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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모두의 목소리

성노동자 연희 씨의 이야기

사회의 실패는 우리의 잘못이 아니다 연희 | 성노동자

“옛날에는 일하기도 편하고 돈 벌기도 수월했어. 그런데 지금은 너무 힘들어. 아마 앞으 로는 좋은 시절이 다시 안 올 거야. 그러니 너는 이 일 오래 하지 말고, 빨리 필요한 돈 벌 어서 대학 다니고 남들이 하는 ‘일반일’ 해라.” 2009년 룸살롱에 다니던 시절, 막내였던 나에게 가게 언니들이 매일 같이 하던 말이다. 성 인이 되어 성노동을 갓 시작한 그때의 나는 이 말들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가슴속 깊이 너무나 절절하게 이해한다. 2015년, 성노동자가 안전하고 건강한 삶을 유지하며 생존하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 되었다. 경찰단속이 심해지면서, 자본주의의 영향을 가장 강하고 빠르게 받아들이는 서울 과 그 부근 지역의 성산업 노동환경은 점점 더 열악해졌다. 경찰단속을 피하려고 주거지역으로 침투한 ‘오피(가게가 아니라 오피스텔 방에서 성매매 를 하는 곳)’는 인터넷사이트를 통해 광고를 한다. 중개업자들은 더 자극적인 광고를 위해 성노동자들의 알몸 사진을 찍고, 손님과 성행위 중인 사진을 찍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추 후에는 그 사진으로 성노동자를 협박하는 경우도 있다. 가게처럼 노동자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없는 ‘오피’에서는 중개업자와 성노동자 가 일대일로 마주해야 한다. 때문에 노동자들이 불리한 부분이 너무나 많다. 성폭력을 당 하기도 하고 공정한 대우를 받지 못하기도 한다. 중개업자는 단속의 책임을 피하기 위해, 직접 손님을 만나 위험성을 확인하지 않고 바로 오피스텔 방으로 손님을 들인다. 오피스 텔 방이 고립된 공간임을 잘 아는 성구매자들은 성노동자에게 갖은 폭행을 가하고 금품을 갈취하기도 한다. 오랫동안 일했던 집창촌은 재개발로 인해 쇠락한 공간이 되어버렸다. 공개되어 있어 그나 60

미래에서 온 편지 27호 (2016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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