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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vol.77 autumn

「 한

양 」


『한양』 2011 vol.77 autumn 편집장

유은수 철학과 09학번 jyjk2327@gmail.com

부편집장

김선주 행정학과 10학번 yamijanggun@nate.com

편집위원

이자민 정치외교학과 10학번 poohil30@hanmail.net 유수빈 국어국문학과 10학번 hellosoop@nate.com 이동주 경제금융학과 10학번 sentiment22@naver.com 박혜미 철학과 10학번 oliveraja@naver.com

수습위원

김준영 정보시스템학과 11학번 etmanman@hanmail.net 박태연 컴퓨터공학부 11학번 shawoo30@naver.com

펴낸이

유은수

엮은이

한양대학교 『한양』교지편집위원회

주소

성동구 행당1동 산17번지 한양대학교 학생회관 5층 한양교지편집위원회

전화

02-2220-0105

디자인

디자인여백 02-2279-9631

펴낸날

2011년 9월

※ 『한양』 교지는 100% 학생회비와 광고비로만 만들어집니다.


2011 vol.77 autumn Contents 여는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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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ESSAY

10

기획 INTERVIEW 5월 29일 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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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있기에 학교가 빛난다

38

위대한 탄생을 꿈꾸는 멘토

44

학내 강의는 끝났고 논란은 남았다

54

<성의 이해>에 문제를 제기합니다

70

우리들의 뜨겁고도 행복했던 여름날

84

행복이 시작되는 이 곳, 해피하우스로 초대합니다

92

사회 의식해봅시다 역사의식

104

흡연권과 혐연권의 공존, 불가능한 일인가

112

나는 페미니즘을 지지한다 ★

124

친절과 서비스로 모시겠습니다

134

우리에겐 너무 거슬리는, 당신들의 심의기준

142

방문 즐겨보자, 영화제!

152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템플스테이

162

Impression in USA

172

한양포커스

183

Re:view

184

일상

188

독자엽서 간추리기

196

퍼즐

199

★ 한양 학우 外 외부 필진들이 써주신 글입니다. 이번 호 <다시보는 한양교지>는 없습니다.


여는글

The Personal is Political, 사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다. 1960년대 미국 여성해방운동의 정신을 응축한 문장입니다. 페미니즘 서적이나 논문에 심심찮게 등장하는 인용구이기도 하죠. 이번 77호를 작 업하면서, 혹은 그 외의 개인적인 상황에도 이 문장이 계속 머리에 울리 곤 했습니다. 영도에 다녀왔습니다. 200일이 넘게 크레인에서 농성 중이라는 김진숙 씨, 차를 거듭할수록 거대해지는 희망버스 탑승인원과 진압의 규모. 결정 적으로 ‘한진중공업 사태, 남의 일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들이 저를 영도 로 향하게 하였습니다. 정말 남의 일이 아닐지 궁금했거든요. 개인적인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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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고 싶었기 때문에 희망버스가 아닌 내일로 기차를 타고 ‘겸사겸사’ 다 녀왔습니다. 버스를 타고 ‘한진중공업’ 정거장에서 내리자마자 코앞에 85호 크레인 이 보였고, 그 맞은편에는 겨우 도로 하나 끼고 아파트들이 늘어서 있었 습니다. 희망버스가 오지 않는 날이라서인지 매우 조용했고요. 정말 남의 일이 아니긴 하더군요, 그렇게 일상적인 분위기라니. 하지만 작은 도로 하 나를 사이에 둔 기묘한 긴장감은 곧 이방인의 눈에도 보이기 시작했습니 다. 이렇게 표현해도 될는지 모르겠지만, 영도에서는 ‘사적인 것’과 ‘정치적 인 것’이 대립하고 있는 듯했습니다. 사적인 게 다 정치적인 것이다, 모두 참여하고 궐기하자, 는 말을 하고 싶은 건 아닙니다. 이번 영도행에서 그런 결론이 나오지도 않았고요. 다 만, 사적이고 동시에 정치적인 갖가지 ‘말’들에 재갈 물리지 않는, 그것들 이 서로 존중하고 존중받을 수 있기를 더 강렬히 바라게 되었습니다. 『한양』 교지에 그렇게 지극히 사적인 말들을 담고 싶습니다. 그렇게 하 여금 여러분의 또 다른 사적인 목소리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 더할 나 위 없겠지요.

편집장 유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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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위원 이자민 poohil30@hanmail.net

대지의 어머니, 그 위대한 품 안을 거닐다

사막과 바다 사이를 아우르고 있는 도시 풍경은


고층 빌딩의 아파트가 아닌, 정갈하게 정리해놓은 듯한 갖가지 색의 예쁜 집들.


드넓고 눈부신 하늘 아래.


인조적 아름다움이라곤 전혀 느껴지지 않는,

어떤 수식어도 필요없는‘아름다운’숨막힐듯한 광경.


아마득히 보이지 않는, 오랜 세월 자연이 깎아내린 절벽의 경이로움. 느리고도 끝없는 고독과의 투쟁, 깊게 베인 상처들이 그를 있게 했으리라.


와르르 무너져버렸을 수도 있었던 위험천만한 순간들은 절벽들만이 알고 있겠지.


한 편의 드라마보다 더 아찔한 그 광경은 어쩐 일인지 나를 돌아보게 했다.


아주

낯선 곳에서 곱씹어보는

머릿속을 헤집는 추억 한 장만을 남기고 떠난 시절들, 스스로가 만들어낸 내 삶의 영역들, 그 속에서 끊임없이 추억을 흘리며 살아가는 지금.


만남과 이별, 타인의 시선, 만성적인 공허감..

사소한 기억들마저 고이 간직하고 싶은 마음들.


하지만 그로 인해 슬퍼질 약한 모습이 두려워 결국 새로운, 이전과는 다른 것들에게로 돌아서고만다.


‘이런 척, 저런 척’ 하기에 급급한 나, 당신, 우리들. 두려우면 두렵다고, 무서우면 무섭다고 말할 줄 아는 것은 자신이 자신에게 보여주는 진짜 용기가 아닐까.

기억하라, 좌절의 시간들은 잊되, 그것이 준 교훈은 절대 잊지말 것.


무작정 설렘만 한가득 안고, 새로운 설렘만을 갈구하며 떠났던 여행길.

좀더

열정적이고 치열하지 못했던 스스로를 반성하고


삶의 주머니에 깨달음 한 줌, 행복 한 줌을 더해서 I came back


Interview 5월 29일 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그들이 있기에 학교가 빛난다 위대한 탄생을 꿈꾸는 멘토


5월 29일, 그들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INTERVIEW

등록금 촛불시위 연행자에게 들어보는 ‘그날’ 이야기

편집위원 유수빈 hellosoop@nate.com 편집위원 이동주 sentiment22@naver.com


연초마다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는 등록금이라는 놈은 올해 제대로 이 슈로 떠올랐다. MB정부가 공약으로 내세웠던 ‘반값 등록금’ 논란이 바로 그것. 하지만 정부는 차갑게 대학생들을 외면했고, 빈민층의 눈물을 또다 시 외면해 버렸다. 이젠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불신할 정부지만, 대 학생들의 인생이 걸린 등록금을 가지고 장난을 치니 전국의 대학생들을 비롯한 국민들은 단단히 뿔이 난 상황이다. 이후 5월 29일, 시위는 시작되었 고 대학생들은 행진했다. 경찰은 그들을 막아섰고 애꿎은 대학생들 은 연행되었다. 물론 열심히 투쟁하 던 한양대 학우들까지 고스란히 말 이다.

연행자들의 석방을 촉구하기위해 모인 학생들의 모 습.

먼 지척의 일이 아니다. 우리는 이제 귀 기울여야 한다. 시위의 ‘연행자’이기 전에 한 학교의 학생이며, 친 구이고 같은 고민을 안고 사는 우리 곁의 평범한 대학생이기 때문에. 그리고 마침내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일시 : 8월 15일 늦은 6시 •장소 : 한양대학교 「한양」교지편집실

교지 : 안녕하세요.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서상진(이하 서):저는 교육대책위원장 사회학과 07학번 서상진이라고 합니다. 강경루(이하 강):저는 인문대 학생회장 국어국문학과 09학번 강경루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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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민(이하 박):저는 인문대 집행부 독어독문학과 09학번 박해민입 니다.

교지 : 반값등록금을 주장하다 불법 시위자로 몰려 연행되셨습니다. 그때의 상 황과 생각을 말해주세요.

서:청년 실업이나 최저임금 등 우리 대학생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집회가 열린 상황이었고, 서 명 받은 것을 청와대에 전달하기 위해 대학생 150명 정도가 광화문 광장에 모여서 청와대 쪽으로 가 고 있었습니다. 출발 후 10m 정도 에 경찰이 막아서고 있었고요. 경 찰과 우리가 대치된 상황에서 경 찰은 막으려 하고 학생들은 앞으 로 나아가려 했습니다. 그 과정에 서 뜨거운 실랑이가 있었고요. 제 기억으로는 한 시간 반 정도 상황 이 지속되다 제가 연행 되었던 것 같아요. 경찰은 대학생 대열에서

지난 5월 29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청년실업해결,

학생들을 조금씩 뜯어가는 식이었

반값등록금 실현'을 주장하며 청와대로 행진하던 대

어요. 저희도 팔짱을 끼고서 잡혀

뉴스, 경향신문)

학생들이 경찰에 저지당하고 연행되었다. (출처 연합

가지 않기 위해 스크럼이라는 걸 짜거든요. 그럼 모서리에 있는 사람들은 붙잡고 있는 사람이 하나니까 약하잖아요, 그럼 맨 끝쪽에 있는 사람들 을 한명 한명씩 데려가는 거에요. 경찰이 사지를 잡고 끌고 가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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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그때 너무 힘들었던게, 그때가 오후 2시정도였거든요. 그늘이라고 는 없고, 불볕 더위에서 너무 지친 상태였어요. 말이 스크럼이지 그냥 쓱 쓱 빠질 정도로 말이죠. 저는 맨 앞줄에 있었는데 뒤에서 계속 밀고 상황 은 힘드니까 정말 기절할 것 같았죠. 상진이 형이 볼을 때려서 겨우 정신 을 차렸었어요. 강:지금 대학생들이 안고 있는 등록금 문제가 너무 심각하잖아요. 그 래서 서명을 받았었던 거에요. 우리 삶의 절박한 요구를 최대한 많은 시 민들에게 알리고 싶었거든요. 많이 알리는 방법 중에서도 저희는 집회를 택한 것이고요. 그런데 10m도 못가서 포위가 됐고, 언성이 높아졌고, 그 러다 2시간 만에 결국 연행이 된 것이죠.

교지 : 연행된 다음에는 어떻게 된 건가요?

박:버스가 한 3대 정도 있었는데 잡은 순서대로 무작정 태웠어요. 버 스가 채워지는 대로 서울시 곳곳에 있는 경찰서로 가게 되었습니다. 강:서로 흩어져서 연행되었죠. 저는 종암쪽으로 가게 됐고요.

교지 : 잡혀있다가 그냥 나왔나요, 혹시 강압적인 조사 같은 것이 있었나요?

서:강압적인 조사 같은 건 없었어요. 강:5월 29일 때 워낙 시위 열기가 강했고 여론도 있었기 때문에 경찰 서 안에서의 강압적인 수사는 많이 없었어요. 그런데 또 6월 10일날 연행 이 있었잖아요. 그때는 수사가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여성분에게도 성적 으로 수치심을 느낄 만한 사건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요. 박:절차상의 문제는 없었는데 되게 기분이 나빴던게 ‘그런 걸 왜 하냐’ 는 식으로 아무 의미없는 행동을 한 것처럼 취급을 하더라고요. 물론 시 위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회적 여론이 있었겠지만 진정성을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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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당한 것 같은 아쉬움이 있었어요.

교지 : 이렇게 몸을 던져가면서 시위에 참여하시는 이유가 뭔가요? 기존의 대 학생 중에는 여러분들의 의견에 동의하지만 가만히 있는 사람들도 많고, 방관적 인 태도로 관심을 가지지 않는 학생들도 많습니다.

박:두 가지 측면으로 나눠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첫째는 시위 같은 사건이 발생함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정작 자신의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별 관심이 없었던 대학생들도 뭔가 깨우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죠. 다른 하나는 방법적인 측면에서의 이유에요.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죠. 저희가 5월 29일 에 연행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6월 10일에 거의 5만명에 가까운 시민과 학생들이 나오셔서 똑같은 목소리를 내주셨어요. 시위의 효율적인 부분 도 분명이 있다는 점에서 저희의 행동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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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실 요새 대학생들이 안고 있는 부담이 많습니다. 당장 등록금 대 기도 바쁜데 취업 문이 좁다보니 단 한순간이라도 대학생활이라는 것을 즐겨볼 시간이 없죠. 스펙쌓고 자격증 따는데 몰두하는 현상들이 가속화 되고 있죠. 그런 분들에게 방관한다며 비판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제가 등록금 문제를 정말 심각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처럼 그분들은 자신 들의 삶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실천하고 생활하고 있는 것 이니까요. 단지 저와 같은 사람이, 우리 같은 사람이 이런 행동을 함으로 써 우리나라의 심각한 등록금문제를 알릴 수가 있고, 다시 한 번 그분들 로 하여금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긍정적이라고 생각 합니다. 다만 저희에게 욕하시기보다 따뜻한 말 한마디와 격려를 해주셨 으면 좋겠어요. 서:참여하지 않는다고 해서 지지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지 지하고 응원하고 있지만 직접 참여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고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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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필요한 일이에요. 저희가 이렇게 하는 것은 일단 저희의 문제인 것도 있고, 가만히 있는다고 절대 해결되지 않는 일이니까요. 또 저와 두 친구 모두 학생회라는 것으로 묶여있는 학생들인데, 학생회라는 것은 학생들 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잖아요. 청년실업이나 등록금 문제가 비 단 우리학교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의 모든 대학생들이 함께 겪고 있는 문 제이기 때문에 우리 학생회, 전국의 학생회 학생들이 그런 뜻에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박:덧붙여서 얼마 전 서울 시립대 황승원 학우(22)가 이마트 냉동창고 에서 일하다 돌아가신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 분이 했던 말들 중 이런 것 이 있었죠. ‘나는 친구를 사귀는 게 사치다. 친구가 있으면 학생식당에 가 서 밥을 먹을 수도 있고 음료수 하나 뽑아서 마실 수도 있다. 나에게는 그 돈이 너무 아깝다. 가끔 너무 술이 마시고 싶을 때면 슈퍼에서 막걸리를 하나 사서 어머니와 얘기를 하곤 했다. 빨리 성공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 겠다’고. 그 말이 좀 충격적이고 찡했어요. 아직 한국에는 이런 학생들이 많이 있고 그 분들이 저희를 지지하는 것을 분명히 피부로 느낄 수 있기 에 활동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교지 : 조금 전에 말씀하실 때 ‘학생회’라고 하셨는데, 학생회하면 운동권이라 는 생각을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잖아요. (운동권이라는 단어가 좀 적절치 않은 단어같지만) 학교 운동권 세력들이 이렇게 반값등록금과 같은 사회적인 이슈

를 말하는 시위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오히려 일반학생들(학생회가 아닌 학생들) 에게는 더 남의 일처럼 여겨지는 경향도 있는 것 같은데, 이에 관한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강:운동권과 비운동권이라는 이분법적인 프레임을 씌우는 것 자체가 되게 웃기다고 생각해요. 운동권이나 비운동권 모두 학생들의 권익을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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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생긴 조직이거든요. 근데 그 권익을 위해서 하는 행동들이 사회의 본 질적인 부분들을 바꾸려고 하는 것이면 그게 운동권이라고 색깔을 씌운 단 말이죠. 만약 저희가 반값 등록금을 위해 시위에 나가면 그것이 옳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것에 앞서 운동권이니까 이것은 잘못됐다는 식의 정치논리나 이념이 먼저 씌워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해 요. 시위하는 것이 운동권만의 행동은 아니잖아요? 박:학우들의 이익을 위한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고, 저희는 가장 효율 적이고 올바르다고 믿는 것을 하는 거에요. 근데 사람들은 그걸 운동권이 라 부르는거죠. 모두 학우들을 위해서 하는 행동인데, 서운한 마음이 들 기도 해요. 강:남의 일이라고 말씀하셨지만, 전혀 남의 일은 아니거든요. 저희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느끼고 있는 것을 한다고 생각해요. 모두 조금씩 느 끼고 있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것들. 그런 것을 많이 알리기 위해서 학생회는 존재하고, 학생들과의 소통과 대화를 통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 각합니다.

교지 : 앞으로도 시위를 계속할 생각이신가요? 만약 아니라면, 어떤 방법으로 투쟁을 계속 할 수 있을까요?

서:일단 당연히 계속 할거구요. 왜냐면 투쟁이 가장 가깝고 직접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목적지에 다다르는 가장 바르고 빠른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희는 계속해 나갈 것이에요. 물론 방법적으 로 다른 것들도 생각해 봐야겠죠. 단순하게 투쟁만을 한다고 해서 될 것 도 아니기 때문에 서명운동이나 설문조사, 낮은 수준으로는 문화제를 통 해 학우들이나 시민들에게 알리는 활동도 할 것이고요. 그래서 학우들과 시민들이 정말 필요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해서 많은 사람들이 그것에 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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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아 실현할 수 있게 해야겠죠. 그렇지만 결국에 기본적으로 가장 큰 길 은 집회에 계속 참여하는 것 같습니다. 박:저도 마찬가지로 생각하는데요. 저는 경험적으로 시위나 집회가 가 장 효과적인 길이라고 느꼈어요. 이번 반값등록금 이야기가 계속 의제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시위나 집회에 나와서 여러 가지 방 법으로 반값등록금을 위한 행동을 하고 그에 대한 목소리를 전했던 것 덕분이잖아요. 이것은 저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이번 경험을 통해 느낀 것이라고 생각해요. 강:그리고 저는 시위나 집회에 대해서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아야 한 다고 생각해요. 사실 사회에 대해 무언가의 목소리를 내고 싶지만 권력이 없고, 자본이 없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이자 가장 빠른 길은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얘기하는 것 밖에 없 거든요. 그것이 시위고 집회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누구든지 자신이 사회 에서 무언가가 잘못되었다고 생각이 든다면 함께 시위와 집회를 할 수 있 어야한다고 생각해요. 그것은 헌법을 통해 보장되는 기본적인 권리이고 이것들이 지켜지는 사회야 말로 민주적인 사회이기 때문이죠. 또 앞으로 는 집회, 시위, 투쟁이라는 것이 세대가 변화하고 기호도 다양해지는 만 큼 좀 더 즐겁고, 알차고, 유쾌하게 나아가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서:집회가 특별하지 않게 생각되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하고요. 집회가 꼭 저희와 같은 대학생들이나 소위 말하는 진보진영의 사람들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에 공감해야할 것 같아요. 아까 저희가 시청쪽을 지나왔는데 그곳에서 소위 말하는 보수단체 어르신들이 집회하고 계시더라고요. 민 주노동당을 없앨 수 있는 방법 등에 대해 얘기하시던데(웃음). 그 분들도 똑같으신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그 분들도 힘(권력)을 가지지 못한 분들 이지만 자신들이 원하는 것이 있고 그것에 다다르기 위해서 집회를 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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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거고. 저는 그런 것이 집회라고 생각해요. (집회나 시위가) 운동권 대학 생들, 진보세력들만의 것이라고 생각하고 거부감을 느끼는 것이 저는 아 쉽죠.

교지 : 네, 지금까지 반값 등록금 문제부터 시위와 집회까지 이야기 해보았는데 요. 좌담회를 마치며 혹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었던 말이 있었다면?

강:아, 사실 이런 게 제일 어려운데(웃음). 박:저는 우선 이런 자리 자체가 만들어진 것이 고맙기도 하고, 우리가 열심히 하고자 했던 것을 알아주는 것 같아서 기분도 좋고 그렇습니다. 이런 계기를 통해서 아까 말했던 것 처럼 공감의 폭을 넓혀갈 수 있었으 면, 그리고 무조건적으로 저희를 싫어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언제든 저희 를 찾아와 열린 자세로 이야기 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서:저도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자리가 있다는 것에 감사했고요. 앞으로 도 저희(학생회)는 항상 학우분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학생들의 일꾼이라 는 원칙을 가지고 열심히 해나갈 것인데 그에 더불어 학우분들의 지지와 비판도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결국 모두가 대화하고 소통할 수 있는 구 조가 되는 것이 가장 바라는 것이죠. 강: 등록금 문제라는 것은 이 사회에서 가장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중 요한 문제라고 생각하고요. 당장 이 글을 읽는 독자분이 등록금을 부담 할 수 있다하더라도 내 친구, 내 가족 중의 누군가, 아니면 내가 결혼을 한 후 10년 뒤 겪게될 문제이기에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따라서 많은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고, 제가 바라는 것은 집회에 참여해서 같이 연행 되자는 것이 아니고(웃음), 자신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것의 최대한의 것 을 하자는 겁니다. 우선 관심을 가지고, 지나가는 저 같은 사람을 봤을 때 수고해달라고, 수고한다는 말 한마디해주고, 또 투표장에 가서 투표를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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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좌담회를 마치면서 사실 등록금 집회에 참가해 연행된 학우들과 함께 등록금에 대해 이야 기 해보자는 생각으로 좌담회를 기획했을 때, 한 쪽으로 치우친 좌담회 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대학 등록금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우리’의 문제이기에 이야기 해보고 싶었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 각했다. 단지 그 대상이 자신의 소신껏 등록금 집회에 참여해 행동하는 이들이었을 뿐이다. 그들과의 이야기 후, 필자 또한 등록금 문제에 대해 조금 더 고민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이 글을 통해 등록금 문제에 대한 필자 나름의 의 견을 강요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이 글의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바 는 ‘외면하지 말자’는 거다. 독자들에게 묻는다. 어느새 조금은 식은 떡밥이 되어버린 반값 등록금 문제, 잊고 있지는 않았는지. 지금 당신의 문제를 단지 멀리서 방관하고 있지는 않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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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 한양교지를 평가해 주세요! 학우 여러분의 평가가 『한양』을 살찌웁니다. 교지에 대한 칭찬과 비판을 거침없이 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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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있기에 학교가 빛난다

INTERVIEW

수습위원 김준영 etmanman@hanmail.net

이번 가을호 기획이 인터뷰로 결정되고 인터뷰이를 생각하다가 떠오른 분들. 바로 우리들의 학습권 을 위해 뒤에서 묵묵히 할 일을 해주시는 학교 내 노동자 분들이다. 우리는 취업을 준비하면서 비정 규직이 늘어나는 세상을 욕하고 비정규직의 권리를 높이는데 일조해야겠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우리 의 가장 가까이에 계신 그들을 쳐다보지 않는다. 그들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는다. 아니, 그들 을 도와주는데 인색할 뿐만 아니라 분리수거를 하지 않는 등 그들을 더 힘들게 할 뿐이다. 마치 부 모님의 감사함을 쉽게 느끼기 힘들 듯이 고마움을 느끼지 못하고 간과하고 마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학생회관 3층에 1~2평 남짓한 경비실에서 지내시는 경비원 아저씨를 만나러 3번째 가는 길이었다. 인터뷰를 하기 위해서 2번이나 방문했지만 그때마다 자리를 비우시고 건물을 순찰 중이셨기 때문이다. 어렵게 만난 경비원 아저씨는 유쾌하시면서도 자상하신 분이셨다. 어르신 분들이 인 터뷰에 부담을 느끼셔서 ‘인터뷰 대답이 너무 빈약하면 어쩌나’하는 걱정 을 가지고 아저씨를 찾아뵈었지만 걱정과는 다르게 아저씨와의 인터뷰는 편하고도 순조로웠다.

1. OOO 경비원 아저씨 (학생회관 근무) 교지 : 한양대에서 근무하신지 얼마나 되셨나요?

1년 좀 안됐어요. 교지 : 근무 시간은 어떻게 되시나요?

저는 주간만 해요. 밖에 다른 분들은 격일제로 하는 분들도 계신데 저 는 주간으로 매일 07시에 출근해서 19시에 퇴근해요. 교지 : 그럼 점심시간에는 뭐드세요?

저는 사랑방 식당에서 먹어요. 그런데 다른 데서 일하시는 분들을 보 면 식당이 있는 건물 경비들은 식당에서 밥을 먹게 해주는데 그 밖의 경 비들은 밥을 주지 않아요. 식비도 따로 지급 안 되는거 같고……. 교지 : 근무를 하시면서 학우들 때문에 힘들었던 점이 있으신가요?

그런 건 없어요. 젊은 학우들 다 착해요. 공부하는 곳이고 하니까 조용 하구요. 딱히 신경쓸 일이 없어요. 그런데 축제나 이벤트가 있을 때 쓰레 기가 너무 많아져서 청소하시는 분들이 힘들어 하시더라고요. 교지 : 우리 학교의 복지는 어떻다고 생각하세요? 점수를 주시자면?

(곰곰히 생각해보시더니)보통이에요. 크게 불편한 것도 없지만 크게 편하

지도 않아요. 그런데 각자 맡은 건물마다 더 힘들거나 좀 더 편한 곳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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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거에요. 교지 : 학교에 바라는 게 있으시다면?

우리는 학교와 계약이 된 게 아니라 용역 회사랑 노사관계에 있어요. 1 년에 두 번 교육을 받는데 우리 노동자들이 질문을 안 해요. 교육하시는 분들도 궁금한거 있으면 얘기하라고 하고 뭐 궁금한 게 있으면 물어봐야 하는데 질문을 하는 사람이 없어요. 말해봤자 얘기만 길어지지 변화가 없 거든요. 바람을 말해도 환경이 열악하니까 잘 수용이 안 되거든요. 하고 싶어도 못 해요. 열악해서. 개인적인 생각으로 밖에서 일하시거나 식당이 없는 건물에서 일하는 경비들에게도 밥은 제공해야되요. 기본적인 건데. 그리고 규모도 크고 명문대인 한양대인데 1년에 한번 하계휴가도 없어요. 1년 내내 일요일만 쉬고 나와야해요. 교지 : 학우들에게 당부하시고 싶으신 말씀은?

이벤트를 하고 술병이나 쓰레기들을 잘 모아서 버려줬으면 좋겠어요. 청소하시는 아주머니들 굉장히 힘들어하시거든요.

OOO 아저씨께서는 자신은 그래도 편한 근무환경이라며 인터뷰 내내 다른 곳에서 근무하시는 경비 아저씨들과 청소 아주머니들을 걱정해주셨 다. OOO 아저씨와의 고마운 인터뷰를 끝내고 사랑방으로 들어갔다. 바로 우리들의 배를 채워주시는 식당 아주머니를 만나러 가기 위해서였다. 오를 대로 오른 물가지만 비교적 상당히 저렴한 학식은 대학생들의 주식이다. 학생들이 먹는 학식을 만드시는 그 분들은 어떤 사연을 가지고 있을까.

2. OOO 식당 아주머니 (사랑방 근무) 교지 : 근무하신지 얼마나 되셨나요?

5년 정도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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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지 : 근무 시간은 어떻게 되세요?

방학 때랑 학기 중이랑 달라요. 보통 8시 반에서 7시 반까지요. 방학 때 는 9시에서 7시고요. 교지 : 저희 한양대 학우들 때문에 힘들었던 점이 있으시다면?

그런 건 별로 없어요. 어느 학교도 마찬가지겠지만 불만 있는 학생들은 있을 수 밖에 없으니까……. 가격이나 맛에……. 교지 : 사랑방은 용역업체가 운영하는 곳인가요? 학교가 운영하는 곳인가요?

여기는 개인이 운영하는 곳이에요. 학교도 업체도 아니고 개인이 운영 해요. 그래서 저희들은 개인사업자와 계약을 맺고 있는 거죠. 교지 : 학우들을 위해서 건강하고 맛있는 밥을 해주시는데 가장 보람차실 때는 언제인가요?

너무나 당연한 얘기겠지만, 학생들이 밥을 먹고 맛있었다고 웃으면서 인사 건네줄 때가 가장 보람차죠. 교지 : 학우 들중에 기억에 남는 학우가 계시다면?

자주 오는 학생들은 저희랑 친해요. 인사도 하고. 맛있는 것도 사다 줄 때도 있고. 입학하고 와서 졸업할 때까지 꾸준히 오다가 이제 졸업한다고 와서 같이 사진찍어 가고 그래요.(웃음) 교지 : 학우들에게 하시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저희 밥 맛있게 많이 먹어주세요!

그냥 단순히 밥을 만드는 식당이 아닌 학생들을 위하는 마음이 담긴 음식을 파는 곳이란 것을 인터뷰를 하면서 느낄 수 있었다. 다음으론 청 소하시는 아주머니들을 인터뷰하고 싶었고, 그 분들을 찾아 나서기 시작 했다. 하지만 그날따라 아주머니들은 숨어계신 듯 했고 어쩌다 만나게 된 아주머니들은 근무 중이라 힘들다고 거절하셨다. 애타있던 찰나 수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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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고 나오는 길에 미화원 아주머니께서 쓰레기를 정리하고 계신 모습 을 보고 인터뷰를 부탁드렸다.

3. 양명자 미화원 아주머니(52세, 정보통신관 근무) 교지 : 일하신지 얼마나 되셨나요?

8개월 됐어요. 교지 : 근무시간과 구역은 어떻게 되시나요?

우리는 7시 출근해서 4시 반에 퇴근해요. 근무는 보통 IT/BT관에서만 하고요. 교지 : 점심시간엔 무얼 드시나요?

11시 반에 먹어요. 도시락을 집에서 싸오거든요. 그걸 먹죠(웃음). 교지 : 저희 한양대 학우들 때문에 불편하거나 힘들었던 적은 없으신가요?

우린 불편한 점이 있어도 그냥 아무 소리 못하고 일만 해야되니까……. 이 기회에 얘기 해보자면 쓰레기 분리수거가 거의 안 되어 있어요. 쓰레 기를 분리수거하고 버리지를 않아서 다 다시 분류를 해야 되요. 처음부터 구분된 통에 넣어주면 좋을텐데. 그리고 화장실에는 절대 담배를 피지 말라는 문구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화장실에 보면 담배꽁초가 많이 남아 있고 심지어 담뱃불 때문에 화재도 나고 그랬어요. 분리수거랑 흡연예절 만 지켜주면 딱히 불편한건 없는거 같아요. 교지 : 근무 조건이나 여러 복지혜택 같은 면에서 우리학교는 몇 점인가요?

썩 좋진 않은데……. 70점정도? 제가 한양대에서 일하기 전에 삼성 병 원에서 일했었거든요. 거기는 분리수거를 우리가 하지 않아서 좀 더 편했 어요. 교지 : 학교에 가장 바라는 것이 있으시다면?

우리 건물이 여름에 너무 더워요. 휴식을 하는 장소도 그렇고 복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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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고 너무 더워요. 냉방 시설이 조금만 더 잘됐으면 좋겠어요(정보통신 관은 수업을 하는 강의실에도 더운 경우가 굉장히 많아 인터뷰를 하는 입장에서 그 분들이 얼마나 더울지 깊게 동감했다). 교지 : 근무하시면서 가장 보람차실 때는?

우리가 아침에 청소하고 칠판도 깨끗이 닦거든요. 그 칠판에서 교수님 들이 판서하시면서 열심히 공부할 거 생각하면 그게 가장 보람차요.

인터뷰를 마치신 양명자 아주머니께서는 분리한 쓰레기를 들고 바쁘게 발걸음을 옮기셨다. 사실 인터뷰를 하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인터 뷰를 하기 위해 이분들을 찾기 위해 여러 곳을 돌아다녔을 뿐만 아니라 막상 찾아서 인터뷰를 해달라고 부탁을 드려도 근무시간이라 거절하시는 분들도 계셨다. 오후 2시부터 밤 11시까지 일하신다던 노천극장 앞 안내 원 아저씨도, 경영대 앞에서 낙엽을 쓸고 계신 아주머니도 근무시간에 다 른 일을 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사양하셨다. 물론 근무시간에 근무에 집 중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적어도 아버지 어머니 연배이신 분들이 잠 깐의 시간의 휴식을 쉬시는 거를 고사하시는 걸 보니 괜히 찡한 마음도 들었다. 인터뷰를 한 세분 모두 우리를 그냥 학생보다도 아들@딸의 친구들이라 생각하시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학교를 다 니고 있었지만 그 분들은 우리에게 나름의 애정을 쏟고 계셨다. 평소에는 자주 뵈도 신경 쓰지 못 했던 그분들. 큰 건 아니더라도 이제 지나가다 마 주치면 밝은 웃음으로 인사한마디 건내 보는 것은 어떨까? “항상 감사합 니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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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탄생을 꿈꾸는 멘토

INTERVIEW

수습위원 박태연 shawoo30@hanmail.net

얼마전 종영한 오디션 프로그램 에서 도입된 멘토제가 시청자의 눈 길을 끌었었다. 소위 실력파 가수 들이 일반인 출연자들에게 조언해 주면서 멘티들이 점차 발전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멘토-멘티의 유대관계 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스컴에서 다루어지는 유명 인사의 ‘멘 토링’을 보고있자면 남 얘기처럼 멀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멘토가 되고 싶은 대학생들도 쉽게 참여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 이 생겨났다. 안규수(화학공학과 4학년) 학우도 이러한 멘토프로그램을 우 연히 접해서 참여하게 된 경우다. 그가 참여한 <공부의 신> 프로젝트는 중앙일보에서 진행하는 대학생 멘토 프로그램으로 대학생인 멘토와 중 2 에서 고 3까지의 멘티를 1:1로 이어 주고 있다. 다양한 멘토 프로그램이 생기고, 이에 대한 혜택도 많아진 덕에 대학생들이 너도나도 멘토링에 참 여하고 있지만 아직 어떻게 멘토링을 진행해야 할지 막막한 학우들도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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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것이다. 중앙일보 <공부의 신>에서 2기 베스트 멘토로 선정된 안규수 학우의 이야기를 들어보면서 ‘좋은 멘토’란 어떤 것인지 함께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

멘토를 시작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사실 처음에 구체적인 목표나 계획을 가지고 시작하진 않았습니다. 멘 토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중앙일보 <공부의 신> 프로그램에서 온 한통의 이메일이었죠. 이메일을 받고 나서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멘토링 프로그램 에 대해 알았고 그후 지원을 결심했어요. 대학교 와서 특별히 봉사활동을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한번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저 같은 경우는 과외를 몇 번 해봤는데 학생들을 가르치는게 재미있었고요. 또 봉사로 학생들을 도와줄 수 있다는 게 마음에 들어 참여하게 되었습 니다.

