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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g을 위한 10번째 생일

329 1066

120KG

19GRAM

넓이 4제곱미터, 높이 3미터의 세상


넓이 4제곱미터, 높이 3미터의 세상 속에

329

갇혀 사는 곰이 있습니다.

나는 대한민국의 천연기념물 제329호 반달가슴곰입니다.

일생동안

넓은 지역에서 혼자 살아가야 하는 곰에게는

1066

너무나 비좁은 공간 속에서

2010년 현재 이 땅에서 숨 쉬고 있는 사육곰의 숫자.

성대가 찢어져라 괴성을 질러 보지만,

120

피가 나도록 철창을 이로 물어뜯거나 머리로 들이받아 보지만, 두세 걸음도 되지 않는 우리 안을 쉴 새 없이 왔다 갔다 하지만….

평균 몸무게 120kg의 늠름한 반달가슴곰은

19 19g의 웅담을 위해 죽어갑니다.

10 10번째 생일에….

“자연 상태에서 곰은 15~30년을 살지만, 사육곰은 생후 10년부터 도축할 수 있다.” - 곰의 처리 기준 (야생동식물보호법 시행규칙 환경부령 제404호)

그래서 사육곰에게 열 번째 생일은 저주 받은 생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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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살아 있는 곰을 마취하고, 초음파 기계로 쓸개를 찾아서, 주삿바늘을 삽입한 뒤에, 쓸개즙을 뽑아내는 겁니다. 아주 과학적이고 위생적인 방법이에요.”

나는 드넓은 초원과 푸른 숲을 헤치며 다니던 곰입니다.

정형행동 stereotypy

거친 숨을 몰아쉬는 어미 곰이 가슴에 호스를 꽂고 100밀리리터 남짓한 쓸개즙을 뽑아내는 사이 새끼 곰은 간을 내어주러 어미 품에서 떨어져 끌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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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 사육하는 동물이나 우리에 갇힌 야생동물이 불안이나 스트레스 등으 로 인해 반복 동작을 하는 이상행동. 예를 들면, 넓은 지역에 혼자 살던 곰 이 좁은 우리에 갇혀 지내면 끊임없이 왔다 갔다 하거나, 벽에 머리를 들이 받는 등의 정형행동을 보인다. 또한 좁은 우리 안에서 자리와 먹이를 두고 싸우다 발을 물어뜯겨 불구가 되거나 죽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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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마리의 야생 반달가슴곰

1066여 마리의 사육곰 • 저주 받은 열 번째 생일

반달가슴곰은 아시아흑곰의 일종으로, 국제자연보호연맹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 IUCN에서 지정 분류한 레드 리스트에 취약

종으로 올라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절멸 위기 등급으로 분류해, 1982 년 천연기념물 제329호로 지정했다. 현재는 국립공원관리공단 멸종위 기종 복원 센터에서 종 복원 사업을 진행 중이다. 야생동물이 죽음으로 내몰리는 원인은 서식지 파괴와 인간에 의한 사냥, 크게 두 가지다. 서식지 파괴는 야생동물의 생존에 간접적이고 장 기적으로 위해를 가하고, 인간에 의한 사냥은 그 생존에 직접적이면서 즉각적인 위협이 된다. 특히 밀렵은 멸종위기종과 희귀종의 생존에 지 대한 영향을 미친다. 반달가슴곰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예로부터 인간들은 반달가슴곰 이 농작물을 망치고 쓸모 있는 나무껍질을 벗긴다 하여 죽이기도 하고, 한약 재료로 쓰이는 쓸개를 얻으려고 사냥하기도 했다. 또한 인간이 숲 을 개간하고 서식지를 파괴한 탓에 반달가슴곰의 살 곳이 점점 좁아져 그 개체수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곰은 포유류 식육목에 속해 있으며 안경곰, 느림보곰, 말레이곰, 아시아 흑곰(반달가슴곰), 북극곰(흰곰), 큰곰(불곰), 아메리카흑곰으로 나뉜다. 자이언트판다는 곰과인지 너구리과인지 의견이 분분하지만 유전적으 로 안경곰에 가깝다고 한다. 북반구 대부분의 지역에서 발견되며, 점차 희귀해져가는 안경곰만이 남아메리카에 서식한다고 알려져 있다. 야생 에서의 수명은 15~30년이고, 몸길이는 제일 작은 말레이곰이 1.1~1.4 미터, 가장 큰 불곰은 1.9~2.8미터에 달한다. 보통 수백 제곱킬로미터 에 이르는 넓은 지역에서 단독 생활을 하지만, 6월과 7월 사이에 한 달 정도 짝짓기를 하기 위해 암컷과 수컷이 같이 지낸다. 그러고 나서 곧바 로 헤어져 다시 단독 생활로 돌아간다.

