽면(2018)’은 푸른 빛, 초록빛, 투명한 플라스틱 판넬 재료와 시멘트로 도시개발과 맞물리는 건축 재료들을 사용하였다. 더불어 작가는 오염된 도시의 자연을 영상에서는 아름답게 느낄 수 있는 경험을 담았다. 부정 과 긍정의 모순된 의미와 현상을 하나의 시공간에 표현하는 작품을 통해 작가는 사회에 이야기하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이라 보인다. 전시장 전체가 우리가 사는 도시의 축소판처럼 여겨지는 것은 모험의 출발과 현재의 위치가 바로‘일상’이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감각의 풍경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작가의 작품들을 통해 현재 우리의 살고 있는 풍경을, 사회의 모습을 바라보는 시간 이 될 것이다.

이 글은 아트스페이스 펄에서 열린 ‘신준민전’의 전시기획에 관한 글 입니다. 전시기획자의 의도가 실린 평론이나 리뷰를 향해 저희 사각은 항상 열려있습니다. 메일 sagaknews@naver.com나 각종 sns로 투고 및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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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개인의 작품을 위해 작업실에서 고독과 싸우는 존재가 아닌 사회의 현상을 이끌고 문제를 해결해 가려는 적극적인 구성원


REVIEW : 연극리뷰

연극 ‘죽이 되든 밥이 되든 : ’한

가족의 연극 놀이 속 이 세상 이야기, 2018. 3. 30 - 5 .27 극단 하루 | 소극장 길

SPECIAL REVIEW

리뷰어 임종현 | 대구공연정보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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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족의 순례길이 시작된다. 한눈에 봐도 강압적이고 독재적인 아버지, 그 길을 따라나서는 세자녀, 그리고 삼촌. 큰 딸과 둘째 딸, 막내 아들을 데리고 인생의 여정을 떠나는 이 가족은 마치‘유랑가족’인 듯 이곳 저곳을 떠돌고 있다. 길을 걷다 적당한 곳에서 짐을 풀고‘체험 훈련’을 받아온 이들 가족이 오늘 밤 찾은 곳은 바로 극장, 아버지를 따라 길을 떠나온 가족들은 마치 극기훈련소에라도 온 듯 잔뜩 군기가 들어 있고, 큰 딸은 어린 동생들을 다독이며‘아버지의 뜻’을 잘 새기기 위해 노력한다. 이곳에서 이들이 오늘 체험하는‘훈련’은 바로 연극이다. 세익스피어의‘햄릿’을 통해 생애 처음을 연극을 경함하는 이들 가족은‘햄릿’을 연기한다. 그들이 연기하는 장면은 유령으로 등장한 아버지로부터 진실을 알게 된 햄릿이 분노하며 사실을 밝히는 과정이다. 일종의 극중극 형식인 셈이다. 실제로 극 중 인물들은‘죽이되든 밥이되든’살아간다. 훈련을 받고 밥이 없는 가운데 조미료만으로 달고나를 만들어 먹는다. 뭐 하나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지만 불평은 하지 않는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불평은 하면‘안 된’다. 이게 이 가족의 규율 이자 법칙이며, 그들이 살아온 관습이기 때문이다. 작품은 순례길을 떠나는 한 가족을 통해 우리의 현실을 묘하게 풍자한다. 그들이 작품 속에서 연기한‘햄릿’의 대목이 죽은 왕이 유령으로 현현한 후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햄릿의 모습이라는 점에서도 극이 어떤 방식으로 흘러갈 지는 대충 짐작 할 수 있다. 독재자 같은 아버지, 아버지를 닮고 싶어하며 찬양하는 첫째 딸, 바보인듯 예리한 막내아들, 첫째와 막내를 섞어놓은 듯한 둘째 딸이 극장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아버지는 극장에서 자식들한테 햄릿의 희곡집을 주면서 미션을 준다. 자식들과 삼촌은 햄릿 의 한 장면, 국왕이 독사에게 물려 죽는 장면을 연기하지만 국왕 역할을 한 막내 아들은 독사가 아닌 큰바위에서 떨어져 죽는 연기


를 한다. 이때 막내 아들은 밀짚모자를 쓰고 있었다. 이처럼 이 극에는 사회풍자가 기가 막히게 들어가있다. 박정희 총살사건, 노무현 대통령 타살의혹, 국정화 이 모든 것이 재밌 게, 비꼬는 듯 연출을 했다. 모르고 봐도 정말 재밌는 극이지만, 알고보면 더 재밌는 극이다. 제일 기억에 남는 장면은 막내아들과 둘째 딸이 아빠와 삼촌은 없고, 큰 누나는 잠에 빠져있을 때 둘이 한 대화이다. 둘째 딸이 마지막으로 한 대사가 잘 기억이 안나지만‘무서운게 많은 사람들은 그걸 숨기려고 더 무서워지는게 아닐까?’라는 대사였다. 그 대사를 듣고 드는 생각이 지금 정치인들은 무서운게 뭐 그렇게 많길래 숨기고 우리를 장악하려는 걸까... <죽이되든, 밥이되든> 작가는 이런말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우리나라는 아직 군사독재, 권력남용이 남아있고, 앞으로도 계속 남아있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남긴다. 정치에 관심있다거나 연극에 관심있다면, 그냥 아무관심이 없어도 이 극을 보기를 추천한다!! 이 연극은 4월까지는 현재의 배우분들이 공연을 하고, 30일부터 2일까지는 휴관을 하고, 5월 3일부터 다른 배우분들이 출연 을 하여 5월 27일까지 대명동에 위치한 소극장‘길’에서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5월에 대명동 계대에 있는 대명공연거리에서 예정인 공연들을 소개한다. 소극장 공연은 그 공연을 보신 분들의 입 소문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오기때문이다.

5월 대명문화거리소식 1. 3일부터 공포심리스릴러인 연극‘흉터’가 아트벙커에서 7월 22일까지 2. 4일부터 13일까지는 극단 구리거울의 연극‘파수꾼’이 소금창고에서 3. 6일부터 27일까지는 극단 한울림의 대표 레퍼토리인 가족의 이야기인 연 극‘호야! 내새끼’가 한울림 소극장에서 4. 18일부터 20일까지 연극 저항집단 백치들의 부조리 연극의 대표적인 작 품 중 하나인 외젠 이오네스코의 <수업 - 비극의 코미디> 골목실험극장에서 공 연. 5. 22일에서 26일까지는 극단고도의 작년 대한민국연극제에서 금상을 받은 아비!규환을 코믹으로 재탄생 시킨‘연극 18통, 훼미리 부패’가 고도5층극장 에서 6. 제28회 대구고교청소년 연극제가 30일부터 6월 1일까지 3일간 18개 학 교 연극동아리들이 대명동 소재 소극장 예전아트홀, 함께사는 세상, 작은무대, 한울림소극장, 엑터스토리, 우전소극장 6개의 소극장에서 공연을 한다. 공연날짜 5. 3 ~ 7.22 5.3 ~ 13 5.18 ~ 20

공연제목 공포심리스릴러

흉터 소금창고개관공연

파수꾼 ‘호야! 내새끼’

5.18 ~ 20 수업 - 비극의 코미디 5.22 ~ 26

18통, 훼미리부패 (아비!규환 리메이크 )

5.30 ~ 6.1

제28회 대구고교청 소년 연극제

공연장소

공연단체

아트벙커

아트벙커

소금창고

극단구리거울

한울림소극장

극단 한울림

골목실험극장

연극저항집단 백치들

고도5층극장 예전아트홀, 함께 사는 세상, 작은무대, 액터스토리, 우전소극장

극단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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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 연극리뷰 연극 라쇼몽 : 조명과

음향 조화 그리고 명작의 재현 2018. 4.14 ~ 4. 15 REVIEW 붉은피 맨주먹 극단 | 한울림 소극장 리뷰어 김지영 ‘관객의 소리’ 운영자 *관객의소리리는 전국연극뮤지컬 팬들이 모영 토론하는 모임이다.

학창시절‘라쇼몽(羅生門)’이라는 1950년대 영화(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존재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다. 궁금했지만 영화 포스터에서 풍기는 오래된 느낌에 선뜻 볼 의향이 생기 지 않았다. 세월이 흘러 이 작품의 공연 소식을 알게 되었고 관람을 하고 왔다. 관람 전, 미뤄왔던 영화를 보았고 굉장히 흥미로운 구성과 내용에 충격을 받고 이 작품을 어떻게 연극 으로 풀어낼지 궁금증을 가득 안고 극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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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폭풍우처럼 쏟아지던 날, 한 남자(캐릭터 이름: 하인) 가 라쇼몽(나생문-일본 교토에 위치) 처마 밑으로 비를 피하 러 갔다가 거기서 넋이 나간 나무꾼과 승려를 발견한다. 그들 에게서 한 사무라이의 죽음과 그 죽음에 얽힌 그의 아내, 도

