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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모두의 목소리

소설가 정현석 씨의 이야기

봄을 기다리며 정현석 | 소설가

작년 이맘때는 한참 집필로 밤을 지새운 기억뿐이다. 밤샘은 쉬이, 외딴섬이 되어버린 사 람으로 하여금 굳이 날것의 속내를 드러내 보이도록 유도한다. 동시에 치솟는 알량한 자 존심은, 괜한 걱정을 사지 않으려 입을 다물고 기어이 고립을 택한다. 드러내지 못한 그 날것의 속내. 책을 출간하기에 앞서 집필부터가 버거운 이유 중 하나는 돈이 없기 때문이다. 작품과 생 계를 놓고 경중을 저울질하는 일이 언젠가부터 일상이 되었다. 한정된 시간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선택을 강요한다.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나 싶어도 실천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집필 중에는 아르바이트를 할 시간이나 체력의 여유가 없다. 기껏 모아놓은 돈을 모두 월세로 깎아먹은 탓에 본가로 들어온 지도 반년이다. 그동안 책 으로 벌어들인 수입은 교통비만 감당하기도 벅찬 수준이다. 근근이 연명을 돕던 축제 기 획일도 겨울과 동시에 비성수기를 맞았다. 기획자의 삶조차 바야흐로 보릿고개다. 영도를 밑도는 날씨에 옷을 여미듯 지갑을 여미는 수밖에 없다. 먹고살기 힘든 까닭은 단지 내가 무명의 신인이기 때문만은 아닐 터이다. 2012년 문화예 술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문인 200명을 대상으로 창작활동 관련 월평균 수입을 물은 결과 32.5%는 수입이 없고, 28.5%가 10만원을 밑돈다고 답했다 한다. 문인이라면 통장에 숫자 가 찍힌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입장이다. 간혹 어떻게 먹고사느냐는 질문을 받는다. 작가를 지망할 때는 사회적 편견이라 여기곤 했던 질문이 이제는 나의 현실이란 걸 느낀다. 대답이 궁색하다. 없으면 없는 대로, 있으 52

미래에서 온 편지 27호 (2016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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