멸종위기종 복원 센터에서는 반달가슴곰의 종을 복원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01년 9월에 처음으로 반달곰 네 마리를 지리산에 방 사했으나, 한 마리는 얼마 되지 않아 죽고 나머지 세 마리는 야생에 적 응하지 못해 회수되었다. 이후에도 반달곰 방사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우선 2004년 10월 1일에 러시아 연해주에서 들여온 여섯 마리를 방사 했다. 2005년 4월 14일에는 평양 중앙동물원에서 서울대공원으로 여 덟 마리를 들여와, 그해 7월 1일에 지리산에 방사했다. 또한 같은 해 9 월 러시아에서 들여온 여섯 마리가 10월 14일 추가로 방사되었다. 이로 써 2004년과 2005년 사이에 총 스무 마리가 지리산에 방사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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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네 마리는 죽고 네 마리는 회수되었으며, 한 마리는 위치가 확인 되지 않고 있다.

5년 만에 갈 곳 잃은 사육곰 국제사회에서는 1973년 멸종 위기에 처한 생물종 보호를 위해 야생동

2007년에 추가로 러시아 연해주에서 네 마리를 들여와 방사했다. 국 립공원관리공단에서는 암컷 두 마리가 야생에서 짝짓기에 성공해 각 각 건강한 새끼 한 마리씩을 낳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009년 3월 8일 밝혔다. 드디어 10년에 이른 복원 사업이 마침내 결실을 이룬 것이다.

식물의 국제 거래를 규제하기 위한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The Convention on the International Trade in Endangered Species of World Fauna and Flora, CITES을 채택했다. 우리나라는 1993년 7월

9일 120번째로 이 협약에 가입했고, 그해 10월 7일에 발효했다. 이 협약은 야생 동식물종의 보전 및 지속 가능한 거래를 위하여 야 생 동식물종의 거래를 법적 구속력과 연계한 것이다. 우리나라가 이 협

1066여 마리의 사육 곰-저주받은 열 번째 생일

약에 가입함에 따라 곰에 대한 모든 상업적인 국제 거래가 금지되면서, 국내 곰 사육 농가는 심각한 재정난에 봉착하게 되었다.

17마리의 야생 반달가슴곰이 전 국민의 관심과 애정 속에 지리산으로

또한 사육 곰은 ‘야생동식물보호법’의 취지에도 위배된다. “야생 동

들어갔다면, 다른 한편에 웅담 채취를 목적으로 사육되는 1066여 마리

식물과 그 서식 환경을 체계적으로 보호·관리함으로써 야생 동식물의

(2010년 하반기 현재)의 곰이 있다.

멸종을 예방하고, 생물의 다양성을 증진시켜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함

1981년 정부에서는 일정 시설을 갖추면 개인도 재수출 용도로 곰, 호

과 아울러 사람과 야생 동식물이 공존하는 건전한 자연환경을 확보함”

랑이, 사자, 늑대 등의 맹수류를 수입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특히 “곰

을 목적으로, 밀렵된 야생동물을 먹는 사람까지 처벌하는 야생동식물

은 잡식성으로 사육하기 쉽고, 웅담의 효능에 대한 수요 등으로 인해

보호법과 웅담 채취용으로 곰을 사육하는 행위 및 이를 묵인하는 제도

농가 수입 증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곰 사육을 적극적으로 장려하

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고 홍보했다. 그러나 1985년 7월 1일 멸종위기종인 곰을 보호해야 한다는 여론이

…… 국제적 멸종위기종 및 그 가공품은 그 수입 또는 반입 목적 외

나라 안팎에서 높아지자 우리 정부도 공식적으로 곰의 수출입을 금지

의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 다만, 용도 변경이 불가피한 경우로서 환경

했다. 이에 따라 1981년부터 1985년까지 개인이 재수출을 위해 수입하

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환경부 장관의 승인을 받은 경우에는 그러

여 사육하던 곰들은 순식간에 그 판로가 사라져버렸다.

하지 아니하다.

- 야생동식물보호법 제16조

용도가 사라진 사육곰에 대한 대책을 미루다가 정부에서 내놓은 방 안이 그 쓸개와 가죽, 피 등을 판매하는 것이었다. 급기야 웅담, 가죽,

재수출을 하기 위하여 수입 또는 반입하여 인공 사육 중인 곰(수입

피 등이 농가 소득에 기여하고 있다며 이를 장려하는 홍보 영화마저 제

또는 반입한 것으로부터 증식한 개체를 포함한다)을 가공품의 재료로

작했다. 이때부터 사육곰은 쓸개즙 및 웅담 채취 등을 위해 도축당하

사용하고자 하는 경우로서 별표 5의 처리 기준에 적합한 경우

게 되었다.