무대사진 - 처마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사진 김지영

적인 타죠마루, 죽은 사무라이의 영혼을 불러 낸 음양사의 각기 다른 진술에 대해 듣게 된다. 대화 도중에 이 사건을 모두 지켜 보았지만 엮기고 싶지 않아서 침묵하고 있던 나무꾼의 증언까지 합세하여 사건의 진실은 더욱 혼란을 갖게 된다. 분명히 어떠한 한 가지 사건이 벌어졌음에도 네 명의 캐릭터가 본 것은 각기 다르다. 사무라이는 살해를 당한 것인지, 자살을 한 것인지 모르 겠고 아내가 두 남자의 싸움을 조장한 것인지, 아닌지 그 어떤 것도 확실한 것이 없다. 하나의 똑같은 사건을 다르게 해석한다는 것. 이 작품은 본인에게 유리한대로 기억하려하는 인간의 이기심과 기억의 주관적인 조작에 대해 다루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작품을 관람을 할 때, 사건의 진실이 무엇인지에 포커스를 맞추기보다 왜 각각의 진술들이 다른지에 포커스를 맞춰야하는 작품이다. 그리고 타죠마루, 여인, 사무라이가 스토리를 끌고 갔다면 나무꾼, 하인, 승려는 이 작품이 전달하고자 하는 진짜 이야기를 던져주고 있다. 혼란 속으로 빠지던 진실 속에서 들려오는 아기의 울음소리, 그 아이를 발견하고 아이에게 있던 무언가를 훔치는 하인과 그의 범죄를 타박하는 나무꾼. 사무라이 아내의 진주가 박힌 단도를 훔친 나무꾼과 아이를 안고 있는 승려... 이들은 인간의 이기주 의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연극에서는 결말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영화에서는 마지막에 나무꾼이 아기를 데려가고 그 모습에 승려가 마지막 희망을 이야기 했는데 연극에서는 승려가 아기를 데려가고 그 모습에 나무꾼이 그 아 기를 진실되게 키워봤자 세상에서 소외될 뿐이라는 뉘앙스로 말을 하며 끝이 난다. 결국 희망조차 없는 씁쓸한 엔딩이 되었고 인간의 이기주의의 참담함을 더 부각시켰다고 생각한다. 배우들의 연기력은 물론이고 시선처리, 눈썹의 움직임, 내쉬는 호흡까지 완벽했다. 배우들 역량으로도 무대에 빈틈이 보이지 않았지만 쥐구멍 하나라도 남지 않게 조명과 음향이 촘촘하게 채워줬고 꽤나 만족스러운 공연이었다. 이렇게 좋은 호소력을 가 진 극단 젊은피 맨주먹의 앞으로의 작품들도 굉장히 기대가 되는 부분이고 기회가 된다면 대구에서도 공연을 자주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REVIEW : 연극리뷰 연극 라쇼몽 : 진실을

알기를 거부한다 2018. 4.14 ~ 4. 15 붉은피 맨주먹 극단 한울림 소극장

REVIEW

리뷰어 양준혁 | 사각객원기자

올 해는 한울림소극장이 개관한 지 10주년이 됐다. 먼저 축하한 다는 말을 전하고 앞으로도 좋은 공연을 소개하고 기획하는 극장 이 되길 바란다. 이번 공연은 서울의 열정적인 극단‘붉은피 맨주 먹’에서 만원의 행복 특별 공연으로 개관 축하를 하러 대구에 왔 다. 원작이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너무나도 잘 표현해서 정말 감명 깊게 볼 수 있었다. 사람은 누구나 주관적으로 살아가기에 어떤 사건에 대해 본인의 입장과 시선에 따라 그 사건은 180도 달라지 명시할 수 있지만, 개인의 이기심 때문에 사실만을 나열하기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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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가 않다. 이런 현상을 작품의 이름을 따‘라쇼몽 현상’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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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실은 존재하고 객관적인 사실을

부르기도 하는데 세상을 참 편하고 이기적으로 살아가는 이들을 꼬집지 않나 싶다. 특히 이런 현상은 언론이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데 사실에 대해 어떤 식으로 쓰는지에 따라 사건이 되기도 하고 별 것 아닌 일이 되기도 한다. 통계를 본인들 입맛대로 특정 정보만 제공한다던가 통계 조사 자체를 본인들 원하는 결과가 나오도록 조사하기도 한 다. 이미 우리는 이런 현실에 많이들 수긍하고 선동되어 살아가며 오히려 앞장서서 특정 세력만을 지지한 채 눈을 가리고 살아가는 이도 있다. 이렇게 신뢰성이 사라진다면 누가 누구를 믿고 살 수 상) 본공연 시작장면 하) 리허설 장면 _ 사진 한울림소극장제공

있을까? 사회가 점점 메말라간다고 입을 모아 얘기하지만, 그 누

구의 말도 신뢰할 수가 없다. 그리고 본인들의 이익을 위해 진실을 알기를 거부한다. 아니, 알고도 시간이 해결해주기를 바라며 은폐하거나 침묵할 뿐이다. 극의 내용은 전란이 끊이지 않던 헤이안 시대에 한 부부가 숲 속을 지나가다가 산적 한 명에게 습격을 당해 아내는 겁탈을 당하 고 남편은 살해당한다. 관청에서는 사건의 당사자들을 잡아서 심문을 하지만 서로 진술이 다르고 무당을 통해 부른 남편조차 진 술이 매우 다르다. 그럼에도 사건의 진실은 있지만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왜?’라는 말을 잘 하지 않게 된 것 같다. 질문하지 않는 사회는 종교와 도 같다. 어떤 사건에 대해 목소리가 크거나 유리한 위치에 있는 자들의 말에 의구심을 가지지 않고 질문을 하지 않는다면 그런 걸 사회라고 부르고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


REVIEW : 연극리뷰 제35회 대구연극제 연극 냉혹 : 관객을

냉혹하게 만드는 연극 2018. 3. 27. REVIEW 이송희레퍼터리 | 봉산문화회관 가온홀 리뷰어 박현정 | 사각객원기자

사극은 실재한 역사를 바탕으로 서사가 가미되고, 민족적인 정취도 섞여 있어 동 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기 있는 장르 중 하나다. 작년 제34회 대구연극제의 경우 가 족극이 대세였다면 올해 대구연극제에는 약속이라도 한 양 5편의 연극 중 3편의 사극이 무대에 올랐다. 이송희레퍼터리의‘냉혹’은 유일하게 조선 시대를 배경으 로 한 사극이었다. 조선 역대 왕 중에서 숙종(1661~1720)은 업적이 눈에 띄는 왕은 아니었다. 숙 종보다도 희대의 악녀로 꼽히는 희빈 장씨 때문에 숙종을 인현왕후와 희빈 장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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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에서 우왕좌왕하는 인물로 각인되어 있다. 숙종은 그의 아내들 인현왕후와 희빈 장씨로 더 유명하다. 현모양처와 희대의 요부 간의 싸움은 한국 역사상 가장 인기를 끈 이야기로 소비되어왔다. 그러나 인현왕후와 희빈 장씨의 관계가 서인 과 남인의 파벌 구조에서의 권력 투쟁이었으며, 숙종은 강력한 왕권을 가졌던 왕 으로 3번의 환국을 통해 양반 세력을 좌지우지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냉혹’은 장희빈과 인현왕후 사이에서 휘둘리는 숙종에서 벗어나 양반들의 권력 싸움 속에서 분투하는 고독한 왕을 표현했다. 숙종의 아버지 현종은 아들 이순에게 강력한 권력을 잡으면 우암 송시열부터 죽 이라고 유언한다.‘냉혹’의 주요 레퍼토리는 송시열을 제거하기 위한 환국과 그 과정에서 남인 출신이었던 희빈 장씨를 이용 했고, 숙종의 진정한 사랑은 인현왕후 민 씨에게 있었음을 깨닫는 것으로 흘러간다. 냉혹해져야 한다는 유언에 따라 냉혹하고 굳건한 왕이 되고자 했던 이순은 결국 고독하게 남는다. 복잡한 정치 상황과 희대의 사랑 이야기를 조합해 이제까지의 숙종 과는 다른 면을 부각했다는 점에서 대본으로서의‘냉혹’은 좋았다. 그러나 역사적 오류가 발견되었다. 먼저 숙종은 1674년, 13살의 어린 나이로 즉위하였으며, 숙종 재위 기간 중 첫 번째 환국이었던 경신환국(1680년)의 경우 남인의 영수 영의정 허 적이 궁궐의 유약(기름 먹인 천막)을 잔치에 허락도 없이 가져다 쓴 사건으로 인하여 대노한 숙종이 남인을 실각시키고 서인 을 등용했던 사건이다. 해당 연극에서는 첫 번째 환국으로 신하가 국정을 내팽개쳤다는 명분으로 서인을 축출했다고 말한다. 이후 기사 환국(1689 년)은 희빈 장씨의 아들(이후 경종)을 세자로 책봉하는 과정에서의 반발로 일어난 두 번째 환국이었다. 세 번째 환국은 당시 총애를 받던 숙빈 최씨를 중전 장씨의 오빠 장희재가 독살하려고 했다는 고변으로 인하여 폐비 민 씨를 다시 복위시키고 중전 장씨를 희빈으로 강등시키는 갑술환국이다. 송시열의 사망으로 인하여 목표를 잃은 숙종이 사랑하던 인현왕후를 궁으로 데려 왔다고 말하지만, 이는 사실과도 다르며 숙종을 사랑에 눈먼 왕으로 만드는 또 다른 형태의 이야기였다. 그와 별개로 캐릭터들의 매력 부재는 심각하게 다가왔다. 현대어와 고어가 섞여서 이상하고 원색적인 말투를 구사하고, 숙


냉혹 _이송희레퍼토리 리허설사진 대구연극제조직위원회 사진제공

종은 본인의 마음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여자의 마음도 모른다. 송시열과 장희빈, 인현왕후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가 마치 어린아이처럼 아무도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외치는 왕은 극 중 대비의 대사처럼 하나도 멋있지 않았다. 장희빈과 인현왕 후 역시 매력을 느낄 수가 없었다. 사랑이 여자의 삶의 이유라고 말하는 장희빈은 구시대적 여성상에 머물러 있었다. 숙종밖 에 모르는 장희빈보다는 차라리 악독하게 인현왕후를 저주하는 장희빈으로 소비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송시열과 김석주의 캐릭터가 왕을 압도했다는 점에서 전반적으로 애매하다는 느낌을 버릴 수가 없었다. 이 때문에 세 번째 환국에 이 르러서는 관객이 환국하는 것을 보고 웃음을 터트리는 상황이 되었고, 관객의 마음도 냉혹해져만 갔다. 사극은 사실에 근거하여 이야기로 꾸려야 하므로 복잡하고 어렵다. 사실성이 사라지면 단순한 이야기에 머무르게 되고, 그 러면서도 극적인 부분을 놓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작가와 연출가의 시선에 따라 사실이 왜곡될 수도 있고 새로운 시선에서 역사를 재조명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 사건을 무대에 올릴 때는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한다는 것을 이번 연극으로 알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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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 공연리뷰 제35회 대구연극제 연극 손님들 : 가족이라는