멘토링을 하면서 가장 뿌듯했을때는 언제인가요? 처음에는 멘티가 저에게 어떤 도움을 받고 싶었는지를 잘 몰라서 우선 이메일을 통해 서로 자기소개서를 주고 받았어요. 이를 통 해 멘티가 수학성적이 좋지 않아 멘토링을 신청했다는 것을 알 게 되었죠. 당시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멘토의 수학점수를 이 번 학기 내로 올려주지 않으면 고3을 힘들게 보내겠다 싶어 멘 토링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만남을 가졌어요. 만나 서 기본적인 문제로 테스트를 했는데 한 문제도 못 풀 더라고요. 멘티의 공부 방법을 살펴보니 반복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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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래서 반복학습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했고, 그래서 멘티가 중간고사를 보고 수학점수가 25점이 올랐다고 연락이 왔어요. 멘티의 점수가 오른 것도 중요했지만 무엇보다도 반복학 습을 왜 해야 하는지를 스스로 깨닫고 또 멘티가 제가 의도한 대로 바뀌 고 성장해가는 것을 보면서 굉장히 뿌듯했습니다.

멘토링을 하면서 힘들었던 점과 극복 방법은 어떤 것이었나요? 힘들었던 점은 제가 멘토링을 작년 9월 1일에 시작했는데, 15일 추석연 휴 쯤 멘티에게 연락이 오더니 멘토링을 그만두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래 서 왜 그러냐고 물어봤더니 스스로 되게 열심히 할 줄 알고 멘토링을 신 청했는데 생각보다 열심히 하지 않는 자신의 모습에 스스로 실망해서 그 만 두겠다고 하면서, “자기보다 더 열심히 하는 멘티가 있으면 그 사람한 테 제가 도움을 주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계획을 세워 서 공부하라고 시험전 3주 정도 계획을 짜주었는데 추석연휴 동안 공부 를 하나도 하지 않은 게 그만두겠다는 이유였어요. 그래서 저는 “네가 열 심히 하지 않으면 나도 힘들 수 있겠지만 네가 혼자 안되니까 멘토링을 신 청한 게 아니냐, 내 생각엔 네가 스스로 열심히 하지 않는 모습에 실망을 했다면 오히려 너는 멘토링을 받아야 하는 아이인 것 같다”고 설득했어 요. 보통 진심은 통한다고 하잖아요. 아마 제가 진심으로 멘티를 도와주 고 싶어하는 마음이 통한 게 아닐까요?

멘토링을 하면서 유의해야할 점을 있다면? 요즘 훌륭한 대학생들이 멘토링을 신청해서 도움을 주려고 하지만,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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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 학생들은 별 생각 없이 멘토링을 진행하기도 하는 것 같아요. 요즘 어 떤 대학교는 장학금도 주고 학점도 주고 하니까요. 게다가 소위 스펙이라 고들 하잖아요? 아무래도 그런 스펙을 쌓기 위해 신청하는 사람들도 많 은데 그건 경계해야 할 것 같아요. 아직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고 주변 사 람들에게 영향을 많이 받는 시기인 중고등학생에게 멘토링을 하는 것이 기 때문에 안이한 생각으로 한다면 문제가 되겠죠.

멘토링을 하기 위해 필요한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멘토링을 하기에 가장 필요한 자질은 인내심 같아요. 멘티들이 저희보 다 어리기 때문에 수줍음이 많아서 문자를 보내도 답장이 안 올 수도 있 거든요. 조금 심한 예를 들자면 멘티에게 잘해주고 싶은 마음에 “오늘 캠 퍼스투어를 시켜줄게”, “만나서 이것저것 알려줄게, 만나서 뭐할까?” 라고 보내면 그냥 ‘ㅇㅇ’ 라고 답장을 보내는 멘티도 있다고 들었어요. 꼭 이런 경우가 아니더라도 아직 멘티들이 어리기 때문에 예의범절이 아니더라도 부족한 점이 많아요. [이걸 가르쳐야 하는데 왜 몰라?] 라고 짜증내면 안 되고 아직 어리고 뭔가 방향을 잘못 잡아서 그렇다고 인내하면서 멘티의 입장을 이해하는 노력이 중요한 것 같아요.

대학생 멘토에 대한 자질 논란이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중고등학생을 위한 멘토링이라면 대학생이 하기에 적합할 뿐 아니 라 대학생이여야한다고 생각해요. 일단 멘티들이 저희에게 도움을 받으 려면 서로간에 믿음이 있어야하는데 너무 나이차이가 많으면 멀게 느껴 지잖아요. 간단한 예로 부모님이 컴퓨터 그만하고 공부하라고하면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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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로 들리지만 형, 언니, 누나들이 [내가 중고등학교때 게임을 하다가 망했다]는 식의 경험담을 들려준다면 좀 더 와닿잖아요? 이런 점에 있어 서는 서로 이해하고 믿을 수 있어서 대학생이 멘토를 해야한다고 생각합 니다.

멘토의 자질 뿐만 아니라 멘티도 중요하다는 말도 있는데요, 어 떤가요?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단 멘토와 멘티가 지역적 인 거리가 멀다면 힘들죠. 익명성이 보장되고 벽이 있는 온라인 매체보다 는 실제로 만나서 얘기를 주고받는 아날로그적인 멘토링이 도움이 된다 고 생각해요. 그리고 멘티 중에는 부모님이 신청해서 멘티에게 연락을 해 도 답이 없는 경우도 있고요. 제 멘티의 경우는 처음에는 문자를 보내면 답장이 빨리빨리 오는 타입이 아니었는데 점점 바뀌었어요. 그런 점에서 멘토가 멘티를 변하게 하는 건 능력이고 노력이라고 할 수 있죠. 아무래 도 멘토와 멘티가 2주마다 피드백을 올리고 그것을 직원들이 읽고서 판 단을 내리는 운영방식 이니까요. 멘토가 아무리 이러이러한 점을 도와줬 다고 글을 써도, 멘티는 멘토가 이런 것들을 도와주려 하는데 도움이 되 지 않는다고 하면 안되잖아요. 물론 멘토가 못 했을 수도 있는데, 아무래 도 멘티에 따라 어느 정도 차이는 있겠죠.

앞으로도 멘토로서 활동하실 계획이 있으신가요? 3기 멘토링 오리엔테이션 때 제가 발표를 하고 무대 뒤로 가 있는데 어 떤 고등학생이 와서 제 발표를 듣고 감동을 받아서 자기 인생에 뭔가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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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이 될 만한 말을 해달라는 거에요. 그 말을 듣고 제가 누구를 도울 수 있는 사람이면 도움을 주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3기 때 도 하려고 했지만 4학년이다 보니까 진로문제 때문에 바빠서 못했어요. 그런데 굳이 이런 매체를 통하지 않고서도 언제든지 도움을 줄 수 있는 거니까 기회가 된다면 또 멘토링을 하고 싶어요. 흔한 얘기긴 한데 봉사 활동을 하면 ‘저도 함께 성장해서 좋았어요.’라고들 많이 하잖아요. 식상 한 멘트지만 맞는 말 같아요. 그 말이 많이 들리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거겠죠?

우수멘토를 통해 직접 들어본 멘토링의 세계는 생각보다 멀리 있지 않 았다. 기회가 된다면 주변에서 멘토링 프로그램을 찾아서 해보는 것을 추 천하는 바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당신의 손길을 기다리는 멘티 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멘티와 더불 어 성장하는 자신을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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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리소개 : 고전음악동아리

수습위원 김준영 etmanman@hanmail.net

1. 고전음악동아리란? 저희 동아리는 단순히 클래식뿐만 아니라 여러 장르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입니 다. 국악과도, 록을 좋아하는 동아리 회원도, 아이돌들을 사랑하는 사람들까지……. 많은 분 이 계시죠. 저희는 비교적 많은 사랑을 받지 못하는 클래식을 최고의 음향시설과 많은 CD, LP들로 한양인들에게 알리기 위해 감상실을 운영하고 있는 동아리랍니다. 학생회관 4층 고 전음악회를 찾아주시면 넓고 아늑한 감상실에서 푹신한 소파에 몸을 맡기고 편안하게 음악 감상을 하실 수 있답니다.

2. 음악을 그냥 듣고 느낄 때도 좋지만 알고 나서 듣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고 생각 합니다. 그런 점에서 신입 회원들에게 고전음악에 대한 교육이 따로 이루어지나요? 만약 이 루어진다면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저희 동아리는 매주 수요일 집회를 해요. 클래식감상회라고 짧게나마 음악을 듣고 그 음악에 대한 내용과 작곡가에 대한 내용 등에 대해 배워보는 시간이죠. 그뿐만 아니라 ‘심포지엄’이 라는 신입생을 위한 교육을 한 학기에 한 번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제라던가 교육시간은 매 번 다르지만 보통 한 작곡가의 일생, 곡의 이해 등 클래식에 대한 교육 또는 음악회에서 지켜 야 할 매너 등에 대한 교육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끝나고는 뒤풀이가 있기 때문에 더욱 기 다려지는 교육시간이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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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좋아하는 음악가는 누구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동아리에 들기 전까지는 클래식에 무지했어요. 베토벤, 모차르트 정도가 제가 아는 전부였 죠. 한번은 제 동기가 동방에서 피아노를 치고 있었는데, 그 곡이 아주 좋았어요. 그렇게 알 게 된 게 리스트의 ‘사랑의 꿈’이었지요. 알고 보니 리스트가 19세기의 엄친아였어요. 훌륭한 피아노 실력과 잘생긴 얼굴까지……. 그 이후로 리스트를 가장 좋아한답니다. 결코, 리스트 밖에 모르는 게 아니에요!

4. 대중가요나 다른 장르의 음악에 비해서 고전음악이 가진 매력은? 영화나 드라마를 보다가 듣게 되는 곡이 좋아 기억에 맴돌던 기억이 있으신가요? 저만 그런 건 아니죠? 저희 감상실을 찾아주시는 몇몇 분은 어떤 영화나 드라마에 삽입된 특정 곡을 틀어달라며 신청곡을 넣어주시기도 합니다. 클래식은 그렇게 한 번 빠져들면 계속해서 생각 나 머릿속에서 맴돈다는 점이 매력인 거 같아요. 대중가요는 좋다고 들어도 노래방에선 음이 생각 안 날 때가 있거든요. 클래식은 그럴 걱정이 없어요. 물론, 클래식을 노래방에서 부를 일은 없겠지만요.(웃음)

5. 교지 독자들에게 가장 추천하고 싶은 고전음악을 한 곡만 꼽아주시고 그 이유를 설명해 주세요? 라벨(Ravel)의 볼레로(Bolero)라는 곡을 추천해 드릴게요. 클래식에 관심이 없으셔도, 음악 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한번 쯤 들어보셨을 곡입니다. 이 곡은 대중가요의 후크송처럼 같은 리듬이 계속해서 반복되는 매력을 가진 곡이에요. 후크송의 중독성도 가지고 있지요. 하지만 한 리듬이 반복될 때마다 연주되는 악기가 바뀌고 때로는 합주를 하기도 해서 들으면 들을 수록 계속해서 새롭게 다가와요. 그래서 상당히 재밌게 들으실 수 있는 곡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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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강의는 끝났고 논란은 남았다 <성의 이해>에 문제를 제기합니다 우리들의 뜨겁고도 행복했던 여름날 행복이 시작되는 이 곳, 해피하우스로 초대합니다


성의 이해 논란, 그리고 폐강까지

한양대에 입학해 새 학기가 시작될 무렵, 필자는 같은 과 동기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 었다. 우리 학교에는 <성의 이해>라는 교양 수업이 있는데, 그 교수에게 교수 본인이 한 번도 보지 못한 음란 동영상(소위 말하는 야동)을 제출하면 A+을 준다는 내용이었다. 모두 우스갯소리로 웃어넘기는 분위기였고, 그저 캠퍼스에 떠도는 풍문이라고 여기며 ‘그 수업 참 특이하다’ 정도로 마무리 지었던 기 억이 난다. 그리고 2년 후, 이러한 성의 이해의 이야기들은 고스란히 기사화되기에 이른다.

편집위원 이동주 sentiment22@naver.com


사건의 시작 - 언론사의 한 기사로부터 한대신문의 한 기사로부 터 사건은 시작되었다. 교양 교과 <성의 이해>의 성차별 논란을 제기하며 수업에 대 한 일부 학생들의 불만사항 이 기사의 주된 논지. 그리 고 한대신문의 기사가 보도 된 이후 2월 27일, 한겨레신 문은 한양대학교 <성의 이해

<성의 이해>에 관한 문제를 다룬 한대신문의 기사

>와 관련한 문제 제기를 담은 기사를 게재하기에 이른다.

수업자료는 음란 동영상…강사는 음담패설 [한겨레] 한양대생 이아무개(21@여)씨는 지난해 2학기 ‘성의 이해’라는 교양수업을 듣다가 중도에 포기했다. 파워포인트로 작성된 수업 자료에 음란 동영상을 갈무리한 화면 이 등장하고, 수업 내내 이어지는 강사의 성적 농담이 불편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학교 인기강좌라고 해서 신청했는데 들어보니 강의의 질이 너무 떨어졌다”며 “불 쾌해서 나중에는 아예 뒷자리에 앉아 다른 공부를 했다”고 말했다. 수강생 ㅅ(23@여)씨도 “수업 내용 중에는 잘못된 피임 방법 등 황당할 정도로 사 실과 다른 내용이 많았다”고 기억했다. ㅅ씨는 또 “페티시즘, 관음증 등을 소개하 는 수업의 파워포인트 자료는 3분의 1 이상이 성인 동영상을 갈무리한 음란 사진이 었다”며 “많은 학생이 수업 내용보다 시각자료에 집중해 이를 비판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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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의 요청으로 이 수업의 교재인 <성 과학의 이해>를 검토한 여성단체와 여 성학자들은 27일 “문제점이 너무 많아 일일이 꼽을 수 없을 정도”라고 입을 모았 다. 이 수업의 강의를 맡은 김종흡(53) 박사(생물학)가 직접 쓴 이 책에는 ‘성폭력은 남성에게 내재하고 있는 고유한 본능’, ‘(유산은) 성격적으로 미완성인 경우와 독립 성이 강하고 욕구불만인 여성에서 나타난다’ 등의 황당한 서술이 포함돼 있다. 또 ‘(성관계 시) 여성은 일반적으로 대접받기를 좋아한다’, ‘(성관계 시 남성의 애무를 통해) 여성의 히스테리 성 방어기질을 완화하는 순응적 반응이 필요하다’ 등 고정 된 성 역할을 강조하는 내용도 있었다. 학생들은 심지어 ‘야동’을 제출하라는 과제 를 받기도 했다.

위 기사는 한겨레에 보도되었던 기사의 일부분이다. 기사의 진실 여부 를 밝힐 틈도 없이 조선일보, 경향신문에도 비슷한 내용이 잇따라 기사화 되었고, 논란은 더욱 가중되었다. 이후 논란이 더욱 불거지자 학교 측을 비롯한 총학생회와 총여학생회 모두 자신들의 입장을 밝히며 문제에 대 응했고, 가장 적극적인 쪽은 바로 총학생회였다. 한겨레 기사가 작성된 바 로 다음 날인 2월 28일부터, 자유게시판에 그들의 입장을 밝히고 반박 자 료를 게시하였다. 이후 한대신문 측에서는 사과의 뜻을 전했고, 결국 담 당기자의 사과문으로 사건은 대충 마무리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7월 6일, 학교는 결국 <성의 이해> 강좌를 폐강하기에 이른다. “교과목 강의 내용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계속 나와, 수업 운영 주무 부 처인 교무처가 해당 교과목 관장 대학인 자연과학대학과 협의해 올 2학기 엔 폐강하는 것으로 5일 결정했다”는 것이 학교 측의 입장이다. 아무래도 ‘음란 강의’라는 딱지가 붙은(대중적인 사람들의 시각에서) 강좌를 지속한다 는 것이 학교 측의 이미지에도 전혀 도움될 것이 없고, 각계의 폐강 요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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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이어지니 방관하고 있기가 더는 힘들다는 결론을 내렸으리라. 물론, 해당 기사의 모든 내용을 진실이라고 섣불리 단정 짓기는 어렵 다. 원래 기사라는 것이 자극적이고 논란거리가 될 만한 소스들만 뽑아내 어 사람들이 흥분할 만한 제목을 달아 내보내는 것이 다반사이고, 특히 한쪽의 입장만 들어서는 충분히 오해의 소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 이다. 더군다나 사건 이후 한대신문에서도 담당 교수를 만나 인터뷰를 통 해 해명 입장을 밝힌 상황이고. 무엇보다도 <성의 이해>는 매년 학생들의 사랑을 받았던 인기 강좌가 아니었던가! 이쯤 되면 슬슬 궁금해진다. 필자와 같은 <성의 이해>를 수강하지 않았 던 학생들은 그저 처음부터 끝까지 어리둥절한 상황이다. 인기 강좌로만 알고 있던 강의가 하루아침에 논란의 도마에 오르더니 결국 폐강이 되었 고, 자극적인 기사 내용과는 달리 수강했던 일부 학생들은 유익한 강의였 다며 상반되는 반응을 보이는 상황. 그러나 기사에 첨부된 PPT 자료들을 보면 뭔가 문제가 있는 것도 같고, 강의에 불만을 품었던 학생들이 드문 드문 보이는 것을 보니 이 강의, 뭔가 있기는 있었던 것 같다.

<성의 이해>는 <성의 곡해>? 치열하게 벌어지는 진실공방 한양대에 입학해 새 학기가 시작될 무렵, 필자는 같은 과 동기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우리 학교에는 <성의 이해>라는 교 양 수업이 있는데, 그 교수에게 교수 본인이 한 번도 보지 못한 음란 동영 상(소위 말하는 야동)을 제출하면 A+을 준다는 내용이었다. 모두 우스갯소 리로 웃어넘기는 분위기였고, 그저 캠퍼스에 떠도는 풍문이라고 여기며 ‘그 수업 참 특이하다’ 정도로 마무리 지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2년 후, 이러한 성의 이해의 이야기들은 고스란히 기사화되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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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신문을 비롯한 성의 이해를 비판하는 사람들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먼저 수업 교재 자체에 대한 문제점이다. 교재의 문제점은 크게 5가 지로 요약될 수 있다.1

1) 결혼과 이성 부부, 남녀 결합만을 정상으로 보고 결혼 안에서의 성생활만을 인정하겠 다는 태도 2) 성폭력에 대한 잘못된 인식 강화 3) 생물학적 측면에 대한 기술- 처녀막을 실제 막인 것으로 기술, 자궁내막탈락 등 부정 적인 단어 사용 4)남녀의 성 역할 고착화- 남자: 더욱 강하게 성생활에서의 리딩 강조 5) 트랜스젠더와 에이즈환자, 외국인에 대한 차별성 문장

3번의 경우 예를 들면 기초체온법을 피임법인 것처럼 서술하고(이는 임 신을 원할 때 쓰는 방법의 하나), 5번의 경우 에이즈의 증가원인 첫째 불법체

류하는 외국인 매춘부들 둘째는 동성애자의 증가라고 기술되어 있다. 한 국성폭력상담소의 김두나 간사는 “해당 강의 내용을 다 검토해 봤는데 황당했다”며 “입증도 안 된 내용을 마치 과학적 내용인 양 가르치고 있어 학생들이 잘못된 성 정보를 습득할까 우려된다”고 설명했다.2 또한, PPT 일부 내용과 사진도 논란이 되었다. 음란 동영상에서나 볼 법한 여성의 모습들이 그대로 강의 자료에 쓰이고 있었던 것. 기사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PPT 자료 중에서는, ‘성희롱 혹은 강제적인 성행위를 하고 싶은 충동을 느낄 경우’에서 -급한데 여자가 안 주려고 할 때, -‘날 잡 아 드시오’란 듯한 몸짓이나 옷차림 등을 서술하며 여성을 비하하는 문 1) ‘한양대 <성의 이해> 수업에 문제제기 하는 사람들’ cafe 자료 주장 2) 6월 8일 자 파이낸셜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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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 떡하니 자리 잡고 있 었다. 김종흡 교수는 수업이 음란하다는 지적에 대해 “청소년이 아닌 대학생들 이 듣는 수업이다. 대학생 이라면 이미 알 것은 다 아 는 나이고 들어오는 정보

논란이 되었던 PPT 자료의 일부. 담당교수는 사실인것처럼 보 도한 기사 내용과는 달리, 성충동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나열 한 것이라며 해명했다.(출처:한겨레)

를 취사선택할 수 있는 능 력이 있다.”고 답했으며, 강의 자료에 대한 논란에서는 “강의할 때 사용하 는 자료들은 학생들이 제출한 리포트에서 따온 것들이다. 전에도 말했지 만, 대학생들은 청소년이 아니다. 수업자료가 다소 ‘야하다’고 해서 부정 적인 영향을 받을 계층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성행위에서는 여성의 순 응적 반응이 필요하다’의 전문은 ‘행복한 결혼 성생활을 위해서는 남성의 적극적인 태도와 이에 순응하는 여성의 반응이 필요하다’ 였다. 전체적인 의미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해서는 남성이 적극적인 태도로 여성의 능 동적 순응반응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반박했다.3 <성의 이해>를 옹호하는 학우들 또한, ‘부분적으로 꼬투리를 잡아 확대 해석 한 것이 안타깝다, 대학생들의 눈높이를 고려한 솔직한 수업이었다.’ 며 강의의 폐강을 아쉬워했다. PPT의 자료들도 학생들의 의견과 답변을 토대로 만들어진 것이며, 언론에서 주장한 사실과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또한 “<성의 이해>는 교양수업이다. 의무적인 것이 아니며 선택해서 들을 수 있다. 본인이 불편하다면 듣지 않으면 된다.” 는 의견도 있었다.

3) 한대신문과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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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우들의 의견, 그리고 강의의 폐강 그렇다면 직접 강의를 들었던 학생들의 의견은 어떨까? <성의 이해>를 수강한 학우들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①경제금융학부 07학번 하태윤 ②철학과 10 백종길 ③익명의 07학번 여학우

1. <성의 이해>가 대학생들에게 유익한 내용을 담고 있었나요?

①충분히 유익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교수님의 설문 조사를 통해 내 또래의 학우들이 다소 솔직하게 논하기 어려워하는 ‘성’이 란 개념에 대해 그들의 생각과 의견을 들을 수 있어 여러모로 공감할 수 있었고, 수업을 통해 ‘성’에 대해 다각적인 시각으로 다가갈 수 있게 한 점 이 좋았다. ②솔직히 중, 고등학생 때 배운 성교육은 기억도 안 나고, 난다고 해도 개인적으로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내가 이 강좌를 수강하게 된 계 기는 이 땅의 당당한 성인이 되기 위함이었다. 최근 여러 논란이 불거져 비록 폐지하게 되었지만, 분명한 것은 혼전임신, 낙태, 성폭력 등이 만연 한 우리 사회에서 건전한 대학생이 되기 위해 꼭 필요한 내용이 들어 있 었다는 것이다. ③포르노를 통해 형성되는 잘못된 성지식을 얘기하시면서 그것이 잘 못되었다는 것과 실제로는 이래야 한다고 가르치시면서 바로잡으려는 모 습을 보이셨다는 점에서, 그리고 사랑하는 상대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거듭 강조하신 점에 대해서는 유익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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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수업 중 여성 비하 내용이나 논란이 될 만한 내용이 있었나요(성적소수자, 여성비하 발언 등)?

①수업 중 교수님께서 여성 비하나 성적소수자에 대해 언급을 했다는 것에 대해선 딱히 기억에 남는 건 없었으나, 수업자료 중 사진과 영상물 같은 시각자료에서 남성과 여성의 성기를 모자이크처리 없이 너무 직접 적으로 보여주신 점이 논란이 될 만한 소지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수업에 충실하기 위한 교수님의 판단과 재량이었다고 생각되 므로 개인적으로는 크게 불편하였던 점은 없었다. ②수강한 지 1년이 넘은 강좌라 기억은 잘 안 나지만, 논란이 될 만한 내용은 분명히 있었다. 다만, 그것이 꼭 성적 소수자나 여성을 차별하는 성격의 말이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과외나 학원 강사를 해 본 학우들 은 잘 알겠지만, 수업 중 흥미 유발을 위해 농담은 할 수 있다. 꼭 성적 소 수자와 여성을 향한 농담만 한 것은 아니었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나도 남자인데, 남자들은 다 변태라는 등 모든 성적 존재에 대한 농담을 했다. 난 그게 그저 흥미 유발을 위한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 멘트라도 안 했으 면 굉장히 지루한 수업이라는 것은 수강한 학생이라면 누구나 동의하지 않을까? ③여성 성기 사진을 두고 여성을 대할 때, 여기를 이렇게 만지면 되고 요렇게 해주면 된다고 하면서 동작까지 취해가며 농담을 하셨을 때 잠깐 불쾌했었던 거 빼고는 딱히 논란이 될만한 내용은 없었던 것 같다. 그렇 게 농담하셨을 때 인상을 쓰고 쳐다보니 교수님이 그냥 농담한 거라고 그 런 표정으로 보지 말라며 미안하다고 하셨던 게 기억난다. 성적소수자에 대해서 딱히 언급하셨던 것은 기억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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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수업 폐강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①그간 교내 인기강좌로 자리 잡아온 성의 이해 강좌가 단지 외부기관 의 주장 때문에 존폐가 달렸다면 이는 큰 문제다. 또한, 학우들의 의견수 렴 없이 대학 내의 강좌가 외부기관과 여론의 압력으로 인하여 학교 측 에서 독단적으로 존폐를 결정한다면 학우들이 주인인 학교가 학우들을 무시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닌가 싶다. 학교 측은 폐강 문제에 대해 속단으로 처리할 것이 아니라, 학우들과의 충분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진 뒤 처리하는 것이 원만한 문제 해결을 위한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②뉴스를 통해 <성의 이해> 강좌에 대한 논란을 접하게 됐다. 물론 성 적소수자나 여성 비하 발언은 잘못된 것임이 분명하지만, 폐강은 좀 과한 결정 같다. 이 강좌가 갖는 유익한 부분이 있는 한, 시정 조치나 같은 강 좌 이름으로 다른 교수가 수업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결정이라 생각한다. ③솔직히 깜짝 놀랐었다. 사진들 때문에 민망해하면서 들었던 기억도 있지만, 잘못 알고 있거나, 잘 몰랐던 성 지식을 바로 잡고 새롭게 알던 강 좌여서 후배들에게 졸업하기 전에 한 번쯤 들어보라고 추천했던 강좌였 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서 입 밖으로 말하기 민망한 주제의 수업이고, 민감할 수 있는 수업이긴 하지만, 그동안 못 배운 성인으로서 당연히 알 아야 하는 것들을 배운 수업이라고 생각했는데 폐강되어서 아쉽다.

이렇듯 <성의 이해>를 바라보는 학우들의 시선도 조금씩 다르다는 것 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공통으로 우리 모두가 쉽게 납득할 수 없는 사실은, 학교 측의 독단적 결정으로 갑작스럽게 강의가 폐지되어 버린 것이 아닐까. 분명히 사건이 발생할 당시만 하더라도, 학교 측의 반 응은 오히려 미적지근한 쪽에 가까웠다. ‘교수의 재량권이므로 우리가 개 입할 이유가 없다’ 는 것이 그들의 처음 입장. 처음부터 책임을 ‘회피’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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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을 보이더니 끝까지 그들은 독단적으로 강의를 폐지함으로써 책임에 서 벗어나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총학 측에서 주최한 토론회가 무산되었다는 소식 이 들려왔다. 강의의 폐지 후 <성의 이해>의 존폐 문제를 두고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자리를 가져보려 했지만, 잘 성사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렇다면 총학 측의 입장은 어떨까? 처음부터 여론의 비난을 반박하며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섰던 그들. 이제 그들의 입장을 들어보자.

1. 처음 <성의 이해> 사건이 발생했을 때(한겨레 등 언론에 기사가 게재되었을 때) 가장 적극적으로 총학 측이 나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학교/교수님의 명예 를 실추시키는 행위’라며 반박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그 이유가 뭔지 궁금합니다. 어찌 되었건 <성의 이해>에서 언론이 비판한 자료 일부는 사실이고 문제가 있는 부분이 있었는데도 말이죠. 단순히 학교/교수 측의 편들기라고 칭한다면 너무 과 장된 표현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저희 총학생회의 초기 대응이 단순히 학교(본 부)/교수 측의 편들기라고 표현하신 점은 저희의 활동에 관하여 상당한

오해가 있으신 것으로 보입니다. 오히려 누구 편을 들어주기 위해 그러한 대응을 하였는지가 궁금하신 것이라면 학우 여러분의 입장을 충분히 대 변하기 위하여 그러한 대응이 이루어진 것이라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2월 말경에 한대신문과 한겨레에서 거의 동시에 <성의 이해> 수업에 대 하여 문제를 제기하는 기사가 게재된 바 있습니다. 기사가 게재된 이후 학교 자유게시판 등에서 많은 논란이 있었습니다. 자유게시판에서의 학 우 분들의 중론은 기사가 편향된 부분이 있으며, 다소 왜곡된 부분도 있 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저희는 이와 같은 한겨레신문사의 기사게재행위 가 학교본부나 교수님 본인을 넘어, 학우 분들을 포함한 학교 구성원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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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에 대하여 다소 왜곡되고 편향적인 내용으로 명예훼손이 이루어지는 부분이 있다고 판단하여 적극적으로 대처하게 되었습니다.

2. 결국, 학교 측의 일방적인 통보로 강의가 폐지되었습니다. 이에 대한 총학의 입장은 어떤가요?

저희는 단순한 설@폐강의 문제를 넘어 교수님과 학생과의 충분한 협 의 없이 일방적으로 폐강 통보를 한 점에서 중대한 절차상 문제가 있음 을 지적하고자 하였습니다. <성의 이해> 과목은 졸업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핵심교양 영역에 있던 과목이었고, 가장 과목 수가 부족한 과학기술 영역에 해당하였으며, 매학기 200여 명의 학우들이 수강할 정도로 대규 모 인기강좌였기 때문에 일방적인 폐강은 다음 학기 수강신청에 영향을 미칠 것이 상당하리라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성의 이해 강의를 넘어서 어 떠한 강의라도 학우들과의 일말의 소통 없이 필요에 따라 설강되고 폐강 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부당한 점이라 판단하였습니다. 이로 인한 학우 분들의 학사관련 문제와 관련하여서는 재수강 및 학점 포기에 의도치 않은 불이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학교 측에서 대체 강좌를 개설하는 등 신중하게 대처해 줄 것을 요청하였습니다. (강의가 폐강되었기 때문에 재수강이 불가능하고, 따라서 이전 학기에 수료한 성의 이해 과목 성적이 만족스럽지 못할 때 불필요한 학점포기를 하게 되어 학우들이 졸업에 있어 불편 을 겪지 않을까 하는 점과 관련된 것입니다.)

3. 강의가 폐지되었음에도 애지문에서 학생들의 찬반투표를 조사하는 등 의견 을 수렴하셨는데,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어쨌든 학교 측의 결정에 따라 끝난 일 인데 굳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한다고 해서 바뀌는 것이 있을까요?

저희는 폐강이라는 결과가 바뀌지 않을지언정 이러한 의견수렴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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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어떠한 변화도 가져올 수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특히나 일방적 인 절차로 폐강결정이 된 이번 사안과 관련하여서는 학생 차원에서의 자 체적인 소통노력이 더욱더 의미가 있을 수 있고 발전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였기 때문에 애지문-강의실방문 등 오프라인 설문 및 온라인 설문조사 등의 다양한 방법을 통하여 의견수렴절차를 실행하였 습니다. 의견수렴절차가 시행될 당시에만 해도 학우 분들 상당수가 학교 측이 왜 <성의 이해>를 폐강했는지에 대해 정확한 원인조차 알지 못하는 상황 이었습니다. 심지어는 폐강이 발표되기 직전까지 학우들이 폐강 여부에 대해 학교로부터 확답을 받지 못해 온라인상으로만 성의 이해가 폐강될 지도 모른다는 소문만 무성했기 때문에, 학우들에게 <성의 이해>가 폐강 되었다는 사실을 알릴 필요가 있었습니다. 또한, 수업 자체의 어떠한 문제점 유무를 떠나서 학우들이 <성의 이해> 폐강이라는 단순한 사실만을 놓고 보았을 때 어떠한 반응을 보이는지에 대해 알 필요가 있었고 그에 따라 성의 이해를 부활시켜야 하나 대체과 목을 개설해달라는 입장을 가져야 하나 아니면 폐강에 대해 받아들여야 하나 하는 입장정리를 하기 위한 토대로 사용하기 위함이었으며, 이와 더 불어 학교 측에 성의 이해를 대체할 수 있는 강좌를 마련하거나 성의 이 해가 왜 폐강되었는지에 대한 명확한 사유를 밝히라고 압박하려는 의도 도 있었습니다.

4. 만약 학생들의 여론이 <성의 이해> 폐강에 반대하는 쪽으로 기울게 된다면, 다시 강의가 시행될 가능성이 있나요?

