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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모두의 목소리

성소수자 강올림 씨의 이야기

이제는 또박또박 말할게요 강올림 | 대학생 (Twitter ID : alllim_3)

사실 2016년이 빨리 오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2015년 한 해를 힘들게 보냈다. 군대도 가 지 않고, 건강하지 못한 채 아팠고, 부모님께 커밍아웃했지만 돌아오는 답은 싸늘했고, 그래서 부모님과 전과 같은 관계를 회복하지 못할 것 같아 불안했기 때문이다. 사람들과 다르게 살아가게 되었다는 사실이 걱정됐고, “넌 왜 군대를 안 가? 넌 왜 건강하지 않아? 넌 그냥 여자를 좋아하면 되지, 왜 남자를 좋아해?”와 같은 질문들에 나 자체가 무너질 것 같았다. 이런 과정에 대한 비관을 잊기 위해 술에 많이 의존했고, “심란하다”는 말을 달고 살았다. 그리고 2016년이 오면 이런 질문을 아무도 하지 않아줄 거라는 막연한 희망을 가졌다. 2016년이 되어도 누군가는 나를 신기하게 바라보며 물어볼 수 있을 텐데 말이다. “내가 ‘게이’구나!”하고 성적지향성을 알게 된 건 초등학교 4학년 때였다. 배우 권상우의 복근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여자라는 사람보다 남자라는 사람에게 호감이 가는구 나!”하고 깨달았다. 다른 사람들은 사춘기 때 알았다는데, 나는 자각을 빨리 한 편이다. 조숙했던 걸까? 외국에서는 남자랑 남자가 결혼도 한다는 정보를 그 어린 나이에도 알았 다. 그리고 ‘내가 이상하고 나쁜 사람이 아닌, 조금 다른 사람’임을 받아들이며 “나는 게 이”라는 사실에 대한 혼란을 가라앉혔다. 어린 나이에 저지른 짓이지만, 중학생 때는 ‘이 쪽’ 사람들만 가입하던 커뮤니티에 아빠 주민등록번호를 빌려 가입하기도 했다. 그렇게 고등학교 2학년이 될 때까지 인터넷의 힘을 빌려 커뮤니티 안의 정보와 이야기만 흘깃흘 깃 읽었다. 그러다 스마트폰을 처음 사 쓰기 시작하면서, 데이팅앱을 통해 메시지를 주고 받고 연애도 시작하게 되었다. 44

미래에서 온 편지 27호 (2016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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