어긋난 이름 2018. 3. 29 REVIEW 극단 처용 | 봉산문화회관 리뷰어 김민상 | 사각객원기자

제35회 대구연극제에 참가하는 극단 처용의‘손님들’ 은 고연옥 작, 성석배 연출로 3월 29일 봉산문화회관에 서 공연되었다. 이 작품은 실제로 2000년도에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이 은석 사건을 소재로 쓰여진 작품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후 왠지 모를 긴장감과 함께 공연을 보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무거운 작품은 아니었다. 오히 려 웃음 포인트도 많고 블랙 코미디에 가까워 보였다. Sa:G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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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처럼 여러 손님이 소년의 집을 방문하게 되는데 길 고양이, 조각상, 무덤의 주인들이 차례로 등장하여 자신 들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소년은 손님들을 초대하여 가 족관계의 개선을 바랐다고 하는데 사실 손님들을 초대 하는 것과 가족끼리 잘 지내게 되는 것은 무슨 상관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오히려 손님들을 초대하여 마 지막이 더 엉망이 되어버린 것 같았다. 공연을 보면서 유독 행복이라는 단어가 많이 들렸는데 소년은 이제껏 행복이라는 것을 느껴보지 못한 사람처 럼 보였다. 결국, 마지막 소년의 선택은 이제는 행복해 지기 위한 선택이었던 걸까. 가장 극적인 이 장면에서 는 차분하고 평범한 일상과도 같은 모습으로 도끼를 들 게 되는데 화를 내고 감정적으로 도끼를 휘둘렀다면 자 칫 우발적인 행동으로 보였을 수도 있는 장면이 오히려 더 슬프고 안타까운 결정으로 비춰졌다. 이후 극은 다 시 맨 처음 상태로 돌아가게 되는데 이제껏 손님들을 데

손님들 공연사진 _ 대구연극제조직위원회 사진제공

려오고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했던 노력이 무색하게 다시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정말 소년이 이제껏 노력했던 모든 행동 이 의미가 없었던 행동이 되어버린 것일까? 극단 처용의 손님들은 제35회 대구연극제에서 대상을 수상하여 대전에서 열리는 제3회 대한민국연극제에 대구 대표로 참가하게 된다. 6월 15일부터 7월 2일까지 열리는 대한민국연극제 기간 중‘손님들’은 6월 27일 대전 시립연정국악원 큰마당 무대에서 다 시 만나 볼 수 있다.


REVIEW : 연극리뷰 제35회 대구연극제 연극 시간의 얼굴 : 재생을

위한 되새김 2018. 3. 24. 극단 구리거울 | 봉산문화회관 가온홀

REVIEW

리뷰어 박현정 | 사각객원기자

1945년 8월 초, 조선 청년들을 태운 기차가 중국 신경(신징, 현재 창춘 시)에 도착한다. 일본이 만주지역 관동군으로 배치한 장정들로 그들은 큰 전투 없이 해방을 맞이한다. 고국으로 돌아갈 거라는 부푼 마음을 안고 도 착한 곳은 해방된 조선 땅이 아니라 시베리아 수용소. 신경을 점령한 소비 에트 군에 의해 조선 청년들은 구소련의 억류 노동자 신세가 되었다. 제 35회 대구연극제를 통해 무대에 오른 극단 구리거울의 연극‘시간의 얼 굴’은 전후 구소련 억류 피해자 이야기를 다룬다.

해자를 다룬 연극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극‘시간의 얼굴’은 인터넷 뉴스 ‘The AsiaN’에 연재되고 있는 문용식 씨의‘아버지 흔적 찾기’칼럼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피해자들이 일제에 의해 징집되던 순간부터 만주 생 활, 시베리아에서의 강제 철도 건설 노동, 귀환 후 한국에서의 처우, 그동 안 잘 다루지 않았던 임나일본부설, 그리고 일본의 보상을 요구하는 삭풍 회의 활동까지 이들의 역사 모든 것을 다루고 있다. 그야말로 서사를 위한 서사극으로 한국과 시베리아, 일본을 넘나드는 대장 정이 펼쳐졌다. 고전극과 창작극에 강한 극단 구리거울인 만큼 서사도 탄탄하고 극에 녹아든 문제 제기도 자연스러웠다. 일제강점기와 2차 세계대전의 피해는 단지 역사 속의 사건에만 머물러있지 않다. 우리의 곁에서 끊임없이 억눌려져 있었고, 이들의 삶과 끊임없 이 외치고 있는 목소리에는 그 누구도 관심이 없었다. 경연을 떠나 잊힌 역사를 재조명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연극의 순기능을 찾을 수 있어서 의미 있었다. 스탈린 정권이 시베리아 등에 억류한 일본군과 민간인은 현재 57만 5천 명으로 추산된다. 시베리아 철도 건설, 산림 벌채와 석탄 채굴, 사할린 강제 노역 등으로 동원된 전쟁 포로 중 일본군으로 강제 동원되었던 조선인도 만 명 이상 포함되었다고 추 산되고 있다. 그리고 그중 7천여 명의 조선인만 풀려나 고국으로 돌아왔다. 다른 이들은 여전히 혹한의 땅에서 생사를 모른 채 남아있다. 우리에게는 이름만은 익숙한‘고려인’역시 스탈린 정권이 시베리아, 만주 일대의 조선인을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 주시킨 뒤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그곳에 뿌리내리고 살고 있다. 신채호 선생은‘역사를 잊은 민족은 재생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연극‘시간의 얼굴’을 통해 잊고 있었던 역사를 다시 되새 길 수 있었다. 이러한 힘이 바탕이 되어 우리는 점차 진실에 가까워지고 슬픔을 반복하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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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사는 연극 소재로 자주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전후 구소련 억류 피


REVIEW : 연극리뷰 연극 순간에서 ‘잡아주세요’ 2018. 3.21.~ 4. 1 극단 에테르의 꿈 | 우전 소극장

REVIEW

리뷰어 김지영 ‘관객의 소리’ 운영자 *관객의소리리는 전국연극뮤지컬 팬들이 모영 토론하는 모임이다.

1. 공공의 이익: 퇴직한 전직 형사 vs 현직 공익요원 2. 보험왕: 보험회사 회식자리에서 일어나는 사투 3. 팀플의 목적: 조별과제를 하기 위해 모인 대학생 3명의 이야기 4. 바쁜 일상: 정체모를 불안감에 시달리는 카페 여사장의 이야기 5. 엄마와 아들: 사춘기 아들 지우와 오랜만에 장보러 나온 영은의 이야기 6. 주어진 시간 4시간: 하고싶은 남자와 그에게 서운한 여자 7. 소년은 생각한다: 삶의 문턱에서 수만가지 고민에 둘러쌓인 한 소년의 이야기 일곱가지 이야기의 모든 사람들이 막차를 타기 위해 모인 지하철 그, 순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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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극은 옴니버스식 구성(몇 개의 독립된 짧은 이야기를 늘어놓아 한편의 작품 으로 만든 구성)을 따르고 있는데 공통되지 않는 7가지 이야기가 러닝타임 내내 쭈욱 경주를 하다가 한 점이 되어 끝이 난다. 이 작품을 뷔페 같은 작품이라고 칭 해보고 싶은데 한 스토리만 다룬 게 아니고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갈등 혹은 스트레스들을 7가지로 대표하여 맛볼 수 있게 해놨기 때문이다. 다양한 연령층을 타깃으로 모 두의 공감을 이끌어내려고 한 것 같고 그에 성공한 것 같다. 하지만 잔가지가 너무 많다. 짧게는 10분 길게는 30분 동안 각 스 토리가 진행되었는데 내용을 너무 친절하게 설명해주려다 그게 오히려 독이 된 것 같다. 러닝타임이 140분인데 이 7가지 이야 기들을 굳이 140분으로 쭉쭉 늘여서 이야기들을 끌고 가야했을까? 대략 1부 1시간 30분, 인터미션 10분, 2부 40분 정도 한 것 같은데 인터미션 때 작품에 대한 사람들의 물음표가 섞인 곡소리를 많이 들었다. 대사 몇 줄을 쳐내면 관객들의 몰입도를 더 이끌어 낼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시간에 비해 각각의 이야기가 그렇게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아쉬웠다. 같 은 30분의 단편이야기라도 알차고 긴장감 있게 내용이 전개되는 것과 그냥 알맹이 없는 말들의 반복으로 늘어지는 것은 분명 히 차이가 있는 것이다. 극단 에테르의 꿈에서 전문인 워크숍 공연으로 만든 작품이라는데 제작 기간이나 구성인들을 봤을 때 굉장히 짜임새 있고 구 성이나 컨셉이 흥미롭다. 다만, 앞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를 정확하고 간결하게 풀어나갔으면 한다. 무대에서 던져지는 주 제를 관객들이 아주 싱싱하게 받아먹을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도 배우분들의 생활연기 정말 잘 봤고, 독특하게도 무대 가 2층 구조를 가지고 있다. 소품을 치울 때나 다른 장면들의 등장으로 활용을 하기도 하지만 마지막 장면을 위해 만든 구조라 고 생각이 든다. 많은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인터미션이 끝나는 것을 알리는 멘트도 유쾌했 다.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총 4개의 언어를 재치있게 활용하여 웃음을 주었다. 이 작품은 개인이 처해 있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극복할 수 있는 정신을 일깨워주려고 하는 것 같다. 모두가 바쁘게 살아가고 그 속에서 힘든 일도 있고 아프기도 한다. 단면적으로 보이지 않는 저마다의 속사정이 있는 것이다.‘나만 불행해’라는 생각 을 버리고 정신차리고 잘 극복하자는 것을 말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마지막 대사가 너무나도 기억에 남는다.“도와주세요“가 아니고“잡아주세요”