교무처와 미팅을 해본 결과 현재로서는 성의 이해 과목 자체가 부활할 가능성은 적다고 생각됩니다. 교무처의 입장은 성의 이해 강좌는 ‘원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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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 폐강되었어야 할’ 강좌로 인식하고 있고, 해당 강좌의 담당 강사님께서 다른 강의를 담당하시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성의 이해>라는 강의명을 갖고 강의하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학교 측에서도 성의 이해의 수강 인원이나 핵심교양에 해당하 는 과학기술영역 강좌가 부족한 문제점을 고려해볼 때 대체할 수 있는 과목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앞으로 대체 과목을 마련하기 위해 여러 가지 강좌를 개발 중에 있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5. 토론회가 무산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성의 이해 폐강에 관한 ‘토론회’를 기획한 적이 있으나, 위한과 서울자게 에 이미 공지한 바와 같이 기획단계에서 중단되었습니다. 저희가 당초 토론회를 기획함에 있어 해당 강좌 담당 강사님, 학교 내 부 인사분(양성평등센터 관계자 포함)들과 <성의 이해>를 수강한 학우들을 중심으로 하여 기획하고자 하였으나, 성의 이해 폐강을 주장하는 모임에 서는 외부인사와 외부사회자를 섭외하고 외부방청객까지 허용해달라는 입장을 강력히 고수하였습니다. 저희는 토론회의 기획단계에서부터 다수의 외부 인사를 학내에 초대하 는 것 자체를 염두에두고 있지 않은데다가, 이런 방식으로 토론회를 강행 할 경우 성의 이해 과목 자체와 학우들의 수업권에 관한 내용보다는 김 종흡 강사의 성관념에 대한 토론회로 흘러갈 것 같아 저희의 기획 의도와 매우 달라질 것으로 우려되었고, 애초 기획대로 토론회를 진행하려 하는 방안 대하여 폐강을 주장하는 모임에서는 보이콧도 불사하는 입장이어 서 이대로 토론회를 진행하기 다소 어렵다고 판단하여 토론회를 취소하 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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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앞으로의 총학의 입장을 말해주세요.

저희 총학생회는 이번 <성의 이해> 폐강결정과 관련하여 폐강에서의 절차상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나갈 것입니다. 일방적이고 권위적인 강 의폐강절차와 관련하여 학우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소통할 수 있 도록 제도개선이 이루어져야 하며 그 소통창구로서 총학생회가 본래의 제 기능을 담당할 수 있도록 요구할 것입니다. 또한, 현재로서는 2학기 폐강이 확정된 이상 학우 분들에게 폐강으로 인한 불이익을 최소화하도록 대체강좌 지정 또는 개설을 지속적으로 요 구할 것이며, 학교 본부 차원에서 폐강에 따른 불이익을 최소화하는 방 안들을 적극적으로 확보하고 이를 안내할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이로써 학우 분들께서 재수강을 하거나 졸업을 하는 데 있어 불이익이 없는 방향 으로 최대한 추진해나갈 것입니다.

조금은 꺼림칙한, 사건의 종지부 찍기 논란 이후 학교의 속사정까지 학우들이 알 길은 없지만, 이렇듯 일방적 이고 독단적인 학교 측의 폐강 통보는 학생들과의 소통을 배제한 결정이 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만약 학교 측의 의도가 면목 상의 폐 지(기존 강의를 폐강하되 내용을 보완하고 수정하여 비슷한 강의를 개설할 의도) 였다면, 폐강 통보 이전에 적어도 학생과 교수와의 만남을 통해 대안을 구상하려는 시도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이로써 어쨌든 사건은 마 무리되었다. 조금은 꺼림칙하고 씁쓸하게. 이제 <성의 이해>논란을 마지막으로 되짚어보자. 앞서 말했듯 필자는 이 수업을 들은 적이 없다. 기사를 비롯한 일부 자료들과 학우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최대한 문제에 접근하려 노력했지만, 그 본질까지 닿지 못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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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안타깝다. 기사를 마무리하는 지금까지도, 여전히 <성의 이해>는 뿌연 안개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점차 확고해지는 하나가 있었다. 처음 <성 의 이해>를 접했을 때 그것은 아직 희미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분명해졌다. 그것은 <성의 이해>가 약간의 ‘남자 코드’로 느껴졌다는 것. <성의 이해>는 철저히 대학생들의 시선에 맞춘 강의였기 때문에, 그 과 정에서의 솔직하고 노골적인 표현들은 정상 범주에 포함된다. 성(性)이라 는 것이 언제나 깨끗하고 고결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학우들은 이미 잘 알고 있기에, 수업의 적나라함이 거부감으로 다가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문제는 표현의 차이다. 성이란 남녀의 차이가 존재하고, 또 조심스러운 것 이기 때문에 그것을 가르치는 것은 ‘세심함’을 요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 만 <성의 이해>는 거기까지 완벽히 갖추지는 못했던 것 같다. 수업 중 농 담이나 몇몇 발언, 시각자료에 일부 여학생들이 불편함을 내비치는 것을 보면, 강의를 듣지 않은 학생이라도 <성의 이해>가 그러한 측면에서 미흡 했다는 것을 어림잡아 유추할 수 있다. 논란이 되었던 교재 자체의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책의 일부 내용이 다소 잘못된 정보를 담고 있었다는 것은 전문적인 측면에서도 사실로 드 러났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롭게 출현할 강의에서 이를 보완하여 학우들 이 좀 더 정확하고 사실적인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것이 남은 과 제가 될 것이다. <성의 이해> 수업 자체에 대해 비판하는 것이 아님을 알 것이다. <성의 이해>가 괜찮은 수업이었다는 점에는 감히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 유 익하고 흥미로운 점이 있기 때문에 오랜 시간 동안 인기 강좌에 자리매 김해왔다는 사실은 모두가 공감하는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번 사건 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아무리 작은 문제이고 극소수가 반기를 들었다고 해도 그 사소함이 전체를 무너뜨릴 만큼 강력하게 변할 수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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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다. 대체 강의를 강구하고 있다는 학교 측의 입장을 앞서 총학의 인터뷰에 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인기 강좌였던 <성의 이해>의 빈자리가 아직 크게 느껴지는 만큼, 새로운 강의의 출범을 기대하는 것으로 학우들도 그만 사 건을 매듭지어야 할 것 같다. 이제 <성의 이해>를 대체할 유익하고 새로운 강의를 요구할 때다. 솔직하며 한쪽 성에 편중되지 않은, 대학생들을 위 한 상식적이고 과학적인 강의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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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의 이해>, 폐강! 땅땅땅! 말 그대로 수업은 끝났고 논란만 남았다. 잠잠하던 학교에서 왜 이렇게 갑 자기 폐강시켰으며, 그 전에 누가 무슨 이유로 누구 말마따나 ‘신성한 교단’에 시비를 걸었단 말인가?

편집장 유은수 jyjk2327@gmail.com


<성의 이해>는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 에리카캠퍼스 두 곳에서 200명 단위로 일주일에 두 번씩 열리는 강의였다. 서울캠퍼스에서는 계절 학기 에도 열렸으므로 어림잡아도 한 학기에 약 1000명의 한양대 학생이 <성 의 이해>를 들은 셈이다. 게다가 16년 동안 계속됐다니, 스케일만 봐도 남 다른 강의였던 것. 그런데 2011년 1학기, ‘누 가’ ‘어떤 이유로’ 강의 <성의 이해>에 문제를 제기했고, 학교는 수군거렸다. 계속 되는 언론 보도와 논 란 속에서도 여름 계절 학기 강좌도 무사히 열리는가 싶더니, 갑작스럽게 폐강 소식이 들려왔다. “왜?” 누군가는 무관심하고, 누군가는 안 들어봐 서 잘 모르겠고, 누군가는 들었는데도 잘 모르겠고, 누군가는 분노했다. 기사를 준비하고 다양한 입장들을 접하면서 공통적으로 느낀 것은 ‘누가’ ‘왜’ 문제 제기하는지 뚜렷하게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는 것이다. ‘꼴페 미’의 농간? 훌리건의 음모? 에이, 그건 아닌 것 같은데. 입장의 차이가 논란을 낳는다. 입장은 쟁점을 보는 시각차에서 생겨날 것이다. <성의 이해> 논란의 기이한 점은, 서로 합의된 쟁점이 없다는 것이 었다. 그러므로, <성의 이해> 기사를 쓰기 위해서라면 당연한 수순이겠지 만, 누가 왜 문제 제기를 했는지 얘기를 들어봐야 했다. 카페 ‘한양대 <성 의 이해> 수업에 문제 제기하는 사람들’(http://cafe.daum.net/realsex)의 운 영자이자 처음 운동을 시작한 장본인인 raeng 학우를 만나, 수업 교재 ‘성 과학의 이해’를 옆에 끼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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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지: <성의 이해> 논란은 2011년 2월 개강 직전의 한대신문의 기사, 이후 한겨 레 보도로 증폭되었습니다. 그후 대자보와 카페, 트위터 등을 통해 <성의 이해>에 대한 문제 제기를 계속해오셨는데요.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경 위가 궁금합니다.

raeng: 1학년 때 < 성의 이해> 수업을 들 었어요. 정말 이상한 수 업이라고 생각했었는 데, 가장 충격적인 발언 이 ‘에이즈(AIDS)는 많 이 해서 걸리는 병이다. aid(주다)와 s의 합성어

강의 ppt에도 성폭력의 원인 중 하나로 '남성에게 내재하고 있는 고유 한 본능'이라고 밝히고 있다. 출처: http://cafe.daum.net/realsex

다.’라는 얘기였어요. 그 외에도 말도 안 되고 기분 나쁜 말 너무 많았지만 그래도 잊고 살았어요. 그런데 그 후 우연히 <성의 이해> 교재를 딱 폈을 때 처음 눈에 띈 게 ‘성 폭력은 남성에게 내재하고 있는 고유한 본능이다.’였던 거죠. 너무 이상하 다 싶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봤는데, 문제가 많더라고요. 간혹 어 떤 분들이 제가 지적한 내용이 개정판에서는 수정되어서 없는 내용이라 고 하는데, 전 분명히 개정판 가지고 ‘까고’ 있습니다. 개정판은 학교 도서 관에 없어서 직접 사기까지 했는데(웃음). 어쨌든 그렇게 책에서 잘못된 부분을 발췌해 우선 양성평등센터, 총여학생회(이하 총여)에 가져갔어요. 양성평등센터에서는 총여 쪽이랑 같이 해봐라, 우리는 명백한 성희롱이 라고 볼 수 없으므로 도와줄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분명히 수업시 간에 그런 말을 들었고 이런 책으로 강의하고 있다는데, 어딜 봐서 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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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 않다는 건지. 학교에 양성평등센터가 왜 있나 싶더군요. 그리고 총여 에서는 남학우들의 반발도 심할 것 같고, 처음 시작하는 시기라 학교 측 의 지원도 끊길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은 페미니스트가 강하다는 편견을 깨고 싶으므로 일을 같이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결국, 학교 어디서도 도 와주지 않겠다, 너 혼자 알아서 하라는 거였죠. 만약 누군가 보다 예민해서라도 수업 시간에 성희롱이라고 느낄 만한 발언을 들었을 때 학생이 학교 내 어디에 얘기할 수 있을지, 아무 데도 없 다는 걸 그때 절실히 느꼈어요. 양성평등센터도 총여도 아무 도움 되지 않는데, 교무처에 얘기해야 할까요? 이 운동 시작하고 만나본 많은 동문 이 “이 수업 예전에 들었는데 기분 나빴다”고 하더군요. 성폭력 상담소에 계시는 분은 “이 수업 10년 전에 들었는데 아직도 하고 있느냐, 너무 기분 나빴는데 말 못하고 졸업했다”고 하셨고요. 지금까지 저처럼 누군가 어떤 수업에서 기분 나쁜 일이 있더라도 이렇게 얘기하고 바꿀 수 있었을까요? 이 수업이 16년씩이나 강의 됐던 건 학교에서 어떤 모니터링도 하지 않았 기 때문이에요. 수업 모니터링, 교수나 강사에 대한 성교육, 그리고 학생 들이 성희롱이라고 느꼈을 때 얘기할 수 있는 통로, 마지막으로 정말 제 대로 된 성에 대한 수업, 전부 다 꼭 필요한 거예요. 그런데 아무것도 안 돼 있었던 겁니다.

교지: 총학생회와 일부 학생들은 외부 언론의 <성의 이해> 관련 보도가 편향적 이고, 문제 제기를 넘어 다른 뜻이나 의도를 가졌다고 판단하기도 하는데요.

raeng: 모든 짓이 다른 학교 훌리건의 음모라는 얘기도 있었는데, 솔 직히 우습죠. 저희 전부 다 한양대 재학생들인데(웃음). 그 얘기가 처음 한겨레 기사에서 ㅈ대 교수님이 인터뷰해주셔서 시작됐는데, 생각들이 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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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서 카페 '한양대 <성의 이해> 수업에 문제 제기하는 사람들'에 대한 글의 댓 글들.

장히 창의적인 것 같아요. 저희가 외부인이라는 오해 많았어요. 트위터에 서 ‘우리 학교 학생 아니신 것 같은데, 우리 학교 학생들은 원하지 않으니 까 이런 거 얘기하지 마라’는 멘션도 많이 왔고요. 그럼 ‘저도 한양대 학생 인데요?’라고 보냈죠(웃음). 솔직히 <성의 이해> 없어진다고 저한테 무슨 이득이 있겠습니까. 그러 니 의도가 있을 수가 없죠. 제가 무슨 전업 활동가도 아니고요. 언젠가는 대자보 붙이는데 어떤 학생이 ‘무슨 단체 소속이냐, 무슨 당이냐’고 묻기 도 했어요. 물론 당적 있을 수도 있지만 저는 당적이 없어요. 그런데 마치 이런 행동은 어떤 단체에서 보낸 ‘세뇌당한’ 학생들이 하는 거라는, 상당 히 이분법적이고 경직된 사고방식인 겁니다. 솔직히 어떻게 생각하면 왜 굳이 내가 이 수업을 알게 됐나 싶어요. 내 가 계속 운동을 끌고 갈 건지, 트위터에서 보는 눈이 많아지기 시작하면 서 부담스럽더라고요. 내 할 일도 많은데. 같이 할 사람들 트위터로 모으 면서도 왜 이 수업이 내 눈에 띄어서 피곤하게 이런 일을 하고 있을까, 했 어요. 반면에 만약 내가 문제 제기를 안 했다면 이 수업이 앞으로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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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는 건가 생각하면, 더 끔찍하죠.

교지: 처음 논란의 시작이 학내 언론, 외부 언론의 보도였다는 이유로 학우들의 반발이 더 크게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공론화하기에 앞서 김종흡 교수에게 이의 제기해야 했다.’라는 의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raeng: 누군가 ‘수업시간에 직접 맘에 안 드는 걸 얘기했어야 했다’라 고도 하더라고요. 잘못된 부분이 많은데 때마다 일일이 “저기요, 교수님. 사후피임약 3일 내에 먹어야 하고요. 질외사정 하면 임신해요.” 했어야 할 까요? 그런 얘기를 그때그때 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고, 학생이 가르치 는 역할도 아닌데 저에게 그런 걸 요구하는 건 말이 안 되죠. 그리고 언론 을 통해 시작하기 전에 교수한테 얘기했느냐, 내용 교체하길 요구했느냐, 는 의미 없는 말 같아요. 만약 교수한테 1:1로 문제를 제기했을 때 제가 받을 데미지는 누가 보상하나요? 어디서부터 시작했는지가 중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성의 이해> 문제 내용, 발언들 넓은 의미로 봤을 때 충분 히 학내 성희롱입니다. 그런데 성희롱한 사람한테 ‘이러지 말아달라’고 얘 기하는 게 맞는 걸까요, 밖에다 알리는 게 먼저일까요? 그렇게 생각하면 딱 맞을 것 같아요. 이건 최근에 음대 상견례 문제 터졌을 때 안에서 바꿨어야지, 누가 언 론에 터뜨렸느냐고 따지는 것과 똑같은 논리예요. 왜 내부적으로 교수님 께 얘기하지 않느냐고 하는데, 상견례도 1학년 때부터 계속 얘기하면서 겨우 조금 고쳐진 게 그 정도였어요. 안 바뀌어요. 10년, 20년 전부터 상견 례가 있었는데도 당시 학장님은 계속 그런 게 있는지 몰랐다고 하셨잖아 요. 쉬쉬하면서 안에서만 문제 해결하려고 하면 아무것도 안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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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지: 문제 제기를 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애초에 폐강이었습니까? 공동 성명서 를 보면 ‘강의의 중단을 촉구한다.’라고 밝히고 있는데요.

raeng: 아예 섹스(sex)라는 말 하는 것 자체를 힘들어하는 학생들이 많은 상태에서, 학교에 성을 다루는 수업은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성의 이해> 강사를 교체했어야 하는 거죠. 처음에 학교에 폐강 보다는 강사 교체를 요구했었어요. 이러한 커리큘럼을 가진 수업은 폐강 하되, 제대로 된 <성의 이해>, 성에 대한 수업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는데 두 번째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은 거죠. 김종흡 교수가 강의 중단하고 다른 분이 <성의 이해> 수업할 수 있는 거고, 그런 맥락에서 성명서에 강 의 중단 요구했고요. 물론 처음 운동할 때는 부디 고칠 부분이 적길 바라 고 시작했지만, 너무 많았던 게 문제죠.

교지: 문제 제기하는 측이 강의가 ‘음란해서’ 비판한다고 여겨지는 것 같습니 다. 일부 보도 기사의 제목에서 그러한 단어를 사용했고, 김종흡 교수도 자유게시 판 글1에서 먼저 ‘음란하지 않다’고 해명하고 있고요. 문제 제기하는 근거가 많은 사람에게 정확히 전달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raeng: 저는 강의가 음란하다고는 단 한 번도 얘기한 적 없고, 강의가 야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아요. 다리나 포르노를 보여주는 건 전혀 문제없 습니다. 어떤 맥락에서 보여주는지가 문제죠. 성명서에는 ‘음란한 게 문제 가 아니다’라고까지 썼고요. 솔직히 뭐가 야해요, 그게(웃음). 몇몇 기사 제목에 그런 단어를 썼는데, 기사 제목이 그렇게 나가는 것 저도 되게 맘 1) ‘폐강에 대한 나의 의견을 표명합니다. -성의이해 김종흡’이라는 제목으로 한양대학교 홈페이지 서울캠퍼스 자유게시판에 2011년 8월 17일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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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안 들어서 기자에게 항의도 했었어요. 제목은 기자가 아니 라 데스크에서 뽑는 거니까 어 쩔 수 없는 부분이 있긴 한데. 사실 몇몇 기사 빼고는 기사 내 용에 동의하지도 않습니다. 제

누가 누구의 무엇을 '성취'한단 말인가?

생각도 아니고, 제가 하지도 않은 얘기들을 써놨어요. 문제는 강의의 음란함이 아니라 인권 침해적이고 비과학적인 부분이 죠. FTA 협상되는 바람에 사후피임약이 우리나라 약국에서 판매되고 있 어서 문제라는 말을 하셨는데 사후피임약 처방전 꼭 필요하거든요. 또 질 외사정을 피임법으로 가르치는 것부터 대부분이 미혼인 여학생들한테 자 궁 내 루프가 피임법으로 최고로 안전하다고 하는 것 전부 말이 안 돼요. 콘돔만큼 위험한 피임법이 없다는 발언도 마찬가지고요.2 백번 양보해 인 권적인 부분은 그렇다 쳐도 비과학적인 부분은 ‘그게 맞구나’ 하게 되는 학생이 있으니까 더 문제죠. 이 수업을 들은 몇몇 아는 후배들에게 개인 적인 인터뷰를 했었는데요. 수업에서 에이즈가 많이 해서 걸리고, 매춘부 와 동성애 증가가 원인이란 얘길 하거든요. 정말로 한 학생이 ‘에이즈 동 성애 때문에 걸리는 거 아니에요?’라고 하는 거예요. 그런데 실제로 에이 즈 발병률은 대한에이즈예방협회 들어가 보면 알 수 있지만, 이성애 간 확률이 20% 정도 더 높아요.3 인권 침해적인 부분도 역시 많죠. 초등학교

2) 콘돔을 처음부터 잘 쓰면 임신할 확률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잘 사용을 못 해서 그렇습니다. … 자궁 내 장치(루프)는 미혼여성에게 권유하지 않습니다. 질염 및 골반염 등을 유발해서 나중에 불 임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우선 분비물이 많아지고 잘못 삽입하면 자궁을 뚫고 나가 복강 내에 존재 해서 수술적 요법으로 제거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강의 내용에 관한 산부인과 전문의 의견 서에서 발췌. 3) 감염경로가 밝혀진 5,899명 중 성접촉에 의한 감염의 비율은 5,845명(99%)임. 5,845명 중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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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남남 학생들끼리 짝꿍 시키는 게 동성애의 원인이다, 자신을 슈퍼우먼 으로 착각하는 여성은 혼외정사에 빠진다, 첫날밤 성교에 대하여 남성이 애정으로 부드럽게 위로하면서 처녀막 파열을 성취해야 한다… 도대체 이 게 무슨 얘기인가요?

교지: 김종흡 교수께서 자유게시판에 올린 글에 따르면 “동성애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이상한 시각이 있는데 상당히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게 사실이다.”라는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십니다. 이에 대한 반박과 근거가 있으십니까?

raeng: 직접 녹음한 강의 녹음 테이프 갖고 있어요. 오마이뉴스 기 사에서 김종흡 교수의 인터뷰를 보면 “동성애 부분은 잘못된 게 아니 라 빈도가 높다는 것이다.”, “동성애자들이 항문성교를 많이 하므로 에이 즈 감염 확률이 높다.”, “동성애에 대해 잘 몰라서 조금만 집어넣었다.”라 고 말하고 있고, 트랜스젠더를 이상성행동으로 분류한 것은 “성을 전환하 는 것은 이상하다는 게 내 생각이다.”라고 하십니다.4 분명히 호모포비아 (homophobia)이신 거죠. 간혹 호모포비아인 거 드러나는 게 뭐 어떠냐, 강

요만 안 하면 된다는 말도 있는데, 그게 장애인 싫어하는 게 뭐가 문제냐, 여성 상품화@대상화할 수 있고 강요만 하지 않으면 된다는 논리와 뭐가 다른가요? 약자, 소수자에 대해 아무 생각도 없는 겁니다. 교수님께서 성 에 대해 자유롭게 얘기하는 게 소명이라고 얘기하시지만, 과연 그게 누구 의 자유일까요? 동성애를 마치 장애처럼 보고, 동성애자 되는 것을 ‘예방’

성간 성접촉은 3,528명(59.8%), 동성간 성접촉은 2,317명(39.3%)이며 감염경로의 추이는 큰 변화 가 없는 것으로 보임.―내국인 감염 현황에 포함된 내용으로, 대한에이즈예방협회 홈페이지(http:// www.aids.or.kr/front/library/library_infectee_info.asp)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4) “교수님 강의가 너무 음란하고 이상해요”, <오마이뉴스>, 11.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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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 위해 임신 중 태교를 잘해 야 한다는 얘기부터 시작해서, 트랜스젠더를 ‘성전환증’이라고 일종의 병명으로 치부하는 단 어를 쓰시는데. 순전히 이성애 자 비장애인 남성의 시각에서의 성만을 자유롭게 얘기하고 계 시는 겁니다. 그리고 정말 성에

수업 교재에서 ‘성전환증’과 ‘의상도착증’은 가학증, 원조 교제 등과 함께 이상성행동으로 다뤄지고 있었다. 출처: http://cafe.daum.net/realsex

대해 자유롭게 얘기한다면 동성애 체위도 넣어야죠. 이렇게 많은 체위 얘 기를 하는데 레즈비언 섹스, 게이 섹스에 대해선 아무것도 나와 있지 않 아요.

교지: 총학생회(이하 총학)가 주최하려던 공청회가 무산되었습니다. 총학생회 측은 외부 인사 초청에 대한 견해차를 이유로 들었고, 김종흡 교수 또한 그에 대 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외부 인사를 초청하려던 이유가 무엇인가요? 그 리고 외부인을 불러 본질을 흐리려 한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 까?

raeng: 총학에 같이 공청회 해보지 않겠느냐고 얘기한 건 저희 쪽이 었어요. 그런데 저희한테 상의 없이 시간, 장소를 정해서 학교 홈페이지에 공지를 띄우고는, 저한테 트위터 멘션으로 ‘이렇게 하기로 했으니 공지 확 인해 달라’고 하더라고요. 공지 보니까 시간도 안 맞고, 패널이 양성평등 센터, 김종흡 교수가 거의 끝이었습니다. 우리는 당연히 올 것으로 생각했 는지. 강의 내용의 정당성에 대해 얘기하려면 성폭력 상담소나 시민단체, 산부인과 의사 등 전문가에게 자문하는 게 우선되어야죠. 그런 게 없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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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교수와 저희 측의 대결밖에 안 되는데, 의미가 없잖아요. 전문적 이고 다양한 얘기 없이 그런 구도가 싸움 이외에 뭘 가져다줄 수 있겠습 니까. 그래서 조금 더 패널을 데려오는 게 어떠냐고 얘기했는데 바로 다 음날 시간과 여건이 안 된다면서 무산되었죠. 그리고 만약 공청회 패널이 외부인인 게 문제가 된다면, 한양대 출신 동문 데려오면 됩니다. 한양대 출신에 이 수업을 들었던 현재 시민단체, 여성단체 몸담은 패널도 외부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또 만약 그렇게 외부패널이 꺼려지면 김종흡 교수 측에서도 강의 내용을 뒷받침 해줄 만 한 외부패널 데려오면 되는 거고, 저희 자체적으로 섭외하는 게 문제면 총학에서 섭외해주시면 되는 거였어요. 이렇게 얘기했을 때 총학 측에서 검토해보겠다 했는데 결국 무산된 거고요. 제가 여기저기 산부인과 의사, 시민단체 자문해서 문제 제기를 하고 있지만 제가 전문가인 건 아니잖아 요. 이 강의 내용이 맞는지, 반대하는 학생들이 얘기하는 건 타당한지 검 토해보려면 전문가 패널이 있어야죠. (교지: 외부인은 부르려 하고 자신은 공 청회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김종흡 교수께서 부정적으로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저는 그날 시간이 안 돼서 조정해달라고 했을 뿐입니다. 그리고 이런 식 으로 1:1 싸움 구도면 안 하겠다는 거였죠.

교지: 결국 강의는 폐강되었지만, 계속 묵묵부답하던 학교 측에서 합의 없이 갑 작스럽게 내린 결정이라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재수강 등 학사적인 문제의 대안이 없는 상태라 원성의 목소리가 크고요. 학교 측의 결정과 그 방법에 대해서 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raeng: 좀 당황스럽긴 했는데, 일단은 잘됐다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다른 학교에서도 이런 문제 발언 있는 수업에 대해 인권위에 진정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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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는데 폐강되는 경우가 별로 없었어요. 이렇게 몇 달 동안 운동해서 실 제로 폐강된 적이 드무니까, 한숨 놓았다고 해야 할까요. 이제 이 수업 안 하겠구나 싶어 안심하면서도, 너무 빨리 끝나 찝찝하기도 했죠. 7월에 총장 비서실 쪽, 자연과학대 교수님, 생명과학 쪽 세 군데에 메 일 보냈는데 총장 비서실에서는 이틀 만에 폐강시키겠다고 답변이 왔어 요. 원래는 교수님께 질의서를 보내고, 학교 측에 메일 서한을 보낸 다음 상황을 봐서 인권위에 진정한 뒤에 김조광수5 씨부터 시작해서 여러 명의 졸업생, 재학생들의 1인 시위를 계획했었습니다. 만반의 준비를 했는데 학 교 측에 메일 보내자마자 바로 폐강시키기로 했다고 답이 온 거죠. 이전에 공동성명서 보냈을 땐 답도 없던 학교에서. 인권위에 진정 생각하고 있다 했더니 생각보다 일이 커질 것 같고 언론에서 계속해서 나오니까 당황스 러웠던 것 같아요. 너무 빨리 수습했다는 느낌은 있어요. 그리고 재수강 같은 학사적인 문제나 강사의 생존권 문제는 저희 소관 이 아니에요. 어떤 학생들은 저희한테 30년 동안 강사만 하던 분 너 때문 에 실업자 한 명 만들었다고 비난하시는데요. 그렇게 실업과 생존권 문제 에 예민하시다면 한진중공업 문제에도 굉장히 관심이 많으실 것 같은데, 과연……. 만약 이 수업 말고 다른 수업에서도 불쾌함을 느꼈다면 그 수 업에 대해서도 분명히 학생들이 얘기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져야 건강 한 대학이겠죠. 교수님에 대한 예의, 학점에 대한 불이익을 생각하면서 하 고 싶은 얘기 못 하는 대학은 건강하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다 없애면 수업 뭐 들을 거냐? 이런 문제 발언 있는 수업은 없애고 좋은 수 업 들으면 되는 거예요.

5)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을 제작한 영화제작사 ‘청년필름’ 대표이자 영화감독. 한양대학 교 연극영화과를 졸업했다. <친구사이?> 등의 퀴어 영화를 연출했으며, 동성애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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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지: 자체적으로 <성의 이해> 관련 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은 없으신가요? <성 의 이해>와 무관한 앞으로의 활동 계획 또한 궁금합니다.

raeng: 절대로 ‘폐강됐으니까 끝이다!’라고 생각 안 하고, 앞으로도 충 분히 다른 얘기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총학과 얘기해서 다시 공청회 하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 하지만 아직도 외부 패널을 반기지 않는다면, 그리고 폐강 전이면 교수의 변이 되겠지만 이미 폐강된 수업인데 교수님 과 얘기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네요. 논란이 계속된다면 필 요할 수도 있겠지만. 그리고 학교 안에서 반 성폭력 운동을 하거나, 양성평등센터를 통해서 수업 모니터링단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어요. 고대인가 연대에는 강의 평가서에 ‘성폭력적인 발언이 있었는지’에 대한 문항이 있는데 우리 학교에도 그런 걸 추가하거나, 어떻게든 학교에 얘기할 수 있는 통로들을 만들고 싶어요. 양성평등센터와 같이 ‘강의 가이드’ 같은 걸 만들 수도 있 을 거고요. 한양대생들의 전반적인 성 의식이 어느 정도인지도 알아보고 싶고, 여기저기 강사들 초빙해서 진짜 성의 이해 강의를 열고 싶기도 합 니다. 여러 가지 생각은 있는데 그게 실현될지는 모르겠어요. 솔직히 저희 가 무슨 단체도 아니고 그저 <성의 이해> 때문에 트위터에서 모인 학생들 일 뿐이잖아요. 대자보 붙일 때나 시간 될 때 모이다가 지금은 무슨 일 있 을 때만 연락하는 상태지 딱히 친분이 있는 것도 아니거든요. 학교 안에 아무런 소속이나 적도 없는 사람이 운동하기도 사실상 어렵고요. <성의 이해>가 폐강되었으니 새로 단체를 만들어야 하나 싶은데 동력이 부족한 상태라 상황이 힘들죠. 그래도 지금은 좀 힘들더라도 내년쯤 다시 모여서 같이 운동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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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목적은 처음부터 누가 왜 <성의 이해>에 문제 제기하는지 알고 또 알리는 것이었기 때문에, ‘메신저’의 입장에서 달리 덧붙일 말이 떠오 르질 않는다. 다만, 어떤 논란에 있어 입장을 정하는 것은 무엇이 왜 문제 라는 건지 알고 난 뒤에 신중히 고려해도 전혀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 부 디 이 인터뷰가 독자들의 입장 선택에 조금의 도움이라도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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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뜨겁고도 행복했던 여름날 2011 창기 V.I.P School, 5일간의 기적

편집위원 유수빈 hellosoop@nate.com


선선한 바람과 함께 새 학기가 다가왔습니다. 찌들어있던 학기 중에 겨 우 맞이한 꿀같은 여름방학. 푹 쉬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셨는지, 여행 을 하며 여유를 느끼셨는지, 아니면 토익점수를 올리고 대외활동을 하며 이른바 ‘스펙’을 쌓으셨는지. 아, 그것도 아니면 아르바이트를 하며 보내셨 는지 궁금합니다. 유난히도 축축했던 올 해 여름. 휴식, 여행, 스펙쌓기, 아르바이트로 대 변되는 대학생들의 일상과 조금은 달랐던 우리들의 여름날을 지금부터 이야기 해보려 합니다. 창기중학교에서 보낸 뜨거운 여름날, 지금 만나러 갑니다.

Part 1. ‘창의 학교’를 만나다. 대학생이 되어 맞는 두 번째 여름 방학. 작년처럼 어영부영 그저 흘려 보내고 싶지 않았다. 무언가를 해보고 싶었고 무언가를 해내야만 할 것 같았다. 그러다 친구를 통해 방학동안 한양대학교 사회봉사단에서 주최 하는 교육봉사프로그램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운 좋게도 참여할 수 있었다.

<창기 창의학교> 한양대학교 사회봉사단에서 주최하는 창기중학교 교육봉사활동은 2007년도에 태 안에서 일어난 기름유출 사건 이후, 기름유출 사고 피해를 당한 충남 태안지역 학 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봉사활동으로 시작되었다. 한양대학교와 창기중학교가 ‘교육 업무협약(MOU)’를 맺은 2008년부터 매년 창의학교가 열려 올해로 4회째에 접어들었다. 도시 아이들과 비교해 교육적, 문화적으로 소외되어 있는 아이들에게 ‘활동 중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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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적인 수업’,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조언(멘토링)’등을 위해 마련된 이 봉사활동 은 매년 여름 진행되고 있다. 4박 5일간 수업을 기획하는 것부터 시작해 활동을 하 는 것 까지 모두 대학생들의 몫으로써 보람찬 방학을 보내고 싶다면 참여해보는 것 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매년 6월 초에 사회봉사단에서 모집하니 참여해보고 싶 다면 기억해 둘 것.

