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를 보내며]
12월의 기억
가을이 실종됐습니다.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더니 이젠 벌써부터 창문 틈으로 외풍이 새어 들기 시작합니다. 기후변화는 이렇게 성큼성큼 우리의 삶 속으로 치고 들어옵니다.
겨울이 가장 두려운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두 번 생각할 겨를 없이 ‘집 없는 사람들’이 떠오릅니다. 길에서 한잠을 자는 노숙자들뿐만 아닙니다. 대한민국에서 ‘집’은 내 몸 하나 누일 땅 한 뙤기의 의미를 이미 뛰어넘었습니다. 철마다 전세 보증금 때문에 변두리로 밀려나고, “돌아서면 한 달 돌아서면 또 한 달” 월세 내느라 허리가 휘어집니다. 주택 보급률이 100퍼센트를 넘어섰다는데 도대체 그 많은 집은 누가 다 가졌는지 모르겠습니다. 소득이 낮을수록 ‘집’은 더욱 큰 고통을 낳습니다. 노동당 기관지 12월호 특집은 대한민국 부동산을 집중 조명합니다.
올해부터 12월은 또 하나의 아픈 기억과 함께 다가옵니다. 오는 12월 12일이면 故 이재영 의장이 짧은 생을 마감한 지 1주년이 됩니다. 이재영 전 의장은 한국 진보정당의 정책 골간을 세웠으며 평생을 진보정당 운동에 헌신했습니다. 그의 삶을 추모하면서 장상환 교수가 오늘날 우리의 실천과 정책을 돌아보는 추모 칼럼을 보내왔습니다.
굶주림과 추위 속에서 홀로 생을 마감한 작가 최고은 씨 또한 우리에게 아픈 기억 중 한 자락입니다. 그의 안타까운 죽음으로 비로소 문화예술인의 ‘밥’ 즉 생존권이 사회적 의제로 떠올랐습니다. 12월호 기획 코너 <예술과 밥>은 노동당 문화예술위원회에서 도맡아 진행하였습니다. 앞으로도 <미래에서 온 편지> 지면을 통해 노동당 안팎에서 활약하는 여러 부문위원회의 숨은 저력을 보여드릴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과 기대 바랍니다.
<미래에서 온 편지> 독자 여러분도 월동 준비 잘 하시고 건강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심마니 칼럼>은 내년 2월까지 연재를 쉽니다. 겨울 산에 캘 나물이 없어서랍니다. 가히, 시련의 계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