REVIEW : 연극리뷰 연극 마르지 않는 것 :

정보의 중요성 2018. 3. 1. ~ 3. 11. 극단 예전 | 예전아트홀

REVIEW

리뷰어 양준혁 | 사각객원기자

마르지 않는 것은 보편적인 전쟁을 다룬 연극이다. 위험 하고 폭력적인 일선의 전장은 아니지만, 후방에서 남겨진 가족들의 갈등, 이기심과 폭력성을 그리고 있다. 한국인이 라면 이 작품을 보면서 대개 6· 25를 떠올리며 극에 몰 입했으리라. 이 작품을 볼 때 우리 사회에선‘미투 운동’이 한창이었 다. (극이 끝나고 극단 대표님이‘미투운동’때문에 연극 에 대한 선입견이 생겨 관람객이 줄어들까에 대한 염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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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시기도 할 정도였다). 그래서 이 작품은 전쟁의 아픔과 무서움을 표현했지만, 극 중 갈등을 유발한 요인이 잘못된 정보전달이기 때문에 우리 사회의‘미투’와 연관 지어 사 고가 확장되었다.

극단 예전 사진제공

남겨진 가족들에겐 전쟁터에 나간 가족의 안위가 누구보다 중요할 텐데 그런 중요한 정보가 잘못 전달된다면 당신은 어떻겠는 가? 상당히 재미있는 점은 극 중에서 잘못된 가족의 정보를 전달한 이는 아무 일 없는 듯 잘 지낸다. 그로 인해 사람이 죽었는데도 말이다.‘미투 운동’과 극 중의 정보전달 행위와는 많은 차이가 있지만 두 경우 모두 잘못된 정보전달을 한다면 누군가가 피해를 보고 심한 경우 자살하기도 한다. 물론, 미투 운동은 앞으로도 확산될 것이고 확산되어야만 하지만 그 힘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잘못된 정보전달이 있어선 안 될 것이고 그것을 지켜보는 제3자인 우리들의 태도도 상당히 중요하다. ‘미투’라는 명칭이 붙여진 것은 최근이지만 실제로는 예전부터 많은‘미투’가 있어왔다. 어릴 때는 고자질이라는 형태로 핍박 받았으며 사회생활을 하면서는 내부고발자가 보호받지 못하고 오히려 피해를 보거나 주위 사람들에게 무시당하고 모른 척 당하 거나 심한 경우, 배신자로 불리기도 한다. 물론, 그로 인해 개선되는 점은 주위 사람들의 몫이다. 연극계에서부터 시작된 미투 운동이 사회 전반적으로 퍼지고 있다. 특히 연예계에서는 더욱 큰 여파가 밀려오고 있으며 사람이 죽기도 했다. 故 장자연 사건 이후로 진전된 것은 하나도 없다. 정직한 이들은 거절하고 약자가 되어 사라져 가고, 뜨기 위해 무엇이든 한 이 들은 올바르게 행동한 이들에게‘너 말고도 할 사람은 많다’라는 것을 보여주었으며 정작‘미투’를 해야 할 장본인들일 수도 있 지만 지금도 침묵으로, 무엇이든 할 수밖에 없었다는 간절함이란 합리화로 사회시스템을 유지하는 데에 일조하고 있다. 물론, 장 자연 사건은 여전히 기소되지 않았다.


REVIEW : 공연 리뷰 viatio 김광석 클래식 콘서트 :김광석,

장르를 뛰어넘다 2018. 4.28. 수성아트피아 용지홀

REVIEW

리뷰어 문미현 | 사각객원기자

지난 28일 수성아트피아 용지홀에서 진행되 었던 김광석 클래식 콘서트는 2015년에 비아 트리오가 선보인 공연으로 3년 만에 부활하였 고 가수 최백호, 테너 윤승환, 소리꾼 고영열 과 함께하여 이전 공연보다 더 다채롭고 탄탄 해진 구성으로 돌아왔다. 공연의 주인공인 비아트리오는 이름은 트리 오지만 4명이 연주하는 월드 뮤직 앙상블로 바 Sa:G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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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올린, 첼로, 피아노에 해금을 더한 독특한 구성을 이루고 있으며 올해 10주년을 맞이한 베테랑 연주그룹이다. 2011년 영국 글래스톤 베리 페스티벌에 한국 아티스트 최초로 초청받 았고 2013년과 지난해에도 초청을 받아 한국

비아트리오 _ 사진제공

아티스트 최다 초청 기록을 가지고 있다. 또, 아리랑을 전 세계에 전하기 위해 5번의 유럽투어 가지며 230여 일간 25개국 60개 지역에서 공연했다. 김광석 클래식 콘서트는 공연명 그대로 김광석의 노래를 클래식과 가곡 그리고 판소리로 편곡되어 귀에 익었지만 새로운 곡을 즐길 수 있는 콘서트이다. 우선 연주그룹인 비아트리오의 구성이 동·서양의 악기가 어우러져 들리는 멜로디가 무엇보다 인상 깊었는데 가장 첫 번째 순 서였던‘김광석 길을 걷다’라는 곡의 연주는 하나씩 채워지는 음들이 하나가 되어 귀를 자극하고 또, 곡명처럼 ’김광석 길’을 걷 는 느낌을 주어 클래식이 아직 많이 서툰 청자에겐 조금은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시작이 아니었나 싶다. 또, 테너 윤승환과의 콜 라보를 통해 보인 대중음악과 가곡의 하모니, 판소리와의 조합은 한 곡씩 들으면 익숙하거나 아예 생소한 곡이 언제 서로 다른 곡이었냐는 듯하나가 되어 또 다른 하나의 곡으로 변하는 과정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니까 편곡의 중요성을 다시 느끼게 되었 다. ‘김광석’의 곡을 듣고 자란 이들에겐 그 시대를 또 다른 방식으로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면 필자같이 뮤지컬을 좋아하는 젊은 사람에겐 뮤지컬의 여러 작품을 통해 본 김광석의 익숙한 곡들이 클래식과 더해져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다소 아쉬운 점이라면 최백호라는 대중가수와 가곡의 테너, 판소리의 소리꾼…. 제각각의 주 장르가 아닌 장르를 부를 때의 두 소리의 합이 하나가 되기보다 듣기 어색하게 느껴진다면 제 장르가 아니기에 이해해야 하는 점은 맞으나 그 차이가 보안 된다면 보다 음악을 즐길 수 있을것이다. 김광석과 클래식. 하나가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조합이 장르를 뛰어넘어서 하나가 되었다. 그리고 그 하나는 동·서양의 조합까지도 하나가 됨을 보여주어 음악의 대단함을 다시 한번 느꼈다.


REVIEW : 공연 리뷰 2018 아양신인안무가페스티벌 : 생동의

전달 2018. 3. 27. ~ 3. 28. 아양아트센터

REVIEW

리뷰어 박현정 | 사각객원기자

3월 27일, 28일 양일 동안 아양아트센터에서 2018 아양 신인 안무 가 페스티벌이 열렸다. 아양 신인 안무가 페스티벌은 신인들이 무대 에 친숙해질 수 있도록 활동을 지원하고 활동무대를 넓혀주기 위해 아양아트센터와 대구무용협회가 함께 기획하여 2016년부터 시행되 고 있다. 올해는 국내 10명, 해외 8명의 안무가 중 전문 심사위원의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선발된 안무가 5명의 작품이 무대에 올랐다. 많은 공연예술이 존재하지만 가장 현대적인 예술을 꼽으라면 현대 무용이 아닐까 한다. 현대무용은 현대미술과 비슷하다. 기존의 서사 중심의 예술에서 탈피해 신체의 움직임으로 주제를 자아낸다. 페스 59 Sa:Gak

티벌의 포문을 연 안무가 김가민의 작품‘Color of malum’은‘하와 는 왜 선악과에 호기심을 가졌나?’라는 질문으로 시작해 어둠 속에 서 보이지 않는 고통에 앞서 어둠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는 메시 지를 전달한다. 안무가 박정아의 무대는‘Me로..’라는 이름의 작품 은 일상에서 마주하는 많은 선택에 대한 이야기로 연속된 선택과 수 많은 선택의 기로에 서 있음을 춤으로 표현하였다. 공연장을‘아이 고’소리로 가득 채운 무대‘아이고’는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한 복합 무용‘아이고’였다. 전통적인 춤사위와 현대적인 움직임을 응 용한 안무는 곡소리와 방망이질 소리와 어우러지면서 성장과 함께 타협해가는 과정을 볼 수 있었다. 최동현 안무의‘직선의 시간’은 지난 평창 올림픽 폐회식 무대에서 선보였던‘시간의 축’이 생각나

위) 김가민 아래) 최동현 _ 공연 장면 아양아트센터 사진제공

는 작품이었다. 시간은 직선으로 흘러가고 우리가 원하는 대로 강제할 수 없다는 불변성을 보여주는 무대였다. 5팀 중 유일한 해외 안무가인 Khai Ngoc Vu는 네덜란드 로테르담 댄스 아카데미(CODARTS)에서 공부한 뒤 현재는 독일 Volkstheater Rostoc에서 활동하고 있는 무용수이자 안무가이다. 유럽에서 주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Khai Ngoc Vu의 작품 ‘Mushrooms Zone’은 기다란 장대를 활용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한국 안무가 4명은 하나의 주제를 정한 뒤에 차근차근 쌓 아가는 방식이라면‘Mushrooms Zone’은 정확하게 어떤 것을 찾는지 명확하게 드러내지 않고 무대 그 자체를 느껴야만 추상할 수 있었기 때문에 색다르게 느껴졌다. 전년도 아양신인안무가페스티벌 대상자 엄선민 안무의‘Over the moon!’은 28일 하루만 공연되어 아쉬웠다. 그러나 앞으로 무용계가 눈여겨봐야 할 안무가와 무용수의 무대를 확인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 무용 작품을 볼 때면 오랫동안 단련해 온 시간이 쌓여 이뤄진 신체가 만들어내는 장면 하나하나가 살아있음을 느낀다. 그 열기가 무대 너머로 전달되기 때문에 일종의 카타르시 스를 빠르게 느낄 수 있는 장르 중 하나라고 본다. 신인 안무가와 젊은 무용수들의 열기는 노련한 무용수의 잘 벼려진 그것과 파 장이 다르다. 무용수 인생에 있어서 가장 강할 때의 패기는 선명한 생동으로 관객의 가슴에 전달될 수 있었다.