- 야생동식물보호법 시행규칙 환경부령 제4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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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별

으로, 허울뿐인 조치였다. 사육 곰 관리 지침으로는 사육장 면적, 시설

처리기준 (나이) 85년 이전에 수입된 곰

85년 이전에 수입된 곰으로부터 증식된 곰

큰곰

25년 이상

10년 이상

반달가슴곰

24년 이상

10년 이상

늘보곰

40년 이상

10년 이상

말레이곰

24년 이상

10년 이상

아메리카흑곰

26년 이상

10년 이상

- 곰의 처리 기준(야생동식물보호법 시행규칙 환경부령 제404호)

설치 기준, 안전시설, 위생 상태 등에 대한 권고 기준을 준수하고 있지 않은 열악한 환경의 사육장에 대해서 어떠한 조치도 취할 수 없다. 현 재 환경부의 사육 곰 관리는 그 용도 변경 연한 확인 및 승인, 폐사 시 개체 정리 등에 대해 사육업자가 작성한 ‘사육 곰 관리 카드’에만 의존 하고 있다. 이런 환경부의 미온적인 대응으로 살아 있는 곰에게 주사 바늘을 꽂아 쓸개즙을 채취하는 불법행위가 만연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잔인한 풍경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는 곰 사육 정책을 폐지하는 법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녹색연합은 2003년부터 국제적 멸 종위기종인 곰 수천 마리가 우리나라에서 웅담 채취용으로 사육되고 있다는 사실과 열악한 사육 환경 실태를 알려왔으며, 웅담 채취용 곰 사육 정책 폐지를 촉구하는 서명 운동을 통해 7만여 명의 지지를 확

저주 받은 열 번째 생일

보했다. 또한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과 함께 2010년 9월 ‘사육곰 관리 1981년부터 1985년 7월 1일까지 말레이시아 등에서 수입한 곰 493마 리가 40여 년 동안 증식되어 현재 1066마리에 이른다. 이들이 좁은 우 리 안에서 비극적인 운명을 기다리고 있다.

에 관한 특별법’을 발의했다. 정부는 여론을 수렴하여 웅담 채취용 곰 사육을 폐지하는 법안을 제정해야 할 것이다. 보다 시급한 것은 웅담 채취를 위해 철창 안에서

지난 2004년에는 강원도 홍천에서 살아 있는 곰의 쓸개에 고무호스를

태어나, 철창 안에서 죽어야 하는 사육곰이 더 이상 생겨나지 않도록

끼워 쓸개즙을 채취하는 사건이 보도되면서 온 나라가 떠들썩한 적이

하는 일이다. 또한, 사육 농가와 합의하여 적절한 보상안을 마련하고,

있었다. 2010년 8월에는 마취제와 초음파 기계, 주사기를 사용해 쓸개즙

향후 이들 사육곰 관리에 관한 종합적인 운영 관리 계획을 세워가야

을 채취하는 현장이 보도되어 국민들이 경악을 금치 못하기도 했다.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살아 있는 곰에서 쓸개를 채취하는 것은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2004년 사건 발생 당시에도 환경부는 시민사회의 근

불곰 17마리 1.6% 흑곰 57마리 5.35%

본적인 대책 마련 요구와 우려를 무시한 채, 야생동식물보호법 시행규 칙을 통해 곰의 도축 연한을 24년에서 10년으로 낮추고 10년생 이상 의 곰도 도축할 수 있도록 조정하여 사실상 웅담 거래를 합법화했다.

전체 1066마리 반달가슴곰 992마리

2005년 이후 정부는 ‘사육곰 관리 지침’ 외에 관련된 정책을 전혀 마 련하지 않고 있는데, 사육곰 관리 지침은 강제 조항이 아닌 권고 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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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1%

전국 사육곰 실태 (2010년 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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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보신 문화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국제적으로 중요 보호 대상이 되어온 호랑이, 곰, 코뿔소, 사향노루 등의 주요 소비국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재외 한국 인과 관광객들이 해외에서 곰을 불법으로 포획·거래하거나 국내로 밀 수하는 사례가 알려지면서 국제적 비난은 더욱 거세졌다. 1997년 『타 임』지는 “전 세계 곰에서 채취한 쓸개의 10개 중 9개는 한국에 있다”는 동물보호단체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상품명, 제조원, 효능 등이 우리말로 적힌 웅담 관련 상품들이 중국이 나 동남아, 러시아 등에서 수입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4년 녹색연합에서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약재 시 장인 서울 경동시장과 성남 모란시장, 대구 약령시장을 방문해 웅담 거 래의 실태를 조사했다. 이때 찾아간 163곳의 상점 중 62곳(38%)에서 웅담이나 웅담 가공품을 구입할 수 있음이 확인되었다. 시장에서 거래 되는 제품의 형태는 웅담을 통째로 말린 제품, 쓸개즙으로 만든 가루 분, 캡슐, 웅담술 등으로 다양했다. 심지어는 중국이 곰 밀렵을 법으로 금지한 이후 곰 농장에서 쓸개에 관을 삽입해 직접 쓸개즙을 모아 팔기 도 한다. 값이 훨씬 싼 합성 우르소데옥시콜린산과 약효에서 별 차이가 나지 않는데 말이다.

<표 2> 약재시장 조사 - 웅담 판매 상점 수의 비율

방문 상점 수

웅담 판매 상점 수

비율

경동시장

109

36

33%

모란시장

29

16

55%

대구 악령시

25

10

40%

합계

163

62

38%

2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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