Part 2. 창기 V.I.P School 시작하기

<2011 창기중학교 V.I.P School - 5일간의 기적> •기간 : 2011. 8. 8~ 12 •장소 : 태안군 안면읍 창기중학교 •주최 : 창기중학교 •주관 : 한양대학교 사회봉사단, 한국장학재단

지난 8월 8일. 버스에 몸을 실었다. 한 달여간의 준비 끝 에 드디어 출발이구나 하는 뿌 듯함, 만나게 될 아이들에 대한 두근거림이 마음을 들뜨게 했 다. 게다가 오랜만에 답답한 서 울을 벗어나 초록빛으로 물든 산들과 탁 트인 바다를 보니 낯선 것에서 느껴지는 기분 좋은 설렘도 느 껴졌다. 유난히도 축축했던 올여름답게 출발하는 날에도 비는 질기게 계 속 내렸지만 흥분되는 마음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아침부터 빗길을 뚫고 달려 점심때가 되어서야 겨우 도착한 곳은 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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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 태안군 안면읍에 위치한 창기중학교. 한적한 곳에 소담스레 자리한 학교는 미리 알고 있던 것처럼 한 학년에 한 반씩 총 세 개의 반으로 이루 어져있는 자그마한 시골학교였다. 우선 준비했던 교육자료들과 짐들을 베 이스캠프인 도서실에 옮겨두고 점심을 먹으러 가는 길, 복도에서 스쳐가 는 아이들이 쑥스러운 표정으로 인사를 건네왔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선생님’이란 익숙한 단어가 왠지 모르게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괜 스레 설레는 마음이 들었다. 보통 때와는 다르게 누군가의 학생이 아니라 누군가의 ‘선생님’이 되기로 한 4박 5일, 이왕이면 좋은 선생님이 되어주고 싶다는 의욕이 다시금 생기는 순간이었다. 곧이어 다가온 창기 V.I.P School의 실질적인 첫 활동인 레크레이션 시 간, 처음 만나 어색하고 서먹한 분위기 속에서 조끼리 자기소개를 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좀 처럼 이어지지 않고 끊어지는 대화들 속에서 조금 전에 다짐했던 의지는 와르르 무너지고 ‘과연 내가 4박 5일간 아이들과 잘 지낼 수 있을까, 내가 교육봉사를 너무 쉽게 봤던 것은 아닌가.’하는 걱정이 슬며시 고개를 들 었다. 그렇게 마음 한켠에 고민을 묻어둔 채 활동한 레크레이션은 서로 몸을 움직이며 웃다보니 어느새 끝나있었다.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도 모 르게 빠르게 지나간 레크레이션 활동시간을 끝으로 창기 V.I.P School의 첫 날은 마무리되는 듯했다. 하지만 그것은 아이들과 함께하는 첫 날 활동의 끝이었을 뿐 첫 날의 모든 활동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우리에겐 저녁을 먹고 어둠이 내려앉은 시간, 숙소 마당에서 첫 날 활동후의 피드백 시간이 남아있었기 때문이 다. 분명 충분히 준비를 했기 때문에 별 문제 없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첫 날 활동 후 회의시간은 밤 깊도록 이어졌다. 생각지도 못했던 조 배정문 제와 그 다음 날 수업 계획등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서야 우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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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날도 마무리되는 듯 했다. 그렇게 밤늦도록 계속된 회의와 함께 우리 들의 행복했던 여름날은 시작되고 있었다.

Part 3. 창기 V.I.P School 되돌아보기 이번 창기 V.I.P School은 영어, 수학, 과학, 미술 수업과 체육대회, 레크 레이션 등과 같은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는데 우선 모든 활동시간들을 즐겁게 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또한 교과목 수업들은 보통 학기 중에는 쉽게 접할 수 없는, 활동중심의 수업을 지향해 아이들에게 흥미로운 수업 이 되도록 준비했다.

•영어시간 - 영어는 어려운 게 아니다!

영어 단어 암기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영어에 대한 친숙함을 제공하 는 것을 수업목표로 삼은 영어 수업은 어근을 통한 단어 학습과 영어 놀 이를 통한 학습활동을 했다. 특히 접두어를 이용한 단어 설명을 위한 ‘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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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공 게임’과 주어, 술어, 목적어 카드를 뽑아 문장을 만들고 연기하는 ‘주술목게임’은 특히나 아이들의 흥미를 이끌어 영어가 어려운 것이 아니 라 즐거운 것이라는 인식을 줄 수 있었다.

•수학시간 - 수학도 재미있다!

흥미와 관심 없이 무작정 암기를 하고 응용을 하려고 하기 때문에 수 학이 어렵게만 느껴지는 것이라고 생각해 보통 수업시간에서는 그저 건 너뛰던 수학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이끌어 주는데 의의를 두었던 수학수 업. 따라서 무조건적으로 수학 개념을 배우고 암기해 응용하는 것이 아니 라, 넌센스 문제부터 시작해서 로직게임, 추리게임, 참 거짓 문제 등의 본 게임으로 넘어가면서 마치 게임을 하는 듯한 활동적인 수업이었다.

•과학시간 - 과학은 ‘Why’의 학문!

과학은 어렵고 지루한 과목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돈이 많이 드는 것 이 아니라는 인식을 아이들에게 전해주기 위해 저렴하고 쉽게 구할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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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스파게티 면을 가지고 탑을 만드는 ‘스파게티 탑 만들기’활동을 했다. 힘의 분산이라는 과학적 원리를 배우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배운 것을 가지고 직접 탑을 만들어 보는 활동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과학에 대한 친숙함을 심어줄 수 있었다.

•미술시간 - 메달 만들기, 픽토그램 만들기

학생들 개개인의 장점을 발견해 학 생들의 자존감과 자신감을 길러주는 의미로 ‘메달만들기’활동을 했다. 한정 된 분야만을 인정하는 현재 사회를 비 판하는 시각을 기르고, 인정받는 분야 의 한계의 정도를 넓힘으로써 다양성 을 존중하는 법을 익힐 수 있는 시간이었다. 또한 자신이 이용하는 공간 에서 사용할 픽토그램을 직접 만들어 보는 활동도 했는데, 아이들의 창 의성이 빛나는 시간이었다.

Part 4. 행복했던 여름날을 마치며 여름이 한창 무르익어가던 2011년 8월 8일부터 12일. 그 4박 5일은 내 인생에서 결코 잊을 수 없을, 빛나던 여름날이었던 것 같다. 학생이 아닌 선생님으로서 행동하면서 생각한 것들도 많았고 아이들과 함께하며 잊고 있던 것들도 느꼈다. 특히나 생각보다 마음을 훨씬 많이 열어주고 먼저 다가와 주는 아이들의 순수함이 나를 일깨워줬다. 의욕에 불타던 처음 마음과 달리 활동을 해가면서 생겨났던 ‘잘 해낼 수 있을까’하는 걱정 때 문에 의기소침해져있을 무렵, 오히려 생글생글 웃으면서 선생님이 좋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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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주는 아이들 덕에 오히려 내가 많 은 힘을 얻었고 그 덕분에 피곤에 지 쳐있는 상태에서도 활동을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실 교육봉사활동을 시작하면서 4 박 5일간의 짧은 시간동안 아이들과 친해진다 해도 어느 정도의 한계가 있 지 않을까하는 계산적인 생각을 가진 나였는데, 막상 아이들과 헤어지는 순 간이 다가오자 함께했던 시간과는 상관없이 아이들과 헤어지는 것이 아 쉬웠고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다. 특히나 아이들과 헤어지는 마지 막 날, 아이들이 직접 개사해서 선생님들에게 불러주었던 노래, 티셔츠를 알록달록 채운 아이들의 메시지는 절대 잊지 못할 귀한 선물이었다. 내가 대학생활을 하면서 알게 모르게 해왔던 순수하지 못했던 인간관계에 대 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했고 내가 잠시 잊고 있던 그 무언가를 깨닫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 달여의 시간동안 같은 목표를 가지고 모여 함께 했던 좋은 사람들에게서 배운 많은 것들 또한 나를 한 뼘 더 성장하 게 했다. 서로의 의견을 듣고 공감하고 함께 이야기 나누는 법과 같은 소 소하지만 중요한 것들 말이다. 계획했던 모든 활동들을 끝내고 돌아와 새 학기를 준비하는 지금, 그 시간들을 돌이켜보면 무척이나 아쉽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무작정 아쉽 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그 뜨거웠던 여름날의 기억들이 지금의 나를 구성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4박 5일간 다함께 만들었던 작지만 소중한 추 억들은 여전히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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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편집장 김선주 yamijanggun@nate.com 수습위원 박태연 shawoo30@naver.com

할렘, 슬럼, 비버리힐즈. 이 명칭들이 어디를 말하는지 알고 있다면 당 신은 왕십리에 하숙, 자취를 하고 있는 사람일 것이다. 학교 근처를 돌 아다니면서 방학 끝무렵에 저렴한 방을 구하고 싶어 했다면, 거기 당신! 해피하우스에 대해서 알고 싶지 않은가!


‘해피하우스’가 무엇인고? ‘하숙방 있어요 월 xx만원’, ‘자취방 있습니다 월 xx만원’. 하숙집, 자취방 밀집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고 문구이다. 지방에 서 올라온 학생들은 기숙사 모집에서 떨어지면 어쩔 수 없이 하숙방이나 자취방을 구해야 한다. 등록금도 비싼 마당에 방값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 황이다. 이처럼 답답한 상황에서 한양 대 학생들에게 한 줄기 빛 같은 존재가 나타났다. 바로 ‘해피하우 스’! 해피하우스란 성동구청에서 주관하는 사업으로 대학생과 주 민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하숙집 을 제공하는 것이다. 자세히 알아

해피하우스 1호집의 입구

보기 위해 해피하우스 담당 팀장님과 함께 해피하우스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는 1호집을 찾았다. 성동구청 바로 맞은편 주택가에 자리 잡은 해피하우스 1호집을 찾아 가는 길에는 담벼락마다 중앙동 아리 ‘그리아미’가 그려준 그림이 가득 차 있었다. 1호집의 대문을 열자 커다란 신발장과 거실, 그리 고 여러 개의 방들이 보였다. 햇 살이 비치는 해피하우스 거실에 신발장을 가득채운 신발을 보면 많은 사람이 살고있다

서 팀장님과 인터뷰를 시작했다.

는것을 알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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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우들이 사는 5호집의 외관

해피하우스는 어떤 계기로 만들게 되었나요?

요즘 대학생들이 겪는 등록금 부담도 큰데, 지방 출신 학생들은 고시 원, 원룸 주거비로 인해 더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마 침 한양대학교를 졸업하신 구청장님이 관내의 대학생들을 돕기 위해 고 심하던 중 나온 아이디어가 [해피하우스]였습니다. 그 당시 구청 앞에 빈 집이 열채 이상있었는데, 이 빈집들을 수리하여 대학생들이 저렴한 15만 원에 하숙 생활을 할 수 있게 해피하우스를 운영해보자는 취지로 이 사 업이 시작되었습니다.

해피하우스의 현황은 어떤가요?

현재 해피하우스는 1호집에서 5호집까지 입주가 완료된 상태입니다. 그 중 1호집과 5호집에 한양대 학생이 각각 남학생 9명, 여학생 10명 총 19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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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건축물의 외관을 그대로 살려 건설중인 해피하우스 7호집

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7호집이 공사 중인데 거기에는 남학생들 이 총 35명 입주할 예정입니다. 이곳은 개강에 맞추어 9월부터 2학기에는 해피하우스에서 통학을 할 수 있도록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2호, 3호, 4 호에는 성동구에 거주하는 저소득 주민들이 시세의 반값 정도의 임대료 로 4인가족 둘, 2인가족 둘 총 10명이 입주해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해피하우스가 지속 가능한 사업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도 많은 데요. 이에 대해서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5월에 1호집 입주를 시작하면서 서울시에 나머지 구청에서도 해피하우 스 같은 사업을 확대해 더 많은 학생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건의를 했습니다. 언론에도 많이 보도되었고 서울시에서 발표도 한 결과, 서울시에서도 내년부터 25개 구에서 빈집 100채를 선정해 대학생 임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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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으로 활용할 경우 일정금액을 지원해주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성동구 에서도 시 규모 정도로 지원 예산을 세워서 집주인에게 지원을 해주면 해 피하우스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일단 올해 7호와 8호가 완성 되면 연말까지 74명의 대학생과 일반주민 21명을 수용 가능하고, 내년에 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만들 예정입니다.

다양한 노력들의 등장 앞서 인터뷰에서도 언급된 것처럼 지난 8월, 서울시는 하숙@자취에 어 려움을 겪고 있는 대학생들을 위해 내년부터 매년 900방 이상의 대학생 주택을 공급하기로 했다. ‘유스 하우징’이라 이름 붙여진 이 주택은 해피 하우스와 유사한 형태로, 서울특별시 및 SH공사에서 매입한 다가구주택 을 활용하여 “대학생 기숙사형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주거시설이다. 올 해부터 시행하여 지난 6월 1차 모집을 시작으로 앞으로 매년 확대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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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프랑스에서 운영되고 있는 대학생 기숙사. 문 제 해결을 위해 정말로 노력한다면, 컨테이너도 이 처럼 멋진 기숙사가 될 수 있다.

할 계획이라고 하니 주거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학우들에게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내년 계획에는 성동구 마장동 부지 에 150실 600명 규모의 기숙사형 주택 신축이 잡혀있어, 우리 학우들도 직접적으로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학생 주거지 문제는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심각한 것이 아닌 듯하다. 프랑스의 건축가 ‘Cattani’는 컨테이너를 재활용하여 저렴하게 지을 수 있 는 아파트를 디자인하였다. 그가 이와 같은 아파트를 설계한 데에는 시공 비를 줄여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대학생들에게 제공하기 위함이라는 목 적이 있다. 비록 대학생들을 위한 주거지 목적은 아니지만, 실제로 독일에 도 이와 같은 모양의 아파트가 있으며, 미국 유타에도 건설 중이다. 국내 에서는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았으며 도입 또한 예정되지 않았으나, 환경 도 고려하면서 사회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독특하고도 유익한 아이디어 라는 점에서 참고가 될 만하다. 학생들을 중심으로 하는 자발적 노력 단체도 등장했다. 자취@하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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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을 하는 대학생들의 모임 ‘민달팽이 유니온(www.snailunion.com)’이 바 로 그것.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집을 지고 이동하는 보통의 달팽이와 달리 집이 없는 민달팽이처럼 집을 떠나온 대학생들이 만든, 협동조합과 비슷한 성격의 모임이다. 연세대 총학생회를 주축으로 형성된 이들은, 자 체 홈페이지를 만들어 자취와 하숙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교육과 직결된 문제임에도 그 중요성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자, 대학생들이 직접 나선 것 이다. 이들의 회원 증가 추세는 빠르게 상승 중이어서, 앞으로 대학생 주 거지 문제 해결에서 이들의 역할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반가운 해피하우스, 아쉬운 대학의 행보 해피하우스의 등장은 주거문제로 고민하고 있던 대학생들에게 반가 운 소식일 뿐만 아니라, 대학생 주거문제에 대해 무관심하던 기성세대가 비로소 관심을 보이고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민달팽 이 유니온이 말하는 것처럼 대학생 주거문제는 교육과 직결된 문제이다. 그럼에도 뜨뜻미지근했던 이에 대한 관심이, 어쩌면 더 일찍 해결을 위해 발 벗고 나설 수 있었던 문제에 이제야 나서도록 했을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해피하우스는 본격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기성세대의 시도, 그 첫 걸음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추세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이지 못한 대학 측의 행 보가 아쉽다. 학생들과 지자체가 이와 같은 노력을 하고 있음에도 대학이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은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 다. 언제 가능할지 확실한 대답도 들을 수 없는 ‘기숙사 신축 예정’이라는 입장 표명을 빼고는 말이다. 심지어 해피하우스 사업에서도 우리 학교의 역할은, 입주지가 있으니 신청기간 내에 신청하라는 공지를 띄우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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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였다. 실제 목적이야 어떻든간에 우리는 보다 높은 학문을 이루겠다는 목적 으로 많은 돈을 지불하면서까지 대학에 다니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지 불하는 등록금 안에는 분명 우리에게 좋은 교육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는 전제도 내포되어 있을 것이다. 사람이 기본적 의식주가 갖추어져야 살 아갈 수 있듯 학문도 기본적인 환경이 안정되어야 가능하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대학은, 그 많은 돈을 받으면서도 교육을 위해 필요한 기본적 환 경, 기본적 주거조차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밖으로 눈을 돌려볼 생각도 하지 않은 채, 캠퍼스 내에 시선을 가둔 채로 문제를 방관만 하는 대학의 처사는 그래서 더욱 아쉽고 무책임하게 비춰진다. 대학의 행보와는 상관없이, 지금도 지자체와 학생들의 노력은 계속되 고 있다. 이제 모두가 진정으로 대학생 주거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해결 을 위해 노력하는 만큼, 어서 우리 대학생들이 주거문제에 대한 걱정 없 이, 마음껏 공부하고 자신을 개발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본다.

•참고 Cattani 설계 - http://parublog.com/60116128307 유스 하우징 - http://www.acrofan.com/ko-kr/live/news/20110809/00000011 민달팽이 유니온 -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1050916252901 472&outlink=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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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리소개 : 샤르만트

편집위원 이자민 poohil30@hanmail.net

1. 통기타나 일렉 기타와는 다른 클래식 기타만의 특징과 장점은 무엇인가요? 클래식 기타는 다른 기타에 비해 맑고 투명한 소리가 나는 것이 큰 특징이에요. 처음 들으시 면 피아노 소리와 비슷하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그리고 다른 기타에 비해 줄 간격이 넓 어 운지를 잡기 쉽기 때문에 클래식 기타에 익숙해지면 다른 기타도 쉽게 배울 수 있어요.

2. 샤르만트만의 특별한 동아리 활동이 있나요? 저희 샤르만트는 1977년 ‘한양대학교 고전기타 반’으로 부터 출발하여 같은 해 10월 첫 정기 연주회를 열었어요. 그 이후로도 매 해 두 번의 연주회(신입생 환영 연주회, 가을 정기 연주 회)를 열어 동아리 회원들의 기량을 뽐내는 자리를 만들고 있고요. 그 전통이 34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 가을 10월 1일에도 열심히 준비한 33회 가을 정기 연주회가 열립니다. 클래식 기타에 깊은 관심 가지신 분, 알고 싶으신 분들은 꼭 보러 오세요.

3. 신입생이 들어오면, 강습이나 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훌륭한 실력을 가진 동아리 선배들이 시간을 내어 기타 레슨을 진행하고 있어요. 보통 학기 마다 7~10개의 강좌가 개설되니 선택의 폭도 넓고요. 동아리방에 10대의 연습기타가 구비 되어 있어 개인 기타가 없어도 괜찮습니다. 기타는 다른 악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라 한 학기만 열심히 쳐도 충분히 잘 칠 수 있어요. 레슨 시간이 아니어도 공강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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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어느 때나 동아리방에 찾아오면 선배들이 잘 알려줄 거예요.

4. 처음 샤르만트에 들어오게 된 계기와 활동에 참여하면서 느낀 점은 무엇인가요? 대학 들어오기 전부터 악기 하나를 다룰 줄 아는 것은 하나의 큰 재산이라고 생각했어요. 그 런데 어릴 때 피아노를 배우긴 했지만 자취를 하게되다보니 악기를 보관하는 게 큰 문제더 라고요. 그 조건에 맞는 게 기타였고, 입학 후 우연히 작년 회장 선배를 알게 되어 동아리에 들어오게 됐어요. 사실 클래식엔 그다지 관심이 없는 편이었는데 한 곡 한 곡 치다보니 매력 있는 곡들이 너무 많아서 지금은 클래식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5. 학교 밖의 각종 대회와 축제에 참여도 하시나요?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들이 있나요? 연주회를 제외하고 딱히 정해진 대외활동은 없지만, 외부에서 연락이 올 때가 있어요. 지난 7~8월만 해도 강원도 펜션, 한국정책방송 KTV, 새빛 아동 종합복지관에서 공연을 부탁했 습니다. 그때는 사정상 복지관건립 자선공연만 했는데, 그 행사의 관람료를 아동센터에 전달 하는 형식이었어요. 앞으로도 제의가 들어오면 열린 마음으로 응할 예정입니다.

6. 클래식 기타의 특별한 매력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클래식 하면 왠지 딱딱하다는 선입견이 드는 게 사실이에요. 그러나 순수 클래식기타 곡 이 외에도 클래식기타에 맞추어 편곡된 곡들이 굉장히 많고요. 영국의 전설적인 밴드 Queen 의 Bohemian Rhapsody라는 곡을 아시나요? 유튜브에 그 곡을 클래식기타만을 사용하는 악보로 편곡해 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있는데, 그처럼 주변의 익숙한 멜로디를 내가 연 주할 수 있다는 게 하나의 큰 매력이라 생각해요. 그리고 바하와 같은 거성들의 음악을 연주 할 수 있는 것도 큰 영광이자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고전음악과 현대음악을 넘나들 수 있는 게 클래식기타에요. 언제나 동아리방의 문은 열려있으니 부담 갖지 말고 찾아오세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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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식해봅시다 역사의식 흡연권과 혐연권의 공존, 불가능한 일인가 나는 페미니즘을 지지한다 친절과 서비스로 모시겠습니다 우리에겐 너무 거슬리는, 당신들의 심의기준


역사의식, 잊을만하면 터져나오는 목소리 가 딱지처럼 가슴 한 켠에 말라붙어 있다. 이 익숙해짐은 독도, 욱일승천기 등이 거론 될 때마다 분노로 변했다가, 이내 사라지곤 한다. 우리의 분노는 익숙함에서 오지만, 왜 분노했는지 이유를 기억하는 이는 몇이나 될까. 이 무지가 점점 우리가 분노해야 할 것을 만들고 있다. 몰라서 무서운 역사의식 이야기를 시작한다. 편집위원 박혜미 oliveraja@naver.com


1 필자는 지난 6월 말 경 충격적인 기 사를 접했다. ‘나는 가수다’로 한창 주 가를 올리고 있던 가수 임재범에 대 한 것이었다. ‘임재범 나치 퍼포먼스’라 는 이름으로 인터넷 게시판을 한참 달 구던 이 논란은 임재범이 공연 때 나치 군복과 모자를 착용하고 나치 식의 경 례를 하는 장면이 유포되면서 시작되었 다. 논란은 임재범이 나치를 찬양했다 는 오해에서, 반 나치 퍼포먼스였다는 팬들의 조직적인 그리고 조작적인 1 주 장을 거쳐 역사적으로 민감한 문제를 함부로 다룬 것 아니냐는 비판으로 서 서히 잦아들었다. 이제 거반 잊혀져버

위) 가수 임재범의 나치 퍼포먼스 아래) 임재범 퍼포먼스에 대한 진중권의 트윗

린 이 사건은 또 다른 이슈를 부른 진 중권의 “도덕이 아닌 ‘몰취향’의 문제”라는 발언과 더불어 겉멋 든 유치함 이네, 반전 퍼포먼스네 하는 이야기들로 파도에 휩쓸리듯 이리저리 흔들 리기 바빴었다. 하지만 결국 거품이 걷히고 남은 것은 어쩌면 해묵은 주 제일 수 있는 ‘역사의식’에 대한 것이었다. 유럽, 특히나 독일에서는 더더 욱 민감한 문제로 법적으로도 금지된 사항을 이렇게 쉽게 다루어도 되었

1) 글에서는 논지에 맞는 것 같지 않아 이야기하지 않았으나, 임재범의 일부 팬들이 무조건적인 ‘임 재범 감싸기’로 시간을 정해 놓고 옛날 게시물 페이지에 모여 임재범 사건을 덮으려는 논의를 한 바 있다 그 논의를 바탕으로 임재범의 행동을 포장한 해명글이 유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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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냐는 것이다. 욱일승천기를 두르고 ‘천황폐하 만세!’하고 외치는 것도 ‘퍼포먼스인데 뭐 어때!’하고 넘어갈 수 있겠느냐는 한 네티즌의 말이야말 로 이 사건의 정곡을 찌르는 것이 아닐까. 이전부터 방송계, 특히 연예인들의 역사의식은 자 주 화두에 오르는 주제였 다. 검색창에 ‘욱일승천기’ 를 치면 연관 검색어에 연 예인들의 이름이 꼬리에

논란이 된 ‘런닝맨’의 욱일승천기 모양의 깃발

붙어 잔뜩 뜨는 것도 그러 한 연유다. 빅뱅의 탑은 욱일승천기가 그려진 의상을 입고 나와 논란이 되자 소속사 대표까지 나와 공식 사과를 했다. 소녀시대는 앨범 재킷에 일장기 흔적이 남은 일본 전투기 ‘제로센’이 그려져 있어 앨범 재킷 수정 을 위해 그 발매일을 뒤로 미루어야 했다(그러나 착용한 배지 등이 하켄크로 이츠와 유사하다는 비판은 여전하다). 바로 최근에만 해도 SBS예능 ‘런닝맨’

이 욱일승천기와 비슷한 모양의 깃발을 썼다는 것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이런 기사의 댓글은 ‘개념 없다.’가 주를 이루었지만 그 사이에서 드문드 문, 그러면서도 분명하게 눈에 띄는 것은 괜한 트집 잡기라는 비난 섞인 회의조의 의견과 ‘겨우’ 이런 일로 연예인 깎아내리기는 그만 하자는 의견 이었다. 하지만 욱일승천기도, 나치 식의 경례나 하켄크로이츠도 ‘겨우’라 는 두 글자에 갇히기에는 상상 이상으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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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일승천기 ’떠오르는 태양의 기운’이란 뜻으로 욱일기(旭日旗)이라고도 하며 태평양전쟁 때에는 대동아 기(大東亞旗)로도 불렸으며 일본 제국주의와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다. - 네이버 백과사전 욱일기는 일본 제국이 대동아공영권을 슬로건으로 내세 운 태평양 전쟁 시기에 대동아기(大東亞旗)로도 불렸으 며 일장기와 더불어 일본 국기의 일종으로 인식되었다. 따라서 유럽에서 민족사회주의 독일 노동자당(나치 당)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를 금기시하듯, 일본의 침략을 받았 던 대한민국,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중화인민공화국, 중화민국, 필리핀 등 일본을 제외한 동아시아 국가에서는 욱일기가 일본 제국주의와 군국주 의의 상징으로 각인되어 게양이나 노출, 문서나 의상 및 건조물 등의 도안 및 사용이 철저히 금기시된다. 반면 일본에서는 군국주의를 지지하는 일본 내의 우익 인사들이 야스쿠니 신사 등의 장소에서 욱일기를 들고 시위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어서 하켄크로이츠의 사용을 법 으로 금지하는 독일과 대비되는 경우도 있다. - 위키 백과

하켄크로이츠 하켄크로이츠는 독일어로 ‘갈고리(Hooks)’를 뜻하는 ‘하켄 (Haken)’과 ‘십자가(Cross)’를 뜻하는 ‘크로이츠(kreuz)’가 합쳐 진 말로서 ‘갈고리 십자가’라는 뜻이다. 불교나 절[寺]의 상징으 로 널리 쓰이는 ‘만(卍)’자 모양를 뒤집어 기울여 놓은 모양인데, 독일 나치즘(Nazism)의 상징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 네이버 백과사전 …하켄크로이츠는 이젠 완전히 나치스를 상징하는 것만으로 굳어버려, 독일 현지에서는 이 하켄크로이츠를 사용할 수 없도록 법으로 금지되어있다. 현대 백인 인종주의 극우파들의 깃 발은 서로 저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하켄크로이츠를 변형한 것이다. - 위키 백과

욱일승천기와 하켄크로이츠는 과거 어두운 제국주의 역사를 투영하는 상징 그 자체이다. 이는 결코 퍼포먼스, 패션, 멋 등과 같은 말로 포장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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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사용될 수 있는 성격이 아닌 것이다. 그런데 그 상징에 짓눌린 역사에 늘 치를 떠는 우리인데 어째서 잊을 만하면 기다렸다는 듯 나타나는 욱일 승천기 운운하는 기사를 발견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3 이쯤에서 욱일승천기에 관한 개인적인 에피소드를 하나 얘기하고 싶다. 고3 미대 입시생인 필자의 동생이 역사와 관련한 포트폴리오를 제작하고 싶다기에 욱일승천기에 대해 알려준 일이 있었다. 그런데 저녁에 집에 돌 아와 하는 말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포트폴리오 아이디어 검사를 받으려고 설명하면서 욱일승천기에 대해 이야기를 했는데 미술 학원 선생 님이 아니라고, 그건 일장기라고 했다고 한다. 욱일승천기가 뭔지 모르는 것 같은 눈치였다고. 끝까지 선생님이 일장기라고 이야기하니까 동생도 우길 수가 없어서 그러려니 하고 같이 포트폴리오를 짰다는데 생각해보 니 지금 이 글을 쓰는 필자도 욱일승천기에 대해 안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선생님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려 슬그머니 꼬리를 내린 동생도 바로 그 전 날 언니한테 들은 것이 전부였다. 연예인들 사건 탓에 욱일승천기를 알게 되었다며, 그런데 그게 뭔지 자세히는 모르겠다는 질문이 지식인에 빽빽 하다. 사실은 그게 뭔지 모르고, 자연히 그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도 모르는 사람들이 수두룩한 것이다. 잘 모르니 쉽게 생각하고 쉽게 사 용하게 된다. 경각심이 없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의 미흡한 역사교육 현실이 그대로 드러나고 만다. 욱일승 천기에 대해 따로 찾아보지 않고서 떠오르는 것은 왜색에 대한 의심과 ‘근현대사 교과서에서 한 번 본 것도 같고…?’ 정도이다. 하켄크로이츠는 나치즘의 상징인 건 알겠는데 그렇게 금기시 되어야 하는 것인지 바짝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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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심이 들질 않는다. 늘 독도는 우리 땅이고 일본은 원숭이 나라라고 외 치지만 이는 제대로 된 역사교육에 단단히 뿌리박은 애국심이 못 된다. “왜?” 라고 물으면 여지없이 무너지고 마는 모래성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심지어 욱일승천기나 하켄크로이츠와 같은 대부분의 제 국주의 아이템들은 멋있기까지 하다. 이미 처음부터 민중에 대한 심리적 인 파급 효과를 철저히 염두에 두고 만든 것이니 사람들의 구미를 안 당 길 수가 없다. 글을 쓰는 필자도 얼마 전 티셔츠를 사려다 욱일승천기를 본뜬 것이 분명한 물건에 마음이 혹하고 말았다. 물론 사지는 않았지만 이제는 그게 무슨 뜻인지 알고 있는 나조차 보기에 예쁘니 마음이 동하 고 마는데 모르는 사람들은 어떨까 하는 생각에 놀라는 한편 두렵기도 했다. 연예인들이나 방송을 만드는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잘은 모르지만 보기에 멋있고 눈에 확 들어온다. 의미만 없다면 좋은 아이템이 다. 일제 강점기는 교과서에서나 접해 볼 만한 먼 과거의 일이 되어버렸고 역사 교육은 점점 그 비중이 줄어든다. 이대로는 상황은 좋아지기는커녕 나빠질 것이다. 지금도 괜한 연예인 하나 잡으려는데 몰두한 네티즌의 과 도한 비난이라는 견해에 조금씩 힘이 실리고 있는 마당인데 후일에는 어 떻게 될는지 모를 일이다.

4 그런데 이는 비단 미흡한 역사 교육에만 혀를 차고 볼 일이 아니다. 하 켄크로이츠는 그렇다 치더라도 욱일승천기 사용 문제의 경우, 철저하게 잘라 내버리지 못하고 곰팡내 풍기는 문제로 아직까지 구석에서 미적대 고 남아있는 역사 청산 문제가 근본적인 원인이라면 원인이라고 할 수 있 겠다. 위에서도 욱일승천기의 개념을 이야기라면서 언급되었듯이 하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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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츠를 사용하고 나치식의 경례를 하는 등의 행동이 독일에서는 법적 으로 금기시 되어 있는 반면에 일본에서는 욱일승천기가 여전히 자위대 의 상징이나 극우주의자들의 소품(?)으로 버젓이 사용되고 있다. 독일의 철저한 반성적 태도에 비해 일본의 당당하리만치 기세 등등한 태도는 자 주 거론되는 문제다. 박정희 정부를 포함하여 과거 정부들이 제대로 청산하지 못하고 어영부 영 타협 아닌 타협으로 넘겨 온 우리 역사는 이제 말 그대로 역사로 사라 질 기세다. 그 사이 일본에서는 욱일승천기가 버젓이 그려진 만화와 애니 메이션을 우리나라로 수출하고, 우리 어린이들은 욱일승천기와 더불어 지 난 제국주의의 잔상이 그대로 묻어난 애니메이션을 아무 거름망도 없이 받아들인다. 이런 식으로 역사는 박제된 채 그대로 박물관과 교과서 안에 정지되 고 세대는 시간의 흐름대로 바뀌어 언젠 가 우리 후손들은 과거를 잊고 역사의식 운운하는 이야기를 옛일로만 알게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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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은 아닐까. 조금쯤 비약이 섞였대도 여간 두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5 하지만 지금에서라도 역사청산을 서둘러야겠다는 이야기를 하는 건 이 글에서는 조금 미뤄두고 싶다. 쉽사리 ‘해야 한다.’라고 외치는 것만으 로 마무리 지을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부디 방송 매체에서 라도 더 이상은 우리의 역사의식을 의심케 하는 면면을 보지 않게 되었으 면 좋겠다. 연예인들은 연예인들대로, 또 방송 제작자들은 방송 제작자대 로 대중의 눈과 귀 앞에 좋은 모습만 보여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더불어 우리 자신도 더 각성할 필요가 있다. 우리 역사 앞에 무엇이 부끄럽고 떳 떳한지 정도는 숙지하고 있는 것이 최소한의 교양이 아닐까. 다시 독도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연신 뉴스에 등장하는 일본 우익 단 체들이 외치는 ‘꺼져버려!’라는 외침은 소름끼치기까지 하다. 잊을 만하면 불쑥불쑥 들고 나와 소리를 높이는 모습에 어느 교수님의 말씀처럼 이 불안감이 익숙해지는 것은 아닌가 걱정이 되기도 한다. 이제 무작정 독도 는 우리 땅이다,를 읊으며 눈에 힘을 주는 것으로는 모자라지 않을까. 스 스로 올바른 역사의식 함양을 위해 노력하고 알아야 할 것은 분명히 알 고 소리를 높이는, 아는 자의 여유가 필요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를 덧붙이고 이 글을 끝내고자 한다.