대구오페라하우스 기획 오페라 나비부인 :

날개가 찢어진 나비 2018. 04. 27. ~ 04. 28. 대구오페라하우스

REVIEW

리뷰어 손태린 | 사각객원기자

예닐곱살 즈음 책꽂이엔 오페라이야기 시리즈가 꽂혀 있었다. 시리즈 중 가장 좋아했던 작품이‘나비부인’이었다. 어린 아들 에게 미국 국기와 인형을 쥐어 주고서는 그의 눈을 하얀 천으로 가리고 마지막 모습을 보며 자결한 나비부인의 모습이 꽤나 충격 적이었던 모양이다. 막연히 슬픈 사랑이야기인 줄로만 알았고, 언젠가 꼭 오페라로 보고 싶었다. 몇 달 전부터 대구오페라하우 스에서 건 공연 홍보 현수막을 봤을 땐 설렘을 감출 수 없었다. 극 중 가장 눈길을 끈 인물은 하녀 스즈키였다. 그녀를 보며, 비 슷한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오싱이 연상됐다. 스즈키와 오싱 모두 부잣집에 하녀로 일했고, 그들의 상전이 생활고로 게이샤가 되 Sa:G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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었으며 결국 자결한다는 점이 유사했다. 그들 모두 하녀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각자가 모시는 인물들과 동고동락하며 꽤나 깊 게 감정적으로 교감했다. 오싱이 하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 어나갔다면, 이 작품은 몰락한 상류층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우 며 극을 진행시켰다. 곧잘 비판의 대상이 되곤 하는 핑커톤에 대해선 역시 그냥 넘어갈 수가 없다. 나비부인과의 영원한 사랑을 맹세한 핑커톤은 초 초상과 결혼하기 전부터, 그녀가 아닌‘미국인’아내를 언젠가 맞을 생각이었다. 그에게 나비부인은 처음부터‘아내’가 아니라 ‘현지처’였다. 영사 샤플레스가 그의 생각을 나무라고 충고했으나 핑커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귀담아 듣지 않았다. 일본을 떠나 있던 삼 년간, 초초상의 안부를 궁금해 하기는 커녕 신경도 쓰지 않았다. 그녀가 본인을 기다렸다는 사실을 알고 슬퍼하는 장면에선 그에게 공감하기 힘들었다. 더불어, 초초상이 종교를 바꿔서 일가 친척들에게 버림받았을 때, 마냥 남의 일인 양 그저‘위로’해주는 핑커톤의 모습이 불편했 다. 본인을 위해 개종한 그녀를‘위로’하는 게 아니라‘사과’했어야 했다. 그리고, 그런 그녀에게 고마워해야 했다. 친척들의 저 주가 들린다며 괴로워하는 초초상을 보며 마냥 귀엽다고만 하는 그의 모습은 이질적이기까지 하다. 핑커톤을 비판하기보단, 그 당시 만연했던 미군과 게이샤의 계약결혼을 이해하지 못한 초초상의 순진함을 탓하는 비평들도 있 다. 그러나, 그와 같은 일이 많이 일어나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논리는 받아들이기 힘들다. 옳지 못한 행동이 흔하다는 이유로 옳은 행동이 되진 못한다. 핑커톤은 오만하고 비겁했다. 심한 여성편력으로 부인 엘비라에게 지나치리만큼 질투했고, 어린 시절 어머니를 잃은 아픔을 가지고 있던 푸치니의 이상형은 지고지순하고 희생적이며 강한 모성을 지닌 여성이었다. 초초상을 그런 인물로 설정했고 그래서 그가 가장 아낀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런 나비부인을 보며 한국의 가부장제 아래 희생 받는‘며느리’란 존재가 연상됐다. 명예롭게 살 수 없다면 명예로운 죽음을 택하라는 아버지의 뜻에 따라 그가 자결한 단도로 죽음을 택한 초초 상. 과연 명예로운 죽음이었을까. 순종이란 명목 하에 자행한 희생에 가깝다. 이번 오페라 <나비부인>은 국내외에서 활동하고 있 는 최고의 가수들이 총출연했다고 한다.‘초초상’역 소프라노 윤정난과 바리톤 이동환(샤플레스역)등 출연자 오디션을 통해 선 발된 기량 높은 성악가들이 출연했다. 클래식음악이란 점에서 오페라가 뮤지컬보다 난해 할 수 있지만 수준 높은 공연이란 점에 서 지역인으로서 자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바라본다.


REVIEW : 전시리뷰 봉산문화회관기획 유리상자 아티스트 프로젝트 2018 GAP 전 :

작가의 눈으로 통하는 길 REVIEW

리뷰어 박현정 | 사각객원기자

봉산문화회관 2층에 있는 거대한 유리 상자 속에는 다양한 설 치 작품이 끊이지 않는다.‘유리상자(Glassbox)’라는 별칭을 가진 전시 공간‘ART SPACE’에는‘유리상자-아티스타’라 는 이름의 기획으로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GAP(Glassbox Artist Project)’전은‘유리상자-아티스타’ 에 전시되었던 작품을 모아 전시하는 봉산문화회관의 기획전으 로 2012년부터 매년 1회 개최하고 있다. 2018 GAP 전의‘“현대미술? 잘 몰라요”: 미술 사용설명서 (Art manual)’이란 부제를 접했을 때 드디어 예술의‘예’도 모르고 어려워하기만 하는 사람들을 위한 기획 전시가 나왔다 사람들도 적지 않다. 더불어 재룟값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예 술은 돈 있는 자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고 여기는 사고도 널 리 퍼져있는 편이다. 또, 서사와 기술적인 면에 익숙한 입장에서 추상화를 당면했을 때의 당혹감은 이로 말할 수가 없다. 생각보다 훨씬 사람들은 예술을 어려워한다. 예술은 철학과 일맥상통한다. 이제 미술은 위대한 신이나 영웅을 그리지 않는다. 니체가 신을 죽여버린 뒤 모든 가치판단은 인간의 존재로 향했다. 미술은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사유의 시각화다. 우리는 시각 적 활동을 통해서‘작가’라는 인간의 정체성과 개성, 또는 세상에 대한 근본에 대한‘작가’의 견해에 접근하기도 한다. 작가 스 스로는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지만, 관람객은 처음 보는 그림에서 처음 보는 사람의 낯선 말을 알아채야만 한다. 혹자는 예술이 심오하다고 말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 우리가 이 세상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인지 따위의 질문을 던지지 않는다. 취업과 대입을 위한 자기소개서도 적기 어려운데 내가 누 군지 어떻게 알겠는가. 더 큰 문제는 사람들이 철학도 어려워한다는 점이다.‘예술은 추상적이다.’라는 편견은 추상(여러 가지 사물이나 개념에서 공통 되는 특성이나 속성 따위를 추출하여 파악하는 작용)에 도달할 수 있는 눈을 키워주지 않은 교육의 구조적 문제도 분명하다. 또, ‘예술은 특별해야 한다’는 특권의식에 눈이 멀어 독자의 범위를 축소 시키고 독자가 주제를 향해 걸어갈 수 있는 길을 끊어놓은 것도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이 전시가 미술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설명서가 되었다고 말할 수 없다. 책자를 뒤적이며 작품을 감상하기는 복잡한 활동을 요구한다. 봉산문화회관의 갤러리는 큰 규모가 아님을 안다. 그러나 다른 전시의 경우 벽면이나 갤러리 입구에 그 자리에 서 읽고 작품으로 넘어갈 수 있는 설명문을 따로 배치하는 방식을 참고할 수는 있을 것이다. 동선을 활용해서 관람객에게 작품을 설명할 수 있도록 구성하는 예도 있다. 책자는 초장에서‘잘 몰라요’라는 말에서 현대미술에‘정’답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 니냐고 일침을 놓고 있다. 여기서‘잘 모른다’라는 말은 현대미술에 정답을 미리 생각하고 내린 대답이 아니라‘아예 접할 기회 조차 없었다.’라는 의미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것은 갤러리는 교육과정에서 접할 수 없는 세상 보는 눈 을 틔워줄 기회의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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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생각에 기대감을 품었다. 미술을 교양 활동으로 생각하는


REVIEW : 전시 리뷰 2018 예술생태조성프로젝트 ‘욜로, 오-작가여!(You Only Live Once)’:

작품을 YOLO, 작가를 YOLO 2018. 3. 13. ~ 05. 13. 대구예술발전소

REVIEW

리뷰어 문미현 | 사각객원기자

대구예술발전소에서 매년 현대미술의 동향을 소개하고 작 가들 간의 활발함 교류를 도모하고자 실험적인 기획전을 개 최하고 있는데 이번엔‘욜로(YOLO, You Only Live Once)’ 이다. 욜로전은 광범위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미술 속에 굴하지 않고 자기주장을 펼쳐 나가는 작가주의를 살펴보고 자 기획되었고 한다. 이번 전시는 총 15명의 작가의 작품이 소개되었는데 회화 뿐만 아니라 설치미술, 미디어아트, 현대무용까지 다방면의 장르를 한 번에 감상할 수 있다. Sa:G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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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상 깊었던 포인트 몇 가지를 소개하도록 하겠다. 첫 번째는 개막식에서 선보인 현대무용이다. 필자는 3월과 5월 사이 4월에 전시를 관람했다. 한 달이나 지나버린 시점 에서 개막식에서 선보인 현대무용을 볼 수 있으리라고는 생 각지도 못했으나 전시장에서 영상으로 남아있어 스크린 밑 에 놓여있는 모래주머니의 실체를 알 수 있었고 당일이 아니 었다면 보지 못했을 작품을 전시 마지막 날까지 관람이 가능 하다. 두 번째는 미디어아트와 설치미술 작품이다. 전시장 입구에서 정면에 바로 보이는 빨간 구두 작품은 스 크린과 더해져 표현해낸 작품인데 눈에 띄어서 집중할 수 있 는 점과 잊어서는 안 되는, 안타까운 일에 대해 누군가를 향 한 풍자가 작가의 자기주장을 잘 보여준 것이라고 느껴져서 인상 깊었다. 벽 한 면의 공간을 통해 표현된 작품들 또한 넓으면 넓고 좁다면 좁은 공간 속에서 여백의 미, 공간의 미학을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는 전시 공간의 활용이다. 본 전시 외에도 같은 공간에서 다른 전시를 본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서는 유독 그 공간이 더 넓어 보였다고 느낄 만큼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 이 튀지 않고 조화를 이루며 배치되어서 작품을 감상하는 데에 있어서 집중하기도 편했다. 욜로전은 위처럼 포인트 부분 외에도 시리즈, 연작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또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다양한 작가들의 다방면의 장르를 통해 나타낸 자기주장이 잘 드러난 작품을 볼 수 있었다. 욜로전 외에도 대구예술발전소 8기 작가들의 프리뷰 전시도 진행 되고 있었는데 올 하반기에 본 전시가 진행된다고 하니 이 또한, 기대된다.


REVIEW : 네트워크 사랑의 묘약 :

작품이 된 전시 2017. 9. 26.~2018. 4. 8. 서울미술관

REVIEW

리뷰어 박현정 | 사각객원기자

로마니 작, 도니체티 작곡의 오페라‘사랑의 묘약’은 다들 한번쯤 들어본 오페라이다. 이 오페라를 자하문 근처의 서울미술관에서 전시로 만날 수 있 었다. 두 남녀의 마음을 각각‘작품이 있는 방’으로 구성해 관람객들이 직접 무 대 (전시장)을 걸어 다닐 수 있도록 구성했다. 5개의 남자의 방과 4개의 여 자의 방, 그리고 두 사람의 마음이 하나를 이루는 마지막 방을 통해 두 남녀 가 시간에 따라 어떻게 감정이 변화되는지 느껴보도록 구성되어 관람객이 보다‘능동적으로 개입하는 오페라 (전시)’를 감상할 수 있었다. 사랑이 주제였지만 사랑뿐만 아니라 사람의 여러 감정에 대해 표현하는 작 품을 하나의 주제로 엮어 전시‘사랑의 묘약’를 관통하는 주제는 남녀 간의 사랑이었지만 사람의 여러 감정과 신체 활동을 포괄하는 작품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색색의 사랑의 묘약을 전시한 인트로를 지나 1막으로 들어서면 2개 나에게 반하는 장면에 해당하는 안민정 작가의‘콩깍지에 관한 연구’는 수치로 나타낼 수 없는 사랑의 감정을 수학적 이미지 로 가시화하여 무형의 것을 보여주고자 하는 작품이다. 넓게 펼쳐져 있는 이 작품은 콩깍지에 씐 인물의 생체 반응을 정교한 도면으로 표현했다. 1막의 끝에 다다라서는 사진작가 Hsin Wang의 작품이 기둥과 벽에 붙여져 있었다. 최근 뉴욕타임스에서 주목해야 할 신 예작가로 선정된 Hsin Wang의 작품‘De-selfing’은 집착했던 것들과의 이별을 통해 본연의 모습을 깨닫게 되었다는 작가 의 감정과 내면을 드러낸다. 서로를 물고, 거즈나 랩으로 칭칭 감겨있는 인물이 차분하고 음울한 이미지 속에 박제되어 있 다. 그 기억과 감정을 사진에 저장시킴으로써 과거를 발화시킨 작품이다. 실제로 Hsin Wang은‘De-selfing’작업을 하면 서 자신감을 회복하고 스스로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채워지지 않는 갈망의 끝에 본인을 인정하게 된 작가의 단면을 볼 수 있 었다. 밴드 못(Mot)의 보컬이자 싱어송라이터 이이언이 첫 솔로 타이틀 곡‘Bulletproof’가 전시장 내부를 조용하게 채웠다. 10,000장의 분할된 사진과 하나의 사운드가 수작업으로 합쳐져 스탑모션과 여러 사운드로 구현된 프로그래밍이 배불뚝이 모 니터와 프로젝터를 통해 재생되었다. 전파공학을 전공한 가수의 음악은 또 하나의 설치미술이 되어 나타났다. 마지막 네모리 노의 방은 김현수의 조각과 펜화로 구성되어 있었다.‘Breik’이란 이름의 소년은 피를 철철 흘리며 이마에 난 뿔을 꺾어 어 른이 되기를 거부한다. 김현수에게 성인이 되는 것이란 자신의 본성을 억압하고 순수함을 상실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작가는 뿔을 꺾음으로써 완전한 내적, 외적 성장을 막고 영원히 소년으로 남고자 하는 욕망을 표출한다. 작은 뿔을 꺾던 소년은 감당 할 수 없을 만큼 자란 뿔을 꺾고자 고군분투한다. 그 결과 모든 뿔을 꺾고 다시 작아진 소년이 피날레로 관객을 인도한다. 작 가는 결국 순수를 지켜냈을까? 흥선대원군의 별서(別墅)로 사용되었던 석파정을 뒤에 끼고 있는 서울미술관에서 전시‘사랑의 묘약’전은 2017년 서울미 술관의 기획전으로 인기를 얻어 작년 9월 26일부터 3월 4일까지 전시되다가 4월 8일까지 연장 전시되었다. 전시가 하나의 작품이 될 수 있을까? 오페라를 갤러리로 끌고 온 것은 큐레이터의 역량이었다. 잘 짜인 큐레이팅을 통해 관람객을 오페라 관 객으로 만들어 남녀의 마음으로 구현된 갤러리 전체로 이끌었다. 남녀의 방마다 오페라 악보와 컨셉을 설명하는 안내문이 보 면대 위에 놓여있고, 커다랗게 인쇄된 작품 설명이 도슨트 역할을 하고 있었다. 관객은 외부적 요인의 방해 없이 오페라를 보 듯 전시를 볼 수 있었다. 전시 그 자체로도 하나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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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네모리노의 방과 3개의 아디나의 방이 나타난다. 그 중 네모리노가 아디


소셜문화N : 인터뷰

가슴이 뛰는, 이 길을 끝까지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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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송라이터 김 강 주


아직도 사랑을 노래하고, 그리움을 부르고 싶다… . 그래서 김강주의 노래는 계속된다.

김강주는 2011년 세계 육상대회 대구 방문의 해 주제곡 ‘대구의 추억’, 대구 FC 응원가 등….  대구에 살다 보니 대구 노래 부르고, 대구의 노래를 짓 는 이런 상황들이 마냥 즐겁기만 하다고 말했다. 너무나 귀에 잘 익은 목소리로 활동하는 그는 최근에 ‘화우연’이라는 듀오팀을 꾸려 ‘노래전시 그림공 연’을 주제로 광주에서 한 달 동안 활발히 활동했고, 지역에서 주목을 받기도 하였다. 또 ‘여수낭만버스킹’에 3년째 참가해서 공연을 이어갔다. 솔로로   활동한 지는 5년이 되었다. ‘화우연가’, ‘화류동풍’을 노래하는 가수 김강주, 싱어송라이터답게 그 노래들은 스스로 지었다. 유튜브에 ‘김강주’를 검색하면 그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 그 가운데 ‘화류동풍’은 황진이와 서경덕의 사랑을 모티브로 지은 노래다. 그는 그리움을 노래한다.  “사람들은 내게 법학 공부한 것을 접어두고, 노래하는 것을 의아해한다. 하지만 나는 가슴이 뛰는 일을 하는 지금, 후회하지 않는다.”

40대인 나는 아직도 사랑을 노래하고, 그리움에 대해 곡을 짓고 있다. 현재 서울이나 수도권 무대에서 언더로 활동하는 뮤지션들은 포화상태이다. 되레 대구나 지방으로 역유입이 요즘의 추세다. 지역에서 20년째 활동 하는 가수 김강주, 그는 음악 같은 예술은 크게 지역성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지역에서 활동하는 것이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어찌 보면 하소연으로 들릴 수 있겠다. 예를 들어 클래식, 국악은 지원되지만, 우리처럼 노래하는 가수들에게 앨범 지원은 미약하다. 물론 지원신청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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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는 있다. 대구문화재단, 대구시에서 우리 같은 뮤지션들에게 지원하는 사업은 미미하다. 없다고 보면 맞겠다. 나는 20대에 이미 작곡을 했고 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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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다. 누구나가 좋아하면 명곡이 된다. 친근한 대중음악이라도….