역사 자체를 바꿀 정도로 위대한 사람은 드물다. 그러나 우리 각자는 사건들의 조그만 부분들을 변화시킬 수 있고, 그런 행동들의 총계가 우 리 세대의 역사로서 쓰여 질 것이다. - 로버트 F. 케네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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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권과 혐연권의 공존共存, 불가능한 일일까 수습위원 김준영 etmanman@hanmail.net 수습위원 박태연 shawoo30@naver,com


흡연권 vs 혐연권

글을 쓰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지금, 열어놓은 창 밖에서 담 배냄새가 흘러들어온다. 아랫집에서 피는 것인지 그 아랫집에서 피는 것 인지는 모르겠지만 담배냄새를 맡고 있기란 고역이다. 요즘 주변에서 흡 연권1 VS 혐연권2이 대립하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공공장소에서 의 흡연은 이제는 흡연권자가 입도 뻥긋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 이 제 혐연권자들은 흡연자들이 그들의 집에서도 담배를 피지 말 것을 요구 한다. 베란다에서 피면 창을 통해 윗집으로, 화장실에서 피면 환풍기를 통해 윗집으로 담배냄새가 퍼지기 때문이다. 뿐만아니라 흔하디흔한 술 자리에서도, 동아리방에서도 혐연권자는 흡연자에게 불쾌한 감정을 느낀 다. 전에도 담배를 피는 사람은 오히려 지금보다 많았고 혐연권자와 흡연 권자가 같이 있는 일 역시 더 많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 때는 미미하고 이 슈가 되지 않았던 충돌이 이제는 이슈가 되고 있다. 사회가 발전함에 따 라 자신의 권리와 삶의 질을 더 신경 쓰기 때문이다. 전에는 참고 넘어갔 을 담배냄새가 이제는 참기 싫어졌고, 참을 이유도 없다는 걸 알게 된 것 이다. 사회 곳곳에서 흡연권자와 혐연권자의 충돌이 일어나고 있고 더 이 상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 집에서도, 술자리에서도, 모임에서 도 너무나 다반사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공공장소에서 흡연은 안 돼!

버스정류장, 음식점, 길거리 등에서 흡연자를 보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1) 별다른 제재 없이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권리. <네이버 국어사전> 2) 담배를 피우지 아니하는 사람이 공공장소에서 담배 연기를 거부할 권리. <네이버 국어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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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학과 대구한의대학교 등은 캠퍼스 전 구역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했다.

버스를 기다리다가, 고기를 굽다가, 좁은 골목을 지나 가다가 주변에서 나는 담배연기에 눈살을 찌푸려본 기억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공공장 소에서의 흡연, 법으로는 어떻게 지정되어 있을까? 법적으로는 국민건강 증진법상 금연구역은 사무용 업소, 공연장, 학원, 대규모점포 및 지하상 점가, 대학교, 1천명 이상의 실내체육시설, 공항, 철도역, 터미널 등의 교통 관련 구역이 지정되어 있다.3 위의 장소들은 보통 ‘금연구역’하면 대부분 의 사람들이 떠올릴법한 장소들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와 같은 지정구역 이아니라 지정구역 외에서 많이 발생한다. 앞서 말한 예처럼 사람들이 모 여 있는 버스 정류소 같은 경우를 들 수 있다. 단순히 담배연기로 인한 불 쾌감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간접흡연의 위험 때문 에 흡연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또한 명확하게 금연 구역이 명시 되지 않은 음식점 같은 경우에는 재떨이만 있으면 흡연구역으로 바뀌어 져서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의 부모와 흡연자사이의 언성이 높아지기도 한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된다는 기본예절을 이유로 일반적으로 공공 장소에서는 흡연을 하면 안 된다는 인식이 뿌리내려있다. 하지만 공공장

3) 네이버 백과사천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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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고 모두 금연장소가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PC방은 요즘 아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놀이터 중 하나다. 하지만 그 PC 방에서 아이들은 간접흡연에 심하게 노출되어 있다. 현행법상 PC방에서 는 금연구역을 1/2이상의 면적으로 지정하라고 지시되어있다.4 하지만 이 를 잘 지키지 않는 PC방이 더러 있을 뿐더러 금연구역이 지정되어있는 PC방이더라도 금연구역이 금방 가득 차는 경우가 많아 자라나는 청소년 들조차 흡연구역에서 게임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문제점이 지속적으 로 지적되어 올해 초 7년간의 긴 국회 논의 끝에 일명 ‘PC방 전면금연법’ 이 통과되었고 당구장 금연법이 추진되고 있다. 또한 대표적인 공공장소 인 공원은 오는 9월부터는 서울시내의 20여개의 공원이 금연지역으로 지 정된다. 이런 식으로 몇몇 대표적 공공장소가 법적으로 금연장소로 지정 되고 있지만 아직 수많은 공공 장소가 흡연이 자유로운 ‘비금 연구역(흡연구역이 아니다!)’이다. 그렇다면 지정되기 전까지는 공공장소에서 마음껏 담배를 피워도 되는 것인가? 법적으로 도 흡연권보다는 혐연권이 우 선시 되는 상황에서 기본적으 로 모든 장소가 금연구역이고 흡연구역을 따로 지정하는 것이

금연 구역을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흡연 구역을 설정하 는게 더 자연스러운 일이 아닐까?

상식적으로 더 올바른 것이 아 닐까?

4) ‘국민건강증진법 시행규칙’ 보건복지가족부령 제132호 제 9조, 제 6조, 제 7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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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자들의 흡연권은 어디에?

흡연자들은 그저 억지를 쓰고 있는 걸까? 이를테면 “왜 내가 내 돈 내 고 담배 피겠다는데 너네가 난리야?”처럼? 아니다. 흡연자들의 요구는 아 무 장소에서나 흡연을 하게 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곳곳에 흡연에 적합한 장소를 설치해 달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카페나 공항에서 흔히 볼 수 있 는 흡연 구역 같은 경우이다. 흡연구역은 외부와 차단되어 있어서 간접흡 연의 위험이 없고, 내부에서도 환풍 설비가 잘되어있어서 흡연자에게도 흡연을 하기에 적합한 장소다. 하지만 대다수의 공공장소 즉, 버스정류장, 공원 등에서는 마땅한 흡연 장소를 찾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여기는 대체 누구의 공간 ?!

앞장의 각주에서 봤듯이 혐연권은 공공장소에서 인정받는 권리다. 그 렇다면 최근 떠오르는 이슈인 사적 공간에서의 흡연은 어떻게 해야 할까. 얼마 전 TV에서 아파트 발코니에서 담배를 피워서 주변의 집으로 담배연 기가 흘러들어가 분쟁이 있었던 적이 있다. TV에서 주위를 배려하지 않 는 흡연자로 묘사되었던 사람은 집 밖에서도 담배를 필 수 없어 하다못 해 집에서 피게 된 거고, 집에서마저 자신의 흡연권이 보장되지 않으면 대체 담배는 어디 서 피워야 하냐고 한탄한다. 또 다른 사적 공간인 자동차 내에서의 흡 연도 문젯거리가 되고 있다. 보통 차를 운 전 중이어서 자주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정 차 시 주위의 차들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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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있다. 또한 운전 중 흡연은 담배꽁초를 도로 위에 버리는 경우가 많 아 문제가 되고 있다. 법적으로 담배꽁초를 도로 위에 버리는 것은 소정 의 과태료를 부과하게 되어있으나 벌금이 워낙 소액이고 도로 위에서 단 속을 하기란 쉽지 않기에 유명무실한 법이 되어버렸다. 이렇게 우리의 사 적공간은 흡연에 있어서는 완전한 사적공간일 수 없다. 연기는 대기 중에 서 흘러 다른 곳으로 유입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사적인 공간에서 내 가 담배 필 거니까 신경 꺼”라는 주장이 통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면 흡연 자들을 위해, 비흡연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흡연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은 어떻게 해결 될 수 있을까? 참고 부과세(부가가치세) : 생산 및 유통과정의 각 단계에서 창출되는 부가가치에 대하여 부과되는 조세. 폐기물 부담금 : 특정 대기 수질유해물질 또는 특정 유독물을 함유하고 있거나 재활용이 어려운 제품 재료 용기를 처리하기 위하여 그 제조업자나 수입업자에게 부담시키는 비용 또는 제도 연초경작농민안정화기금 : 국내 잎담배 재배농가 보호를 위해 목표액 4100억원을 정해놓고 걷은 세금 국민건강증진기금 : 금연교육 및 광고 등 흡연자를 위한 건강관리사업뿐만 아니라 여러 건강관련 사업에 쓰 인다. 지방 교육세 : 지방의 교육을 위해 다른 세금에 부가적으로 부과되는 세금이다. 담배소비세는 지방세로서 지방자치정부의 중요한 재원이 된다(특히 다른 세금 수입이 많지 않은 시골의 정 부에서 큰 재원이다). <네이버 백과사전 참고>

담배에 붙어있는 세금

흡연자는 본인들이 흡연할 권리가 있다는 이유 중 하나로 담배에 붙는 엄청난 세금을 든다. 담뱃값의 반이 넘는 세금을 내어가며 하는 흡연이 배척받는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것이다. 그럼 먼저 담배에는 어떤 명목의 세금이 얼마나 붙는지 살펴보도록하자. 왼쪽 그림과 같이 담배 한 갑 2,500원에 붙는 세금은 총 1542.5원이다. 항목별로 따져보자면 부과세 204.5원, 폐기물 부담금 7원, 연초경작농민안정화기금 15원, 국민건강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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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 354원, 지방 교육세 321원, 담배소비세 641원이다.5 담뱃값의 약 62% 가 세금인 셈인데, 이 세금은 사회 여러 곳에 복지를 위해 사용되고 있다.

그 세금을 흡연자에게?

이렇게 담배에는 기본적인 부가세 말고도 많은 세금이 붙는다. 바로 그 점에서 흡연자들은 고충을 토로한다. 기껏 세금을 왕창내고 기호식품인 담배를 사서 피는데 어디서도 환영은커녕 박대를 받으니 억울하다는 것 이다. 그러고 보면 그렇다. 위의 세금 명목을 다시 봐도 흡연자가 내는 세 금에 흡연자가 흡연을 하는데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세금은 하나도 없 다. 공공건물을 가도 흡연자를 위해 따로 환기시설이 되어있는 흡연실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고 도로에서 필 수도 없다. 집에서도 주택이 아 니고서야 윗집에서 항의가 빗발친다. 내가 내는 담배 세금들이 다 어디로 간 것인가 하는 억울한 마음, 비흡연자인 필자도 이해가 간다. 이 수많은 세금 중 일부를 흡연자를 위해 쓰는 것이 흡연자를 좀 더 배려해주는 것 이라고 생각한다. 혐연권자들만 흡연자들에게 배려를 요구하지 말고 배려 로 흡연실을 만들어주고 대신 다른 장소에서의 흡연을 금지 시키는 것이 흡연권과 혐연권의 공존을 위한 더 현명한 해결방 안이 아닐까. 예를 들면 대형 버 스정류장에 조그마한 흡연실을 만들어주는 등의 배려 말이다.

5) 국세청 공식 블로그 ‘아름다운 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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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는 길거리에 흡연실이 설치되어 있다.


경제학에서 바라보는 흡연

논리적이면서도 효율을 중시하는 경제학에서는 흡연을 어떻게 해결하 려 할까? 경제학적 관점에서 보자면 ‘담배 피는 행위’는 외부불경제6에 해 당한다. 이 외부불경제는 소비자가 아닌 다른 제 3자에게 피해를 주지만 적절한 제재가 이루어지지 않고 시장의 논리에 맡겨놓으면 적정양보다 과 다하게 소비된다. 그렇다면 이 외부불경제를 어떻게 처리할 수 있을까? 간단하다. 규제를 통해서 가능하다. 외부불경제를 해결하는 규제는 크게 둘로 나눠볼 수 있다. 하나는 직접규제다. 담배의 공급도, 소비도 불법으 로 규정해 아예 외부불경제를 일으키는 행위를 막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큰 문제가 있다. 규제를 위해 비용이 드는 문제는 차치하고도 사회적으로 엄청난 반발이 일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 다른 규제인 간접규제의 경 우를 보자. 간접규제는 외부불경제효과에 대해서 조세를 부과하는 등 경 제 주체들에게 경제적 유인을 발생시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맞다, 지 금 우리가 담배에 세금을 부과하며 간접 규제를 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 리나 지금 사회 곳곳에서 흡연권자와 혐연권자의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 간접 규제만으로는 적정양의 소비를 유도하는데 한계가 있는 것이다. 그 렇다고 세금을 왕창 올린다면 그 또한 엄청난 저항에 부딪힐 것이다. 이런 규제들보다 더 효율적이고 이상적인 한 가지 이론이 경제학에는 존재한다. 바로 ‘코즈의 정리(Coase’s theorem)7’이다. 코즈의 정리에 의하면 흡연자가 자신의 흡연으로 피해를 받는 사람들에게 적당양의 보상을 해

6) 한 경제 주체의 생산 및 소비활동이 시장 교환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다른 소비자 또는 생산자 에게 불리한 영향을 미치는 것 <“외부불경제” - 네이버 백과사전> 7) 외부성과 관련된 문제에서 이해당사자의 자발적 협상(피해 보상)에 의해 풀어나가는 것이 바람 직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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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면 된다. 하지만 코즈의 정 리를 현실에서 실현하려면 정 말로 어려운 요건들이 충족되 어야한다. 적어도 피해자가 누 군지와 그 피해자가 얼마만큼 한국의 흡열율 추이

의 피해를 입었는가를 명확히 알아야 하는데 그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경제학적으로도 해결방법이 마땅치 않고 그 중 가장 실현가능한 것이 간접규제를 통해 세 금을 올리는 것이다. 그래서 정부는 담배 요금을 계속 올려나가는 것이 다. 또 우리의 담뱃값과 세금은 선진국의 그것과 비교해 낮은 편이다. 우 리나라의 담뱃값은 약 2,500원, 그 중 세금은 1542.5원으로 영국의 경우 담뱃값은 9,170원, 그 중 세금은 7060.9원이다. 또 가까운 나라 일본만 해 도 작년 말 일본의 대표담배 ‘마일드세븐’의 가격을 한화로 약 5,500원까 지 인상시키며 우리보다 담배값이 훨씬 비싸다. 우리나라의 담뱃값과 세 금이 선진국에 비해 현저하게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담뱃값 인상 을 추진할 수 있는 큰 힘이 된다. 물론 흡연자들의 거센 반발을 견뎌내야 하겠지만 말이다.

세금으로 정말 흡연을 줄일 수 있을까

세금이 흡연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 지는 과거의 자료들을 들여다보면 알 수 있다. 지난 2월 19일 열린 ‘2011년 금연트렌드’에서 서홍근 교수는 담배가격과 흡연율에 대한 상관관계를 세계보건기구(WHO)와 보건복지 부 조사 자료를 인용해 설명했다. “지난 2001년 담배가격을 300원 인상했 을 흡연율이 9.4% 줄어들었으며 지난 2004년 500원을 인상했을 때 흡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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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이 5.5% 감소했다. 따라서 담배가격과 흡연율은 반비례하고 있다.” 가격 이 오른 뒤 일정시간이 흘러 이 가격에 적응(?)되면 다시 흡연율이 소폭 반등하기도 했지만 추이를 보자면 가격과 흡연율은 반비례하는 것이 확 실해 보인다. 또한 나라별로도 각 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담배 기준 으로 가격 값이 600원정도로 저렴한 러시아의 성인남성흡연율은 60.4% 로, 가장 비싼 9170원에 판매되는 영국의 흡연율 22.0%보다 3배 정도 높 다.8

그렇다면 그 많은 세금을 어떻게 쓰는 것이 흡연권자와 혐 연권자 모두 만족시 킬 수 있을까? 현재는 흡연세금이 흡연자의 흡연권을 위해 직접적

각 기관별 흡연구역 설치 비율

으로 쓰이는 부분이 전 혀 없다. 그 많은 흡연 세금 중 일부를 흡연자들의 흡연권을 위해 쓴다면 (예를 들어 공공장소에 흡연실 마련과 같이 혐연권자가 흡연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게 말이다.) 흡연권자와 혐연권자의 충돌이 상당부분 잦아들 것이다.

왜 사회적으로도 피해를 유발하고 개인적으로도 건강에 좋지 않은 흡연 을 위해 그 세금들을 써야 되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흡연실을 만 드는 데 흡연세금을 이용한다면 흡연자들이 자신의 흡연을 위해 흡연실 을 만드는 꼴이 되니 큰 문제가 되지 못한다.

8 ) WHO ‘각국 흡입현황보고서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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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실 확충보다도 중요한 것은 금연홍보다. 현실적으로 바로 적용해서 흡연권, 혐연권 을 보호할 수 있는 흡연실 확 충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론 금연이 최고의 근본적 해결책 이기 때문이다. 이는 혐연권자 뿐 아니라 흡연자에게도 큰 도 움이 되는 것이다. 금연홍보 로 금연을 하게 된다면 가장 큰 자산인 건강을 챙길 수 있

미국 담배 표지에 있는 경고 사진과 문구들

기 때문이다. 물론 흡연자들에 게 강제로 금연을 시키자거나 금연을 강요하자는 것은 아니다. 이는 흡연 권을 무시하는 발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요하지 않고 자발적인 금연 을 유도하고 도와주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까? 담배를 계속 피울 흡연자 를 위해 흡연실 확충에도 힘쓰면서 한편으로는 금연운동도 강화해 흡연 의 폐해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흡연실 확충과 금 연운동이 서로 상충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둘이 꼭 상충 되지만은 않는다. 금연운동으로 흡연의 유해성을 인식시키고 환기해주는 한편 그 위험부담을 감수하고도 흡연을 할 사람들을 위해 흡연실을 확충 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되 어떤 결정을 하든 그 결정을 존중하겠단 것이다. 우리나라는 근 몇 년간 금연운동을 활발히 펼쳐왔다. 우리나라의 최근 의 금연교육, 금연홍보는 꽤 많은 성과를 낳았고 성공적이라고 평가받는 다. 흡연율이 06년 이후 금연정책을 시행하면서부터 30%정도 하락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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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OECD국가 중 흡연율 상위 국가 중 하나이다. 좀 더 적극적이고 자극적인 금연운동을 해나가야 한다. 예를들어 미국처럼 담배 갑에 흡연으로 인해 유발되는 병의 사진을 싣는 방식은 흡연율을 많이 낮춰줄 수 있을 거라 기대된다. 이런 금연홍보는 흡연자들에게는 건 강을, 비흡연자들에게는 쾌적한 환경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흡 연권자와 혐연권자의 충돌을 해소해 사회적 통합에도 기여할 것이다.

그래서 결국은?

모든 사회문제들이 그렇듯이 흡연권과 혐연권의 충돌 역시 서로 조금 의 배려만 한다면 잘 넘어갈 수 있다. 흡연자들은 자신이 담배를 피울 때 최대한 남이 피해 받지 않을 공간에서 담배를 피우고, 또 사회는 흡연자 들을 위해 흡연공간을 마련해주고. 이런 조그만 배려와 여유가 금연교육 보다도 우선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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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페미니즘을 지지한다

문은미(여성문화이론연구소) 서울대학교 여성학 협동과정 박사과정 수료. 현재 서울대학교 성희롱성폭력 상담소 전문 위원으로 일하면서 여성문화이론연구소 연구 원으로 활동 중


1. 페미니스트, “뚱뚱하고 못생긴 남성혐오주의자”? 얼마 전 여성가족부 산하 청소년보호위원회에서 술과 담배가 들어간 노래 가사에 대해 청소년유해매체 판정을 내리면서 한바탕 소동이 있었 다. 며칠 동안 여성가족부의 홈페이지는 접속이 어려울 정도로, “급식에 버섯이 나오면 민망하니까 없애달라” “2차함수 그래프 곡선이 여성의 가 슴처럼 보인다 없애달라” “이동통신사들이 광고하고 있는 4G(포지라 읽는 다)망도 음란성 발음이니 없애달라” 등등 “000를 없애주세요~”라는 글들

이 쏟아졌다1. 여성가족부가 청소년유해매체 선정 문제로 조롱의 대상이 된 것은 애매한 음반 심의기준 때문이다. 따라서 여성가족부를 검색하면 연관검색어에 여지없이 “여성가족부폐지”, “여성가족부 안티카페”, “여성 가족부폐지 서명운동” 등등의 단어가 등장하는데, 꼴페미, 페미X, X페미 라는 표현 또한 서슴없이 쓰이고 있다. 이는 여성가족부의 이러한 행위를 ‘페미니스트’들이 여성의 이해관계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행동이라고 판단 하고 여성가족부를 페미니스트와 ‘싸잡아’ 비난하고 있는 것이다.

페미니스트에 대한 비난은 사실상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또한 우리 사회만의 특수한 현상도 아니다. 이는 페미니즘의 출발과 함께 한다고 해 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어느 시대와 어느 사회를 막론하고 여성들이 사 회의 일정한 힘을 가진 정치적 집단으로 등장하면서 페미니스트에 대한 비난, 혐오를 공공연하게 드러내는 일은 다반사였다. 1980년대 미국 사회 의 반포르노운동을 열정적으로 주도했던 안드레아 드워킨의 경우가 가장 대표적이다. 실제 반포르노, 반성폭력 운동을 펼치면서 남성지배의 다른

1) “여성가족부, ‘여성’을 되찾아라.”, 『여성신문』, 2011년 9월 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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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로 이성애주의를 간주하면 서 이성애주의를 거부하고 여성 의 외모가 여성에게 중요한 덕 목이 되는 세상에 저항하면서 뚱뚱한 몸을 유지하려한 그의 삶은 페미니스트에 대한 많은 남성들의 비난의 대상이 되었

http://www.rip-factor.com/formen/funnypic/fromme01/ fromme02.html, 드워킨은 괴물로 그린 포스터.

다. 그렇게 드워킨이 “뚱뚱하고 못생긴 남성혐오주의자”라는 페미니스트 에 대한 낙인의 전형이 되면서 지금도 인터넷의 곳곳에는 그를 괴물로 묘 사하고 조롱하는 흔적들이 남아 있다. 이러한 조롱과 비난은 드워킨에만 한정되지 않고 페미니즘 전반에 여전히 널리 퍼져있다.

페미니즘에 대한 반감, 꼴페미, X페미, 페미X 페미니스트들에 노골적 인 혐오를 드러내는 표현들을 여성의 사회 진출과 성공에 따른 남성들의 소외, 열등감의 표출로 분석하는 주장도 많지만, 이러한 분석과 주장은 특정한 사회 현상에 대한 단순한 기술일 뿐이다. 이러한 반감을 여성들 에게 자리를 내어준 남성들의 분노라고만 설명해버리면 남성과 여성의 대 립과 갈등의 문제로 이야기는 끝난다. 물론 소외된 남성들의 분노로 설명 될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분석의 도착지는 성평등이 여성만의 문제가 아 니라고 ‘남성들’을 설득하거나 ‘못난 남성’의 한심한 한풀이 정도로 치부하 고 넘어갈 수밖에 없게 된다. 그렇다면, 페미니즘에 대한 반감과 부정적인 인식에 대한 어떤 성찰이 필요한가? 어떤 이야기가 페미니즘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가져올 수 있을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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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나는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I’m not a feminist, but..” ‘소외된 일부 남성들’에게만 페미니즘이 비난 혹은 저항을 받는 것은 아 니다. 여성들에게도 페미니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마찬가지다. 어쩌면 페미니즘의 ‘수혜’를 받았을 수도 있는 여성들조차도 페미니스트로 불리 우는 것을 두려워한다. “I’m not a feminist, but..(나는 페미니스트는 아니지 만)” 가끔 여성 관련 책들에서 볼 수 있는 문장이기도 하고, 여성 이슈에

대해 의견을 낼 때 꽤 많은 여성들이 이러한 말머리로 시작하는 것이 바 로 그러한 이유이다. “I’m not a feminist, but..(나는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는 페미니즘 사전 에 정리되어 있을 정도로 일반적인 현상이다. “성차별이 존재하고 여성이 그로 인해 고통 받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기에 페미니즘의 필요성에는 충분히 동의하지만 페미니스트로 인식되기 싫어하는 경향. 페미니스트라 는 표지에 의해 사납고 경직되고 유머 없고 교조적이며 정치적 올바름에 사로잡힌 여성이자 남성혐오적인 레즈비언 이미지로 비춰질까 두려워하 는 여성들의 심리상태.”2라고 페미니즘 사전에 정의하고 있을 정도다.

오늘날 페미니즘은 왜 미심쩍은 단어가 되었는가? 왜 많은 여성들이 페미니즘에 반감을 가지게 되었으며, ‘페미니스트’라는 용어를 불쾌한 무 엇, 연루되고 싶지 않은 무엇이라고 치부하게 되었을까? 3 벨 훅스는 많은 여성들이 페미니즘을 옹호하기를 주저하는 것은 그 뜻 을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다른 말로 하면, 우리 사회에서 페미 니즘이 추구하는 바가 모호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 사회에 2) 리사 터틀, 『페미니즘 사전』, 동문선, 1999. 3) 벨 훅스, 『페미니즘 : 주변에서 중심으로』, 모티브북, 2010, 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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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억압과 착취를 당한 소수민족 출신의 여성들은 페미니즘이라는 용어 를 사용하려고 하지 않는데, 페미니즘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인종차별적 운동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 사회에서 페미니즘 이 백인 여성의 권리를 찾으려는 운동과 동일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도 별반 다르지 않다. 우리 사회 전반에도 페미니즘 혹은 여 성운동은 중산층 여성의 이해를 대변하고 실현하는 운동으로 인식되어 있다. 여성가족부가 페미니스트 집단으로 보여지고 여성가족부의 애매한 정책과 제도의 시행이 ‘꼴페미’들의 활동으로 이해되는 것도 유사한 맥락 에 있다. 여성가족부가 여성부, 여성가족청소년부 등 이름을 달리하며 정 체성의 혼란을 겪으면서 자정부터 새벽 6시까지 게임접속을 금지하는 셧 다운제, 대중가요에 대한 모호한 청소년유해매체 판정 등의 제도를 주도 하는 부처로 보이면서 ‘사납고 경직되고, 교조적인’ ‘꼴페미’의 이미지가 형 성된 것이다. 현재의 페미니즘은 여성이면 무엇이든 괜찮다, 라는 식으로 의미가 이 해되면서 더욱 궁지에 몰리고 있다. 엘리자베트 바댕테르가 비판하는 페 미니즘의 희생자주의, 즉 페미니스트들이 악의 근원인 남성의 성을 공격 하면서 인간상을, 한쪽에는 남성적 억압의 희생자(여성), 다른 한쪽에는 절대권을 행사하는 가해자(남성)4로 그리는 방식은 페미니즘을 ‘잘못된 길’로 들어서게 했다는 주장과도 유사한 맥락에 있다. 바댕테르의 페미니 즘에 대한 비판은 단편적인 측면이 없지 않지만, 그가 비판하고 있는 지 점이 오늘날 페미니즘에 대한 오해와 무관하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여성 들은 더 이상 희생자의 위치에만 존재하려 하지 않으며 여성의 삶 전반이 남성 억압과 남성 지배만이 원인이라는 분석틀에는 더 이상 동의하지 않

4) 엘리자베트 바댕테르, 나애리 외 역, 잘못된 길, 2005. 1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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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것이다. 또 한편으로 알파걸처럼 남성들보다 뛰어난 여성들의 등장은 페미니즘 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주장을 동반한다. 여성을 억압하고 차별하 는 사회구조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여성@남성 각 개인의 능력과 노 력 하에 모든 가능성이 ‘평등하게’ 주어진다는 믿음이 팽배하게 된 것이 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페미니즘이 주장하는 여성의 억압과 차별에 대한 변화 요구가 공허한 메아리로, 한편으로는 이기적 여성들의 이해관계로만 보이게 된 측면이 있다. 정말 페미니즘의 시대는 끝난 것인가? 평등은 이 루어졌는가?

3. 페미니즘‘들’과 페미니즘 페미니즘은 정의하기 어려운 개념 중의 하나이다. 그래서 많은 페미니 스트들은 페미니즘이 대개 그 대상과 범위가 다양하고 ‘여성’ 역시 하나 의 통일된 집단으로 실존하는 것이 아니며, 여성‘들’이 존재한다고 설명한 다. 이 여성들은 인종@민족@계급에 따라 다양하게 분열되어 있으며, 그래 서 페미니즘이 아니라 페미니즘‘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혹자는 ‘페미니 즘의 정의는 페미니스트의 수만큼이나 다양하다’라며 페미니즘을 정의하 는 것의 어려움을 표현하기도 한다.

그러나 벨 훅스는 그의 책 『페미니즘 : 주변에서 중심으로』에서 정의 하기 어려운 개념이 된 페미니즘에 대해 단호하게 비판한다. 다양한 페미 니즘은 페미니즘을 정의하는 것이 어렵다거나, 페미니즘의 다양함을 의 미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급진성과 페미니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줄 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또한 여성들끼리의 연대가 불가능하다는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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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을 표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페미니즘 혹은 ‘여성해방’을 무엇으로 정의 하는가? 많은 이들이 여성과 남성의 사회적 평등을 추구하는 운동으로 이해하는데 이는 기만적이다. 자본주의 가부장제 계급 구조 안에 있는 남성들 역시 평등하지 않는데, 여성들은 어떤 남성들과 평등해지기를 원 하는가를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성해방, 페미니즘을 이렇게 극 단적으로 단순화하여 정의한다는 것은, 성차별주의와 더불어 한 개인이 어느 정도로 차별과 억압과 착취를 당하게 될지 결정하는 요소인 인종과 계급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5. 하층계급의 가난한 여성 집단은 자신의 계급, 인종에 속한 남성과 평등 해지는 것을 해방이라고 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이런 남성집단이 성차별 주의에 의해 누리는 특권이 있다면, 그것은 다른 남성 지배집단에 비해 무 기력한 자신들의 남성성을 드러내는 남성우월주의의 과장스러운 표현일 뿐이다. 여성해방이나 페미니즘이 중산층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에 영향 을 미친다는 것을 하층계급 가난한 여성들이 경험적으로 알게 되면서, 이 들 대부분의 여성들은 페미니즘의 긍정적 의미보다는 ‘여성해방’에 대한 부정적 견해에 더 익숙해진다6는 것이다. 때문에 지금 필요한 것은 페미니 즘이라는 용어가 가진 긍정적 의미를 회복하고 유지하기 위한 투쟁이라 고 할 수 있다. 페미니즘은 특정한 여성 집단이나 인종, 계급의 여성에게만 이익을 주 는 것이 아니며, 우리의 삶을 의미있게 변혁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 다. 우리는 페미니즘이 여성들의 삶을 억압하는 가족 관행, 법과 제도, 기 존의 상식들에 도전하며, 성차별의 원인과 구조를 분석하고 그 극복 전망

5) 벨 훅스, 위의 책, 46쪽. 6) 벨 훅스, 위의 책, 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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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모색함으로써 여성운동에 이론적 기반을 제공7할 것으로 믿는다. 그 래서 페미니즘을 남성 지배에 저항하는 다양한 여성들의 운동으로만 설 명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페미니즘에 대한 왜곡을 낳게 된다.

다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페미니즘은 성차별적 억압을 종식시키려는 투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모든’ 여성의 관심사이다.

4. 나는 페미니즘을 지지한다.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은 가수가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새삼스럽게 각인시키며, 노래를 잘 부른다는 것이 어떤 것인가를 ‘강박적’으로 보여준다. 퍼포먼스도 가수의 중요한 요건이 되는 요즘의 현실에서 ‘나는 가수다’가 가수를 정의하는 방식은 낯설다. “나는 00다”라고 하는 것은 다른 것과의 구별을 동반한다. 그 경계는 언제나 논 쟁거리가 되고, 그 정체에 대한 설명을 요구 받는다. 다른 것과의 구별은 또한 그 ‘다른 것’을 배제하고, 경계선 안의 존재는 끊임없이 자기 존재를 증명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페미니스트다’ 또한 힘든 선언이 된다. 페미니스트라고 선 언하는 순간, 페미니스트가 아닌 이들과 구분이 되어야 하고, 그것은 삶 의 태도나 방식으로 증명되어야 한다. 이러한 존재 증명은 앞서 언급한 것 과 같이, ‘나는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증후군을 동반하게 된다. 나는 페 미니스트는 아니지만, 뒤에 곧이어 따라 나오는 문장이 나는 페미니스트 이다가 주장하는 문장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페미니스

7) 벨 훅스, 위의 책, 5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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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이기를 주저하는 것인 페미니스트라는 ‘정체성’이 가져오는 무게만큼이 나 수반되어야 하는 삶의 태도, 방식에 언제나 평가되고 규정당하기 때문 이다. 페미니스트는 어떤 말을 하고, 어떤 말을 해서는 안되며, 페미니스트는 이래야 하고 이래서는 안된다는 페미니스트에 대한 고정관념이 “나는 페 미니스트다”로부터 출발한다. 고정되고 박제된 개념으로서 페미니스트라 는 고정관념으로부터 벗어나려면? 벨 훅스는 많은 이들이 페미니즘이 추 구하는 운동과 그 정치적 실천에 함께 하기를 원한다면, 페미니즘에 대 한 지리멸렬한 왜곡과 오해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나는 페미니스트 다”. “너는 페미니스트인가?”로 서로를 규정하기보다는 “나는 페미니즘을 지지한다”로 표현을 바꾸기를 제안한다. “나는 00를 지지한다.”라는 표현 은 대립보다는 공존을 사고하도록 한다. 따라서 어느 운동, 어느 정체성 이 우선순위인지를 끊임없이 증명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다양한 위 치가 함께 공존하는 운동과 사회변화가 가능하게 하는 출발점이 되는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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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한양교지에서 기고글을 받습니다. •주제 : 자유 •형식 : 비평, 소설, 시 등 모든 형식의 글 •분량 : 자유 jyjk2327@gmail.com으로 보내주세요:)


친절과 서비스로 모시겠습니다! 감정노동자, 그들의 작은 이야기 흔히 노동자의 이미지를 머릿속으로 그려본다면, 여러분은 어떤 모습이 떠오 르시나요? 대부분 사람들은 따가운 땡볕 아래 땀 흘리며 일하시는 아저씨들 의 모습을 상상할 것이고, 다른 대답들도 아마 이 범주에서 벗어나지는 않을 것 같네요. 그동안 우리는 너무나 당연하게 ‘그들’의 존재를 여겨왔을지도 모 르겠습니다. 그들의 친절과 서비스는 오늘날의 현대인들에겐 당연시 누려야 하는 하나의 의무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편집위원 이동주 sentiment22@naver.com


감정노동,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사람의 노동은 여러 가지로 나누어집니다. 직접 생산자가 되는 육체노 동과 의사, 변호사 등 기술에 관련된 정신노동이 대부분의 사람이 알고 있는 노동의 종류입니다. 그런데 조금 색다른 노동이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감정 노동(emotional labor)1이 그것이지요. 감정 노동은 긍정적, 중립적, 부정적 노동으로 다시 나누어집니다. 고객 을 왕으로 여기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긍정적 감정 노동, 판사와 같이 어 떤 상황에서도 중립적인 태도를 잃지 않는 중립적 감정 노동, 그리고 위압 적인 자세를 취해야 하는 빚 독촉업자들이 부정적 감정 노 동의 대표적인 예가 되겠습니다. 이렇듯 여러 종류의 감 정 노동이 있지만, 이 글에서 다루게 될 주제는 긍정적 감정 노동자, 바로 그들의 이야기입니다.

오늘도 그들은 묵묵히 자신들의 자리를 지키고 있습 니다. 우리가 무심코 스쳐 지나간 그곳에서 말이죠. 백 화점 매장 근무자, 간호사, 은행원, 승무원들은 대표적인 긍정적 감정 노동자들입니다. 주로 서비스 정신이라는 옷을 입고, 미소라는 가면을 씁니다. 아, 여기서 가면이라 함은 그들 의 미소가 거짓이며 가식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감정’을 통제 해야 하고, ‘감정’을 제공해야 하며, 자신의 ‘감정’이 어떻든 간 에 누군가를 만족시켜 주어야 하는 그들에게 자신들의 감정을 드러낸다는 것은 큰 실수이자 직업정신에 어긋나는 행위입니

1) 감성노동 이라고도 함. 글에서는 편의상 감정노동으로 통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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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따라서 미소라는 가면 속에 자신들을 감춰야만 하지요. 즉, 자신의 감 정이 어떠하든 친절로 손님들을 대해야 하는 것이 그들의 의무입니다. 이들이 친절하게 고객을 대하고 본업에 충실한 이상, 전혀 문제 될 것 은 없어 보입니다. 그들의 ‘감정’을 통제하는 것은 분명히 어렵고 힘든 일 이지만, 그것은 결국 그들의 일이며 의무이니까요. 하지만,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요즘의 무개념+몰상식 이단콤보의 소비자들은 그들을 위협하 는 악어떼와도 같습니다. 그들은 하루에도 몇 십번씩 반말을 일삼고, 노 동자들을 무시하며 심지어는 욕설로 대하기 일쑤입니다. 물론 모든 고객 을 싸잡아 욕하는 것은 지나친 일반화가 되겠지요. 친절하고 예의 바른 고객 또한 존재하니까요. 그러나 하루 99명의 착한 고객들의 응답보다 1 명의 몰상식한 고객이 주는 상처와 스트레스 중 어떤 것이 그들에게 미치 는 영향이 더 클까요? 그리고 하루 이틀이 지나 그 상처가 누적된다면요?

“일하는 동안 나는 감정 없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스타킹 벗어 달라”는 말에도 웃어야 하는 감정노동자 항공사 승무원으로 2년간 근무했던 김 모 씨(26)는 업무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 고 지난해 퇴사를 결심했다. 그는 “호텔이나 커피숍에서도 받을 수 있는 고급 서비 스에 익숙해진 손님들이 비행기 내에서 물적 서비스 외에 인적 서비스를 받길 원한 다”며 “특히 인적 서비스에 외모 요건이 들어가는 양 외모를 지적당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옷이 흐트러진 것은 물론 색 있는 렌즈를 착용하거나 속옷의 색깔이나 라인, 심지어 얼굴에 멍이 든 것도 지적하는 승객이 있다”며 “가끔 남자 승객들이 지적할 땐 성희롱 당하는 기분도 들지만, 회사 방침상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는 노릇”이라 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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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서비스를 할 때마다 보조개가 이쁘다는 식으로 치근덕거리는 승객이 있어도 서비스 구역으로 배정 받으면 10시간 동안 웃으면서 서비스를 해야하는 경우도 생긴다”고 덧붙였 다. 김씨는 또 “동료의 경우 승객으로부터 지 금 신고있는 스타킹을 벗어달라는 말까지 들 었지만 웃으면서 응대할 수밖에 없었다”며 하소연하기도 했다. 성희롱의 경우 회사 방침상 보고를 통해 재 재를 할 수는 있지만 회사에서 “좋게 얘기할

대표적 감정노동자인 여자승무원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기 때문에 회사에 보 고하는 것을 망설이게 된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김씨의 경우 스트레스로 인해 소화불량과 구토증세를 보였고 몸에 두드러기가 나기도 했다. 그는 “감정을 표현 못하고 항상 참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 경제신문 파이낸셜뉴스

위는 감정 노동자의 고충을 느낄 수 있는 기사의 일부 내용입니다. 감 정 노동자 중에서도 특히 여성에게 감정노동을 심하게 요구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실정입니다. 자신이 느낀 성적 수치심과 억울함을 표출하려 해도, 회사는 이를 묵인해버리기 때문에 그 상처와 스트레스는 더 커지는 것입니다. 또한, 여성뿐만 아니라 시간제 아르바이트와 저임금을 받는 서 비스직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상대적으로 힘이 없고 전문성이 부족한 사 람들이기 때문에, 전문직보다 대우받지 못하고 아픔을 삭혀내야 하는 경 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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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노동 강요하는 사회 그렇다면 이와 같은 감정노동은 어디서 비롯한 것일까요? 산업이 고도로 발달함에 따라, 사람을 상 대하는 서비스업의 성장도 가속화 되었습니다. 고객을 끌어들이고 경 쟁업체와의 대결에서 승리하기 위 영화 ‘핸드폰’의 극중 장면. 극중 감정노동자인 정이

해서 친절과 서비스는 필수불가결

규(박용우)의 분노가 사건의 발단이 된다.

한 요소가 되어버린 것이죠. ‘고객은 왕이다’라는 말처럼, 결국 현대 사회 의 경영은 이를 목적으로 사원을 교육하고 감정 노동을 강조하는 데 주 력하게 됩니다. 이와 같은 기업의 모습은 실제로 행해지는 사원교육에서도 잘 드러납 니다. 경영주들은 사원들을 극기 훈련을 시키기도 하고, 인성교육과 더불 어 감성교육을 병행하기도 합니다. 예절교육 또한 필수이고요. 이렇게 제 대로 훈련(?)하지 않으면,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을 테니 까요. 그들은 근무 시간에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습니다. ‘미스터리 쇼퍼’ 를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기업에서 파견하여 손님으로 위장한 그들은 시 시각각 사원들의 태도를 관찰하고 점수를 매깁니다. 이 요소는 이후 사 원의 승진이나 퇴출의 한 자료가 되기도 하지요. 감시 카메라도 어김없이 등장합니다. 직원의 태도를 온종일 녹화한 후, 평가의 잣대로 여기는 것이 지요. 이러한 형식적 서비스 교육의 남발은 분명히 부작용을 야기하기 마 련입니다.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친절과 강압적인 교육의 산물은 다르다는 것을 많은 기업은 모르고 있나 봅니다. 그렇다면 고객의 입장을 한번 살펴볼까요. 고객들은 자신의 편익을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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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돈을 지불하고, 그에 합당하는 서비스와 대우를 원합니다. 그 비용은 자신들이 힘들게 얻은 돈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최고의 가치를 얻으 려 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 과정에서 감정 노동자와 고객 사이의 ‘대화’ 와 ‘존중’은 존재하지 않게 됩니다. 그저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최대로, 최 단시간에 얻으려 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예의조차 생략하게 됩니다. ‘친절’ 로 그들을 대해야 하는 감정노동자와 자신들의 ‘대우’를 원하는 고객들 사이에 근본적인 초점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사회 전반이 여전히 ‘손님은 왕’이라는 인식에 젖어있는 것도 참 문제입 니다. 비용을 지불하는 만큼의 서비스를 받으려 하는 고객들의 마음은 이해되지만, 그것이 진상 고객들의 반말과 몰상식을 대변할 수는 없습니 다. 그들의 비신사적인 행위는 ‘손님은 왕’이라는 그럴듯한 말에 포장되어 점점 심해져만 가고, 감정 노동자들의 상처는 아물 날이 없습니다. 오늘 도 그들은 감정을 묵살한 채, 고객의 시중노릇을 들어야만 합니다. 고객 이 원하는 대로, 회사가 시키는 대로 오늘도 그들은 묵묵히 일합니다. 이 미 가슴속의 상처는 곪아 터져가고 있는데도 말이죠.

아물지 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그들

유명 금융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수경 씨(31세) 지금까지 본사 여러 부서에서 근무해 왔으나, 최근 영업부서로 자리를 옮기면서부 터 자주 가슴이 답답해지고 소화도 잘 안 되는 등 고통이 심해졌다. 본사 근무 시 절에 야근을 밥 먹듯이 할 때에도 특별히 신체적으로 이상한 점은 없었는데, 영업 부서로 옮기고 직접 고객을 상대하면서부터 스트레스가 심해진 것이다. 업무 특성 상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고객을 상대할 때에도 항상 웃는 얼굴로 응대해야 하 고, 심지어는 고객이 심한 욕설과 폭언을 하더라도 싫은 표정 한번 내비치지 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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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하므로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심각해졌다. 최근 들어 고객접점부서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고객 을 상대하면서 생긴 스트레스로 인한 두통, 우울증, 위장질환, 호흡기질환 등의 고 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버클리대학의 사회학과 교수인 혹스차일 드(Hochschild) 교수는 인간 노동의 유형을 육체노동과 정신노동 이외에도 직업 상 자신의 감정상태를 숨기고 다른 표정이나 행동을 해야 하는 상황을 감정노동 (emotional labor)라고 부르면서 감정노동에 대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였다. 앞서 예를 든 한수경씨의 경우도 감정노동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신체적인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2

감정 노동자들의 고충은 상처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앞서 말했듯, 아물지 않은 상처는 끝내 곪아 터져 나오게 됩니다. 평생을 숨기고 살아가려 해도, 아픈 기억들을 안고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니까요. 실 제로도 많은 감정 노동자들은 퇴직 후 상당한 직업 스트레스를 겪습니다.

감정 노동이 과중해지면서 가장 먼저 나타나는 공통적인 현상은 약자에게 공격성 을 드러내는 것이다. 하급 직원이나 나이 든 부모에게 짜증을 부리고, 기혼 여성의 경우엔 아이들에게 화풀이를 한다. 겉으로는 웃으면서 마음은 침체의 늪에 빠지는 가면(假面)우울증, 내가 남이 된 것 같은 이인화(異人化)현상도 겪는다. 자신이 못나 이런 데서 일한다는 자기 비하를 하거나, 자기 존중심이 사라지는 것도 이들의 특징. 심한 경우 감정 불감증 상태에 이르기도 한다. 궁극에는 자신의 억눌린 감정을 풀지 못해 나타나는 일종의 화병에 시달리게된다.

2) 출처: Hup compang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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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욕상실로 심신의 피로를 호소하는가 하면 소화불량. 불면증. 생리불순. 과민성 대장증후군과 같은 심인성(心因性)질환을 호소하기도 한다는 것.

다음은 감정 노동 스트레스 증상의 일부입니다. 공통적인 현상은 약자 에게 공격성을 드러낸다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모습, 우리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장면이 아닌가요? 상대적으로 약자인 감정 노동자들을 대하는 고객들의 일상적인 태도가 스트레스 증상의 일부와 일치하고 있 었습니다. 자신들이 가장 싫어했던 고객들의 모습이, 그들의 일상생활에 서 배어 나오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들이 당했던 바로 그대로 말이죠.

이제 우리가 되돌아볼 차례 육체적 노동에 관해서는 사회 제도적 장치가 그나마 마련된 실정이지 만, 서비스업과 같은 감정 노동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땀 흘리며 일하지 않으니 힘들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네, 사실 감정 노동이 힘든 일은 아닙니다. 사람을 상대하는 서비스직이 물리적인 ‘힘’이 드는 일은 결코 아니겠지요. 그러나 그들의 미소 뒤에 숨 겨진 상처를 이제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반말이나 폭언과 같은 행위 또 한 근절되어야 하겠습니다. 직원들의 인성 교육 이전에, 소비자 자신의 모 습을 되돌아볼 차례입니다. 또한, 고강도의 감성 노동은 자제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형식적인 친절과 서비스를 강압적으로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마음의 서비 스를 배워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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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너무 거슬리는,

당신들의 심의기준 하늘을 날 듯 기분이 좋을때면 나도 모르게 콧노래가 나온다. 슬퍼 도 슬퍼할 수 없을 때, 사무치는 서러움을 어느 누구에게도 토로할 수 없을 때면 노래가 눈물이 되어주고 벗이 되준다. 그런데 누군가 당신의 소중한 노래에 유해라는 딱지를 붙인다. 고작 몇 가지 단어 때문에. 당신은 이러한 상황을 납득할 수 있는가?

부편집장 김선주 yamijanggun@nate.com


도대체 알 수가 없어, 청소년 유해매체 선정의 기준

취했나 봐 그만 마셔야 될 것 같애 비가 떨어지니까 나도 떨어질 것 같애 뭐 네가 보고 싶다거나 그런 건 아냐 다만 우리가 가진 시간이 좀 날카로울 뿐 이제는 술을 마셔도 눈물 없이는 마시질 못해 아무리 병을 비워도 너만 더 생각해 살아서 뭐해 넌 내 곁에 없는데 혼자 뭘 어째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난데 너무 재수 없는 직장상사 얘기 별수 없이 아저씨 되는게 뭐가 대수 이담에 소주 한잔 할 때까지 답장은 필수 always miss you1 지금 당신 앞에는 이 세 곡이 놓여있다. 비슷한 주제가 담긴 이 곡들 중에서 한 곡만이 청소년 유해매체 곡으로 지정되었다. 자 그럼, 당신이 청소년보호위원회 소속이라고 가정해보자. 일정한 기준을 가지고 세 곡 을 평가하여 한 곡만을 청소년 유해매체 곡을 결정한다고 할 때, 당신이 라면 어떤 곡을 지정하겠는가? 같은 기준 아래에서 한 곡만을 꼽아 유해 매체 곡으로 지정한다는 것이, 당신은 가능한가?

1) 순서대로 비스트 ‘비가 오는 날엔’, 포맨 ‘못해’, 조PD ‘친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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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누구기에 판단한다는 거야? 청소년 유해 매체물을 판단하는 주체는 여성가족부 산하의 청소년보 호위원회이다. 이들은 유해환경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청소년 유해매체물, 청소년 유해약물 등을 심의@결정할 권한을 가진다. 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유해매체물 판정을 받게 되면, 청소년보호시간대에는 전파 를 탈 수 없다. 청소년보호위원회는 여성가족부장관이 제명하는 청소년 업무담당 공무원에 대한 대통령의 임명으로 이루어지며 위원장 1인을 포 함하여 11명 이내로 구성되고 있다.2 1997년 발족하여 지금까지 이어져오 고 있는 이들은 아래와 같은 청소년 유해매체물 심의기준을 가지고 있다.

•청소년에게 성적인 욕구를 자극하는 선정적인 것이거나 음란한 것 •청소년에게 폭악성이나 범죄의 충동을 일으킬 수 있는 것 •성폭력을 포함한 각종 형태의 폭력행사와 약물의 남용을 자극하거나 미화하는 것 •청소년의 건전한 인격과 시민의식의 형성을 저해하는 반사회적ㆍ비윤 리적인 것 •기타 청소년의 정신적@신체적 건강에 명백히 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것

심의기준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언뜻 이들의 판단이 타당성을 가지는 듯 보이나, 이 기준을 들여다보면 사정이 달라진다. 심의기준이라고 명명 된 고작 몇 줄의 문장을 읽는 순간, 우리는 알 수 있다. 기준이 유명무실

2) 네이버 백과사전 ‘청소년보호위원회’ 검색.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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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다는 것을. 많은 이들이 표현하는 것처럼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격인 것을 말이다.

심의기준이 모호성을 만났을 때 청소년 유해매체물 심의는 말 그대로 유해한 영상, 노래 등으로부터 청 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알고 있는 것보다 알아야 할 것들이 더 많고 배워야 하는 것들이 훨씬 많은 청소년이기에, 그들이 온전히 자랄 수 있게 어느 정도의 울타리를 쳐 보호해 주는 것은 마땅히 사회가 해야 할 일이다. 그런 점에서, 앞서 살펴본 청소년 유해매체물 심의기준이 언급 하는 음란, 폭력, 약물 등의 개념에는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러나 문제는, 현재 심의기준에는 개념은 있되 그 정도가 명확히 규정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모든 경우의 수를 포함하 면서도 자로 잰 듯이 명확 한 규정이 존재한다는 것 은 불가능하다. 그 많은 경 우의 수를 모두 헤아릴 수

취중진담을 부르는 김동률과 김조한. 똑같은 가사임에도 리메이 크곡만이 청소년 유해매체물 판정을 받았다. 도대체 규정이 어

도 없을뿐더러 시간이 흐

떻길래 이러한 판정이 가능한 걸까?

를수록 이는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기준은 약간씩의 모호 성을 띔으로써 판단에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놓는다. 그 러나 청소년 유해매체물 심의기준의 경우, 이를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그 모호성이 너무나 광범위하다. 위 기준들만으로는 어느 정도의 음란성이 청소년에게 유해한 것인지, 어느 정도의 음주에 대한 언급이 그들에게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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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 알 방도가 전혀 없다. 그러다보니 그 때 그 때 판단을 내리는 사람에 따라서 그 기준이 달라져 편파적 판정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똑같이 술에 대해 언급했어도 어떤 곡은 오랜 시간동안 애 창곡으로 사랑받고 있고(조PD ‘친구여’) 어떤 곡은 발표 되자마자 유해매 체 곡으로 선정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비스트 ‘비가 오는 날엔’). 뿐만 아니라 이와 같은 모호한 심의기준은 창작의 자유를 억압하는 도 구가 되기도 한다.

…… 술을 연상케 하거나 클럽 등 유해업소가 등장하고 선정적인 내용이 가사에 포함됐 다는 이유로 유해매체판정을 받았다. 이에 가요계와 음악팬들은 여성가족부 유해매체판정 심의 기준의 모호성을 지적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가사의 앞뒤 문맥과 상 관없이 단어 하나 때문에 유해매체판정을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심지어 ‘시적 허용’ 개념으 로 받아들일 수 있는 은유적 표현까지도 애써 선정적으로 해석하기도 한다…….3

위 기사에서 볼 수 있듯 심의기준에 속한 개념이라면, 이를 이용한 은유 적 표현조차 가요에 있어서는 허용되지 않는다. 가혹하게 여겨지더라도 어 쩌면 수긍하는 이도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잠깐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가요가 아닌 미술, 가깝게는 영화를 보더라도 ‘예술성’이라는 명목 아래 선 정적인 주제가 종종 등장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가요’라는 범주에 있어서 더욱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는 것은, 그 어떤 예술 분야보다도 대중에게 가 깝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대중에게 보다 가깝다는 이유로, 그래서 그 영향력이 크다는 이유로 음악에 있어서의 창작의 자유를 규제한다는 것은 옳다고 여겨질 수 있는 걸까? 그리고 이는 정말 효과가 있는 것일까?

3) ‘쏟아지는 유해매체판정 곡, 왜 노래만? 가요계 억울 항변‘, 뉴스엔 2011.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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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의 자유와 규제의 필요성 사이에서 유해 매체물이 전파를 탈 수 없는 청소년보호시간대는 평일 오후 1시부 터 10시, 주말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이다. 하루 24시간 중 절반 정도의 시간을 방송매체에서 금지시킴으로써 청소년의 눈과 귀를 보호하는 것이 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보호시간대에 포함되지 않는 나머지 절반의 시간에는 유해매체곡과 그렇지 않은 곡들의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다. 문 제는, 오히려 이 시간대에 방송매체를 접하는 청소년이 많다는 점. 법으로 정해진 보습학원이 문 닫는 시간도 이 즈음이며 하다못해 드라마 편성의 황금시간도 이때가 아니던가. 그러니 청소년보호시간대의 효율성은 낮을 수밖에 없으며 이는 규제의 저조한 효과성으로 이어지게 된다. 한편, 규제의 효과성이 낮다고 하여도 유해 매체물 판정을 받은 곡들 은 그와는 상관없이 제약을 받게 된다. 이 곡들은 청소년보호시간대에 방송이 금지될 뿐만 아니라 인터넷상에서는 성인 인증 과정을 거쳐야만 들을 수 있다. 더군다나 음반에는 ‘19세 이하 판매 금지’ 스티커를 붙여 판 매되어야만 한다. 이러한 제재들은 음반 수익과 직 결되기 때문에 불이익을 피 해가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 중 하나를 택해야만 한다. 문제가 된 부분을 수 정하거나, 아예 처음부터 심의기준에 언급된 개념 자 체를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동방신기의 '미로틱'은 심의에 걸려 가사를 바꿔야만 했던 노래

문제 발생 가능성을 제거

의 대표적인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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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 부분에서 창작의 자유성과 규제의 필요성의 대립이 발생한다. 10대부터 50대, 60대까지 두루 즐길 수 있기 때문에 ‘대중가요’라고도 일컬어지는 가요는 모든 세대를 수요자로 하는 예술의 한 분야이다. 그런 가요이기 때문에 사랑을 노래하고, 꿈을 이야기하고, 인생을 노래하는데 청소년에게는 다소 유해한 표현이 사용될 수도 있다. 나이대에 따라 삶의 모습도 다르니 어쩌면 그것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청소년 에게 유해한 개념 자체가 들어갔다는 것만으로 유해 매체물 판정을 내리 는 것은, 가요의 주 향유 대상을 10대로 끌어내리겠다는 것과 마찬가지이 다. 심의에 통과되기 위해서는 작곡가@작사가가 원하던 원하지 않던 반드 시 청소년을 고려해야만 한다. 비록 그들이 20대, 30대를 생각하며 창작 에 임했다고 해도 말이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자유로워야 하는 창작 활동 이 틀에 갇히게 된다. 대중가요가 청소년의 전유물로 전락하는 일종의 역 차별 역시 발생한다.

애물단지 같은 그대, 그래도 있어야만 한다면그럼에도 청소년 보호를 위한 심의기준의 필요성은 부정할 수 없다. 앞서 이야 기 했듯, 이는 마땅히 사회 가 해야 하는 의무 중 하나 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 금처럼 모호한 기준으로는

실제 여성부 홈페이지에 올라왔던 항의글. 말도 안돼는 이 글들

청소년을 제대로 보호할

는지를 보여준다.

은, 위원회의 심의 결과를 대중들이 얼마나 수긍하지 못하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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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없으면서도 당연히 보장해야 할 예술분야의 창작의 자유성은 침해하 게 된다.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비판은 비판대로 받을 수밖 에 없는 것이다. 이를 증명하듯 요즘 여성부 홈페이지는 청소년 유해매체 물 판정을 비꼬는 글들로 가득하다. 법원에서조차 현재 심의기준의 문제 점을 언급하며 창작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더욱 명확 한 기준을 담은 새로운 심의기준이 절실히 필요한 순간임이 분명하다. 정 말로 대다수가 판정 이유에 수긍할 수 있도록 하는 기준 말이다.

……재판부는 “술(주류)은 청소년유해물로 정해져 있긴 하지만, ‘술’ 또는 ‘술에 취해’라는 문구가 음악파일에 포함돼 있다고 해서 술을 마시고 싶다는 강한 호기심을 유발하고, 결국 음주를 조장한다고 섣불리 단정할 수 없다”며 …… 또 “오히려 오래전부터 문학작품이나 대 중문화예술에서 작가는 ‘술을 마시는 내용’을 작품에 포함시켜 인간의 복잡한 내면 감정을 외부에 드러냄으로써 작품의 예술적인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며 “대중음악에서 창작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점에서도 허용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4

마트에서 청소년이 보는 곳에 주류를 진열한다고 해서 마트를 유해한 장소로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은 전면에 술이 중요한 기제로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떡하니 교과서에 실려 있다. 헌 데 고작 ‘술’이란 단어가 들어있다는 이유만으로 지금도 많은 곡들이 청소 년 유해 매체물 심의에 들어가고, 유해 매체물 판정을 받고 있다. 과연 다 음엔 어떤 곡이, 어떤 이유로 유해 매체물 판정을 받을 것인가. 언제쯤 우 리 모두가 유해 매체물 판정에 대해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까?

4) ‘술’ 들어간 노래 ‘19금 딱지’ 법원서 제동, 한겨레 2011.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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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 즐겨보자, 영화제!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템플스테이 Impression in USA


즐겨보자, 영화제! 소소하고 사사롭게 편집위원 유수빈 hellosoop@nate.com


우선 이 글을 읽기 전에 아래의 짧은 설문에 답해주시길. 1.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영화 평점을 보고 영화표를 예매해본 적이 있다. 2. 스치듯 지나간 광고의 기억을 통해 영화를 골라 본 적이 있다. 3. 영화 뭐 그거, 영화관에 가서 시간 맞는 걸로 대충 골라 봐도 된다고 생각한다. 이 글은 위의 질문 중 하나라도 ‘그렇다’고 답한 당신을 위해 쓰인 글이다. 여기 한 번이라도 ‘영화 뭐 보지?’라는 고민을 해본 당신에게 영화를 즐기는 또 하나의 방 법으로 ‘영화제’를 소개한다.

영화제라고하면 ‘대종상영화제’나 ‘부산국제영화제’같이 유명하고 큰 규 모의, 뭔가 범접하기 어려워 보이는 영화제가 먼저 떠오르는 것이 당연하 다. 따라서 ‘난 그저 영화를 즐기고 싶을 뿐인데, 영화제씩이나_?’라고 생 각하는 당신이라면 더더욱 이 글을 추천한다. 지금부터 소개할 영화제들은 당신이 알고 있던 영화제처럼 화려하지 않아 시시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나름의 소소하고도 사사로운 즐거움이 가득한 영화제와 함께 조금 더 색다르게 영화를 즐겨보자! 익 숙한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한 손엔 팝콘을 들고 영화를 즐기며 쌓아가 는 마일리지보다 더 크고 뿌듯한 충족감을 선사할 테니.

Part1. 갑갑한 도심 속에서 함께한 여름날의 영화제 유난히도 비가 많이 왔던 올 해 여름의 습습한 기운을 날려주었던 상 쾌하고도 청량했던 영화제들을 소개한다. 특히나 소개할 영화제는 올여 름 열렸던 수많은 영화제들 중에서도 지하철을 타고 가벼운 마음으로 쉽 게 즐길 수 있었던 영화제 3군데. 순서대로 미쟝센 단편영화제, 시네마디 지털서울, EBS 국제다큐영화제다. 모두 도심에서 열린 만큼 갑갑한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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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피해 잠깐의 휴식을 취하기로는 안성맞춤이었다.

•미쟝센 단편영화제 (2011. 6. 24~ 30, CGV 용산) ‘I♥SHORTS!’를 슬로건으로 하는 10번째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장르의 상상력 展”이 라는 명칭 아래 여전히 ‘장르’를 매개로 감독과 관객을 이어준다. 그리고 단편영화와 관객이 소 통하는 장을 마련하고 있었다. 기존 단편영화제 들의 프로그래밍과는 명백히 차별되는 장르별로 영 역과 특징을 세분화한 새로운 컨셉은 미쟝센 단편 영화제를 더더욱 빛나게 해주었다. 단편영화 감 독들이 발산한 새로운 상상력과 감수성, 재능 과 재기 발랄한 진심을 관객은 비정성시(사 회적 관점을 다룬 영화), 사랑에 관한 짧은 필

름(멜로드라마), 희극지왕(코미디), 절대악몽(공 포, 판타지), 4만번의 구타(액션, 스릴러)등으로 구성

된 프로그램을 통해 한껏 만끽할 수 있었다.

•시네마디지털서울 영화제 (2011. 8. 17~ 23, CGV 압구정) 올해로 제5회를 맞이한 시네마디지털서울 영화제(이하 CINDI 영화제)는 8월 17일, 개막작 홍상수감독의 <북촌방향>을 시작으로 하여 6박 7일 동 안 열렸으며 23일 네 개의 카멜레온 상과 버터플라이 수상작의 발표로 막을 내렸다. 이번 CINDI 영화제에서 가장 인상 깊고 여운이 남았던 프


로그램을 꼽자면 ‘과거와 현재, 상상 과 현실이 만나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당당하고 자신 있게 예고하던 ‘CINDI 올 나잇’이다. CINDI 올나잇 을 통해 김기영 감독의 ‘사라 진 줄 알았던’ 1955년 데뷔작 <죽엄의 상자> 를 볼 수 있었는데, 이는 현재 사운드 네거가 유실되어 영상만 존재 하는 상태의 작품에 (어어부밴드로 잘 알려진) 백현진과 그의 세션맨들이 참여해 사운드를 새로이 ‘입히는’ 독특한 시도였다. 따라서 마치 무성영화 를 위한 반주를 하듯이 펼쳐지는 라이브 연주와 함께하는 밤 12시의 영 화 상영은 매우 특별한 경험으로 관객에게 다가오기도 했다. 사운드를 새 로이 ‘입히는’ 시도(혹은 실험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는 이전의 영상의 차원 을 넘어서는 새로운 창조를 이끌어낼 수 있었던 인상 깊은 시간이었다.

•EBS 국제다큐영화제 (2011. 8. 19~ 25, EBS-Space, 삼성전자딜라 이트다목적홀, 롯데시네마, 아트하우스 모모, 두산 아트스퀘어) 서울시 곳곳에서 펼쳐져 더 쉽게 즐길 수 있었던 EBS 국제다 큐영화제(이하 EIDF2011)은 우리에게 익숙한 한국교육방송 공사(EBS)에서 주최하는 부분경쟁 국제다큐멘터리페스티벌 이다. 장르가 다큐멘터리다보니 영화관에서 쉽게 즐기던 액 션, 드라마등의 장르보다 지루하고 따분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막상 다가가 즐기다보면 생각하던 것보 다 훨씬 많은 즐거움을, 생각을 얻을 수 있다. 게다가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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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 다큐멘터리계를 주도하고 있는 최고의 화제작들을 만나볼 수 있는 ‘월 드 쇼케이스’ 프로그램부터 비교적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짧은 시간 안에 강렬한 메시지를 던지는 ‘단편 다큐멘터리’ 프로그램까지 골라 보는 재미 도 쏠쏠한 것이 장점이다. 개인적으로는 힙합, 삼바, 록, 클래식 등 다양한 음악장르들을 다루어 하모니와 화합, 저항과 발언, 치유의 목적을 이루어 내는 음악의 거대한 활력을 눈과 귀를 통해 보고 느낄 수 있었던 ‘뮤직 다 큐멘터리’ 프로그램이 가장 매력적이었다.

여기서 잠깐, 덧붙여 소개하고픈 여름날의 영화제가 하나 더 있다. 그 것은 바로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이하 JIMFF)다. 비록 서울에서 하는 영화제 가 아니라 가볍게 즐기기엔 조금 무리가 있기도 하지만 여름날 갑갑한 도 심을 벗어나 자연과 함께 영화를, 영화음악을 즐기기엔 이만큼 좋은 영화 제도 딱히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소개한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 (2011. 8. 11~ 16, TTC복합상영관, 제천영상 미디어센터 <봄>, 청풍호반무대, 수상아트홀, 문화의 거리, JIMFF 스테이지 등 제천시 일원) “물만난 영화 바람난 음악”라는 캐치프레이즈답게 자연과 함께 하 는 JIMFF 2011는 의림지, 청풍호반 무대 야외상영장과 같은 자연 속에 서 영화를 상영하며 100여편의 영화상영 및 30여회의 음악공연을 펼쳤 다. 특히나 다른 영화제들과는 달리 알차게 준비되어 있던 음악프로그램 ‘원 썸머 나잇’은 호수와 산으로 둘러싸인 청풍호반 야외무대에서 영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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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과 음악공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패키지 프로그램으로 한 여름 밤, 시 원한 바람과 매혹적인 풍광을 무대로 특별한 장르의 영화와 열정적인 뮤 지션들의 공연을 즐길 수 있던 시간이었다. 그리고 보다 다양한 장르, 보 다 가까이에서 깊이 있는 라이브를 즐기고 싶은 음악 팬들을 위한 라이 브 콘서트 프로그램 ‘제천 라이브 초이스’ 역시 자유로운 여름밤을 즐기기 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리고 JIMFF가 영화와 음악을 말하는 만큼 ‘세계 음악영화의 흐름’ 프로그램에서는 장르 구분 없이 음악을 소재로 한 다양한 최신 음악영화 를 접할 수 있었다. 음악이 소통의 중심이 되는 다양한 주제와 장르의 최 신 음악영화들을 접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들썩이는 몸과 자유로워지는 영혼을 누구나가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이렇듯 자유로움과 편안함을 만 끽할 수 있던 JIMFF 2011은 세대를 초월하여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영화들로 구성된 ‘패밀리 페스트’를 통해 가족중심의 휴양영화 제의 성격을 띠면서 더더욱 한 여름날의 휴가같은 느낌의 영화제였다.

Part2. 스산한 가을바람에 시릴 당신의 곁을 채워줄 영화제 뜨거운 여름을 함께했던 영화제만큼이나 다가오는 올 가을에도 영화 제는 풍성하게 열릴 예정이다. 선선한 가을바람과 함께 할 영화제로는 어 떤 것이 있을까?