로는 부모님께 감사드릴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앨범을 발표한다는 것은 마치 이력서처럼 뮤지션들에게는 당연히 일이다. 그래서 올해 솔로 정규앨범 을 준비 중이고 발표계획을 갖고 있다. 그 동안 싱글 앨범을 자주 발표했지만, 정규 앨범은 처음이다. 지원받아서 작품을 만든다는 것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다행히 음악창작소라는 플랫폼이 생겨서, 앨범제작 지원사업이 있다는 것이 고무적이지 만, 그래도 한정적일 것이다. 그렇지만 나 같은 길을 가고 있는 후배들에게는 포기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지역 예술 지원은 여전히 아쉬운 상태 한 가지 예를 들면, ‘김광석 거리’는 처음에는 전통시장 살리기 프로젝트였는데, 손영복 작 가가 총괄하면서 나도 참여했다. 노점에서 기타 하나 들고 노래한 나를 포함한 지역 뮤지션들 의 버스킹 공연과 작업공간에 입주한 작가들이 있어서 관심을 얻고 많은 사람들이 찾았다. 지 금은 여러 가지 문제가 드러나고, 서로간의 접점이 없어지면서 당시 활동했던 뮤지션과 미술 가들에게  피드백은 사라졌다. 결국, ‘김광석 거리’는 하나의 관광특화상품으로만 남아버린  것이다.  지역 예술가의 자부심이 있다고 말한다는 것은 솔직히 거짓말일 수도 있겠다.  

마지막으로 말을 한다면‘김강주는 김강주다’ “스스로에게 왜 힘든 길을 가는지 그 끝에 무엇이 있는지 가보고 싶다. 일단 가 보고, 그때  다른 길을 가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거 같다. 마음이 뛰는 이 길이 아직은 좋다.” 싱어송라이터 김강주는 좋아하는 음악을 하는 현재가 가장 김강주답다고 말했다. 인터뷰 정리 사진 강금주


소셜문화N : MOVIE 영화 립반윙클의 신부 :

연약함이 낳은 거짓말 REVIEW

리뷰어 박수주 | 자유기고가

위대한 감독에게는 그의 생령까지 담아 찍어 줄 수 있는 촬영감독이 존재한다 . 이와이 슌 지에게 시노다 노보루가 있었다는 말이다 . 그러나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이와이 슌지 는 여러 해 동안 영화연출에 힘을 싣지 못했다 . 창작자에게 표현수단의 부제는 상당한 실 의를 안게 만든다 . 그럼에도 불구 , 시나리오 작업에 매진한 이와이 슌지는 2016 년 동명 의 소설과 함께 영화 ‘립반윙클의 신부’ 를 내놓는다 .  1820 년 W. 어빙의 단편집  스케치북에 수록된 ‘립반윙클’ 이라는 소설은 미국의 독 립 전 뉴욕 허드슨강 유역 부근 마을에 사는 립반윙클이라는 이름의 남자가 선조 유령에게  홀려 술을 마시고 향락을 즐기다 잠이 들어 깨어나 보니 20 년의 세월이 흘렀고 그사이 미 국은 독립국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 돌아간 마을에는 많은 친구들이 이미 죽어있었고 20 년의 세월만큼이나 늙어버린 아들과 딸이 있었다 . 아내는 이미 세상을 떠났고 , 남은 생을  Sa:G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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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들에게 빌붙어 살아갔다는 어느 남자의 이야기다 . 흥미로운 부분은 여기다 . 

왜 영화의 제목은 립반윙클의 신부일까 ? 영화에는 가혹한 현실을 맞서기에 너무나 유약해 보이는 여자 주인공 나나미가 등장한 다 . 기간제 중학교 교사로 일하면서 경제활동을 하는 그녀는 소심한 성격 탓에 학생들의  놀림 대상이 되고 , 그로 인해 재계약에 실패한다 . 당장의 생활비가 급해진 나나미는 여러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게 된다 . 그런 나나미에게 유일한 신세 한탄 수단은 SNS “플래닛”  이다 .  대학을 졸업한 당시까지 연애 경험이 전무 했던 나나미는 SNS 를 통해 연애를 시작 한다 . 몇 번의 만남 이후 자연스럽게 연인이 된 그녀는 더욱 혼란스러워한다 . 이렇게 쉽게 쇼핑하듯 , 남자를 만나도 되는 것인가 ? 현재 나나미에게 스스 로를 구원할 유일한 방법은 결혼이다 . 상대는 얼마 지나지 않아 청혼을 하고 나나미는 기뻐한다 . 그녀는 다시 SNS 를 통해 아무로라는 의뢰업체 오너를  만나게 되고 자신의 가정사를 숨기기 위해 대리 하객으로 결혼을 진행한다 . 그녀는 온갖 거짓말 속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고 결국 거짓말로 인해 수많은 고 초를 겪게 된다 .   시나리오 자체가 기묘하다 . 아무로는 여기서 자본주의 그 자체로 상징된다 . 돈으로 모든 것을 살 수 있는 시스템 안에서 우리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도 덕적 의무나 윤리적 태도는 모두 상쇄된다 . 관객의 입장에서 영화를 보고 나면 어딘지 모르게 성장한 듯한 나나미가 더 안쓰럽게 느껴진다 .  처음의 질문에 답을 하자면 , 영화 속에는 립반윙클이라는 이름으로 SNS 계정을 사용하는 마시로 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 그녀는 처음의 의도와는 달리  나나미에게 현실을 사는 법을 가르쳐 주고 세상을 떠난다 . 원제가 ‘Rip van winkle’ s bride’ 가 아니라 ‘Bride for Rip van winkle’ 이란 것만 봐도 나 나미는 마시로를 위해 존재할 수밖에 없는 또 다른 플랫폼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원작의 립반윙클은 하루 사이 꿈을 꾼 듯 향락을 즐기지만 , 눈을 뜨 고 나서부터는 흐른 세월의 시간만큼이나 변화한 현실을 또다시 마주한다 . 마시로를 통해 진실된 주체로서의 세계를 경험한 나나미 역시 마시로의 죽음  이후부터 현실의 시련 앞에 온전한 스스로를 내보인다 .


장르 감독 배우 등급

드라마 , 멜로 / 로맨스 제작국가 일본 런닝타임 119 분 2016 .09.28 개봉 이와이 슌지 쿠로키 하루 ( 미나가와 나나미 ), 아야노 고 ( 아무로 유키마스 ), 코코 ( 사토나카 마시로 ) 국내 15 세 관람가 원작 도서

이 영화는 SNS 안에서 인간이 취하는 이중적인 태도와 거짓된 사유 그리고 현실을 진실로 마주하는 법을 동시에 알려준다 . 그래서인지 현실에서는 명확 히 보이지 않는 이해관계가 SNS 를 통해 얼마나 선명하게 보여지는지 감탄하게 되는 영화이다 . 또한 , 어디까지 수용하고 배제해야 삶의 프레임을 균형 있 게 유지할 수 있는 것인지 스스로 고민하게 만든다 . 그럼에도 현실을 살라 . 라고 말해주는 이 영화는 통해 각자가 해석한 현실에 대해 이야기해보면 좋을 것 같다 .

기자들의 현장모습, 사각이 만난 사람들을 담았습니다. 관객 인증 샷도 차후에 기재 할 생각입니다. 관람 후기 (연극 , 클래식, 전시 관람 인증샷 보내주신 분께 소정의 상품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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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취재노트


소셜문화N : 에스텔 단독콘서트

추천도서 · 앨범

그리움이 떠오르는 노래 2018. 4. 15. 대구 음악창작소 창공홀

가수 에스텔은 1992 년생 , 대구 출신으로 사우스타운 프로덕션 소속의 여성 보컬리스트  가수이다 . 사우스타운 크리스마스 컴필레이션 음반 ‘사우스타운 크리스마스’ 외 7 개의 앨 범을 발매한 이력이 있는 가수이다 . 싱글 앨범으로는 2013 년 ‘시간을 멈춘 채’ , 2014 년  ‘우울한 저녁’ 를 발매했고  이번 2018 년 ‘명덕네거리’ 를 발매한 것이다 . 이번 싱글 ‘명덕 네거리’ 는 가수 에스텔이 직접 작곡 / 작사에 참여한 곡으로 학창시절 친구들과의 추억 그 리고 꿈을 꾸어왔던 명덕네거리의 그리움을 표현했다 .  사우스타운 프로덕션 소속사 대표이자 가수 레이의 인사를 시작으로 TBC 라디오 프로그램  ‘공태영의 매직뮤직’ 의 공태영의 진행으로 진행이 되었다 . 약 1 시간가량의 콘서트 시간동 안 관객들과 소통하는 시간도 가지고는 했다 . 이는 ‘에스텔’ 이 단독콘서트를 위해 얼마나  많은 준비를 했는가를 다시금 느끼게 했다 . “요즘 따라 어른이 되어버린 내가 너무 어색해 조금 복잡하고 어려워서 아직도 나도 정말  모르겠어 언제부터인지 어디서부터 였는지 꿈꾸었던 그 길에서 추억들이 떠올라’ , ‘옛 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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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를 때면 힘든하루 노을이 짙어질때면 이 거리가 생각나 그때 그때 그때’ , ‘닿을 수 없는 시간을 지나서  take me there 나는 그곳으로 이토록 가까워진 오늘 그새 다가온 벌써 나는 어른 사실은 돌아가고 싶어 늘  지나쳐 온 그 거리 back in the day” 명덕네거리 가사 일부이다 .  에스텔은 ‘명덕네거리’ 를 듣고 ‘그리운 친구 혹은 추억이 있는 거리를 떠올리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 고 한다 . 에스텔의 단독콘서트 ‘명덕네거리’ 를 보고 옛 추억들에 옛 추억들에 잠겼다 . 서미현 | 사각객원기자 위) 단독 콘서트 장면 아래) 신보‘명덕네거리‘