•인디애니페스트 (2011. 9. 22~ 27,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제7회 인디애니페스트 <7(칠)>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에게 벽이 있다 면, 새롭게 칠하겠어. 색색의 무지개 빛으로 채우고 희망을 얘기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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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순수한 열정이 느껴지지 않는가. 한국의 독 립 애니메이션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영화제는 ‘독립’, ‘실험’, ‘열정’, ‘비전’의 가치를 안고 한국의 독립 애니메이션 감독들이 중심이 되어 함께 만드는 영화제다. 올가을 애니메이션을 통해 음악, 영화, 연극, 미술 등 다양한 장르와의 만남으로 예술적 확장을 꿈꾸는 인디애니페스 트와 함께 해보는 것은 어떨까. 난해하게만 느껴지던 독립 애니메이션이 즐겁고 명쾌하게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으로 느껴지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국제초단편영상제 (2011. 9. 29~ 10. 4, CGV 구로, 디큐브 시 티 등 서울시 구로구 일대) 디지털시대의 영화는 영화관에서 보는 것만이 아니라 인터넷과 모바 일, 지하철 모니터, 건물 내 모니터등을 통해 일상 어디서나, 언제든지 감 상할 수 있는 것이라는 색다른 생각에서 시작된 서울국제초단편영상제 (SESIFF)는 2009년 아시아 최초 초단편영화제로 첫 출범했다. 그 의도에

맞게 SESIFF는 ‘찾아가는 영화제’라는 모토로 서울메트로 지하철과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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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 모니터가 있는 실내 등에서 영화를 상영하기도 했다. 다공간 멀티 플랫폼 영화제를 지향하며 일상으로 들어온 영상문화 속에서 관객들의 좀 더 편리하고 손쉬운 영화감상과 영화제 참여를 유도하는 SESIFF에서 ‘군더더기 없는 짧고 강렬한 화법’을 느껴보자.

•서울국제건축영화제 (2011. 10. 20~ 24, 이화여자대학교 ECC 아 트하우스 모모) 건축과 영화라 뭔가 어색한 조합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어색한 만큼 색다른 느낌을 가져다주지 않는가. 2009년을 시작으로 올해 3회를 맞이하는 서울국제건축영화제(이하 SIAFF 2011)는 국내 최초로 건축을 테 마로 한 비경쟁 영화제이다. SIAFF 2010이 지난해 70% 이상의 높은 관객 점유율을 기록하며 큰 주목을 받은 만큼, 지난해 보다 상영 영화수를 늘 린 SIAFF 2011 또한 건축과 영화를 이해하는 새로운 장이 될 것이라 는 기대가 된다. 개막작은 차드 프리드리히 감독의 2011년 작품 <프 루이트 아이고>로 인간의 삶과 건축의 관계를 깊이 조망한 다큐멘 터리이다.

지금까지 올 여름에 함께 한 영화제들과 올 가 을을 함께할 영화제들을 살펴보았다. 어 떤가, 영화제. 생각보다 복잡하지 도, 범접하기 어렵지도 않다. 이 정도면 한 번 즐겨볼만하 다는 생각이 슬며시 들었 다면 주저 말고 영화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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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겨보자! 소소하고 사사롭게. 그 소소한 영화제는 당신에게 그저 그런(so so한) 영화보다 시시하지 않은, 사사로운 재미를 줄 것이니!

•참고 - 미쟝센 단편영화제 공식 사이트 http://www.msff.or.kr/2011 - 시네마디지털서울 영화제 공식 사이트 http://www.cindi.or.kr - EBS 국제다큐영화제 공식 사이트 http://www.eidf.org/2011 -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공식 사이트 http://www.jimff.org/jimff2011 - 인디애니페스트 공식 사이트 http://www.ianifest.org/2011 - 서울국제초단편영상제 공식 사이트 http://www.sesiff.org/4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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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포커스 귀가 길에 보는 노을, 기분 전환으로 찾아간 공원의 나무숲… 당신이 보는 세상은 어떤 색인가요? 여러분의 시선을 한양 교지에 담아보세요.

•제 목 : 여행, 일상, 인물 등 자유 •규 격 : 640 x 480 이상 •상 품 : 1만원 상당의 도서 상품권 •접 수 : jyjk2327@gmail.com


를 나

찾아 떠나는 여행,

템플스테이 반복되는 일상 속,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다름이 없게 느껴졌다. 목표를 향해 달려가 는 것이 아니라 꾸역꾸역 하루를 견뎌내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서울을 떠나 먼 곳으로의 도망을 결심했다. 나에겐 휴식이, 그리고 전환점이 필요했기 때문에.

부편집장 김선주 yamijanggun@nate.com


일상에 지친 나를 위해 붐비는 사람들 틈으로 몸을 구겨 넣는다. 늦지 않 게 강의실에 도착해 수업을 듣고, 시간에 맞춰 적당 한 곳에서 밥을 먹고.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냈는지 도 모르게 밤이 찾아오면 집으로 돌아가 잠을 청한 다. 비슷비슷한 하루들의 반복, 특별한 일이 없는 나 날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나 는 뭔가를 이루기 위해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살아 있어서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는 것 같 다고. 무언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이 무료함에서, 이 허 무함으로 점철된 나날들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 그러다 ‘템플스테이’라는 프로그램을 발견했 다. 그 취지와 활동을 읽었을 때, 어쩌면 이것이 나를 이 지긋지긋한 일상 에서 도피시켜줄 ‘무언가’라는 생각이 들어 서슴없이 신청서를 작성했다. 그렇게 또 다른 날의 문이 열리고 있었다.

첫 만남 - 낯선 곳에 익숙해지기 아침 7시 원주행 고속버스를 타고 3시간가량 달리니 도착했다. 가고자 하는 절은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다는, 영월에 위치한 절이었기에 원주에

템플스테이 체험형 템플스테이와 휴식형 템플스테이로 나뉜다. 체험형은 절에 머무는 동안 직접 스님의 하루를 체험해보는 것이고, 휴식형은 예불시간과 공양시간을 제외하고 는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다. 체험형이 1박 2일 또는 2박 3일로 정해져 있는 반면, 휴식형 의 경우 자신이 머물고 싶은 만큼 머물 수 있다. 필자는 이 중 체험형을 선택해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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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셔틀을 이용해 한 시간 가량을 더 들어가야 했다. 계속 차를 타고 달 리니 속이 울렁거리기도 했지만 화창한 날씨에 기분은 마냥 상쾌했다. 차 창 밖으로 개울도 보이고 여물 먹는 소도 보였다. 그 모든 것들이 마치 그 림 속 한 장면 같았다. 절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옷을 갈아입는 것! 활동하기 편한 옷을 입고 고무신을 신고, 거기다 밀짚모자까지 눌러쓴 내 모습에 웃음 이 났다. 평소의 나와 달라서 낯설지만, 꽤 어울리는 모습이 마음에 들어 사진을 찍고는 휴대폰을 껐다. 비록 1박 2일일지라도 그동안은 모든 걸 잊 고 나 자신에게만 집중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음과는 달리 손에 서 휴대폰을 놓기란 그리 쉽지 않았다. 혹시 급한 전화가 올지도 모른다 는 생각(일종의 기대감)이 결심을 흔들었다. 고개를 흔들고 지난 반 년 동 안 나만의 시간을 가지길 얼마나 원해왔었는지 떠올리며 휴대폰을 사물 함에 넣었다. 몸은 일상에서 떠나왔지만 아직 마음은 일상에 대한 미련 이 가득한 모양이었다.

하나 - 오감으로 느끼는 자연, 그 속에서 자아 찾기 단촐하기 그지없는 점심식사 후, 드디어 스님과 마주했다. 간단한 자기 소개 후 스님은 우리를 숲으로 데려가셔서는 앞장서 신발을 벗고 걸으셨 다. “눈을 감고 머리를 비우세요. 아무 생각 없이 온몸으로 자연과 하나 됨을 느껴보세요. 그러면 무의식중에 떠오르는 생각이 있을 겁니다. 그 생각에 집중하면서 걸으세요.” 스님의 말씀에 신을 벗고 눈을 감은 채 걸 었다. 발에서 느껴지는 젖은 땅의 느낌이 낯설고 신경 쓰였다. 수많은 나 뭇가지에 행여 발을 다치지 않을까, 벌레한테 물리지는 않을까 염려되기 도 했다. 그러나 점차 침착해지면서 처음에는 인지하지 못했던 많은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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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이 들려왔다. 여기저기서 벌레가 뛰는 소리, 뚝뚝 나뭇가지가 밟히는 소리, 바람 소리, 진흙이 발에 붙어서 늘어지는 소리……. 처음엔 다 같은 소리로만 들리던 새소리도 점차 구별이 갔다. 나도 모르게 눈을 떠서 주 변을 두리번거렸다. 처음보다 나무는 높아 보였고 숲은 가늠할 수 없이 깊게만 느껴졌다. 저 숲 안에 얼마나 많은 생명들이 살고 있는걸까? 직접 눈을 감고 느끼는 다른 생명의 존재는, 생각보다 경이롭게 다가와서 스스 로도 놀랐다.

둘 - 너무 어려운, 보이는 것에 속지 않는 법! 저녁은 스님과 함께 ‘발우공양’을 했다. ‘발우’는 스님들의 밥그릇으로 크 기 순서대로 밥그릇, 국그릇, 청수그릇, 찬그릇모두 4개로 구성된다. 청수 그릇은 물을 담아놓는 그릇으로, 여기 담는 물은 식사 중간에 마시는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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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니라 처음과 마지막에 그릇을 씻고, 마지막에 마시는 물이다. 과정 이 복잡했지만 따라할만 했는데(과정에 대해 이야기하면 너무 길어지므로 생 략하겠다), 마지막에 김치로 그릇들을 다 닦고 그것마저 먹어야 하는 것은

정말 당혹스러웠다. 하루 일정 중에 가장 혼란스러운 순간이었다. 내가 망 설이는 것을 보자 스님이 말씀하셨다. “이것도 수련의 한 과정입니다. 어 차피 몸 안에 들어가면 다 똑같은데 이토록 망설여지는 것은 다 내 마음 가짐 때문이지요. 눈이 보여주는 것에 속지 마세요.” 맞는 말이었다. 밥 먹는 사소한 일에서 조차 수련을 이어간다는 사실에 스님이 존경스러웠 다. 그러나 내심 ‘아무리 그래도 입에 넣는 순간 느껴지는 맛은 다르잖아 요!’ 라는 반발심이 생겨 넙죽 먹을 수는 없었다. 스님의 말씀처럼 아직까 지 눈이 보여주는 것에 속지 않기란, 그리고 혀가 느끼는 맛에 속지 않기 란 나에겐 무리였다. 뜨끈한 물과 함께 그릇들을 닦은 김치의 맛은? 별로 언급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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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 - 숨어있던 나의 내면 만나기 날이 저물어가는 시간에는 스님과 다도시간을 가졌다. 스님이 직접 차 를 우려내시면서 이야기를 시작하셨다. 스님이 이 길을 선택하기까지의 이야기, 그 후 스님이 깨달아 온 것들. 스님과 나는 서로 다른 길을 가겠 지만, 그럼에도 먼저 삶을 산 사람으로서 나에게 해주시는 말들을 들으며 어느새 나도 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무엇이 고민스러운지, 왜 템플스테 이를 오게 되었는지. 뚫어지게 내 눈을 바라보시던 스님이 대뜸 말씀하셨 다. “보살님은 보살님 자신을 믿어줄 필요가 있으십니다.” 머리를 한 대 얻 어맞은 것 같다는 느낌이 어떤 건지 그때 처음 느꼈다.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머리로는 몰라도 마음으로는 그게 정답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나는 내 자신을 충분히 믿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언 제부터 스스로의 결단에 자신이 없어졌던 걸까.

넷 - 늦은 밤, 평범한 일상에 대한 그리움 하루의 마지막은 108배와 함께였다. 절하기도 바쁜데 정신없이 이어지 는 절에 정말 생각할 틈이 없었다. 내가 입으로 뭘 말하고 있는지 인지도 못하고 계속 스님을 따라 절만 했다. 50번쯤 하니 무릎이 아팠고 80번쯤 하니 팔꿈치도 저릿했다. 이미 머릿속은 ‘언제 끝나나’로 가득 차있었다. 마지막 108번째 절을 하고 나서는 기쁜 마음 보다는 빨리 쉬고 싶단 생각 만 들었다. 첫 108배는, 무언가를 생각하며 하기에는 너무 벅찬 것이었다. 방으로 와서는 벌레들과 한판 씨름을 벌여야만 했다. 어이없게도 이 순 간에 서울을 떠나온 것에 대한 후회들이 밀려왔다. 지겨워도 그냥 서울 에 있었다면, 이렇게 벌레와 사투를 벌이지 않아도 됐을 텐데. 집에서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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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껏 뒹굴거리다가 혹은 해야 할 일을 하다가 친구도 만나고, 맛있는 음 식도 먹고, 그러다 평소처럼 잠을 자면 됐을 텐데. 맨발로 숲을 걷다가 발 을 다치지도 않았을 텐데. 그러다 스스로를 더 믿을 필요가 있다는 스님 의 말씀이 떠올랐다. ‘말도 안 돼, 내가 나를 얼마나 믿고 아끼는데’라며 애써 부정도 해봤 다. 그동안 나름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일들을 혼자 결정했을 때를 생각하 기도 했다. 나를 잘 모르시는 스님이 그것들은 다 모르시고 그저 내 말만 듣고 결론을 내리시니 그런 결론이 난 것뿐이라고 울적한 자신을 다독여 도 봤다. 그러나 그러면 그럴수록 내 자신이 지금 얼마나 불안한지를 깨 달을 뿐이었다. 어쩌면 정말로 나는, 나를 믿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르겠 다. 그리고 그건 나를 잘 몰라서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 부턴가 피곤해서 쓰러져 자는 것이 반복되었고 그러다보니 하루를 돌이 켜 볼 시간도, 나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도 가지지 못했다. 내가 너무 나 에게 소홀하진 않았던 건지, 너무 많은 날들을 나를 위해서가 아닌 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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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비해온 건 아니었던 건지 착잡해하며 돌이켜보다 어느새 잠이 들었다.

다섯 - 비에 젖은 산사에서 꿈에 대해 생각하기 절에서의 하루는 새벽 3시부터 시작되었다. 아침 예불을 드리기 위해서 였는데 어젯밤 108배 때문인지 온몸이 지끈거렸다. 아니나 다를까 화창했 던 어제와는 달리,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비가 내리고 있었다. 비에 젖은 풀냄새가 코를 찔렀다. 두 번째 108배는 절 한 번에 염주 한 알씩 끼워 나만의 염주를 만드는 것이었다. 스님께서 이번에는 내가 간절히 바라는 것을 되뇌이며 절을 하 라고 말씀하셨다. 내가 간절히 바라는 것? 갸우뚱거리며 생각해봤지만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다시금 생각해보려 노력했지만 그럴 필요도 없이 108배 시작과 동시에 생겼다. ‘빨리 끝나라 제발’. 그칠 생각 없이 내리는 비 덕분에 마지막 일정이 스님과의 대화로 바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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었다. 첫 날에는 자신의 고민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마지막 날에는 자신 의 꿈에 대해 이야기 했다. 곰곰이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구체적으로 내 가 뭐가 되고 싶은지는 모르겠기에 방향만을 이야기 할 수 있었다. 그래 서 희망적이기 보단 오히려 힘 빠지는 꿈이 되어버렸지만. 뜨거운 차에서 김이 올라오고 창밖으로는 차가운 비가 내리고 있었다. 지금 간절히 바라는 것도, 이루고 싶은 꿈도 없다는 사실에 혼란스러운 내 마음과는 상관없이, 비에 젖은 산사는 참으로 고요하고 평화로웠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면서 사실 1박 2일은 무언가를 깊게 느끼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 다. 도망가서 진정 나 자신에 대한 확신을 얻길 바란다면 템플스테이 는 결코 좋은 선택이 아니다. 필자 는 나름 많이 생각하려고 노력했 어도 알 듯 말 듯 한 상태로 돌아 와야 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아무 리 짧은 도망이라도 도망은 의미 가 있었다. 버스에서 내려 서울 땅 을 밟으며 느꼈던 안도감. 내 침대 에 누우면서 느꼈던 행복함. 떠날 때 일상에서 느꼈던 답답함이라곤 전혀 없이 원래 나의 세계에서 느끼는 정겨움, 덕분에 지긋지긋했던 내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고 다시 활력을 찾을 수 있었다. 더불어 평범한 일상에서도 문득 떠오르는 스님과 함께 나누었던 얘기들은, 그리고 엄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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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그때 내가 느꼈던 혼란스러움은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더 많이 가지도록 했다. 짧았던 도망은 그 당시에 많은 것을 준 것이 아니 라 시간이 지날수록 가랑비에 옷 젖듯이, 그렇게 천천히 영향을 주고 있 었다. 시인 유치환은 ‘생명의 서’에서 말했다. 아라비아의 사막으로 가면, 운명 처럼 반드시 ‘나’와 대면케 될 것이라고. 실감한다, 비록 내가 그처럼 결연 한 의지를 가지고 떠난 것이 아니라 일종의 도피였다고 해도 말이다. 덕분 에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어도, 이제는 전처럼 마냥 불안한 것이 아니라, 분명 나아가고 있다고 느낄 수 있게 되었다. 보다 자신감을 가지고, 보다 즐기면서. 지금 그대 자신을 잃고 반복되는 날들에 지쳐있다면, 여기서 잠깐 도망 을 꾀해 보는 건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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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pression in USA 편집위원 이자민 poohil30@hanmail.net


Prologue 프롤로그

United States of America. 뉴스, 라디오, 드라마, 책 등 각종 매체를 통 해서만 알아 왔던 자본주의와 개인주의의 표본인 ‘머릿속의 미국’과는 엄 연히 다른 그 곳. 다양한 인종들이 한데 어우러져 미국인이라는 이름을 달고 산다. 엄밀히 말하면 ‘미국인’이라는 절대적인 사람은 없다. 하지만 그들은 다름과 ‘다양함’이 틀림과 ‘보다 못함’을 감싸안아줄 수 있음을 알 았다. 철저한 자본주의 아래 속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들은 친절, 웃 음, 여유를 사랑하는 사람들이었다.

impression 1. Leisurely 여유롭고 너그러운 사람들

미국에 도착하고 처음으로 인상적이었던 것은 입국 수속 심사를 담당 하는 분들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입국 수속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화장실 도 자유롭게 들락거리고 커피도 한 잔씩 마셔가며 일과 함께 여유를 즐겼 다. 그 덕분에(?) 입국 수속은 꽤 걸렸지만 (가끔 보이는 수군거리는 한국인 외에) 아무도 불평하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이게 평범하고 정상적인 모습

인데도 새롭게 느껴진 이유는 당연한 마냥. ‘빨리빨리’ 식의 문화에 길들 여져 있는 한국이었다면 뒤에서 욕하고 있을지도 모를 풍경이었기 때문 일 것이다. 사진 찍어서 인터넷에 올리지 않으면 다행?

미국 LA의 LAX 공항은 전체적인 규모를 놓고 보면 터미널 4개와 그 사 이를 운행하는 무료셔틀버스가 있을 정도로 크지만 한국 인천국제공항 과 비교하면 시골 공항 느낌이었다. LA에서 텍사스로 가기 위해 미국 국 내선 비행기를 탈 기회가 있었는데 AA(American Airline) 항공기를 이용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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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길거리에서는 야자수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였다. 전 세계적으로 우수한 기내서비스 평가를 받는 아시아나 항공만 이 용해봐서 그런지 기대 이하의 서비스였다. 그런데 미모와 늘씬한 각선미 를 자랑하는 한국의 스튜어디스들과 달리 키도 작고 뚱뚱한 외모의 아줌 마 스튜어디스는 의외였다. 레스토랑을 가 봐도 젊고 예쁜 여자들을 주로 채용하는 한국 대분의 레스토랑과 달리 머리가 하얗게 센 할머니들도 똑같이 서빙을 하고 있었다. 심지어 야구장 안내원도 할머니였다. 많은 노 인들이 직장을 가지지 못해 어렵게 생활하면서 소외받는 한국의 현실에 비추어 보니 이것이 진정한 선진 국가의 면모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LAX 공항 밖 풍경은 제주도 야외 풍경처럼 야자수들이 줄지어 서 있 었고 많은 사람들이 분주하게 돌아다녔다. 공항을 나와 처음 맞은 LA의 바깥 공기는 조금 습한 바람을 머금어 서늘했고 강렬한 햇빛은 따사로웠 다.

LA와 차로 약 두 시간 거리에 있는 미국 서부의 캘리포니아 주 중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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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위치한 베이커즈필드(Bakersfield). 인구는 약 30만 정도로 캘리포니아 내륙의 거점 도시 중 하나이지만 서울을 연상시키리만큼 복잡한 중심도 시 LA와 달리 깔끔하고 한적한 도시다. 하지만 보이는 것과는 달리 각종 산업이 빠르게 발달하고 있는 도시라고 한다. 습기가 거의 없어 땀이 나 지 않았지만 40도에 육박하는 무더운 날씨로 한낮에 걸어 다니는 게 힘 들 정도였다. 도로 옆으로 드넓게 펼쳐진 농장은 한국의 것과 규모면에서 차원이 다른 광활함 그 자체다. 인구에 비해 땅이 굉장히 넓어 차고와 앞 마당 심지어 뒷마당까지 겸비한 미국의 집들. 비좁은 골목길에 층층의 집 들 사이로 몇 cm 되지도 않는 공간을 사이에 두고 주차되어 있는 한국의 풍경에 심히 대비되었다.

impression 2. Lifestyle in USA 일상생활

‘미국인’ 하면 떠오르는 것은 철저한 개인주의, 선전성이나 폭력성 같 은 것들이 아니었나. 하지만 실제로 만나본 그들의 가장 특징적인 첫인상 은 기분 좋음과 친절이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일단 눈이 마주치면 웃음 을 지었다. 간혹 “Good morning”, “Hello, Hi”하고 인사를 건네기도 한다. 상점의 직원들도 바로바로 계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Hi, how are you doing?”이라며 밝게 인사를 한다. 그리고 계산이 끝나고 나면 서로 “Have a nice day!”라는 말도 잊지 않는다. 웃음과 인사는커녕 서로 몸이 부딪히는지도 모르는 채 제 갈 길만 바삐 지나다니는 우리 한국인들이 배워야 할 웃음이자 상대에 대한 배려였다.

미국 음식의 가장 큰 특징은 굉장히 짜고 굉장히 달다는 것이다. 그 때 문에 도시마다 차이도 있겠지만 한국에 비해 비만도가 훨씬 높고 거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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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많은 것을 확연히 알 수 있다. 햄버거는 짧은 시간 내에 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이기도 하지만 가장 값싼 음식 중 하나로 금전적 여유가 부족한 사람들이 주로 즐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아이러니하게도 잘 사 는 사람일수록 날씬하고 건강하다고 한다. 물론 인종이 다양한 만큼이나 식생활도 다양해 식당에서도 vegetarian들을 위한 채식 요리라든지 다채 로운 종류의 요리를 즐길 수 있다. 미국은 옷이나 식품, 생활용품은 상대 적으로 싸지만 서비스업과 관련한 것들이 비싸다. 미국에 만연한 팁 문화 덕에 식사비 외에도 추가 비용까지 들기 때문이다.

요즘의 한국 시내에서는 어딜 가도 거의 와이파이존(Wi-Fi Zone)이고 인터넷 속도도 빠르지만 미국에서는 인터넷이 되는 장소가 호텔이 아니 라면 카페 스타벅스가 유일하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래서인지 스타벅스에 는 수다 떠는 사람들보다 인터넷을 하러 온 사람들이 더 자주 보였다. 스 타벅스의 커피는 한국에 비해 훨씬 저렴했으며 더 담백하고 진했다. 주문 을 하면 진동 벨을 쓰지 않고 컵마다 이름을 써서 부르는 식이었는데 친 근하고 색다른 느낌이었다.

유일히 와이파이존이 되는 스타벅스는 많은 미국인들에게 시원한 휴식 공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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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pression 3. Leisure 여가생활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스포츠는 풋볼이지만 그 못지않게 야구도 인기 있 다. 한국 회사원들의 야 근이 한창일 평일 저녁 경 기에도 4만 명 이상의 관 객이 몰린다. 특별히 좋아 하는 팀이 없는 한 자신

텍사스 vs 시애틀 경기. 단연 세계 최고 메이저리그 경기로 평일 인데도 4만여 명이나 몰렸다.

이 사는 주의 팀을 응원 하는 것이 보통이고 주가 다르면 도시 사이의 거리는 굉장히 멀기 때문에 텍사스에서 열린 텍사스 vs 시애틀 경기는 99%가 텍사스 팬이었다. 시애 틀의 선점에 쏟아지는 야유로 경기장 안에서의 시애틀 팀은 완전히 소외 받는 듯 했다. 노래, 춤, 파도타기 등 응원도 다양하고 Kiss Cam 등 이벤 트도 많아 모든 사람들이 동화되어 경기를 즐겼다. 하지만 4지구에서 1등 을 달리던 텍사스가 지자마자(마지막 점수가 결정되자마자) 관객들이 바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출구로 쏜살같이 빠져나가는 모습은 조금 웃긴 광 경이었다.

날씨가 더울수록 사람들이 몰리는 한국의 영화관처럼 미국에서도 영 화관만큼 시원하고 편한 곳이 없는 듯 평일에도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그 곳에서는 하루에도 50개 정도의 영화를 상영한다. 그래서인지 한 관 에 많은 사람들이 있기 보다는 여러 관에 취향대로 분포하고 있다. 2~3달 전쯤에 개봉한 영화를 약 1.5불(약 1500원)에 볼 수 있는 영화관도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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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내로라하는 놀이기구들만 모인 세계적 관광지 식스 플래그는 언제나 관광객들로 붐빈다.

9~10불쯤(약 1만 원)하는 신작 영화의 비용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을 위한 배려라고 할 수 있다. 화질, 음질 그리고 영화관 자체의 질은 보통의 영화 관에 비해 떨어지지만 여가를 복지 차원에서 즐길 수 있는 좋은 방법인 듯하다.

식스 플래그(Six Flags)는 세계적인 관광지이자 미국의 유명한 놀이동 산 중 하나로 80%가 롤러코스터로 이루어져있다. (참고 - LA에는 3가지의 유 명한 놀이동산이 있는데 디즈니랜드가 어린이들을 위한 곳이라면 식스 플래그 는 어른들, 롤러코스터 마니아를 위한 곳이며 너츠베리팜은 디즈니랜드와 식스플 래그 그 중간 정도라 할 수 있다.) 평일에도 1시간 이상씩 줄을 서야 할 만큼

세계 곳곳에서 사람들이 몰린다. 세계에서 제일 빠른 롤러코스터, 세계에 서 가장 긴 롤러코스터 등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기구들이 모여 있다. 매우 빠르고 스릴 있는 만큼 위험천만하게 느껴지지만 안전 점검에 매우 엄격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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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pression 4. Capitalism and Nationalism

철저한 자본주의 그리고 은근한(?) 국가주의

막연하게나마 잘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미국 여행을 하며 몸소 느낀 것은 미국은 철저한 자본주의 사회라는 점이다. 같은 루트인 두 개의 도 로가 있다. 하나는 2불을 받고 하나는 프리다. 그 구간은 사실 별로 길지 도 않지만 2불짜리 도로는 신호 따위가 없어서 좀 더 빠르게 갈 수 있다. 금전적인 여유가 있는 돈 많은 사람들을 위한 길이겠지만 ‘돈만 있으면 된 다.’라는 사고를 어김없이 보여준다. 우리나라는 땅덩어리가 좁기 때문에 같은 루트에 대해 두 개나 되는 길을 만들 수도 없지만 말이다. 야구 경기 장이나 풋볼 경기장 등을 가면 경기장과 가까운 곳의 주차장일수록 주차 비용이 높다. 가장 먼 주차장과 가장 가까운 주차장은 10불 정도의 차이 가 난다. 그리고 풋볼처럼 보다 인기 많은 (값도 훨씬 비싼) 스포츠 경기 관 람에 대한 주차비는 다른 것들보다 더 높다. 심지어 다른 경기 때에도 운 영되는 같은 주차장인데도 그렇다. 자본주의 사회의 가장 큰 매력은 개인 의 능력에 따라 부의 축적이 가능하고 그에 따라 누릴 수 있는 많은 것들 이 따라 온다는 점이다. 물론 그에 따른 부작용은 굉장히 많다. 하지만 인 류의 생존적인 본능과 그 이기적인 성향으로 인해 결국 불가피하게 자본 주의 사회를 선택하고 있고, 세계 자본의 중심인 미국의 영향은 정치, 사 회 등 다양한 국면에서 매우 크다.

미국은 모병제를 실시하는 나라 중 하나이다. 미국 군인은 세계 여러 나라에 파병이 되는 일이 수시로 있기 때문에 위험한 부분이 많아 수당 은 높아도 그 지원율이 높지 않다. 그래서인지 미국 내에서의 군인 대우 는 파격적이다. 미국은 공권력이 강하게 작용해서 그런지 남을 위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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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직업을 최고의 직업으로 쳐준다. 그런데 야 구 경기까지 군인을 초대해 경기 중간에 소개하여 손을 흔들게 하고 사람 들로 하여금 박수를 치게 하는 것은 일종의 선전이나 세뇌처럼 느껴졌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런 퍼포먼스가 국가를 위한 희생을 높게 보이게 끔 하기 위한 것 또는 국가주의를 선전하기 위함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텍사스 주의 주도1인 오스틴 에 들렀을 때 미국 36대 대통령인 린든 베인즈 존슨(Lyndon Baines Joh n son) 2 대통령 기념관 (L BJ Presidential Library and Museum)을

방문했다. 텍사스 대학 캠퍼스 내 에 위치한 이 기념관은 도서관 건 물이 인상적이며 존슨 대통령의 논문, 리포트 등 기억할 만한 사 건 기록을 소장하고 있다. 대통령 의 임기가 끝나면 청문회에 세우 기 급급한 한국과 달리 미국은 어떠한 업적을 가진 대통령이든

린든 베인즈 존슨 대통령의 기념관. 미국에서는 역대 대통령들의 고향에 그들의 기념관을 세워준다.

1) 각 나라마다 수도(首都)가 있듯 미국은 주마다 주도(主都)가 있다. ex. 캘리포니아 주 - 새크라멘 토, 텍사스 주 - 오스틴, 뉴욕 주 - 올버니) 2) 린든 베인즈 존슨 대통령은 ‘새로운 개척자’라는 슬로건으로 인기 높았던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 당한 이후그 영향력에서 벗어나고자 ‘위대한 사회’라는 슬로건을 내세웠고 흑인 인권법과 사회보 장법안을 통과시켰다. 미국 역사에서 손꼽히는 위대한 대통령으로 남았을 법도 하지만 베트남전 파병문제로 다른 여러 업적들에도 불구하고 높게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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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리더십을 높이 평가해 개개인의 기념관을 세워준다. 우리나라에는 기 념관을 세울만한 큰 업적이나 대단한 대통령들이 없어서가 아닐까라는 사람들도 있지만 어느 나라의 어느 대통령이나 그렇듯 분명히 잘한 부분 이 있고 못한 부분이 있다. 하물며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임기를 다하지 못하고 사임했던 미국의 리처드 닉슨(Richard Nixon) 대통령까지도 그의 기념관이 있다.

Epilogue 에필로그

막연히 해외여행이라는 설렘을 안고 발을 디딘, 소위 자유의 땅 미국. 약 230여년이라는 짧은 역사를 딛고 급속하게 성장한 세계 GDP 1등 국 가로 세계최강대국이라 불린다. 오래 전부터 들어온 미국의 문화로 이제 우리는 어릴 때부터 불가피하게 미국을 접하고 살아간다. Made in USA 라면 뭐든 굉장한 마냥 바라보고 가까이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화려하고 찬란한 거리의 불빛, 대부분의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들, 눈앞에 펼쳐진 세 계적인 명소들이 전부는 아니었다. 사람 사는 데가 다 그렇듯 이런 사람 들, 저런 사람들이 어우러져 살아간다. 하루 한 끼 식사를 해결 못해 거리 를 헤매는 노숙자들은 한국만큼 많았고 무엇이 그리 켕기는지 내로라하 는 부자들일수록 담은 높이 쌓여만 간다. 자유민주주의를 부르짖으면서 도 두 개의 정당만을 가지고 있는데다 전 세계가 월드컵에 열광할 때도 미국인들은 하품만 한다. 참 신기하고 이상한 나라이지 않은가.

29일 간의 미국 여행을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 콜라를 마시고 햄버거를 먹으며 아이폰을 쓰면서도 미국에 대해 수군거리고 자 세히 알려하지도 않으면서 막연히 미국을 동경하는 사람들, 막연히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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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보는 사람들은 상당수이다. 전자든 후자든 나도 그 일원에 속해 있었던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여행 도중 번개처럼 스쳤다. 비록 미국의 모든 것을 알아가기에 너무나 짧은 시간이긴 했지만 약 한 달간의 미국 여행은 그래서 보다 의미 깊은 것이 아니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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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포커스

홍주영 / 한양대학교 건축환경대학원


애정만세(愛情萬歲. Vive L’ Amour. 1994) 차이밍량(蔡明亮. Tsai Ming-liang)

철학과 05학번 박준성

웃어라,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울어라, 너 혼자만 울게 될 것이다. - 엘라 휠러 윌콕스(Ella Wheeler Wilcox)

박찬욱의 영화 <올드보이> 첫 장면에서 오대수는 자살하려는 사람에게 말한다. 내 이야기를 들려주겠다고. 15년간 독방에 감금되었다가 세상에 내 던져졌을 때, 그는 누구에게라도 말을 하고 싶었을 것이다. 나 역시 마찬가 지다. 20년 넘게 살아온 세상은 사실상 지옥 같고, 이제 학교를 떠나 취업 을 하게 되면 삶은 한층 더 감옥 같을 것이다. 좋은 영화를 소개한다는 핑 계를 빌어, 특별할 것도 없는 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내가 다녔던 고등학교의 도서관에서는 비디오를 빌릴 수 있었다. 김덕후 윤리선생님이 자신 의 컬렉션을 학생들에게 개방했던 것인데, 구하기 어려운 명화들이 잔뜩 있었고 난 거기서 서 식했다. 그때 자양분이 돼주었던 수많은 영화 중 이 영화 <애정만세>에 대한 나의 애정은 특별 하다. 여주인공 린 메이메이(양구이메이 분)는 부동산중개인이다. 그녀는 빈집에서 손님을 기다리 고, 가끔 손님들과 말을 섞는 것 외에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일은 거의 없이 외롭게 살아간다. 그런데 그녀가 내놓은 빈집에 우연히 열쇠를 얻은 납골당 판매원 샤오강(리캉셍 분)이 눌러앉게 된다. 그리고 샤오강이 집에서 자기혐오와 삶의 무게에 지쳐 손목을 그어 자살하려던 찰나, 메 이메이가 길거리에서 만난 떠돌이 옷 장수 아중(천자오중 분)을 데리고 들어와 무미건조한 섹 스를 한다. 그렇게 샤오강, 메이메이, 아중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된다. 메이메이와 샤오강은 서 로 사랑하지도 않지만 단지 외로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 상대방을 갈구한다. 샤오강은 아중을 좋아하지만, 남자를 좋아하지 않는 아중에게 그의 마음을 드러낼 수 없다. 물질적 만족 외에 그 들 사이의 정신적 교감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다. 한 공간에 있지만 그들은 그 누구보다 고독 하다. 그들은 살아있는 사람이지만, 개미 군집 속 일개미처럼 개별적으로 존재하지는 못한다. 그리고, 사람은 그것을 견뎌내질 못한다. 또 한 번의 무의미한 섹스 후, 메이메이는 아직 개장 전이라 한적하고 허름한 공원으로 향한다. 숨 쉬는 것과 술 마시는 것 외엔 생산적인 활동이라곤 도무지 찾을 수 없었던 대학교 2학년 당시, 나는 탈출구를 절박하게 찾고 있었다. 그러던 중 여느 때와 다름없는 술자리에서 우연히 만난 여성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었는데, 그것이 내 인생을 바꿔 버렸다. 당시 나이를 속였던 그 분은 알고 보니 6살이나 연상이었지만, 나는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더 좋았다. 그녀와 만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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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으면 내가 속한 세계를 벗어날 수 있었으니까. 대학교를 벗어나고 싶었고, 어느 누구도 내게 지우지 않았음에도 스스로 짊어진 현실의 고민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다. 처음엔 단지 그뿐이 었지만, 학교를 점점 나가지 않던 나는 급기야 수업을 통째로 빠지고 그녀와 학고(!) 여행을 다 니기 시작했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많은 것을 보고 많은 추억을 쌓아가는 일상에 점점 익숙해 져 갔다. 하루하루가 새로운 삶이었고, 이런 삶이라면 평생 살 수 있을 것 같았고 언제까지나 계속될 것만 같았다. 물론, 이쯤에서 이미 눈치챈 분도 있겠지만, 나는 곧 신체 양호한 죄로 군대에 가야만 했다. 문제는 그녀의 나이가 좀 많았다는 것이다. 군대에 끌려가기 전 친구들에게 제대하면 그녀와 결혼하겠다고 호언장담을 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서서히 멀어짐을 느꼈고, 나는 조바 심이 났다. 그리고 휴가일에 맞춰 그녀와 제주도여행을 가기로 했다. 바로 그 제주도가 문제였 다. 하필 신혼 철이라 신혼여행 온 커플이 너무 많았던 것이다.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 걸 까?’ 생각이 많아지면서 그녀와 나는 묘한 소외감 속에서 어색해져 갔다. 제주도여행을 다녀온 뒤, 나는 그녀에게 자격지심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녀의 친구 중엔 벌써 번듯한 직장을 가진 남 자와 결혼한 사람도 있는데, 군대에서 고작 전화 한 통에 애를 써야 하는 나 자신이 싫었다. 이 런 변화를 눈치챈 그녀 역시 나를 서먹하게 대했고, 결국 서로가 이별을 예감하기 시작했다. 되 돌리기엔 너무 늦었다는 자괴감만 늘어갔다. 무더운 날이었다. 면회를 온 그녀는 눈물이 글썽글썽, 나는 추억이 방울방울, 이별의식이 치 러지고 있었다. 그녀와 내가 쌓아온 시간이 무너져가는 순간을 견딜 수가 없었고, 나를 이루는, 아니 나에게 유일하게 특별했던 어떤 부분이 떨어져 나가는 느낌을 참을 수가 없었다. 가족, 연 인, 친구들로 북적거리는 면회소에서, 나는 그녀를 붙잡고 펑펑 울었다. 도무지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이런 상황을 만든 자신이 경멸스러웠고 지나간 인생이 후회스러웠다. 다시 시작할 수 만 있다면, 그러나 내게 도대체 어떤 다른 시작이라는 것이 주어질 수 있을까? 다른 선택을 한 다면 달라질까? 과연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그로부터 4년이 훌쩍 지났지만, 이따금 눈물이 장마처럼 주룩주룩 흘러내리는 때가 있다. 그 당시를 떠올렸던 것도 아닌데, 나는 흐르는 눈물을 막을 수가 없다. 롤랑 바르트의 표현대 로, 그 시간은 이미 내게 형태가 아니라 강도(强度)이며 하나의 가슴 아픈 과장일 뿐이다. 그러 나 또한 바르트의 표현대로 삶의 실패자가 삶의 본질에 있어서는 오히려 전문가일지도 모른다. 잠을 잘 자기 위해서는 깨어 있어야 하듯이, 상승하기 위해서는 몰락해야만 하듯이. 자기 자신을 경멸해보지 않은 사람이 자신을, 나아가 나 아닌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을까? 공원에 도착한 메이메이는 외떨어진 한 벤치에 앉는다. 그러곤, 이윽고 영화가 끝나고 자막이 올라갈 때까지 오랫동안 운다. 그녀의 눈물은 바다가 된다. 나는 생각한다. 그녀는 오롯 이 한 방울의 눈물이 되어야만 한다고. 그녀는 지금 이 순간을 끌어안아야만 하고, 군중 속에 서 자신의 이름을 다시 구해야만 한다고. 사람이 사랑받을 만한 자격이 있다면, 우리가 이것을 해낼 수 있다는 단 하나의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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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 Vi ew 도서평, 영화평, 연극평 등 다양한 시각의 다양한 문화 비평 글을 보내주세요. 채택 되신 분께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분량 : A4 1~2장 접수 : jyjk2327@gmail.com 편집장 유은수


EVERYDAY 일상 日常 모든 한양인이 interviewee이다

이번 일상의 주제는

초성 ‘ㅂㅅ’입니다


일찍이 수습위원을 졸업한 후 정말로 오랜만에 일상 인터뷰에 나섰 다. 한 다리 건너 만나게 된 조홍현 학우는 카투사에서 군 복무를 한 행운의 사나이! 방학에는 해외 봉사를 나가기도 한다는 그는 간 단한 질문에도 성심성의껏 대답해주어 인터뷰어에게 감동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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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진 단어는 ‘변신.’ 그의 변신 이야기, 한번 들어보자. 편집장 유은수 jyjk2327@gmail.com

군대에 다녀온 후 자신에게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가장 큰 변화는 20대 초반 대학생 오빠에서 20대 중반 복학생 아저씨가 되 었다는 거죠. 입대 전에는 학교 선배들한테 인사하기 바빴는데 이제는 인사받 느라 힘드네요. 하지만 2년간 카투사 생활을 통해 영어도 배우고 미국문화도 경험해서 어학연수 다녀온 기분이기도 해요. 전에는 영어 울렁증 때문에 외국 공항에서 세관도 통과 못 했는데, 이제는 외국인을 만나도 전혀 긴장하지 않아 요. 그리고 한양대를 사랑하는 마음이 더욱 커졌어요. 자대에 갔는데 20명의 중대원 중 우리학교 학생이 저를 포함해 무려 6명이었거든요.

 영화 속 ‘슈퍼히어로’ 중 한 명으로 변신할 수 있다면 어떤 인물이 되고 싶으 세요?

영화는 아니지만, 어린이들의 슈퍼히어로 호빵맨이 되고 싶어요. 히어로 물 을 좋아해서 미국드라마 <Heroes>의 모든 시즌을 봤는데 거기서도 호빵맨처럼 남을 위해 아낌없이 주는 영웅은 없는 것 같아요. 아프고 쓰러진 자를 보면 자 신의 얼굴까지 떼어주는 그의 헌신에 박수를 보냅니다. 호빵맨처럼 남을 위해 아낌없이 주는 삶을 살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이번 여름 방학에 네팔로 해외봉사를 다녀왔는데, 그때 만난 네팔의 아이들에게 얼마 전 국제전화가 걸 려왔었어요. 호빵맨처럼 날 수만 있다면 네팔로 날아가고 싶네요.

 카프카의 소설 <변신>: 어느 날 갑자기 눈을 뜨니 내가 벌레가 됐다면?

저 벌레 엄청 싫어하는데. 윽. 벌레로 변신하는 것만큼은 하기 싫어요. 그래 도 만약 눈을 떴을 때 내가 벌레가 되어 있다면 가족에게 상황을 알려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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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모습을 본 가족들이 저를 죽이려고 달려들 테니까 저는 집을 나와 도망을 가야 할 것 같네요.

 살면서 외적으로 확 변신해본 적 있으신가요? 계기가 있다면?

제가 다닌 고등학교가 매우 엄격한 분위기라 그땐 항상 블루클럽 스타일의 짧은 머리였어요. 그런데 수능시험이 끝나고 머리를 열심히 기른 뒤 한양대 수 시합격 발표가 나자마자 그 길로 바로 염색을 했죠. 아직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이었지만, 대학에 합격한 상태라 선생님들도 심하게 뭐라고 하지는 않으셨어 요. 오히려 빡빡머리만 하다가 갑자기 변신한 저를 보고 친구들이 많이 놀라더 라고요.

 자신의 성격 중 죽을 때까지 변하고 싶지 않은 부분과 변신시키고 싶은 부분 은?

사교적인 성격이라 남들이랑 같이 있을 때 재미있는 분위기를 유도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저는 남들을 즐겁게 해줄 때 행복해요. 끼만 있었어도 개 그맨을 하는 건데(웃음). 주위 사람들을 즐겁게 만드는 ‘분위기 메이커’라는 건 변하고 싶지 않은 부분이에요. 그런데 제가 어떤 일을 할 때 온 힘을 다해 열심 히 하기보다는, 쉬엄쉬엄 하는 스타일이거든요. 요령 피우기보다는 열정을 쏟아 서 열심히, 성실히 하는 성격으로 변신시키고 싶어요.

생체공학과 06학번 조홍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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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성 ‘ㅂㅅ’을 보고 떠오른 단어는 많았지만 일상 인터뷰인 만큼 정 말 일상적인 단어를 골라보기로 했다. 그래서 정한 단어는 밥상! 우 리의 활력소가 되는 밥상에 대한 이야기는 무궁무진한다. 과연 기계 공학부 09학번 황윤재 학우에게는 어떤 밥상 이야기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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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위원 김준영 etmanman@hanmail.net

 밥상에서 이 음식만큼은 빠져서는 안 된다 하는 음식이 있으신가요?

아무래도 김치 아닐까요? 한국인이다 보니까 그냥 ‘밥’하면 김치가 따라가야 할 것 같은 느낌이에요.

 어떤 김치를 좋아하세요?

설렁탕 음식점에서 나오는 큰 무김치 있잖아요. 그걸 석박지라고 하는데 그 걸 참 좋아해요. 그렇지만 각 음식마다 어울리는 김치가 제일 좋은 거 같아요. 배추김치는 평소에 밥 먹을 때 다 잘 어울리니까 좋고.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뭐에요?

누나가 해준 김치볶음밥이요. 고등학교 때 부모님이 일하러 가시면 누나랑 둘이 있는데 누나가 다른 음식은 잘 못하는데 김치볶음밥을 진짜 잘했거든요. 이번 추석 때도 내려가서 먹고 왔어요. 누나가 임용고시 준비하느라 바쁜데 고 마웠어요.

 여태까지 받아본 최고의 밥상은 무엇인가요?

제가 원래 집이 부산인데 새내기 때 부모님이랑 떨어져 지내다가 처음 집에 내려갔는데 엄마가 몸보신 시킨다고 곰국을 끓여준 그 밥상이 최고였어요.

 그럼 황윤재 학우가 차려본 최고의 밥상은 어떤 것인가요?

이것도 새내기 때인데요. 제 생일에 철들었다고 제가 엄마 미역국 끓여드렸 어요. 제가 맛봤을 땐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엄마가 맛만 보시고 상에는 안 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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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시더라구요. 맛은 별로였나봐요.

 결혼하면 아내에게 가장 먼저 해주고 싶은 음식이 무엇인가요?

어……. 제가 요리를 할 줄 아는게 별로 없는데……. 오징어볶음 해주고 싶어 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요리 중 하나라서 같이 먹어보고 싶어요. 하는 법은 엄 마한테 배워야겠네요.(웃음)

 그럼 결혼하고 처음 받고 싶은 밥상은 뭐에요?

된장찌개나 김치찌개요. 제일 기본이 되는 음식인 만큼 이것들 맛을 봐야지 다른 음식솜씨를 짐작할 수 있을 거 같아요.

 마지막으로 밥상은 나에게 ○○이다?

밥상은 나에게 본능이다! 뭘 하고 있어서 정신이 없더라도 시간만 되면 밥을 찾고 있는 절 보면 밥상은 본능인 거 같아요.

기계공학부 09학번 황윤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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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를 찾아 전국각지에서 수많은 학생이 몰려온다. 그중 부산을 빼놓을 수 없다. 가족들에게는 피서장소로, 연인들에게는 낭만의 도 시로 각광받는 부산. 대한민국 제2의 도시 부산에서 찾아온 학우를 통해 전해들어보자. 비록 부산 특유의 사투리를 글에서 느낄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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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만 부산의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인터뷰였다. 수습위원 박태연 shawoo30@naver.com

 기억하고 있는 부산의 모습은 어떤가요?

서울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서울에서 볼 수 없는 바다 를 볼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바다근처에 살아서 집 베 란다에서 바로 바다가 보였습니다. 지금은 서울에 와서 하숙을 하고 있어서 집 앞에 강이 있기는 하지만 바다랑 비교할 데는 못됩니다. 아무래도 부산은 일단 항구도시니까 서울과 가장 큰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겠죠.

 부산에서의 특별한 추억이 있다면 ?

부산에서 어려서부터 부산에서 살았는데, 특별한 추억이 딱히 있지는 않습 니다. 부산에 살아서 그런지 부산에서 특별한 추억을 만들었다기보다는 보통 다른 지역으로 휴가를 많이 갔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추억이 더 많다고 할 수 있겠죠. 굳이 특별한 것이 있다면 광안리 불꽃축제를 꼽을 수 있습니다. 아무 래도 세계적인 불꽃축제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있기 때문에 불꽃놀이가 웅장 하게 느껴집니다.

 부산하면 빼놓을 수 있는 장소는 무엇이 있나요?

광안대교의 야경을 꼽을 수 있습니다. 해수욕장에서 보는 야경이 일품이죠. 낮에보면 평범한 다리지만, 밤에는 한강에 있는 다리들도 보통 야경을 보잖아 요? 광안대교는 그 야경에다가 바다까지 추가되었기 때문에 더 멋지다고 할 수 있죠. 그리고 또 금정산성이라고 있는데 굉장히 크고 경치가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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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에서 꼭 맛보아야할 음식이 있다면 무엇이 있나요 ?

밀면, 돼지국밥이 있습니다. 또 특별한 게 있다면 부산의 떡볶이는 서울떡볶 이와는 다릅니다. 가래떡처럼 길어가지고 한입에 쏙 먹을 수 없고 베어 먹어야 합니다. 그리고 또 떡오뎅이 있는데, 꼬치에 오뎅대신 가래떡을 꽂아 만든게 있 습니다.

 부산에 부족한 점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나요?

서울보다 지하철이 적다는 것 입니다. 지하철이 특별히 번화가 주변으로 쭉 연결되어 있어서 번화가를 가는데 지하철만 있으면 불편함이 없이 사는데, 지 하철 여건 바깥에 사는 사람들은 교통에 불편함을 겪는편이죠. 그리고 특이하 게 지하철보다 버스 요금이 더 비싸다는 것도 들 수 있습니다.

 부산을 찾아오는 피서객들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저도 해운대를 많이는 못 가봤지만 일단 부산을 여름에 오면 해운대를 꼭 가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해운대말고도 부산의 숨어있는 좋은 해수욕 장들이 많아요. 예를들면 다대포해수욕장가면 낙조분수가 있죠. 그 외 숨어있 는 해수욕장을 찾아서 즐기라고 해주고 싶네요. 그리고 부산에오면 바다도 즐 길 수 있고 산도 많기 때문에 두가지 모두 즐길수 있다는 점을 꼭 전해드리고 싶네요.

융합전자공학부 10학번 강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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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과 함께 정신없이 흘러간 시간. 덕분에 본의 아니게 가까이에서 인터뷰 대상을 찾게 되었다. 이번 초성 ㅂㅅ에 대해 생각하다 ‘보석’ 이 떠올랐고 그러자 자연히 대상이 떠올랐다. 본인은 모르지만, 사 실은 그 무엇보다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 홍지선 학우. 인터뷰에 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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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히 응해준 보석 같은 그녀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부편집장 김선주 yamijanggun@nate.com

 ‘보석’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금은방이요!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의 삽화도 생각납니다. 특히 자루에 수북이 쌓인 금화나 궤짝에 가득 담긴 보석 그림들…….

 평소 선호하는 보석이 있으신가요?

지금은 보석류에 별로 관심이 없지만, 차차 관심을 가질 계획입니다(웃음)!

 지금까지의 삶 중 가장 ‘보석’같은 순간은 언제였다고 생각하시나요?

저에게 보석은 ‘소중한 것’이라기보다는 ‘사치스러운 것, 값비싼 것 혹은 고 급스러운 것’이라는 느낌이 더 강해요. 그래서 소중한 순간들은 많았던 것 같 은데 막상 ‘보석 같았다’라고 할 수 있는 순간은 없었던 것 같아요. 아직 제 인 생에서 보석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은 것 같아요.

 그렇다면, 내 인생에서 만난 가장 ‘보석’같은 사람은 누구인가요?

고등학교 때 얼굴도 예쁘고 공부도 잘하는 아이가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물론 다른 친구들도 모두 그 아이를 부러워했어요. 그 나이 때의 학생이 가질 수 있는 가장 예쁜 모습을 가진 친구여서, 그 친구는 저에게 선망과 동경의 대 상? 뭐 그런 존재였죠. 그 친구를 보면서 자극도 받고 공부도 더 열심히 하고 그랬는데……. 아마 그 친구가 제 인생 중 가장 반짝반짝한 아이가 아닐까 싶 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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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보석’같은 한 마디는?

고등학교 때 윤리선생님께 들은 ‘너 참 사랑스러워’라는 말이요! ‘사랑스럽 다’는 말은 듣기만 해도 설레고 말 자체가 예쁘게 느껴지고 그러지 않나요? ‘내 가 누군가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존재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뿌듯했고, ‘보 석’처럼 와 닿았어요. 비록 여선생님이셨지만, 다시 생각해도 정말 ‘반짝반짝’하 는 기억이네요.

 자신만의 보석 세 가지를 뽑아본다면?

고등학교 졸업선물로 어머니께 받은 반지와 목걸이? 자신만의 ‘보물’을 꼽으 라면 자신 있게 세 가지를 꼽겠는데 ‘보석’을 꼽으라니 반지와 목걸이 외에는 생 각나는 것이 없네요.

 마지막으로, 나를 ‘보석’에 비유한다면?

아직 캐내지 못한 광물? 지금은 그냥 돌덩이에 불과하지만, 언젠간 저에게 도 보석처럼 빛을 발하는 순간이 오지 않을까 싶거든요.

행정학과 10학번 홍지선

2011 autumn

195


독자엽서

간추리기

:

76호

학우 여러분의 관심이 더 나은 『한양』을 만듭니다. 이 코너에 본인의 의견이 실린 학우께서는 찾아와주세요! 선물로 5천원 상당의 도서상품권을 드립니다:)

1 이번호에 수록된 글의 완성도

•채식주의자. 이번에 무심코 봤던 ‘고기랩소디’인지는 잘

상 66.6% 중 33.3%

모르겠지만 관련 다큐를 보고 채식에 대해 생각하고 있

2 학내 및 사회이슈와의 연관성

었는데 기사를 보고 생각을 조금 정리할수 있어서 좋았

상 66.6% 중 33.3%

습니다.

3 표지와 내지 디자인, 레이아웃들

(이정은 교육 10)

상 100% Worst 기사 •‘5.18 광주민주화’ 대놓고 진보입장의 얘기만 하는 것 같

한양 76호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다. ‘쓰레기같은’ 이런말은 너무 감정적이다. (김동휘 기계공학과 09)

•동아리 들여다보기 코너가 있는데 굳이 ‘ICEWALL’ 동아 리가 지면을 차지한 것 같아요.

•동아리 들여다보기. 관심 부족이라서? 극히 개인적인 이

•다른 기사를 볼 수 있었을텐데. 아쉽. (김동휘 기계공학과 09)

유일 뿐이다. (박세일 기계공학부 04)

•저번 엽서에서 다루었으면 하는 주제에 기재된 사항과 실제 이번호레 다루어진 주제와 대비해볼때, 이러한 의견

•얼차려. 같은 내용이 계속 반복 된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이 반영되어 교지를 제작한다고 판단되기 어렵다. 교지

여러 패널 분들의 이야기도 중복되는 것이 많다고 생각

가 하고 싶은 말보다 읽는이가 보고싶은 내용을 선정함

되 차라리 입장을 정리해 제시하는 것이 더 좋지 않겠나

이 좀 더 교지 작성의 방향에 올바른 길이지 않나 하는

싶습니다. (이정은 교육 10)

생각을 한다. (박세일 기계공학부 04) 한양 77호에서 다루었으면 하는 주제 •학우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되는 정보보다는 이슈나 기 사 등의 비중이 많아 아쉽습니다. P.S. 박혜미씨 편집후 기보고 빵 터졌습니다.^^ 저도 같이 기도 하겠습니다. 아

•서울캠퍼스와 에리카캠퍼스가 같이 관련된 학내 얘기가 교지에 실렸으면 좋겠습니다. 교지 파이팅! 재밌었당! (김동휘 기계공학과 09)

멘. (이정은 교육 10)

•미투상품을 보고, 특허분쟁, 상표권 침해 사례가 관심이 높아졌다. 얼마전 ‘알라딘 폰’과 거대 기업 간 분쟁, 아디

Best 기사

다스 3선 침해소송, 이경규꼬꼬면등 사건이 많다. 현재 •‘어떤 음료수 드시겠어요?’ ‘me too’상품이라는 다소 생 소한 개념을 알기 쉽고 재미있게 풀어 써줬다 (김동휘 기계공학과 09)

한국은 특허 4위의 강국이나 그 제도가 미흡함은 외국의 특허 괴물 입장에서 굉장한 먹이가 아닐 수 없다. 이점의 심각성을 다루는 주제. 이는 심히 공대인에게 알리 필요 성이 있다. (박세일 기계공학부 04)

•어떤 음료수 드시겠어요. 우리나라의 상표제도의 개선이 시급함을 느낄 수 있었다. 중소기업의 성장이 국가의 지 속적 성장의 방안이라 믿기에 이는 절실하다고 본다. (박세일 기계공학부 04)

196 H anyang University

•국제어학원 (이정은 교육 10)


2 0 1 1 학 년 도

수 습 위 원

지 원 서

이름 생년월일 학교

년 월 일 한양대학교 대학 학과(학부)

관심 분야 경력 본가: 주소 현 거주지:

연락처

집: 연락처 휴대폰: E-mail

지원동기

위와 같이 2011학년도 『한양』 교지편집위원회 수습위원 모집에 지원합니다. 2011년 월 일 지원자 (인)

『 한 양 』

교 지 편 집 위 원 회


글쓰기에 관심있으세요? ‘대학 언론사’에 들어가고 싶다고 한번이라도 생각해본 적 있나요? 무언가 열정적인 일을 찾고 있나요? 지금 당장 지원하세요!

•지원 자격: 한양대학교 재학중인 11학번 •지원서 접수: 학생회관 5층 교지편집실 •연락처: jyjk2327@gmail.com(010-9175-2320)


한양교지 낱말퍼즐 교지를 열심히 읽으면 풀 수 있는 퍼즐! 퍼즐을 완성해서 학생회관 5층 교지편집실 앞 엽서 함에 넣어주세요. 정답자 중 총 10분께 5,000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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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지난 호 낱말퍼즐 당첨자 4

최지해, 정지혜, 박세일, 김동휘, 멍춘링, 이경현, 정다은

3

가로

세로

1. <성의 이해에 문제를 제기합니다> 그런데 2011년 1학기,

1.<Impression in USA> ‘미국인’ 하면 떠오르는 것은 철저한

‘누군가’ ‘어떤 이유로’ 강의 < >에 문제를 제기했

.

고, 학교는 수군거렸다.

2. <우리에겐 너무 거슬리는, 당신들의 심의기준>비슷한 주

2. <모 르는 게 더 무서운 역사를 위해> : ‘떠오르는 태양의 기운’이란 뜻으로 욱일기(旭日旗)이라고도 하며 태평양전쟁 때에는 대동아기(大東亞旗)로도 불렸으며 일본 제국주의와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인식되고 있다‘. 3. <나 는 페미니즘을 지지한다> 어쩌면 페미니즘의 ‘수혜’를

제가 담긴 이 곡들 중에서 한 곡만이 청소년 곡 으로 지정되었다. 3. <친절과 서비스로 모시겠습니다! - 감정노동자, 그들 의 작은 이야기> 백화점 매장 근무자, 간호사, 은행원, 0000000들은 대표적인 긍정적 감정 노동자들입니다.

받았을 수도 있는 여성들조차도 로 불리워지

4. <행복이 시작되는 이곳 로 초대합니다.>

는 것을 두려워한다.

5.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템플스테이> 저녁은 스님과 함께

4. <흡연권과 혐연권의 공존 불가능한 일일까?>또한 대표적

‘ ’을 했다. ‘발우’는 스님들의 밥그릇으로 크기 순

인 인 공원은 오는 9월부터는 서울시내의 20여

서대로 밥그릇, 국그릇, 청수그릇, 찬그릇모두 4개로 구성

개의 공원이 금연지역으로 지정된다.

된다. 6. <우리들의 뜨겁고도 행복했던 여름날 - 2011 창기 V.I.P School, 5일간의 기적> 한양대학교와 가 ‘교육 업무협약(MOU)’를 맺은 2008년부터 매년 창의학교가 열 려 올해로 4회째에 접어들었다.

이름

학과/학번

연락처


편 집 후 기

김준영 후하핫..! 이제 저도 편집위원이 되겠군요! 이번호를 하면서는 저번 호보다 제 자신의 글솜씨가 훨씬 나아졌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너무 모자라네요ㅠㅠ 더 노력해야겠어요. 인터뷰가 줄글보다 훨씬 쉬울거라 생각했는 데 어렵다는걸 처음 알았어요. 요즘 쓸모없는 잉여시간이 너무 많은데 자기

유은수

개발은 하나도 안했네요. 반성하고 2학기부터는 여러가지 일을 해봐야

관용이란 불관용에 대한 철저한 불관용이다 /홍세화

겠어요. 하고 싶었던 것들 이것 저것 따지지말고 일단 시작하고 보겠어요.

몸과 머리의 무게를 줄여나가기 담백해짐의 어려움과 필요를 동시에 느낀다

살면서 어떻게 살것인가 가치관을 정하는 일

훌훌 버리고 최소한의 개념만 남길테야

은 중요한거 같아요.

-

치관이 다르면 힘들군요.

근데, 제 가치관과 남들이 저에게 바라는 가 특히 그게 할아버지,할머니면.. 지금의 내가 과거의 나를 해석하는 건

속세적인 성공을 떠나 여유롭게 사랑하며 행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복하고 싶은데 말이죠.

지금의 나를 미래의 내가 어떻게 해석할지 괘념치 않는 것, 않으려는 것

-

그게 지금을 산다는 게 아닐까? 김연우... -

콘서트 때마다 가고 앨범도 사고 직접 만나 선물도 주고 얘기도 나누고 싸인도 받고 그

재밌고싶당!!

러던 ‘매니아’적인 가수가 갑자기 인기가 너무 많아졌어요. 인정받는거 보니까 너무 좋으면서도 뭔가 씁 슬합니다?ㅋㅋ


박혜미 게으른 내 방학의 엉덩이를 걷어차 준 한양

유수빈 #1.

교지,

겨울, 봄, 여름

글감 던져준 우리 현지

그리고 가을.

너무너무 고맙습니다^^

어떻게 어떻게 여기까지 왔습니다.

편집위원이 되고서 첫 교지인데 어째 교지에 들어온 이래 최고로 한 일이 없었던, 초라한

지금의 나는

지분의 이번 호!

일 년 전의 나보다

차린 밥상에 숟가락만 얹은 기분이지만, 배운

가슴뛰고 설레는 일에

것은 어느 때보다도 많습니다^^ 부디 이번 교

무뎌진 것은 아닌지.

지를 읽는 모든 분들이 저와 같기를 바라요! 다시금 엔진을 켜야겠습니다! 밤마다 침대에 누우면 오늘 하지 않았어야 할 일들, 말들이 자꾸 생각납니다.

#2.

늘 말도 행동도 조심하려고 하는데 그렇게

넘치는 욕심에 늦어져버린 마감.

안 되네요ㅠ_ㅠ

반성합니다.

미안합니다... 진심이에요! 언제쯤 마감도 지키면서 모두 정말 고맙습니다! 2학기도 화이팅/_/

괜찮은 글을 뽑아볼 수 있을까요.

p.s

#3.

재성아 군대 잘 다녀와...

이번 가을,

편지 많이 할게ㅠ

나의 BGM - Faye Wong, 夢中人 (Chungking Express O.S.T)

김선주 박태연 매미가 좋다. 온 몸으로 우는 매미가 참 좋다.

너무 빠르게지나가버린

짧은 시간이지만 자신의 존재를 수놓는

대학생활의 첫 여름방학

그 솔직하고 우렁찬 울음이,

첫 이라는말은 항상

마지막 순간 어떠한 미련도 없이 떠나는

설레임반 기대반

그 깔끔한 마무리가.

너무 놀아서 아무것도

매미 같은 사람이 되어야지.

못한거 같지만 나름대로 건진건 많은 여름방학

언제나 Aal izz well ;)

이제 다시 2학기니까 열심히 해야지


이동주 안녕하세요 편집위원!!!!! 이동주입니다^.♡

이자민 * 우리는 자신에게 너무 관대하다. ‘객관적’이 불 가능한 것은 스스로를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인가 아니면.. 두려움이 앞서기 때문인가 .

1.시간적 여유가 많았음에도 불구, 이번 가을호는 너무 힘들게 작업을 했던 것 같네요

* 두 손 가득 열정과 욕심을 움켜쥐고 달린 시간 들뿐이었다. 나를 둘러싸던 많은 것들을 기억해

<성의 이해>폐강 기사는 겉보기와는 달리

내는 데 걸린 시간 . .0.9999999999 ...이 순간에

그 양이 너무도 많고 깊어^ _ㅠ..글을 쓰는데 애를

도 흘러가는 무수한 시간들, 소리없이 스쳐가지

먹었습니다

말기를.

결론부만 몇 번을 수정한지 모르겠네요 <감정노동자>는 서비스직 아르바이트의 경험이 있는 대학생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글이

* 인디언 말로 친구는 ‘내 슬픔을 등에 지고 가는 자’라고 한다. 나의 모든 친구들에게 언제나 행복

라고 생각해요

이 깃들기를.

짧은 기간이었지만 저 역시 그러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글을 쓰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지요(가끔

p.s. 어쩌면 내게 마지막 교지가 될지도 모를 다

옛날 생각에 울컥-_-!!!하기도 했지만 말이죠..)

섯번 째, 가을 호. 솔직히 내 모든 열정을 쏟아부

<반값 등록금>좌담회는 한양대 학우분들의 경험

은 것인지 의문이 든다. 음, 그래서 뭐라고 말해야

을 듣을 수 있었던 자리였어요

할지. 한 가지 분명한 건 난 언제나 열정 가득히

생각과 방법은 제각기 다르지만, 결국 우리가 나

치열한 삶을 살 거라는 것. 그럼 안녕. 아, 포토에

아가는 방향은 하나라는 것을 어렴풋이 알 수 있

세이를 빛내준 YJ님에게 무한한 감사를.

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언제쯤이면 등록금 논란이 종 식될 수 있을까 요ㅠ.ㅠ 등록금 논란 글이 교지에서 사라지는 날 을 손꼽아 바래봅니다 2.편집후기를 쓸때마다 나의 동기들은.. 군대로ㅠㅠ... 임땅컹 안녕ㅠ_ㅠ 여름호에 안써줬다고 서운해마 라 가을호에 넌 단독이당 허허허 건강하게 잘 다녀와ㅋ.ㅋ보고싶을거야~~~ 3. 정답이 뭘까 항상 고민하지만 문제는 항상 그 대로.. 가장 큰 문제는 변하지 않는 나라는 걸 잘 알면서도!! 이것 역시 마음의 문제!!!!!ㅋ_ㅋ 4. ‘공주의 남자’ 때문에 이번 중간도 망했네....ㅠㅠ


한양교지편집위원회 광고비 사용내역(6·7·8·9월) 1. 76호 내부 집필료(원고료 및 취재비) : 1,078,500 2. 76호 외부 원고료 : 692,000원 3. 비품 구입비 : 78,000원 4. 구독료 : 480,000원 5. 기타 : 624,160원 6. 합계 : 2,952,660원

금액 사용 기준 1. 비품 구입비 : 사무용품 및 노후 비품 교체 및 수리비 2. 구독료 : 한겨레신문, 조선일보, 씨네21, 한겨례21, 기타 서적 3. 기타 : 공모전 문학상품권 지급비, 복사비, 송금 수수료, 워크샵 지원비, 편집장 지원비, 배송비

※ 정확한 원고료 책정을 위해, 교지가 발행된 이후 PDF파일을 이용하여 원고료를 책정합니다. ※ 본 77호 교지의 원고료 책정 내역은 78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정정합니다. 76호 기사 ‘우리는 모르는 방사능에 대하여’ 93페이지에 삽입된 사진은 후쿠시마 원전이 아니 라, 2011년 3월 센다이 대지진 당시 지바 현 정유공장의 폭발 사건 사진입니다. 제보해주신 원자 력공학과 4학년 김영호 학우님께 감사 말씀 전합니다.

2011 autumn

203


77 AUTUMN  

2011년 가을호 교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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