운을 읽는 변호사 저 니시나카 쓰토무 · 역 최서희 _ 출판사 알투스 운을 읽는다?! 운을 읽을 수 있는 변호사라, 나를 대변하는 변호사가 운이라니 말이 이 모순된 말에 눈이 절로 가지 않나요? 이 책은 일본에서 50여 년간 변호사로 활동 중인 저자가 1만 명이 넘는 의뢰인의 삶을 분 석하여‘운이 좋은 삶’으로 사는 비결을 담아낸 책이다. 단순히‘이렇게 하면 운이 좋아지 는 생활을 하게 된다.’가 아닌 누군가 한 사람의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이런 케이스 도 있었다고 활자로 읽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나를 되돌아보는 그런 책이다. 내가 정말 운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만 내가 정말 운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우린 누구나 운이 좋은 생활을 살 수 있다. 문미현 | 사각객원기자


비 ! 하면 생각나는 그 노래

: 봄과 여름 사이

봄과 여름 사이 , 일기예보 속 유난히 더 많은 거 같은 비 소식 , 그런 날 밝은  노래보다는 감성적인 곡을 신나는 노래보다는 잔잔한 곡을 더 찾지 않나요 ?   그래서 특정 날씨가 지속적인 날에는 음원 사이트에서도 이와 같은 특정 단어 를 담고 있는 곡들이 눈에 많이 띄기도 한다 .   그 대표적으로 헤이즈의 비도 오고 그래서 , 비스트의 비가 오는 날에 , 에픽 하이 , 윤하의 우산 등이 있다 . 그러나 필자만 아는 거 같은 ‘띵곡’  1 을 소개하 고자 한다 .   먼저 , 슈퍼주니어의 사랑이 멎지 않게 (Raining Spell for Love)   슈퍼주니어의 7 집 [MAMACITA] 의 수록된 곡으로 이별하는 화자의 마음을 비에 비유한 가사가 인상 깊 고 도입부의 빗소리로 시작하는 부분 때문에 더 비 오는 날과 어울리는 R&B POP 곡이다 .   두 번째 , 샤이니의 Your Number   샤이니의 Your Number 는 오리지널 버전은 일본어 버전이며 번안한 버전은 4 번째 콘서트 라이브 앨범 인 [SHINee WORLD IV - The 4th Concert Album] 의 콘서트 버전과 스튜디오 버전으로 수록된 곡이며 , Rain~ 하며 시작하는 부분이 비 오는 날 

 윤하의 정규 2 집 [Someday] 의 수록된 곡으로 잠깐 무대 활동도 한 적 있던 곡이지만 아는 사람만 아는 띵곡이라 할 수 있다 . 비 오는 날 우산을 같 이 쓰며 걸어가는 연인의 모습을 그려낸 노랫말과 피아노 선율이 잘 어울려진 재즈곡이다 .   나만 알기는 아쉽고 남들도 들어주었으면 하는 나만의 띵곡 , 비 오는 날 들어보시는 건 어떤가요 ?                                                문미현 | 사각객원기자

1 띵곡 : 신조어로 명곡을 의미함. ‘ㅁ’과 ‘ㅕ’가 ‘ㄸ’처럼 보인다 해서 그렇게 만들어진 말이다.

서점의 다이아나

저 유즈키 아사코 역 김난주 _ 출판사 한스미디어

두 소녀가 성장하면서 어른이 되는 과정을 현실적이면서도 따뜻하게 그려낸 책이다. 상반되는 가정과 환경, 외모를 가진 두 소녀는‘책’이라는 공통점으로 서로 친구가 되어 각자의 일상을 경험하고 이해해 나간다. 그리고 성장통과 아픔을 차차 겪으며 아이에서 벗어나게 된다. 어른이 되어서 어렸을 적을 생각해 보면 예상외로 유치했던 일이라든가 심각했던 일, 친구와 싸운 일, 절교한 일 등 어른만 아닐 뿐 지금과 같이 똑같이 고민하고 슬퍼하고 기뻐하던 때가 있었다. 두 소녀가 겪는 아픔과 고통은 우리가 성장했던 과정과 같지는 않지만 비슷하다. 비슷 하기 때문에 어른이 되는 과정을 보는 것이 소설만이 아닌, 일부 내가 살아왔던 기억을 보는 것 같았다. 그저‘아픔을 이겨내고 훌륭한 어른이 되었다.’가 아니라‘지난 시절의 자신을 되돌아 보고 마주 보는 어른이 되자.’라는 느낌을 받았다. 이영현 | 사각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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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게 하고 실제 투어 뮤지컬처럼 꾸민 무대도 있어 곡과 안무를 모두 즐길 수 있는 곡이라 할 수 있다 .   마지막으로는 윤하의 빗소리


이 달의 후원자 김경호 신일종합건조기 대표, 이범희 명지대학교 교수, 김성수 청주대학교 교수, 이성우 녹스코리아 대표, 김종기, 권용성 세림이앤씨대표 , 김양동 서예가, 노성식 도시와풍경대표, 박장식 님 감사드립니다. 문화예술리뷰 잡지 사각은 여러분의 후원 광고로 만듭니다. 후원 문의는 sagaknews@naver.com

2016 2017

Art & Culture Review Jou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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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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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

2017 vol 07

2017 vol 08

기획 공공미술: 벽화의 현주소

벽화마을의 벽화는 무엇을 말하고 싶을까

기 획

미디어로 재탄생된 영국문학

인터뷰 극작가 손호석 리

대구축제, 그 모든것

인터뷰

현대무용가 김학용

제 34회 대구연극제 참가작

국립현대무용단 렉처퍼포먼스 춤이 말하다 유리상자- 아트스타 2017

뷰 극단 종이로 만든 배 <지상의 낙원> 최우람 : 스틸 라이프 [stil laif] 클림트 인사이드

사:각 2017 JUL/AUG NO. 09

2018 여기서 사각을 만나 보실수 있어요. ‘사각’이 각 구 도서관과 함께 합니다. 아래 도서관에 ‘사각’이 늘 비치 되어있습니다. 안심도서관 053-980-2600 대구광역시 동구 금호강변로 360 http://www.donggu-lib.kr/

신천도서관 053-980-2600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 6길 65

어린이청소년도서관 더불어숲 053-326-0937 대구광역시 북구 학남로17길 2 www.withwith.net

반야월 행복한 어린이도서관 아띠 053-961-3307 대구 동구 율하동로23길 8-1


편집자의 글

by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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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뉴스 인터넷으로 편히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agaknews.com/ 문의 및 안내


2018 소헌문화예술아카데미

2018년 소헌문화예술아카데미 교양강좌 일정 날

강좌 주제

강연자

강의시간

3. 17 셋째 토요일

莊子의 도가사상

이완재 (영남대 명예교수)

3. 24 넷째 토요일

개성적인 詩, 재미있게 읽기

이태수 (시인, 전 매일신문 논설주간)

4. 7 첫째 토요일

현대사회와 인간소외

박승위 (영남대 명예교수, 전 부총장)

4. 21 셋째 토요일

大同思想의 현대적 의미

홍우흠 (모산학술 연구소장)

5. 12 둘째 토요일

펄벅과 한국문화 다시보기

최종고 (서울법대 명예교수, 한국인물전기학회장)

5. 19 셋째 토요일

孝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

김시우 (성산효대학원 교수, 부총장)



6. 2 첫째 토요일

김위홍, 여왕을 세우다

이문기 (경북대 교수)

6. 16 셋째 토요일

대구의 문화예술

홍종흠 (전 매일신문 논설주간)

ㅮᴿで᠟⿯㵣⯧㯛ᛏ⊗⑗

6. 30 다섯째 토요일

시대와 여성

최미화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

9. 2 첫째 토요일

소헌 선생의 삶과 예술

김기탁 (서예가, 전 국립상주대 총장)

9. 15 셋째 토요일

한국서예의 현재와 미래

이동국 (예술의전당 수석큐레이터)

10. 6 셋째 토요일

대구근대미술의 선구자들

김영동 (미술평론가)

10.20 셋째 토요일

한국과 외국 주거 이야기

구본덕 (영남대 교수)

11. 3 첫째 토요일

한국전통건축 읽기

장석하 (경일대 교수)

11.17 셋째 토요일

한국의 사찰건축 이야기

이중우 (건축가, 계명대 명예교수)

12. 1 첫째 토요일

예술가곡 공연과 해설

손정희 (테너, 대구예술가곡회장)

12.15 셋째 토요일

베토벤 음악 해설과 연주

김영준 (바이올리니스트, 서울시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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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17:00

**사정에 의해 일정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

대구 수성구 화랑로 134-5 (만촌동 1330-33) T053.751.8089 http://blog.naver.com/sohen106


Art & Culture Review Journal

. 22 201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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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제4차산업시대 A.I와의 전쟁에서 아티스트들은 삼아남을까? 특집인터뷰 천상의 손성완. 오월에 만나다.

2018 may.jun. VOL.14

값 4800원

사:각 2018 may.jun VOL14

SAGAK 2018-MAY.JUNE /VOL.14  

art & cultrue rivew magazine SAGAK 2018-MAY.JUNE /VOL.14 korea daegucity publish magazine art&culture review magazine (Born in Daegucity...

SAGAK 2018-MAY.JUNE /VOL.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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